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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붕어빵

11월 폭설에 놀랐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도 아니건만 여기저기 눈 폭탄에 발 묶였습니다. 가을 더위에 모기까지 극성이었던 터라, 길모퉁이 붕어빵 장수를 보고도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기상이변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사이 겨울 한가운데 갇혔네요. 패딩이 일상 패션이 되었습니다. 바깥 활동이 줄어드니 한가해진 입이 궁금합니다. 겨울철 주전부리하면 떠오르는 군밤과 군고구마와 붕어빵, 군밤· 군고구마 장수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길모퉁이에 붕어빵 리어카만 어쩌다 눈에 띕니다. 추억의 반은 음식이라고 했던가요? 달리 말하면 먹거리가 추억의 반이겠습니다. 붕어빵, 단순히 가성비 좋은 주전부리만은 아니지요. 덤으로 종이컵에 담아주는 오뎅 국물 나눠 먹던 시절이 앙꼬이기 때문입니다. 어묵이나 팥소라 하면 왠지 그때 그 맛이 아닐 성만 싶습니다. 세상이 변한 거겠지요. 붕어빵이 리어카에서 커피숍으로, 실내 가게로, 편의점으로 들어가기도 했답니다. 역세권·숲세권, 젊은이들 사이에는 ‘붕세권’이란 말도 돈답니다. 천원에 세 개던 붕어빵이 이천 원에 세 개가 대세라네요. 어두일미라나, 머리부터 먹어야 한다고 우기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나와 똑 닮은 어떤 녀석도 붕어빵을 참 좋아하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4.12.07 08:36

동학농민혁명 신자료, '이풍암공실행록' 최초 발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이자 독립유공자인 풍암 이병춘의 활동 내용을 정리한 자료인 이풍암공실행록(李灃菴公實行錄)을 새롭게 발굴하여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풍암공실행록(李灃菴公實行錄)은 풍암 이병춘(李炳春)의 활동내용을 기록한 자료이다. 표지에 포덕(布德) 52년(1911년) 정월이라고 되어 있고, 자료 말미에 포덕(布德) 56년(1915) 10월이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1911년 작업을 시작해서 1915년 완성했다고 보여진다. 이 자료는 이병춘이 구술하고 그의 문하생인 김재홍이 내용을 정리해서 기술하고 있다. 자료명을 이풍암공실행록이라고 붙인 것은 그러한 연유 때문이다. 자료는 총 112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국한문 혼용체로 쓰여져 있다. 자료는 이병춘의 손자인 이길호(천도교 전주교구장)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제공하여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풍암공실행록(李灃菴公實行錄)의 가장 큰 사료적 가치는 동학교단에 속해 있으면서도 동학농민혁명에 적극 참여한 이병춘의 기록을 통해 당시 전봉준이 이끄는 동학농민군 주력과 최시형의 동학교단과의 관계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자료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앞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이해가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우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소장은 “이풍암공실행록의 발굴은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고 직접 남긴 사료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5 18:59

‘2024 천인갈채상’에 이순하 대북연주가, 장우석 한국화가

전북 문화예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2024 천인갈채상’에 이순하 대북연주가(44)와 장우석 한국화가(43)가 이름을 올렸다. 천년전주사랑모임이 주관하는 천인갈채상은 한해 전북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추천위원의 추천을 받아 기금모금에 참여한 시민 천 명이 모바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올해 천인갈채상 수상자 결정을 위한 최종 투표 결과, 이순하 대북연주가와 장우석 한국화가가 선정됐다. 이순하 대북연주가는 지역에서 대북연주라는 예술장르를 개척한 인물로 2010년부터 (사)타악연희원 아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55회 오카야 세계 북 경연대회에서 외국인 최초로 남자 대북 일반부 3위(오카야상공회의소장상), 2024년 후지산 북 대회에 출전해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재 타악연희원 아퀴문화사업실장과 서학예술극장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우석 작가는 회화를 기반으로 설치작업을 하는 작가다.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전통초상화를 연구하는 논문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7년부터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년째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메타회화 회장을 맡고 있으며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7기 입주 작가로 선정돼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13회 천인갈채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더뮤지션에서 개최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5 17:42

제25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에 금속 부문 오석천씨 ‘내면과 자연의 공감’

