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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 또는 서양적…상상력의 세계로

서양화가 이경태(53)씨는 지난해 개명했다. "유난스럽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는 좀 차분하게 살아 보려고요."(웃음) '이적요'로 다시 태어난 그는 다소 투박하고 거친 작품에서 벗어나 맨드라미의 꽃말인 '영원한 사랑'의 감수성을 다룬 '1월의 맨드라미'를 내놓았다. 작품 왼켠에는 그의 특장(特長)인 바느질로 빈 의자를 표현, 사랑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전주교동아트센터(관장 김완순)가 기획전 '전과 피자'을 통해 나이에 관계없이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작품 세계를 변화시키는 작가들에 주목했다."김치전만 좋아할 것 같은 나이에도 피자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피자만 좋아할 것 같은 이들도 김치전을 즐기기도 하잖아요. (웃음) 작품에 있어서 젊음이 뭘까 고민했더니, 결국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작가들이란 생각이 들어 기획하게 됐습니다." 교동아트센터 큐레이터 이문수씨의 설명에 서양화가 이건호(49·장수중 교사)씨도 맞받아쳤다. "전은 한국적인 것이고, 피자는 서양적인 것이잖아요. 어찌보면 우리는 전과 피자가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전 동양적인 감성이 묻어난 서양화를 내놓게 됐어요." 20년 넘게 교사로 활동해온 그는 수많은 개인전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왔다. "비구상과 추상을 왔다갔다 하다가 구상으로 돌아갔더니, 사실적인 작품이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구요." 뉴질랜드 있을 때 눈여겨 봤던 'Remarkable M.T'(Mountain)을 산수화 같은 선으로 그린 뒤 아크릴 물감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초대 작가는 이적요 이건호 이현경 조은지(서양화) 임희성(한국화) 김영배(조각)씨. 대학을 막 졸업한 20대부터 오랜 연륜으로 작업을 해온 50대까지 참여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상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전과 피자 = 25일까지 전주교동아트 스튜디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5 23:02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장 선거 '경륜 vs 패기'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을 놓고 성준숙 명창(68)과 김정민 한국문화예술직업전문학교 이사장(55)이 경선을 치른다. 대사습보존회는 오는 19일 실시될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지난 10일까지 후보 접수를 실시한 결과 두 후보가 신청했다고 밝혔다.대사습보존회 이사장 선거는 전 홍성덕 이사장이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선거는 29명의 보존회 이사들의 투표로 새 이사장 임기는 홍 전 이사장의 남은 임기 2년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성김 두 후보는 판이한 색깔을 갖고 있다. 장르에서 판소리와 무용으로 다르고, 출신지에서 전북 출신과 비전북 출신(김 후보는 서울), 경륜과 패기를 각각 강점으로 삼는 점에서 그렇다.예명인 민소완씨로 더 잘 알려진 성 명창은 1986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판소리 장원에 오른 토박이 국악인이다. 전주에서 오랫동안 제자들을 양성했고, 줄곧 대사습보존회 이사로 재직해 연고적인 측면에서 일단 우위에 있다. 대사습보존회와 오랫동안 같이 해온 적자라는 점도 유리하다. 동초제의 바디 적벽가를 계승, 도지정무형문화재 제210호 적벽가 보유자다. 반면 김 후보는 대외적 활동이 왕성한 점에서 점수를 받는다. 서울 출신으로, 한국국악협회 무용 분과위원장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한국예총 이사로도 활동중이다. 최선 선생으로부터 사사하고, 몇 차례 대사습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한 것과 현 보존회 부이사장을 맡으면서 보존회와 인연이 닿았다.김 후보는 자신이 전북지역에서 기반은 약하지만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펼치는 등 미국 생활에서 닦은 기반과, 자신이 설립한 학교와 관련해 중국과 교류를 갖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사습보존회의 활동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2.15 23:02

전통문화도시 어디까지 왔나 - (상)추진 상황…축포는 쏘았지만 전통문화 향기는 '글쎄'

