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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매창집 - 부안의 3節…기녀문학의 중심부에 선 인물

조선 중기의 기녀 이매창(1573-1610)은 유희경, 직소폭포와 함께 부안의 3절로 불리며 조선조 기녀문학의 중심부에 서있던 인물이다.현재 매창의 삶에 대한 기록은 그의 시집 『매창집』과 발문, 그리고 비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발문이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 중기 여류시인이었던 매창의 본명은 향금, 자는 선향이며, 매창은 그의 호다. 『매창집』은 2권 1책. 목판본으로 1668년 12월에 부안현의 아전들이 전송하던 매창의 한시 수백수 중에 각체 58수를 모아 변산 개암사에서 개간하였다.이 시집 속에 수록된 이계생의 한시를 각체별로 보면 오언절구 20수, 칠언절구 28수, 오언율시 6수, 칠언율시 4수 등 58수 등이며 말미에 발문, 즉 간기가 부록되어 있다. 매창의 한시는 재치 있고 정감이 넘치면서 한국적 여성 특유의 인고의 성정이 풍만한 작품으로 회자된다.가곡원류에도 매창의 대표작인 '이화우 흩날릴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으로 시작되는 작품이 소개돼 있다. 매창은 가무는 물론 현금에도 능해 다재다능한 예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어떠한 연유로 기생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인지 알려주는 정확한 기록은 없다. 문학가 허미자는 그를 서녀로 보아 출신성분상 자연스럽게 기생이 되었다고 하는 반면, 문학평론가 김지용은 고을 태수인 서진사가 권력으로 매창의 정조를 빼앗았으며, 그를 따라 서울로 갔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부안으로 내려온 후 기생이 되었다고 말한다.두 가지의 추측을 모두 종합해 볼 때 매창은 어떤 이유로든 양반가와 혼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생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의 문학작품 곳곳에 기생 신분에 대한 부끄러움과 한탄이 배어있는 것도 바로 이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그의 작품은 기생임에도 불구하고 가늘고 약한 선으로 자신의 숙명을 그대로 읊고 있는 것이며, 자유자재로 시어를 구사하는 데서 우수한 시재를 엿볼 수 있다.매창이 죽은 뒤 45년만인 1655년 그의 무덤 앞에는 비석이 세워졌다. 그 뒤 300년의 세월이 흘러 비석의 글자들이 이지러진 관계로 1917년 부안 시인들의 모임인 부풍시사에서 비석을 다시 세웠다.더욱이 부풍시사에서 매창의 무덤을 돌보기 전에는 자손이 없는 매창을 위해 남사당이나 가극단, 협률사 등이 들어올 때에도 읍내에서 공연을 하기 전에 반드시 매창의 무덤을 찾아와서 한바탕 굿판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매창은 기녀라는 최하위 신분에도 당대는 물론 후학들에게도 생애나 예술세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여류예술가이다.현재 부안서림공원에 시비도 세워져 있어 이매창을 기리고 있다. 매창의 예술적 영혼과 치열한 시대정신은 신분을 초월해 전북 예술의 화두임을 보여준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23 23:02

