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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음악콩쿨 김진유·홍석기·황인호 최우수상

전북지역 고교생 음악 인재들이 겨룬 제3회 목정음악콩쿨에서 김진유양(전북제일고 3년·피아노 부문)과 홍석기(전주예술고 3년·현악 부문)·황인호군(원광정보예술고·성악 부문)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우수상은 백송이(전주예술고3, 피아노)· 박성인양(〃, 현악)과 서동은군(〃, 성악)에게 돌아갔다. 목정음악콩쿨은 전북 도내 음악에 소질이 있는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현악, 성악 3개 부문에 걸쳐 경연을 펼치고 있으며, 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 지역 문화예술 기반 구축을 위한 인재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올 대회는 도내 고교생 100여명이 참가해 지난 16일 전주대 예체능대학 예술관에서 열렸다. 전체 대상 1명에게는 재단이사장 표창과 함께 교육감 표창이 수여되지만, 올 대회에서 대상자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대상에는 300만원, 최우수상 200만원(교육감 표창), 우수상 100만원, 장려상에는 30만원씩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10월중 목정문화상 시상식때 열린다.한편, 목정문화재단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전북지역의 향토문화진흥을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들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목정문화상'과 '문화단체에 대한 지원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예향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재육성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전북고교생 백일장(제16회)와 전북고교생 목정미술실기대회(제2회)도 열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창문을 열어다오

