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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네마 천국' 13번째 설렘 시작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의 나비 효과가 시작됐다.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주영화제 개막식에는 '제48회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으로 발길을 돌린 영화계 스타들로 레드카펫은 다소 심심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국내외 저명한 영화 평론가감독 등이 대거 참석했다. '배우보다 감독들이 더 선호하는 영화제'라는 현실을 반영하듯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디지털 삼인삼색 2012'은 상영 전부터 화제를 몰고 왔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 '디지털 삼인삼색 2012'에 참여한 중국의 잉량 감독이 비인간적인 사법제도의 폐해를 다뤄 전주영화제가 중국 정부로부터 영화를 개봉하지 말아달라는 상당한 압력을 받아왔다"면서 "전주영화제가 의도했던 나비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전주영화제 개막작 '시스터' 홍보 행사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은 동영상으로 "나의 작품이 전주영화제에 초청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나이에 상관없이 매력적인 배우 강수연예지원 등이 섹시함 대신 우아함을 입고 전주영화제를 찾았으며, 전주영화제 얼굴인 임슬옹손은서는 블랙으로 커플룩을 완성해 세련미를 연출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4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42개국 18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주말에 무슨영화 볼까 - 상영작 소개

SO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B =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DC = 디지털독립영화관, M = 메가박스, C = CGV, J = 전주시네마타운, OS = 야외상영장.GV = 게스트와 관객과의 만남, CT = 시네토크, SL = 특별 강연, OF = 오프스크린 ◇ 4월27일 △ 오전 11시 = 로테와 문스톤의 비밀 CB, 새들의 노래 M8△ 오전 11시30분 = 영자의 전성시대 M9△ 오후 2시 = 테리 CB·서신교환 : 메카스 - 게린 M5, 산초를 기다리며 M8, 가족 + 이이불이 M10, 보호받지 못한 순수 J5, 자이언츠 C2△ 오후 2시30분 = 개들의 전쟁 M4, 눈가리개 M6, 소로 M7, 파멸 M9, 키홀 C3△ 오후 5시 = 숏!숏!숏! 2012 CB(GV), 지옥의 지배자 M5, 출산의 세기 M8, 더 나은 삶 M10, 인베이전 J5, 나도 너처럼 C2△ 오후 5시30분 = 원 맨스 워 M4(GV), 나팔꽃 M6(GV), 몸 전체로 사랑을 M9(무료·GV), 비밀의 문 C3△ 오후 8시 = 아주 특별한 여행 + 달세계 여행 CB, 설마 그럴리가 없어 M5(CT), 기사에게 경배를 M10(OF), 땀 J5, 여인의 복수 C2(GV)△ 오후 8시30분 =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M4(CT), 비념 M6(GV), 시티즌 랑글루아 M7(GV),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 M9, 낯선 곳에서의 2주 C3(GV) △ 밤 12시 = 불면의 밤 : 첫번째 밤 SO◇ 4월28일 △ 오전 11시 = 로보 - G CB, 로트실트의 바이올린 M5(GV), 블레임 앤 플레임 + 아다치 마사오의 초상 M8, 나는 트럭이다 + 죽엄의 상자 M10, 경찰관 J5, 플레이 C2 △ 오전 11시30분 = 선택 M4, 손오공(3D) M6, 파티 M9, 나나 C3△ 오후 2시 = 시스터 CB(GV), 퍼티 힐 M5(GV), 한국단편경쟁: 애니 M8(GV), 컬러 휠 M10, 스튜던트 C2△ 오후 2시30분 = 로컬시네마 전주 M4(GV), 코미디 + 이른 봄, 경주 M6(GV), 남서쪽 M9, 1년의 9일 C3△ 오후 5시 = 디지털 삼인삼색 2012 CB(GV), 무빙 M5(GV), 한국단편경쟁 : 실험영화M8(GV), JIFF 폰 필름 페스티벌 M10(무료·GV), 후지산의 혈창 J5, 나는 너의 것 C2(GV)△ 오후 5시30분 = 훌리오와 에밀리아 M4, 지옥화 M6(GV), 핑크빛 하늘 M9, 우화 C3△ 오후 8시 = 그리스도의 이름들 DC, 감시통제 M5(OF), 한네의 승천 M8(GV), 르 타블로 M10,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 J5(GV), 미쓰 마마 C2(CT)△ 오후 8시30분 = 관용의 집 M4, 파피로젠 M6, 앙코르와트 M9,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 C3(GV)△ 밤 12시 = 불면의 밤 : 두번째 밤 CB◇ 4월29일△ 오전 11시 = 방황하는 소녀들 CB, 프리랜드 M5, 영화보다 낯선 단편 3 M8, 로테와 