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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은 잔물결처럼 밀려왔다. 2019년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 북극곰이 먹이를 찾으러 러시아 도시에 출몰했다. 해빙 면적이 급격히 줄면서 북극곰은 먹잇감을 사냥하지 못했고, 굶주린 곰이 도시 외곽까지 접근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꿀벌 집단 실종 현상으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꿀벌이 약 400억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꿀벌 대체재를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2024년을 돌아보면 기상이변 현상은 더욱 심각했다. 여름이 유달리 길었던 탓에 9월 한가위 폭염을 경험해야 했고, 11월에는 불시개화와 폭설로 전국이 혼란스러웠다. 단순히 북극곰과 꿀벌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엔 기후 재난이 어느새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재난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후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친환경 소비에 앞장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환경문제가 곧 나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기후감수성을 실천하는 전북의 기후 천사를 소개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새활용 전주 다시봄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에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처럼 쓸모를 잃어 버려지는 쓰레기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설이 있다. 바로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이다. 센터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쓸모가 없거나 버려지는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쓰임을 부여하는 새활용(up-cycling·업사이클링)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새활용, 즉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의 합성어다. 버려지는 폐기물에 가치를 더하는 것으로 기존보다 더 좋은 품질, 더 높은 수준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2021년 야심 차게 문을 연 센터에서는 병뚜껑과 비닐봉지 등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다양한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새활용 교육과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며 쓸모없어진 자원에 쓸모를 입히고, 지구 자원의 생산과 소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기후감수성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실제 영화관 스크린과 영화관 좌석 원단 등을 활용해 각종 생활 소품을 만들고, 병뚜껑 등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열쇠고리를 제작한다. 또한 버려지는 식품 제조·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등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 등을 지원·육성하며 새활용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새활용센터 다시봄, 새로운 쓰임 고민전주시새활용센터는 지역에 자원순환 생태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새활용 교육사업 △공간 활성화 사업 △새활용 산업 지원 △연대 협력 사업 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쓸모를 잃은 자원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새활용 문화를 시민들이 흥미롭게 인지할 수 있도록 기획전시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기획전 RE: BORN에서는 자투리 가죽이나 부스러기 가죽을 활용해 완성한 설치작품을 전시해 선보였다. 폐기물에 불과했던 가죽이 예술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익숙한 이미지, 낯선 존재 전시회에서도 자개장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줬다. 작가는 천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자개장에 환경파괴로 사라진 동식물의 이미지를 덧대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센터는 버려지는 폐기물이 모이면 새로운 쓰임을 찾을 수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방문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를 위해 1년 내내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자원의 쓰임을 알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대중에게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화두로 던지고, 새활용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센터 2층에는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새활용 기업 4곳과 내부 평가를 통해 연장한 2개 기업 등 총 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센터는 새활용 산업을 발전시켜 비즈니스로 확대하고자 입주한 스타트업 육성을 함께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네트워크 구축과 새활용 소재 찾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전주 늘미곡, 전주 제비마트, 완주 담아가게, 익산 게스트 지구인, 남원 비니루 없는 점빵, 군산 자주적 관람 등 전북지역 제로웨이스트 6개 업체 네트워크를 구성해 새활용 문화 확산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내년에는 들깻묵 부산물을 활용해 생활 소품을 제작하는 지역 업체 조아지구와 교류해 특색 있는 새활용 방식을 제안해 나갈 예정이다. 