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4:15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전주 경기전 유료화 1년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1일로 경기전이 유료화 된지 1년이 됐다. 유료화를 앞두고 뜨거운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전주시가 수익금의 재투자 등을 약속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됐다. 전주시는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수는 증가했으며 6억원 가까이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익금이 경기전에 재투자되는 비율이 30% 수준에 머무는 데다 그것마저도 하드웨어 구축에만 치중 돼 있어 특화된 체험 프로그램 부재, 편의 시설 부족 등 관광객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 문화계에서는 수익금 전액을 재투자해 유료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입금 재투자 비율 저조 = 경기전이 유료화 되면서 6억원 가까이 입장 수입을 올렸지만 수익금의 재투자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전주시에 따르면 경기전이 유료화 된 뒤 지난 1일까지 76만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5억84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경기전에 편성된 예산은 1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5460만원이 늘어났을 뿐이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부속건물 관광자원화 사업, 경기전 원형복원, 태조어진 봉안행렬 재현, 경기전 오디오가이드 구축, 전주사고 포쇄 재현 , 경기전 리플렛 제작 등 3억3000만원을 투입해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거나 기존의 사업 예산이 증액됐다. 외형적으로 보면 예산이 증액돼 콘텐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6000만원이 투입된 문화재생생사업의 중단, 7000만원이 투입된 태조어진 국보승격 기념행사 비용을 빼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증액한 예산은 2억원이다. 또 지난해 경기전과 조경묘 보수정비에 3억원이 들어갔지만 올해는 1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컨텐츠 다양화 및 편의시설 확충해야= "경복궁에서 하는 체험하고 별반 다를 게 없다."지난 9일 경기전을 방문했던 한 관광객의 말이다. 전주시가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경기전 내에서 열리는 왕실의상체험, 전례 및 수문장체험, 탁본, 왕실 가마타기 등만 내놓은 데 따른 지적이다. 올해는 태조어진 봉안행렬전주사고 포쇄 재현을 통해 콘텐츠를 늘렸다지만 태조어진 봉안행렬의 경우 이미 지난 2010년에도 열렸던 행사다. 뿐만 아니라 어진박물관의 경우 하루 최대 1만명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변변한 휴식공간조차 없다. 이 때문에 지역 문화계에서는 상설 공연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편의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성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전주시가 경기전 유료화 공청회를 열 당시 수익금을 전액 재투자한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경기전만의 특화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음악 공연 등을 개최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6.12 23:02