전주시의 중장기적 발전전략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게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이다. 그 핵심엔 전주 한옥마을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를 실현하기 위해 제안된 전주시의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우리 것을 보존계승하면서 살기좋은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까지 1단계 사업을 마치고 올 2단계 사업에 들어간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으며, 성공적 추진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전주시는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3단계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용역안에 따르면 1단계(2007~2011) 안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핵심 선도 사업이 담겨 있다. 핵심 선도 사업엔 12개 세부 사업 중 한스타일진흥원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3대(소리부채완판본) 문화관 건립과 한옥마을 경관 조성이 포함됐다. 2단계(2012~2016) 계획안이 시작되는 올해는 특히 중요하다. 내년 한스타일진흥원,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개관으로 한옥마을이 확대되는 데다, 계획안에는 빠져 있으나 한옥마을 발전을 이끌어온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변화된 지형도에 맞는 역할 고민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규 시의원은 "민선 3기(당시 김완주 시장)에서 민선 45기(송하진 시장)로 넘어오면서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한 결과 전통문화도시 브랜드 확립을 한 것은 분명한 성과"라고 전제한 뒤 "다만 1단계 추진안을 제안한 시와 민간 추진체는 물론 이곳을 즐기는 시민들이 전통문화도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만족하는가를 평가한 뒤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6월 준공' 한스타일진흥원 운영 걸림돌은한스타일진흥원 건립은 2007년 정부의 '한(韓)스타일 육성 종합계획'에 따라 전통문화도시로서 한스타일 산업화세계화를 선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주시는 인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나 한옥마을과 접근성이 높은 구도심(전주 경원동 전북도 2청사약 2만㎡)에 한스타일진흥원을 건립중이다.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450억(국비지방비)이 투입된 한스타일진흥원은 지하 1층지상 5층의 대형 건물로 연구교육전시 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문제는 최소 30억을 예상하고 있는 운영비 확보다. 전주시는 진흥원이 한스타일 산업 허브로 거듭나려면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판단, 문화체육관광부에 공동 운영 등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운영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시가 한스타일 산업 중 한지를 내세웠으나 산업화세계화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 중점 산업을 재조정하는 등 한스타일진흥원을 통해 고민해야 할 과제가 많아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 전북발전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0월 전통문화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 발의를 예로 들면서 한스타일 사업을 고집하기 보다는 한국전통문화산업진흥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 3대 문화관, 전통문화체험 차별화 방안은 지난해 한옥마을 내 개관한 소리부채완판본 문화관은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 자산인 소리와 부채, 완판본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체험교육하는 곳이다. 전주시는 당초 대규모 관광객들이 제대로 된 체험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을 기획했으나 무산됐다. 시는 한스타일진흥원3대 문화관 체험으로 이를 대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스타일진흥원은 한스타일 산업화세계화를 위한 R&D 기관으로 체험이 우선되지 않는 데다, 3대 문화관 역시 한옥마을 내 분산돼 있어 규모 있는 관광객들의 체험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타 지자체 역시 이와 비슷한 체험시설을 짓고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어 전주 한옥마을만의 차별화된 체험시설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활용 협조 체계 관건 시는 2010년부터 전주 동서학동 전북도산림환경연구소 일대(약 6만㎡)에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도 짓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 보존계승거점이 되는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은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공연전시전승체험관 등 8개 동을 건립 중이다. 지난해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의 핵심 시설인 '아태무형문화센터의 타 지역 입주설'로 홍역을 치렀으나, 문화재청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마무리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무형유산 보호를 전담하는 아태무형유산센터 설립은 향후 한국이 아태 지역 무형유산 보호를 활성화하고 국제 협력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태무형문화유산센터는 사실상 문화재청이 관할하기 때문에 전주시가 기대하는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가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을 기념하고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올해로 세번째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나, 문화재청은 "전주시가 전당 건립을 혼자 추진한 것처럼 생색내기식 행사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5 23:02

