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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양병호 시인이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며 기념 시집 <그리워라 홍길동>(시간의 물레)을 펴냈다. 시인은 참신함을 바탕으로 시적 상상력과 감성적인 언어들을 결합해 이채로운 59편의 시를 선보인다. 독특한 화법과 개성적인 목소리뿐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의 성취를 재생하는 헌정시집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문학개론 시간의/ “사랑은 전쟁이다”메타포/서양사의 플루타르크 영웅서사/음운론의 우물라우트/그 어디에도/내 손목을 땃땃허게 잡아줄/회회아비가 없었네/쥐 오줌내 스리슬쩍 풍기는 자취방에서/고요한 이 밤에 어이해 나 홀로 잠 못 이루나//그건 너/그건 너/바로 너 때문이야(…중략…)”(‘그건 너 바로 너’부분) 시인은 정돈되고 진솔한 언어들로 문화와 예술, 철학을 모두 아우른다. 고급과 저급, 순수와 통속이라는 학문적인 경계 설정이 아닌 한 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문화’자체를 시로 보여준다. 지나온 추억을 생동감 있게 리메이크하고, 패러디하며 삶의 처연함을 웃음과 해학으로 표현한 점도 인상적이다. 미래를 낙관하지도 그렇다고 현재에 좌절하지도 않는 한 시절을 오롯이 담아낸 시편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지그시 누르며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김유중 문학평론가(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시집은 시인이 문화, 예술, 철학 등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갖가지 상념들을 틈틈이 메모해 써내려간 내밀한 인생의 비망록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순창에서 태어난 양 시인은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사, 문학석사‧문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고하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 회장과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한‘전북문학’을 발행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그러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하늘 한번 맑게 반짝이더라> <구봉서와 배삼룡> 등을 출간했다.
종교학자가 돌연 유기견 보호소를 설립해 3000마리의 개들을 구조하면서 얻은 삶의 깨달음을 담은 <개에게 배운다-삼천 마리 개들을 구조하며 깨달은 것들>(판미동)이 출간됐다. 저자 김나미는 2012년 태국 유기견 보호소에서 1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지체 장애견 보디를 알게 됐다. 자신의 보살핌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밝아지는 보디의 표정을 보고 저자는 유기견 보호소를 세우겠다고 결심한다. 2016년 김포에 유기견 보호소를 설립해 수천 마리의 개들을 살리고 이들의 가족을 찾아주며 동물보호 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저자는 13년간 동물보호활동가로서 마주한 참담한 구조 사례들을 실었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동물복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다. 지자체 동물보호 감독관 임명, 학대자의 동물 재소유 금지, 개식용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까지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들을 촘촘히 기록했다. 저자는 종교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귀국한 후 오랫동안 종교의 벽을 넘어 구도자들의 삶을 취재해왔다. <조선일보><중앙일보> 등 주요 일간지와 종교 신문에 종교 칼럼을 연재했다. 2011년부터 개인 동물보호 활동가로 3년간 활동한 후, 동물보호 단체 세이브코리언독스를 설립했다. 보호소를 정리한 2023년부터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고통 받는 개들을 위해 봉사하고 노견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역병으로 쓰러진 사람들을 위해 천막을치는 손들은 분주하고/ 아침저녁 매연 속을 출퇴근하는 길/ 빙하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눈빛이나 표정이/ 하늘로 뿜어 대는 분수나 바람의 기척으로 일어서는 한/ 빙하는 계속 살아 있을 것이다/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언젠가는 빙하역에 도착하리라는 신념으로/보일 듯 사라지지 않는 신기루처럼/ 새로운 얼굴을 피뤄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빙하역도/ 북극곰도/ 그들을 오래도록 기억할 거예요”(시‘빙하역에서’ 중) 전주 출신 이광소 시인이 신간 시집 <빙하역에서>(상상인)를 펴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세속적 삶에 대한 피로와 사회적 자아에 대한 거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순수’라는 신화적 공간으로의 회귀를 노래한다. 표제작 ‘빙하역에서’는 “역병으로 쓰러진 사람들을 위해 천막을 치는 손들”, “매연 속 출퇴근길”, “빙하역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눈빛 등을 통해 삶의 고단한 현실을 포착하면서도, 그 속에서 ‘빙하’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시적 열망을 드러낸다. 작품에서 ‘빙하’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세속적 욕망과 폭력, 오염으로부터 격리된 순수의 상징으로 제시된다. 시인은 “결빙 상태로 살아가는” 세계를 그리워하며, “불에 녹지 않는 나라”,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생명체만 사는 곳”을 갈망한다. 이는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오염되지 않은 본래적 존재를 회복하려는 언어적 실천이자 존재론적 선언이다. 이번 시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얼굴’의 이미지는 시적 자아의 해체와 변신을 암시한다. 사회적 상징으로서의 ‘얼굴’을 벗어던지고, 고정된 자아로부터 탈주하려는 시인의 태도는 “얼굴을 지우되, 응시를 포기하지 말라”는 선언으로 응축된다. 시집 해설을 맡은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이광소 시인의 시를 지배하는 철학적 정조는 ‘결별’”이라며 “그는 지루한 시간과 결별하고, 반복되는 현상과 규정된 얼굴들과 헤어진다. 시인은 하나의 궤도에 머무는 것을 거부하며, 변신과 해체의 고원에서 무위의 잠재력을 펼친다”고 평했다. 이광소 시인은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 시집으로는 <약속의 땅, 서울>, <모래시계>,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이 있다.
