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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 '혼불' 베껴쓰기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 진행

1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풀뿌리의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낸 작품이 「혼불」이다.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갈아서 손끝으로 모으고, 불덩이를 이뤄, 한 마디 한 마디 파간 작품.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소설가 최명희씨의 치열하고 섬세한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는 「혼불」 베껴 쓰기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을 진행한다.2일부터 1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필사 대장정은 「흔들리는 바람」(1부·1~2권), 「평토제」(2부·3~4권), 「아소, 님하」(3부·5~6권), 「꽃심을 지닌 땅」(4부·7~8권), 「거기서는 사람들이」(5부·9~10권) 등 5부 10권(108개 장)을 대상으로 한다. 필사는 각 장을 기준으로 하되, 각각의 장에는 여러 명의 필사가 담겨도 괜찮다. 매안출판사에서 출간된 「혼불」을 기준으로 하지만, 한길사에서 출간된 「혼불」로 해도 무관하다.1부는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서 관람객 대상으로 진행되며, 2부에서 5부까지는 「혼불」에 애정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원고지 한 칸 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하던 작가의 예술혼을 온 몸에 새길 수 있는 기회.장성수 관장은 "「혼불」 1만2000매 필사하기는 「혼불」을 다시 활물화시키는 귀한 작업"이라며 "하나의 언어, 하나의 사물이 진정한 존재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필사의 힘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접수 방법은 전화나 이메일로도 가능하다. 필사된 원고는 올해 말부터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서 전시되며, 작업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의 명단이 공개된다. 문의 063) 284-0570.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02 23:02

'제15회 신곡문학상 시상식' 성황

뛰어난 수필가를 배출해 창작열을 이어왔던 수필과비평사(회장 라대곤)가 주최하는 '제15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3시30분 전주 관광호텔에서 열렸다. 「느리게, 그러나 자유롭게」로 대상을 수상한 최병호씨(67·수필문우회 운영위원)와 「내 마음의 강」으로 본상을 수상한 김재훈씨(62·수필과비평작가회의 부회장)는 이번 수상을 인연으로 수필과의 열애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신인상 수상자인 김기조 박흥일 신능자 오명순 이상원 조우정 최상미 강리나 권오훈 백금옥 류수미 신 규 이승수 이희장 임영숙 김정례 박기옥 박일희 박해경 이금영 이승숙 이정자 이창용씨도 수필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는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또한, 대상 수상자인 최씨의 '나의 문학 나의 인생'과 이상규씨의 '문학언어와 일상언어'를 주제로 한 문학강연도 함께 열려 문학의 향기를 이어가는 자리가 됐다.'신곡문학상'은 1995년 라 회장이 수필 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사재를 쾌척해 만든 것으로 고향 지명이자 호를 따서 이름 붙인 상이다.이날 시상식엔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한국문협 월간문학 정종명 편집국장, 한국문협 평론분과 오양호 회장, 아동문학가 서재균씨, 소재호 시인, 수필가 김 학씨, 이동희 전북문협회장, 정군수 전주문협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02 23:02

'덕혜옹주', 하루키 제치고 1위

권비영의 소설 '덕혜옹주'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섰다. 고종의 딸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덕혜옹주'는 지난해 12월 중순 출간돼 이번 달 첫째 주 처음 순위에 든 데 이어 정상까지 차지했다. 19주 연속으로 1위를 달렸던 '1Q84' 1권은 그 바람에 2위로 내려앉았다. 한동안 20위권에서 벗어났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14위에 올랐으며, 데이비드 조의 '해커스 토익' 시리즈와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 이시원의 '시원스쿨 기초영어법' 등 학습 도서들도 순위에 들었다. 다음은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ㆍ오프라인 서점 11곳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판매된 부수를 종합한 1월 마지막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다. 1. 덕혜옹주(권비영ㆍ다산책방)2. 1Q84 1(무라카미 하루키ㆍ문학동네)3. 엄마를 부탁해(신경숙ㆍ창비) 4. 죽을 때까지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오츠 슈이치ㆍ21세기북스)5. 당신 없는 나는?(기욤 뮈소ㆍ밝은세상)6.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ㆍ푸른숲)7. 로스트 심벌 1(댄 브라운ㆍ문학수첩) 8.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린다 피콘ㆍ책이있는풍경)9. 최인호의 인연(최인호ㆍ랜덤하우스코리아)10. 1Q84 2(무라카미 하루키ㆍ문학동네)11.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종선ㆍ갤리온)12. 넛지(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ㆍ리더스북)13.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류랑도ㆍ쌤앤파커스)14.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ㆍ부키)15. 해커스 토익 VOCA(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6.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박철범ㆍ다산에듀)17. 해커스 토익 스타트 READING(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8. 해커스 토익 READING(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9. 시원스쿨 기초영어법(이시원ㆍ엘도라도)20. 너는 모른다(정이현ㆍ문학동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1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위험한 경제학-부동산의 비밀