전주 전통문화도시 조성 부실 우려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2단계 사업이 올해부터 추진되고 있으나 1단계 사업에 대한 평가가 미흡한 데다 2단계 사업에 대한 전략도 치밀하지 못해 2단계 사업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전주시는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 2단계 추진안을 통해 '관광 개발로 발전 동력을 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막상 발전 전략에 '전통문화도시'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전주시가 10여 명 안팎의 전문가들로부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추진해온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의 1단계 사업을 평가하는 '전통문화도시 조성 포럼'을 지난달 31일에야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2007년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라 65건의 사업을 진행한 결과 '한국 관광의 별','국제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400만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어 2단계 추진안 역시 기존 안을 토대로 진행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마무리 됐어야 할 평가가 뒤늦게 진행된 데다 2단계 추진안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없다"면서"전문가들에게 책임이나 권한을 주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만 내놓으라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발전방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제 슬로시티'로 지정을 받았으나 급속하게 이뤄지는 전주 한옥마을의 상업화, 한스타일진흥원,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으로 인한 한옥마을의 확장 등으로 인해 한옥마을 지형도가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이를 간과한 채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하드웨어 구축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또한 "각 부서별로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을 따로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전혀 못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가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4 23:02

사람과 닮은 친근한 神의 모습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14일부터 옛 사람들의 무속신앙의 대상이었던 무신도(巫神圖)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는 민속실 특집전시 '그림에 담은 염원, 무신도'를 연다고 밝혔다.무신도는 무속신앙에서 신(神)을 그려 신성하게 모시는 그림을 말하며, 무속신앙만이 갖고 있는 종교관과 우주관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무신도가 모셔진 신단(神壇)을 찾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근엄한 신의 모습이 아닌 사람과 닮은 모습으로 묘사돼 서민들에게 더욱 친근감을 주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월성신도(日月星神圖)를 비롯한 무신도 4점이 소개된다. 일월성신은 해와 달을 신격화한 것으로 무속신앙에서는 최고의 존재로 숭배되는 신령 중 하나다. 또 우리에게 친숙한 산신(山神)의 모습을 그린 산신도와 중국의'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모시는 '오호대장군도'와 '소열황제도' 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달부터 전시환경 개선을 위해 상설 전시실의 전시내용을 전면 보완했다. 모든 전시품들의 입수 이력을 알 수 있는 설명을 추가하고, 고대문화실의 유물들이 재배치됐다.△그림에 담은 염원, 무신도=14일부터 12월16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민속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2.14 23:02

'판소리 완창' 공연자 찾습니다

판소리 완창의 시작은 故 박동진 명창이었다. 그는 1968년 5시간에 걸쳐 '흥보가'를 올리면서 고사 위기에 놓였던 판소리에 새 생명을 부여했다. 여기에 서울 국립극장이 1985년부터 매년 '완창 판소리'를 올리면서 판소리 대중화를 위한 불씨를 지폈다. 이제는 어린 소리꾼들도 5~6시간씩 하는 판소리 완창을 시도하는가 하면, 소리 공부를 웬 만큼 한 명창들이라면 너나 없이 판소리 완창에 도전하고 있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판소리 완창 무대의 첫 주인공을 찾는다. 김경곤 회장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2013년)을 앞두고 판소리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주에서 전국의 명창들이 현존 판소리의 원형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토막 소리에 익숙했던 관객들이 제대로 된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모집 대상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 가능한 명창. 3월 15일까지 우편·이메일(woojin7223@naver.com)·방문 접수를 받는다. 선정된 명창들은 출연료 400만원(고수비 포함)을 지원 받고, 6월부터 12월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올리게 된다.우진문화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이사장 라종일)의 공동 사업으로 추진된 이번공연은 내년부터는 전주문화재단의 연례 사업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문의 062)272-7223.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4 23:02