진솔하고도 우아한 사색이 돋보이는 박유선 신작 수필집 <황혼즈음 첫사랑>(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박유선 작가는 이번 책에서 자신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일상과 맞닿은 마음을 보여준다. 시와 수필로 구성된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꽃과 자연 풍경을 보고 느낀 것에서 시작해 그 감정에 얽힌 추억과 자신만의 생각을 풀어놓으며 매일의 반복을 특별한 순간으로 전환한다. 특히 작가의 수필은 자연과 같은 삶, 자연을 닮아가는 삶, 자연스러운 삶에 대한 흔적들로 가득하다. “2024년 여름은 불같은 더위로 높은 온도에, 온열환자 사망자가 발생하는 이변이 생기고 있다. (…중략…) 지난해에 입었던 옷 한참 뒤적여 가장 가볍고 시원할 것 같은 것 겨우 찾아 입고 현관문을 나서는데, 가마솥에서 끓던 뜨거운 김이 동시에 몸을 감싼다”(p. 45) 작가는 자신을 돌보는 귀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표현한다. 마치 마음껏 슬퍼하고 난 뒤 찾아오는 개운함, 아픔을 온전히 껴안기로 다짐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환희의 순간들이 어우러져 있다. 섬세하고 깊이 있는 문체로 일상을 전달하는 <황혼즈음 첫사랑>은 각자가 품고 있는 상처를 보듬고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다. 박유선 작가는 한국창작문학과 대한문학에서 각각 시와 수필로 등단하며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전북문인협회, 꽃밭정이 수필, 한노을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제PEN 한국본부 전북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가시꽃> <아름다운 사랑의 약속>등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이 오는 19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1층 중회의실에서 시조 특강 ‘문학광장’을 연다. 이번 문학광장은 연중기획 강연으로 마련됐으며, ‘시조야 놀자!’라는 제목 아래 시조문학을 중심 주제로 삼는다. 강사로는 양점숙 시조시인이 나서, 작가적 시원과 문학적 여정을 바탕으로 시조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양 시인은 국문학 박사로 가람시조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장상, 시조시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가람기념사업회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시조집 <기다림의 날 뒤에>를 비롯해 10여 권의 작품집과 논문집 <60년대 시조 연구> 등이 있다. 백봉기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시조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양점숙 시인의 깊이 있는 시 세계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은 오는 25일에도 문학 특강을 이어간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된 이력이 있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이승하 교수를 초청해 시문학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 시인)가 주최하는 문학 산책이 오는 19일 오후 6시 30분, 전북작가회의 사무실(전주시 완산구 중산중앙로 35. 302호)에서 열린다. 행사는 아동문학가 하미경 작가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번 문학산책에서는 아동문학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전은희, 최성자, 이창순 작가를 초대해 강연 및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 대상 질의응답 시간도 준비돼 있다. 전은희 작가는 2011년 ‘KBS창작동화제’ 로 등단한 이후 <열세 살의 콘서트>, <웃음 찾는 겁깨비> 등 청소년 소설과 동화에 집중해 왔다. 이번 문학산책에서는 최근작 <벨루가의 바다>에서 다루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화두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2019년 ‘소년문학’으로 등단한 이창순 작가는 작품 <토끼의 후예>를 중심으로 환경오염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동화와 동시에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짚어볼 계획이다. 2023년 ‘한국서정문학’ 동시 부문 시인상을 통해 등단한 최성자 시인은 동시 창작의 근간인 순수함과 행복을 시에서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문학산책에서 설명한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학산책은 예비 작가, 교육 관계자,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에는 세 작가의 작품이 전시·판매되며, 행사 후 저자와의 기념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전북작가회의 홈페이지 또는 유선 연락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무주산골영화제에 다녀왔다. 깊디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그 느낌이 좋아서 무주를 남몰래 애틋해 했고, 작은 영화관 하나 없는 곳에서 영화제를 연다는 그 무모함이 멋져서 매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영화제 기간에 무주를 찾곤 했다. 덕유산에서 별 반짝이는 밤하늘을 처마 삼아 피크닉 매트에 앉거나 누운 사람들과 섞여 영화를 봤다. 상영작은 마지막까지 흥미로웠고, 숲을 통과하는 바람에선 서늘하고 알싸한 맛이 났다. “아까 별똥별 봤어?” 하는 웅성거림을 바람결에 들었다. 여행 가방을 끌고 어디론가 총총히 사라지는 사람들. 