제25회 익산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금속공예 부문 오석천 씨의 작품 ‘내면과 자연의 공감’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위원장 이광진)가 주관한 이번 한국공예대전에는 금속, 도자, 목칠, 섬유공예 4개 부문에 총 303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1차 심사를 거친 후 5일 익산예술의전당에서 2차 심사를 열고 최종 수상작을 확정했다. 2차 심사위원으로는 도자 부문에 박종훈 단국대 명예교수, 섬유 부문에 박수철 동아대 명예교수, 목칠 부문에 정용주 영남대 명예교수, 금속 부문에 홍정실 국가무형문화재(제78호) 입사장 등이 참여했다. 심사 결과 대상은 금속 부문 오석천(대전‧40)씨의 작품 ‘내면과 자연의 공감’에 돌아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을 수여한다. 최우수상은 섬유 부문 유은수(서울·23) 씨의 작품 ‘심연’으로 결정됐다. 우수상은 목칠 부문 김석주(인천·23) 씨의 작품 ‘가능태’, 도자 부문 조원재(서울‧36) 씨의 작품 ‘자연시점’이 선정됐다. 전체 분야를 통틀어 특별상 4편과 특선 13편도 선정했다. 입선은 총 59편이다. 올해는 금속, 섬유 부문의 출품 열기가 두드러졌다. 총 출품작 303점 중 금속 작품이 84점으로 가장 많았고 섬유 78점, 목칠 73점, 도자 68점이 뒤를 이었다. 올해 대상의 영광을 차지한 오석천 씨의 작품 ‘내면과 자연의 공감’은 각기 다른 두 개의 금속판으로 각각 다른 내면의 패턴을 표현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잘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속 공예 홍정실 심사위원은 “금속공예는 다른 소재 공예보다 형태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그런데 형태를 구축함에 있어서 겉과 속의 형태를 정교하고 깔끔하게 빚어졌다”며 “구현하는 기법이나 기술력이 뛰어나고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미학적으로 표현하려는 공예성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최우수상을 받은 섬유 부문 ‘심연’은 막판까지 대상 작품과 경합을 벌였다. 박수철 심사위원은 “섬유 색감이 선명하고, 직조 기법이 눈에 띈다”며 “사용한 직조 기법이 꼬아서 완성시키는 기법으로 엄청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무엇보다 표현력이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우수상을 차지한 목칠 부문 ‘가능태’는 가구의 기능적 면을 부각하기 보다는 작품으로서 하나의 풍경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용주 심사위원은 “면과 면이 차지하는 무게감이나 답답함을 줄여낸 시도들이 인상적”이라며“나뭇결이 서로 다른 규칙을 가지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표현법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도자 부문 심사를 맡은 박종훈 심사위원은 우수상으로 선정한 ‘자연시점’에 대해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축적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출품작 수가 다소 줄어든 가운데 도자와 금속, 목‧칠과 섬유 작품 모두 청년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4개 부문에서 모두 공예성과 조형성, 실용성이 돋보이는 느낌의 작품이 많았고,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평면과 입체, 설치 등 작품의 다양성이 돋보였다. 박종훈 심사위원장은 총평을 통해 “이번 공모전은 젊은 작가들에 대한 장래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양한 재료 활용과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있는 작품들이 다수 출품됐다”며 “특히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삶과 작품이 같아지고, 작품이 생활화되어지는 현실성 높은 공모전이었다”말했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들 6일부터 11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5 16:31

45년 전북문학관, 복합문화공간으로…전북자치도문학예술인회관 첫 삽

전북특별자치도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의 중심시설이 될 전북특별자치도 문학예술인회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전북자치도는 4일 오후 2시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 부지에서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전북자치도 문화체육관광국 이정석 국장·정화영 과장, 김주성 대성토건 대표 등 10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 문학예술인회관(이하 문학예술인회관)’ 건립 착공식을 개최했다. 1979년 도지사 관사로 시작된 전북문학관은 이후 외국인학교와 문학관 등으로 활용되며 지역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시설 노후화와 비좁은 전시공간으로 인해 활용도가 점차 낮아졌다. 이에 전북자치도는 지난 2020년부터 신축 계획을 추진해 이번 착공에 이르렀다. 문학예술인회관은 총사업비 157억 원이 투입돼 부지면적 6225㎡, 연면적 2958㎡ 규모로 건립된다. 설계는 전통적인 안마당과 회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주변보다 높은 옹벽을 없애고 인근 주택과 조화를 이루는 개방형 지상 1층 구조로 조성된다. 주요 시설로는 전시실, 수장고, 갤러리 카페, 다목적 강당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문화행사와 전시를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복합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문학예술인회관은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문화 허브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르고 있다. 이정석 국장은 “문학예술인회관은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강화하고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북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지역사회의 활력을 불어넣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핵심 자원이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2.04 17:13

