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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게 살아도 詩 한 구절로 새 봄 맞아"

전북시인협회(회장 송희)가 수여하는 제13회 전북 시인상에 정병렬 시인(76)이 수상하게 됐다. 30년 절필이라는 이력 때문에 뒤늦게 상을 탄 정 시인을 두고 도내 원로·중견 시인들이 함께 모여 축하 인사를 전했다. 지난 18일 전주 춘향골 문화공간에서 열린 전북시인협회 정기총회와 함께 열린 전북시인상 수상식에서 정 시인은 "시라는 게 진실되게 살자고 쓰는 것 아니겠느냐. 맨 주먹으로 가난하게 살아도 시 한 구절로 새로운 봄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오늘은 바로 그런 날."이라며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매년 시화집'시의 땅'에 실린 작품을 중심으로 1명의 수상자를 선정해온 전북시인상의 올해 심사를 맡은 허소라 석정문학관 관장은 "이번에 거론된 '시(詩) 나무'를 비롯해 1958년부터 시작된 그의 시세계는 단아하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절필한 기간이 있어 이제야 상을 받게 됐다"며 격려했다. 이운룡 전라북도문학관 관장과 진동규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정군수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수상자에게 축사와 덕담을 전하며 진즉 전북 문단계가 살피지 못한 정 시인을 뒤늦게라도 챙겨준 전북시인협회에 감사의 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날 송희 회장이 정 시인에게 전달한 시상금 100만원 외에도 박민평 화백이 작품 1점을 기증해 눈길을 끌었다. 소재호 정희수 김동수 최정선 류희옥 장태윤 전병윤 송재옥 김영진 시인 등 문인 50여 명과 축하객의 힘찬 박수가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정 시인은 순창 출생으로 1961년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으나 영어교사로 재직하면서 30년 간 절필했다. 정 시인은 "고시를 준비하다 얻은 관절염·위장병으로 낙방한 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냈으나 시는 나를 추스릴 수 있는 힘을 줬다. 그러나 먹고 사는 일에 얽매여 시를 쓰지 못했다"며 눈물 겨운 기억을 전했다. 1991년 '표현'에서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재등단한 정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하면서 시집'등불 하나가 지나가네'(2000), '물 길어 가는 새떼들'(2005), '설원에 서다'(2010), 시·산문집'희망시 인내동 사랑가'(2012)를 펴낸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21 23:02

"전통문화 정부사업 선점위한 열쇠" 공감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전통문화를 산업화하기 위한 열쇠다.'16일 오후 7시30분 한옥마을 내 한 찻집에서 '한국전통문화전당 어떻게 채울까'를 주제로 열린 (사)마당(이사장 정웅기)의 수요포럼에서 토론자들은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전국 최초로 전통문화를 토대로 한 융복합 산업을 이끌어가는 정부의 거점기지가 될 수 있고,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원은 "정부가 지원한 전통문화창조센터 구축은 단순한 공모사업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문화 산업화에 적극적 의지를 갖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고, 장세길 전북발전연구원도 "지난해 정부가 최초로 전통문화 10대 전략으로 내놓은 사업 중 추진된 게 바로 한국전통문화전당"이라며 "정부가 이와 관련한 지속 가능한 사업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지역의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로 되게 하기 위한 방법론에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장세길 연구원은 "전당이 이도저도 아닌 성격을 띌 바에야 오히려 철저한 수익시설로 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 반면 김남규 전주시의원과 이정우 전 광주민예총 정책위원은 "전통문화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전략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맞섰다.'한스타일 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지난해 준공된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정부의 정책 방향이 한스타일에서 전통문화로 선회하면서 국비 확보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개관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해 김윤덕 의원이 한국전통문화전당에 전통문화창조센터 구축을 명분으로 국비 20억을 끌어오면서 비로소 물꼬가 트였으나, 시가 전문가 용역·토론회를 해봐도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안팎의 우려를 낳고 있었던 상황. 시는 일단 1인 창조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입주를 골자로 도서관·전시관·공방 등과 수익을 내기 위한 한식당·면세점 입점까지 모든 문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박광진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은 "한국전통문화전당의 운영비 마련을 위해 수익시설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전통문화를 IT와 연결시켜 산업화하면 승산이 충분하다. 창조기업 입주는 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설득했다. 그러나 김남규 의원은 "1인 창조기업이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전략산업인 것은 분명하나, 이곳에 꼭 입주할 필요가 있느냐"고 따져 묻고 "여기에 비빔밥센터까지 들어오면 서로 다른 주체가 전당을 어떻게 활용하겠느냐"며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토론회에 참관한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시가 한국전통문화전당과 관련한 논의를 좀 더 일찍 공개적으로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브랜드 공연장으로 점쳐둔 전북예술회관 리모델링 안이 무산되자 다른 공연장을 물색 중인 전북도와 전당 내 공연장 활용안을 놓고 고심하는 전주시가 정보 교류가 전혀 없는 것 같은 인상을 줬다. 일각에선 "시가 도에 전당 운영비를 달라고 떼를 쓰는 인상을 주다 보니, 서로 생산적인 논의로 연결되지 못한 것 아니냐"면서 "지역 문화계가 전당과 관련한 다양한 담론을 내놓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행정이 공개적으로 논의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라며 쓴 소리를 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검토될 예정이었던 한국전통문화의전당·한옥마을 내 문화시설과의 상생 방안, 한옥마을 관광객들을 전당으로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차후의 과제로 남겨졌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8 23:02