체력을 다 소진한 지인과 나는 이른 새벽, 굽은 길을 더듬어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 전까지 축제 한복판에 있었음에도 어쩐지 그 중심에서 비켜난 듯한 느낌이 선명해서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이 떠올랐다. 이 책에는 서너 페이지 분량의 초단편을 포함해 소설 열다섯 편이 수록돼 있다. 각각 다른 인물들의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마치 모든 작품이 연결된 연작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화자가 모두 40대의 중년 남성이라는 점과 주인공이나 주변 사람이 예술계에 몸담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일 수 있겠다. “참 이상한 일이다.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서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 ‘라인벡’ 부분 <사라진 것들>은 ‘잃어버린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첼로 연주자가 희소 질환으로 한순간에 재능을 잃어버리고(‘첼로’), 부를 거머쥔 절친한 친구가 갑자기 실종된다거나(‘사라진 것들’), 한 소녀가 부부의 관계를 영영 바꿔놓고 무성한 소문들 속으로 자취를 감춰 버린다든가(‘히메나’) 하는 사건들 말고도 일상의 작은 틈새로 조금씩 빠져나간 것들도 있다. 부모가 되기 전과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에 대해 다루는 ‘담배’는 아이가 생겨남으로써 변한 일상을 그린다. “그때 우리가 어떻게 알았겠어? 그 모든 게 변한다는 것을. 그런 우리가 영원할 순 없다는 것을, 첫아이가 태어나면 담배가 영원히 사라지고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 와인과 심야의 여유도 사라진다는 것을. 이제 우리가 함께하는 인생은 더욱 풍부해지고, 사랑과 선의는 두 배가 되고, 집안에는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웃음과 더 많은 재미가 있겠지만 결국 우리는 줄어들겠지.” - ‘담배’ 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사라진다. ‘한때’라고 부르는 다정함에 속해 있던 것들이 흩어지고, 흘러가고, 흐릿해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간’과 ‘존재함’ 사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 나는 ‘상실’을 감당해야 한다. “밖에서는 가끔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 젊은이들이 허공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 나는 그런 소리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된 것일까?” (‘오스틴’) 낭만이 넘쳐흐르는 무주를 떠나오면서 나는 정확히 이 문장과 하나가 됐다. 술 대신 따뜻한 차를 홀짝이며 거실의 1인 소파에 앉아 평안을 느꼈다. 때때로 “예전에 지녔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혹은 버려두고 떠나왔다는 느낌”(오스틴)이 들고는 했지만, 그 서운함에서 한 발 비켜나면 새로운 발견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 밤의 잔디밭 위에서 얇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 연인과 셔틀버스 기사가 틀어놓은 트로트와 어둠의 종아리를 씻기는 계곡의 물소리 같은 것. 부재를 채우는 것 역시 시간이 우리 삶 속에 일찌감치 파종해 놓았음을 <사라진 것들>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어미 소 혀를 길게 빼 송아지를 핥는다/ 귀에 가 젖는 입김/ 그렁그렁한 눈망울/ 뻔하다/ 사랑한다는 말/ 안 들려도 보인다”(시‘사랑, 보다’ 전문) 중견 시조·시인, 김수엽 씨가 등단 33년 만에 세 번째 시조집 <자음과 모음이 흙과 만나>(도서출판 상상인)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는 ‘엄마’와 ‘어머니’가 구분되며, 김수엽 시조가 표현하고자 한 ‘사랑의 기척들’이 더욱 정교하게 나타난다. 시집에는 근원적 ‘숨소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숨기척’이라는 말로도 재현될 만한, 김수엽 시조의 ‘사랑의 기척들’이 눈시울을 적시는 시편들로 재탄생하고 있다. “아가야/ 지금 내가/ 네 앞에서 웃는 웃음/ 내 엄마가 내 앞에/ 늘 웃던 웃음이란다/ 날마다/ 내 얼굴 비춘/ 우리 엄마 사랑의 등(燈)”(시 ‘상속받은 웃음’ 전문) “도시로 가고 싶다는 새 구두 한 켤레/ 신발장에 섬겨온 아버지 내 아버지는/ 맨발로 모내기를 하며/ 흙탕물만 신는다/ 신발은 애 온몸을 지상에 띄우는 숨/ 흙냄새 한편이 되어/ 들판을 누벼오던 발/ 적당히 절룩이면서 닳아지는 걸음들/ (중략)기꺼이 텃받처럼 가까이 곁에 두고/ 마음이 또박또박 읽어온 그 이름을/ 날마다 문 여닫을 때/ 반짝반짝 품는다”(시 ‘아버지의 구두’) 이처럼 김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그의 삶과 시조의 토대가 된 ‘어머니’의 눈물과 ‘엄마’의 희망 외에도 삶을 뒤척이게 한 아버지에 대한 인식이 특히 눈길을 끈다. 또 그는 시조의 상투성을 벗고 비교적 우리말을 통해 독자가 접근할 수 있는 쉬운 길을 내주는 등 현대성과 대중성을 추구하고 확보하려는 노력에 몸부림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전해수 평론가는 “김수엽 시인은 지금껏 시조를 통해 시인 자신과 독자를 만나려 한, 사랑의 한 방식을 넌지시 펼쳐 보이며, 반평생을 안아 온 가난한 사랑이 김수엽 시조에 내정된 과거 시간을 청청히 걸어 나와 마침내, 우리 앞에 걷고, 가난하지 않은 사랑의 기척을 들고 당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완주 삼례 출신인 김 시인은 1992년 중앙일보, 199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상쇠, 서울가다>와 <등으로 안을 수 없다>를 출간했다. 현재 그는 전주에 거주하며 전북시조시인협회장과 오늘의시조시인회의 부의장직을 맡고 있다.