[비상계엄 선포…해제] 전북 문화예술인들 "비상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치로 문화적 가치 훼손"

전북문화예술계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를 강력 규탄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작가회의 유강희 회장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배신”이라며 “합법성도 정당성도 없는 계엄 선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비상계엄령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치를 통해 진보와 문화적 가치를 무너뜨렸다”며 “즉각 퇴진만이 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예총 최무연 회장도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은 절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전북민예총은 대통령이 헌법에 위배되는 권한행사로 나라를 국가를 혼란케 만들지 못하도록 단체 차원에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창선 민예총 회장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밤사이 화가 나기도 무섭기도 했다”며 “단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밤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그 사이 퍼진 혼돈과 불안은 지역 문화예술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인 만큼 문화예술계에서는 각종 공연과 시상식 등을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전북도립국악원은 35사단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송년 특별 공연’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은 “국악원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송년 특집 공연을 오는 18일에 개최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 선포 해제 사태로 송년 특집 공연 개최 여부가 부대 사정에 달려있어, 계획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 문화일반
  • 박은외(1)
  • 2024.12.04 17:12

"한글 서예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위해 중지 모아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송하진)가 3일 한글서예 국가무형유산 지정 추진위원회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6일 국가유산청이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 예고함에 따라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격려하고, 향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는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와 조수연 원광대 명예교수, 박병천 경인교대 명예교수, 황보근 전각협회 회장, 최재연 서예가 등 추진위원으로 활동중인 20명이 참석했다. 추진위원들은 이날 한글서예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송하진 위원장은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전통과 예술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며 "앞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를 통해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유네스코 등재신청을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학술연구 진행 △심포지움 및 국제학술행사 개최 △한글서예의 지속적인 보존과 전승을 위한 제도적 지원 강화 △교육 및 홍보 활동 확대 △해외 교류 증진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추진위는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2028년 유네스코 등재신청을 위한 전략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유산청 및 지자체와 밀접한 협조관계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추진위원들은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서예인과 서예단체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중지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3 18:33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2025년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을 40% 넘게 삭감하자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규탄하며 사퇴 촉구에 나섰다. 전북문화예술인 60여명은 2일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문진금)을 전액 삭감하는 등 예산을 크게 줄일 경우 전북예술의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며 의회의 사과와 해당 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2025년 예산에 212억원을 요구했으나 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열린 예산심사에서 87억5000만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주요 삭감 항목에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옛 문진금)예산과 청년문화예술 주문배달서비스 예산, 상주단체 육성 지원 사업 예산 등이 포함됐다. 이들 예산은 주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들이며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 87억5000만원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삭감 예산이 59억2000만원으로 삭감 예산의 78%를 차지한다. 예산삭감 규탄집회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은 “도의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공직자가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을 볼모로 삼은 행위”라며 “박용근 의원의 ‘재단예산 41% 삭감’ 발언은 과연 어떤 법적·행정적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산삭감 발언은 무책임하고 경솔한 태도로 전북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근(장수) 의원은 재단이 지역 예술인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예술인들을 줄 세워 재단 내부 인사 문제를 감추고자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태”라며 “내부 인건비나 업무추진비 등으로 과하게 지출되는 사업예산을 주로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도의회의 부당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예술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단순한 항의를 넘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3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심의에서 최종 삭감이 확정될 경우 예산이 복구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규탄집회에 참석한 김누리 작가는 “도의원이 도정활동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들이 지역문화예술인을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는 방식이 결국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예산을 삭감하고 창작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며 “도의회의 이러한 태도는 전북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헌신과 도민의 자부심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2 18:10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내년 예산이 의회 심의과정에서 40% 넘게 삭감되며 예술인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지역 예술인을 대표하는 단체들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전북예총은 도내에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보호와 육성 그리고 창의적인 예술문화의 창달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전북민예총은 민족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예술단체다. 두 단체는 도내 예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이들 단체는 이번 예산 삭감 사태에 대해 발 벗고 나서는 개인 청년 예술가에 비해, 뒷짐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예술인의 실망감을 사고 있다. 