소설가 라대곤씨, 전북해양문학상 국토해양부 장관상

소설가 라대곤씨가 국토해양사상 고취와 해양문학 저변확대의 공을 평가받아 제6회 전북해양문학상 국토해양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북해양문학상 대상은 소설가 황보윤씨(국토부장관상), 본상은 소설가 윤규열씨가 각각 차지했다. 또 제23회 중산시문학상은 최정아 시인에게 돌아갔다.전북문인협회가 주관하고 국토해양부가 지원하는 전북해양문학상 국토부장관상 수상자인 라대곤씨는 1982년 단편소설 '공범자'로 등단한 후 단편집 '악연의 세월''굴레''선물', 장편소설'아름다운 이별''망둥어', 수필집'한 번 만이라도'등 10여권의 저서를 냈다. 전북의 기성문인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선정한 전북해양문학상 대상작은 황보윤 씨의 소설'바다로 간 솟대'. 새만금 갯벌을 제재로, 잃어버린 바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솜씨 좋게 그렸으며 작품 구조가 탄탄하다는 평을 받았다. 본상 수상작인 윤규열 씨의 '백색 그 바다'는 어부들의 바다 생활을 녹취하는 사회봉사원의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중산시문학상 수상작은 최정아 시인의 '깡통에 소리새가 산다' 등 2편. 최 시인은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와 계간 시전문지 '시선'에 당선됐으며, 시집 '밤에도 강물은 흐른다''봄날의 한 호흡'이 있다. 예선 심사는 공숙자(수필)· 정휘립(시·시조·동시)· 김자연(단편소설·동화) 씨가 맡아 20명의 우수 작품을 본선에 넘겼다. 본선 심사는 허소라·정양 시인이 맡아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전북해양문학상'중 국토부장관상은 표창장과 부상을, 대상은 국토부장관 상장과 창작지원금 300만원을, 본상에는 상패와 창작지원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중산시문학상은 상패와 창작지원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23 23:02

나무, 책, 한지…새롭고 독특한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직지'

조각가 엄혁용(51)은 늦깎이 장가를 갔다. 뒤늦게 얻은 두 아들 태신태민을 금쪽같이 아낀다. 그렇게 좋아하는 술을 마시다가도 밤 9~10시만 슬그머니 사라진다. 잠에 들기 전 두 아들 얼굴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을 작품에 담아오던 그는 아들들이 눈만 뜨면 찾는 책을 작품에 접목시키고 싶었다. 지난해 故 박병선 박사의 타계 소식을 들은 그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책과 연계시키는 데로 나아갔다. 박병선 선생을 위한 오마주 격인 열다섯 번째 개인전직지, 새로운 천년의 꿈을 꾸다를 연 그는 그럴싸한 사기(?)를 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전주 공유갤러리에서 연 나무를 소재로 한 전시가 조형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전시는 나무를 다루되 기능성실용성에 감안한 전시로 변화를 줬다. 자신의 두 아들처럼 책을 좋아하는 혹은 책을 더 가까이 하고픈 이들을 위한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규모 철 조각을 해왔던 그에게 나무 작업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흠집이 나 버려진 나무를 구해 나무의 모양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톱질을 했다. 제자들이 좀 더 고민하고 자르시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감대로 밀고 나갔다. 급한 성격 덕분에 작업은 6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3m도 넘는 등걸에 고서를 불규칙적으로 꽂아놓는다든가, 다양한 책들을 꽂아놓은 고풍스러운 책장 등이 대다수인 이번 전시에는 총 19점이 출품됐다. 나무에 난 흠집을 도려낸 뒤 상형문자를 새기고 색을 입혀 상처 난 자리가 글자가 되게끔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나무로 만든 책들이 많다. 잉크까지 번진 느낌을 살려 오래 돼 닳은 실제 책 같다. 고서의 끈 매듭이 5번 된 것을 감안해 다섯 곳을 음각으로 깎아 실리콘 등으로 채우는 등 섬세한 곳까지 신경을 쓴 덕분이다. 1회 때부터 빠짐없이 등장한 탁자는 이번에도 내놓았다. 식탁용으로 제작했던 탁자에 나무를 얹어 책들을 꽂아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2년에 꼭 한 번 개인전을 하겠다고 스스로와 한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온 그는 당분간 나무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나무가 주는 따뜻한 질감, 가볍고 오래가는 한지의 매력 등은 금속도자 작업을 해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인전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 이어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도 이어진다. 이화정기자hereandnow81@  △ 엄혁용 열다섯번째 개인전직지, 새로운 천년의 꿈을 꾸다 = 23~29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31일~6월6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3 23:02