책마을해리 청년 출판학교의 첫 결실 <매개진 01>(도서출판 기역)이 출간됐다. 매개진은 인간과 비인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라는 뜻을 품고 있다. 도서출판 기역의 청년출판 브랜드 낳의 첫 책인 <매개진 01>은 ‘지금, 나, 여기’를 주제로 일곱 청년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겨울날 이우현, 홍주은, 허유나, 신혜진, 손가빈, 김진영, 김문무 등 일곱 명의 젊은이가 책마을 해리로 모였다. 서울, 부산, 파주, 광주 등 각자 사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청년들이다. 이들은 그렇게 4박 5일간 책 은하계로 불리는 책마을해리에서 특별한 여정을 보내며 지금의 ‘나’를 오롯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스스로 지금, 이곳의 나를 통해 과거의 자신을 칭찬하고 위로한다. “2차 합평에서는 역시 내가 헤매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었지. 좀 더 고민해보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의외로 여울이에 대한 스승의 반응이 좋았다. 발표 자료를 만들며, 뭐라도 고민한 티를 내기 위해 여울이의 캐릭터성과 작품 주제와의 연결성을 강조한 탓이었는지도 모른다”(96P) 실제 <매개진 01>에는 코로나 사태로 미뤄진 스무 살 작별여행을 5년이 지난 후에야 다녀온 주은의 이야기부터 애니메이션으로 졸업전시를 준비하는 열음의 고민과 노력 등 20대 청년들이 마주한 슬럼프와 극복 방법들이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다. 이대건 책마을해리 촌장은 펴내는 글을 통해 “2024~2025 첫 시즌 청년 출판학교에 함께한 벗들의 마음이 글로 모였다”며 “로컬투어며 로컬인터뷰며 엿새의 계획은 폭설과 눈보라에 파묻히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해리의 겨울에서 우리는 차분하게 글 걸음을 떼었다. 지금, 여기, 나와 우리는, 언젠가 제 어미들의 몸에서 나와 세상에 첫걸음 디딘 감각을 불러오듯 글의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책마을해리 청년 출판학교는 책과 관련해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 출판학교이다. 정해진 장르나 매체, 주제 없이 각자의 기획과 각자의 속도를 가지고 개인과 공동체의 사유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휴대폰에 갇혀 지내는 어린이가 자연과 친구가 되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그림책 <안녕? 나의 친구들>(예문)이 출간됐다. 박월선 아동문학가는 바람을 느끼려면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록달록한 그림과 아기자기한 문체로 전달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이들이 햇볕을 느끼고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과 경쟁하고, 핸드폰만 들여다봐야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주체적인 자아를 찾아가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서문에서 “건강한 정신과 신체는 부모가 해줘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라며 “대한민국 학원가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대학입시를 위해 혹사당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샤튜더 할머니처럼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고,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그림책 읽어주는 할머니의 모습을 꿈꾼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월선 작가는 전북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아동문학평론을 비롯해 동화집 <딸꾹질 멈추게 해줘> <닥나무 숲의 비밀> <네 멋대로 부대찌개>(공저) 등이 있다. 현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독서토론논술을 지도하고 있다.
고요하고 정련된 언어로 삶의 고통과 슬픔을 보듬어 온 김춘기의 첫 번째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걷는사람)이 출간됐다. 이번 첫 시집에서 시인은 자신만의 차분한 어법으로 산뜻하고 감각적인 서정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예순한 편의 시들은 문학적 상상력과 감각적 이미지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간다. 김춘기는 때로는 환상적인 어법으로 때로는 더없이 구체적인 묘사로 고향에 대한 기억과 소소한 일상을 정갈하게 담아낸다. 또한 체념도 부정도 아닌 자리에서 담백하고 단정하게 시를 읊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아들이 자전거가 필요하다는 말에/논흙이 묻은 손으로 읍내에서 구한/투박한 배달용 자전거를 타고/육십 리 길을 달려 아들의 학교 앞에서/자전거를 주고 가려고/이 처절한 노고를 잊기로 했다/육십 리 길을 아들 위해서 신나게 달렸을/장년의 씩씩한 아버지만 기억하기로 했다/(…중략…)”(‘슬픔이 슬픔이지 않게’ 부분) ‘고향’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그리움과 애틋함을 쌓아 올린 김춘기의 시편들은 마치 하나의 편지처럼 엮여 있다. 시인이 그려내는 고향의 정경은 온화하고 풍요로운 색채를 지니고 있음에도 늘 그리움이 담담하게 흐른다. 이 편지에서 독자는 화자가 유년기를 보내온 고향의 풍경을 어렴풋이 느끼기도 하고, 그가 사랑했던 부모님의 목소리를 함께 듣기도 한다. 고향은 시인이 사랑하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자 유년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장치이다. 동시에 지금 이곳에는 없는 모든 것, 완전한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시인은 과거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세태와 상관없이 ‘늙어 가는 냇가’를 고집스럽게 오래오래 바라본다”며 “인공지능 시대에도 과거를 소환하거나 과거의 거울로 오늘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시인의 안간힘은 그래서 먹먹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진안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시문학’과 ‘전주일보’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작가회의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동화가 품어야 할 희망의 깊이를 견실하게 담아낸 김경숙 아동문학가의 신작 동화책 <이빨괴물>(책고래)이 출간됐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어린이의 내밀한 변화를 깊은 이해의 눈으로 들여다보며 다정한 응원을 건네는 이번 동화책은 환상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방식으로 맑고 천진한 시선과 독보적인 유머를 구사한다. <이빨괴물>은 아이들이 빠진 이를 가져가고 소원을 들어주는 이빨요정과 아이들을 괴롭히는 이빨괴물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소원을 비는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힘을 잃은 이빨요정은 요정 마을을 떠나고, 그 틈을 타 이빨괴물들은 현실로 나가는 숨겨진 문을 찾아내 아이들을 괴롭힌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강한이와 이빨괴물 별난이는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이빨요정 티티를 찾아간다.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아 주기 위해 힙을 합친 세 사람의 좌충우돌 여정이 펼쳐진다. 작가는 전설이나 설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빨요정 이야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빨괴물이 살아가는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 이번 책에서는 이빨괴물을 소재로 다름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과 소외 받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북돋으며 어린이의 눈높이와 생활 경험 속에서 답을 찾아낸다. 김경숙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혹시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와 따돌림을 받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나요?”라고 물으며 “친구를 위해 손 내밀 용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에 맞설 용기,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소중하게 다룰 용기 들이 모여 자신을 변화시킨다”고 밝혔다. 무주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그동안 그림책 <게으름 귀신을 쫓은 팥죽 한 그릇>, 동화책 <쉿!위대한 토끼!>, 동시집 <참 달콤한 고 녀석>(공저) 등을 펴냈다.