특히 생계와 직결된 예산인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개인 예술가들이 예술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북 예술계를 대변하는 두 단체의 소극적인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A씨는 “도의회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문제로 재단의 일 년 예산이 삭감된 것을 개인과 일반 단체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한해 작업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 개인 예술인과 사적 예술인단체는 앞다퉈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지역을 대표한다는 문화단체인 전북예총과 전북민예총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현 상황에 대응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지역 예술인 B씨 역시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은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과 같은 존재”라며 “그러한 존재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현 상황 속 지역 예술인을 대표한다는 단체 두 곳의 소극적 대응에 더욱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두 단체는 ‘소심한 대응’이 아닌, 현 사태를 더욱 확실히 해결할 수 있도록 ‘자세히 검토하는 중’이라며 반박했다. 전북예총은 “회장 임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사태로, 더욱 확실한 문제해결을 위해 현 상황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는 중”이라며 “빠른 사태 파악 이후,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의 원동력이 되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예산’을 되찾을 수 있게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민예총 역시 “무작정 거리로 나서 집회를 여는 방법만이 삭감된 예산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전북민예총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청년문화인들과 수차례 좌담회를 갖는 등 예술 현장과 정치권의 문을 두드리며 다방면으로 노력했었다. 현재 역시 전북도의회 의원들과의 협상 테이블 마련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전북자치도의회 문화안전위원회는 지난달 문화관광재단 예산 심사에서 내년 전체 예산 210억 원 중 41.5%인 87억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87억 원의 예산 중 지역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예산’도 포함돼 지역 내 많은 예술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2.01 18:32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소속 박용근 도의원(장수)이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삭감 원인으로 꼽은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제기된 의혹으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애꿎은 문화예술인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 의원은 최근 긴급 현안질의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재단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승진한 본부장이 심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전북도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재단의 예산 부정 사용과 본부장의 심사 개입 의혹 등을 이유로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 예산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예산 등 손질했다. 총 33개 재단 사업 가운데 9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감액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제기한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단의 설명이다. 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 강화사업 심의 과정에서 사업 담당자가 심사위원들에게 심사 수칙과 심사방법 등을 잘못 안내했다. 당시 담당자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방법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을 제지하며 “개별 채점에 의한 집계로만 결정하고 동률일 경우에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달했다. 심사위원들은 그간 진행했던 심사방식과 달라 의문을 품었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본부장에게 관련 사안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부장은 심사 수칙과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심사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심사위원들에게 1차 집계 결과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여 최종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심사위원 간 논의를 통해 선정자를 최종 결정했다. 재단의 공모사업 운영내규 제8조(심의위원회의 역할) 3항을 보면 사업 심의기준을 준용하는 세부방침 및 세부 심의기준을 심의‧의결 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제13조(심의방법) 1항에는 심의방법은 공모사업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점수제, 합의제, 다수결제 등으로 심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심의에 대한 세부방침과 심의기준은 심사위원들이 사업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당시 담당자가 해당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고, 재단은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재단은 지난 5월 심사위원 면담 및 담당자, 본부장 대질 조사 등을 실시했고 지난 6월 법률자문을 받기도 했다. 관련 심의 법률검토 결과문에는 ‘본부장은 관련 (심사) 내규 등에 기초한 안내를 하였다고 평가될 뿐 이를 달리 위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중략)…평가 결과에 변화가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부적합한 회의 진행에 따른 부당한 결론을 방지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심사에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사 운영내규도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가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하는 등 노력해왔다”며 “(박 의원이) 과연 객관적인 자료 검토와 판단을 거쳐서 개선을 요구하고, 예산을 삭감한 건지 의문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안에 대해 설명하려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예산을 삭감했다”면서 “예산을 삭감하면 재단에 피해 가는 것이 아니다. 예산 수혜자인 문화예술인들만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이 재단 안에서도 시끄러웠기 때문에 법률 자문까지 받은 것 아닌가”라며 “예술인 지원의 전권을 쥐고 흔드는 문제를 재단 스스로가 안고 있는 한 재단은 예술인에게조차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특정 예술인에게만 예산이 분배되지 않도록 공정하게 심사하라는 차원에서 지적한 것”이라며 “예산이 아직 삭감된 것도 아니고, 개선 의지가 보인다면 예결위에서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 문화예술인들은 도의회의 예산 삭감에 반발하며 2일 오전 전북도의회 앞에서 박용근 의원과 장연국 의원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문화예술을 지켜내기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2.01 18:30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인간의 불행은 냉장고가 발명되고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집보다 더 큰 마트에 가서 수북수북 담아 와, 뒷집보다 더 큰 냉장고를 그득그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랍니다. 수렵·채집의 시대, 아니 그날 벌어 그날 먹던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우리는 배부르면 더없이 행복했었지요. 어쩌다 남는 것은 나눠 주고 나눠 받으면서요. 올해는 감 풍년이랍니다. 가지가 휘도록 달렸답니다. 아마 내년엔 덜 매달 테지요. 해거리는 욕심까지 쟁이려는 인간들 겸손해지라는 하늘의, 나무의 충고가 아닐지요. 맛이나 보라며 나눠주신 홍시 달게 먹고 있습니다. 그분은 분명 마당귀 감나무 꼭대기에도 남겨두었을 겁니다. 분명 창고 없는, 냉장고 없는 날짐승들에게도 나눠주셨을 겁니다. 새는 항상 속을 비운다지요. 욕심껏 채우면 무거워 날 수가 없다지요. 뼛속도 비운다는 새처럼은 아니어도 우리도 훨훨 가벼워야겠습니다. 손 안 닿는 꼭대기에 불 밝히듯 남긴 몇 개, 환하네요. 아직 별 안 돋은 늦가을 한낮이 초롱초롱합니다. 온기를 나누려는 감나무 주인의 마음입니다. 내 집 마당에 놀러 오라고, 깍깍 배고프지 말라고 한 상 차려두었습니다. 이젠 우체부도 들르지 않는 마을에 까치 식구가 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시린 마음을 위해 켜둔 삼십 촉, 따뜻합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11.30 08:29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학 이끄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