【제3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결산】'또 다른 소리축제' 우려 목소리

'제3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하 전주대사습·7~10일 전주한옥마을 일대)로 인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봄과 가을에 나뉘어 열리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게 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획·초청 공연을 기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것은 정작 핵심 프로그램인 경연대회를 축제화하는 방향의 고민은 3년 째 답보 수준인 데다, 지난해 주최·주관 측이 꾸린 '공동 추진위원회'(가칭)가 슬그머니 유야무야되면서 대사습의 발전안을 마련할 여지마저 사라져서다. 이에 대해 주최·주관자인 문화방송과 전주MBC,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전주시는 올해도 서로 협조해 전주대사습을 무리없이 이끌고 있다고는 하나 속내는 기획·초청 공연은 방송사가 불과 5명의 인원으로 꾸린 자체 기획위원회가 도맡고 있고, 경연은 대사습보존회가 맡는 방식으로 양분 돼 있다. 이유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서다. 전주MBC는 예산 확보·프로그램 기획 등 노력을 쏟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고민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대사습보존회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전주MBC에 협조하긴 해도 대사습의 주도권마저 뺏기고 싶지는 않다. 예산 지원으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전주시 역시 행사 지원 등에만 신경쓰고 굳이 나서고 싶지는 않은 형국.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사습을 이끌어가는 사공은 많으나 정작 이 배를 책임지고 이끌 사공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전 관리 소홀로 논란…판소리 일반부 병역혜택 남성명창만 배출 지적도 = 특히나 주최·주관 측은 전주대사습의 꽃인 성인·학생 경연을 전주 경기전 특설무대에서 열면서도 경기전 관리를 허술하게 해 전통문화도시 전주라는 이미지에 먹칠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집행부는 한옥마을 내 경기전 만한 무대를 찾을 수 없어 어렵사리 응낙을 받았다고 했으면서도 이곳저곳 잔디를 심하게 훼손시키는 등 경기전 관리를 너무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샀다. 경연에 참가한 한 소리꾼은 "심지어 경기전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전 뒷길은 차량 제한을 하면서 정작 경기전 내엔 행사 차량을 들이는 것은 무슨 경우냐"고 반문했다. 올해 대회는 판소리 명창 9명, 농악 9팀, 무용 22명, 기악 40명, 판소리 일반 10명, 명고수 7명, 궁도 232명 등 총 168개팀 56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더욱이 지난해 366개팀 676명 보다 참가자들이 적은 데다 연령마저 갈수록 낮아져 수준이 '하향 평준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도 했으나 다행히 기우에 그쳤다는 평가다. 다만 종합심사위원장을 맡은 신영희 명창은 "무대가 야외이다 보니 육성으로 듣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면서 방송사 편의를 위한 경연으로 '마이크 명창' 배출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판소리 일반부에 몇 년 째 남성 명창만 장원자로 배출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력 있는 여성 소리꾼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기 때문에 출전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왕기석 명창은 "여성 명창들이 손해보는 게 사실이다. 여성 소리꾼들만 출전 가능한 판소리 일반부를 신설하는 것도 방법 아니겠느냐"고 제안했다. △ 또랑광대경연·밤샘콘서트 등 호평…공연자·관람자 배려 부족한 무대 = 올해 새롭게 신설된 '또랑광대경연'은 안팎의 호평을 받았다. 첫 대회이다 보니 참가팀이 적었고 수준도 들쑥날쑥하긴 했으나 아마추어 소리꾼들을 재발견해 이 시대의 판으로 이끌어냈다는 것 자체가 판소리 대중화에 일조했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었다. 카페에서 국악 선율을 들을 수 있는 마디콘서트 '점심'과 해질녘 야외에서 국악 연주를 들려준 마디콘서트'즈음'은 은행로 양쪽에서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깜짝 선물이 됐다.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밤샘콘서트'에서는 지난해 공연단으로 꼽힌 '모던테이블'의 뮤지컬·판소리·힙합 등 경계를 넘나드는 열정적인 무대부터 이생강 명인의 대금 연주까지 다채롭게 구성 돼 주최 측이 앵콜을 만류해야 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그럼에도 전주대사습의 몇몇 무대는 공연자·관람자들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했다. 전주 한옥마을에 그늘이 있는 곳이 드물기는 해도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마디콘서트의 객석은 햇볕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경기전 주차장에서 열린 거리공연의 무대는 멍석 하나 깔아둔 것이 전부여서 공연자들은 뜨거운 바닥에서 공연을 하는가 하면 객석은 따로 마련되지도 않아 상당수 관람객들은 나무 그늘 아래서 멀찍이 관람하는 데서 그쳤다. 게다가 매년 마련되는 학술 프로그램의 주제는 새삼스레 대사습의 역사적 뿌리를 재조명하는 것으로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했을 뿐 경연의 축제화 방안, 소리축제와의 관계 설정 등에 관한 발전적인 담론으로 연결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11 23:02