낭떠러지 같은 이별을 하고 돌아와 이 글을 쓴다. 문학의 숲, 그 박질의 땅을 뚫고 뿌리내린 커다란 나무이며 평생의 스승이셨던 정양 시인(1942~2025.5.31.)이 영면에 드셨다. 강의실에서 처음 선생님의 시를 낭송했을 때,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봄이었다. 그때 나에게 자의식이란 게 있었던가. 노년의 시인이 나지막한 소리로 시론을 펼칠 때 문학판 사이를 겉돌던 나는 검은 휘장처럼 무거웠으며 자의식은 빈약했다. 부조화의 세계였으나 시간의 균열과 주름 사이 늘 선생님의 존재는 확고부동했다. 공전하는 계절을 뒤로 총총히 사라진 선생님을 애도하며 수많은 저서 중 첫 번째 시선집 『나그네는 지금도』(2006,생각의 나무)를 다시 읽는다. 시인이 직접 고른 시선집은 연대기에 따라 엮어졌다. 1980년에 출간한 첫시집 『까마귀떼』로부터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 등 여섯 권의 시집에서 총 90편을 추렸으니 해학과 초절정의 언어미학에 편편이 충격과 경이감이 사무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욱한 제자가 자칫 스승의 그림자라도 밟을까 두렵다. 하여 시선집에 대해 문단의 정통한 이들의 평가로 대신해야겠다. “언어적인 기교와 관념의 교감 없이 독자를 감동시킨다”라고 오세영은 평하였고 오랜 벗이었던 오하근은 “이 시대를 사는 방법과 진리를 탐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하였으며 박태건은 “절실한 감성과 소박한 언어 의식이 감동의 근거가 된다. 즉 직선적이고 솔직한 언어로 독자와 소통한다는 것이다. 순수한 슬픔, 그것은 개인적 차원이 아닌 큰 슬픔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어렵고 현학적인 말장난이 들어갈 겨를이 없다. 심장에서 곧바로 튀어나오는, 슬픔의 최상급에서 느껴지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갖는다”라고 정의했다. 문학의 미적 체험과 별도로 선생님과의 정서적 교류가 압도적이었던 나는 해학의 정신을 품격있게 풀어내셨던 당시를 떠올리며 새삼 곡진한 슬픔에 잠긴다. 정량화할 수 없는 그리움의 밀도를 가장 가까이 지켜봤던 김병용 소설가의 말로 갈음하고자 한다. “정양 시인이라는 가치중립적인 호칭을 사용할 수 없는, 정양 선생이 아니었다면 최소한 술자리의 삼 분의 일쯤은 소집되지 않았거나, 미국이나 총칼로 집권한 군인들을 덜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육회나 바지락죽의 깊은 맛도 몰랐을 것이고 이병천 형이 수도 없이 막걸리값을 치르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늘 바쁜 안도현 형이 집에 들르지 않고 ‘새벽강’으로 달려오는 일도, 정양 선생이 안 계셨다면 정양 선생이 아니었다면...”. 선생님은 언젠가 나와의 인터뷰에서 “한때는 시 쓰는 걸 그만두고 암실에 처박혀 지낸 적 있어요.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였는데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이 안쓰러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카메라를 둘러메고 참 많이도 헤매고 다녔어요. 인간의 불행과 고통을 사진 속에 담아서 그 삶의 음영들을 재현하는 일에 심취했었다고 할까요” 또 선생님은 “세상이 많이 변했으니 문학적 상상력도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그래도 시인은 문제의식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고 우리 사회를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내가 늙어가는 것은 자연의 섭리니 아무렇지 않은데 제자들도 나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깝고 서글퍼요” 이제 더는 선생님께 늙어버린 제자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 속으로 들어간 선생님이 벌써 그리워 나는 한동안 환상통을 앓을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묵히 우리는 선생님이 걸었던 그 길을 갈 것이다. 본디 길이란 우회와 잃음을 본질로 하지 않겠는가. 늘 그랬듯이 정양 선생님은 고독의 유배지와 다름없는 구불구불한 이 길의 배경이 돼 주실 것이라 믿는다. 기명숙 작가는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산산한 생활의 풍경을 담담하게 늘어놓는 진술들이 돋보이는 김옥녀 시집 <논둑 콩이 웃었던 에피소드>(한올문학사)가 출간됐다. 김 시인은 꾸준히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다듬어왔다. 지난해 10월 펴낸 시집 <가슴에서 말발굽 소리를 내는 꽃잎은> 이후 7개월 만에 펴낸 시집에서 시인은 상실과 슬픔으로 얼룩진 지난 세월과 자신의 내력을 고백하듯 펼쳐 보인다. “언제나 웃음은 일상의 한 부분, 내 삶 속에서 꽃처럼 피었고, 그런 웃음은 그늘 속에서도, 폭우 속에서도 나를 이끌어 주었습니다//(…중략…)//삶에서 겪은 많은 기쁨과 슬픔, 때로는 절망과 미움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웃으면서 그 모든 걸 마주했단 거죠”(‘논둑 콩이 웃었던 에피소드’ 부분)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가장 개인적인 슬픔에서 비롯된 작은 파동이 각자의 슬픔을 두드리는 큰 울림으로 번져오는 경험을 알려주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울림 속에서 찾아낸 웃음의 가치를 시어로 표현했다. 116편의 시를 8부에 나누어 실었다. 시인은 발간사를 통해“저마다의 상처와 기쁨을 담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삶의 교훈을 배우고 그 속에서 인간의 유머를 발견하는 여정”이라며 “때로는 웃음이 슬픔을 감싸 안고 고통이 웃음을 통해 치유될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런 힘을 가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989년 동양 문학 3월호로 등단하며 작품활동을 본격 시작한 김옥녀 시인은 그동안 <수수밭> <목이 쉬도록 너를 부르면> <좋은 아침> <시가 폭포가 되어> <낮달>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전북문인협회 건필 문학상, 문예 춘추 장 폴 사르트르 기념특집 대상 등을 받았다.