곳곳 '웃음'…무겁지 않은 비극

구수한 피자, 그것도 신선하고 향기로운 버섯 토핑이 가득 올라간 따끈한 피자 한 판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그것도 한참 출출한 휴일 오후에 말이다.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올린 소극장 오페라 '버섯피자'(18~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의 맛은 어땠을까. 이름도 낯설고 어려운 미국 작곡가 시모어 바랍의 '버섯피자'는 맛있는, 그래서 식감과 오감을 행복하게 해주는 피자가 아니라 치정과 연관된, 먹으면 죽는 독버섯 피자였다. 라깡의 '주이상스'(jouissance)란 말이 있다. 욕망의 법칙은 간절한 만큼 충족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분칠된 욕망은 근본적으로 결핍이어서 계속되는 반복 충동인 것이다. 언제나 허기진 사랑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대상을 쫓는다. 1시간 짜리 오페라는 주이상스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요즘 TV 드라마의 단골 주제인 불륜의 현장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난다. 만남, 사랑, 배신, 질투, 증오, 연속적인 살인에 이르기까지 금단의 과일처럼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사랑은 결과적으로 출연하는 4명이 모두 다 죽는 걸로 끝이 난다. 당연히 무겁고 음침해야 할 비극이다. 그런데 결론이 황당하다. '19禁'인데도 엄마들은 데리고 온 어린아이와 같이 박장대소한다. 불륜을 다루면서도 음침하지 않고 연속적인 살인이 일어나는데도 사람들은 깔깔거린다. 마지막 장면이 압권. 모두 다 죽었던 사람들이 죄다 일어나 "잘 되거나 못 되어도 인생은 운명의 장난"이란다. 이들이 입을 모아 합창하는 운명에는 어떤 비장함이나 억울함도 없다. 마지막으로 크게 한 번 더 웃게 만드는 대미일 뿐이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해간다. 요즘 사람들은 무겁거나 교훈적이거나 어려운 것을 싫어한다. 모든 게 '퍼니 퍼니'(funny funny), 이제는 어렵고 지루한 오페라조차도 웃고 즐기는 볼거리로 바꿔놓는다. 이 대세를 호남오페라단도 타고 갈 모양이다. '버섯피자'의 이면은 청중은 즐겁지만 가수들에게는 딱 '죽을 맛'이다. 전방위로 도전을 주는 성악적 요구뿐만 아니라 코믹한 연기력이 이 오페라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내가 본 공연에서 가수들이 정말 잘 해주었다. 저렇게까지 지휘자, 연출자의 노고가 얼마나 컸으랴. 그들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다행히 '버섯피자'는 상설무대에서 장기 공연을 한다고 하니, 보지 않은 많은 분들은 꼭 한 번 보시라 권하고 싶다. / 작곡가 지성호△ 작곡가 지성호씨는 지역적 소재로 국악과 양약을 아우르는 대작들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한국 창작 오페라 대표 작곡가 10인'에 선정된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2 23:02