"2000년대 들어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가 830조원까지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315조원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 시중 금융기관들은 CD와 은행채를 남발하고, 단기 외화까지 무차별 차입해 부동산 시장에 펌프질을 해댔다. (…)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고 공약해 집권한 정권이다.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도 안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동아일보와 미디어다음 기자 출신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의 「위험한 경제학 : 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더난출판, 2009)은 위와 같은 진단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는 2008년 출간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이 책에서 다시금 부동산 대폭락을 경고한다. 집값이 반등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이미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이 시작됐으며 지금 뛰어내리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10가지 조언'을 제시한다.첫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묵힐 경우의 기회비용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집값이 올라줄 것인지, 기대대로 집값이 올라주지 않을 경우 가계 경제에 생길 리스크를 생각하라. 둘째, "우리 동네는 저평가돼 있다"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셋째, 나도 부동산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넷째,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만 한 것이 없다는 환상을 깨라. 다섯째,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고 가볍게 움직였다가는 장기간 지속되는 바닥권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에 유의하라. 여섯째, 주택시장에선 주식시장처럼 단기적으로 치고 빠질 수 없다는 걸 잊지말라. 일곱째, 집값의 20% 이상은 빚을 내 사지 말라. 여덟째, 집값 촉진책에 속지 말라. 아홉째, 실거주 수요가 없는 지역은 피하라. 열째, 20~40대 젊은 세대라면 서두를 필요 없다.저자는 "언론과 건설업계, 부동산 정보업체, 정부 관료들의 검은 유착이 부동산 거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의 언론들, 특히 일부 기득권 신문들은 광고 유치와 사주의 이익 수호에 눈이 멀어 언론의 본령을 저버리고 지면을 사유화한 거대 이익집단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그가 제시한 '부동산 선동 기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15계명'은 다음과 같다.①기사에 나온 현장과 그 주변 상황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보라, ②해당 기자가 그동안 쓴 기사 이력을 검색해보라, ③신문사의 이해관계를 생각해보라, ④취재원의 이해관계도 살펴보라, ⑤기사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⑥통계에 속지 말라, ⑦기사내용이 확정된 결과인지 살펴보라, ⑧기자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된 기사들을 조심하라, ⑨마지막 문장을 조심하라, ⑩제목과 기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⑪가능하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외신 기사와 비교해보라, ⑫개발호재로 집값 상승 점치는 기사를 조심하라, ⑬단기 국면만 보여주는 기사는 경계하라, ⑭일부 사례를 일반적 사례로 포장하지 않는지 조심하라, ⑮언론에서 쓰는 상투적 용어가 적절한지 생각해보라.그러나 이런 합리적 논리에 저항하는 속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강하므로 집값이 쉽게 안 떨어진다"거나 "부동산은 심리다. 조금만 심리가 꿈틀하면 금장 집값이 오른다"는 따위의 속설이다. 이런 속설에 감염되면 논리적으론 수긍하던 사람들도 돌아서면 "집값은 또 오를지도 몰라"라며 불안해 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부동산 이중인격자'라고 부르면서 부동산 이해관계자들의 선동에 놀아나지 말 것을 충고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에서는 치열한 부동산 계급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이제라도 한국경제의 파탄을 피하면서도 부동산 버블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저자는 이명박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현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같은 정치세력에게서도 희망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득권 중심의 불공정한 게임 규칙이 적용되는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가장 의미심장하거니와 안타까운 일이다. 현 정권과 분명히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민주당은 부동산 기득권 세력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생각인 것 같다. 반면 진보정당들은 주요 의제설정에서 부동산 문제와 멀어졌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의 답답한 심정엔 공감하면서도 과연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축이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다.이 책의 내용은 지방, 그것도 못 사는 지역의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저자의 '부동산 이중인격자'라는 말은 가슴에 와 닿는다. 이 개념을 원용하자면, 지방에 사는 우리 모두가 지방문제에 관한 한 알게 모르게 이중인격자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철이니 이런 이야길 한번 해보자지방에 살면서도 자녀를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시키려고 애쓰는 건 당연하다. 아니 정말 잘 하는 일이라고 격려를 보내줘도 좋으리라. 개인과 가족의 발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가 우선이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존경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일반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까지 지역대학을 모욕할 필요는 없다. 설사 "지역대학 보내느니 아예 대학 안 보낸다"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건 속마음으로만 간직할 일이고 그와 비슷한 생각을 남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발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당신의 친구들이 다 성공해서 서울 강남의 수십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가정해보자. 그곳에 사는 어떤 친구들이 당신의 무능을 비웃더라도 속으로만 그렇게 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나 그들이 당신이 지방에 사는 걸 공개적으로 비웃는다면 이야긴 달라진다. 지역대학 문제도 마찬가지다. 속으론 마음껏 폄하하시되 발설하지 마시라. 당신이나 지역대학이나 같은 처지인 바, 누워서 침뱉는 일이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자기모멸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늘 조심하자는 뜻이다.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저자는 "부동산은 심리다"는 말을 반박했지만, 그건 '마지막 폭탄 돌리기'를 경고하는 차원에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사회적 문제가 증폭되는 걸 지적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무슨 일에서건 과대평가나 과소평가 모두 불행한 일이다.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것중의 하나는 서울에 대한 과대평가와 지방에 대한 과소평가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1.29 23:02

