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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탈출, 문화체험] ② 과일 카빙 - '여름의 맛' 두배로 즐겨볼까

수박이 화려한 꽃이 됐고, 파인애플은 녹색 깃털의 새로 변신했다. 예술작품이 된 제철 과일. 바로 과일카빙이다. 과일카빙은 샤또 나이프라는 전용 칼로 과일에 예쁘고 멋스러운 모양을 내거나 연꽃, 용, 백조 등의 형상을 조각하는 것이다. 용도에 따라 간단한 그림이나 글귀를 새기기도 한다. 수도권에서는 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 활동인데, 아직 전북에서는 입소문이 나지 않았다. 개인 카빙공방에서 하는 취미전문 강좌나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문화파출소 덕진에서 여름 과일카빙 특강 정도가 열리고 있는데, 체험한 수강생들은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여름에 집에서 수박을 많이 먹잖아요. 보통 토막 내서 써는데 한두 가지라도 모양을 내면 더 맛있어 보이고 특별해 보여요. 손님을 맞을 때 간단하지만 고급스럽게 대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서기수52)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문화파출소 덕진 과일카빙 특강을 듣는 서기수 씨를 비롯해 수강생들이 꼽은 과일카빙의 매력은 여름의 맛을 두 배로 즐긴다는 것이다. 수박, 참외, 멜론 등 당도가 높고 신선한 제철 과일을 눈과 입으로 만끽할 수 있다. 그야말로 여름 식탁을 빛내는 활력소다. 안지성(62) 카빙데코레이션 강사는 카빙은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초보자 과정부터 특이한 재료 사용과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전문가 과정까지 있다며 자유롭게 도안(디자인)을 짜거나 응용할 수 있어 매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강좌 때는 카빙용 샤또 나이프를 지급하지만, 일반인이 시중에서 살 수 없다고 한다. 집에서는 과도를 사용해 간단한 꽃모양 등을 낼 수 있다. 또 모양틀 사용을 추천한다.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쉽게 멋을 낼 수 있다.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해보는 것도 좋다. 안지성 강사는 속을 판 오렌지에 조각낸 과일을 담은 과일 보석함 같은 경우 유치원에서 주문이 굉장히 많다며 과일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예쁜 모양에 반해 거부감 없이 다가간다고 말했다. 취미로 시작해 전문 강사가 될 수도 있다. 지역에 과일카빙 강좌는 적지만 주부 등 관심 있는 수요층은 많아 전망이 좋은 편이다. 전문가 과정을 배우고 있는 박주은(30) 씨는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고, 기술이기 때문에 누구나 배우면 할 수 있다며 성취감도 크고 재미있어서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7.23 20:01

전주 동문거리서 놀며 '더위 탈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 전주 동문예술의거리가 시민 놀이공간으로 변한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21일과 22일 동문예술의거리 내 예술창작공간 동문길 60에서 동문예술장터를 연다. 또 78월에는 특별히 동문길 601층에서 동문캠핑장을 운영한다. 동문예술장터, 동문캠핑장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장터에서는 전주문화재단이 협력한 지역 청년단체들이 지역에서 만든 공예품이나 예술작품 등을 판매하고, 거리공연과 매달 주제를 달리한 체험 활동 등을 한다. 장터가 열리는 동문길60 건물 진입로에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거울의 길을 조성해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미국 하와이 분위기로 꾸민 공간에서는 카누 체험을 할 수 있다. 건물 1층에 조성한 동문캠핑장의 인디언 텐트에서는 추억의 LP판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세계를 누빈 천승환 사진작가가 다양한 국가에서 촬영한 사진도 전시된다. 동문길60에 입주한 미술작가들은 한지공예, 그라데이션 액자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수업을 한다. 건물 2층 부채박물관에서는 단서를 찾아 공간을 탈출하는 게임 이벤트가 진행되고, 3층에서는 동문거리 내 헌책방과 연계해 독서를 할 수 있는 동문쉼터가 운영된다.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동문예술장터는 매월 다양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문거리 문화축제라며, 이번에는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시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거리 지원사업의 대표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동문예술장터는 10월까지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dongmunst.com)를 참고하거나 전화(063-287-2012)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7.19 19:53