한그루의 나무가 가르쳐준 것들

아이들과 글쓰기를 할 때 나는 자기 주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기 나무를 정하고 1년 내내 자기 나무에서 일어나는 일을 쓰게 했다. 글쓰기는 아이들에게 작가나 시인이 되게 하는 공부가 아니다. 모든 공부는,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들여다보고 살아 갈 세상을 스스로 창조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자기 나무를 정하면 쉬는 시간 나와 마주치는 아이들에게 나무를 보았느냐고 물어 본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아이가 집에서 문득 자기 나무를 보고 '내일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나무를 보았느냐고 물어보지 않을까?' 하며 나무를 보게 된다. 내가 다시 나무를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아이는 보았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또 네 나무가 어떻게 하고 있더냐? 라고 묻는다. 아이가 나무를 보긴 보았는데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게 된다. 나는 또 다시 아이들에게 나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제 자기나무를 '다시' '자세히' '보게' 된다. 나무를 다시 자세히 보는 순간 놀랍게도 세상은 달라진다. 이 세상의 수많은 남자와 여자들 중에 어떤 여자를, 어떤 남자를, 다시 보는 순간 당신의 인생이 달라졌지 않은가. 부정적으로 달라졌는지 긍정적으로 달라졌는지는 다 자기 판단이겠지만. 아무튼 아이는 자기 나무를 다시 새로 자세히 보게 된다. 세상의 모든 시작은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을 우린 철학적인 용어로 '이데아'라고 한다. 본다는 뜻이다. 아무튼 아이들이 자기 나무를 다시 자세히 보다 보면 나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어느 날 경수에게 물어 보았다. 경수야 네 나무 보았니? 하고 물었더니, 경수는 "내 나무는요. 마을 앞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문데요 아침에 학교에 오면서 보니까요 느티나무 밑에 할아버지들이 놀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나무 앞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시냇물 건너에는 들판이 있었는데요, 들판에서는 사람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었어요." 오! 그래 그럼 지금 네가 한말을 글로 써봐라. 그게 글이 된다. 한그루의 나무를 자세히 보면 주위의 사물도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교육이란 정답을 가르치고 외워서 하나뿐인 정답을 쓰게 하는 공부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알게 해서 열을 알게 하는 게 교육이고 공부가 아닌가. 한그루의 나무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그리게 하는 그게 종합이고 통합이고 통섭이고 융합이다. 융합이란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작용을 통해서 전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제 그런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융합 위에 예술적인 융합을 더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한그루의 나무를 자세히 보게 해야 그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무엇인지 알게 되면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그것이 내 것이 된다. 지식이 내 것이 될 때 비로소 인간을 귀하게 가꾸는 인격이 되는 것이다. 아는 것이 인격이 될 때 비로소 나와 세상과 관계가 맺어진다. 관계는 갈등을 불러 온다. 사람들은 갈등을 조정하고 조절하여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보면 생각이 일어나는데 그 생각을 정리 하는 게 삶이고 예술이고 정치고 교육이다. 이런 철학적인 태도를 갖는 사람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 간다. 새로운 것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그 새로움이 예술적일 때 사람들은 감동한다. 감동은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나아가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교육의 힘이다. 감동하는 것들은 생명력이 있다. 생명력이 있는 것들은 자연에 있다. 한그루의 나무를 언제 보아도 완성되어 있고, 언제 보아도 새롭다. 수 천 년이 흘러도 오늘 새로워 보이는 그림, 시, 음악 그게 명품이다. 왜 한그루의 나무는 언제 보아도 완성되어 있고 언제 보아도 새로울까. 그것은 나무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받아들기 때문이다. 예술은 딴 데 있지 않다. 그대 곁에 있는 나무 한그루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그 나무에서 새로 일어나는 일에 감동하는 일상, 그게 삶이 곧 예술인 '삶의 예술'이다. /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22 23:02

전국고수대회 위상 '흔들'

올해로 32회째 이어온 전국고수대회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전북국악협회(회장 김학곤)와 KBS전주방송총국(총국장 김영선)이 매년 열고 있는 고수대회가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입지가 좁아진 데다, 내년부터 종합경연대회인 '전국국악고수대회'로 확대할 것을 검토하면서 대회의 정체성마저 흔들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전북국악협회는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해온 '전국국악경연대회'와 '시·군농악경연대회'를 통합해 고수 부문의 대통령상은 그대로 두면서 판소리, 기악, 무용, 시조, 연희 등을 신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고수대회가 고수 부문에 대통령상을 수여하는 전국 유일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전북국악협회가 이같은 엉뚱한 자구책을 내놓게 된 배경은 고사 위기에 놓인 대회의 현주소 때문이다. 공동 주최자인 KBS 전주방송총국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대회가 너무 썰렁하다며 쇄신책을 요구한 데다, 전주시 역시 전라북도 행사라는 이유로 해마다 예산을 줄이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전국고수대회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게다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회장 성준숙)가 2010년부터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명고수부를 만들면서 전국적으로 가뜩이나 적은 고수들이 양 대회에 나뉘어 참가하고 있어 참가자들은 갈수록 줄 것이라는 위기 의식도 반영됐다. 고수대회 초창기부터 참관해온 한 명창은 "국악종합경연대회는 이곳이 아니라도 다른 지역에 얼마든지 있다. 대회의 차별성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절대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의 북 장단에 맞춰 공연하는 일부 소리꾼 역량이 예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고수대회 침체된 위상을 반영한다. 10년 넘게 고수대회에 도전했던 한 국악인은 "기량이 떨어지는 소리꾼들이 오면 그 피해를 보는 것은 고수"라면서 "무대에 오른 15명의 소리꾼들이 다 필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 몇 명만 있어도 된다. 소리꾼들이 심사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이해관계를 챙겨주기 위한 꼼수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전북국악협회는 "예산이 4300여 만원(도비 3000만원·시비 950만원·나머지 자체 부담금)에 불과해 내로라하는 명창을 데려오기는 힘들다"는 하소연만 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고수대회에 투입된 예산은 32년이라는 역사적 위상이 무색할 만큼 턱없이 적다. 전북국악협회에 따르면 전국고수대회에 2004년 6100만원, 2005년 6000만원, 2006년 8500만원, 2007년 5550만원, 2008년 5860만원, 2009년 4500만원, 2010년 4400만원, 2011년 4350만원이 투입됐다. 여기서 도비는 2900~3900만원이다. 하지만 시비가 갈수록 줄면서 대통령상을 제외하고는 상격에 맞는 상금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명고수부 대상 수상자는 상금 1000만원(대통령상)인 데 반해 명고부 대상 수상자는 고작 50만원(국무총리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국악인은 "국무총리상 위상이 이것밖에 안되나. 대우를 하려면 제대로 해라"라고 쓴 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고수 부문의 유일한 대회로서의 역사적 위상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면서 "고수대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참가자를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고수대회를 찾을 판소리 애호가들을 어떻게 끌어들일까 하는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2 23:02