"대회 위상 하락은 조직 내분·갈등 탓"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하 전주대사습)가 중장기 발전을 담보하려면 주최주관자인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문화방송과 전주MBC, 전주시의 갈등배척의 고리 대신 새롭고 건강한 고리로 엮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대사습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주최주관 측이 지난해 '공동 추진위원회'(가칭)을 발족했다가 올해 다시 없던 일이 되면서 대사습 중장기 발전안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간 데 따른 문제의식이다. 지난 8일 오후 3시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대사습 학술 세미나'시대를 넘다'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은정 전북일보 선임기자는 "전주대사습 심사의 불공정성에서 비롯된 대회의 위상 추락 배경엔 조직의 내분과 분열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매번 대사습보존회 이사장 선거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내분갈등과 거리를 둬야 전주대사습의 위상도 바로 잡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문화방송전주MBC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하 대사습보존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경연대회가 꼭 필요한가에 관한 양비론도 맞섰다. 국악평론가 전지영씨는 '오늘날 전주대사습이 경연으로서 가지는 역할과 위상'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과거엔 전통예술의 전승인재 육성이 소외받았다면 현재는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무형문화재 제도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경연대회는 전공자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펙쌓기용 경연으로 변모됐고 국가가 주는 대통령상과 병역 혜택를 통해 권위를 보장받으면서 지자체 성과주의와 결합됐다"고 진단했다. 대안은 "대사습이 전통예술의 보존전승인재발굴이라는 1960년대 취지에서 벗어나 전통의 시대적 의미에 대한 합리적 설득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은정 선임기자는 반론을 폈다. "전주대사습이 지자체 과도한 경쟁 열기로 만들어진 수많은 경연대회와 비슷해졌으나 민중들이 판소리를 즐기고 향유했던 역사가 있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자발적 동의가 권위로 부여된 경연대회였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김 선임기자는 이어 "전통의 시대적 의미에 관한 합리적 설득에 공감한다. 다만 아마추어 소리꾼 혹은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도 필요하지만 전문성 있는 출연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객석 평가의 틀을 개방하는 방식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작가 최기우씨(전주대 겸임교수)는 개최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대통령에 인정받을 것인가, 국민에게 인정받을 것인가, 국악인들로부터 인정받을 것인가"라고 물은 뒤 관성적 사고의 틀에서 바라보는 경연과 관련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 연장선에서 "어딜가나 있는 대통령상을 없애는 대신 판소리 무형문화재 혹은 원로국악인들의 이름사인이 들어간 상이나 신춘문예처럼 각 부문별로 딱 한 명에게만 상을 주는 방식, 이미 대통령상을 탄 명창이라 하더라도 계속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혀주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함한희 전북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기형 고려대 교수가 '전주대사습놀이의 연원과 문학적 의미'를 주제로 발제했고, 토론자로 원도연 원광대 교수와 황미연 전북문화재전문위원도 참여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10 23:02

'춤전수관' 이전하는 원로 무용가 최선

최 선 선생(79)은 '최선춤전수관'을 아예 경로당 앞에 잡았다. "이 생명 다할 때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이나 하며 살려고." 6일 찾은 전주 삼천동 전수관은 간이무대 뒷마무리 공사로 분주했다. 몸무게가 53㎏까지 쭉 빠져 야윈 선생은 "아이고, 아퍼 죽겄다"면서도 8일 이전 개관식 공연 준비 이야기가 나오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최근엔 겹경사가 있었다. 전북무형문화재에 그의 제자 김광숙(예기무)·이길주(원광대 교수·호남산조춤)씨가 나란히 선정된 것."광숙이가 여섯살 때, 길주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왔어. 눈만 뜨면 연구소 에 와서 8시간이고 10시간이고 연습했을 때니까. 하라는 대로 안한다로 내가 얼마나 꼬집고 장구채로 손바닥 때렸는가 몰라. 그래서 바르게 큰 거야." 고선아(중앙대 교수) 채상묵(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허순선(광주대 교수) 문정근(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장인숙(널마루무용단 대표) 등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을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2층 살림집 외에 1층 거실은 연습실 겸용. 장식장에는 내년이면 80년이 되는 그의 춤인생을 대변하는 화려한 상패·춤 도구들로 꽉 찼다. "요즘은 다 돈만 주고 사지만, 우리 때는 옷이랑 도구를 다 만들어 입었다고. 그런데 요즘은 속이 텅 빈 춤도 많고, 엉터리로 만들어진 도구들도 너무 많아." 전주 출생인 선생은 국악을 좋아하는 어머니 손에 붙들려 여덟 살 때 '김미화 연구소'를 다녔다. "이뻐해주는 누나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며 흉내내곤 했지." 6·25 전쟁으로 스승이 부산 피난길에 오르면서 헤어져 해방 뒤엔 추월 선생이 운영하는 '전주국악원'에서 춤을 익혔다."아직도 눈에 훤해. 선생님이 얼마나 이뻤는가 몰라. 엄하기도 했고. 동초수건춤이랑 호남산조춤을 배웠어."'춤의 뿌리'를 강조한 선생은 진짜 춤맛을 알려면 하루에 8시간 이상씩 피나게 연습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땐 눈짓 하나까지도 배웠다고. 차곡차곡 쌓는 춤이 아니면 속이 비어서 둥둥 떠다니는 고무풍선 같아."남성 무용수지만 "동(動) 보다는 정(靜)이 깃든 춤을 더 좋아했다"는 선생의 춤은 막내딸 최현주(경희대 강사)가 맥을 잇고 있다. 남은 꿈을 묻자 선생은 "제자들이 건강이 허락되는 한 춤을 변질 안 시키고 꾸준히 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8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개관식에서는 동초수건춤, 설장고, 호남살풀이춤, 사물놀이, 색소폰 연주 등이 어우러지는 공연이 준비 돼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7 23:02