1920년대 명륜학원 답안지 발견됐다

1920년대 명륜학원에서 수학했던 담재(澹齋) 김봉문 선생(1906~1978)의 한시(漢詩) 과목 시험지 답안이 공개됐다. 담재의 아들인 김인기씨(고서화 수집가, 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가 선친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선친께서 명륜학원에서 수학할 때 한시 시험답안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창 출신의 담재 선생은 한학에 조예가 깊었으며, 한말 전후의 의사와 열사의 전기인 '한국의열록'과 전라도 출신 3500여명의 인물들의 자취를 더듬은'호남인물지'를 남긴 인물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험지 답안은 담재가 명륜학원 2학년 재학시절(1928년) 창경원에서 밤 벚꽃을 보며 지은 7언 율시로 된 한시다. 출제자가 채점을 하며 여러 곳에 관주(貫珠,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곳에 치는 동그라미) 표시를 한 것이 눈에 띈다. 담재 답안지 8구중 5구에 관주가 표시됐고, 갑(甲) 채점이 매겨졌다.김인기씨는 당시 명륜학원의 교과목 시험이 과거시험 처럼 출제하고 채점한 것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의 전신인 명륜학원은 국권피탈로 성균관이 폐쇄된 후 경학원으로 명맥을 잇다가 1920년에 명륜학원으로 개칭되고, 1937년에 명륜전문학원, 1942년에 명륜전문학교, 1946년에 성균관대학으로 부활됐다. 당시 명륜학원 입학생은 각 지방의 유림을 통해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렀으며, 당대 전북에서는 2회 졸업생인 고창 출신의 김정회씨와 담재 2명 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2.14 23:02

전주시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 "관광객 400만시대 주도" vs "하드웨어 구축에만 집중"

전주 한옥마을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를 대표하는 곳일까. 한옥마을이 '한국 관광의 별','국제 슬로시티' 지정으로 관광객 400만 시대를 여는 등 성공 모델로 손꼽히고 있으나,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2007~2011·1단계) 성과에 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달 31일 전주시가 주최한 '전통문화도시 조성 포럼'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이순자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반 조성을 위해 4개 선도사업과 12개 세부사업 등을 추진했으나, 전주시가 한옥마을에만 집중되다 보니 인프라 확충, 경관 조성 위주로만 진행 돼 전통문화도시 조성 보다는 문화지구 조성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 개발에 치중해 차별화된 체험·교육 프로그램 개발, 전통문화 관련 R&D 인력 양성 등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 결과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파급효과가 전주시 발전을 담보하지 못할 뿐더러 전통문화 보존, 문화예술 향유, 생활문화 증진 등과도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주시는 지난 2007년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위해 3단계 추진안을 확정·추진하고 있다. 기반 조성(2007~2011)을 위한 첫 단추는 한스타일 거점화, 핵심 선도사업 추진, 제도·추진체 마련 등이 큰 골자다. 두번 째, 자생적 성장 단계(2012~2016)로 보유 자원 브랜드 제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 인적·물적 기반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2017~2026)는 전통문화도시의 위상 제고를 위한 민자유치 활성화, 한스타일 세계화 등에 목표를 둔다.전주시는 지난 5년 간 65개 사업(핵심 12개, 선도 10개, 대상 28개, 상설 15개)을 수행한 결과 "120~150%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불과 10년 만에 한옥마을 방문객 400만 시대를 맞았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주시가 한옥마을을 통해 전통문화도시라는 브랜드를 확보해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계량적 평가가 아닌 질적 평가를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엔 전주시와 민간기구'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회'가 새로운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한옥마을 발전방향을 제시했으나, 이같은 추진 동력이 없어지면서 전통문화도시의 추진 목표가 힘을 잃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이순자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주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회'와 같은 민간기구나 '천년전주사랑모임' 등 민간모임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으나 관이 주도하게 되면서 사업을 향유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많이 배제된 인상"이라고 꼬집었다. 단적인 예로 한옥마을을 '전통문화체험의 1번지'로 조성하기 위해 제안한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이나 음식·한옥 등 분야별 지원센터가 좌초됐거나 다른 사업으로 변경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은 시급한 사업이 아니라 한스타일진흥원 건립을 통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전통문화가 왜 중요한가' 전주에서 증명할 수 있으려면, 대규모 체험 시설을 통해 전통문화가 어떻게 보존·계승·활용되고 있는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스타일진흥원은 R&D기관이어야 하기 때문에 체험이 활성화되면 이도 저도 아닌 게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게다가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이 터덕이는 것은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어떤 법적 근거도 지니지 못한 데 있다. 이순자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주는 특별법을 제정해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고, 부천은 조례에 근거 지방중심형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반면 전주는 지방 중심형 문화도시를 중앙지원형으로 추진하려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4 23:02