"다른 남자랑 연락하지마!…이것도 데이트 폭력" 성평등 연애? 자존감 기르기부터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뜨거운 이슈였던 페미니즘. 용어는 들어봤지만 올바른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부에서는 페미니즘을 여성만을 위한 운동 또는 남성혐오로 취급하며 성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사)전주여성의전화(대표 한선미)가 평범한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만연한 여성 폭력혐오에 저항할 수 있도록 여름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첫 프로그램은 대중강연 페미니즘의 렌즈로 연애 들여다보기. 데이트폭력에 관한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요즘, 성평등한 데이트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19일 전주 중부비전센터에서 유화정 젠더학 연구자가 강연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통계조사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을 당해도 헤어지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약 60%인데,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이유가 절반을 훌쩍 넘는다. 유화정 씨는 다른 남자하고 연락하지 말라는 등 행동 통제도 엄연히 폭력이고, 폭력은 범죄라며 참을 게 아니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성평등한 연애를 위해서는 무조건 연애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것. 비혼, 성소수자, 동거, 딩크족 등 다양한 관계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밑바탕은 바로 자존감주체성을 길러 사회적 편견에 따른 두려움을 떨쳐내야 한다. 7월 27일28일에는 페미니즘 캠프가 완주 상관리조트에서 열린다. 사회 또는 남성이 재단하는 것을 거부하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가진 여성들이 연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세영 감독의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을 상영하고, 페미니스트로 오래 살아남기 위한 강연과 자유로운 이야기가 진행된다. 8월 9일부터 23일까지 매주 목요일에는 여성주의 글쓰기학교가 열린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안미선 <여성, 목소리들> 저자, 강지이 독립영화감독, 최지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성평등한 데이트관계를 위한 담론을 함께 생산한다. 문의 063-287-7324.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7.19 19:53

앤서니 브라운 대표작, 뮤지컬로… 어린이 상상력·감성 깨워요

아이들의 섬세한 감정을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표현한 작가 앤서니 브라운. 그의 대표작이 도서관이나 전시장이 아닌 공연장으로 옮겨졌다. 그림책이 음악과 미술, 안무가 곁들여진 어린이 뮤지컬로 변한 것. 영국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 작품을 원작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 미술관에 간 윌리와 우리 아빠가 최고야가 21~22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된다. 21일 선보이는 미술관으로 간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과 미술관에 간 윌리를 원작으로 한다. 아이들의 키보다 큰 그림책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음악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음악 수업 형식. 음악을 통한 책 읽기의 즐거움을 강조한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중 아담의 창조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숨어있어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음악과 미술이 버무려진 새로운 형태의 책 읽기인 셈이다. 다음 날 공연하는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슈퍼맨 같은 아빠의 멋진 모습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여행을 떠나는 길, 무서운 장애물을 극복해내는 아빠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가족에 대한 믿음을 일깨워준다. 어린이 뮤지컬의 특징은 아이들이 조용히 공연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책과 그림, 노래를 같이 보고 따라 부르면서 공연이 주는 기쁨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전 좌석 2만 원. 사전 인터넷 예매 시 20% 할인된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의 경우 아빠와 함께 관람하는 가족에게 30% 할인 혜택과 앤서니 브라운 전시 초대권 1매를 제공한다. 티켓 예매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7.18 21:20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 단체 선정

2018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 사업에 군산시민오케스트라 등 13개 팀이 선정됐다.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경제 침체에 빠진 군산 시민을 위로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예산은 6억 원이다. 심사 결과, 군산 은파호수공원, 옛 시청광장 등 야외에서 공연하는 마당상설에는 군산시민오케스트라(클래식), 라스트포원(비보잉), 문화예술교육협동조합 아토(국악연극), 문화포럼 나니레(마당극), 서커스 리쑨(퍼포먼스), 아리울 빅밴드(빅밴드), 예진예술원(현대무용), 타악공화국 흙소리(풍물), 타악연희원 아퀴(전통타악), 토요음악회(클래식)가 선정됐다. 시장 버스킹에는 문팩토리매직(마술), 새만금문화봉사단(밴드)이 선정됐고,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일대에서 펼치는 거리퍼레이드에는 (주)차림문화원이 뽑혔다. 공연 단체를 선정함에 따라 지난 7일 첫 공연 후 일시 중단했던 사업도 재가동 할 수 있게 됐다. 군산 근대역사문화 상설공연 사업은 무리한 조기 추진으로 공연 단체 모집 중에 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공연 프로그램별 세부장소, 시간, 순서 등은 간담회를 통해 조율할 예정이라며 공연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사업이 안정적이고 내실있게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무대는 28일 군산 수송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7.17 18:36