"전주 문화예술인을 응원합니다"

저마다 권위와 자랑에 바쁜 상 사이에서 흔히 않은 상이 생겼다. 그것도 연말이 아닌 연초부터 주는 이 상의 이름은 '천인갈채상'. 전주와 전통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명곤)이 지자체 보조금에 의지해 입지가 좁아지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뜨겁게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상금은 1000만원(각각 500만원). 전주전통문화사랑모임은 알음알음 뜻이 있는 이들에게 1만원 씩 후원받는 대신 모바일로 한 표씩 투표토록 해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한 5명의 후보 중 박성우 시인(42·우석대 조교수)과 대금연주자 이항윤(43·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수석 단원)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열여섯에 이생강 선생의 문하에 들어갔다. 전북대와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친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이생강류 대금산조 이수자로 국악 실내악을 통해 국악의 현대화·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문 연주자로 지난해 재능 기부로 다양한 무대에 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원광대와 동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한 박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거미'로 문단에 나와 시집 '거미','가뜬한 잠','자두나무 정류장'을 펴냈다. 두번 째 시집으로 신동엽창작상을, 세번 째 시집으로 지난해 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됐으며, 제7회 윤동주 젊은 작가상까지 수상했다. 앞서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미역'이 당선되면서 동시집'불량꽃게'도 펴낸 바 있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6시 전주 한옥마을 내 다문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8 23:02

한국전통문화전당 재단법인 창립총회

전주시가 한스타일 중심의 전통문화를 육성·지원·진흥하기 위해 (재)한국전통문화전당 설립을 위한 창립 총회를 가졌다.17일 오후 2시 한지산업지원센터 4층 회의실에서 장상진 전주부시장 등 발기인 9명이 정관 승인과 임원선출, 사업 계획, 예산안 등을 안건으로 처리했다.장상진 부시장은 "전통문화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위해 우리 전당에 요구되는 역할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첫 단추를 어렵사리 꿴 만큼, 전주의 특성이 드러나는 전통문화를 연구·개발·상품화해 전통문화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장상진 부시장은 지난해 12월 공포·시행된 '전주시 재단법인 한국전통문화전당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따라 한국전통문화전당 이사장되고, 발기인들을 중심으로 이사·감사 등 임원진이 구성됐다.한편, 한국전통문화전당은 2007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한스타일 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한식·한지·한옥·한소리(국악) 등에서 비교 우위를 인정받아 건립이 추진된 전국 유일의 전통문화 육성 거점시설로서 현재 내부 콘텐츠 구축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올해 7월 경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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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3.01.18 23:02

"작가 세계무대 진출위한 보조인력 필요"

전북도가 지원하는 해외 전시 지원사업의 내실을 높이려면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코디네이터(보조 인력)는 작가들이 개인전 혹은 아트페어 참여를 돕기 위한 인력으로 전문성을 갖춘 큐레이터도 적극 환영한다. 지난 16일 전북도청 11층 회의실에서 열린 해외 전시 지원사업 정책 간담회에서 이태호 익산문화재단 정책연구실장은 "좋은 작품 내놓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작가들이 세세한 것까지 준비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전담해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 1억4000만원이 투입된 전북도의 해외 전시 지원사업은 지난해 한국화·서양화·사진 미디어·다원 분야의 10명 작가들에게 개인전·아트페어·레지던스·비엔날레 참여를 조건으로 1000만원부터 2500만원까지 지원된 것이다. 이날 참석한 강현덕(다원)·박성수·유기준(한국화)·정주하(사진)·정상용(미디어)·조해준(서양화)·홍성녀(한국화)씨는 작품이 팔렸거나 잡지에 소개되고 개인전 제의를 받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할 인력이 없어 시행착오를 겪었고, 해외에서는 사용이 안되는 체크카드 때문에 불편함을 시정해달라는 제안도 했다. 이태호 실장은 이와 관련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공동 큐레이터를 뽑아 작가들이 세계 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에 해당되는 비엔날레·레지던스 등을 적극 공략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개인전과 아트페어·레지던스·비엔날레 선정 비율을 7대 3으로 하되, 전체 예산의 10%를 코디네이터 혹은 큐레이터 인건비로 확보하며, 신용카드 사용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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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17 23:02