무주 반딧불축제 전통문화 예술공연 '풍성'

무주에서 다음달 8-16일 열리는 제16회 반딧불축제기간에 다채로운 전통문화 예술공연이 펼쳐진다.무주군은 21일 섶다리밟기, 낙화놀이, 기절놀이, 디딜방아 액막이놀이, 전라좌도 무주굿 대세우기 등 무주지방에서 전해내려온 전통문화 예술공연을 중점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메인프로그램인 섶다리 밟기는 주민들이 직접 섶다리를 설치하고 전통혼례, 농악놀이, 상여행렬, 한복패션쇼 등 잊혀져가는 옛 문화를 재연한다.부남면 디딜방아 액막이놀이는 무병장수풍년을 기원하던 거리기원제로 제41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은 작품이다.기(旗)절놀이는 무풍면 지역 전통놀이로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마을의 상징인 농기(旗)로 세배를 주고받으며 화합을 다졌던 놀이다.힘차게 펄럭이는 깃발의 위용과 농악대의 흥이 어우러진 기(基)절놀이는 13회 축제 때 관람객에게 선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전라좌도 무주 굿은 보존회 회원들이 펼치는 농악놀이로 제17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최우수상, 2011 전북도 민속예술축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의 명성을 느낄 수 있다.무주 산의실 솟대세우기는 8일 개막식에서 반딧불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공연으로 마련됐다.최영관 반딧불축제기획단장은 "무주반딧불축제는 무주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통예술과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화합축제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2.05.21 23:02

전국고수대회 대명고수부 대통령상 송호종씨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鼓法 가르쳐 주고 싶어"

마지막 순번을 탄 송호종(48·전남 여수)씨는 휘청거리면서 '제32회 전국 고수대회' 본선 무대에서 내려왔다. 강영란 명창과 수궁가, 춘향가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가락을 소화했던 그는 "무슨 정신으로 쳤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제32회 전국 고수대회'에서 대명고수부 대상(대통령상)을 탄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처음엔 장단도 모르고 북을 시작해 고생이 많았는데,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 같다"면서 "전주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막바지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판소리 하는 아들과 북 장단을 맞추며 호흡하고 싶어 시작한 고법 공부. 북 치는 법을 배운 지 5년도 되지 않았으나, 소리를 좋아하는 부모님과 14년 째 소릿길을 걷고 있는 아들 덕분에 20년 가까이 귀동냥으로 소리를 배웠다. 판소리 스승은 김양순 명창, 북 스승은 조용안 고수. 들이 "앞으로 아들과 함께 무대를 서면 좋겠다"고 하자 "절대 안될 말"이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혹시라도 실수하게 되면, 아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듯 했다. 양식업을 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레슨비가 없어서 고법을 배우지 못하는 이들에게 무료 수업을 해주고 싶다면서 북을 더 익혀서 다양한 무대에 서보겠다고 욕심을 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1 23:02