작년 성인 연간독서량 10.9권…'또 감소'

지난해 성인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10.9권으로, 2년째 감소세를 보였으며 일반 책을 1권 이상 읽은 인구 비율인 독서율 역시 성인은소폭 하락했다. 이에 비해 초ㆍ중ㆍ고생은 독서량은 16권으로 늘어났고 독서율도 높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작년 11월 전국의 성인 남녀 1천명과 초중고생 3천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28일 발표한 '2009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지난해 10.9권으로 전년 11.9권보다 1권이 줄었다.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1996년 9.1권에서 1999년 9.3권, 2002년 10.0권, 2004년11.0권, 2006년 11.9권, 2007년 12.1권 등으로 꾸준히 늘다가 2008년부터 감소세로돌아섰다. 신문이나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책을 읽는 인구 비율인 독서율도 2007년76.7%에서 2008년 72.2%를 거쳐 지난해는 71.7%로 떨어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TV나 인터넷 등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한 학기 독서량은 2008년 14.0권에서 지난해 16.0권으로 늘면서 2년 연속 증가, 1994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종전 최대독서량은 1996년의 15.4권이었다. 학령대별로는 초등생이 25.8권에서 27.6권으로, 중학생이 10.1권에서 12.3권으로, 고등학생이 6.1권에서 8.1권으로 증가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성인이 평일 28분, 주말 29분으로 전년보다 1분씩 줄었고 학생은 평일 45분, 주말 50분으로 평일은 4분, 주말은 2분이 늘었다. 이를 포함해 성인은 인쇄 매체 접촉시간이 평일 54분, 주말 50분으로 전년보다3분씩 감소했고 영상매체나 인터넷 등 접촉시간은 증가했다. 성인들의 월평균 도서ㆍ잡지 구입비는 1만600원으로 전년보다 100원 감소했다. 최근 1년간 공공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성인이 26.6%, 학생 52.5%였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8 23:02