"등단 뒤에 오는 고독 극복하고 좋은 작가되길" 20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고독의 땅에 잘 왔다."지난 15일 본보 7층 회의실에서 열린 '20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양 우석대 명예교수는 축하 인사를 이렇게 요약했다. '등단'이라는 화려함 뒤에 따라오게 마련인 쓸쓸함과 외로움을 자산 삼아 더 좋은 글을 써달라는 당부였다. 얼떨떨한 얼굴로 앉아 있던 당선자 김정경(34시) 강성훈(35소설) 염연화(38아동문학)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문학이라는 짝과 결혼식장에 들어선 이들의 기쁨과 걱정이 뒤섞인 듯 했다."말하는 것 보다는 노래하는 게 더 편하지만, 노래하는 것 보다는 시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 몸 밖의 소리를 이야기로 옮겨 적는 부지런한 시인이 되겠습니다." (김정경)"국문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소설을 써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뭘 하나 써야지 하는 생각에 재밌게 썼습니다. 그런데 활자로 제 글이 나온 걸 보니까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성훈)"다른 습작은 오래 했어도 아동문학을 한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아직 더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덜컥 되니까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좋은 글 쓸 수 있게 공부 많이 하겠습니다."가천문화재단이 후원한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시 1296편(311명), 수필 422편(187명), 소설 179편(170명), 동화 155편(151명) 등 총 2052편으로 글쓰기로 존재감을 확인하고픈 '50대의 반란'이 두드러졌다. 당선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온 선배 문인들은 "상은 호된 회초리 같은 것이기도 해서, 또 더 쓰라고 주는 것"이라면서 "등단을 계기로 창작의 샘을 파며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50대 출품작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러나 정작 당선작은 30대에서 나온 것을 보면서 문학이 사회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는 어둡고 암울한 사회일수록 문학의 저변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세상의 산봉우리에는 정상이 있지만 문학의 길에는 정상이 없듯 각자의 산봉우리를 높이 쌓아 올리라"고 전했다.정군수 전북문인협회 회장도 축사로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인해 뜨거운 창작열을 가진 작가들을 먼저 만나게 돼 봄의 온기를 일찍 쬔 것 같다"면서 "우리말과 글을 더 다듬어서 세상을 빛나게 하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글쓰기를 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심사위원 전일환 정 양 서재균씨문인 국중하 기명숙 김경희 김재희 김저운 김정웅 김계식 김동수 김문덕 김용옥 김한창 류희옥 문병학 박귀덕 박예분 복효근 서정환 소재호 신귀백 안 도 안 영 오하근 유대준 유인실 윤석조 윤이현 은종삼 이목윤 이소애 이영종 이운룡 이윤상 임명진 장태윤 정군수 정희수 최기우 최정선 황봉식 허소라 허호석씨가 참석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6 23:02

PD협회 전북지부 '2012 전북 PD상' 수상작 선정

한국PD협회 전북지부(회장 유영민이하 전북PD협회)가 '2012 전북 PD상' 수상작을 선정했다.TV 부문 수상작은 정규 프로그램인 KBS 전주방송총국의 'THE 비빔밥 2'(연출 김광수맹남주이휘현)와 특집 프로그램인 JTV 특집 다큐멘터리'외갓집에서 5박6일'(연출 문성용정희도)로 결정됐다. 'THE 비빔밥 2'은 완판본의 고장인 전주에서 활자문화를 되살리고자 책을 통해 시대적 화두인 '소통'을 유도해낸 프로그램이며, '외갓집에서 5박6일'은 다문화가정 2세들이 외갓집의 방문기로 이들의 부적응을 비판적 시선이 아니라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라디오 부문(정규 프로그램)에선 CBS 전북방송의 '생방송 사람과 사람'(연출 이기완 소민정)이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소외계층이라 불리는 노인비정규직결혼이주여성장애인 등이 참여한 난상토론을 이끌어 신선한 기획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라디오 특집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원음방송의 '익산역 백년,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연출 김사은)는 지난해 개통 100주년을 맞은 익산역을 배경으로 한 나훈아의 '고향역'을 작곡한 임종수씨를 소재로 다뤄 훈훈한 감성을 전했다.특별상은 '얼쑤! 우리가락' 1000회 특집을 맞아 기획된 국내 최초의 판소리 명창 서바이벌을 다룬 '광대전'(연출 김현찬)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6시30분 전주 웨딩캐슬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4 23:02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많아져야"