주민 주도형 문화활동… 청소년 창의체험 늘려

지난해 효자진북인후문화의집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창의적 체험사업을 시범운영한 결과 전국 우수 사례로 꼽혔다. 젊은 관장들로 바뀌면서 새로운 동력을 얻은 전주 문화의집들이 지난해 전주문화의집협의회(대표 김현갑)를 구성해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 활기를 더한 결과다. 올해도 전주문화의집협의회는 '시민 문화 주간'을 선정해 5곳 문화의집이 공연전시체험을 함께 운영하는 '어깨동무 프로젝트'와 주 5일제 수업으로 인한 통합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왕성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우아문화의집, 연극 특성화 사업 추진우아문화의집(관장 최경성)의 차별화 전략은 '연극'을 특성화한 문화공간이다. 공연문화발전연구소'명태'가 운영하는 우아문화의집은 주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보는 연극과 청소년들이 음악춤을 연극적 형식으로 담아낸 뮤지컬을 준비한다. 또한, 정신지체 장애인들로 밴드('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밴드')를 구성해 다양한 악기를 익히게 한 뒤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기획해볼 수 있도록 '문화기획자 아카데미'를 운영,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마을 축제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 인후문화의집, 도서관 운영동아리 활성화인후문화의집(관장 김현갑)은 마을 축제 개최, 마을 지도 만들기, 동아리 활성화 등을 통해 인후 문화공동체 색깔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 작은 도서관 사업에 선정된 인후문화의집은 쉼터(2층)에 도서관을 마련, 인후옹달샘도서관 등과 연계해 동화 구연독후감 선발대회 등을 진행한다. 또 다른 역점 사업은 인후문화의집과 협력해온 9개 기관 직원들이 재능 나눔을 통해 강사로 나서 학습 공동체를 마련하는 일이다.통기타하모니카만돌린 등 특성화된 동아리 활동과 학교에서 바둑한자 등을 배우게 하는 '토요문화학교'도 진행된다. 문화의집 소식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삶을 담은 해 뜨는 인후동네' 발간도 계속된다. ■ 삼천문화의 집 지역예술가 재능 기부 독려삼천문화의집(관장 이두현)은 예술가를 통한 재능 나눔에 주력한다. 단기적으로는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데 있고, 장기적으로는 재능 기부가 가능한 지역 예술인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있다. 또한, 이웃 간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주민 커뮤니티를 구성해 카메라 교육에 이은 가족사진 제작, 동네 골목 사진전 등을 열 생각이다. '토요일 N 문화놀이터'는 문화의집이 재료비를 부담하고 강사가 재능을 기부하는 식의 상설 강좌로 운영되며, 가정의 달과 연말에 맞춰 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반짝 특강도 관심을 모은다. '삼천'의 우리말 '세내'와 '전주 기접놀이'의 용기를 내세운 '세내문화축제'를 매년 열고 있는 삼천문화의집은 '용기야 놀자','함께 만드는 이야기지도','우리 마을 큐레이터' 등을 통해 지역의 이해를 높이는 놀이체험도 마련한다. ■ 진북문화의집 노송천 만들기 역점지난해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노송천에 문화적 감성을 입혀온 진북문화의집(관장 조세훈)은 올해도 노송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공연체험 등을 고민 중이다. 지난해 진북동태평동을 거점으로 책자 '주민이 말하는 지역 명소 이야기-전주 전자상가거리와 공구거리'를 발간한 데 이어 올해도 또 다른 지역 이야기를 발굴기록할 예정이다.'좀생이별 보기' 등과 같은 지역의 세시풍속을 발굴하고 별보기 행사를 확대 시행할 뿐만 아니라 지역 아동청소년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어 '우리 마을 캐리커처(caricature) 그리기'도 진행할 계획이다. ■ 효자문화의 집 책 읽어주는 봉사단 양성지난해부터 특성화된 봉사단 운영을 통해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온 효자문화의집(관장 강현정)은 삼천천을 알리는 문화전도사인 '생태문화해설사'와 책 읽어주는 봉사단'북북'(Book Book)을 집중 양성한다. 삼천천 생태를 들려주면서 지역의 이해를 돕는 '생태문화해설사' , 인근 보육시설을 다니면서 직접 제작한 그림책을 읽어주고 지역의 숨은 이야기까지 들려주는 봉사단 '북북'의 인기는 특히 높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세내 지킴이'와 아이들이 마을의 이야기를 다양한 감수성으로 표현한 창의적 체험'길 따라 이야기 따라'도 운영된다. ■ 완주문화의 집, 창의체험학교 활동 중점완주문화의집은 창의체험학교주민 예술 동호회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 창의체험학교는 문화의집 홍보대사인 '청소년 기자단'과 생태 문화 체험을 접목시킨 캠프 '얘들아, 만경강 보러 갈래?'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전국 문화의집 중 가장 많은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완주문화의집은 '아버지 색소폰 앙상블','어머니 트로트 가요 합창단','다문화 아리랑 합창단','할머니 민요 합창단' 등을 통해 문화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예술강사 등으로 구성된 '지역문화자원연구회'는 향토 문화자원을 발굴해 마을 특성화 사업을 제안하고 있으며, 연구회 '로컬푸드'와 연합 음악 동아리'오색 락' 운영도 대표적인 주민 공감 프로그램이다. ■ 진안문화의집 지역 이해 돕는 프로그램 확대진안문화의집(관장 김춘희)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이해를 돕는 '향기 Full Full 우리 동네'를 확대운영한다. 이를 위해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 프로그램'마을 숲을 지나 학교로 간다'와 '나는 지금 진안에 산다 1' 등은 각자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도록 독려한다. 전문가들이 지역의 어르신들을 찾아가 삶을 기록하는 '나는 지금 진안에 산다'는 특히 호응이 높다. 역사의 또 다른 주인공인 민중들의 목소리에 주목해 현대사를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가치가 있다. (끝)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3 23:02