전주시새활용센터 이은주 센터장 미니인터뷰 전주시새활용센터 이은주 센터장은 지난 추석 때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어쩌면 올해 추석이 가장 시원한 추석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이 센터장은 문자를 받고 철렁하며 마음이 내려앉았다고 고백했다. 더는 지금보다 나아진 세상을 꿈꾸며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지표 온도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여름철 강수량이 늘고, 벚꽃 개화 시기가 들쑥날쑥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 때문에 기후감수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이상기후를 넘어 기후재난이라는 표현이 익숙해질 만큼 이상 기후 현상으로 평범한 일상이 크게 위협받고 있어요. 단순히 폭우와 폭설, 폭염 등에 따른 피해를 넘어서 기후 변화로 생겨난 인플레이션 심화까지 기후위기가 우리 삶을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기후감수성이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기후감수성은 기후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특히 소비와 비즈니스 공공의 모든 영역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이 센터장은 공공의 모든 영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감수성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2025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쓰고 버린 현수막과 배너, 포스터 등을 폐기하지 않고 생활 소품 등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전주시와 논의 중에 있다. 그는 “자원순환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앞으로는 새활용이 자원순환 영역에서 최종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후위기가 화두인 오늘날 사회에서 함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많은 이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센터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제시가 주최하고 김제문화원과 (사)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이 주관한 ‘임진왜란, 김제군수 정담과 김제의 의병’ 학술대회가 지난 27일 김제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첫 발표자로 나선 하태규 교수(전북대학교)는 “임진왜란 초기 웅치전투와 이치전투에서 3개월간 버티어 줌으로서 호남에서 군량미와 물자를 공급하려던 일본군의 전략을 와해시켰다”며 “웅치전투, 이치전투, 안덕원전투를 하나로 묶어서 기념사업을 전개하는게 옳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노영구 교수(국방대학교)는 “웅치전투에서 험한 산악지대에서 목책과 장애물을 설치하고 활과 화살로 일본군의 조총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전술을 김제군수 정담이 창안하고 실제 웅치전투에서 전술적으로 사용하므로서 일본군과 웅치전투에서 화차 등 화기 사격과 궁시의 근접 사격으로 일본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욱 교수(국립순천대학교)는 “난중잡록에 정담군수가 밝힌 ‘나의 뜻은 결정되었으니 그대들은 내가 하는 것을 보라’는 각오를 인용하면서 정담군수가 관군 징병과 의병 규합을 위하여 앞장 섰고 김제사족들의 지원을 받아 의병모집이 가능했다”고 했다. 송화섭교수(중앙대학교)는 “임진왜란 초기 전라도 방어선인 웅치전투에서 가장 큰 전공과 전술 성과는 김제군수 정담과 김제의 의병들이었음이 이번 학술대회에서 밝혀졌다”며 “앞으로 김제시와 김제문화원이 적극적으로 정담군수와 김제의병의 공적으로 김제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2023년 12월 30일 임진왜란 웅치전투 전적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시했다. 웅치전투는 1592년 6월 말경부터 3개월간 진안 곰티재 일대에서 일본군에 맞서서 전라도 관군과 의병들이 벌인 전투로 초기 호남방어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전투다.
어둑어둑 하루가 저뭅니다. 어질어질 또 한 해가 갑니다. 하루, 한 주, 한 달은 그닥 빠르지 않건만, 한 해 한 해 쏜살입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던 시절엔 사십 리 밖 신태인역 완행열차가 칙칙폭폭 느려터졌었지요. 기적도 없이 또 한 해의 종착역입니다. 칸 칸 대나무 마디 같은 세월을 뒷전으로 밀어내야 할 시간입니다. 발자국은 바른지, 길 구불거리지는 않았는지 노을 스러지기 전에 돌아봐야겠습니다. 멈춘 듯 흘러가는 저 강물, 홍안의 소년이 어느새 강변 억새처럼 머리가 세었습니다. 돌아본다는 것, 아침에 뜬 해를 저녁에 다시 띄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흘러간 물로 물방아를 돌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나를 떠나 나를 보자는 말입니다. 소싯적 연살을 깎으며 보았습니다. 대나무 마디 속에 고막 같은 흰 막이 있었습니다. 깜깜한 적막 밀려오기 전에 내 안의 소리 들어야겠습니다. 아직 희미한 내 발등 보일 때 발자국과 길을 돌아보겠습니다. 서산을 넘던 해도 잠시 가빴던 날들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바다로 가는 강물도 잠시 한숨 고릅니다. 허공에 발자국 찍으며 철새 두엇 날아가네요. 한 해의 마디를 묶는 것은, 발자국 잘못 찍었거든 행여 길 잘못 들었거든 새해 다시 시작하라는 의미일 겁니다.
(사)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병진)은 지난 23일 더뮤지션에서 ‘2024 천인갈채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천인갈채상’은 전북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한 상으로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정한다. 이날 시상식에는 천인갈채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순하 대북연주가(44)와 장우석 한국화가(43)를 비롯해 서거석 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이순하 대북연주가는 “천인갈채상이라는 멋진 아이디어를 통해 지역 예술가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연주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우석 한국화가는 “예술가로 살며 매일을 되묻는다. 