문스톤의 비밀 M10, 흙 J5, 키홀 C2 △ 오전 11시30분 = 미카엘 M4, 욕망의 탱고 + 나이트 워치 M6(GV), 이크 하우 반 야우 + 장보러 가는 날 M9, 사고뭉치 간호 조무사 C3△ 오후 2시 = 심플 라이프 CB, 눈가리개 M5, 부에나스 노체스 에스파냐 M8(GV), 청소년 특별전 : 유스 보이스 섹션 1 M10(무료·GV), 프랑켄슈타인과 지옥에서 온 괴물 J5(GV), 38인의 목격자 C2 △ 오후 2시30분 = 한국단편경쟁 : 극·다큐 1 M4(GV), 잠 못드는 밤 M6(GV), 영자의 전성시대 M9(GV), 자코모의 여름 C3(GV)△ 오후 5시 = 스키야키 CB, 주님의 양떼 DC, 어우동 M5(GV), 엑스 프레스 M8(GV), 수확 M9, 청소년 특별전 : 유스 보이스 섹션 2 M10(무료·GV), 우리 집에 돌아갈 수 없어 J5, 새들의 노래 C2△ 오후 5시30분 = 한국단편경쟁 : 극 다큐 2 M4(GV), 비구니 M6(GV), 차이나 차이나 + 영광의 사고 C3△ 오후 8시 = 자이언츠 CB, 내면의 굴레 DC, 산초를 기다리며 M5, 경복 M8, 파닥파닥 M10, 인베이전 J5(OF), 로 라이프 C2 △ 오후 8시30분 = MB의 추억 M4, 너무 기대하지 마라 M6, 태양계 M9, 사우다지 C3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상영시간 길고 고약한 영화, 돈 안 되지만 다른 가치 있죠"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유운성(38) 조지훈(37) 맹수진(41)씨는 '자본주의가 깜빡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자본과 제도와 시간의 폭력에 선택받지 못한, 돈이 안 되는 영화를 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주영화제는 유독 3시간이 넘는, 긴 영화를 사랑한다. 영화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티켓을 팔고, 더 많은 관객들을 확보하는 데 신경을 쓴다면, 3시간이 넘는 영화를 상영하는 건 무모한 일이다. "영화가 아무리 좋아도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할 수 없고, 러닝 타임을 할애해야 하고, 영화가 길다고 티켓 가격을 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3시간 이상 되는 영화가 7편이나 된다.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올해 각별한 애정을 쏟은 불면의 밤(첫번째 밤)에는 최초로 뮤지션들에 관한 화제 음악 다큐멘터리 2편(<조지 해리슨>, <말리>)과 독일을 대표하는 중견 감독 크리스티안 펫졸트도미닉 그라프크리스토프 호흐호이슬러 등의 옴니버스 영화(<드라이레벤>)에 기대가 남다르다. 반면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올해 누구나 보고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자부했던 '우치다 도무 회고전' 예매율 성적이 아직 좋진 않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재일 한국인 문제를 맨 처음 다룬 감독이기도 하거니와 모든 일본적인 장르를 건드리면서도 다 뒤틀어놓아 이렇게까지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그러나 숨은 거장"이라고 '강추'했다. 지난해보다 6편이 줄어든, 그러나 4개국이 늘어난 올해 상영작은 총 42개국 184편. 올해 전주영화제는 '되찾은 시간', '비엔나 영화제 특별전', '게스트 큐레이터' 등 세 섹션을 신설하면서 더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영화는 언짢고, 또 어떤 영화는 고약하다. 소위 '짜증 지대로'인 캐릭터나 상황을 보여주는 영화들도 있다. 그러나 세 프로그래머들의 개성 강한 취향이 의외로 장르를 초월해 쉽게 합의된다는 점에서 영화제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곤 말이다. "가령 너무 귀엽거나 어른스러운, 아이 같지 않은 아이가 나오는 영화는 미치도록 싫어하는" 유 프로그래머는 "아이들의 살인 미소만 나오는 영화만 보면 '껌뻑' 죽는" 조 프로그래머와는 평행선을 달린다. 2010년 폐막작 <알라마르>는 두 프로그래머가 옥신각신한 끝에 조 프로그래머에 의해 소개된 영화. "더러운(?) 영화를 좋아한다"고 충격 고백한 맹 프로그래머는 "똥이 나오는 영화를 이유 없이 좋아한다." 아마도 남성과 여성의 심리 상태를 깨부숴 어떻게든 길을 잃게 만드는 메타 영화 <비밀의 문>(국제 경쟁)가 올해의 화제작이라고 한다면, 맹 프로그래머의 독특한 취향 또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어쩌면 그는 고향별과 교신하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일 수도 있겠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개막작 '시스터' 리뷰…결국 믿을 건 혈육 뿐이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시스터>는 전작인 <홈>과 같이 비대칭으로 싹둑 잘린 앞머리처럼 갑작스레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매력적이다.