4. 작품 - '나에 대한 가능성의 실험'

나의 작품은 어찌 보면 '나의 이야기'다. 그래서 늘 가까이에 있는 지인들은 나의 작업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을 힘들어 한다. 왜냐하면 늘 내 이야기만 하니까! 예술가들은 수많은 '주의'를 남발하며, 형식을 확장하던 시대를 지나고 다시 형식의 해체와 거부를 통해 또 다른 확장을 시도하더니 이제는 정·반·합의 귀납적인 방법으로 동시대 예술을 만들어 놨다. 그래서 지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되는 시대이며, 모든 이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어느 날 문득,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예술을 꿈꾸던 어린 미대생에게 찾아왔고, 그 질문은 이제 '나의 작업'에 중요한 방향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 방향이란, 예술가 송대규는 서로 다른 장르간의 충돌과 해체, 거침없는 실험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예술의 형식보다 그 안에 무엇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나의 작업은 '실험'이다. 이 실험은 나에 대한 가능성의 실험이기도 하고, 예술의 형식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연예술가, 실험예술가,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 등등 시절과 작업의 방식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직함이 달랐다. 그래서 나의 작품은 물성을 가진 예술품이 없다. 실험이기 때문이다. 기록과 흔적만이 남아 작품을 판매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미래의 예술을 바라보는 나는 이렇게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 또한, 나의 작업은 '몸'의 확장이다. 개념주의와 플럭서스(Fluxus)의 '삶과 예술의 통합'의 정신은 '캔버스의 사각 틀'에서 예술을 바라보던 나에게 시간과 공간, 행위를 알게 해주었다. 나의 작품은 '내 안의 생각과 마음의 상태' 몸을 통해 실천되는 첫 움직임에서 시작되며, 갈무리된다. 그래서 나는 '나의 몸'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무용, 연극, 마임, 퍼포먼스, 음악 등 몸의 언어가 함의된 모든 장르와 형식이 나의 작업에 있어서 재료가 된다.최근 나의 작업은 상호작용(Interaction)이 가능한 미디어를 재료로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전자회로와 컴퓨터 언어를 배우면서 '전자공학도 예술이다'라고 말하고 다닌다. 소리와 몸짓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영상을 디자인하여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올리고, 전주 곳곳에 역사와 의미를 가진 장소를 캔버스 삼아 영상을 입혀 공간을 재해석하는 '미디어파사드'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전시장이 아닌 축제의 공간을 통해 발표될 때가 많다. 나의 작업은 몸에 대한 신뢰와 실험의 연속이다. 지난 2004년 지기들(민 원·장기덕)과 결성한 'Project NOM'를 통해 색다른 전시'Photo Essay 33'를 열고 있다. 서양화, 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함께해온 십년지기. 서로 다른 3인이 렌즈로 투영한 33장의 작품을 공동 전시했다. △ Photo Essay 33 = 12일까지 전주교동아트스튜디오. 전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송씨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퍼포먼스 아티스트,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터렉티브 30 Days' 대표를 맡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0 23:02