잘하고 있는 건지 그 하나로 오늘도 이 길을 걸어간다”며 “묵묵히 걷다 본 많은 분들이 뽑아주신 값진 상을 받게 되었다. 예술가 모든 분들의 오늘이 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그런 모든 오늘을 함께 하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진 이사장은 “수상한 두 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큰 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해 나가시길 빈다”며 “모금이 쉽지 않았지만 좋은 취지의 천인갈채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치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와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모두 화려한 성과는 거뒀지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조직 운영의 그림자가 컸다. 전주독서대전과 한지축제, 전주비빔밥축제 등 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전주형 통합축제는 정체성 없는 백화점식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북예술인들의 축제인 전라예술제 역시 짧은 준비 기간으로 지역 문화‧예술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다. △프로그램 안정화된 영화·소리축제…지역 밀착과 조직 운영 물음표 극장을 찾지 않는 시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국민 10명 중 9명이 구독하는 시대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분투했다.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들의 특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고민했고, 답을 찾으려는 시도들이 돋보였다. 올해 영화제는 한국영화 1513편, 국제경쟁 81개국 747편의 작품이 출품되며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총 6개 극장 22개관에서 43개국 232편의 작품을 590회 상영했고, 매진 회차는 590회 중 381회로 상영 회차의 64.6%가 매진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거장 차이밍량 감독이 23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미야케 쇼, 허진호,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변우석, 유지태, 데라켐밸 배우까지 2400여명의 영화 관계자들이 영화제를 찾아 관객들과 소통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3년 만에 축제 개최시기를 가을에서 여름으로 옮기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공연예술축제로 변화를 추구해온 소리축제가 전통예술 기반의 공연물은 극장에서, 대충 진화적인 공연은 야외무대에서 펼침으로써 예술성과 축제성을 두루 갖춘 여름축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전북에 뿌리를 둔 농악과 판소리를 소재로 한 개·폐막 공연을 비롯해 판소리와 창극, 음악극, 전통풍물굿까지 닷새간 80개 프로그램에 106회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는 축제 기간을 열흘에서 닷새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이 84.2%로 지난해보다 14%P 올라 예술성과 흥행성을 두루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처럼 두 축제 모두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개최하는 축제인 만큼 지역과의 밀착과 조직 운영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리축제는 23년 만에 축제 개최시기를 변경했지만,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개최시기를 변경해 잡음이 일었다. 영화제 역시 행사를 두 달여 앞두고 촉발된 내부 분열로 파행을 겪어야 했다. 영화제는 홍보팀장 없이 치러졌고, 홍보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불편은 고스란히 관객들의 몫이 돼버렸다. △지역축제, 신선한 기획력과 내실 있는 프로그램 필요 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북지역 가장 큰 예술축제인 전라예술제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지만 분과별 프로그램을 나열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새로운 시도나 기획력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평가다.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주형 통합축제 ‘전주페스타’는 투입된 예산에 비해 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살리지 못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전주가 '맛과 멋'의 고장으로 불리는 만큼, 지역축제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전주 황방산(서고산) 일대를 중심으로 전주 서부권의 방어 기능을 담당했던 전주 서고산성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20일 전주 서고산성을 전북자치도 문화유산(기념물)으로 지정 고시했다. 서고산성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처음으로 기록됐고, 지난 1970년대부터 2017년까지 3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개략적인 현황이 파악됐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의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에 처음으로 축조된 토축 성벽과 통일신라시대에 개축된 석축 성벽 그리고 삼국시대~후백제 건물지 등을 확인했다. 