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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히트작'사천의 선인'은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분열된 인물을 통해 시대를 풍자한 작품이다. 전주시립극단이 제93회 정기공연으로 선택한 '사천의 착한 여자'(연출 류경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하게 사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고 묻는다. 27일 오전 10시30분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첫 공개 발표회. "신(神·김영주 안세형 전춘근 역)만이 가난한 사람들을 구원한다"고 철썩같이 믿는 물장수 왕씨(안대원 역)는 몸 파는 일을 하면서도 착하디 착한 선덕(홍자연 역)과 신과의 매개자다. 신들은 자신들을 하룻밤 재워준 선덕에게 앞으로도 착하게 살라며 종잣돈을 주고 승천한다. "오래오래 착하게 살기란 어렵다"는 말과 함께. 그 돈으로 담배가게를 차린 선덕은 그를 귀찮게 하는 '인간 거머리'들로 인해 가게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한다. 순이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사촌오빠 태수로 변장해 대리인을 자청하는 것. 우연히 사랑에 빠진 양순(고조영 역) 역시 자신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안 순덕은 세상에 복수라도 하듯 돈을 벌기 시작한다. 연출은 등장인물을 통해, 노래를 통해 "착하게만 산다고 해서, 행복해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렇다고 해서 냉소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들어온 "착하게 살라"와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라"는 역할을 동시에 요구받는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게 과연 행복한 일인 지 계속해서 묻는 방식. 여기서 1인 2역을 한 선덕은 선인과 악인을 오가며 끊임없이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관객이 극에 몰입해 현실 비판의식까지 놓지 않도록 하는 브레히트 이론에 충실한 연출이지만, 작품이 던진 화두를 관객들이 사유해도록 하는 연극적 장치에 대한 조율은 필요해 보인다. 2시간이 넘는 되는 공연이 지루하지 않고 관객들에게 긴장감 있게 다가서기 위한 배려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전주시립극단, 제93회 정기공연'사천의 착한 여자'= 31일 오후 3·7시 4월1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273-1044. art.jeonju.go.kr 일반석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가족권 3만원, 연인권 2만원.
감로탱화란 불교에서 영가천도 때 쓰이던 의식용 불화다. 조상숭배의 신앙 혹은 영혼 숭배의 신앙을 중심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영단탱화, 하단탱화라고 하며, 사찰의 명부전이나 법당의 불단 좌우에 있는 영단에 많이 봉안된다.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한 신앙내용을 도설한 것으로 영단탱화라고 하고, 지옥의 중생에게 감로미를 베푼다는 뜻으로 감로탱화라고도 한다.감로탱화는 불교미술의 상징 주의적 성격과 함께 불교의 극락왕생과 조상숭배, 영혼숭배신앙과 같은 현실적이며, 사실주의적 성격이 결합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감로탱화는 일반 중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인 죽음의 공포로부터 해방하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중생을 구원하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고 있어서 조선시대에 매우 성행한 유물이다.1750년에 제작돼 원광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감로탱화는 감로탱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고 있으면서 한국음악사 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탱화에는 춤추는 무희와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등이 비교적 풍부하고 세밀하게 묘사돼 있어 당대 전문연희패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상단, 중단, 하단으로 구성된 이 탱화의 하단에는 춤과 음악을 상론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특히 소나무 아래에는 술에 취해 싸우는 사람들, 바둑을 두는 사람들, 예인집단들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먼저 예인들의 모습에는 곡경비파, 장고, 해금, 횡적 등으로 연주하는 악인들과 뒷모습으로 보여 상론할 수 없지만 광쇠, 바라, 요령을 치는 악인 등도 보인다. 여기에 도포와 비슷한 모양새의 의상을 입고 있는 무희가 등장하는데, 남색의 붉은 허리띠를 맨 무희와 녹색의 붉은 허리띠를 맨 무희가 앉아 양 손에는 하얀색의 짧은 앵삼과 한삼 같은 것을 들고 춤을 추고 있다.또한 악인과 무희 들 뒤에는 재주를 부리는 2명의 재인도 등장한다. 이들은 악인의 뒤에서 재주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희들의 춤이 끝난 후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춤을 추는 무희들과 악사, 그리고 재인들의 통일된 의상형태와 소품 등으로 미루어 전문적인 유랑예인 집단임이 틀림이 없다. 따라서 이 유물은 당대 죽은 이를 위한 영세불망을 묘사했지만 현실적인 춤과 음악이 공존하고 있어 산자들을 위한 연희로도 파악된다. 마치 씻김굿이 죽은 영혼을 달래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굿과 같다는 점에서다.조선시대 빼어난 감로탱화를 통해 당대 연희판에서 전문유랑예인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이 감로탱화가 갖는 사실성이다. 그래서 풍부한 미술도상은 지금까지 문헌적 자료가 제시해주지 못하는 풍부한 시각적 요소를 안겨준다. 그만큼 감로탱화는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인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정정원 전 고창문화의전당 공연기획팀장(39)이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 공연기획실장으로 선발됐다. 