'명품 음식, 지역 식재료의 재발견'을 연재해오면서 중요한 두 가지를 놓쳤다. 지역 식재료의 개념 설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 지역 식재료를 대중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달 27일 본보 편집국 3층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김관수 전라도음식이야기 대표, 김남규 시의원, 정혜정 국제조리학교 교장, 최행자 전주시청 한스타일관광과 계장(한식 담당자)이 지역 식재료 활성화 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 등을 점검해봤다.-일단 지역 식재료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한다. △김관수 대표= 전북의 농산물은 어디에 내놔도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 더덕을 예로 들어보자. 진안 무주 장수의 더덕은 고원의 산더덕 보다 향이 좋다. 서울에선 오히려 산더덕으로 취급받을 정도다.△정혜정 교장= 전북 지역 식재료가 뛰어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지역 식재료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하는 논의가 먼저 있어야 할 것 같다. 외국의 경우 로컬푸드(local food)를 50㎞ 내 식재료로 할 것인가 혹은 100~200㎞까지 넓힐 것인가로 토론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그런 논의가 전혀 없다. 지역 식재료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북의 경우 도내로만 한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의원=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 생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것이다. 국내에선 최초로 로컬푸드 인증제를 시행한 강원도 원주 등 지자체를 포함해 최근엔 대형 유통업체도 로컬푸드 운동에 나서고 있다. 외국에선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등이 유명하다. 전주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음식 창의 도시로 선정됐고, 완주군 역시 로컬푸드 직매장을 전주에 열고 있는 만큼 두 지자체가 지역 식재료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할 것인가에 관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최행자 계장= 전북도, 전주시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 식자재 목록을 만들어놓진 않았다. 대신 전주시가 추천하고 전북도가 지정하는 산업화 대상 자원은 9개가 있다. 배, 미나리, 복숭아, 장미, 우리밀, 전주 콩나물, 수박, 포도, 딸기 외에 지난해 추천된 콩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여기에 선정되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각종 공모 사업에 지정받을 수 있다. △정 교장= 그러나 전주시가 지정한 향토 자원 목록을 보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배와 수박 포도 등은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되기 때문이다. 즉, 지역의 식재료를 다른 지역의 식재료와 어떻게 차별화 시킬 것인가,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가 과제다. -문제는 좋은 지역 식재료를 지역 소비자들이 직접 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와 해법은.△정 교장= 맞는 말이다. 지난해 3월 국제한식조리학교 개교 이후 지역 식자재를 구매하려고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으나, 결국 구할 수 없었다. 지역에서 유통하는 업체가 아예 없더라. 결국 대전에 있는 한 유통업체가 학교에 물건을 대주기 위해 얼마 전 전주에 지부를 냈다. 이게 현실이다. △김 의원= 대형유통업체가 문제다. 하나로마트농협 등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있으나, 농민들의 편에 서는 유통업체가 아니다. 거상들은 대규모 자본과 유통망으로 좋은 식자재를 받아 대형유통업체에 넘긴다.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영세한 농가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정 교장= 농가와 직거래하는 로컬푸드 물량은 유통 구조가 단순하다. 비닐하우스에서 따서 바로 그 지역직매장 진열대로 옮겨진다. 반면 서울의 농수산물시장으로 올라가는 식재료의 경우 산지수집상, 유통상인, 도매법인, 중매인, 도매상을 거쳐 소비자를 만나는 데 최소 이틀 이상 걸린다. △김 대표= 그러나 현실은 거상들이 이를 대량으로 산 뒤 비싸게 되판다. 좋은 품질로 내놓은 식재료가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단가가 올라간다. 결국 대형이 아닌 중소 규모의 유통업체가 살아나야 한다. 여기에 운송 시스템저온 창고를 완비하고, 식품안전을 위한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등도 갖춰야 한다. △최 계장=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불필요한 유통 경로를 단축하는 효과가 있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새나가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생산자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납품하고, 소비자 역시 싼 가격에 쇼핑할 수 있다. 지자체가 농가와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품질은 좋으면서 가격은 싼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지역 식재료의 생산과 판매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면.△김 대표= 영농조합을 생산형 영농조합과 판매형 영농조합으로 따로 분리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영세한 농가에서 좋은 식재료를 내놓기에도 바쁘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엄선해서 지역의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김 의원= 1990년대 초 한울생활협동조합이 지산지소 운동을 했다. 전주는 시장이 좁아서 잘 안 됐다. 그러다 보니 이제 대규모 식자재는 광주, 소규모 식자재는 대전에서 온다.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될 정도가 됐으면, 학교의 급식부터라도 지역 식자재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경우 학교 교육의 중요한 축이 지산지소에 있다고 여긴다. 학교급식회와 급식지원센터, 지자체가 삼각 편대를 이뤄 학교 급식만을 위한 전용 물류창고가 따로 마련할 정도다. △정 교장= 일본은 지역 식재료를 학교 급식에 끌어오기 위해 지자체가 30%, 학부모가 30%를 부담하는 방식을 유도했다. 우리나라도 일부 학교에서 지역 식재료를 쓰도록 권고했으나, 정부나 지자체 보조는 전혀 없었다. 영양사들이 지자체 지원이 없다면, 식판을 채우기가 어렵다며 하소연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학교 급식, 더 나아가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 활성화 될 때라고 본다. 완주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비슷한 개념이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최 계장= 농림수산식품부가 전주를 비롯해 함양대구를 우수 외식업 지구(4억)로 지정했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한옥마을 내 외식업 지구를 대상으로 지역 식자재를 공동 구매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4월부터 영농사업단과 식재료 단지를 연계한 공동 구매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의원=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콜럼비아의 포파얀의 사례를 보면 계절식이 잘 발달 돼 있다. 그런 점에서 전북은 나물 클러스터를 선점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정 교장= 전주가 세계에서 네 번째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다른 도시와 무엇을 차별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웰빙 음식으로 나물을 선점하면 좋을 것 같다. 전주 안에서 생산되는 나물만으론 양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전주완주 통합 논의가 본격화 되면, 멋진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거라 본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11 23:02