일제 쌀 수탈 현장,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일제 강점기 전북지역의 양곡수탈 역사를 소스란히 간직한 완주군 삼례읍 삼례양곡창고가 복합 문화공간으로 깜짝 변신했다.완주군은 5일 삼례읍 후정리에 자리잡은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삼례문화예술촌에서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엔 지역주민을 비롯 임정엽 군수송하진 전주시장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등 기관단체장과 예술촌 관계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강점기 전북지역에서 수탈된 쌀을 군산항에서 일본으로 반출하기 전에 보관하던 양곡창고 7동(연면적 2025㎡, 1920년대 건축)을 모태로 이뤄졌다.삼례예술촌의 기본 컨셉은 기존 창고를 원형대로 보존하는데 모아진다. 완주군은 7개동 각각에 인포메이션센터, VM(Visual Media) 아트갤러리, 문화카페, 책 공방 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목공소, 책 박물관 등 시설을 갖추고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시켰다.완주군은 삼례문화예술촌에서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공연 등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지역주민과 예술인 등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특히 이곳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심재생의 거점으로 육성,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정엽 군수는 "비록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이를 활용해 지역발전과 주민 문화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사고의 전환'이 오늘의 문화예술촌 개관으로 이어졌다"며 "인근 한옥마을 등과 연계하면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구현한 최고의 근대문화유산 장소로 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경모
  • 2013.06.06 23:02

곪아가는 관립 문화예술단체 쇄신책 급하다

▶ 관련기사 14면최근 전북도립국악원 단원 충원 요구가 거셌다. 지난해 전북도와 국악원 노조가 내부적으로 합의를 이룬 국악원 단원 충원 방침이 백지화되면서 곪았던 상처가 터져나온 것. "관립 문화예술단체가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전시를 내놓지 못할 만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지적과 "지자체 단체장이 관립단체를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다"는 반론은 이 단체가 갖는 동전의 양면이다. 도립국악원 뿐만 아니라 다른 관립 문화예술단체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전주시립합창단은 정원이 61명이지만 실제 단원은 33명 뿐이다. 무려 28명이 모자란다. 게다가 합창단 반주자도 객원을 활용한다. 지난 5월에 선보인 기획 음악극'아! 결혼'은 단원 부족은 물론 파트별 균형이 맞지 않아 시립극단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립국악원 무용단 역시 지난 4월 정기 공연 '파랑새'를 가까스로 올렸다. 남성 단원 중 사물놀이를 하는 단원 4명을 제외한 무용 전공자는 1명에 그쳐 전주대우석대 학생들을 객원으로 쓰지 않았다면 아예 공연을 올리지 못할 뻔 했다. 전북 관립 문화예술단체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상임 단원들이 '찾아가는 연주회'만 하는 익산남원정읍시립예술단, 김제시립합창단 등은 무늬만 관립단체에 가깝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축에 속하는 전북도립국악원미술관전주시립예술단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호봉제와 정년이 보장되는 국악원은 강성 노조로 인력 보강 요구라도 할 수 있는 편이지만 물밑으로만 예산 확대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도립미술관전주시립예술단은 행정 눈치 보기에도 바쁘다. 국악원 원장은 순환직 공무원, 미술관 원장은 5급 상당의 계약직에 그치다 보니 각 단체 대표라 하더라도 소신 있는 행보를 하기란 힘든 상황. 부시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전주시립예술단 역시 지휘자 혹은 연출가에게 전권을 주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 결과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전시 부족, 있으나마나한 오디션제로 단원 기량 저하 등 관립단체의 체질이 허약해지고 있으나 지자체는 이들 쇄신책 마련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매년 지방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국악클래식미술 전공자들이 관립단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은 이곳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일각에서는 관립단체 '쇄신 카드'로 법인화를 주장한다. 지자체 세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립단체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공짜 초대권'으로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지역 공연계의 고질병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블록버스터전 유치로 관람객 최다 동원이 최고의 목표처럼 간주되는 도립미술관도 법인화 바람에서 비껴갈 수 없는 대상. 반면 전문성을 갖춘 학예사 채용, 학예사의 기획력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이들이 미술관 운영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6 23:02