도립국악원은 국악 전문가교수국악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5명)를 통해 공연기획실장에 지원한 6명에 대한 심사를 거쳐 정 팀장을 적격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현창 도립국악원장은 "2007년 이후 공연기획실장 자리가 공석이다 보니 전문가 충원의 필요성이 높아 지난해부터 공고를 내게 된 것"이라면서 "국악 공연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관련 기획할 수 있도록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뽑게 됐다"고 밝혔다. 또 "각 실단장에 비해 공연기획실장 나이가 다소 젊다는 게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원장이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조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전북대 한국음악과와 추계예술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온소리예술단 국악관현악단 사무국장고창문화의전당 공연기획팀장 등을 두루 맡은 실기인이자 전북대백제예술대전남도립대 외래교수 등을 거칠 만큼 이론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는 1년 계약 이후 2년씩 재임 가능하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실단장 능력을 평가하는 '실단장 목표 관리제'와 '정기기획 공연 평가제'를 실시해 각 단의 기량을 끌어올린다. 도립국악원은 그간 단원들에게는 엄격한 오디션을 치르게 하면서 실단장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느슨하게 이뤄져왔다는 지적을 감안해 중점 추진 과제를 선정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장에는 교수실장학예연구실장공연기획실장, 단장에는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장이 포함된다. 점수(100점 기준)는 목표관리성과(실장 70점단장 50점), 실단장 교차 평가(10점), 원장(10점), 단원 만족도(실장 10점)를 포함시키되 단장의 경우 공연평가(20점정기기획공연만 해당)가 추가된다. '정기기획공연 평가제'는 정기공연 3회(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 기획공연 3회(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에 각 단별 합동 공연 2회를 대상으로 한다.평가는 객석 점유율 등을 반영하는 내부 평가(40점), 전문가와 관객 설문조사를 통한 작품성공연 만족도를 가늠하는 외부 평가(50점), 내외 평가(10점)로 합산된다. 이와 관련해 원장이 1회 공연당 분야별 전문가 2~3명을 평가위원으로 위촉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목요국악예술무대는 단원들의 기획력을 높이면서 차별화된 공연을 내놓기 위해 내부 공모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창극단 장문희의 소리 발표회'사랑 그리고 전쟁'(5월10일), 관현악단 김정연의 가야금'25현 민요 이야기 2'(5월24일), 무용단 송형준 외 6인의 '타무연'(6월21일)이 올려진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가 27일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지원을 위해 현대자동차 13곳 협력업체와 MOU를 체결했다.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현대자동차 13개 협력업체 대표들로 구성된 삼현회(대표 국중하)와 여성친화기업 협약을 맺고, 자동차 생산인력 채용시 센터 내 교육생·구직자 등을 우선 채용키로 협의했다.국중하 대표(우신기업(주))는 "자동차 생산인력은 특성상 남성 근로자를 선호해온 것이 사실이나, 여성 근로자를 채용해본 결과 성실성과 세심함이 높이 평가 돼 여성인력 채용을 적극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보 편집위원인 김용택 시인이 '문화예술, 일상에서 만나다'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격주 화요일 문화면에 연재될 김 시인의 칼럼은 전문 영역으로 어렵게만 여겨온 문화예술에 대한 벽을 낮춰 일반의 이해를 넓히는 소통의 장이 될 것입니다.비가 오고 있다. 봄비답게 부슬거린다. 소리 없는 발걸음 같다. 방안에서 보면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잘 모르다가도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들이나, 나뭇가지에 매달린 물방울을 보고 비가 온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봄이 더디다. 꽃들도 세상을 더듬고 멈춰 쉬고 움츠렸다가 꽃망울을 터트린다. 더디고 느려도 정도를 걷는 모든 진행은 아름답다. 같은 가지에서도 어떤 꽃은 피고 어떤 꽃은 필 생각이 없는 모양이고 또 어떤 꽃은 피려고 생각중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일이나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 그 일이 그 일로 보인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러한 모든 것들이 다 서로 깊이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비와 풀잎이 그렇고 바람과 나무가 그렇고 해와 달이 그렇고 하늘과 새가 그렇다. 이 세상에 관계가 맺어져 있지 않은 것은 없다. 봄바람이 하는 일과 봄비가 하는 일이 다 서로 도와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그린다. 그 더디고 느리고 터덕거리는 현실이 묘하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데 갈등이 없을 리 없다. 사람들은 갈등을 조절하고 조정해서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 조화로운 삶을 향한 인류의 의지는 불멸의 가치들을 창조해 냈다. 종교가 그렇고 철학과 과학이 그랬고, 사상과 교육이, 정치가 그랬다. 그 모든 것들 중에 세월이 갈수록 떼를 타지 않고 그 빛을 더욱 찬란하게 발하는 것이 있으니, 문학과 예술이다. 예술이 모든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것들로부터 홀로 꽃 피울 수 없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예술은 역사를 이끌기도 했고, 역사를 정리하기도 했다. 