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한 스키장에서 누나 루이와 남동생 시몽이 주인공이다. 그는 어렵게 구한 스키장의 출입증을 이용해 스키장에 놀러온 관광객들의 가방과 옷, 스키 장비를 훔쳐 팔아 살아가고 있다. 도둑질을 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몽의 아슬아슬한 삶은 벼랑 끝에 매달린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고단한 삶을 살면서도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시몽은 늘 용돈을 주고 돌봐야 하는 철없는 누나 루이를 다독이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시몽의 도둑질이 발각되고, 평온할 것만 같았던 시몽의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영화 속 어린 시몽의 삶은 마치 사력을 다해 훔친 물건들로 가득 찬 썰매만큼이나 버거워 보인다. 어른들로부터 외면당한 채 어른 아이가 된 소년은 사랑을 요구하는 감정표현 또한 서툴다. 스키장에서 만난, 엄마를 연상시키는 얀센 부인과 하나 뿐인 혈육인 누나에게 마저 애정을 계산하려 드는 시몽의 모습은 기형적이다 못해 가엾다. 영화는 이렇게 어두운 성장 터널을 통과하는 시몽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런데 어째서 제목은 <시스터>일까. 그것은 시몽에게 있어 끝없는 결핍의 원인이자 이 힘겨운 삶을 이겨내는 힘이 바로 누나 루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이면서도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영화는 이들이 깊숙이 숨겨놓은 상처를 들춰내고 그것을 마주하는 남매의 모습을 덤덤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대한 음악을 배제하고 인물들의 숨소리로 채워지는 화면.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 본 아름다운 알프스의 설경과 시몽이 사는 황량한 아파트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멀고 건조한, 그래서 관객마저도 이들의 상처에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로 만들어버리는 카메라의 시선. 일상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끌어내는 감독의 화술과 관객의 감정이입을 차단하는 편집, 환상적인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 안에서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얼굴을 알린 프랑스의 주목 받는 신인 여배우 레아 세이두와 유년에게 주어지는 무한한 애정과 욕망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시몽의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한 케이시 모텟의 연기는 이 영화를 서글프지만 비참하지 않게, 절망적이지만 희망적이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전 세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미드 시리즈 'X파일' 시리즈의 스컬리 요원, 질리안 앤더슨의 모습도 반갑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불면의 밤' 음악 다큐·공포물…잠을 잘 수가 없네

밤새 영화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불면의 밤'이다. 잠을 쫓을 만큼 신나는 혹은 괴이한 혹은 반전에 깜짝 놀라는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첫 번째 밤은 전설의 뮤지션에 관한 화제의 음악 다큐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국의 전설적인 4인조 밴드 '비틀즈'의 멤버이자 일찍 세상을 떠난 조지 해리슨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조지 해리슨〉과 자메이카 출신 레게의 제왕 밥 말리의 생애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말리〉가 상영된다. 두 번째 밤은 태국, 필리핀, 프랑스에서 제작된 3편의 장편 장르 영화. 〈헤드샷〉은 태국을 대표하는 감독 펜엑 라타아루앙 신작이자 범죄와 부패 등을 엮은 필름 누와르 〈헤드샷〉, 사회적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를 교배시켜 필리핀 슬럼가를 때론 매혹적이고, 때론 폭력적으로, 때론 기이하게 담아낸 〈몬도 마닐라〉, 소름 끼치는 페티시즘을 가진 살인자가 되는 실뱅을 다룬 호러 영화〈라스트 스크리닝〉 등이 이어진다.세 번째 밤은 독일의 크리스티안 펫졸트, 도미닉 그라프, 크리스토프 호흐호이슬러가 엮은 옴니버스 영화〈드라이레벤〉이 장식한다. 한 편이 완결한 내러티브를 가지면서도 각각의 내러티브를 연결한 270분.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뒤 최고의 독일영화이자 역사상 가장 잘 만들어진 옴니버스 영화 중 한 편이라는 격찬을 받았다.불면의 밤 작품 상영관시간〈말리〉4/27 밤 12시 CB, 5/3 오후 8시 C2 〈조지 해리슨〉4/27 밤 12시 CB, 5/1 오후 2시30분 M4〈헤드샷〉4/28 밤 12시 CB, 5/2 오후 2시30분 C3, 5/4 오전 11시 M10 〈몬도마닐라〉4/28 밤 12시 CB, 4/30 오전 11시30분 M6〈드라이레벤〉4/30 밤 12시 M4, M5, 5/3 오후 5시30분 M6〈라스트 스크리닝〉4/28 밤 12시 CB, 5/2 오후 8시 J5