삼국시대 토축 성벽의 경우 산사면을 L자형 또는 계단식으로 굴착한 뒤 점토와 석재, 모래 등을 섞어 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에는 백제의 토축 성벽을 일부 절토한 뒤 석축으로 개축한 흔적이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서고산성은 이러한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성곽의 축조 방법과 변천 과정에 대한 전모가 드러나며 시대성을 담은 대표 산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시는 서고산성이 전북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유적 훼손 방지, 경관 보존을 위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구 고시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발굴조사, 산성 정비·복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은영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서고산성은 발굴조사를 통해 역사적 가치가 증명된 전주의 중요 유산"이라며 "향후 전주 서고산성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정비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 무대예술과 전시 분야는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성과를 보였다. 올해 문화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더욱 어렵게 한 해를 시작했지만, 음악 장르별·내용별로 사회적 메시지 등을 전달하는 새로운 시도들은 더욱 다채로웠다. 특히 올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의 해를 맞이해 이를 기념하기 위한 공연과 전시도 끊임없이 선보이며, 예술활동을 통한 참신한 시도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도민들과 마주할 수 있는 문화 행사의 양은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공연과 전시의 질은 떨어졌다는 평가를 남겼다. △다양한 시도 선보인 공연계 움직임 비해 대작 없어 ‘아쉽’ 올해 초 새롭게 수장이 바뀐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정통 창극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야심 차게 창극단 정기공연 ‘춘향’을 준비해 공연을 올렸다. 공연은 국악원의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한 작품으로, 지난 1986년 문을 열어 올해 38주년을 맞은 국악원과 함께 성장해 온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의 연륜과 공력을 마주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극의 전개가 지루했다는 평과 함께 정통 창극의 면모가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국립민속국악원은 기획 공연 '고택, 고백 Go Back', '달리는 국악무대', 상설 공연 '광한루원 음악회' 등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악 환경을 조성하고 저변을 확대했다. 또 해외 및 국내 유관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며,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치유 체험프로그램과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국악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K-문화관광 거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선정된 ‘전주’의 본도시 지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전주문화재단의 움직임 역시 눈에 띄었다. 실제 이들은 ‘세계거리축제<전주예술난장>’, 전통혼례 재현식, ‘K-뮤지컬 마당창극’ 등 문화관광을 견인할 굵직한 사업을 추진 시민과 함께 문화예술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플랫폼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로 지천명을 맞이한 국악 최고 명인·명창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블라인드 심사를 폐지하고, 기존 남성 참가자만 출전할 수 있었던 ‘활쏘기부’ 부문에 여성들의 출사표도 받아들이는 등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와 도민들의 문화쉼터 역할 ‘톡톡’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올 한 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특별한 사업을 기획해 도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문화 복지 실현에 힘썼다. 실제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에바 알머슨 특별전:에바 알머슨 Andando(안단도)’ 기획과 더불어 사비나미술관 기획으로 진행된 ‘Snap, Share, Save 우리에게 남을 것은 사람이야’ 전시’ 등을 다양하게 올렸다. 도민들의 문화쉼터로 빠질 수 없는 전북도립미술관 역시 올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지역 미술계의 많은 관심을 모은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의 막이 올랐기 때문.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추진하는 이건희컬렉션 지역순회전의 열 번째 전시로 한국 근현대 시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어느 동 무슨 아파트가 부의 가늠자가 되었습니다. 가구당 보유자산의 75%가 넘는다는 아파트가 눈가는 데마다 우뚝합니다. 주거 형태별 비율도 50%를 훨씬 넘는다는데, 언제부터인지 이웃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 거울은 지루함을 견디게 하고 공간을 넓게 보이려는 이유라지만, 엉거주춤 이웃 간의 어색한 시선을 잠시 맡아주기도 합니다. 큼큼거리며 보이지도 않는 하늘 올려보지 말고, 풀리지도 않은 신발 끈 내려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게요, 아침이면 담 너머로 안부를 묻고 저녁이면 울 너머로 음식을 나누던 이웃들은 죄다 어디로 갔을까요. 아침 8시 엘리베이터 안이었지요. 삐삐 삐삐, 중량 초과로 문이 닫히지 않았습니다. 12층, 엄마와 3학년쯤 아이가 비집고 들어 온 뒤였습니다. 난감한 두 사람 한발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또다시 경고음입니다. 윗집 아랫집 간밤 늦은 퇴근에 아직 천근만근인 눈꺼풀 때문인 듯싶습니다. 아니 꼬박꼬박 아침밥 챙겨 먹는 내 탓인가 생각하는데, 말없이 15층 할아버지가 내렸습니다. 17층 아가씨와 14층 젊은 아빠는 벽으로 바짝 물러섰고요. 빈틈없던 가운데에 자리가 생기고, 엄마와 아이가 들어섰지요. “고맙습니다”, 고마운 이웃이 내리고 고마워하는 이웃을 싣고 엘리베이터는 나비처럼 사뿐 내려앉았지요.