민중의 삶을 시로 담아낸 정양 시인이 지난 5월 3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재직하던 중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천정을 보며’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1977년에는 윤동주 시에 대한 평론 '동심의 신화'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고인은 <까마귀 떼>, <빈집의 꿈>,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눈 내리는 마을> <헛디디며 헛짚으며>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민중의 삶과 시대의 고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그의 시는 소박한 언어로 삶의 본질을 포착하며,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애정을 드러냈다 고인의 아버지는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탄광파업, 철도파업, 대구파업 등에 연관돼 옥고를 치렀고, 한국전쟁 때 실종된다. 이 같은 고인의 안타까운 가족사를 투영한 소설이 윤흥길의 단편 '장마'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고인의 시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분단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시로써 따뜻한 증언을 남겼다. △사람에 주목한 교육자 1980년부터 우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한 고인은 2016년 시인 안도현, 김용택 등과 의기투합해 지역 출판사 '모악'을 설립해 문학의 다양성과 지역 출판의 지속성 실현에 앞장섰다. 고인은 생전 출판기념회에서 "어려운 시는 쓰기 쉽고, 쉬운 시는 쓰기 어렵다"는 말로 담백하고 쉬운 시어로 삶의 본질을 포착하는 것이 시인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 송준호 우석대 교수는 정양 시인에 대해 “지금도 생생히 목소리가 떠오르는 분”이라며 “소박한 서재에서 정 시인에게 받았던 격려와 당부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품격과 절제를 일깨워줬다”고 회상했다. 제자 문병학 시인은 “정양 선생은 사람을 목적 그 자체로 대했던 분”이라며, 시 ‘사람의 무게’에는 인간 존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 산처럼 존재감 있었지만, 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셨다”며 “분단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스승님의 시 세계는 고통 받는 이들을 품는 따뜻한 증언이었다”고 덧붙였다. △웃음과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이웃 최기우 작가는 90년대 후반 전북작가회의에서 정양 시인을 처음 만났다. 보수 없이 사무를 맡고 있던 그에게 정 시인은 한가위 늦은 밤, 술자리까지 찾아와 뒷주머니에 용돈을 쥐여 주고 돌아갔다. 거처가 없던 시절엔 집을 비우며 거처를 내어주는 따뜻함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양 시인의 시 ‘판쇠의 쓸개’를 무대극으로 만들며 전북 말의 해학과 풍자를 새롭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최 작가는 “시인은 늘 가장 낮은 곳을 응시했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분”이라며, 정 시인의 시가 “후배들에게 시대와 맞서는 법을 가르쳐준 문학”이라 말했다 유강희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정 시인은 맑고 장난기 많은 분”이라며, 정 시인을 또 다른 인상으로 기억했다. 유 씨는 시집 <암시랑토앙케> 속 토속어 시편에서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대의 등불이자 한국 시단의 큰 숲 평소 겸손함과 소탈함으로 후배 문인에게 큰 귀감이 된 고인은 한국작가회의의 젊은 후배작가들이 마련한 ‘아름다운 작가상’ 제1회 수상자다. 고인은 “시를 쓰는 일이나 글을 쓰는 일은 감당해야 될 외로움이 아주 많다”고 언급하며 젊은 시인들을 향해 “화려한 것을 쫓지 마라”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남준 시인은 “정양 선생님은 시를 쓰는 자세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다”며 “소외되고, 외면 받는 곳에 눈길을 두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고, 아무리 잘나가는 시인이라도 겸손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기억난다”고 회고했다. 실제 고인은 시대의 등불이자 한국 시단의 큰 숲으로 기억된다. 그의 시편들은 삶의 바닥을 더듬는 치열함에서 출발하여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 세상의 맹점을 짚어냈다. 고인의 시는 언어수사에 집중하지 않고 경험에 바탕을 둔 삶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며, 고통 받는 이들을 품어냈다. 