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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과 편육] '수육'은 삶은 고기…'편육'은 얇게 저민 것

우리말은 한자어 70%와 고유어 30%로 꾸며졌다. 그런데 우리가 즐겨 먹는 ‘수육’은 익힌다는 한자 ‘숙(熟)’을 붙인 ‘숙육(熟肉)’이 변해서 고유어처럼 굳어진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최근의 국어사전에 보면 ‘삶아 내어 물기를 뺀 고기’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육’은 ‘삶아 익힌 쇠고기’로 설명됐었다. 그러다 보니 ‘돼지고기 편육’ 같은 말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편육(片肉)’이란 ‘얇게 저민 수육’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육이 ‘삶아 익힌 쇠고기’로 풀이되는 한 현실적으로 많이 쓰이는 ‘돼지고기 편육’이란 말은 성립되지 않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국립국어원에서 ‘수육’의 풀이를 바꾼 데는 이와 같은 현실 언어의 흐름을 반영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육볶음’은 돼지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볶다가 다시 부추와 함께 볶은 음식을 말한다. <표준 국어대사전>에서는 이를 ‘돼지고기 볶음’으로 순화했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여전히 ‘제육볶음’의 쓰임새가 훨씬 더 활발하다. ‘제육’은 돼지고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도 ‘돼지고기’로 순화했는데 ‘제육’은 ‘저육(猪肉)’에서 온 말이다.지금은 어원 의식이 거의 없어져 우리 고유어처럼 느껴지는 김치, 배추, 고추, 후추 따위의 말도 모두 한자어가 바뀐 것이다. 김치는 ‘침채(沈菜)’에서, 배추는 ‘백채(白菜)’에서, 고추는 ‘고초(苦椒)’에서, 후추는 ‘호초(胡椒)’에서 형태가 변한 것이다. 구황작물로 가꾸었던 감자 역시 ‘감저(甘藷)’가 원말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7.05.19 23:02

[김동영 박사와의 대화] 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하는가

한적한 동문거리 삼양다방 지하 문화통신사에서 청년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많은 공연과 축제로 인해 바쁜 5월을 보내고 있는 청년예술가들이 시간을 쪼개 이 자리에 모인 이유. 예술인이라면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한다는 사회 인식 속에서 풍족하게 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서였다. 예술 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창작 활동이 부족한 것뿐이 아니다. 답을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예술이 사회경제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작용 했으며, 사회의 인식을 통해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할까? 저서를 들고 온 김동영 전북연구원 박사는 청년예술가들과 예술인이라는 직업이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예술이란 무엇일까? 김 박사에 따르면 19세기 이전에는 일종의 종교 의식 행위였고, 왕족과 귀족이 향유하는 특정한 영역이었다. 예술은 산업 혁명 이후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자본가들로 인해 변화가 시작됐다.세속적이지 않은 예술의 신성성을 공유함으로써 지위가 높은 사람이 되는 사회적 구조와 인식이 형성됐다.다수의 예술인들은 신성성이라는 인식 아래 돈, 명예 등 외적 대가보다 내적 대가로서의 가치를 우선시하게 됐다. 김 박사는 예술가가 자본을 탐하는 순간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는 멀어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예술 분야에서의 승자독식 현상, 직장생활이 맞지 않다는 선입견, 위험 감수의 성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김 박사는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몇 안되는 승자들을 향한 인식으로 인해 예술인 공급 과잉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게이트키퍼들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예술이 평가받는 구조를 떠나 시장의 영역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같이 보존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해 남원 산내면에서 찾아온 조성하 싱어송라이터는 예술가를 직업으로 삼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는 단순히 우리 안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고 자꾸 의견을 나누고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지훈 문화통신사 대표

  • 문화일반
  • 기고
  • 2017.05.19 23:02

우리 곁에 돌아온 사랑 메신저 '동자바위'