"함께 읽고 함께해요" 책 통한 나눔 활발

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퍼지면서 책을 통해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민음출판그룹은 교보문고와 함께 장애인들의 독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책 같이 좀 봅시다' 캠페인을 벌인다. 다음 달 1-15일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민음사와 사이언스북스, 황금가지, 비룡소 등 민음출판그룹에서 펴낸 책들을 사면, 수익금 일부가 점자 책 제작을 위해 한국점자도서관에 기부된다. 또,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 최재천의 '개미 제국의 발견', 김향이의 '달님은 알지요' 등 11종이 노인이나 시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큰 활자체의 도서로 만들어진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홈페이지 회원 포인트로 고통받는 아이티인들을 돕는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다음 달 3일 캠페인이 끝나면 참가자들이 기부한 모금액과 같은 액수를 아이티 긴급구호에 추가 기부할 예정이다. 저자들이 인세 일부를 기부하는 문화는 이미 꽤 넓게 퍼져있다. 아름다운재단이 2001년부터 운영해 온 '인세 기부' 프로그램에는 박원순 변호사, 소설가 신경숙, 시인 안도현, 김용택, 만화가 박광수 씨 등 많은 저자가 참여, 기부 총액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9천만 원을 넘었다. 한비야 씨는 지난해 12월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의 인세 1억원을 몽땅 자신이 몸담았던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기부했으며, 탤런트 김현주도 '현주의 손으로 짓는 이야기' 인세를 굿네이버스 빈곤 아동 지원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 쉬운 다문화 가정과 책을 통해 어려움을 나누려는 움직임도 있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은 웅진재단의 후원을 받아 다음 달 17∼19일 다문화 가정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60명을 초청해 출판 과정을 견학하고 작가와 만나며 책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는 '파주북시티 다문화 책 만들기 캠프'를 무료로 연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전자책 기술업체, 출판사와 함께 다문화가정지원위원회를 구성해 다국어로 전자책을 만들어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8 23:02

소외계층 찾아가는 문학나눔

소외계층에 대해 수준 높은 문학을 향유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진행된 문학나눔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도서관협회는 26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지난해 소외지역 우수문학도서 보급사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개최했다. 2005년부터 추진된 '소외지역 우수문학도서 보급사업'은 분기별로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등 30종 내외의 우수 문학도서를 선정해 작은 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 교정시설 등에 보급하는 사업으로,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다 지난해부터 한국도서관협회로 이관, 진행돼왔다. 2009년 한 해 동안 모두 121종의 우수문학도서가 총 2천389곳의 보급처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전달됐으며, 14명의 문인이 거주 지역 보급처를 직접 찾아 독자들을 만나는 행사도 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도서관에서 독자들을 만난 소설가 이순원 씨는 이날 워크숍에서 "출판사와 대형서점이 연계해 실시하는 '독자와의 대화'는 행사 자체가 이벤트적이고 책의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반면 문학나눔을 통해 경험한 '지역문인과의 대화'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는 독자대로 그 작가의 작품을 충분히 읽고 만남을 준비하고, 작가도 어떤 이벤트로서가 아니라 자기가 사는 지역의 주민들과 자기 삶과 문학에 대해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혼자 작업할 때는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충남 공주의 한 방과 후 교실을 찾았던 전성태 씨는 당시 아이들이 작가의 단편소설을 각색해 마련한 조촐한 촌극에서 큰 감명을 받았던 경험을 들려주며 "그건 일종의 순수함을 대면한 경외감이었을 테고, 그 감정은 단번에 저를 잃어버린 유년기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유안진 시인은 "격조와 품위를 갖춘 문화선진국으로 나아갈 문화사업의 핵심이자 도서관사업의 중심축이 바로 문학나눔 사업"이라며 "문학나눔이 생활의 중심영역 속으로 들어오는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7 23:02

"직급ㆍ학력 높을수록 책 많이 읽는다"