제41회 전북연극상 대상에 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샘의 편성후 씨, 2024년도 엘림연극상에 창작극회 엄미리 씨, 우진청년연극상에 창작극회 류가연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전북연극상은 매년 향토 연극 발전에 이바지한 연극인을 위해, 엘림연극상은 지난 2018년 엘림건설 엔지니어링 후원으로 제정됐다.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을 수여한다. 전북연극상을 받은 편성후 씨는 지난 1994년 연기활동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0여 년 동안 선도적인 연극인으로 전북연극의 위상과 부흥을 견인하며, 수많은 공연의 배우로서 또는 공연조력자로서 다재다능한 기량으로 전북연극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연기자상은 홍영근(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이재현(공연예술창작소 극단 데미셈)·최욱로(전주시립극단)·김소연(창작극회) 씨, 신인연기상은 최애란(완주연극협회) 씨에게 돌아갔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5인에게는 지난 6월 제27회 박동화연극상의 대상을 받은 이도현 수상자가 후원한 시상금 100만 원(각 2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엘림연극상을 받은 엄미리 씨는 창작극회 단원으로 연극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올해 극단 작은 소동 2024년도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이웃집 쌀롱’, ‘할머니의 레시피’, ‘무와의 꿈’과 극단 무대지기 ‘959-7번지’ 작품에서 배우로 참여해 작품을 빛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지난해 신설된 만 45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우진청년연극상’은 류가연 씨(창작극회)가 받았으며,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전달된다. 한편 제41회 전북연극상, 2024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전주의 풍부한 식재료와 손맛을 담아낸 ‘전주음식 한 상차림’ 전시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전당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음식 문화 우수성을 홍보하고 관광 상품화를 시키고자 ‘집밥’을 주제로 자료 조사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밥상 12종을 개발했다. 전당 3층 한식자료실에서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사계절의 특징을 담아낸 봄(일상반상), 여름(늘상반상), 가을(노을반상), 겨울(온기반상)과 함께 △전주 10미를 활용한 전주 비건 밥상 △간장양념으로 맛을 낸 전주비빔밥 △연의 향기를 담은 연향 밥상 △주안상과 다과상 등 전주의 맛을 담은 상차림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따뜻한 차와 다과를 제공돼 전주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한식문화팀(063-281-1582)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와 관련 전당은 19일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음식 한상 차림으로 개발된 상차림 12종을 소개하는 보고회를 진행했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전시는 전주 지역의 집밥 문화 가치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주 밥상이 우수한 전주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매개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년 전북 문화‧예술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년을 보냈다. 희망을 품고 시작했지만 사건‧사고가 잇따랐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본보는 5차례에 걸쳐 올 한 해 도내 문화계를 정리하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첫 번째로 1년간 도내 문화‧예술계의 굵직한 사건을 짚어봤다. 올해 문화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상반기 움직임이 주춤했다. 하반기에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도내 예술인들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북도의회 간 갈등이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예술인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 전북연합회(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와 보궐선거에 돌입해야 했다. 혼란 속에서도 문화‧예술인과 관련 민간단체들은 공연‧전시‧출간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시끄러웠던 전북예총=새해 벽두부터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시작돼 전북 문화 지형도가 재편된 한 해였다. 그러나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한 예총 산하 협회 선거로 인한 잡음이 계속됐다. 올해 초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최무연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 이석규 회장에게 회장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해 문화예술계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결국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무효라며 낙선 후보가 낸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회장 직무 집행이 정지됐다. 자격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이석규 회장은 회장 선출 5개월 만에 자진사퇴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소송을 제기한 최무연 후보가 신임 회장으로 뽑혔다. △상처로 얼룩진 전북문화관광재단=올해 문화 관련 사업 예산이 반토막 나면서 지역 문화계는 한기가 돌았다. 애초 예산에서 굵직한 문화 사업들이 줄줄이 삭감됐고 지원금은 최대 30%가량 줄어들면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에서 2025년도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예산 심의에 앞서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은 긴급 현안 질의와 행정사무 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이를 두고 재단과 의원들 간의 특정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재단 직원들은 도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고, 지역 문화예술인 70여 명은 재단 예산이 도의회 상임위에서 대폭 삭감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는 심사 과정에서 삭감한 문화예술 분야 예산 86억 원을 모두 복원했지만,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상처만 남겼다.