홍남기 씨 개인전 'not dead' 전주 우진문화공간 14일까지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 인간의 불완전한 이성에 대해 설명했다.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린 채 정작 그림자의 '실체(진실)'는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 설치미술가 홍남기(38)가 오는 14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not dead'展을 열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과거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사건의 허구성과 이런 사건이 진실이라고 강요했던 폭력적인 상황을 꼬집는다. 그러면서 폭력적으로 만들어진 '진실'은 현재에도 계속 생산되고 있고, 진실을 바라보려는 시도는 여전히 압력을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를 위해 그는 과거 영화 속 이미지와 경제 성장의 아이콘인 콘크리트 등을 차용한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은 전시장에서 설치와 영상, 음향 등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1980년대 텔레비전에서는 '똘이장군'이라는 만화영화와 함께 불규칙하고 음산한 음향이 흘러나온다. 똘이장군은 당시 주말마다 방영됐던 대표적인 반공영화. 그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괴기한 모습의 귀신들만 편집해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반공이 화두였던 당시 온 국민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국가가 강요하는 이념을 감상해야했던 어두운 기억을 꺼내 놓는다. 조각과 영상 설치 작품에서는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포착한다. 콘크리트로 제작된 동자승은 영상 속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동자승의 미소마저도 경제개발 논리가 만들어낸 희망의 메시지일 뿐 이를 바라보는 한 남성은 끊임없이 절규하며 땅을 내리치고 있다. 함께 전시된 깨진 동자승 조각의 파편은 콘크리트로 이룬 경제개발 논리가 허망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는 "경제개발 논리나 반공, 전쟁 등이 보는 시각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인간의 잔인한 폭력성이 뒤따른다. 'not dead'는 이런 상황들이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암시적인 메시지다"고 말했다. 원광대 서양화과와 경희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4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금호 영아티스트,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 등에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현재는 경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6.06 23:02