69세 할머니 여고생의 '쉼없는 붓질'

68세 할머니가 전주여고 교복을 다시 입었다. 그리고 올 평생의 원이었던 개인전까지 준비했다. 전주여고 1학년에 재학중인 윤기숙씨의 이야기다.윤씨는 50여년 전 질환으로 전주여고 1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학생들 교복만 보면 괜스레 눈물이 나고 마음이 저렸다. 그런 그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남편(최석조 전 교장)과 자녀·손자가 용기를 주었다. 지난해 전주여고에 재입학하게 된 배경이다."처음에는 선생님들도 어려워했어요. 옆에 잘 오시지 않고, 눈도 못 맞출 정도였습니다."그가 마음을 열면서 이제는 자연스레 스승과 제자 관계로 불편함이 없다. 사석에서 나이 든 선생님들 사이엔 언니로, 젊은 선생님들과는 '선배님'으로 통한다. 또 동급생들이 할머니라고 부르는 걸 가장 싫어했다. 그래서 손주뻘인 학교 '친구'들은 언니로 따른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교복을 입고, 수업을 받고, 시험을 치릅니다. 수학 물리 영어 과목 등 기초가 필요한 과목을 따라가기 힘들고, 작은 글씨가 안보이는 등의 애로가 있지만, 주변의 배려로 학교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자신의 전공인 미술은 물론, 체육시간 에어로빅도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재입학 전까지 꺾었던 붓을 잡았다. 삼성생명 소장을 그만둔 뒤 전북대 평생교육원 등을 다니며 학창시절의 '끼'를 살렸다. 신춘휘호대전, 한국서예대전, 전북서도대전 등에 여러 차례 입선·특선하며 실력을 키웠고, 단체전 등에 참가하며 교류의 폭을 넓혔다."힘들 때 그림이 위안이 됐습니다. 그림을 그리면 머리도 맑아지고 잡념도 없애줍니다."앞으로 한 올 한 올 수놓는 정성과 구름 위를 노니는 상상력, 젊음의 열정으로 열심히 그리겠다는 다짐이다.고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입학해 미술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욕심도 갖고 있다. 김원용기자kimwy@△윤기숙전=10일부터 16일까지 전북도예술회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2.10 23:02