그런 큰 힘을 발휘하는 예술이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삶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예술이 사람들의 일상과 한 몸이 될 때 그 힘을 강하게 발휘했다. 쉽게 말하면 예술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나와 일상으로 새로운 얼굴이 되어 스며든다. 두 개의 작은 웅덩이가 한 몸처럼 서로 사심 없이 물을 주고받아 물을 맑게 하는 것 같은 공생과 상생의 가치가 일으킨 놀라운 질서가 곧 삶과 예술이다. 아주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이고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일상의 정서들이 예술로 승화 되어 삶을 기름지게 추동한다. 일상을 바꾸고 사회를 흔들어 역사를 바꾸는 힘을 발휘한 이런 일과 놀이 즉 예술과 삶의 일치된 힘은 분산되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며 잘못된 지배 구조를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본과 권력의 힘이 강화되면서 예술은 일상으로부터 격리되고 분리되었다. 예술이 전문직이 되어 권력에 예속되어 무대로 올라간 것이다. 예술과 사회의 긴밀한 관계와 갈등 고리를 차단한 것이다. 일종의 타락이다. 그러면서 예술이 또 다른 권력이 되고 자본이 되었다. 현대 예술의 힘이 약화 된 것은 이런 모순을 의도적으로 조장한 권력 집단들의 관리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 인간들과 자연들 스스로도 다 들여다보지 못하고 눈치 채지 못하는 작용과 반작용의 갈등의 연속 속에서 낡은 질서는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가 탄생한다. 그러므로 예술은 적체된 일상의 구태를 과감히 고발하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예술과 삶이 따로일 때, 예술은 일시적인 위안으로 끝나고 다시 일상은 팍팍하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모든 것들이 다 예술이다. 이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낡은 정치, 낡은 경제, 낡은 교육제도를 새로 디자인(?) 할 때다.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서로 통섭하고 융합해서 일상을 실질적인 행복으로 바꾸는 일대 혁명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실사구시 정신이다. 예술은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눈을 갖게 하고, 그것을 또 예술로 표현하게 한다. 예술은 감동을 가져 온다. 감동은 살아 있는 것들이다. 느끼고 스며드는 감동은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운명을 바꾸는 가장 큰 교육이다. 봄비를 맞으며 매화가지 끝에 흰 눈이 트듯 삶에 눈 뜨라. 구차함에서 벗어나 나의 일상을 한 음계 높이거나 낮추어 아름다운 음으로 다듬고 고르는 품위와 격, 그게 예술의 힘이다.
전주 한지와 나주 천연염색간 기술개발과 판로 확보를 위한 협력이 이루어진다. 행정안전부는 전주의 한지와 나주의 천연염색산업을 2012년 지역간 연계·협력사업 컨설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한지로 유명한 전주와 천연염색으로 유명한 나주가 힘을 합칠 경우 한지와 천연염색간 기술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행안부는 컨설팅 대상으로 선정된 양 지역의 천연염색과 한지산업간 연계 및 특화에 대한 타당성을 분석한 후 지역간 전통기술 연계를 통한 발전방향의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양추세에 있는 두 산업에 대한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시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이밖에 올 행안부의 지역간 연계협력 사업 컨설팅 대상으로 전주-완주-김제의 '우리 농산물 전통과자 클러스터 사업'과, 남원을 포함한 경남 거창·산청·함양·충북 영동이 함께 하는 '숨기고 싶은 과거로의 다크투어 사업'(희생자 유족 대상 프로그램 개발) 등이 선정됐다.심보균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지자체간 연계협력을 촉진시켜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으로 지역경제활성화와 지역간 상생의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백남준부터 이우환까지 아우르며 기대를 모은 '제30회 화랑미술제'(2월23~25일 서울 코엑스)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냈다. 지난해 화랑미술제는 410여 점 35억이 판매됐으나, 올해는 중저가 소품 위주로 550여 점이 거래 돼 32억원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이같은 상황에서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회화 보다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공예 부문 아트페어'2012 한국 현대공예 아트 페스티벌'(15~2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을 열었다. 한국공예문화협회가 2년 전 의욕적으로 특별전과 아트페어 형식을 도입해 연 '2009 한국 공예 100인 초대전'은 흉작에 가까웠고, 올해 화랑미술제도 이러다할 실익을 보지 못한 작가들이 많았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그러나 올해 한국 현대공예 아트 페스티벌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공예 부문 아트페어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평가가 나오게 된 데에는 주최측이 인지도가 높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을 빌리면서 전통 공예가 아닌 젊은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현대 공예에 초점을 맞춰 대중들의 다양한 요구와 맞아 떨어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000명의 방문객들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추려낸 작가 100인이 내놓은 출품작 수익금(8000~9000만원)과 입장료(1000만원) 등을 포함해 총 1억 안팎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층에 젊은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에 방문객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작가의 재발견'도 이뤄졌다. 