백화점 점포와 미술관 전시실은 창문이 없다. 백화점은 구매력의 은근한 강요를, 미술관은 햇볕을 차단하여 그림을 보호하고 시력의 분산을 막아 집중력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문은 집에서 사람이 드나들거나 여닫도록 된 시설이고, 창문은 채광이나 통풍을 위해 벽에 낸다. 한옥의 문은 열어야 밖이 안으로 들어오고 양옥의 문은 열지 않고도 밖을 볼 수 있다. 한옥이나 초옥이나 우리가 살던 집은 자연을 보는 대상이 아니라 온몸으로 맞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햇빛과 달빛, 그리고 바람을 한 겹 창호지 문으로 걸러 받아들이고, 보고 싶으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창호지를 바른 문이나 창문은 여닫이, 미닫이, 봉창, 뙤창이 있다. 봉창은 열지 못하는 문이다. 봉창을 방의 어두운 뒤쪽에 있어서 채광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한편이 막힌 방의 답답함을 풀어주었다. '저놈 자다가 봉창 뜯는다'는 말은 잠결에 나갈 문이 아닌 열리지 않은 봉창을 뜯는다는 말이니, 상황을 전혀 모르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봉창은 잔 돌멩이를 던져 애인을 불러내기기도 하는 낭만의 달콤한 창구이기도 했다. 밖을 내다보기 위해 손바닥만 한 유리를 문에 붙인 공간을 뙤창이라고 한다. 뙤창은 사시사철 시시때때로 밖의 상황을 관찰하고 참여하는'환한 소통의 창구'였다. 봉창이나 뙤창이나 창문이나 문은 안에서는 밖을 향한 소통의 창구지만 밖에서 보면 건축의 외벽을 지루하지 않게 꾸며주는 미적인 장치이기도 했다. 건축에서 창문과 문은 세상과의 소통과 그리고 적절한 단절을 생각하기 때문에 건축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창문과 문을 어디로 내느냐에 따라 생활의 내용과 생각이 달라진다. 한옥은 주로 앉아서 지내기 때문에 문턱이 낮고, 양옥은 의자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창틀이 높다. 그러나 지금은 양옥들도 창문을 방바닥에서부터 시작되어 천장에 까지 닿는 통유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건축에서 창문과 벽의 개념이 지워지고 있다. 어떻게 하든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거의 필사적이다. 통유리 벽으로 밖을 안으로 최대한 끌어들이고 어떤 건축물은 통유리를 열어 젖혀 밖과 안의 경계를 지워버리기도 한다. 자연에 목마른 현대인들의 삶의 반영이다. 도시근교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보면 한눈에 모든 풍광을 보려는 욕심으로 시선을 어수선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더 볼 수 없는 신비로움을 없애 풍경을 무심하게 해 버리기도 한다. 신비함이 사라진 사랑이 죽은 사랑이듯, 새로움이 없이 습관이 된 풍경은 죽은 풍경이다. 절정을 아껴두고 수고를 통해 경치를 감상했던 옛날의 정자들을 생각해 볼 일이다.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모든 경치를 보지 말고 절정을 비껴 창문을 내고, 보기 좋은 나무나 호수나 산이 있는 쪽으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액자창문으로 밖의 풍경을 담아야 한다. 집에서 가족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이 그 집의 중심이다. 창문은 풍경을 담는 액자다. 창문은 밖의 경치를 고정시켜놓은 틀이 아니라 다가가고 들여다보고 내다보고 고개 돌려 볼 때마다 달라 보이는 액자 역할을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거리에 따라 시선에 따라 변화무쌍한 풍경을, 아니 살아 있는 그림을 그려 주도록 해야 한다. 모든 것들이 다 그렇듯이, 아름다움을 보고 곁에 두고 싶은 욕심과 자연에 대한 두 손 모은 겸손, 의도와 무심이 격을 높이고 품격을 갖추게 한다. 창문이 마음의 문을 열어 세상을 맞이하고 세상으로 나를 내 보내는 문이다. 건축은, 건축주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보여주는 건축주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다. 창문을 열어다오. 햇빛과 바람, 그 일기가 만들어 낸 창문의 1년과 하루는 길고도 길다. 수 없이 많은 세월과 일들이 그 창문에서 일어나고 소멸한다. 문득, 눈 안으로 들어선 풍경이 경이로워야 나의 창문이다./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9 23:02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 (하) 해결책은 - '인적자산' 유지·관리도 능력 리더십 위기 집행부 쇄신 필요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을 대표하는 축제다. 그러나 12~13년을 버텨온 각 축제의 위상은 사뭇 다르다. 전주영화제는 돈이 새지 않고 알차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는 성공 사례로 꼽힌 반면, 소리축제는 정체성 논란부터 운영 미숙 등으로 여론의 가혹한 질타를 받아왔다. 그렇다면 두 축제의 결정적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축제와 함께 성장한 '사람'의 유(有)무(無)였다. 실제로 지난 13년 간 전주영화제의 정체성을 지켜준 정수완 전 프로그래머는 7년,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8년을 재직했다. 1회 JIFF지기(자원봉사자)로 시작해 2006년 전격 발탁된 조지훈 프로그래머 역시 전주영화제의 역사다. 반면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던 소리축제의 경우 최장수 예술감독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로 4년에 불과했다. 소리축제가 여론의 혹평을 받을 때마다 조직위는 대거 물갈이됐고 축제의 노하우는 축적되지 못하게 되면서 매년 '새 판'을 짜기에 이르렀다. 8년간 능력을 인정받아온 전주영화제의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전격적 해임에 논란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제측이 밝힌 사유(트위터에 지역 언론 비난, 확인되지 않은 사실 표명 등)가 해임 조치를 시킬 만한 사유인지 여부는 차지하고 오랜 경력의 노하우를 가진 영화제의'인적자산'을 그리 쉽게 팽개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여기에 프로그래머 해임 과정에서 보여준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실언'과 조직 내부의 갈등을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한 리더십 부재에 대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한 영화인은 "영화제 집행부가 현재의 내홍을 수습하고 고통을 분담해 전주영화제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조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유 프로그래머의 해임과 같이 전주영화제가 지역 축제에 부정적인 선례를 더이상 남겨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화제 프로그래머조차 저임금에 1년 단위로 재계약되는 비정규직이라는 열악한 현실에서 영화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또 다른 스태프들 역시 "나도 조직의 논리에 의해 언젠가 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줄 우려가 크다. 매년 열악한 처우로 전주에서 경력을 쌓은 스태프들이 다른 영화제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영화제에는 새로운 악재인 셈이다.전주영화제 조직위는 28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민 집행위원장 연임 여부 등을 결정하고, 유 프로그래머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28일 제2차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해임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인사규정에 따라 당연직으로 참석하게 되는 민병록 집행위원장, 김건 부집행위원장, 홍영주 사무국장 등은 인사위원회 의사결정권을 포기하고 외부 인사에게 이를 넘길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9 23:02