임실군의 대표 겨울 축제이자,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2024 임실산타축제’가 오는 21일부터 5일간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펼쳐진다. 군은 지난해 3일간 열린 산타축제가 전국에서 11만여 명이 방문함에 따라 이번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5일간으로 늘렸다. 주요 체험거리는 이벤트 광장에 길이 50m의 대형 눈썰매장을 설치해 어린이와 가족, 연인들이 눈썰매를 타며 짜릿한 스릴을 맛보도록 제공한다. 또 어린이를 겨냥한 치즈 컬링과 챌린지 에어바운스, 가족 케이크 만들기 등 이벤트와 빙어 잡기 체험 특별 콘텐츠도 선보인다. 치즈캐슬 앞에는 10미터의 크리스마스 대형 트리를 중심으로 눈사람과 사슴 조형물 등 겨울 테마의 포토존과 포인세티아 장식 등도 마련됐다. 먹거리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30%를 확대,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이 맛있는 음식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음식부스에서는 시래기국과 다슬기 수제비 등의 한식 메뉴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치즈돈까스와 짜장면, 떡볶이 코너 등도 마련됐다. 아울러 지난해 인기를 끈 치즈붕어빵과 치즈팥죽, 장작닭구이와 꼬치요리 등도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임실N치즈 등 각종 유제품을 20% 저렴하게 판매하고 원활한 교통흐름과 주차관리 등 관광객들의 교통편의 제공에도 만전을 기했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전주-임실 간 셔틀버스도 운영, 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청-한옥마을-임실치즈테마파크를 오전 9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순회 운행한다. 심민 군수는 “이번 겨울에도 방문객들에 특별한 겨울을 선물하기 위해 최선으로 준비했다”며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가 풍성한 산타축제에서 멋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기(電氣)는 선(線)입니다. 선을 타고 가 집집에 환하고 따스한 불을 켭니다. 찌릿찌릿 잘 흐르라고 접속점은 단단히 조여야 합니다. 되도록 이음매는 없어야 합니다. 세상도 선입니다. 사람도 서로 손 꽉 잡아야 마음이 통하고 정이 흐릅니다. 악수는 잘 통하자고 서로 맨손 잡는 것입니다. 건성 잡는 손에 전기가 흐를 리 없지요. 요즘 도시에서는 전깃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전상, 미관상 땅속에 묻기 때문입니다.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잘라 말하는 우리, 여간해서 가슴에 불 켜지지 않습니다. 쿵쿵 모터 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사람도 땅속같이 깜깜한 곳을 좋아하니, 세상엔 별일이 많고 어지러운 소문만 요란합니다. 길을 잃어도 전깃줄을 따라가면 사람의 마을이 있었습니다. 모퉁이 감아 돌면 따스하게 불 밝았습니다. 악수 없이 헤어진 그 애 집까지 전선주가 몇 개였더라, 까마득한 기억에 반짝 불이 들어옵니다. 그래요, 전깃줄을 걷어버리니 삼짇날에도 제비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아침마다 깍깍거리던 까치가 오지 않으니 집에 손님도 끊겼습니다.
제25회 전북시인상 시상식과 제1회 신인상 시상식이 11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문승우 도의회의장,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과 남관우 시의회의장의 축사를 보냈고, 이형구 전북시인협회장을 비롯해 명예 시인인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송하진 서예가,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등 20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1부 식전행사에서는 전북원로문인을 선정해 영상으로 기록한 자료와 시인들의 활동을 편집한 영상으로 그동안의 지역 문단의 역사를 돌아보았으며, 2부 행사는 전북시인협회가 2024년도에 모든 회원이 활동했던 한 해를 마감하는 행사로서 일년동안 다채롭게 이루어진 활동과 관련해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본행사인 3부에서는 제25회 전북시인상의 대상에 선정된 윤현순 시인과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현조 시인, 제1회 전북시인협회 시인상에 이름을 올린 강석희 시인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이날 전북시인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윤 시인은 “한강 시인이 노벨상을 받은 해에 시인으로서 최고의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본상에 이름을 올린 김현조 시인 역시 “앞으로도 전북문단이 더욱 도약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신인상에 선정된 강석희 시인 역시 “제1회 신인상을 수상하게 돼 더욱 뜻깊다, 젊은 시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소설가 한강(54)이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문학가 반열에 우뚝 섰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diploma)를 받았다.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시상에 앞선 5분가량의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들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시상식은 국왕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케스트라 연주로 모차르트의 행진곡이 울려 퍼지자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입장해 시상식장 무대 중앙 왼편에 앉았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됐다. 문학상 수상자를 호명한 엘렌 맛손은 영어로 "친애하는(dear) 한강"이라고 부르며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청했다. 