원광대 졸업생이자 익산 한국공예대전 수상자로 두각을 드러냈던 김영수(41·도자)씨는 회색 줄무늬 흉부상에 머리에 포크가 꽂은 그러나 기괴하지는 않은 'Over close of clay & metal & glass'등으로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았고, 한지를 말아서 벌집처럼 만든 '빛이 된 그림자' 시리즈를 내놓은 유경희(50·섬유)씨도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 금속으로 모던하면서도 차별화된 옷걸이·조명·의자 등을 표현한 김경환(49·금속)씨 작품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광진 이사장은 "이번 아트페어는 공예 작가들도 미술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위험을 감수하고 기획한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아트페어를 열어달라는 작가들의 요청이 계속되면서 그간의 힘겨움이 한꺼번에 사라졌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고 자평했다. 이 이사장은 "그렇다 하더라도 매년 아트페어를 열기엔 부담이 되고, 2년에 한 번 아트페어를 여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문화복지 전문인력(문화복지사 혹은 문화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재설정해 문화복지 정책의 방향을 재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문화복지 전문인력들 역시 정책적 틀에 갇히기보다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문화복지에 대한 정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다.이같은 지적과 주문은 문화포럼 이공(대표 김동영)이 지난 22일 마련한'현장에서 문화복지를 보다' 주제의 포럼에서 나왔다. 이날 포럼에서는 문화복지의 영역과 전문가의 역할 문제부터 쟁점이 됐다. 이광준'바람 부는 연구소 대표'는 정부와 전북도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문화복지 전문인력 양성사업과 문화코디네이터 파견사업과 관련, 문화복지의 개념과 대상이 올바른지부터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인권의 측면에서 문화권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더욱 강조해도 무방하지만 방법적 측면에서 문화권의 구현이 문화예술의 향유에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찬국 밀머리 미술학교 교장 역시 문화복지의 구현이 단순히 문화예술의 향유권 확대로만 볼 수는 없으며, 보편적 문화복지의 구현을 제도 안에서 정책적으로 모두 실현시키겠다는 것 또한 과욕으로 보았다. 제도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비제도의 영역에서 지원될 수 있는 부분을 따로 고려하고, 전문인력들도 스스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 풀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전북도의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 시책도 도마에 올랐다. 이수영 전 전주삼천문화의집 관장(전라북도생활문화예술동호회지원TF팀)은 문화코디네이터를 파견해 도민들의 문화예술동회 활동을 독려하여 동호회 수를 늘리겠다는 동호회 지원 중심의 정책에서 도민들의 문화적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화복지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 토론 참석자들도 이와 같은 문제 제기에 공감하며 문화복지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치밀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문화바우처사업 확대에 따라 부족해진 사업수행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문화복지사를 제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일선현장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실정에서 정부나 자치단체가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공급자적 입장에서 수혜자들을 바라봐서는 안되며, 문화복지 매개인력이 보다 현실적인 층위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게 고민해 정책을 펼쳐야 하다는 데 토론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북미술협회(회장 김두해)가 '제44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공모작을 찾고 있다.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거주자로 국내·외에 발표하지 않은 작품이되 다른 작품을 크게 모방하지 않고 전시 도중 파손의 위험성이 없는 작품이면 응모 가능하다. 응모 분야는 한국화·서양화·수채화·판화·조소·공예·디자인·서예·문인화 등 9개 부문. 지난 19일부터 접수를 받고 있는 전북미술협회는 6월8일까지 원서를 교부하고, 6월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접수 받는다. 한 명의 작가가 작품을 2점 이내로 내놓을 수 있으며, 출품료는 일반부 1점에 6만원(2점 10만원)·학생부 1점에 4만원(2점 8만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수여될 종합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상장이 주어진다. 부문별 대상자에게는 도지사상과 전북예총 회장상·전북예총 대회장상으로 상금 200만원과 상장이 수여된다. 심사 발표는 6월 11일. 시상식은 6월20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이다. 수상작품전은 1부(6월11~16일)와 2부(6월17~22일)로 나뉘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며, 심사위원·초대·추천작가전은 6월15~21일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전관에서 마련된다. 