고미술·근현대미술품 온라인 경매A-옥션, 미당작품 등 120여점 출품

전주에 본사를 둔 미술품 경매회사 A-옥션(대표 서정만)이 10일부터 15일까지 올 두 번째 온라인 경매를 연다. 시작가 2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고미술 작품과, 근현대미술품을 망라한 미술품 120여점이 출품된다. 민화와 단청의 색감을 조화롭게 표현한 박생광의 대표작 '나비와 모란'(추정가 2000만~3500만), 갖가지 옛날 그릇과 꺾여진 화훼를 함께 화폭에 담은 소정 변관식의 한국적 정물화인 '기명절지도'(추정가 400~600만), 몽인 정학교의 수직으로 곧게 뻗은 가지가 유려한 기품을 자아내는 묵죽, 묵매도 가리개(800~2,000만)가 대표작으로 출품된다. 서양화 섹션에는 김병종의 '생명의 노래-숲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도불화가 이종우 화백의 설경, 우리민족의 정서와 자연을 담보로 '오방정색'의 독창적인 조형기법을 구축한 오승윤 화백의 풍수를 구입할 수 있다.또 미당 서정주 시인의 대표시 '국화옆에서'를 모티브로 운치 있게 도자기에 표현한 시화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청전 이상범, 의재 허백련, 운보 김기창, 소치 허련, 우석 황종하, 취산 김구하, 고균 김옥균, 월성 김두환, 최쌍중, 전병현, 전혁림, 장두건, 박성환 등의 작품도 출품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2.10 23:02

채우는 시 아닌 비우는 시

송 희(56)는 오래 묵은 시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다. 문인들 행사장에서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그러나 "아니다" 싶을 땐 작심하고 할 말은 한다. 야물고, 딴딴한 인상을 주는 것도 이런 까닭일 것이다. 그의 '싹'을 일찍부터 알아본 출판사'시와 시학사'가 두번째 시집'설레인다 나는, 썩음에 대해'를 재촉했다.50여 편의 시는 지난 9년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였음을 보여준다.오랫동안 마음공부를 해온 시인은 "모든 것이 문드러질 때 올라오는 신비함과 솟아나는 힘.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에 호기심이 생겨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서 "출판사가 표제작을 참 잘 뽑았다"고 했다.어려서부터 날마다 일기 쓰듯 시를 썼다. 학교 대표로 백일장에 나가 상을 곧잘 받았으나, "딱히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막연하게 내 시가 교과서에 실리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다. 이운룡 시인의 부추김으로 '시인'이란 직함을 달고도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첫 시집'탱자가시로 묻다'로 안팎에서 호평을 받을 때 안면도 없는 서정춘 시인이 "미친놈들 이야기에 속지 말라"고 채찍질했다. 그로부터 5년 뒤, 어느 잡지에 실린 그의 시('구름 죽죽 찢어먹는 여자')를 본 뒤에서야 "진중하게 잘 쓰고 있다"고 칭찬해주었다."(서정춘 선생님은) 제목 하나를 결정짓는 데 40일을, 8행짜리 시를 쓰면서 2달 반을 고민했다고 하셨어요.시를 발표할 때 마다 그 분 말씀을 떠올리게 되죠. 무르익어서 한 숨에 풀어질 때까지 담고 있는 편이거든요. 어차피 많이 쓰는 재주도 없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쓰려고 합니다." 그의 시세계에서 '마음공부'는 불교적으로 해석되든 자연의 순리를 빗댄 것이든 빠뜨릴 수 없는 주제어. 때론 가을 들판의 쑥부쟁이처럼 가녀리게 흔들리고('삼월눈꽃'), 때론 신들린 무당처럼 가슴 꽂히는('감자에 싹이 나서') 시가 읽힌다. "내 시가 난해하고 어렵다는 말이 무슨 뜻인 줄 이제 알겠다"는 시인은 9년 전 세상에 대한 무궁무진한 궁금증으로 꽉 찬 마음 대신 수행을 통해 닦은 비어있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냉장고 뒷구석에 숨어든 사과 하나 / 제 배꼽 쪽으로 당기고 당겨 / 주름에 절여졌다 / 귀를 어지럽히던 바람소리도 / 스폰지처럼 달디 달아졌다 / 푹신한 골방이 되었다 / 동안거 마지막 날 / 툭, 칼집을 넣어본다'('주름의 안쪽' 중에서)타자를 인식하지 않는 건, 그래도 될 만 하니까 그러는 것일 게다. 이런 걸 두고 진정한 의미의 해방이라고 하지 않을까.전주 출생으로 1996년 '자유문학'으로 문단에 나와 첫 시집'탱자가시로 묻다'를 펴냈으며 '전북시인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2.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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