배우 꿈꾸는 청소년들, 전주서 끼 뽐낸다

청소년의 손으로 꾸리는 전국청소년연극제가 전주에서 열린다. 한국연극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라북도, 전주시가 주최하는 제22회 전국청소년연극제가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학교(서울과 경기는 2개교씩) 총 18개 팀이 참여한다. 7월 26일 전북 대표인 전주여고부터 8월 4일 제주 대표인 영주고까지 매일(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개 팀이 열린 경연을 벌인다. 단체 부문 대상인 국무총리상과 개인 부문 최우수연기상(전주시장상) 등 28개 상훈을 두고 자웅을 겨룬다. 전국청소년연극제는 경연 외에도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채워진다. 소극장 연극 열전은 7월 24~25일 오전 11시 창작소극장에서 달란트마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꾸며진다. 장재호, 심완준, 김수로, 최무성, 정민성 등 다섯 연극배우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는 7월 28일~8월 1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전주 청소년 동아리가 참여하는 청소년 버스킹도 있다. 청소년 버스킹은 7월 28일~8월 3일 오후 7시 전주역 첫마중길과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어진다. 청소년 배우의 연기와 전문 해설가의 설명으로 연극의 계보학을 이해하는 청소년 낭만극장, 경연 참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연극캠프도 마련돼 있다. 또 일본 청소년연극제 대상 팀인 간토 다이지지 고등학교를 초청해 8월 5일 오후 4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전북연극협회 정두영 회장은 지난 20년간 서울에서만 열렸던 전국청소년연극제가 지난해 광주에 이어 올해 전주에서 펼쳐진다며 그간의 형태를 벗어나 지역색을 가미해 진정한 축제의 자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7.17 18:36

[불멸의 백제] (137) 7장 전쟁 ⑬

재상 저수량(楮遂良)은 이세민이 친히 고구려 정벌에 나서자 출정 전날까지 진막에 찾아와 간했다. 폐하, 수나라가 멸망한 것을 교훈으로 삼으소서. 친정을 하시겠다면 5년만 더 기다렸다가 하시옵소서. 5년? 이세민이 턱을 들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정관 19년, 현무문의 난을 일으켜 형이며 태자인 이건성을 죽이고 동생 원길까지 참살한지 19년이 되었다. 이제 이세민의 나이 47세, 제위에 오른지 19년,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고구려와 백제를 정복하지 않고서는 천하를 지배한다고 말할 수 없다. 이봐라, 그럼 너는 고구려, 백제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느냐? 이세민이 묻자 저수량은 당황해서 엎드렸다. 폐하,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오. 어찌 그 야만국이 대당(大唐)을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고구려는 대륙의 3할을 차지한데다 백제의 담로는 대륙 동부에 22개나 영역을 뻗쳐놓았다. 당(唐)은 그 가운데 낀 소국(小國)이다. 그렇지 않으냐? 아니옵니다. 저수량이 이마를 땅바닥에 붙였다가 떼었다. 당치도 않습니다. 대당(大唐)은 390만호에 4천만 가까운 인구를 가진 대국(大國)으로써 고구려, 백제는 합하면 150만호에 1500만 가깝게 된다. 더구나 같은 말을 쓰는 같은 뿌리의 민족이야. 우리처럼 10여개 영역에다 수십개 민족으로 만들어진 혼성국이 아니란 말이다. 이세민의 목소리가 진막을 울렸고 제장, 대신들은 숨을 죽였다. 고구려, 백제가 연합했다. 놈들의 연합이 더 굳어지기 전에 깨뜨려야 되지 않겠는가? 그놈들이 신라까지 병합시킨다면 당(唐)은 중원을 잃고 서쪽으로 밀려나야 되지 않겠는가? 저수량이 마침내 입을 다물었고 이세민이 머리를 들었다. 충심(忠心)은 알겠다. 그러나 내 나이가 5년을 더 기다리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이세민이 마지막으로 나이를 내세웠기 때문에 더 말하는 자는 참형을 당할 것이었다. 황제 생전의 숙원을 무시한 역적으로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자, 여기는 고구려, 려제(麗濟)동맹군이 요동을 향해 서진(西進)하고 있다. 평양성을 떠난지 15일, 이제 동맹군은 기마군 7만으로 늘어났다. 중군(中軍)에 위치한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과 백제군 사령단 계백이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속보로 말을 걸린다. 이보게 은솔. 연개소문이 계백을 불렀다. 우리 대(代)에는 기필코 우리가 대륙의 중심이 되어야 하네. 계백의 시선을 받은 연개소문이 빙그레 웃었다. 백제의 동성대왕이 대륙에 진출하여 담로를 건설한지 170년이 되어가는가? 그렇습니다. 계백이 머리를 끄덕였다. 제가 태어난 연남군도 그때 백제령이 되었습니다. 담로가 없어지면 대륙 왕조의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을 거네. 연개소문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네. 이긴 자가 역사를 차지하고 패자는 흔적도 없이 기록에 지워진다네. 그리고 전설이나 야사로 남다가 그것도 지워질 것이다. 계백이 숨을 들이켰다. 문득 김춘추의 얼굴이 떠올랐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8.07.16 20:29