한강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가운데로 향하자 장내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했고, 그가 메달과 증서를 받아 들고 환한 미소를 띠며 국왕과 악수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노벨상 시상식은 스웨덴의 주요 연례행사로 꼽히는 만큼 격식을 갖춰 진행됐다.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었고, 시상이 이뤄질 때마다 수상을 축하하는 음악이 연주됐다.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며,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은 1901년 이 상이 처음 수여된 이래 123년 만의 일이다. 노벨상을 상징하는 '블루 카펫'을 밟은 한국인도 한강이 처음이다. 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려 김 전 대통령은 오슬로에서 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한강과 함께 물리학상 존 홉필드(91)와 제프리 힌턴(76), 생리의학상 빅터 앰브로스(70)와 게리 러브컨(72), 화학상 존 점퍼(39)와 데미스 허사비스(48), 데이비드 베이커(62)가 메달을 받았다. 한 시간가량의 시상식을 마친 수상자들은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로 자리를 옮겨 연회에 참석한다. 국왕과 총리가 참석하는 이 연회는 식사와 음악 연주 등을 곁들여 4∼5시간가량 이어지는 행사로, 연회 말미엔 수상자들이 짧게 소감을 밝힌다. 시상식에는 1천500여명이 자리했으며 연회에는 1천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수상자가 연회에 지인을 초청할 수 있어 한국 출판사 관계자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한강이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10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 연회에서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강은 이날 소감에서 어린 시절 비를 피하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를 글 쓰는 일에 비유했다. 그는 "저는 여덟 살 때 오후 산수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다른 아이들과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던 일을 기억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길 건너편에는 비슷한 건물의 처마 아래에 비를 피하는 사람들이 보여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그 비에 팔과 다리가 젖는 것을 느끼면서 그 순간 저는 갑자기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나란히 비를 피하는 사람들과 길 건너편에서 비를 피하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서 살고 있었다"며 "이는 경이로운 순간이었고,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또 "책을 읽고 글을 쓴 시간을 돌아보면 저는 이런 경이로운 순간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며 "언어의 실타래를 따라 마음의 깊은 곳에 들어가면 다른 내면과 마주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강은 연회 말미에 연회장 가운데로 이동해 약 4분 동안 소감을 말했다. 행사 진행자는 한국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며 한강의 이름을 불렀다. 한강은 연회에 앞서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받았다.
제17회 ‘불꽃문학상’에 이준호 소설가가, 제15회 ‘작가의 눈’ 작품상에 김근혜 아동문학가가 각각 선정됐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가 주관하는 불꽃문학상은 어둠과 혹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불꽃처럼 문학의 길을 걸어가는 전북작가회의 문인을 격려하고자 2006년 제정됐다. 제17회 불꽃문학상은 올 한 해 작품집을 출간한 모든 전북작가회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치열한 심사 끝에 이준호 소설가의 장편소설 <조선사람 히라야마 히데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주제의식과 구성, 문체 모두 균형이 잡혀 상호상승을 견인하는 화학적 조합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며 “독자의 몫이라 할 묵직한 여운을 오래 남긴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 권의 소설이 어떻게 축조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모범적인 작품”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15회째를 맞는 ‘작가의 눈’ 작품상에는 김근혜 아동문학가의 동화 <미개척 행성 퀘스트>가 선정됐다. 작가의눈 작품상은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는 전북작가회의 회원을 격려하고자 2011년 제정했다. 심사대상은 통권 30호 ‘작가의 눈’에 실린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의 작품 180여편이 후보작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미개척 행성에서의 한나절에서 어른들에게서 내몰린 아이들의 경쟁 구도를 엿볼 수 있었다”며 “문학작품이 이뤄내는 작품 속 현실이 곧 현실임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불꽃문학상’은 상금 300만원과 상패 그리고 ‘작가의 눈 작품상’은 상금 100만원과 함께 상패가 주어진다.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이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체류형 공립미술관 여행을 13일까지 운영한다. 지난달 1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추진한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도외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북의 풍부한 예술과 명산 경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여행프로그램은 전북 공립미술관 학예연구직 연석회의에서 공동기획하고 한국관광공사전북지사와의 협력해 개발한 상품이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13일 열리는 프로그램은 서울에서 출발해 정읍시립미술관의 특별전을 관람하게 된다. 