  • 문화일반
  • 이지연
  • 2012.04.27 23:02

비엔나영화제 50주년 기념 특별전…자유·독립·소통 JIFF와 닮은꼴

전주국제영화제와 비엔나영화제는 영혼의 동반자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와 비엔나영화제는 모두 B급 영화에서부터 전위적인 영화에 이르기까지, 최신 영화에서부터 영화사를 거슬러 올라가 영화가 처음 태어나던 시기의 작품까지를 통틀어 대중문화와 미술이 교차되는 지점에 서 있는 영화들을 찾아내고 소개한다. 두 영화제의 또 다른 공통점을 들자면, 전주국제영화제와 비엔나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은 작품을 선정할 때 그 작품의 인기나 시장성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영화제 모두 영화제 관객들이 지성과 창의성을 갖추고 있으며, 열린 마음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데 망설임이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비엔나에서 해마다 열리는 비엔나영화제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영화제다. 1960년부터 발자취를 남기기 시작해 현재 독일어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망높은 이 영화제는 지난 2011년 350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9만5000명의 관객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어느 오스트리아 영화 비평가 단체의 주도하에 출발한 작은 영화 행사에 불과했던 비엔나영화제는 국제 서사 장편 및 다큐멘터리, 단편영화를 소개하고 전 세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헌정전 및 특별전, 오스트리아 영화박물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는 등 다채로운 비경쟁 프로그램에 힘을 실음으로써 영화제의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꿨고, 이때 마련된 기틀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큐멘터리가 우리 영화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다가 현재는 비엔나국제영화제 주요 프로그램을 통해 상영되는 영화들 가운데 거의 절반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1995년부터는 해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영화제작자들을 초빙해 영화제 트레일러를 만들어 왔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마련한 '비엔나영화제 5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상영될 다섯 작품을 통해 비엔나국제영화제의 역사를 어렴풋이 볼 수 있다. 두상 마카베예프의 〈보호받지 못한 순수〉는 공산주의가 몰락하기 훨씬 전부터 오스트리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교량 역할을 했던 비엔나국제영화제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생동감 넘치는 촬영술을 통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영화다. 테라야마 슈지의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에는 1968년 이후 세계 영화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정치적, 실험적 성향이 짙은 영화에 대한 비엔나국제영화제의 지속적인 관심과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꼭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려고 하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누벨바그 시대의 원시인'이라고 불리던 거장 뤽 물레 감독의 모든 작품 속에는 파리의 지성인 모임보다 프랑스 영화를 더욱 사랑했던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위예술가 니나 멘케스는 〈블러디 차일드〉에서 1990년대 미국 사회의 폭력을 신랄하고 과격하게 분석했다. 독일의 젊은 유망주 감독 발레슈카 그리제바흐의 〈갈망〉은 이성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인생의 질곡을 흡사 다큐멘터리와 같은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니나 멘케스와 발레슈카 그리제바흐 두 감독의 작품은 각자가 속해 있는 사회, 인생의 매 순간을 고통스럽게, 그리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미학으로 분석해서 영화에 담았다.