전국고수대회 대명고수부 대상 송호종씨

'제32회 전국고수대회'의 대명고수부 대상에 송호종(48·전남 여수)씨가 선정됐다.KBS 전주방송총국(총국장 김영선)과 전북국악협회(회장 김학곤)가 지난 19~20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연 올해 고수대회는 대명고수부 10명, 명고부 10명, 일반부 20명, 여자부 10명, 신인부 19명, 노인부 9명, 학생부 10명 등 총 88명이 출전했으나 13명이 기권을 하면서 참가자가 지난해 87명보다 소폭 줄었다.올해 대회는 매년 제기되어온 '내정설'과 같은 불공정 심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대회 당일 출전자가 자신의 경연 순서와 장단을 맞출 명창을 직접 추첨하는 방식을 취했다. 역대 전국 고수대회의 대통령상을 받았던 박근영 심사위원장은 "신인부·학생부·노인부 등은 가락을 얼마나 잘 치느냐, 기본기를 얼마나 잘 갖췄느냐를 심사기준으로 삼았다"면서 "다만 가락을 바꾸다가 박자가 빨라지는 등 기본기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일반부의 경우 소리에 가락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는 욕심이 앞서면서 소리꾼들이 소리하기에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면서 "어떤 소리가 관객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겠는가에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수대회의 역사적 위상에 비춰볼 때 참가자들의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데다 일부 출연 명창의 역량 역시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매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명창들이 전국 고수대회를 빠짐없이 찾았던 데 반해 갈수록 하향 평준화되면서 대회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 한 국악인은 "본선에 진출한 일부 참가자의 경우 기본기조차 제대로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역량이 안 되면 수상자를 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다른 지역의 경우 국무총리상만 타도 상금이 1500~2000만원에 이르는 데 반해 전국 고수대회는 대통령상임에도 불구하고 상금(1000만원)이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 수상자 명단△ 대명고수부 = 대상 송호종, 최우수상 공도순, 우수상 오광오△ 일반부 = 대상 김신애, 최우수상 박진희, 우수상 이다름△ 여자부 = 대상 조현숙, 최우수상 김기순, 우수상 이순자△ 신인부 = 대상 곽유림, 최우수상 정유정, 우수상 주영진 △ 노인부 = 대상 박성규, 최우수상 정광수, 우수상 정원량△ 학생부 = 대상 김용욱, 최우수상 박수진, 우수상 임현희 최성민 ◇ 심사위원 명단 = 박근영(심사위원장) 김종덕 박봉서 신호수 이명식 전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1 23:02