"맛의 비결은 원료…토종 콩만 대대로" 3대째 가업 잇는 두부 장인

교토의 식품 중에서 두부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내 다른 지역에서도 두부를 먹기는 하지만, 교토만큼은 아니다. 교토의 일반 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의 하나가 두부인 까닭에 두부산업이 교토에서 잘 발달됐다. 다른 전통음식과 마찬가지로, 두부 음식 또한 가업으로 잇는 경우가 많다. 취재진 찾은, 교토역에서 전철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아오이 두부공장 역시 80년 전통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재 주인인 마쯔모토 타이치로씨(64)의 할아버지대에서 시작돼 3대째 이어지고 있다.교토 두부가 유명한 것과 관련, 타이치로 사장은 현지 원료를 사용하는 점과 전통, 물이 좋은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교토에 신사가 많아 스님들이 고기 대신 두부를 즐겨했던 것도 교토에서 두부가 유명해진 배경이 됐다.가내 수공업 형태로, 공장 자체는 영세하지만 자신의 공장에서 만든 두부가 인근에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주인과 전문가 1명이 하루 평균 400~500개를 만들어 식당, 호텔 등에 판매하고 있다."옛날에는 쪄서 먹고 생으로도 먹었는데 지금은 생으로 먹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대가족이 해체되면서 두부 크기도 적어졌습니다."공장이나 제조 방식 등은 예전 그대로지만, 소비자들의 식성과 소비형태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공장시설중 기름튀기는 기계는 22년 전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또 기온과 습도에 의해서도 두부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일 신경을 쓴다고 했다. "두부 맛은 원료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영세업체들중에서는 수입산 콩을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타이치로씨는 미국산과 토종간 콩 가격이 2배 차이가 나지만, 품질을 위해서 자신은 도매점이나 농가를 통해 현지의 콩을 직접 구매한다고 했다. 중견 기업들이 두부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식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보람이다. 아들에게 또 물려주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아들이 원하지 않고 있어 어찌 될 지 모르겠다고.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10 23:02

⑪ 일본 - (하) 교토 음식문화 - '요리 1번지' 성장 동력은 장인 정신

'교토가 없으면 일본이 없다'. 교토 시민들의 교토에 대한 자부심은 이렇게 높다. 19세기 중반 도쿄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1000년 넘게 일본의 수도 역할을 하며 전통도시로서 관광자원이 풍부한 교토는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통해 교류하고 있으며, 전통문화도시인 전주와도 닮은꼴이 많다. '교토가 없으면 일본이 없다'는 말은 음식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교토는 미식가들의 천국전통음식이 발달한 전주와 마찬가지로, 교토는 실제 미식가들의 천국이라 할 만큼 음식문화가 발달됐다. 특히 교요리(京料理)가 유명하다. 우리의 한정식처럼 일본의 정식 요리인 '카이세키' 요리(會席料理)가 교요리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통할 만큼 일본 정식요리의 요람이 교토다.교요리는 진미요리부터 애피타이저, 국물 요리, 초밥이나 회, 구이, 조림, 식사 등 코스 요리로 나오며, 코스마다 재료맛조리법이 겹치지 않은 요리들로 구성됐다. 여기에 각기 다른 앙증맞은 그릇에 작은 잎사귀 혹은 꽃잎을 띄워 '눈으로 먹는다'는 일본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소박한 재료를 사용해 자연 그대로, 그러나 가장 세련되게' 보여준다는 교토에서 일본음식의 본류를 맛볼 수 있다고 미식가들은 평한다. 2000여개의 사찰을 갖고 있는 교토의 사찰에서 승려들이 수행 중 따뜻한 돌을 품고 추위와 배고픔을 참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카이세키'요리가 오늘날 비싸고 화려한 음식으로 변한 것은 아이러니 하다.윤동주정지용 시인이 교토 유학시절 즐겨 걸었다는 교토 시내를 가로지르는 가무가와강(鴨川) 한쪽 편에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중에는 카이세키 요리 음식점도 많다. 관광 혹은 수학여행지로 교토를 많이 찾고 있는 한국인들을 이곳 음식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두 대학생은 카이세키 요리를 값싸게 먹을 수 있다는 인터넷 여행 정보만 믿고 요릿집을 찾았는데 너무 비싸 먹을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음식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간단한 점심용 카이세키 요리 가격도 1인당 5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된다는 게 학생들의 이야기였다.△식품 안전과 전통 중시맛과 함께 일본 음식에서 식품의 안전성과 전통성은 기본이다. "아오모리 사과가 맛있어도 먹는 게 꺼려집니다. 가고시마 혹은 구마모토의 소고기를 즐기는 것은 안전성에 대한 신뢰 때문입니다."교토의 한 주민은 혼슈의 북단에 위치한 아모모리현의 경우 원전 사고지역인 후쿠시마로부터 많이 떨어져 있어 방사능 오염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혹시 방사능에 오염됐을지 몰라 좋아하는 아오모리 사과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식품안전에 대해 일본인들의 관심은 이렇게 각별하다. 일본 정부와 자치단체들도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한다.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 업체에 대해서는 폐업 조치 등으로 엄히 다스린다.외국 신선 농산물의 반입에도 엄격한 통관절차가 따른다. 이력관리가 안된 신선 농산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까닭에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일본 소비자 곁으로 가기가 어렵다. 여기에 대파 뿌리 부분의 흰색이 몇 센티가 돼야 하고, 오이는 직선으로 몇 센티여야 하는 식의 규격과 포장까지 세심하게 따질 만큼 철저하다. 일본은 또 같은 식품이라도 지역별 특성이 강하다.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낫도 (Natto. 청국장)만 하더라도 각 지역별로 특화돼 있다. 대기업들이 참여해 낫토 시장을 평정하고 싶어도 지역별, 혹은 업체별 각기 고유한 맛을 갖고 있어 넘보지 못한다. 두부 역시 비슷한 형태며, 전통식품들이 지역에 따라 다양한 맛을 보유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천년 고도답게 교토에서 몇 백 년 된 음식점이라고 소개하는 집이 많다. 3대가 안된 음식점의 요리는 요리도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음식 장인들의 자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간장만 만드는 간장 장인, 기름만 짜는 기름 장인 등 식재료 전문 장인들도 교토 음식의 힘이다.△지산지소 운동으로 상생교토시내가 고도로서 명성과 국제적 관광지로서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교토부의 농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농촌과 마찬가지로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60세 이상 농가가 70%에 이를 만큼 농가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생산도 문제지만, 생산된 식자재의 유통도 고령의 소농에게는 난관이다. 교토부를 비롯, 일본은 각 자치단체들이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에 나선 배경이다. 우리가 '신토불이' 를 외치기 훨씬 전에 일본에서 지산지소 운동이 시작됐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식품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의 이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식품을 사용하자는 식채(食彩)운동으로 출발해 현재는 학교급식, 직판매소 운영 등으로 확산시켰다.소비자들은 신선한 농산물과 신뢰할 수 있는 가공식품을 얻을 수 있고, 생산자는 직거래에 의한 소규모 판매와 규격 외 농산물 판매도 가능해 직거래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교토 변방의 한 농산물 직판장은 지산지소운동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보여주었다. 시에서 직원을 파견해 운영하는 크지 않은 이 매장에는 무배추 등 신선 농산물에서부터 농가에서 만든 청국장, 과자류까지 다양한 농식품이 진열돼 있었다. 가공품 역시 거의 전부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만들어진단다. 인근에 대형 마트가 있지만, 안전한 먹을거리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제품 가격은 생산자들이 직접 정한다.매장 관리자는 "대량생산과 대량 유통이 아니기 때문에 농가에게 당장 큰 소득을 안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함으로써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고, 지역 농산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10 23:02