직급과 학력이 높은 직장인일수록 책을 많이 읽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2월 16-28일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 사는 남녀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물은 결과, 연간 한 권이라도 책을 읽은 사람은 90.7%이며 전체 응답자의 연평균 독서량은 11.8권,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연평균 독서량은 13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학력별 독서량은 고졸 8.1권, 대졸 12.8권, 대학원졸 17.9권으로 학력이 높을수록 많았다. 직급별로는 사원급 12권, 대리급 13권, 과장급 13.9권으로 조금씩 늘다가 차장ㆍ부장급 12.7권, 임원급 12.3권으로 다시 줄었다. 그러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사원급 16%, 대리급 9.1%, 과장급 6.5%, 차장ㆍ부장급 6.2%, 임원급 5.7%로, 직급이 높을수록 단 한 권이라도 책을 읽은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250만원 미만인 직장인은 평균 13.5권을 읽었으며, 2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은 10.5권, 400만원 이상 550만원 미만 12.6권, 550만원 이상은 16.8권이었다. 성별로는 여성(15.3권)이 남성(12.1권)보다 더 많은 책을 읽었으며, 연령대로는 20대(14.3권)와 40대(13.8권)가 30대(12권)와 50대 이상(11.4권)보다 많이 읽었다. 책 읽는 직장인들은 독서의 이유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는 점(71.8%)을 가장 많이 꼽았고, 책을 읽지 않는 직장인들은 그 이유로 '일이 바빠 시간이 없음'(55.9%)과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음'(48%)을 주로 들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7 23:02

서동선화, 개화예술공원에 자리잡다

시인 김문덕씨(68)가 고향 사랑의 뜻을 담아 사비를 들여 제작한 노래 '서동선화'의 노래비가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 개화예술공원에 세워졌다.이양우 시인(사단법인 한국육필문예보존회 이사장·문예춘추 발행인)이 조성한 개화예술공원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 휘호를 비롯해 한용운 이상화 박두진 이병기 박목월 이육사 김영랑 김소월 등 500여명의 시비로 가득 채워져 있다. 개화예술공원에 시비가 건립되려면 문단 데뷔 20년 이상으로 5권 이상 시집을 출간해야 하며 3명 이상의 문인 추천을 받아야 해 조건도 까다로운 편. 노래비로는 김씨의 작품이 처음이다.'서동선화'는 김씨가 2008년 익산을 소재로 제작한 음반에 담겨있는 곡으로 김씨가 직접 작사·작곡을 했다. 노래비에는 '서동선화' 악보와 시인의 약력이 새겨졌다.김씨는 "연 평균 20만명이 다녀가는 개화예술공원에서 내 고향 익산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며 "'서동선화'가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곡인 만큼 부산을 상징하는 노래 '부산갈매기'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져 익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익산 출생으로 2005년 익산 삼기중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김씨는 익산문협 지부장을 지냈으며 10년 넘게 사비를 들여가며 백일장을 개최,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현재 MRA세계도덕재무장 익산시 본부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1.27 23:02

문학이 탄생하는 작가들의 손바닥이 찍힌 벽

아름다운 문학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가들의 손바닥이 도자 부조 작품으로 제작돼 전시된다. 22일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70여 명의 시인과 소설가, 문학평론가, 극작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신년 하례회를 갖고 문학촌 내에 설치할 작가의 손벽 제작을 위한 핸드프린팅 행사를 했다. 김남조, 구중서, 김주연, 문인수, 신달자, 윤후명, 천양희, 현기영, 구효서, 권지예, 김선우, 나희덕, 윤대녕, 은희경, 이순원, 정과리, 정끝별, 하성란, 문태준, 김근, 김경주 등 원로와 중견, 신진을 넘나드는 여러 문인들이 참여했다. 소설가 박범신 연희문학창작촌장은 "작가들이 손바닥을 찍으면 독자들이 먼 훗날 와서 볼 때 자신이 읽은 문장들이 떠오르면서 '내가 읽은 작가의 시, 소설이 저 손 안에서 나왔구나' 상상하고 친근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훌륭한 작가들의 손을 모아 연희문학촌 입구에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손벽을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핸드프린팅 후 김남조 시인은 "두 손을 누르면서 갑작스럽게 귀한 전류를 느꼈다"며 "이 손으로 무엇을 지었고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썼고 무엇을 저질렀고 무엇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나 하는 생각이 흙에 손을 넣었을 때 섬광처럼 머릿속에 흘렀다."고 말했다. 박형준 시인은 "박범신 선생님이 작가의 손안에 우주가 있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우리가 기록으로 남기는 손도 작가들이 쓴 우주를 하나의 기념으로 보관하고자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연희문학창작촌은 이날 참가한 70여 명 외에 상반기 중 작가 200명의 손바닥 부조작품을 더 제작해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5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박정희 개발동원체제의 정치사회적 이중성

