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국악의 향연퓨전국악 편중 아쉬워
지난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6개월이 넘게 펼쳐지는 새만금 상설공연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아리울 예술창고'(새만금 방조제 33센터 앞)로 변모된 이 공연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북도의 협력으로 급하게 지어진 건물이었다. 올해 도로부터 위임 받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이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을 꾸리고 새롭게 단장한 아리울예술창고에 새로운 공연물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지난 28일 올린 개막 공연은 다채로운 국악을 창용한 음악의 향연이었다. 2012년 한 해를 장식할 프로그램은 새만금 지역이 고향인 최치원의 고고한 선비정신을 주제로 하는 '아리울 이야기 콘서트'. 국악밴드와 실내악단, 그리고 넌버벌 퍼포먼스로 구성된 박진감과 호소력 짙은 가수들의 열창이 이어졌다. '온소리예술단'과 '이창선의 대금스타일'은 능청맞은 출연자들의 농익은 연기에 이어 '휴먼스'와 '나르샤 실내악단'의 서정적인 리듬은 추억의 감상에 빠져들게 했으며, 국악밴드 '소름'의 노래는 파격적인 하드락 공연으로 흥을 선물했다.
특히 올해 참여하는 공연단들의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개막 공연은 국악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힌 퓨전으로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편성되었다는 점에서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관심과 참여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퓨전 국악으로 편중됐다는 점이다. 물론 시즌별 테마공연으로 5월에는 어린이날에 맞는 '키즈 페스타'(kids fiesta), 8~9월에는 한 여름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락 페스타'(rock fiesta), 10월에는 가을의 감성에 젖는 '어쿠스틱 페스타'(acoustic fiesta)가 연이어 올려지지만, 콘서트 위주여서 불특정 다수의 관광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극장 내부는 무대를 객석과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내벽은 깔끔한 방음벽으로 둘러 관람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인점을 뒀다. 공연장 외부에는 바람 쉼터를 세워 변화를 줬다. 지난해 상설 공연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 사업을 야심차게 담아내려는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 류경호(전주시립극단 상임연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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