비엔나영화제 특별전상영관시간〈갈망〉4/30 오후 5시 J5(GV), 5/4 오후 2시 J5〈보호받지 못한 순수〉 4/27 오후 2시 J5(GV)5/4 오전 11시 J5〈블러디 차일드〉4/30 오후 8시 J5(CT)5/1 오전 11시 J5(GV)〈직업의 코미디〉4/30 오전 11시 M5(GV)5/2 오후 2시 M10〈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4/28 오후 8시 J5(GV), 5/1 오후 8시 J5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이것이 노래다'

'나는 가수다 시즌 2'가 전주를 찾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실력파 가수 JK 김동욱, 이영현, 자우림, 조규찬, BMK, 신효범, 테이 등이 출연한다.'나는 가수다'는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아이돌 중심인 가요계에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들을 재조명해 반향을 일으켰다. 인기 비결은 원곡의 재발견에 있다. 이들이 흘러간 옛 곡을 재해석해 단순한 모창이 아닌, 전혀 다른 색깔과 맛의 노래를 들려준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매주 치러지는 치열한 경쟁이다. 영원한 1등도, 만년 꼴찌도 없다. 어제 1등을 차지했던 가수가 다음 경연대회에서는 탈락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참가자들에게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다. 개그맨 매니저와 청중평가단을 도입하고 편곡과 연습 과정을 소개해 흥미를 유발하고 긴장감을 극대화한 것도 요인이 된다. 그 결과 '임재범 신드롬'을 창출하는 등 연예 버라이어티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TV 속에서만 보았던 그 공연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던 청중평가단이 바로 내가 되는 시간. JTV 전주방송(대표 신효균)이 주최하고, YM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하는 이번 콘서트는 국내 최고의 가수들이 들려주는 무대를 다시 만난다.△ 나는 가수다 콘서트 - 전주 = 2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아리울 예술창고' 상설공연 대장정

새로이 단장한 새만금 상설 공연장'아리울 예술창고'가 28일 개막공연'승풍파랑'(乘風破浪)을 시작으로 11월4일까지 대장정을 이어간다.새만금상설공연장추진위원회(단장 오진욱)는 모토를 '보고 배우고 즐기는 아리울 예술창고'로 정하고, 객석을 바꾸고 방음벽을 보강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해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오진욱 단장은 "객석의 편의성을 확보하고 시야를 넓히는 대신 450석이던 객석을 396석으로 줄이고 방음벽을 바꿔 좀 더 안락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면서 "야외 공간에도 편의시설'재미있는 쉼터'를 확대해 새만금을 찾는 관람객 누구라도 편안하고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는 뜻의 '승풍파랑'은 올해 '아리울 이야기 콘서트'에 출연하는 국악밴드 소름, 김영주 쿼텟, 휴먼스, 나르샤 국악실내악단, 온소리예술단, 이창선 대금스타일 등이 쇼케이스 형식으로 풀어진다. FM 모닝쇼 진행자 김차동씨와 아나운서 정미희씨가 사회를 맡은 개막 공연은 전주기접놀이보존회의 식전 축하 행사와 함께 조영자 명창의 축원 비나리, 넌버벌 퍼포먼스'판타스틱' 등이 참여한다. 축하 공연은 퓨전 국악과 타악, 자반 뒤집기 등이 어우러진 라이브 국악 뮤직극'판타스틱'이 열고, 전주기접놀이보존회가 흥을 돋우며 막을 내린다. 5월의 '아리울 이야기 콘서트'는 '최치원의 고향 새만금, 고고한 선비의 마음을 홀리다'를 주제로 국악실내악단 나르샤의 연주와 함께 유교·불교·도교를 겸비한 대학자이자 사상가였던 고운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어린이날을 맞은 5월 5일과 6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작은 축제'아리울 키즈 페스타'가 열린다. 극단 까치동의 인형극'동동동 팥죽할멈'과 바닷 바람과 함께하는 야외 콘서트'바람이 머무는 작은 콘서트'가 이어지는 동안 야외에서는 연날리기·종이배 띄우기·비눗방울 놀이·페이스 페인팅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2012 새만금 상설 공연 '승풍파랑'= 28일 오후 1시30분 아리울 예술창고(새만금 33센터 앞). 문의 063)255-8398. 010-2648-3421.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7 23:02

국제경쟁, 영화제 최고상 '우석상'은 누구에게