삼례문화예술촌 '아트네트웍스·책공방' 고용승계 갈등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의 새 수탁 운영기관인 아트네트웍스와 책공방 북아트센터(이하 책공방)가 고용 승계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책공방은 옛 수탁 운영기관과 동일한 근로 조건을 제공해달라고 한다. 반면 아트네트웍스는 책공방이 일방적인 요구만 반복한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 책공방 직원은 근로 계약 없이 6개월 동안 유령 직원으로 일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다. 조속한 갈등 봉합으로 고용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책공방 김진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삼례문화예술촌, 아트네트웍스의 갑질로 완주 청년이 6개월 간의 임금 체불에 이어 해고 통보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탁 운영기관(삼삼예예미미협동조합)이 직원의 급여를 지급해온 만큼 아트네트웍스도 이전처럼 동일한 근무 조건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는 것. 고용 승계 문제로 협약이 지연돼 5월 23일께 책공방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협약 당시 아트네트웍스는 밀린 임금을 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지급하고, 계약 체결일부터 매월 10일 인건비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임금 체불 문제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트네트웍스 심가희 대표는 삼례문화예술촌 내 모든 문화시설에 대한 직영 운영을 전제로 수탁 운영기관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존 운영자가 유지된) 책공방과 김상림목공소가 일방적으로 운영권 분리를 요구해 이를 조율하느라 협약이 지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용 승계와 임금 체불 문제에 관해서는 업무협약 후 김상림목공소 직원(1명)은 면접을 통과해 아트네트웍스에서 채용했지만, 책공방 직원(1명)은 면접을 통과하지 못해 책공방이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며 근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임금을 지급하나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완주군 관계자는 수차례 행정 지도를 했으나 두 기관 간 갈등의 골이 깊어 현재까지 이르렀다며 관계가 회복될 때까지 적극 중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7.15 20:03