문의 063)276-9475. www.jbfaa. or.kr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정은혜(28정정렬제 춘향가) 방수미(37강산제 심청가) 왕기석(49박봉술제 적벽가)을 '2012 판소리 완창 무대'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남원 국악예술고, 서울대 국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정씨는 제17회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종합 특상과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우수 인재상'(대통령상)을 타며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스승은 최승희 명창. 이미 판소리 다섯 바탕 모두를 완창한 경력이 있는 정씨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7시간 짜리 정정렬제 춘향가 완창을 재도전한다. 동편제 탯줄인 남원과 전주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방씨는 국립국악원 개원 60주년 국가브랜드 창극 '춘향전' 주역을 비롯해 수많은 창극과 오페라, 칸타타 주역으로 무대에 서왔다. 성우향 조통달 남해성 명창을 사사하면서 추계예술대를 졸업한 그는 제69회 전국 판소리 명창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수상했다. 4시간20분 짜리 강산제 수궁가는 조상현 남해성으로 이어지는 소리로 같은 바디인 성우향의 소리와 달리 기교가 많고 웅장하며 음의 폭이 넓은 게 특징. 남성 판소리계의 대들보인 왕씨는 국립창극단에서 형인 왕기철 명창과 양대 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판소리계 스타. 남해성 박봉술 오정숙 성우향 명창을 사사한 그는 추계예술대를 나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명창부 장원을 수상했다. 탄탄한 성음과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선이 굵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변신을 잘 하는 소리꾼'으로 어떤 무대에서든 청중들로부터 환영받는다. 3시간 동안 남성 특유의 장쾌함과 툭툭 던지는 듯한 시원함으로 '적벽가' 특유의 힘 있는 소리를 잘 표현할 듯. 선정된 명창들은 출연료 400만원(고수비 포함)을 지원받고, 6월부터 12월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판소리 완창 무대를 올리게 된다.우진문화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내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판소리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주에서 소리의 참 맛을 알게 하는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무대는 내년부터 전주문화재단의 단독 사업으로 치러진다.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석인수)가 시상하는 '행촌수필문학상'이 '씨제이행촌수필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꿔 수여된다.행촌수필문학회는 지난 23일 (주)씨제이건설(사장 강종찬)과 문학상 후원 협약식을 갖고, 씨제이건설이 수상자 두 명에게 창작지원금과 시상식 비용 등 300만원을 후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강종찬 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필의 향기를 나눠주기 위해 매진하는 행촌수필문학 회원들을 후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씨제이건설과 행촌수필문학회가 동반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행촌수필문학상'은 김정길 행촌수필문학회장이 2008년 사재를 털어 제정한 상으로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수료한 뒤 수필가로 등단한 행촌수필문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각각 창작지원금 100만원씩 지원되고 있다.
지난주 우리 시대의 판소리가 어떤 식으로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지 보여주는 두 무대가 올려졌다. 개원 20주년을 맞아 올린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의 창극'심청'(22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과 판소리 공장'바닥소리' 대표로 있는 최용석씨의 '쥐왕의 몰락기'(24일 오후 4시 전주 창작소극장). 각각 단순한 미학을 보여준 두 무대는 연출가나 소리꾼의 명성을 모른 채 접했더라면 다소의 실망감이 들 법도 했다. 하지만 담백한 무대에서 터져나온 신명은 객석에서 더 큰 환호가 나오게 만들도록 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창극'심청'은 시각적으로 관객을 압도할 무대미술은 아니었다. 양 옆에 거대한 문을 연상시키는 각각 세 개의 기둥을 세우고 때때로 무대를 기울어지게 한 게 거의 전부였다. 이같은 단출한 무대를 살린 것은 고희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신경 쓴 조명과 영상 덕분이다.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오페라 연출의 경험을 살려 판소리를 잘 살리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이끌어냈다. 허은선 명창의 도창에 심청(서진희 역)의 마음을 음악이나 다른 배우가 대신해 내면의 고통을 부각시키고, 심청이 선인들에게 몸이 팔렸다고 고하는 대신 동네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심봉사(황갑도 역)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끈끈한 사랑을 강조한 연출에 초점을 맞춘 것.공연은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까지의 1막과 심청이 왕비가 돼 아비 심 봉사와 극적으로 해후하는 2막으로 구성됐다. 1막이 다소 사실적이고 비극적이라면, 2막은 환상적이고 희극적인 분위기로 대비됐다. 특히 황성 맹인 잔치로 가는 길에 펼쳐지는 맹인들의 '팔도 노래 자랑'은 백미. 경기도 민요'상주아리랑'과 전라도 민요'진도 아리랑','각설이타령' 등이 어울려 정겹게 웃음을 만들어내고, 선글래스를 쓰고 춤을 추는 팔도 맹인들의 익살과 해학이 담긴 몸짓은 객석을 웃음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작곡과 지휘를 맡은 이용탁(전 국립창극단 음악감독)씨는 수성 반주가 아닌 국악기와 양악기가 만난 관현악 구성으로 긴장감과 감동을 더했다. 하지만 슬픔의 한으로 치우치지 않은 새로운 창극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다소 식상한 무대로 비춰지기도 했다. 1막이 비극적인 분위기로 일관해 2막에서 객석을 떠난 관객들도 상당수. 