매년 12월 24일,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지역문단에 뿌리를 두고 각자의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꾸준한 도전을 통해 지역을 넘어 전국 문단을 무대로 창작활동을 전개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문인을 추려 소개한다. 본보가 조명할 인물은 김유석 시인, 최일걸 작가, 최기우 극작가, 장창영 시인, 문신 시인, 박이선 작가, 이경옥 아동문학가 등 총 7인이다. 1989년 시 부문에 당선한 김유석 시인은 1990년 서울신문 시 부문과 2013년 조선일보 동시 부문에서 당선돼, 아동문학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었다. 1960년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학 문리대를 졸업한 그는 <상처에 대하여> 외 두 권의 시집을 냈고 현재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다. 1995년 동화 부문에 당선해 문단에 발을 들인 최일걸 작가는 2008년 광주일보 시 부문과 1997년 한국일보 동화 부문, 2006년 조선일보 희곡 부문에 당선하는 등 전국각지의 신춘문예를 휩쓸었다. 전태일문학상과 5·18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정읍사 문학상, 신무군산문학상, 신라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한 최기우 작가는 전국연극제에서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 희곡상을 받는 등 현재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희곡집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이 있다. 또 그는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전북연극제 희곡상, 불꽃문학상, 우진창작상, 작가의눈작품상, 천인갈채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받았다. 2003년 시 부문에 당선해 등단의 영예를 안은 장창영 시인은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전주 출생인 그는 전주대 교양학부 객원교수, 중국 산동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등으로 활동해 오며 <디지털시대의 독서기법> , <문학, 디지털시대의 화려한 변신>, 시조집 <동백, 몸이 열릴 때>를 펴냈다. 2004년 시 부문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린 문신 시인은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으며, 2016년에는 동아일보 문학평론으로 당선해 시와 동시·문학평론 등 신춘문예 3관왕을 이뤘다. 1973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어문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집 <물가죽 북>과 <곁을 주는 일>을 펴냈다. 2015년 소설 부문으로 당선해 정식 문단 활동을 시작한 박이선 작가는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과 전북소설문학상 등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나눔 도서에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춘포>와 <이네기> <여립아 여립아> <궁정동 사람들> <염부> 등이 있다. 2018년 동화 부문으로 당선한 이경옥 작가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등을 펴냈으며,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2023년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으며, 최근 '한국안데르센상 작품공모‘에서 창작동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8:58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등단의 영광 경험한 작가들, 서로를 응원하기 위한 모임 '전북일보 문우회'