임실군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동자바위가 원형대로 복원돼 제자리로 돌아왔다.임실군은 17일 오후 임실군 덕치면 천담마을 모정에서 심민 군수, 이인우 (주)우리돌 대표, 정강희 전북조각회 회장, 김용택 시인, 천담마을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자바위 복원식을 했다.임실군 덕치면 천담마을에서 북동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동자바위에는 사냥꾼 총각과 나물 캐는 처녀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냥꾼 총각과 나물 캐는 처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자 총각이 살던 천담마을에는 동자바위, 두꺼비나루 건너 동자바위 맞은 편에는 처녀바위가 생겼다고 한다. 부부간에 공방살이 들 때는 동자바위와 처녀바위에서 돌을 쪼아 음식물에 섞어 먹으면 공방살이 풀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처녀바위는 도로 공사로 인해 흔적이 사라진 상태이고, 동자바위도 1997년께 경지 정리를 하면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이후 2017년 1월 6일 자 전북일보 윤주 한국지역문화 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 이야기를 통해 동자바위 전설과 복원 필요성이 소개됐다. 전북일보 기사를 읽은 익산지역 석재 가공업체 (주)우리돌 이인우 대표(한국조경석협의회 회장)가 동자바위를 복원해 천담마을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인우 대표와 정강희 전북조각회 회장이 천담마을 주민들의 고증을 거쳐 최근 높이 1.6m, 폭 1.3m 크기의 동자바위를 복원했다.이인우 대표는 칭찬받기 위해 한 일이 아닌데 임실군과 천담마을 측에서 감사패를 주니 쑥스럽다며 지역 문화유산이 어렵게 복원된 만큼 앞으로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05.18 23:02

별이 빛나는 밤에…문화재의 색다른 매력

밤에 감상하는 문화재의 매력을 올해도 느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처음 열렸던 전주 문화재 야행(夜行)이 올해도 이어진다. 문화재청의 2017 문화재 야행사업에 선정돼 전주시 등이 주최하고, 전주문화재야행추진단(총감독 김경미)이 주관하는 행사다. 총예산은 7억, 행사 횟수는 5회. 예산은 지난해(8억)보다 줄었지만, 행사 횟수는 지난해(2회)보다 늘었다. 이달부터 9월까지 매달 한 번씩 전주 한옥마을 일대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문화재 야간개방, 공연, 전시, 체험 등 야행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지난해와 어떻게 달라지나각 문화재와 연관된 행사를 개별적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았다. 전주가 조선 왕조의 본향임을 알릴 수 있도록 태조 이성계를 주제로 행사를 기획했다.태조 왕권을 공고히 하는 상징물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연계한 천체망원경 별자리체험과 천문학 강연, 태조어진 봉안행렬 반차도 한지등 전시가 신설됐다. 태조 이성계 코스프레, 어진수호단 플래시몹, 태조 어진을 찾는 게임 등도 진행된다.행사 개최지도 집약했다. 전동성당, 전주천, 풍남문 등까지 확대해 행사를 열었던 지난해와 달리 주요 개최지를 조선 개국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경기전, 오목대 등으로 집중했다.프로그램에서는 지난해보다 전통 공연이 늘었다. 올해는 전통 공연이 50%, 전시체험게임이 50%. 공연은 경기전에서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선보이는 인류수작, 오목대 등에서 국가도 무형문화재가 공연하는 한국수작, 전주소리문화관, 은행나무정 등에서 청소년과 청년 국악인들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미래 수작으로 구성된다. 전주 한옥마을 내 태조로 곳곳에서는 모두의 수작이라는 문패 아래 달빛 차회, 대형 미러볼 조명쇼, 한지등 만들기, 기행, 무형문화유산 영상상영 등 체험이 진행된다.△첫 야행 어떻게 즐길까첫 야행이 열리는 오는 27일에는 경기전 앞 광장에서 오후 8시에 개막식이 열린다. 방수미 명창의 사회 아래 다음국악관현악단과 국악 단체 아리랑 친구들의 축하무대, 전주 기접놀이가 이어진다.경기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 개방을 한다. 입장료 1000원. 마당에서는 달빛 차회가 열리고, 오후 7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오목대에서는 오후 7시부터 서예퍼포먼스와 무용, 김세미(소리), 백은선(가야금), 정지웅(대금), 오정무(해금), 전준호(장단)의 국악공연이 펼쳐진다. 전주 한옥마을 어진박물관과 전주소리문화관, 오목정, 은행나무정에서도 오후 7시부터 예화무용단 등 젊은 국악예술인들이 판을 연다.전문가와 함께 한옥마을 내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문화재를 탐방하는 기행도 할 수 있다. 예약 063-288-9937.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5.18 23:02