안도현 시인은 고인을 “품이 넓은 산맥 같은 분”이라고 회고하며 “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맨 앞에서 실천하고자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인으로서 허세를 부리거나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서정시의 본령을 찾아가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안 시인은 “선생은 신석정 시인이 목가적인 전원시인이 아니라 현실감각이 높은 지조의 시인이라는 점을 밝히려고 했다”며 “사회주의 활동가였던 아버지가 한국전쟁 직후 감옥에서 행방불명된 가족사의 아픔을 민족통일을 갈망하는 에너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여름의 하와이, 무르익어가는 망고처럼 한 소년의 첫사랑과 성장통이 익어간다. 전주 출신 이마리 소설가가 신작 장편소설 <그 여름의 망고>(푸른길)를 펴냈다. 이 작품은 아빠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빠의 어린 시절, 미국 하와이에서 보냈던 어느 여름의 기억이 펼쳐진다. 주인공은 ‘블랙조’라는 소년. 미국 출장 중인 아빠를 따라 텍사스에서 지내다, 인종차별을 겪고 하와이로 전학을 오게 된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하와이에서 주인공은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고, 갈등하고, 설레고, 부딪치며 성장해간다. 축제 날 벌어진 작은 사건을 둘러싸고, 억울함과 오해 속에서 주인공은 친구들과 ‘해결사 모임’을 만들어 진실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사춘기 청소년 특유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등장인물들도 인종의 멜팅팟이라 불리는 하와이의 특성을 반영한다. 수단에서 백인 가정으로 입양된 아티프, 일본계 아키라, 폴리네시안 코아, 탈북 가족 출신의 하나 등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특히 하나 가족의 이야기는 하와이라는 공간에서 탈북민이 겪는 정착의 이면을 조명한다. 작가는 이방인으로서의 시선, 가족에 대한 부채감, 타문화 속에서 겪는 정체성의 흔들림 등을 청소년의 언어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망고’와 ‘깻잎’이라는 상징적 소재도 인상 깊다. 익어가는 망고는 성장의 은유이며, 하와이의 한 집 마당에서 자라는 깻잎은 한국적 정체성을 품은 은근한 존재다. 실제 책은 ‘초록 사과 냄새’처럼 새콤하고 떫은 감정에서 시작해 서서히 익어가는 소년의 마음을 따라간다. 이마리 작가는 “크고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도, 청소년기에 벌어지는 작은 갈등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그 감정의 결을 진심으로 따라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마리 작가는 한우리문학상, 목포신인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청소년문학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책은 푸른길 출판사의 청소년 소설 시리즈 첫 책으로 출간됐다.
한국 시단의 거대한 산이자 전북 문단의 원로로 존경받는 정양 시인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1942년 김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천정을 보며’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7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됐다. 등단 후 전북에서 활동하며 이병천, 박남준, 안도현, 이병초, 김병용, 유강희, 정동철, 박성우 등 많은 문인의 선배이자 스승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유신독재 시절 ‘끝’이라는 시를 쓴 뒤 절필했고 참담했던 5공 시절에는 동료 문인들과 무크지 <민족문학>을 기획했다. 전북작가회의를 창설해 후배 문인들을 지도했고, 안도현·김용택 시인 등 문인 20여 명과 함께 지역 출판사 ‘모악’을 설립해 문학의 다양성과 출판의 지속성을 실현했다. 고인은 등단 이후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까마귀 떼>(1980), <수수깡을 씹으며>(1984), <빈집의 꿈>(1993),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1997),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2005), <철들 무렵>(2009), <헛디디며 헛짚으며>(2016), <암시랑토 앙케>(2023) 등의 시집을 펴냈다.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2009), <세월이 보이는 길>(2012)과 연구서·평론집 <판소리 더늠의 시학>(2001) 등도 내놨다. 고인의 시는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시대의 모순과 사회의 불의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사실과 행위의 인간적 형상화를 토대로 진정성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서사성을 가진 시편들에서는 전북 방언을 과감히 활용해 토속적이고 구술적인 세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백석문학상, 구상문학상, 모악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우석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용인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6월 2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용인 평온의 숲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임정순 씨와 아들 정범 씨, 딸 정리경 씨 등이 있다.