세계 무형문화유산 전주서 만나요

'2012 전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총감독 유대수·이하 아태축제)가 100년 뒤 민중들의 삶을 가늠하는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을 재조명한다.'삶·놀이'를 주제로 열린 올해 아태축제는 6월 1일부터 3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재조명하는 유물들을 선보이면서 시민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유대수 총감독은 "그간 아태축제가 시민들을 위한 대동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소홀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다소 축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오랜 역사 속에서 민중들이 풀어낸 삶의 가치를 되짚는 전시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5개 섹션 20개 프로그램으로 꾸려진 이번 축제는 전시, 공연, 부대행사, 전주 출향 작가 초청전, 전통의 맥 큰 잔치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전주문화재단이 매년 도내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예술혼을 빛내는 자리로 열어온 '전통의 맥 큰 잔치 - 전주 살다'는 아태축제와 통합 돼 치러지고, 지역과 연고를 지닌 장인들의 초청 기획전'다시 쓰는 전통'도 덤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 초청전'삶, 놀이'는 중국, 인도, 캄보디아 등 10여 개국에서 출품한 생활문화유산 1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주시와 올해 MOU를 맺은 코스타리카는 커피콩을 운반하는 데 사용했던 전통 소 수레 '카레타(carreta)' 장인이 이곳을 방문해 직접 시연한다. 국내·외 살림살이를 비교하는 전시도 색다른 볼거리다. 도내 7명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조선시대 규방을 재현한 공간에 가구, 자수, 은장도 등을 내놓는 '여인 살림'전과 아시아·태평양 각국의 가옥과 부엌 등을 소개하는 아·태 생활문화 사진전'살림의 동질성, 살이의 다양성'이 그것이다. 국외 무형문화유산 초청 무대는 역동적이고 화려한 인도 차우 댄스, 중국의 거장 장예모의 영화'인생'에서 비극적 삶을 사는 주인공을 그려낸 그림자극, 캄보디아 역사 속 민중의 힘으로 전승되어온 크메르 스벡톰 등 3팀이 장식한다. 여기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사당놀이·택견과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북청사자놀음이 국내 초청 공연을 빛내준다. 자신만의 사연이 담긴 물건을 소개하는 시민 생활 공모전'대대로 가보'와 누구나 참여 가능한 퍼레이드'명랑한 삶, 명랑한 놀이, 차차차! 붐붐붐!'은 시민이 축제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한다. 일본·베트남·태국 등 10여 개국의 재래시장 풍광을 보여준 '문화장터-시장에서 삶을 구하다'와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관객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손짓, 몸짓으로 즐기는 가상현실 체험전'은 색다른 볼거리. 7곳 지역 예술단체들의 열정으로 꾸며지는 유럽식 거리 공연'로컬 페스타 - 거리의 악사'와 전주문화의집협회가 마련한 다양한 세대를 위한 유료 교육·체험'나도 문화재'도 즐거움을 강화한 프로그램이다. 소극적인 보호에 그쳤던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도 마련된다.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임돈희 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 위원장(동국대 석좌교수), 정상우 인하대 교수, 황권순 무형문화재 과장, 이혜진 산업융합지원센터 실장, 최희경 ICCN 사무국장,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최종호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1 23:02

서양화가 홍재희 "꽃으로 시간 흐름 말하고 싶어"

2001년 컴퓨터 작품들을 선보였던 첫 번째 개인전 때 원로작가 두 분이 오셔서 "이것이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을 치셨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시회장에 대신 나와 있었던 친구가 꾸지람을 듣게 되었고 민망해하면서 그 상황을 전해주었다. 그 후 본인에게 있어서 컴퓨터 활용은 단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라는 생각을 정립하고자 노력하였다.그 일이 후 얼마 되지 않아 작품에서 컴퓨터를 활용한다는 것이 작가들과 관람자들의 인식 속에서도 붓과 물감처럼 자연스러운 재료가 되었다.처음엔 작품에 활용하기 위해서 익혔던 컴퓨터 응용프로그램들은 본인에게 있어서 작품에 활용도 보다는 사회적 생산 활동의 주체가 되었고 창조보다는 기술적인 활용도가 많아지게 되었다.이에 창조적인 활용에 있어서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고자 회화적 표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물감과 붓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감성의 이끌림에 따라 표현을 하고자 했다.이번 전시는 시간의 느낌이란 주제를 가지고 첫 번째 개인전 후 10년이란 시간적 의미를 부여하며 수채화를 활용한 작품들로 구성했다.꽃은 계절을 연상하게 하고 계절은 시간의 흐름을 말해준다고 생각되어 시간의 느낌이란 전시 주제의 매개로 꽃을 형상화하였다. 꽃에 대한 느낌을 부각하기 위해서 수채화를 선택하였고 수채화 표현에 있어서 흔히 사용되는 많은 수채화 표현기법을 배제하고 물감과 물의 농도로 표현함으로 진실한 접근성을 추구하고자 한다.서양화가 홍재희씨는 2010년 원광대에서 순수미술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전북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 여러 차례 입선했으며, 2001년과 2004년 두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국제현대미술협회, 토색회, 노령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홍재희 개인전=18일부터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4전시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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