일부 장면은 지나치게 늘어졌고, 또 다른 장면은 속전속결로 진행되면서 상상력이 요구되는 섬세한 연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효(孝)를 가르치지 않고, 새로운 판타지와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무대로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다음은 소리꾼 최용석씨의 '쥐왕의 몰락기'. 정권 심판가로 평가받는 창작 판소리 '쥐왕의 몰락기'는 '가카'(MB)의 4대강 사업BBK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등을 담은 풍자한 네번째 버전이다. "판소리 본향인 전주에서 공연을 하게 돼 영광"이라던 그는 "2008년 촛불 정국 때부터 '가카'가 무한하게 제공해주는 재료로 전국 공연을 올릴 만큼 '가카'의 은덕을 많이 입었다"고 해 초반부터 웃음으로 객석을 흔들었다. "쥐왕의 내력을 들어라! 쥐왕은 도곡동 계곡에서 도를 닦고 개고기로 몸을 만들어 BBK를 '다스'라 불리는 유체이탈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지금 이곳을 금싸라기 땅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나고 있구나~!" 이렇게 풀어가던 공연 중간 중간에 "이것은 '가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라고 짐짓 모른'체' 하자, 객석에서는 "얼씨구!""좋다!" 외에 그가 요구한 추임새 "쫄지마!"와 (위대한 '가카'를 위한) "꼼꼼하다"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팟 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열심히 청취하지 않은 일부 관객들은 웃음이 나오리라 기대한 대목에서 못 웃기도 했고, 몸으로 판소리를 받아들인 관객들은 "속 시원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며 환호했다.갈수록 지루하고 딱딱한 판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관객들이 완성도에 상관 없이 그의 소리를 기꺼이 즐긴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 소리가 나가야 할 길을 보여준 공연. '가카'의 꼼꼼한 수에 맞서 꼼꼼한 소리로 응수하는 그의 도발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탈출구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국악과 클래식의 만남, '봄이 오는 소리'음악회가 23일 오후 7시30분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김제시립합창단과 국악연주단, 성악가들이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은 '봄노래' '옹해야' '그리 音 신곡' '실내악 연주곡' '뱃노래' '진도아리랑' 등의 국악연주와, 소프라노 김윤희의 '나가거든' '봄처녀' 바리톤 권지훈의 '청산에 살리라' 소프라노 김수현의 '꽃구름 속에', 태너 정중순의 '나물캐는 처녀' 태너 정중순바리톤 권지훈의 '향수'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공연에 나설 국악그룹 그리音은 국악계 소녀시대로 불리는 퓨전국악여성 8인조 그룹으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연주단이다. 이들은 김제시립합창단과 함께 '대장간의 합창' '그리운 금강산' '희망의 나라로'를 통해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 집시 음악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 기타리스트 박주원(32)은 최근 '비주얼 기타리스트'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지난 2월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재즈 &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 수상 소감으로 밝힌 재치있는 멘트 덕분이다. 이미 수더분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나가수' 등 예능에 출연해 화려한 기타 연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JTV전주방송(대표이사 신효균)이 선보인 '아트 스테이지 소리'(Art Stage Sori)에 초청된 그는 자신의 레퍼토리뿐만 아니라 팝, 재즈 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밀도 높은 음악을 내놓는다. 평소 그는 "집시 음악이라고 하면 멀게 느껴지지만, 한국인의 정서와 집시 민족의 한(限)은 묘한 어울림이 있어 어렵게 들리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3년 전 현란한 속주가 돋보이는 첫 음반 '집시의 시간'으로 대중과 평단의 갈채를 이끌어낸 그는 지난해 좀 더 간결하고 차분해진, 그러나 원숙한 음반'슬픔의 피에스타'를 냈다. 한층 세련되고 대중적인 음악으로 집시 음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 20년 간 클래식 기타 연주로 다져진 기본기 위에 팝과 재즈의 감수성을 두루 갖춘 전방위 연주자. 불을 뿜는 듯한 연주로 6개 기타줄의 마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 스테이지 소리- 기타리스트 박주원 = 2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전석 2만원. 문의 063)270-8000, 7848.
일 년 전, 나보다 수십 배는 될 것 같은 화판을 겁도 없이 내 화실에 들여 놓았다. 가로 7m50, 세로 2m. 두어 달은 애꿎은 화선지만 없앴다. 화지를 물에 흠뻑 적셔 그 위에 붓놀림을 시작했다. 내가 물이 되어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떨어져 부서지고, 깨지더니 이내 튕겨 오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계속해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었다. 가늠할 수 없는 무서운 속도로 물 속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1000호 짜리 '물소리 보며 꽃웃음 듣네'를 내놓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2003년 가로 길이가 10m나 되는 대작을 그리고 나서 9년 만이다. "힘 달리기 전에 그려둬야지"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물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귀가 멍멍할 정도로 거꾸로 치솟는 듯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물소리를 상상하면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라는 다소 식상한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만물을 살리는 생명의 환희를 물에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은 순리대로 나아간다. 