다문화가정 2세…"나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다"

고은이(장수초 3·가명)는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마음에 상처가 많다. 엄마와 함께 난생 처음 방문한 외갓집.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다. 외가 식구들과 지내면서 한국을 점점 알아가던 고은이는 엄마의 모교를 방문해 선물(TV)을 전달하는 등 즐거운 추억을 쌓아간다. 이제서야 한국이라는 나라에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JTV전주방송(대표이사 신효균)이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과 15부작 특집 방송'피우자 민들레 - 어머니의 고향'(PD 문성용·매주 화요일 오후 6시50분)를 제작·방영한다.'피우자 민들레 - 어머니의 고향'은 이주여성들의 초기 정착·적응 등을 소재로 다룬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선언, 태국·몽골·필리핀 등 이주여성의 자녀들이 외갓집 문화를 체험하고 자아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희도·이성민 PD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외갓집은 너무 멀리 있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라면서 "단순한 외갓집 방문이 아니라 내 어머니의 고향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임을 깨닫게 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첫 방송은 '안녕하세요! 할머니'로 25분 간 방영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목산 이기경, 영조 탕평책 견제한 대학자"

목산(木山) 이기경(1713~1787)은 전주 한옥마을에 살았던 대학자이자 이조참판을 역임한 관료다. 목산이라는 아호가 오목대에서 유래했을 만큼 전주의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삶을 조명하는 본격적인 학술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개관 10주년 기념 '전주학 학술대회'로 목산의 삶과 학문세계를 조망했다. 지난 14일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목산의 학문과 문학, 사상, 정치적 신념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명이 이루어지면서 그의 삶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발제문을 요약했다.△木山의 詩에 나타난 소통의 詩 세계(어강석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木山은 조선 후기 영조 조에 활약한 문신·학자로, 문과에 급제한 후 성균관 전적을 시작으로 예조정랑, 사헌부 지평, 승정원 승지, 예조참의, 호조참의, 황해도 관찰사, 사헌부 대사간 등의 요직을 역임하면서 영조의 탕평책에 대해 끊임없이 견제를 하였던 강직한 관료의 표상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하여 주목해 보아야할 것이 바로 문인으서의 목산이다. 문학작품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의 가치관이나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보기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목산은'목산고'라는 저술을 남기고 있는데, 성리학 이론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수학과 관직, 유배 생활에 대한 다양한 삶의 기록과 함께 500여 편의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시는 7언절구와 7언율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절구에는 연작시가 많다.목산의 시에 나타나는 목산의 성격은 세상의 희로애락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항상 평온한 모습을 보이며, 벼슬살이도 연연하지 않았다. 세상의 영화와 부귀에 대한 욕심을 갖지 않고 주어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목산의 선비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목산의 성리설과 사상사적 위치(이천승 완판본문화관 실장)목산 이기경은 정치적 역경을 딪고 학문적 승화를 일궈낸 18세기 호남을 대표하는 학자였다. 그러나 당대의 정치적 부침(浮沈) 속에 자칫 묻혀버릴 수도 있었던 학문적 업적은 그가 남긴 저작들 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특히 성리학자로서 호락논변과 관련된 목산의 꼼꼼한 논리적 전개는 한국유학사의 소중한 지적 자산일 것이다. 목산은 본성의 보편적 동일성을 강조하던 낙학계열의 학문적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적 본심에 대한 주목과 활성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비록 단편적이지만 엄밀하고 논리정연하게 구성된 그만의 색체가 담긴 미완정의 '목산고'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정치사상 연구(이희권전북대 명예교수)목산의 참 모습은 자신의 정치사상과 생활철학을 실제 생활에 실천하고 있었다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삶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眞儒의 삶, 求道者의 삶 그것이었으며, 그의 한평생은 그가 학문을 통하여 체득한 생활철학과 생활신념을 실현해가는 과정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붕당은 마땅히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또 탕평이란 미명하에 당론을 금하고 있어 언로가 막혀있다는 점 등을 들어, 탕평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기본적으로 부정했다. △燕行錄 '飮氷行程曆'(이영춘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 목산의'음빙행정력'은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책으로 된 일기체 형식의 여행기다. 4개월간 冬至使 書狀官으로 북경을 다녀오면서 쓴 일기체 여행기로. 그의 중국관이 드러나 있다. 그는 노론계 정통 성리학자로서 崇明反淸의식이 철저하였으므로 이 일기에는 만주족의 淸에 대한 그의 부정적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명대의 유적이나 유물을 보고 감격하였고, 中華의 정신을 찾고자 애썼다. 北學者들의 연행록이 쏟아져 나오기 직전 조선 지식인들의 대외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후대의연행록들과 비교 연구할만한 좋은 자료가 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8 23:02