당신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 경쟁'은 이같은 질문을 던진 영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재능과 새로운 영화의 발견을 시도했다. 총 10편 중 9편이 데뷔작으로 지역별로는 유럽 6편, 아시아 3편, 남미 1편 등이 포함됐다.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을 초대된 데 이어 올해는 이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파닥파닥〉이 초대됐다. 감독이 5년에 걸쳐 제작한 〈파닥파닥〉은 비좁은 횟집의 수족관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생선은 집과 회사만을 오가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프로그래머가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은 러시아의 안젤리나 니코노바의 〈비밀의 문〉도 눈길을 끈다. 여러 명의 경찰에게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 아동 심리상담사 마리나가 범인을 찾아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 그러나 이것이 복수인지 사랑인지 모호하게 그려져, 여성의 시선으로 보든 남성의 시선으로 보든 다소의 불쾌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영화.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는 폴란드 출신 미술가 빌헬름 사스날과 아내 앙카 사스날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과감하게 생략한 역사적 시간 뒤 은밀하게 숨겨진 공포를 폭로하는 방식. 〈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 역시 포르투갈 신성 공살루 토샤가 제작한 것으로 사라져가는 것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한 영화다. 영국 영화계의 주목을 이끈 벤 리버스의 장편 데뷔작 〈바다에서 2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로 코모딘의 〈자코모의 여름〉, 독일의 얀 차바일의 〈강은 한때 인간이었다〉는 시네마토그래픽 시도를 한 독창적인 단편들이다. 일본 고바야시 게이이치의 〈핑크빛 하늘〉은 사춘기 소녀의 경쾌한 발걸음을 디지털 미학으로 풀어내고, 브라질 이두아르두 누네스의 〈남서쪽〉은 헝가리 거장 벨라타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엄하고 매혹적인 롱테이크(long take쇼트가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의 미학을 보여준다.심사위원단은 영화제 기간에 제작지원금 1만 달러가 주어지는 최고상 '우석상'을 선정한다. 전북은행이 후원하는 '전은상'(심사위원 특별상)은 부상 700만원이 수여되며,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작품에는 SONY가 부상을 수여한다.〈강은 한때 인간이었다〉5/1 오후 5시 M10, 5/3 오후 5시 M10〈남서쪽〉4/28 오후 2시30분 M9, 4/30 오후 8시30분 C3〈멀리서 보면 아름답다〉4/28 오후 8시30분 C3, 5/2 오전 11시30분 M9〈바다에서 2년〉4/30 오후 2시30분 C3, 5/3 오후 2시30분 C3〈비밀의 문〉4/27 오후 5시30분 C3, 5/2 오후 8시30분 C3〈엑스 프레스〉4/29 오후 5시 M8, 5/2 오후 8시 DC, 5/4 오전 11시 M8〈이곳은 달이 아닌 지구〉4/27 오후 8시30분 M9, 5/1 오후 8시 M10〈자코모의 여름〉4/29 오후 2시30분 C3, 4/30 오후 5시30분 M9〈파닥파닥〉4/29 오후 8시 M10, 5/1 오후 2시30분 M9〈핑크빛 하늘〉4/28 오후 5시30분 M9, 5/2 오후 5시 M10CB=전북대삼성문화회관, DC=디지털독립영화관, M=메가박스, J=전주시네마타운, C=CGV, OS=야외상영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한국 애니 최초 '국제경쟁' 오른 이대희 감독

파닥파닥.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물고기들은 녹록치 않은 제작 여건에서 영화를 계속 찍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감독의 몸부림과 같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 경쟁'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오른 이대희 감독(36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대표)의 <파닥파닥>은 귀한 발견이다. "살면서 지칠 때 혹은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질 때가 있잖아요. <파닥파닥>에 등장하는 물고기들은 살벌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파닥거림을 전달하고 싶었어요."작품은 실제로 존재하는 강원도 갯배마을에 있는 한 횟집이 배경이다. 감독이 횟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기잡이배를 타본 경험 등이 바탕이 됐다. "욱하고 저돌적인" 고등어와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는" 넙치가 주인공. 