전주공예품전시관 기증작품 13점 분실 확인

지난 2004년 전주공예품전시관 작품 기증전을 통해 기증된 작품 54점 가운데 13점이 분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시와 민간수탁기관 등 3자 간 업무 인수인계 절차가 현장 파악이 아닌 형식적인 서류 확인에 그치면서 관리 부실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전주시는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 사무실에서 2004년 전시관에 기증된 작품 54점 중 41점을 보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나머지 브로치, 부채, 모시 조각보, 전통의상 등 13점은 분실했다.한지문화진흥원은 2004년 3월 전주공예품전시관 작품 기증전을 개최하고 참여 작가 54명으로부터 작품 54점을 기증받았다. 2005년 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수탁한 전주대 산학협력단은 기증 작품 목록을 한지문화진흥원으로부터 인수인계받았다. 그러나 2014년 1월 전주대 산학협력단에서 다시 전북공예협동조합으로 인수인계될 때는 협약서에 기증 작품 목록이 없었다. 2016년 전주시 한옥마을사업소에서 전주시 문화정책과로 시설이 이관될 때도 기증 작품 목록은 없었다.그러나 기증 작품 54점은 목록에만 기록되지 않았을 뿐 전주공예품전시관 내에 보관된 상태였다. 이는 전주시와 전북공예협동조합 모두 전주공예품전시관 내에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작품이 있지만, 수년간 확인 없이 방치했다는 뜻이 된다.전주시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 대한 관리 소홀을 인정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작품 하나하나를 소중히 보관관리해야 하는데 민간 수탁기관 인수인계 과정에서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며 전주공예품전시관 기증 작품을 재정비하고, 전시 등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기증 작품은 다음과 같다. △최옥자-아씨도령(닥종이 인형) △김경숙-그리운 당신(브로치) △김옥영- 떡모반(한지 모반) △김완순-옛 추억(한지조형작) △박승철-기다림(브로치) △설미화- 한복함(한지함) △신영식-잡동사니 서랍장(목칠함) △양훈-영혼의 이야기 속으로(브로치) △이기동-산수화 접선(부채) △조충익-연엽선(방구부채) △천성순-모시 조각보(염색 모시) △최온순-사규함(한복) △한경희-지승함지박(한지공예).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05.17 23:02

전주공예품전시관 기증작품 관리 엉망

전주공예품전시관이 기증 작품 분실과 전기손물레 폐기 처분 등 불투명한 운영으로 도마에 올랐다.지난 2004년 전주공예품전시관에 작품을 기증한 작가들은 전북공예협동조합이 전시관을 수탁 운영하는 기간에 작품이 분실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전북공예협동조합은 이전 수탁 기관인 전주대로부터 받은 인수인계 물품 목록 자체에 해당 작품이 없었다고 반박했다.실제 전주시에 확인한 결과, 전주대에서 전북공예협동조합으로 전달한 인수인계 물품 목록에는 해당 작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인수인계 물품 목록이 아닌 작품 목록에는 존재한다. 그러나 전체 기증 작품 54점 중 90%만 실제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증 작품 분실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전주공예품전시관은 2002~2004년 3년간 한지문화진흥원, 2005~2013년 9년간 전주대, 2014~2016년 3년간 전북공예협동조합이 수탁 운영했다. 올해부터는 전주시가 직접 운영한다.한지문화진흥원은 2004년 3월 16일부터 28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작품기증전을 열고 참여 작가 54명의 작품을 기증받았다.그러나 최근 일부 기증 작품이 분실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증 작품을 개인적인 선물로 전달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또 도자기 프로그램 폐강과 맞물려 전기물레 13개와 손물레 47개를 불투명하게 폐기 처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이에 대해 전북공예협동조합 관계자는 기증 물품은 인수인계 물품 목록 자체에 없었으므로 일각의 주장은 헛소문이라며 전기손물레는 2002년 구입했기 때문에 사용 기한이 오래 돼 전주한옥마을사업소에 폐기 신청을 하고 폐기한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시 관계자는 기증 작품 54점 중 90%는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서류와 대조하면서 파악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05.16 23:02