"한국사회는 여전히 '박정희 신화'가 지배하고 있다. (…) 사회적 양극화와 실업난이 심할수록 박정희 시대의 향수에 젖는 사회가 과연 미래를 향해 갈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보수세력만 책임질 일은 아니다. 진보와 개혁을 주창한 세력이 서민들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해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나'라는 자책을 불러온 것도 박정희 부활에 기여했다. 박정희 모델을 뛰어넘는 사회 발전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진보세력의 한계 역시 박정희 신화를 띄웠다. 이렇게 우리는 여전히 '박정희 이후'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경향신문 2009년 10월 26일자 사설 '왜 아직 박정희를 넘지 못하는가'의 일부다. 왜 그럴까? 왜 아직 우리는 아직 박정희를 넘지 못하는 걸까?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의 「동원된 근대화 : 박정희 개발동원체제의 정치사회적 이중성」(후마니타스, 2010)은 이 물음에 답하는 책이기도 한다. 이 책은 '성장과 경제적 성취 대 폭압과 수탈', '동의 혹은 헤게모니 대 폭압과 강압', '산업화 대 민주화', '수탈 및 착취 대 근대화', '분배를 수반한 성장 대 불평등 성장' 등의 대립 구도라고 하는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서 매우 정교한 분석과 복합적인 이론적 구성을 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읽기에 쉽거나 부드러운 책은 결코 아니지만, 기존 이분법 투쟁에 지친 사람들은 이념과 정치적 성향을 뛰어넘어 공부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매력적인 책이다. 특히 진보적이면서도 기존 진보적 시각에서 좀 게으르다거나 '도덕 과잉'의 냄새를 맡은 사람이라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책이기도 하다.조희연은 박정희 시대의 구조적 성격을 '근대화를 향한 동원'을 주된 특성으로 하는 체제로 파악하고, 이런 점을 드러내기 위해 '개발동원체제'라는 용어를 쓴다. 개발동원체제는 '근대화(개발, 산업화, 발전 혹은 성장)'라는 국민적·민족적 목표를 향해 국가가 위로부터 사회를 강력하게 추동하고 동원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기존의 박정희 체제 분석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크게 보아 세가지다.첫째, 복합적이다. 박정희 체제의 폭압과 모순, 위기를 강조하는 진보적 서술에서 출발하되, 새로운 문제 제기들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도전들에 대면하면서 기존의 진보적 인식틀을 성찰적·확장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박정희 시대를 재인식한다. 둘째, 보편적이다. 박정희 체제를 한국만의 유일무이한 '특수한'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일반적' 특성을 갖는 대상으로 파악한다. 셋째, 총체적이다. '하나의 박정희'가 아니라 '다양한 박정희'가 존재는 하는 점에 주목해 박정희 체제의 '모순적 복합성'을 규명한다.그래도 무슨 말인지 영 모르겠다고 할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쉽게 말하자면, 조희연은 진보적 시각을 견지하면서도 투철한 자기성찰과 더불어 기존 진보적 시각의 한계를 지적한다. 예컨대, 조희연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이론적 실천이 정치적 실천의 성찰적 계기로 작동하기보다는, 이론적 실천이 정치적 실천과 곧바로 동일시되거나 도구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런 '이론적 실천의 도구화'는 운동적 언어가 쉽게 분석적 언어로 치환되어 동일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속에서 분석의 문제는 쉽게 '입장'의 문제가 된다. (…) 일종의 '본질주의'적 분석이 진보적 분석을 지배하게 되면서, 그 분석의 공백에 뉴라이트적인 현대사 분석이 존재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진보적 분석 내부에서의 '순수주의' 같은 것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조희연은 조심스럽게 또는 고급스럽게 표현했지만,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그간 박정희를 보는 진보진영의 시각은 도덕적 분노 일변도여서 오히려 '박정희 붐'에 일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일상적 삶에서 개혁적이거나 진보적이면서도 박정희를 종합적으로 긍정 평가하는 대중이 많다. 이들의 생각이 분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분석을 시도하게 되면, '박정희는 무조건 악인'이라고 낙인 찍는 식의 진보파가 펄펄 뛰며 반격해온다. 박정희 시대에 저질러진 인권유린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흥분해대기 시작하면, 어느덧 소통과 논쟁은 실종되고 누가 더 민주주의와 인권에 투철한가 하는 '자격 검증 시험'으로 변질된다. 그렇게 해서 생각이 같은 사람의 뜨거운 박수는 받을지 몰라도, 이는 그 어느 중간 지점에 있는 대중을 박정희 찬양 세력의 대열에 들어가라고 등을 떠미는 격이다.문제 설정 자체가 잘못된 점도 있다. 왜 우리는 아직 박정희를 넘지 못하는가? 이를 둘러싼 논쟁과 논란은 뜨겁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딱 두가지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시기를 옛날의 왕보다 훨씬 더 강한 철권으로 지배한 지도자가 박정희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논쟁과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며 상호 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이 두가지 이외의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박정희가 아닌 다른 독재자가 그 시기를 책임졌다면 오늘과 같은 번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사실 이건 사소한 질문일 수 있음에도 우리는 주로 이 문제를 놓고 논쟁과 논란을 벌인다. 박정희 찬양 세력은 '성공'이라는 결과에 주목하고, 박정희 비판 세력은 '성공'의 정체와 더불어 그 '그늘'에 주목한다. 각자 바라보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통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이해관계까지 끼어든다. 박정희의 집권 기간은 18년이었지만 사실상 그 체제를 연장한 5공화국과 적어도 인적 구성에서 5공을 연장한 노태우 시기까지 합하면, 박정희 체제의 기득권 세력은 30년 넘게 한국을 지배해 온 셈이다. 3당 통합으로 집권한 김영삼 정권도 반쪽은 그 체제의 연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박정희를 넘어서는 건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게다가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서 존재하는 '비극적 죽음'의 프리미엄이라는 문제도 있다. 조희연이 잘 지적했듯이, "한국 역사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경우 '비운에 간' 인물들에 대해서만 '동의적' 태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 우리 현대사의 경우, 지배에 대한 동의 자체가 적고 지배의 불안정성이 일상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현실 정치인들은 민중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은 정치인들에 한해서, 기대가 투영되는 식으로, 정치적 지지가 남아 있는 경우라고 해야 할 것이다."'동원된 근대화'는 이미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그런 '동원 메커니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지난 한 세대에 걸쳐 박정희의 명예를 자신의 명예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층으로 우뚝 섰거니와 '비극적 죽음'에 약한 민중의 정서가 그 주변을 맴돌고 있다. 조희연의 「동원된 근대화」를 읽으면서 박정희 체제를 포함한 한국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차분하게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1.22 23:02