'오목대 바람의 노래'·'경기전 눈 밟는 소리'…

도내 문화계에서 내로라하는 주당(酒黨)들을 주축으로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술 하면 빠지지 않는 그러나 삶을 제대로 즐기는 호사가들의 오지랖 넓은 식견으로 한옥마을 10경을 정한 것. 그 좋아하는 막걸리 때문에 자가용도 마다하는 소설가 이병천을 필두로 '글빨'로는 도저히 못 당해내는 김용택안도현 시인, 자칭 '문화시장'인 송하진 전주시장, 언론계에서도 알아주는 술고래 양창명, 한학자 이형구, 방송인 최태주씨까지 가세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한 곳을 엄선했다. 방문객 500만 명을 육박하는 전주 한옥마을이야 말로 도내 명소의 풍향계 아니냐면서, 그러나 아무리 들춰봐도 특별한 매력을 찾지 못했다고 투덜대는 이들을 위한 '단골 감초'다. 일단 기린봉이 토해내는 달(기린토월驥麟吐月)과 남고사의 저녁 노을을 가르며 울리는 종소리(남고모종南固暮鐘), 한벽루를 휘감고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한벽청연寒碧晴烟)는 당초 전주 8경과 동일하다. "이 세곡의 풍광은 한옥마을에서도 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병천씨는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일곱 곳의 경치는 어디일까.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의 건국을 위해 한나라 유방의 시'대풍가'(大風歌)를 불렀다고 전해지는 오목대에서는 바람의 노래(오목풍가梧木風歌)가 들려온다. 눈 덮인 경기전은 한 폭의 수묵화 같다. 하지만 신성한 기운이 깃든 이곳에선 '빠드득 뽀드득' 눈(雪) 밟는 소리를 눈(目)으로만 즐겨야 한다. 경기전 뜰에 쌓인 눈은 가만히 밟아볼 것(경전답설慶殿踏雪)을 권한다.전주 향교 처마 낙숫물이 똑똑똑 떨어지는 소리(교당낙수校堂落水)는 선비들이 또랑또랑하게 글 읽는 소리와 닮았단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으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선비들의 학구열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자만동은 교동의 옛 이름. 이곳에서는 목조 이안사를 비롯한 전설과 설화가 '근사한 구라'로 풀어진다. 자만문고(滋滿聞古)는 바로 이곳을 가리킨다. 남천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끊임없이 흘러가는 달, 냇물에 비친 달까지 두 개의 달을 품어낸 절경은 남천유월(南川流月)이다.낱개의 물방울로 흩어져 있던 이들의 삶이 튼실한 강줄기로 모였던 곳을 옛날엔 청수동(淸水洞)이라 불렀다. 은행로를 흐르는 맑은 실개천을 이제는 남천이 대신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행로청수(杏路淸水)도 챙겨보자. 주름 펴듯 골목길을 밀어버리고 미끈한 고층 빌딩을 올리는 도시는 이제 그만. 굽이굽이 골목마다 쌓인 곡진한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한 한옥마을 골목길을 느릿느릿 산책(우항곡절迂巷曲折)을 하다 보면 유네스코가 왜 이곳을 '슬로시티'로 지정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1.08 23:02