전주문화재단, 신진예술가 4명 선정

전주문화재단이 전주 신진예술가 4기 지원사업으로 젊은 예술가 4명을 최종 선정했다.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은 전주를 연고로 활동하는 만 20~35세의 젊은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총 17명이 지원했다. 12차 심사를 통해 유망작품 지원 부문에는 김아영(32, 미술회화)과 고소라(31, 창극소리극), 데뷔작품 지원 부문에는 이화수(27, 미술회화)와 유란(26, 대중음악) 씨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김아영 씨는 자아 성찰을 소우주라 표현하고, 이를 선 굵은 회화작업으로 표면화해 타인과 공감하는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전시명 Werden은 흐름생성의지 등 사전적 의미가 아닌, 영어의 War(전쟁, 투쟁)와 Eden(낙원, 삶)을 결합한 삶의 투쟁으로 해석했다.고소라 씨는 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아리랑과 밴드 음악을 결합한 소리극 그냥 그런 두 여자의 이야기를 준비했다. 이화수 씨는 한국화에서 선의 기법을 활용한 전시 거기에 나는, 없다를 기획했다. 현대인의 우울증과 정체성 혼란이 일으키는 존재 상실을 거울이란 오브제로 표현한다.또 유란 씨는 2016년 정규 1집 <나의 노래>를 발매한 대중음악 분야의 신인이다. 전주의 아름다운 장소를 모티브로 한 앨범 탄성: 당신과 나의 겹쳐진 시간을 제작하고, 공연할 계획이다.이들의 작품은 10월과 11월께 전주시 일대 문화예술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05.16 23:02

"전라도 사람들, 과거도 현재도 정의로운 선택"

현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엄청난 공을 세웠다. 노자에 공을 이뤘으면, 그 공에 머물지 않는다는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라는 말이 있다. 모든 국민이 정권 탄생을 도왔지만, 이제 공을 잊고 새 정부가 편히 일하도록 너그러운 자세로 봐줘야 할 때다. 국민이 믿고 사랑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대의에 헌신하리라 믿는다.국악오페라 천명(天命)의 원작자인 도올 김용옥은 전북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정권 탄생을 끌어낸 국민에게 공성이불거 자세를 당부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국민 자각으로 뽑은 최초의 대통령이라 명명하고, 영국의 명예혁명 이래 세계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정권 교체라고 평가했다.도올 김용옥은 5월 9일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국민 개개인의 각성으로 국민 촛불 에너지를 끌어모은 대통령이 탄생했다. 문재인 정권의 탄생 과정과 동학농민혁명의 과정은 상통하는 점이 많다.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우리 민족사의 체험, 밑거름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촛불혁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전라도 사람들이 해방 이후 한국 역사의 정의를 지켰다고도 강조했다. 국악오페라 천명의 가사 구절구절마다 눈물이 난다는 도올 김용옥. 그는 국악오페라 천명은 오늘날 정권 교체를 이룩한 사람들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며 전라도 사람들은 과거에도 현재도 정의로운 선택을 했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그는 천명 공연에 대해 역사적 사실과 부합되도록 대사를 많이 바꾸는 등 이전 작품보다 훨씬 세밀하고 치밀하게 짜인 작품이라며 동학농민혁명군이 최초로 기선을 제압한 황토현에서 작품을 올리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다만 야외무대 특성상 아리아가 작게 들리고, 무대를 넓게 펼치면서 밀집 효과가 떨어지는 등 음향과 무대 일부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05.15 23:02