거스름 없이 높고 낮은 곳을 탓하지 않고 유유히 흐른다. 폭포 소리를 듣고 있으면 온갖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이유는 그런 겸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대학 시절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서양화도 해봤지만, 동양화에 더 끌려 먹 붓질로 전향했다. 아직도 그걸 후회한 적은 없다. 나의 호인 이목은 임섭수 경희대 겸임교수의 호인 '목원'과 방의걸 화백의 호인 '목정'의 목(木)을 빌려 '이목(以木)'으로 지었다. 스승의 큰 그늘이 나를 있게 만들었다. 11월 일본에서 물을 소재로 한 대작 위주로 전시 제안을 받았다. 마음을 늦추고 여백을 만들어야 하는데, 마음이 바빠진다. 내면에 많은 물소리가 오고 가고 있지만, 정말 맑은 물 소리, 바람 소리를 담아보고 싶다. 물이 나고, 내가 물인 그런 작품을 꿈꾼다.△ 한국화가 홍성녀씨는 동덕여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뒤 군산대 미술과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부 부회장·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한국미협 전북지부 여성분과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4월26일~5월4일)가 가장 주목하는 '국제 경쟁'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전 세계 신인 감독들의 이목이 이곳을 향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10편에 오른 작품 중 9편이 신예 감독들의 데뷔작. 장르별로는 극영화 6편, 다큐멘터리 및 에세이영화가 3편, 애니메이션 1편, 지역별로는 아시아영화 3편, 유럽영화 6편, 남미영화 1편 등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 경쟁에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 초청된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에 이어 올해도 이대희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파닥파닥'이 초청되는 등 이변을 거듭하고 있다. 초청작 스펙트럼은 넓고도 깊다. 러시아 여성감독 안젤리나 니코노바의 '비밀의 문'은 러시아 사회를 복잡한 여성 심리로 지옥도처럼 그려내면서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킬 화제작으로 예견됐다. 라브 디아즈라야 마틴 등 동시대 필리핀 감독들의 계보를 그만의 방식으로 이어오는 제트 B. 레이코 감독의 '엑스 프레스'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역사의 흔적을 되짚고, 포르투칼 공살로 토샤 감독의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는 역사의 시간 바깥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반면 폴란드 미술가 빌헬름 사스날과 그의 아내 앙카 사스날이 공동 연출한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는 과감한 생략으로 역사에 대한 암시를 숨겨놓는 방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본 고바야시 게이이치 감독의 '핑크빛 하늘'은 사춘기 소녀의 경쾌한 발걸음을 디지털 미학으로 풀어내고, 브라질 이두아르두 누네스 감독의 '남서쪽'은 헝가리 거장 벨라타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엄하고 매혹적인 롱테이크(long take쇼트가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의 미학을 보여준다.영국의 놀라운 신예 벤 리버스 감독의 데뷔작'바다에서 2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로 코모딘 감독의 '자코모의 여름', 독일의 얀 차바일 감독의 '강은 한때 인간이었다'등은 디지털 미학을 감각적으로 담아내고자 시도한 영화의 진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그간 '국제경쟁'을 통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정오의 낯선 물체)스와 노부히로(마더)드니 코테(방랑자) 감독 등을 발굴해 한국 영화팬들에게 소개해왔고, 어느덧 각자 자국을 대표하는 감독들로 성장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올해 또 한 번의 스타 감독 탄생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영화제 기간에 평가해 제작지원금 1만 달러가 주어지는 최고상'우석상'을 선정한다. 전북은행이 후원하는 '전은상'(심사위원 특별상)은 부상 700만원이 수여되며,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작품에는 SONY가 부상을 제공한다.
새만금 상설 공연장이 방문객들이 뜸해진 새만금 방조제를 살릴 수 있을까. 올해 바통을 넘겨 받은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선임한 연출가 오진욱씨는 새만금 상설 공연장 부활의 선봉에 섰다. 예산이 20억원에서 17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뼈대만 남은 황량한 공연장, 촉박한 준비 기간으로 다들 머뭇거렸다. 이런 악조건을 딛고 오씨는 '보고, 배우고, 즐기는 아리울예술창고'를 준비 중이다. 오씨는 "전북에 사는 사람들조차 새만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서 "재밌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최우선으로 하되 새만금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우선, '아리울아트홀'이라는 간판이 바뀐다. 고품격 공연장이라기 보다는 매달 테마가 다른 콘서트를 올리는 무대로 '아리울예술창고'로 재정비된다. 다소 좁고 불편했던 의자는 편안하고 넓은 의자로 교체되는 대신 480여 석이던 객석은 400석으로 줄어든다. 