만화·그림책으로 돌아본 용산참사 1년

20일 '용산참사' 1주기를 앞두고 용산참사와 고인들을 돌아보는 만화책 한 권과 그림책 한 권이 함께 출간됐다.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신성식, 앙꼬, 유승하 등 만화가 6명이 그린 '내가 살던 용산'(보리 펴냄)에는 지난해 1월 20일 숨진 철거민 5명의 발자취를 각각 담은 만화 5편과 참사가 일어난 당일의 상황을 재구성한 만화 1편 등 6편이 실렸다. 만화가들은 희생자들이 어떤 삶을 살다가 참사 현장인 옥상 망루에 오르게 됐는지 과정과 사건 발생 이후 355일째에 장례식이 치러지기까지 유족이 겪은 고통을 그렸다. 만화가들은 머리말에서 "유가족들을 만나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목소리와 표정이었다"며 "유가족들이 우리가 모두 그렇듯이 집으로 돌아가 일상의 피로와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32쪽. 1만1천원.그림책 작가 이승현의 '파란집'(보리 펴냄)은 글 없이 그림으로만 채워진 그림책이다. 철거민들이 올랐던 망루이자 보통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사는 집을 상징하는 파란 집, 희생자들과 '아파트 공화국'의 균열을 상징하는 아파트 보도블록 사이의 민들레 등 직접적인 사실 묘사보다 상징적인 그림으로 사회 문제를 풀어냈다. 작가는 맺음말에서 "지금 마지막으로 지키던 파란집은 검은 연기와 함께 사라졌지만, 떠나지 못한 영혼과 남겨진 자의 눈물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44쪽. 9천800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0 23:02