관립 문화예술단체 활로 찾기 ① 자치단체와의 힘겨루기

갈등인가, 밀월인가. 전북도립국악원 단원 충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팽팽한 힘겨루기를 해왔던 전북도와 국악원이 합의점을 찾는 중이다. 도가 지난달 주최한 국악원 활성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거쳤으나 서로 다른 입장만 확인했고, 이달말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개적인 세미나를 갖기로 했다. 국악원은 7년 째 미뤄둔 인력 보강을, 도는 인력 선순환이 전제되지 않은 단원 보충은 어림없다며 한 치 양보 없이 부딪쳤다. 하지만 도와 도의회, 국악원이 삼자대면을 하면서 '화해 모드'로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서로 동상이몽(同床異夢) 같지만, 국악원이 안고 있는 문제가 많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단원 보강은 필요하다는 게 문화계 시각이다. '도립국악원 사태'로 촉발됐으나, 다른 관립 문화예술단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단체들은 예산인력 부족난에 놓여 있는 반면 행정은 우선 순위 사업에서 이들의 요구를 밀쳐둔다. 잘 만든 공연미술관 하나가 지역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는 의욕적인 구호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예산 확보인력 보강 놓고 대립각 = 전북의 대표적인 관립 문화단체로 전북도립국악원전북도립미술관전주시립예술단 등을 꼽을 수 있다. 자치단체에서 민간에 위탁하는 시설들도 지방비 지원을 받고 있어 넓은 의미에서 관립 문화단체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와 사정이 많이 달라 여기서는 제외한다.도내 대표적 관립 단체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 예산 확보와 인력 보강이다. 전북도립국악원전북도립미술관전주시립예술단은 예산 중 인건비에 비해 공연전시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7년 째 새로운 단원을 전혀 뽑지 않은 전북도립국악원을 비롯해 학예사가 4명에 그치는 전북도립미술관, 단별로 최대 50%(28명전주시립합창단) 가까이 모자라는 전주시립예술단까지 구인(求人)이 시급한 상황. 지자체는 이같은 요구를 묵살하는 표면적 이유로 예산 부족을 꼽고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지자체의 관심사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 후원에 따라 예산에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단원의 처우프로그램 기획 등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립 문화단체가 초대권을 남발하는 무료 공연(도립국악원 해당)을 하는 경우 공들여 티켓 판매와 후원 모집으로 예산 확보를 해야 하는 민간단체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 거래'라는 역설을 안고 있다. △ 지자체, '전문가' 대신 공무원 인사로 독립성 침해 = 지자체가 관립 문화예술단체의 예산 확보를 게을리 해도 되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각 단체의 대표 혹은 핵심인력이 민간 전문가가 아닌 행정직인 데다 문화전문가라 하더라도 직책상 명백한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에 놓여 있다. 도가 국악원 원장에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 보다 행정직을 선호한다든가 도립미술관 관장 직급을 5급 상당 계약직 공무원과 같게 놔둔 것과 같은 맥락. 전주시립예술단 담당자도 순환직 공무원이다 보니 예술단 중장기 발전안을 모색하고 정책으로 반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 "지자체 단체장이 예산 지원을 빌미로 관립 문화예술단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단체장이 문화단체를 내세워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표를 얻기 위한 번듯한 수단으로만 여길 뿐 단체들의 수준을 높이는 방향의 지원고민은 없다는 진단이다.△ 수준급 공연전시 부족, 경쟁 기피 공기업 행태 지적도 = 각 단체들은 눈에 띄는 공연전시가 부족하다는 불만도 산다. 공무원 수준의 호봉제연금 등을 보장받는 전북도립국악원은 종종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곤 한다. 특히 국악원은 1회성 초대권 공연으로 공연계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비난까지 받는다. 도립미술관도 자체 기획력으로 승부하는 전시를 요구받고 있다. 미술관이 지난해 시도한 세계미술거장전의 다른 버전을 올해 재추진한다고 했을 때 지역 미술계가 블록버스터급 전시에 지나치게 기대서는 안 된다고 반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전주시립예술단은 최근 '찾아가는 음악회' 같은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예술단 합동 공연을 시도하며 티켓 수익을 올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하는 공연에 대한 고민은 아직 걸음마 단계. 그러나 오디션을 통한 개혁도 쉽지 않다. 도가 인력 선순환을 위해 오디션 제도 강화를 요구했으나 '실질적' 오디션은 불가능한 게 음악계 현실. 전주시립예술단의 경우 조례에 실력이 떨어지는 단원들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기준마저 모호하게 돼 있어 '형식적' 오디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 대안은 법인화? = 일각에서는 "단체가 회생하는 길은 법인화 뿐"이라고 강조한다. 법인화는 지난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모델을 따르는 것으로 악단 행정 전문화와 재원 다각화경쟁 체제 도입이 장점으로 꼽혔다. 법인화를 통해 전문 경영인이든 공연계 풍부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든 앉히고 지휘자에게 책임을 지우게 되면 실력 있는 단원을 가려 뽑게 되고 단원들도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연습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공연단체가 공연의 유료화마저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경제 침체로 정부의 지자체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추세에서 관립단체의 법인화는 시기를 앞당기느냐, 늦추느냐 일 뿐 당연한 수순. 결국 민간에서 후원을 이끌어내고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올리는 사업을 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 강구는 앞으로 단체들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6.06 23:02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여성 리더 발굴 교육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가 5일부터 차세대 여성 리더를 발굴하기 위한 교육 과정'전북여성 2050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전북여성 2050프로젝트'는 20대 대학생부터 50대 직장인·기업인·주부 등에 이르기까지 여성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김보금 센터장은 "분야별 멘토와 멘티가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주제별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라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강좌로 도내 숨어 있는 여성 인재들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여성 2050프로젝트'는 7월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된다. 교육 일정은 다음과 같다. △변화를 이끄는 힘(조석연 대전대 교수·5일), △시각을 달리하라(안병수 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12일) △ 매력 마케팅과 나 관리법(이효숙 전주비전대 교수·19일) △1인 지식 기업가로서 실행 로드맵(박정현 AL 문화기획 대표·26일) △부안문학기행(조미애 한국문인협회 이사·29일) △철학에서 배우는 여성 소통 리더(김형철 연세대 교수·7월2일), △인문학과 행복한 대화기술(최진봉 성공회대 교수·7월10일) △전북 선배 여성에게 길을 묻다(김진형 前 KBS전주방송총국 아나운서·7월17일) △여성과 리더(김현진 (주)지니스 사장·7월24일) △ 글로벌시대 대안적 패러다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7월31일) 문의 063)254-3816. www.jbwc .re.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5 23:02