"6·15 남북 공동선언 기억하자는 데 뜻 뒀죠"

지난 15일 오후 7시 전주 부채문화관에서 열린 전북민예총(회장 진창윤)의 '2012 전북민족예술제' 개막 공연. 작곡가 이형로 씨(49·그룹 '놉'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남북 관계 개선·평화통일 관련해 약속한 6·15남북 공동 선언을 기념하는 개막 공연을 기획하고 직접 작곡한 '6월이 오면' 등을 선물했다. 매년 민족예술제를 위해 남북 분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곡을 내놓았던 그는 "올해 예술제가 6월 15일에 열려 시기적으로도 잘 맞았다"며 기뻐했다.6년 전 '지역에서 제대로 된 음악의 일꾼이 되자'는 뜻으로 결성한 그룹'놉'은 재즈에서 민속음악으로 선회해 활동해오고 있다. '굿'과 같은 민속음악이 주는 삶의 애환을 국악기가 아닌 피아노·기타·드럼 등과 같은 양악기로 풀어내는 작업."민족의 애환을 담고 있다고 하는 판소리의 경우 아쉽게도 전문가들의 귀를 가져야만 감상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굿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는 굿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에요. '놉'은 그걸 회상하고 현대적인 접근법을 고민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개막 공연에서 만났던 전주 삼천동 기접놀이의 만두레(마지막 논매기)를 차용해 만든 '전주 타령'과 안당굿을 '놉'의 색깔에 맞게 풀어낸 '놉안당' 등은 그런 작업의 결과물. "10년 전 정정렬제 춘향가에 꽂혀 채보(採譜)를 했던 경험이 알게 모르게 바탕이 됐다." 국악과 퓨전음악에 경계에 놓여 관심을 갖지 않은 민속음악의 현대적 변주를 고민하는 '놉'이 있어 반갑다. 들쑥날쑥한 수입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이런 그룹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주변의 관심과 지지는 '놉'의 또 다른 존립 기반. 내년 전북민족예술제에서 만나볼 '놉'의 음악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 파문(상) 진실은 - '언론 압력' 실언, 사태 키웠다