"첫 열정 잊지 않고…한국 문학에 든든한 뿌리가 되기를"

'2010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당당하게 문단에 나온 김혜원(시 당선) 문솔아(수필 당선) 백상웅(동화 당선) 정희경씨(소설 당선).19일 오후 3시 전북일보 회의실에서 열린 '201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이들이 오랜 가슴앓이를 끝내는 순간이었다.당선자들을 비롯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문인들이 대거 참석, 새로운 출발점에 선 후배 문인들을 격려했으며 당선자들은 "새해 아침, 이 세상에 제 작품을 화려하게 꺼내주신 심사위원과 전북일보에 감사드린다"며 더욱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김혜원씨(48·전주시 인후1가)는 "감사드릴 분이 많지만, 감사의 말을 아끼고 아껴 좋은 시를 쓰겠다"고 했으며, 정희경씨(41·경기도 광주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소설가라고 이름 붙여주신 분들께 좋은 소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문솔아씨(45·경주시 동천동)는 "수필 쪽에서는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중앙지로 통한다"며 당선의 기쁨을 전했으며, 백상웅씨(29·여수시 선원동)는 "열심히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가천문화재단(이사장 이길여)이 후원한 올해 신춘문예에는 시 807편, 수필 460편, 소설 64편, 동화 64편 등 4개 분야에 총 1395편이 응모했다. 이는 지난해 1375편 보다 약간 늘어난 숫자.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작품이 쏟아졌으며 몇 년 전부터 이어진 40대의 약진은 올해도 두드러졌다. 덕분에 인생 연륜이 녹아난 깊이있는 작품들이 많았다는 평이다.허소라 심사위원장은 "문학은 인간생명의 본향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공동체 작업"이라며 "그런 점에서 양식과 진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로 작품 선정의 기준을 밝혔다. 허 위원장은 "당선작들은 작은 것들을 통해 큰 가치를 생산해 내는 힘이 느껴졌다"고 평했다.김혜원씨 시 '먼지'는 연작시 형태를 취하면서도 내적으로 교묘하게 연결시켜 신춘문예 응모작으로는 대단히 모험적인 기법을 선보였다는 평을, 문솔아씨 수필 '누드'는 흔한 소재를 신선하게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성과 문학적 함축미가 녹아있다는 평을 받았다.백상웅씨의 동화 '꽃 켜는 아저씨'는 시적·동화적 상상력이 근래에 보기 드문 작품이었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정희경씨의 소설 '액땜'은 모티브 활용, 서술 태도 등에 있어 매력적이며 작가적 재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신춘문예는 사회현상과 문화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는 해마다 문학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묻기 위해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당선자들에게 뜨거운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문단의 거목으로 자라나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며 "전북 사람·전북 문인 사랑에도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문학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누군가에게 등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있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당선자들이 한국 문단에 든든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전북일보가 책임감을 가지고 버팀목이 되어주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문인들은 다음과 같다.(가나다 순)공숙자 곽병창 김남곤 김동수 김용옥 김용택 김자연 김재희 김정길 김정웅 김학 노령 류희옥 목경희 박예분 박태건 서재균 서정환 소재호 안도현 안성덕 양규창 윤석조 윤이현 이동희 이운룡 이은소 이종호 장태윤 장학웅 전병윤 전일환 전정구 정군수 정병렬 정양 정영길 정희수 조기호 조미애 주봉구 최영 황정연 허소라 허호석씨 등.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1.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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