이원일 셰프의 별미를 맛보고 내장산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코스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이건희컬렉션 특별 도슨트와 국악공연을 관람하며 첫날밤을 마무리하게 된다. 둘째 날에는 모악산 등반 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과 혼불문학관, 청호미술관 카페를 차례로 방문하고 전북의 문학과 예술 세계를 탐방하게 된다. 마지막 일정 후, 참가자들은 서울로 돌아오며 1박 2일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애선 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전북 공립미술관의 매력을 전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예술과 여행이 결합된 다양한 체류형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전북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 9월 체류형 관람프로그램인 ‘브리콜라주: 그러모은 미술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100여명의 도외 관람객을 맞이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문체부 주관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새로운 미술여행 모델로 언급되며 주목받았다. 이번 여행프로그램은 11월 16일부터 4회 차에 걸쳐 운영됐으며, 마지막 5회 차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 전주에 사는 직장인 한나연(27)씨는 요즘 귀여운 키링에 빠졌다.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럭키 키링부터 반딧불이 모양의 귀여운 키링까지 한 씨의 가방에는 다양한 종류의 키링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한 씨는 “작고 귀여운 것들을 보면 본능적으로 소비하게 된다”며 “앙증맞은 것들을 보고, 소비하다 보면 저절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 30대 직장인 박성은 씨는 최근 반려돌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고 했다. 여건상 애완동물을 키우기는 어려워 반려돌(애완돌)이라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반겨주는 이가 없어서 외로운 마음이 들곤 한다”면서 “반려돌에는 아무에게도 꺼내지 못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해 반려돌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귀엽고, 작고, 순수한 것에 애정을 쏟고 몰입하는 ‘무해력’이 뜨고 있다. 인체에 무해하다에서 시작된 ‘무해’는 최근 들어서는 귀엽고, 순수한 것에 열광하는 모습을 빗대 무해력이라고 부른다. 무해한 존재들에 사람들이 따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도한 경쟁과 어지러운 세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도피처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무해력을 찾고 있다. 푸바오처럼 무해한 콘텐츠에 열광하고, 강아지와 고양이 등 여러 동물이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비건 등 무해한 식품을 소비하고 기후 위기‧탄소중립과 같은 지구에 무해한 활동을 하려는 이들도 느는 추세다. 실제 지난 10월 전주시청 광장에서 열린 탄소중립 업사이클링 축제 ‘안녕, 새활용 페스티벌’은 어린아이, 청년, 5060세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6개 부스를 마련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구에 무해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환경 축제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기도 했다. 축제에 참여한 한 방문객은 “기존의 무언가를 가져가는 체험 형태가 아니고, 체험하고 배워가는 형태로 진행돼 신선한 환경 축제였던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처럼 ‘무해력’에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역설적으로 현재 상황이 무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고, 기대도 크지 않다 보니 무해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자기 안정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홍선미 원광대학교 대학원 미술치료학과 조교수는 “무해한 것들에 열광하는 현상은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이는 청년들이 기댈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호소할 곳이 없다 보니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무해한 물건을 소유하면서 안정감을 찾으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북지역 영화계가 비상계엄 논란을 부른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에 한 목소리를 냈다. 7일 전북독립영화협회 등 77개 영화단체와 2518명의 영화인들이 긴급 성명문을 내고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규탄했다. 이어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굳이 법률적인 판단에 앞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윤석열이며, 대통령이라는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화인들은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다.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라며 촉구했다. 1차 긴급 성명에는 전북독립영화협회,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인천독립영화협회 등을 비롯해 봉준호, 변영주 감독, 배우 문소리, 김고은, 강동원, 손예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비상계엄을 선포, 국회는 4일 새벽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은 선포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했으나 정국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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