감독이 대학 졸업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답답함이 녹아 있다. 작품 제작 기간만 무려 5년이다. "전적으로 우리 스튜디오 노하우가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감독은 지난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영상의 60~700%를 버렸다. 디테일을 살리면서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다. 고등어와 나이든 넙치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눈꺼풀과 눈썹을 활용하고, 해부학적 변형을 시도하면서, '얼짱 각도'를 찾아내는 등 별의별 노력을 다해봤다. 이 작품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게 퇴근하는 20~50대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쉬운,'성인들을 위한 우화'에 가깝다. 한 때 홍대 인디밴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뮤직 비디오적 요소를 삽입했다. "노래와 가사가 있는 음악(뮤지컬 음악)과 소리를 구별해서 사용했다"면서 "수족관 안 물고기의 심리 상태가 불편한 장면에서는 수조관 안 모터 혹은 기포기 소리가 귀에 거슬리게 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순간 순간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 때면, 지금 이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다음에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어금니를 꽉 물었다. '한국은 애니메이터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꼭 뒤집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그는 "요즘 애니메이션이 각광받는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 산업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기보다는 결과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관객들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 평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 영화이고, 또 진심으로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게 된 영화입니다. (내 영화가) 애니메이션이든 촬영 영화든 그것이 관객에게는 구분되지 않고 좋은 영화 한 편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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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4.26 23:02

개막작 '시스터'는 어떤 영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하면서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은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사진)의 두 번째 영화 〈시스터〉다. 10대 남매의 어두운 성장 터널을 건조한 시선으로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관객 또한 무관심한 세상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알프스 한 자락에 위치한 한 스키장이 배경이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오빠 같은 남동생 시몽은 여동생 같은 누나 루이와 함께 산다. 스키장에 놀러온 관광객들의 옷, 가방 등을 훔쳐 팔던 시몽은 도둑질이 발각 돼 경찰에 끌려가면서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 클레어 드니 감독의 동지인 아네스 고다르 감독과 편집을 맡은 넬리 퀴티어는 인물과 거리를 유지해 감정 이입을 차단시키면서도 미묘한 고립감, 미세한 감정을 잘 잡아냈다.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4 : 고스트 프로토콜〉에 출연한 프랑스 영화계 신인 여배우 레아 세이두(누나 역), 케이시 모텟 클레인(동생 역)의 연기 호흡이다. 철없는 누나와 성숙한 여인을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레아 세이두의 연기력과 삶의 욕망을 거세당한 채 고단하게 살아가는 외로운 아이의 내면을 표현한 케이시 모텟은 아슬아슬한 일상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관객의 감정 이입을 차단한다. 