전주 대사습, 틀 깨고 신명난 판 벌인다

씨름대회 출전기가 판소리로 풀어진다고? '싸움도 슈퍼, 인심도 슈퍼, 빤스도 슈퍼, 힘도 슈퍼'로 시작되는 창작판소리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가 동네 소리꾼들의 끼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쥐락펴락한다. 7일부터 10일까지 전주 한옥마을에서 펼쳐지는 '2013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이 시대 '판'의 정신을 되살린 또랑광대경연'각시따라 소리따라 한세상'(9일 오후 1시30분 여명카메라 박물관)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커피숍에서 감미로운 국악 선율을 즐길 수 있는 마디콘서트'점심'(8~10일 오전 11시30분오후 12시30분 전주 한옥마을 블루페코오스갤러리)과 해질녘 거리에서 들려주는 작은 국악 공연인 마디콘서트'즈음'(8~9일 오후 5시30분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은 힐링 콘서트에 가깝다. 이처럼 전주시(주)문화방송(대표이사 김종국)전주MBC(대표이사 전성진)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사장 성준숙)가 그동안 알고 있던 전주대사습의 틀을 또다시 깼다. '대한민국 국악의 수도, 전주'로 전통 판소리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청중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신경 쓴 대목.전주대사습의 꽃은 최고 명인명창들을 선발하는 경연'시절을 잊다'. 지난해부터 시도된 성인대회(본선 10일 낮 12시 경기전 특설무대)와 학생대회(7~9일 한옥마을 문화시설)를 통합시켜 세대를 넘나드는 경연으로 풀어낸다. 기획 초청 공연'시절을 놀다'에서 만나는 '한바탕 다스름'(7일 오후 7시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은 전주대사습의 시작과 안녕을 비는 무대다. 매년 가장 인기 있는 공연으로 꼽혔던 '밤샘 콘서트'(8일 오후 8시30분 공예품전시관 야외무대)는 대금 명인 이생강 선생을 비롯해 '고래야','재비','소릿결' 등 국내 최고의 퓨전국악그룹 공연으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기획된 판소리 서바이벌'광대전'에 선 최고의 명창들이 지난해 감동과 열기를 재현하는 '광대전'(9일 오후 7시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거리로 나온 전주대사습은 '변죽을 울리다'로 국악을 더 가깝게 만난다.시나위와 판소리를 바탕에 둔 기악독주곡 형태로 발전시킨 산조를 젊은 국악인들이 들려주는 거리산조'가락에 젖다'(8~10일 오후 4시10일 오전 10시 오목대 등)와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가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을 구성한 '2013 오락가락', 거리연희'시시때때 굿판'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 국악영화극장'야외'(7일 오후 9시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에서는 소리꾼 신동을 다룬 영화'소리아이'(감독 백연아)와 1950년대 여성국극을 풀어낸 '왕자가 된 소녀들'(감독 김혜정)을 관람한 뒤 감독과 수다를 이어간다. 전주대사습의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학술세미나'시대를 넘다'(8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는 발제자 김기형 고려대 교수국악평론가 전지영이 전주대사습의 현주소와 발전방안을 점검한다. 전주대사습을 처음 방문하는 초보 관람객들은 추천 코스 '그대에게'를 꼭 챙길 것. 판소리를 사랑하는 '귀명창 코스', 열정적인 그대에게 선물하는 '콘서트 코스', 잠을 잊은 그대에게 전하는 '날밤 코스', 몸으로 즐기는 '체감 코스'는 친구와 가도, 연인과 가도 믿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추렸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5 23:02