전주국제영화제 국내·외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주영화제는 축제의 정체성으로나, 운영으로 보나 다른 축제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배워가야만 하는 성공 사례였다. 그런 전주영화제가 조직 내부의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영화제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 돼 벌써부터 내년 영화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사단은 전주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지난 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를 전격 해임시키면서부터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를 만나 해임 사유로 몇몇 전주영화제 조직위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역 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이런 사람을 가만 두면 안 된다고 난리야"라고 '실언'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유 프로그래머는 SNS를 통해 해임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줄 것과 부당한 해임을 철회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국내·외 영화인들은 유 프로그래머가 쓴 글들을 퍼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안팎의 논란으로 허둥대던 전주영화제 집행부는 트위터를 통해 '외부 압력은 없었고, 폐막 기자회견의 발언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내려진 결정'(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은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했다'(12일)고만 밝히는 등 뒤늦은 대응으로 일관했다. 여기서 영화제 조직위가 판단한 유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와 행동은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민 집행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된 발언("전주영화제는 영화제이지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을 했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의견("전주영화제에 올해 1월 이후 개봉된 한국영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올해부터 전주에 작품을 보내면 부산영화제에서 초청하지 않겠다")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논란을 촉발시킨 '실언'으로 유 프로그래머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민 집행위원장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역 여론이 나쁘다고만 했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또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을 보고 일을 같이 못하겠다고 결정했고, 나중에 조직위원들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했던 김건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조직위원들과 개인 만남 등을 갖고 전주영화제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고 여기서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가 아닌 유 프로그래머의 자질 등에 관한 개인적 소견을 물어보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유 프로그래머 해임 사유는 지역 언론의 '외압'이 아닌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 건 부집행위원장의 '내압'으로 밝혀진 셈이다. 그러나 민 집행위원장의 부적절한 '실언', 유 프로그래머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블로그 등에 올린 지역 언론에 대한 매도로 지역 언론과 전주영화제의 이미지가 덩달아 훼손되고 있다. 본보와 관련해서는 한 영화잡지가 "본보 1면에 '전주국제영화제, 장애인 배려 안 해'라는 머릿글의 기사가 보도됐다. 정말 어이가 없는 보도가 많다"고 유 프로그래머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본보가 보도한 적이 없는 사례로 마치 영화제 흠집내기 보도에 앞장 선 것처럼 호도되면서 결과적으로 언론 본연의 기능인 건강한·합리적 비판 마저도 유 프로그래머가 주장했던 지역 언론의 '외압론'과 관련한 '흡집내기' 보도로 비춰진 상황이다.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무리한 해임 조치, 이에 반발해 당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던 유 프로그래머의 글이 계속해서 퍼져나가면서 전주영화제가 멍들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8 23:02

전북문화재단 설립 여부, 8월께 윤곽

오는 8월께 전북문화재단 설립 일정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김완주 도지사는 지난 15일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문화재단 설립에는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 한다"며 "8월까지 기금 확대 조성방안 등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도내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전주·익산에 문화재단이 운영 중이고 시·군 재단과의 차별화된 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도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김 지사는 "최소한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재단다운 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기금 조성이 최우선 과제다"며 "기금 규모가 작은 시·도의 경우 경상비는 증가하고 이자율이 감소해 관의 의존도가 높아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없다. 부족한 운영비를 확보하느라 공모사업에 집중하면서 문화사업 대행기구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도의회 배승철 의원(익산1, 문건위)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예총·민예총 전북지부 산하 39개 예술단체를 유선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화재단 설립에 35개 단체 대표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중 2명은 '충분한 준비 후 설립'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06.18 23:02