40여 년의 역사를 지니며, 지역 문학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이야기하면 빠트릴 수 없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전북일보 문우회(이하 문우회)’가 그들이다. 문우회는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당선돼, 등단의 영광을 누린 김유석 시인을 필두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친목 모임이다. 모든 친목 모임이 그렇듯 이들의 첫 단추 역시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현재까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려있는 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6년이라는 세월 속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정식 등단한 총 120명의 작가 중 참여를 희망한 40여 명의 작가로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구성돼 있다. 27일 콘테스트코리아의 ‘2025 신춘문예 공모 공고 모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춘문예를 진행하는 언론사와 잡지사는 총 33곳이다. 이처럼 신인 작가 등단의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작가들의 꾸준한 활동도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 속, 그 존재만으로도 재밌는 전북일보 문우회의 활동 역시 특별하다. 문우회는 지난 20여 년의 세월 속 본보 지면을 통해 지역 문단의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신문 제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현재, 매주 목요일 본보 문화면 지면을 통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이라는 코너로 독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또 과거 ‘작가가 만난 작가’ 등을 연재하며, 지역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 속 가장 눈에 띄는 활동으로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참여로 꼽힌다. 여느 문학상 심사와 같이 별도의 심사위원을 꾸려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이들 단체가 창립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20년의 세월 동안 본보의 신춘문예 본심에 오를 작품은 문우회가 심사해 오고 있어, 본보 신춘문예의 전통과 명예를 높이고 있다. 문우회는 앞으로도 회원 간의 교류를 통해 친목을 다지며, 서평 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전북일보 문우회에 소속된 최기우 극작가는 “현재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매주 소개되고 있는 작가들의 서평을 엮어, 서평 집을 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친목 활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해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1.27 17:16

완주-부안 잇는 `문화마실` 추진 `화제`

완주지역 내 마을을 잇는 `문화마실 사업`을 추진해온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가 군내를 넘어 부안을 잇는 문화마실로 확대한다. 센터는 지역적 범위를 전북도내로 넓혀 부안의 효동마을과 완주의 용진 두억마을을 이어 문화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마을은 전통을 계승하는 고유의 콘텐츠를 가진 전통 중심의 공동체라는 점에서 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용진 두억마을은 마을 노인회장이 어릴 적 나무하러 다니면서 지게가락에 장단 맞추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을 바탕으로 복원된 용진 지게가락 및 과거시험 시연 등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부안 효동마을은 우리 고유의 문화였던 전통혼례를 재현하며 6년째 효동 전통혼례 문화축제가 치러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두 마을 교류는 먼저 28일 용진에서 부안으로 지역을 잇는다. 부안의 효동마을에서 용진 지게가락 공연과 더불어 부안의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과거시험이 이루어진다. 곁들여 선비의상 체험, 허수아비 인형만들기와 함께 떡국 나눔으로 우의를 다진다. 이에 대응해 다음 달 5일 부안에서 옹진으로 지역을 이어 용진 두억마을에서 전통혼례가 진행된다. 대상자는 용진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부부며, 리마인드 웨딩처럼 진행될 예정이다. 혼례가 끝나면, 혼례 음식 중 하나인 국수를 먹으며 혼례를 축하한다.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조준모 센터장은‘지역과 지역을 잇는 두 마을의 사례를 통해 이번 사업이 주민주도의 소규모 단위 문화교류모델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주문하도시진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문화마실 사업`은 마을 간 문화교류를 통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 하반기에도 용진 두억마을과 소양 마수마을, 봉동 신월마을과 구이 상학마을, 삼례 대명아파트와 이서 대농마을을 이어 마을과 마을간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24.11.27 16:49

우려가 현실로?…전북도의회,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산 대폭 삭감 '논란'