"불어라 女風" 전북여성 젠더축제 폐막

지난달 30일 전북여성일자리센터에서 열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의 '제2회 전북여성 젠더축제'. 여대생, 임산부, 초등학생 아들을 대동하고 온 아줌마, 전북 여성단체 회장까지 총 100명의 참가자들이 '젠더벨을 울려라'를 풀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김보금 센터장은 몸 풀기로 지난해 젠더 퀴즈 대회 1등 당락을 좌우했던 문제를 냈다. "여성용 위생용품(생리대)에 부가가치세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정답은 "X". 전주MBC의 '여성시대'를 진행하는 주혜경씨의 재치있는 사회로 참가자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권투를 제일 잘하는 나라"부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철폐키로 한 '4대 악'(惡)"에 이르기까지 상식·넌센스·OX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로 인해 쌀 10㎏가 오락가락하는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가 '그 봄, 여풍이 분다'를 주제로 연 젠더축제는 지역 여성계 참여를 하나로 모으고 가정폭력방지법 재개정 등을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값진 자리. 앞서 가수 '이적'의 엄마로 더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씨가 '100세 시대 여성 생애 계획서 다시 쓰기'를 주제로 연 강연에서는 주부들의 관심이 쏟아졌고, 20대 청춘들이 바라본 사회적 모순을 다룬 다큐멘터리'개청춘'상영 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세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여성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4 23:02

【리뷰】도립국악원 창극단 '어매 아리랑'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 창극단(단장 송재영)의 창작창극'어매 아리랑'은 관습에서 조금씩 비켜가는 파격으로 가득했다. 지난 3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 공연의 중심에는 어머니를 향한 눈물, 그리움이 있었다. 6·25 전쟁이 터진 뒤 임실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어매 아리랑'은 아들에 관한 모정(母情)을 불러낸 신파극에 가까웠다. 바느질 일을 하러 온 봉산댁(최현주 역)이 사는 유일한 이유는 잃어버린 아들(송재영 역) 때문이다. 봉산댁을 안쓰러워하는 최부자(이충헌 역)와 이를 시기해 음모를 꾸미는 영천댁(김세미 역)·며느리(배옥진 역)의 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극은 봉산댁을 연민해 눈물에 호소하는 쪽으로 나아갔다.뻔하고 통속적인 전개라는 생각이 들 무렵 어린 시절을 까맣게 잊은 아들 서희도가 몸 담고 있는 파랑새악극단의 가수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글래스를 끼고 화려한 연미복을 입은 송재영 단장은 만면 미소를 가득 머금고 개선장군처럼 입장했다. '꽃잎이 한잎 두잎 바람에 떨어지고'로 시작되는 대중가요'조약돌'로 환호를 유도하자, 2000여 석이 넘는 관람객들이 몸을 앞뒤로 흔들어댔다. 이후에도 송 단장은 '누가 이 사람을' 등을 부르면서 악극단의 가수로 곳곳에 등장해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쪽으로 전진했다. 판소리 명창이 아니라 트로트 가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천연덕스럽게 노래할 때와는 달리 연기할 때는 어쩐지 어색했고, 악극 장면이 자주 등장해 파격이 오히려 산만함에 묻히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두고 김일구 명창은 "도립창극단이 아니라 도립악극단 같았다. 송재영 단장의 리사이틀 공연이지 온전한 창극으로 보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반면 최현주는 엄마의 정서, 슬픔의 음표들을 놓치지 않았다. 영천댁과 봉산댁의 오빠 갑수(고양곤 역)의 몰입과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을 되찾아 '따순밥'이라도 먹이고 싶은 봉산댁이 결국 숨을 거둘 때 참았던 울음의 둑이 무너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딸이고, 또 누군가의 엄마이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소리꾼 출신으로 '변사또 전문 배우'로 활약한 '주호종표의 걸쭉한 창극'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을 법한 공연. 극을 풀어가는 방식이 상투적이어서. 긴장감을 줬다가 푸는 연극적 장치를 고려해 극을 더 매만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초왕 전북대 교수는 "대중적인 면에서 흥할 수도, 예술적인 면에서는 망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관객들은 눈물에 저항하기는 보다는 눈물의 합창에 참여하는 쪽에 가까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6.0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