작가와 문장문학회(회장 김명자)가 제2회 문장문학상 시상식 및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지난 27일 고궁담에서 열었다. 제2회 문장문학상은 박일천·최정순 수필가에게 각각 돌아갔다. 올해 문장문학상 심사를 맡은 최화경 심사위원장은 “작품성과 문학회 기여도, 각종 행사 참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1차 심사에서 6명이 선발됐다”며 “이후 최종적으로 박일천 수필가와 최정순 수필가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일천 수필가는 2012년 대한문학에 수필, 2015년 지구문학에 시로 등단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사리 토지문학 수필부문 대상,해운문학상 본상과 행촌수필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수필집 <바다에 물든 태양> <달궁에 빠지다> <여행 에세이> 등이 있다. 함께 상을 받은 최정순 수필가는 2007년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석정문학회, 작가와문장 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촌수필문학상과 완산벌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수필집 <속 빈 여자> <속 찬 여자> 등을 출간했다. 이날 시상식과 함께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김명자 회장은 “작가와문장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열게 돼 기쁘다”며 “문학을 통해 삶을 사유하고 작가의 언어로 세상을 기록해 독자와 소통하는 작은 광장이 될 것이다”며 작가와 문장에 대해 소개했다. 행사에 참석한 윤석정 명예시인(신석정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작가와문장문학회가 해마다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며 “예향의 고장답게 전북 문학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누에가 잠을 자고 나면 허물을 벗고 성장하듯 새롭게 태어나면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고, 소재호 시인도 “앞으로도 고결하고 품격 있는 문학을 창조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비행기, 철도, 지하철의 운영이 중단되었고 전화, 인터넷이 끊겼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에서 차들은 우왕좌왕했고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은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정적과 어둠으로 뒤덮인 도시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왔다. 하지만 모두 다 그렇게 생각했을까? 사실 도시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그곳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문득 전기가 사라진 도시를 보며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림책 『도시에 불이 꺼진 밤』에는 발전소가 고장이 나 깜깜해진 도시에서 비로소 제 존재를 드러내는 생물들이 나온다. 가재는 해가 진 뒤에도 대낮처럼 환한 호수를 견디지 못해 호수 끄트머리로 밀려났다.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곳을 떠나 불빛이 비치지 않는 조그만 땅으로 떠난 것이다. 그런데 어둠이 호수 전체를 감싸자 어릴 때 잠을 자던 호숫가의 익숙한 나무 기둥까지 가본다. 가로등 밑에 사는 분꽃은 불빛 때문에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다. 해가 지면 꽃받침을 펼치고 다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다른 꽃을 보며 ‘나는 꽃을 피울 수 없는 걸까?’ 고민한다. 하지만 가로등 불빛이 꺼지자 비로소 꽃잎을 활짝 펼친다. 주차장 덤불 속에 사는 고슴도치 역시 밖으로 천천히 나와 밤새 돌아다닌다. 그동안 밖은 밤낮으로 시끄럽고, 밝아서, 먹이를 찾기도 힘들었다. 다른 고슴도치를 만난 지도 너무 오래라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풀밭으로 올라온 개구리는 목청껏 울어대고 날개를 활짝 펼친 나방은 곧장 어둠 속으로, 꽃들의 품 안으로 날아간다. 오소리는 새끼 오소리들에게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고, 올빼미는 날개를 쫙 펼치며 날아오른다. 도시의 난개발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던 생물들은 불이 꺼진 도시에서 당당하고 아름답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재난이 발생하고,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해 생존을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미 늦어버린 건 아닐까 조바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만으로 희망은 있다. 오직 인간의 편리만을 위한 개발을 멈추고, 다른 생명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지구는 우리가 꿈꾸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도시 곳곳에서 숨 쉬고 있는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도시 역시 평화롭고 아름다울 것이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 2024 남도의병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 부분 대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광대특공대』, 『역사와 문화로 보는 도시 이야기 전주』,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전라도 출신 작가가 전라도를 정면으로 꼬집고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다. 박이선 작가가 ‘작가는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는 통념을 깨고, 신간 <전라도가 변해야 나라가 산다>(바밀리온)을 펴낸 것.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밝힌 이번 책은 총 2부로 나뉘어, 전라도가 언제부터 지역감정으로 정치적 피해자가 되기 시작했는지, 훈요십조가 과연 전라도 사람을 차별하라는 것인지, 해방 후 극심한 좌우 대립과 갈등의 이면, 독립과 이승만의 외교적 역할, 소녀상과 친일 논란은 물론 심지어 전두환과 장세동을 언급하며 사회를 꼬집는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 “전라도는 사람들 마음이 푸근하고, 전통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른 곳”이라며 “이렇듯 정 많고 전통을 사랑하는 지역 사람들이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전라도 밖을 나가면 은근히 차별받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 입을 닫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책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지역에서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전라도에서 태어나 전라도에 살고 있는 필자가 말하는 것이 오해의 소지를 줄이게 될 것”이라며 “전라도가 뒤집어쓴 누명을 벗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전라도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보자. 전라도가 변하면 감동이 되고 나라가 산다”고 강조했다. 남원 출신인 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제2회 고창신재효문학상과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등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소설 <염부>,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 <궁정동 사람들>, <여립아 여립아>, <춘포>, <이네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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