⑩ 일본 (중) 후쿠오카'명란젓' - 공장 견학 열린 경영에 소비자 신뢰 '차곡차곡'

일본 후쿠오카는 모츠나베(곱창)와 하카타라멘, 멘타이코(명란젓)으로 유명하다. 이들 음식이 후쿠오카 3대 명물 요리로 꼽히고 있으며, 서민풍에 한국서도 인기가 많은 음식들이다. 한국에서 가까운 후쿠오카에서 이들 음식이 발달한 점을 두고 한국에서 전래돼 유행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소비자 곁으로 가는 마케팅국내 회사들이 대부분 폐쇄적인 것과 달리 야마야 식탁 회사는 음식제조업체임에도 개방적이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생산시설을 견학시켜 생산품에 대해 믿음을 갖도록 적극 홍보에 나서는 것부터 인상적이었다.명란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진열하는 판매장이 먼저 취재진을 맞이했다. 공장 바로 옆에 별도로 설치된 판매장에서 이 회사가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진열장은 반찬용 명란젓뿐 아니라 명란을 이용에 이렇게 많은 식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인삼과 궁합을 맞춘 인삼 지지미(부침개), 여러 종류의 야채와 버물린 명란 야채, 두부와 결합시킨 명태 두부 요리, 달걀과 명태의 결합, 명태 김치즈, 명태 파스타, 다양한 형태의 명태 파스타 등이 그 예다. 우리의 김치처럼 후쿠오카에서 명란이 음식의 감초라는 이유를 알게 했다.이들 제품들은 후쿠오카에 있는 3곳의 전문점과 함께 20여곳의 공항과 역·백화점·특산품점, 그리고 온라인 주문 등을 통해 도쿄 등 일본내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고 판매점 직원은 설명했다. 명란을 활용한 여러 제품들이 선물용으로 인기라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매장에는 제품 진열과 함께 제품에 대한 요리법 등이 적힌 팸플릿이 배치돼 있고, 회사를 홍보하는 '식탁 회람판', 탁상용 회사달력까지 비치해 소비자를 위한 회사의 세심한 배려를 읽게 했다.△연간 3000여명 공장 견학생산시설 안내를 위해 품질보증실 이케다 코지로(池田 光次郞) 홍보담당이 공장 앞에서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연간 3000명 정도가 공장을 견학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3층으로 된 공장의 생산시설은 1층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1000㎡ 남짓 공간에서 명란 생산이 한창이었다. 본사 생산시설에서 일하는 100명의 근로자를 포함해 영업과 유통 관련 종사자까지 합하면 총 220명 규모의 회사. 생산 근로자들은 모두 흰 가운에 모자를 써 복장부터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일부 기계화가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100g 단위로 포장되는 명란의 경우 숙련공들은 손으로도 해당 그램을 꼭 맞게 집어낸단다.후쿠오카가 명란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의외였다. 이케다 코지로 홍보담당은 17~18세기 후쿠오카와 가까운 한국에서 하카다(후쿠오카로 합쳐지기 전 옛 이름)로 처음 요리법이 전수됐으며, 1975년 도쿄까지 신칸센이 개통하면서 전국적인 요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명태가 1~4월까지 추울 때 잡히며, 온난화에 따라 한국에서 잡히지 않게 돼 후쿠오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후쿠오카 인근에서도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으며, 북해도에서 조금씩 잡히지만 북해도산 명태만으로 생산량을 맞출 수 없어 러시아와 미국산 명태들을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했다.이 회사가 하루 생산하는 명란 물량은 성수기때 3~4톤, 평상시에는 2~3톤 정도. 이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하루 1만2000 마리~1만5000 마리 정도의 명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원료 가미, 숙성기간 조절로 맛 차별화38년 된 이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홍보담당은 생산과정에서 차별화를 들었다. "명란젓을 만드는 데 물이 중요합니다. 고추와 다시마, 유자 등을 넣고 물을 끓여 숙성시키는 데, 회사에 따라 이들 재료의 양과 숙성 시간이 다릅니다."그는 자신의 회사의 경우 168시간 정도를 숙성시킨다고 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짧게는 20시간에서 길게는 70시간 정도 숙성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긴 숙성 시간을 거친다는 이야기다. 숙성 시간이 길게 되면 명란의 맛이 부드럽고 진하며, 향기 좋다고 했다.여기에 고추와 소금 등 첨가 원료에 따라 보통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 등을 내는 3가 종류의 명란젓이 된다고 했다.홍보 담당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계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8 23:02