동양화가 김선강 - 민들레로 대중과 소통

나는 꽃을 그린다. 줄기도 잎도 없이 무한한 공간에 떠있는 꽃을 그린다. 늘 좀 더 자유롭고 싶었고 잡념과 인연에서 벗어나 비어있는 상태로 내 감정을 충실히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번 전시 역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민들레 이미지와 불분명한 인생의 길을 통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민들레 이미지는 작가와 세상을 연결하는 소통의 언어로 사용하였다. 여기에서 꽃(민들레이미지)은 단순한 꽃이 아니다. 이것은 대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위한 매개수단이며 자아를 찾아가는 작가자신의 대안체 이기도하다.작업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진실된 자아를 찾아가는 길고 긴 행보라고 생각한다. 진실과 거짓, 통제와 자유, 실체와 허상이 서로 뒤엉켜 구분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 가장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장 이루고 싶은 미래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자리에 있는가?이러한 물음들의 답을 찾아 하루하루 시간을 쌓고 노력을 덮어 가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작품에 사용된 재료는 닥을 원료로 하는 장지를 사용하고, 분채와 석채를 이용하여 색을 표현하였다. 여러 차례 반복하여 표면의 효과를 질박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되도록 밑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호분위에는 연한색이 올라오고, 그사이 공간엔 진한색이 중첩되어 돌출과 함몰을 반복하면서 마치 화강암의 표면과 같은 마띠엘을 연출 하게 된다. 그 위에 내가 원하는 어떤 것을 넣게 되면 훨씬 강한 뉘앙스를 전달해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이러한 과정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자아의 형상을 민들레 이미지로 선택하여 표현 하였다. 민들레는 줄기를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극한의 여행을 통해 자유와 불안을 만끽하다가 어딘가에 안착하여 그 곳을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어 버리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언뜻 연약한 몸짓으로 보이나 실은 바람이 강하면 강 할수록 더욱 멀리까지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 가는 뜨거운 움직임이 내가 생각하는 나다운 그 무엇을 향해 나가는 감정과 상통함을 느끼게 한다.동양화가 김선강씨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92년 첫 개인전 이후 11번의 국내외 개인전을 가졌다. △김선강 11전째 개인전'여정(餘情)'=18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청사 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5 23:02

사람이 가교 되어 민족예술제로 하나된다

문화의 자산은 '사람'이다. 문화의 지형도를 보여주는 축제의 성패 역시 '사람'에 달렸다. 1960~70년대 예술의 힘으로 항거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회장 진창윤·이하 전북민예총)가 '2012 전북민족예술제'를 통해 허약해진 대오를 정비하고 재도약한다. 매년 6월15일 전·후로 열리는 전북민족예술제는 평화 통일부터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담은 고민의 연장선이다.축제는 전북민예총 각 분과별 회원들의 힘을 모아 마련됐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거리 예술혼'을 주제로 한 개막 공연(15일 오후 7시 전주 부채문화관)을 시작으로 기획 공연'나두야 예술가?', 시민 예술 잔치'제3회 프린지 페스티벌', 어린이 참여 한마당'제6회 초등학생 통일만화 그리기 대회' 등으로 구성된다.기획 공연'나두야 예술가?'에는 전시·풍물놀이·인디밴드 무대로 이어진다. 풍물분과는 전라도 고유의 풍물가락을 활용한 '사람들과의 흥놀이'(16일 오후 7시 부채문화관)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각종 공연에 앞서 지역의 인디밴드·포크그룹 등이 선물하는 '7080 포크송'도 즐길 수 있다. 미술분과는 기획전'유월(六越)하다'(15~21일 전주 풍전콩나물국밥 맞은편 차라리언더바 특설전시장)를 연다. 6월 항쟁로 집약됐던 시대적 아픔을 잘 넘기자는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장르의 15점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다. 문화시설·학교 등이 속한 동아리 20팀 등이 한자리에서 어울리는 '제3회 프린지 페스티벌'(16일 오후 2시 부채문화관)은 학생부·성인부로 나눠 진행된다. 도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6회 초등학교 통일만화 그리기 대회·수상작'展(16일 오전 10시 부채문화관·22~28일 차라리언더바 특설 전시장)도 어김없이 열린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5 23:02