전북문화관광재단과 갈등을 빚던 전북도의회가 2025년도 재단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앞서 재단 노조가 폭로했던 예산 삭감을 볼모로 인사 문제 정리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는 지난 22일 2025년도 재단 예산을 심사하면서 전체 210억여 원 중 절반에 가까운 87억여 원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방만한 예산 편성을 문제 삼은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재단 노조 주장대로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자 예산 삭감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재단 본예산 상임위 개수조정 현황을 보면 △전북 예술인 복지증진센터 운영 △전북자치도 관광마케팅 종합지원센터 운영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성공연 운영 △거리극 축제 노상놀이야 △청년예술 주문배달 서비스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등 전체 예산의 40%가량이 삭감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재단 예산 삭감을 주도한 도의원이 재단과 ‘인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박용근 의원이라는 점이다. 예산 심의에 앞서 박 의원은 긴급 현안질의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재단의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재단 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지난달 2일과 7일 요구자료 설명 자리에서 박용근 의원이 ‘인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재단 예산을 50% 삭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실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박 의원이 총 33개 재단 사업 가운데 9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손질하면서 보복성 삭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용근 의원은 “예술인과 관광 관계자들에게 주어지는 예산은 적고 업무추진비 같은 운영 예산만 잔뜩 있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사업들에 대해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예산을 올려달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결위 전까지 개선하라는 의미에서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단과 도의회의 갈등이 예산 삭감으로 번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문화예술인들도 적지 않다. 상생이 필요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면서 자존심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도내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계속해서 개선을 하라고 요구하는 도의원도, 지나친 비난과 공격에 같이 날을 세우는 재단도 결과적으로는 ‘상처뿐인 영광’만 남기는 것”이라며 “예산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기 때문에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26 18:03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장수 산서초 아이들의 순수함에 섬진강 시인 함박웃음

“풀밭에 서 있어도 꽃/벽돌 사이에 자라나도 꽃/가시가 있어도 꽃/숲속에 있어도 꽃/꽃은 꽃”(산서초 구자현 ‘꽃’) 장수 산서초등학교 구자현 학생(11)이 자신이 쓴 시 ‘꽃’을 낭송했다. 왁자지껄 떠들던 산서초 학생들은 자현이가 시를 낭송하자 이내 입을 꾹 닫고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하기 시작했다. 자현이의 시낭송이 끝나자 친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그의 짤막하지만 울림 가득한 시에 김용택 시인도 “잘썼다”고 감탄했고, 자현이는 쑥쓰러운 듯 웃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발목이 삐어서 너무 아프다/내일 현장학습 못가면 어떡하지/너무 걱정이 된다”(산서초 이큰가람 ‘발목’) 9살 가람이가 쓴 시에 친구들이 조잘조잘 말을 덧붙였다.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꺄르르 웃기 시작했다. 김 시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시를 읽던 가람이의 시 노트를 받아들고 짤막한 시들을 죽 읽다가 순수한 싯구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24일 오전 10시 임실군 덕치면 김용택 시인문학관에는 장수 산서초 아이들과 김 시인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12월까지 추진하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은 김 시인의 질문에 수다스럽게 재잘거렸다. 그러다 이내 글쓰기 시간이 주어지자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고, 슥슥 연필로 뭔가 끄적이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 시인과 함께하는 전북 농촌유학 문학기행은 도내 농촌에서 학습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심어주고자 기획됐다. 이날 문학기행에 참여한 산서초 학생들의 창의력과 표현력에 놀란 김 시인은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 시인은 1시간가량 이어지던 글쓰기 수업을 잠시 중단하고, 학생들과 강가로 나설 채비를 했다. 시인과 함께 강가 징검다리를 건너던 아이들은 맑은 물속에 핀 이끼부터 우거진 풀숲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 풍경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돌아 온 학생들에게 김 시인이 도화지를 건네자,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꽃그림을 완성시켰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담긴 학생들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맑고 깊었다. 수업을 마친 김 시인은 "산서의 놀라운 인재들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김 시인의 얼굴에 미소가 묻어났던 이유를 수업 말미에 알아차렸다. 인생은 마음의 여백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어른들이 벽돌 사이에 핀 꽃을 보고, 강물에 낀 이끼를 보고도 마냥 즐거워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시인은 김동현(13), 이큰가람(9), 이현우(11), 구자현(11), 이주원(13), 김민서(10), 김해니(11), 배이룸(12) 학생이 쓴 글과 그림이 얼마나 값진 작품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모든 걸 말라 죽일 듯한 척박한 삶 속에서 '어린이'라는 꽃들이 향기롭게 자라 다른 어디서도 맡을 수 없는 향기를 퍼트리기 바라는 마음처럼 보였다. 8명의 산서초 아이들을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안의 어린이, 마음의 스승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마음에서였을까. 시인은 학생들이 자신이 창작한 시를 발전시키고 문학적 성취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산서초 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시인은 "한 달에 한번 씩이라도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1.25 16:0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