무엇보다 공연을 살릴 콘텐츠가 핵심. '2012 전북 방문의 해'에 맞춰 새만금과 주변 지역에서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재밌는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은 기존에 해왔던 주중주말으로 구분되지 않고 6개를 테마로 한 창작 공연'아리울 이야기 콘서트'(매주 수~일 오후 2시30분)로 매월 다른 옷을 입게 된다. 5월 첫 공연의 테마는 '최치원'. 에니메이션 영상과 거센 바닷바람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야외공연은 관광객 유입이 많은 새만금 바람쉼터에 야외 무대를 설치해 '바람이 머무는 작은 콘서트'(매주 화~일 오후 1시30분)로 치러진다. 여기에 2개월 마다 어린이 날에 맞춘 'Kids Fiesta'(5월5~6일), 한여름밤의 열기를 담은 'Rock Fiesta'(8월), 가을 새만금 노을과 함께 어울리는 'Acoustic Fiesta'(10월)까지 릴레이 콘서트를 이어간다. 어린이들을 위한 바람개비 만들기연날리기 등 다채로운 체험과 불꽃놀이와 낙화놀이까지 곁들여진다.검증된 공연물 중 새만금과 연계성이 있는 테마로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6월2324일), 남원시립국악단(10월14일), 정읍시립국악단 예술단(5월2627일, 8월2526일)이 초청된다. 티켓 가격을 1만원(1인)에서 각종 할인혜택을 겸한 5000원으로 낮추면서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을 마련한 게 눈길을 끈다. 에어바운스와 스트리트 매직, 삐에로 쇼, 페이스페인팅 등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혹은 공연 이후에도 아이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새만금 상설 공연을 꼭 보고 싶은 규모있는 관광객들을 위한 맞춤 공연도 병행된다.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은 "방조제가 아닌 상설공연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각오. 4월20일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새만금 상설 공연은 28일 오픈 쇼케이스 형식의 개막 공연을 갖고, 29일부터 11월4일까지 본격적인 공연이 이어진다. 29일 개막식은 넌버벌 퍼포먼스'판타스틱'(4월2829일, 11월1~4일) 공연 외에 야외 식전 행사, 축원 비나리, 약식의 고사 등이 어우러진 축제로 기획된다. 그러나 공연 일정은 아직은 예측불허. 새만금 상설 공연 추진단이 꾸려지면서 준비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변덕스런 날씨 등으로 인해 완공이 늦춰질 수도 있다. △ 새만금 상설 개막 공연 = 4월 28일 오후 2시30분 아리울예술창고, 상설 공연 = 4월 29일~ 11월4일 매주 수~일 오후 2시30분 아리울예술창고. 관람료 5000원. 문의 063) 255-8398. www.ariulart. com
△만화 원미동 사람들(전2권)=변기현 글그림.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양귀자 원작의 연작 단편소설을 만화로 재창조했다. 원작은 1980년대 도시 변두리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애환을 따뜻한 필치로 그려냈다.변기현 작가는 그 시절 변두리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하면서, 실제 원미동에서 만날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해낸다.북스토리. 각권 216-232쪽. 각권 1만2천원.△우리 마을 이야기(전7권)=오제 아키라 지음. 이기진 옮김. 1966년대 일본에서 벌어진 나리타공항 건설 반대운동을 소재로 삼은 다큐멘터리 만화.일본 정부가 도쿄 근교의 치바현 나리타시 산리즈카라는 마을에 일방적으로 국제공항을 건설하기로 하자 현지 농민 등이 벌였던 일명 '산리즈카 투쟁'을 그렸다. 만화에서 묘사한 상황들은 최근 갈등을 빚는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과정과 비슷하다.전체 7권 가운데 3권이 우선 번역돼 나왔다.길찾기. 각권 232-240쪽. 각권 8천800원.△식객, 팔도를 간다-충청편=허영만 글그림.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누비며 신토불이 맛을 소개해온 만화 시리즈의 일곱 번째 편. 작가의 대표작 '식객'의 걸작 에피소드 중 독자에게 사랑받은 충청도 음식인 청국장, 전어구이, 우럭젓국, 바지락칼국수, 민어매운탕, 전어회무침, 콩비지찌개 등을 조리법과 함께 소개한다. 김영사. 264쪽. 8천500원. 연합뉴스
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치백)에서 '전라문화연구' 제22집을 발간했다. 1976년 전북대 이강오 송준호 김준영 교수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전북향토문화연구회의 '전라문화연구'는 1989년부터 매년 회원들의 전북지역 연구물들을 모아 한 권의 논문집으로 펴냈다.이번 22집에서는 원로 학자인 김준영 전 교수의'고대 금마군과 관련 국명·지명·인명의 이해'△양만정 연구회 고문의 '이대윤과 이엽 부자의 임란창의' △김재영 전 전북대교수의 '임진란과 10만 양병설-양민인가 양병인가' △안진회 연구회 이사의 '고현향약의 비문' △박순호 원광대 명예교수의 '군산지방의 민속연구'△백원철 고창역사문화연구회장의 '고창 5거리당산 명문의 해석과 고찰'△김재영 정주교 교사의 '1920년대 고창지역의 교육운동' 등이 논문으로 수록됐다. 또 이치백 연구회장이 2.8독립선언 및 3.1운동을 중심으로 한'일제하의 독립운동과 전북인' 과 함께, 1926년 6.10만세사건의 주역 11명중 한 분이었던 전북 출신 이동환 선생의 체험록이 실렸다.이와함께 지난 1년간 조병운 박사 주도로 연구회에서 실시한 문화탐사 자료와 원간 회보 '전북문화'가 권말 부록으로 게재됐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북 평생교육장학진흥원, 임대주택 입주민 자녀 장학금 지원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희망 장학생 선발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행복장학금 전달식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지역정착 장학생 선발 공모
전라북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 꿈키움장학금 전달식 첫 개최
[짤막]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향토인재 장학생 선발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 고시원에 보금자리 튼 4남매
김학권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전북의 미래인 인재 육성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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