천년 시간 거슬러 전주의 '정신'을 찾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올해로 개관 10년을 맞았다. 전주역사박물관 10년의 역사가 또다른 전주의 역사가 될 만큼 '전주학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전주역사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그 동안의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과 학술대회를 연다.△전주학 특별전'천년 전주의 꽃심을 찾아''전주학'이란 지역학으로서 전주의 정신과 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콘텐츠산업의 기반이 되는 문화원형을 제공하며, 전주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연구사업. 역사박물관은 지난 2005년부터 전주학 연구를 통해 전주정신을 찾고, 도시의 정체성 확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전주학 학술대회 13회, 학술총서 24책 발간, 시민강좌 8회를 개최했으며, 지난 2007년부터 매년'전주학연구' 학술지를 발간해왔다. 박물관이 그간 펼쳐온 이같은 '전주학연구' 사업의 성과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주학 발간도서 40여점을 비롯해 옛 전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흑백사진과 학술대회·민강좌, 전라감영 복원 관련 뉴스, 2009년 동산동과 서학동 일대 마을조사 당시 녹취록 등이 함께 전시된다. 특히 '무주 적상산 사고'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엽서사진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이 사진은 일제강점기 때 제작된 '조선고적도보'에도 나오지 않았던 '적상산 사고'의 모습으로, 기존 사진들보다 매우 선명하여 '석실비장'이라는 편액까지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사고의 형태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박물관측은 설명했다. 7월 15일까지 2층 기증기탁실.△소장품 특별전' 살아있는 理想, 조선의 선비'전주는 조선왕조의 본향으로 유교적 이상사회를 추구했던 양반의 도시였으며, 그 중심에 선비가 있었다. 전주역사박물관이 그 동안 수집한 소장유물중 조선 유학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모아 전시한다. 조선 선비의 출생에서 수학, 혼인, 과거, 관직, 낙향,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일생을 통해 조선왕조를 이끌었던 양반도시로서 전주의 정체성을 단편적으로나마 찾아볼 수 있다. △'출생, 가문의 대를 잇다' △'수학,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 △'혼인, 가문과 가문의 만남' △'과거, 평생의 꿈 과거급제' △'관직, 뜻을 펼치다' △'낙향, 후학을 양성하다' △'죽음, 끊이지 않은 인연' △'선비의 풍류' 등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이상적인 한 평생을 표현한 '평생도'와 선비가 학문에 매진하고 벗과 교유하는 공간인 '사랑방'을 별도로 구성했다. 유학자의 삶을 보여주는 총 6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여기에는 목산 이기경이 장원급제를 하고 받은 교지인 '문과 홍패'를 비롯, 목산이 문과 갑과에 장원했을 때 쓴 답안지, 목산이 승정원 우부승지로 임명된 교지(중시 홍패), 암행어사가 되기를 바라는 선비들의 '어사출두화'등을 볼 수 있다. 9월 2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제14회 전주학 학술대회'목산 이기경의 삶과 학문'전주한옥마을에 살았던 대학자이자 이조참판을 역임한 목산 이기경(1713~1787)의 삶과 학문이 집중 조명된다. 목산은 약관의 나이에 문과 초시와 중시에 연달아 장원급제를 하였으며, 서연관으로서 왕세자를 가르칠 만큼 당대 최고 석학으로 이름이 높았지만 관직보다는 조선이 추구했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글공부에 매진하는 선비로서의 자세를 견지한 학자로 평가받는다.학술대회는 목산의 생애, 시 세계, 사상사적 위치, 정치사상 등에 관한 5개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 관장)·어강석(한국학중앙연구원) ·이천승(완판본문화관)·이희권(전북대 명예교수) 이영춘씨(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가 주제 발표에 나서며, 하태규(전북대)·유영봉(전주대)·박학래(군산대)·홍성덕(전주대)·김경록 교수(공군사관학교)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학술대회 좌장은 변주승 전주대 교수. 15일 오후 3시 10분부터 지하 1층 녹두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5 23:02