후쿠오카' 서일본 식품산업전' - 매년 박람회 국제식품도시 도약 다져

후쿠오카시(福岡市)는 일본 후쿠오카 현의 현청 소재지. 일본에서 8번째, 규슈 지방에서는 제일 인구가 많은 도시다. 부산에서 배로 3시간 거리에 있는, 한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교류가 활발하다. 1889년에 후쿠오카와 하카타가 통합해서 후쿠오카 시가 발족했으며, 시의 이름을 '후쿠오카'로 사용하는 대신에 철도역과 항구이름은 지금도 '하카타'로 쓰고 있다. 지형적으로 바다와 평야, 산림이 함께 있어 일찍부터 다양한 향토요리가 발달된 곳으로 일본내에서 유명하다.이를 바탕으로 후쿠오카에서 매년 열리는 '서일본 식품산업 창조전'이 일본의 식품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박람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주방기기전에서 시작한 후쿠오카 식품산업전은 올 2013년 23회째로, 일본의 전통요리에서부터 식품생산의 자동화 및 IT 현장 등 일본 식품의 오늘과 내일을 읽을 수 있는 박람회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 코너를 크게 확장해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새로운 음식과 음료의 개발·제조·판로 개척, 농산물과 가공품의 개발·제조·판매 촉진, 지역성을 살린 브랜드화 추진, 고부가 가치 생산·가공·기술, 포장 기술, 안심·안전을 추구하는 기술, 환경을 배려한 시설·설비나 기술, 기술 인재육성, 배식 서비스·메뉴 개발, 점포 및 진열장의 레이아웃 등에 이르기까지 식품 관련 '모든 것'을 모아 국제식품도시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다. 반대로 한식의 국제화를 향한 일본의 전초기지가 후쿠오카이기도 하다. 한국 후쿠오카 총영사관과 농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 주최한 '한류식탁의 초대' 행사가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성황리에 열렸다. 2012년 8월31일 후쿠오카 힐튼 호텔에서 열린 한류식탁에는 대구와 전남 완도 등에서 참여했다. 전남 완도의 해조국수와 전복가공제품 등 특산물, 30여종의 한국전통주, 대구의 약선요리(약선 삼계탕, 인삼냉채, 어만두, 복어수육, 닭불고기, 전통차) 등이 후쿠오카 유명인사와 언론, 유통업체 바이어 등에게 선보였다. 영사관측은 "참가자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메뉴를 시식할 수 있는 특별하고 소중한 기회였으며, 한국음식 식재료 활용의 다양성에 특히 많은 관심과 호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8 23:02

뱀 관련 유물 보며 새해 운수대통 빌어볼까

'십이지 가운데 여섯 번째 동물인 뱀은 그 생김새 때문에 일반적으로 징그러워 혐오스럽게 여기지만 인간의 현실과 상상 속에서 다양한 상징성을 갖는다. 온몸을 땅에 붙이고 다녀 땅이 지니는 생명력의 화신으로 풍요와 다산, 장수와 환생을 상징한다. 업구렁이가 나가면 집이 망한다고 하며 치료와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2012년 계사년(癸巳年) 뱀띠해를 맞아 '2013 계사년 뱀띠해 특별전'을 열고 있다(2월 11일까지). 뱀이 갖는 상징적 특성을 살려'생명력의 화신, 뱀'을 타이틀로 걸었다. 박물관이 올해로 5번째 개최한 '띠전시'는 12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한해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계 각국의 뱀 △십이지와 뱀띠 △창암 이삼만과 뱀이야기 △뱀의 상징 △뱀의 생태 △뱀과 신앙 △뱀띠해 역사적 사건 △뱀띠해 역사적 인물 등 전시는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4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와 연계한 '뱀주사위놀이'와 '새해 엽서쓰기' '포토존'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박물관측은 뱀띠 관련 유물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다. 군산대·경기대·부산대·대구대·경상대 박물관과, 목아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인천시립박물관, 하회동탈박물관, 보령석탄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 삼척시립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미당시문학관, 선자장 박인권, 이종진씨 등의 소장 유물을 빌렸다. 무덤을 지키는 십이지상의 모습을 잘 나타낸'김유신묘 십이지신상 탁본'(1950년대, 인천시립박물관 소장)을 비롯, '스리랑카 마하코라(가면)' 등 세계 각국의 뱀 가면 5점(하회동탈박물관 소장), '십이지 해시계'(조선시대, 한밭교육박물관 소장), '사두선(蛇頭扇)'(재현품, 선자장 박인권 소장), '형산신우비 탁본 10폭 병풍'(조선시대, 삼척시립박물관 소장), '원통형 기대'(가야, 경상대학교 박물관 소장) 등이 대표적 유물. 한편, 우리 역사 속에서 계사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으로, 국내에서는 신사유람단 파견(1881년), 을사조약(1905년), 광주학생운동(1929년), 한국전쟁 휴전(1953년), 태평양전쟁(1941년) 등이 있다. 또 뱀띠해에 태어난 인물로는 이순신(1545년생), 괴테(1749년생), 링컨(1809년생), 도스토옙스키(1821년생), 간디(1869년생), 피카소(1881년생), 박정희(1917년생) 전 대통령 등이 있다. 전주 관련 주요 사건으로는 1473년(성종 4년) 경기전 동편에 전주사고 건립, 1965넌 전주문화방송 개국 등이 있다. 박물관 정훈 학예연구사는 "뱀띠해인 올해 긍정과 부정,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 속에서 다양한 상징을 갖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는 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뱀꿈' 한번 제대로 꾸는 상상을 해 봐도 좋을 것이다"고 띠전시 의미를 부여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01.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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