젊은 국악인들, '전라도 천년의 길' 연다

전북지역 민간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전문 국악 관현악 단체 다음국악관현악단이 제3회 정기공연 및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 기념 기획공연 천년을 품다, 새 천년을 날다를 연다. 18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2016년 말 지역 젊은 국악인들이 관립 단체에 들어가는 대신 자신들의 창작 국악을 펼치려는 목적으로 의기투합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이 만든 국악 단체가 바로 다음국악관현악단이다. 지난해에는 신생 단체로서 자리를 잡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전북 청년 예술인들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이번 정기공연은 다음국악관현악단 단원들과 강성오 예술 감독이 6개월에 걸쳐 기획하고 제작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곡가들의 곡들로 구성했고, 김대성강성오 작곡가가 이번 무대만을 위해 새로 작곡한 위촉 초연곡도 선보인다. 방수미 명창(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원)을 비롯해 전주판소리합창단, 신성운 아쟁 연주자(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심수현 해금 연주자(남원시립국악단 상임단원) 등 뛰어난 협연자들이 무대 완성도를 더했다. 민간단체로서 3년째 꿋꿋이 활동하면서 지난 공연들보다 한층 도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다음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은 오는 18일 정기 공연에서 국악 관현악의 현주소와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공연은 전라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국악 관현악으로 풀었다. 박경훈이 작곡한 국악관현악 서경별곡(西京別曲)으로 시작해 박경훈이 작곡한 아쟁협주곡 여명이 이어진다. 김대성이 작곡해 처음 들려주는 관현악곡 촛불은 지난 촛불 항쟁의 희망과 역동성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해금협주곡 가면 무도회(이정호 작곡)로 화려하고 환상적인 전라도 문화유산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천 년의 고난과 역경을 품은 전라도가 대한민국에서 우뚝 서 새 천년을 날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판소리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광야(강성오 작곡)를 연주한다. 강성오 다음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전북의 비옥한 토지와 끝없는 평야는 풍요로움을 품었고, 이는 곧 찬란한 예술을 꽃피웠다며 전라도의 수많은 무형유형 유산이 樂(락)으로 펼쳐지는 르네상스 시대에서 천 년을 품고 다가올 새 천년을 위한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음악을 지켜가며 미래의 옷을 입히는 과정에서 끝없는 질문이 있다며 흔들림 없는 전라도 뿌리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 녹음의 계절과도 같은 창작국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전석 1만 원. 예매처는 인터파크.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7.15 20:03

['니키 드 생팔'전] 유년시절 상처, 예술로 치유

우리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선함과 창조력, 어리석음, 악마와 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내부에 간직하면서 자신이 무엇이고, 무엇이 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20세기 대표적인 현대작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 1930~2002)이 남긴 말이다. 화가와 조각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류 예술가 니키 드 생팔을 소개하는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부터 9월 25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여년간 니키 드 생팔과 우정을 쌓고 그녀의 작품을 수집한 일본인 요코 마즈다 소장품 127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니키 드 생팔은 어린시절 경험한 성폭행과 이른 결혼생활에서 오는 가부장적인 권위로 인해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린다. 미국으로 이주한 그녀는 내적 치유를 위해 미술치료를 시작하며 삶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다. 니키는 고통과 상처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가게 된다. 그리하여 1961년 관람객의 영혼에 예술적 총격을 가한 사격 회화(shooting)를 펼친다. 물감이 담긴 봉지를 작품에 부착시켜 총을 쏘는 방법으로, 여성에 대한 남성의 물리적 폭력과 남성 중심적인 사회의 정신적 강압을 고발한 퍼포먼스다. 니키는 세상에 사격 회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된다. 몇 년 후 화려한 색채와 생기발랄한 모습을 한 나나시리즈를 탄생시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 자유분방하고 엉뚱한 모습의 도발적인 여성을 다채롭고 화려한 색채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한방에 깨트리는 조각품들이다. 여성 그 존재 자체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인간은 태어남으로써 만남이 시작된다. 부모, 친구, 선생, 연인, 동반자 등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특히 예술가에게는 동반자의 만남이 중요하다. 니키는 스위스 조각가 장 팅겔리(Jean Tinguely)를 만나면서 잃었던 인간애를 회복하고 사랑과 작품 활동을 같이 한다. 니키는 팅겔리의 영향으로 작품에 건축적 요소를 작업에 더한다. 예술혼이 무르익은 니키는 유쾌한 환상세계 타로공원(Tarot Garden)을 만든다. 니키가 일생의 꿈이었던 타로공원은 이탈리아 카파비오에 세워져 공사 기간만 20년에 달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구엘공원에서 영감을 받아 신화와 전설이 혼합된 상상력으로 지어진 타로공원은 니키의 환상적인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치유와 기쁨을 선사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의한 상처로 성장을 멈춘 한 영혼이 예술을 통해 치유를 하고 자신 안의 살아 숨 쉬는 어린 아이를 해방시키는 50여년의 긴긴 여정. 내면의 깊은 분노와 절망감을 기발함과 유쾌함, 기쁨과 재치, 도발과 발랄함으로 끊임없이 대치시키는 한 영혼의 분출하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놀라운 세계였다.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8.07.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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