문화관광부 우수문학도서 59권 선정

문화관광부 등이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2012년 1/4분기 우수문학도서 59권이 선정됐다. 여기에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박성우 시인의 '자두나무 정류장', 동화작가 김남중씨의 '위험한 갈매기' 등이 포함됐다. 또 전북 출신 고광헌 시인의 '시간은 무겁다'와 황규관 시인의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도 우수도서에 선정됐다.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된 박성우 시인의 '자두나무 정류장'(창작과 비평)은 "어떤 시적 장치나 기교에 의해 조작되지 않은 삶과 마음의 역사를 추적함으로써 여전히 현실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시적 순간임을 증명하였다"는 평을 받았다. 행간에서 출렁거리는 곰삭은 시어와 감각적이고 정밀한 묘사가 곳곳에서 은은한 빛을 반짝이며 잔잔한 감동을 만날 수 있다. 김남중씨의 동화 '위험한 갈매기'(해와나무)는 새만금에 수문이 닫히면서 갯벌 생명들이 고통 속에 죽어가고, 어민들뿐 아니라 갈매기들마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그 죽음의 현장을, 작가는 흰등이과 얼룩이 갈매기를 통해 통렬히 고발한다. 정읍 출신으로 한겨레신문 대표이사를 지냈던 고광헌 시인의'시간은 무겁다'(창비시집)는 "깊고 묵직한 시선으로 대상을 포착하면서도 대상을 쉽게 화자의 삶 속에 편입시키지 않고 대상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와 맞서게 한다"는 평이다.전주 출신 황규관 시인의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실천문학시집)은"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가 견강하고 알이 꽉찬 시어들의 완충력이 세계를 감싸고 있다. 그가 기다리는 바람은 탱탱하면서도 이 세계의 바깥까지도 흘러갈 수 있는 운동성이 존재한다"는 평을 받았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6.15 23:02

깊어진 서정으로 무심무위를 논하다

시인에게 고향이란 영감의 젖줄이다. 김동수 시인(66·백제예술대 방송시나리오 극작가 교수)의 고향은 '어머니'. 남루한 밥집, 흘러간 강물 보다 고된 생애를 견뎌낸 '어머니'를 통해 서정의 영토를 확장시켰다.시인은 젊은 시절 지독한 가난·방황으로 인한 신음에 못 이겨 시를 찾았다. "마음이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 시를 쓰고 읽으면 위로가 됐다." 자신의 시론을 '영혼의 칭얼거림','영혼의 사당','전생에 두고 온 / 내 영혼의 푸른 눈망울'로 보는 그는 존재의 근원을 향한 외로운 순례자 같다. 1982년 '월간시'로 등단한 시인은 다섯 권의 시집 등을 통해 농익은 서정으로 울림의 진폭을 키워왔다. 이번에 출간한 '말하는 나무'(도서출판 불교문예)는 깊어진 사유를 통해 적당히 비워내고, 공들여 빚어낸 시어는 한층 간결해졌다. 특히 불교적 사유의 흔적이 두드러진다. 시인은 '떨어지는 것들은 말이 없다 / 어디론가 쓸려가 흙이 되거나 // 더러는 어두운 하늘에 날아 / 반짝이겠지만, 그걸 바라보는 이는 드물다'('말하는 나무')고 읊거나 '그냥 바라보자 / 물들지 말고 // 바라보고 있다 보면 그냥 지나간다'('그냥 바라보자')고 쓰면서 무심(無心)의 상태로 돌아간다. 사뭇 복잡한 인간사도 강을 따라갔다 돌아오듯 모든 걸 내던지고 떠나게 마련이라는 것. 젊은 시절의 그가 속세의 욕망을 뿌리치고 용맹정진하는 동안거 스님의 기세 같았다면, 중년의 그는 세상의 모든 자연에서 깨우침을 얻고 서정의 감각으로 귀환한 모습이다. 빈 맥주병을 늘려가면서 시인은 흘러간 지난 시절을 더듬는다. "뭐니 뭐니 해도 내 생에서 시경(詩境)으로 출타한 것이 큰 일"이라고 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전북의 시인들을 재조명해오고 있는 그는 전북 문단의 또 다른 축복이다. 남원 출생으로 전주대 국어교육과, 원광대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사)한국미래문학연구원장·전국대학 문예창작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6.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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