예술인들 국고보조금 받기 참 어렵네

국고보조금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도입된 국고보조금 통합시스템 e나라도움이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신청 조건 등으로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기획재정부가 올해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e나라도움. 국가보조금 예산 집행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온라인 사이트로, 보조금을 받는 모든 사업은 이 사이트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사전 홍보 및 활용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용 방법이 낯선 데다 잇따른 시스템 개선 요구로 사이트 점검이 잦아 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이트 입력창을 클릭하면 다음 창이 열리지 않거나, 입력이 되지 않는 등 사소한 오류부터 보조금 신청 및 지급 절차까지 다양한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특히 지정된 신용카드로만 보조금을 쓸 수 있는 집행 방식은 문화예술계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일부 신용이 낮은 예술인의 경우 신용카드를 발급 받기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하냐면서 분야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식 운영이라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e나라도움관계자는 농협과 신한은행 등 2곳에서 체크카드를 발급하지만,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신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아있는 셈이다.e나라도움의 운영 개선보완, 사이트 점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완벽하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영을 시작했다는 비판이 크다. 문화예술계는 보조금 지원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보조금 집행이 늦어지면서 올해 도내 문화 행사 진행에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3월부터 시작된 도내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경우 선정된 기관들이 사업 예산을 제때 받지 못해 3월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거나 축소했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을 비롯한 도내 문화예술 분야 보조금 사업을 집행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역시 처음 공개된 시스템 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청 절차가 지연된 것. 재단 관계자는 재단에서 사업 선정자들이 e나라도움을 통해 교부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등록했어야 했는데, 2월 말까지 각종 공모사업을 심사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도 사이트가 익숙치 않아 헤매게 됐다고 설명했다.전북지역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옛 문예진흥기금)사업은 3월 말부터 선정된 개인(단체)이 교부금을 신청해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됐지만 복잡한 과정으로 아직까지 신청조차 못한 예술인들이 태반이다.사업을 집행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에도 문화예술인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자 재단은 오는 13일과 15일 e나라도움 전산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 홈페이지에 매뉴얼 안내와 설명도 올렸지만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아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교육 시 하루에 최소 100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5.12 23:02

[철부지] '계절의 흐름을 잘 모른다'는 뜻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 철딱서니 없는 철부지들이 참 많다. 그러면 우리는 흔히 “도대체 너는 언제나 철이 들까?”라고 한다. 여기서 ‘철부지’는 무슨 뜻일까? 우리말에는 알고 보면 참 재미있는 말이 많다. 그런데 흔히 쓰고 있으면서도 그 말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모르고 쓸 때가 많다. ‘철부지’라는 말도 그렇다. ‘철부지’의 어원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 ‘철’인데 그 변화를 알고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곧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이 같은 변화를 알지 못한다는 한자 말 ‘부지(不知)’가 붙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어린애 같은 사람을 일컬어 철부지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달력에 24절기를 표시하여 태양의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력인 태음 태양력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24절기를 모르면 ‘철부지’라고 했다.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씨를 뿌려야 할 때인지 추수를 해야 할 때인지 김치를 담가야할 때인지 모른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때를 모른다는 의미였으나 현대에 와서 때와 장소를 모른다는 의미로 확장됐다. 예를 들면 여름에 털옷을 입거나 겨울에 짧은 치마를 입으면 철부지가 된다. 그리고 조심해야 할 자리에서 함부로 지껄이면 철부지 소리를 듣는다. 옛날의 철부지들은 대개 어린아이들이었는데 요즈음은 나이 많은 철부지들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도 하루빨리 철부지가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7.05.12 23:02

완판본 한글 목판 복원·맥 잇기 집중

완판본(전주에서 출판된 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전주 한옥마을 안에 설립된 ‘완판본문화관(관장 안준영)’이 올해는 한글 목판 복원과 활발한 교육·체험을 통해 완판본의 맥을 잇는데 집중한다. 올 초부터 완판본문화관 수탁 운영을 맡은 대장경문화학교가 최근 공간 재단장을 마치고 2017년도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00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대장경문화학교는 국립국어원, 고려대장경연구소, 한국국학진흥원과 <용비어천가>·<초조대장경>·<삼국유사> 등을 복원하며 국가 기록문화 복원사업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완판본문화관에 남아 있는 한글 고전소설의 목판을 복원하는데 힘쓴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은 “현재 완판본문화관에서 목판으로 찍어낸 서적은 보관하고 있지만 목판, 특히 한글 판본(板本)의 목판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열여춘향슈졀가>·<심청전> 등 한글 보급과 출판물 유통에 큰 영향을 미친 한글 고전소설을 연차적으로 복원해 완판본문화관을 한국 기록문화의 중심지로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가 기록물 복원에 참여한 박사, 서지학자 등 10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자문 아래 <심청전> 하권의 목판을 복원한다. 상권의 목판은 지난 2010년 완판본문화관에서 복원했다. 오는 10월에 <심청전> 하권 목판 복원 사업의 진행 과정 및 성과물을 기획전시 형태로 선보인다. 교육·체험·전시를 통해 완판본의 중요성과 가치도 알린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통 판각 시연을 한다. 전국에서 불과 수 십 명밖에 되지 않는 각수(刻手)를 초대해 목판에 글자와 그림을 새기는 과정을 선보이고,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직접 목판 인쇄·옛 책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도 있다. 완판본 관련 전문가의 강연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오는 19일 오후 7시에는 오용원 한국국학진흥원 기획조정실장이 ‘완판본 복원의 문화사적 의의’에 대해 강연한다. 상설전시장도 보완했다. 사서삼경, 생활백과용 도서, 의서, 한글 고전소설 등 대표적인 완판본과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패널을 함께 전시해 이해를 돕는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05.11 23:02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전] 이집트 민중의 목소리를 듣다

예술은 시대와 역사의 반영이다.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전(展)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지난달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세계 2차대전 전후 이집트와 국제 초현실주의 단체에서 활약했던 예술가들의 작품 166점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당시 20세기 반(反)파시즘, 탈(脫)식민주의 운동의 흐름 안에서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발자취이다. 이번 전시는 근대 모더니즘 예술을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다.이집트의 시인 조르주 헤네인은 프랑스 유학중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한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앙드레 브르통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초현실주의는 꿈과 현실, 이성과 광기 등을 구별하지 않았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 후 이집트로 돌아온 헤네인은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서 조국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초현실주의 운동을 펼치고자 했다.1938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31명의 예술인과 비평가들이 발표한 퇴폐 미술이여 영원하라!는 성명서는 초현실주의의 신호탄이 되었다. 유럽 파시즘의 발흥(勃興)과 나치의 현대미술에 대한 검열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감정을 억압하려는 권위에 대한 저항 그 자체였다.1946년 설립된 현대미술그룹은 창조는 예술과 지성의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며 이집트를 현대 국가로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그들은 서구식 권위적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을 탐구했다. 특히 가난과 억압의 대상이었던 이집트 여인들의 고통받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 또한 물고기, 고양이, 새, 수탉, 농부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당시 이집트 사회의 빈곤과 억압에 저항했다.그 후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스타일과 미학, 시각적 어휘 등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고 현대 이집트 예술가의 작품에서도 그 흔적을 볼 수 있다.전시회 그림 중에 파랑색이 살짝 가미된 초록색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나일강 주변을 제외한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이집트에서 힘든 삶을 이어가는 이집트인에게 유토피아란 꽃과 나무, 채소와 곡식이 초록으로 풍성한, 새들이 깃드는 곳이 아니었을까. 초록이 바로 신들의 세상이고 유토피아였다. 지구는 초록으로 빛나는 보석이라는 어느 우주인의 감탄사가 떠오른다.전시회를 보고 나오는데, 마침 덕수궁에서 500여년 지속된 조선왕조 끝자락을 장식했던 고종황제 즉위식이 5월의 찬란한 햇빛 아래 재현되고 있었다. 허울뿐인 황제 즉위식인 것을. 알 수 없는 서글픔이 밀려왔다. 권력은 무상(無常)하고 예술은 영원(永遠)한가.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7.05.09 23:02

[노다지] 금광에 접근하는 조선인에 "노 터치"

노다지의 어원에는 우리 민족의 비애가 서려 있다.금광을 흔히 노다지라고 한다. 구한말, 서구 열강의 이권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미국도 광산 채굴권을 넘겨받아 금광 개발에 나섰다. 미국의 이권 쟁탈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람은 광혜원의 설립자 알렌이었는데, 그는 조선 왕실 사정을 잘 알았기에 이를 이용해 조선의 중요한 이권들을 미국에 넘기는 데 앞장섰다. 그중 하나가 조광권이었다. 당시 평북 운산은 조선 최대의 금광이었는데 알렌은 왕실과의 교분을 이용해 운산금광 채굴권을 미국인 자본가에게 독점적으로 넘겨주었다.미국인들은 이미 이곳에서 광산을 개발하던 조선인 광산주와 노동자들을 강제로 쫓아내고 독점적으로 관할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은 조선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이 되었다. 미국인 광산 관리인이 조선인 농민을 살해하는 일도 몇 차례 있었지만 힘없는 나라였던지라 그래도 그들은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 미국인 금광 관리자들은 조선인이 광산에 접근하면 금을 훔친다고 생각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때 ‘No Touch’라고 외치던 말이 변해 ‘노다지’가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노다지는 이제 우리말로 굳어져 금광을 뜻하는 말이 되었고 국어사전에도 어엿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7.05.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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