감독은 1971년 프랑스 브장송 출신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벨기에 방송예술학교에서 영화와 텔레비전을 전공했으며, 알랭 타네의 〈요나와 릴라〉를 비롯한 몇몇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장편 데뷔작 〈홈〉은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상영된 바 있다. △ 〈시스터〉 = 4/26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28 오후 2시 전북대삼성문화회관, 5/2 오후 2시 전주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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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4.26 23:02

전주국제영화제, 3개 섹션 신설 깊어진 공감…42개국 184편 '영화 성찬'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섹션을 신설해 영화의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관객들과 더 깊어진 공감을 시도한다. 자유, 독립, 소통의 정신을 잇기 위한 영화제의 새로운 변신은 26일부터 5월4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상영작은 총 42개국 184편(장편 137편단편 47편). 개막작은 프랑스계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시스터〉, 폐막작은 홍콩 허안화 감독의 〈심플 라이프〉이다. 올해는 축제성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단평경쟁 수상작 대신 폐막작을 별도로 선정, 영화제 기간 주말에 상영된다. 일부 상영작 상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린 결과 전체 극장 좌석수가 6,287석이 증가했다. 전체 프로그램은 JIFF 프로젝트, 경쟁부문, 시네마 스케이프, 시네마 페스트, 영화보다 낯선, 포커스 등 6개 섹션으로 꾸려진다. 포커스에 비엔나 영화제 50주년 특별전, 게스트 큐레이터, 시네마 스케이프 에 되찾은 시간 등 3개의 새로운 섹션이 신설됐고, 일부 섹션은 성격이 재조정됐다.올해 영화제는 한층 강화된 특별전회고전으로 포커스가 풍성해졌다. 남미 영화로는 스페인 카탈루나의 젊은 신성알베르트 세라 특별전과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이자 영화감독 에드가르도 코자린스키 특별전으로 힘을 실었고,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전기의 거장으로 꼽히는 우치다 도무 회고전과 영화적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동인운동을 조명한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이 준비됐다. 올해 50주년을 맞는 비엔나영화제는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영화적 지향과 이상이 비슷한 전주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고,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크리스 후지와라(에딘버러 영화제 집행위원장)가 파열 : 고전영화의 붕괴를 주제로 직접 선정한 영화들을 소개강연하는 게스트 큐레이터에 초청됐다.되찾은 시간에서는 김기영 감독 데뷔작 〈죽엄의 상자〉 등 최근 재발견되거나 복원된 고전을 비롯해 민다 마틴의 〈프리 랜드〉 등 최근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미국 독립영화 등이 상영된다. 일부 섹션의 성격은 재조정됐다.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그램디지털 삼인삼색이 올해 처음 30분 분량의 단편이 아닌 중장편으로 제작됐다. 올해 주인공 중국의 잉량 감독, 스리랑카의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 필리핀의 라야 마틴 감독은 젊은 감독의 패기와 열정으로 2편의 장편(잉량라야 마틴)과 한 편의 중편(비묵티 자야순다라)을 내놓았다. 60분 이상의 장편영화를 선정해오던 한국장편경쟁은 40분 이상의 중편까지 포함시킨 한국경쟁으로 확대개편됐다. 미개봉작과 개봉작 구분 없이 상영해오던 한국영화 쇼케이스는 신작들을 내놓는 자리로 바꿨다. 이렇듯 한국영화 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따끈따끈한 최신작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영화 쇼케이스에서는 지난해 TV 맛집 프로그램은 조작된 것이라고 고발한 〈트루맛쇼〉를 내놓은 김재환 감독이 선보인 코믹 다큐멘터리 〈MB의 추억〉가 주목을 모은다. 독특한 영화를 골라보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영화 감독이나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폭넓게 소통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오프 스크린에는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쓴 강신주(철학자), 로쟈의 인문학을 저술한 이현우(인문학자), 강 헌(음악평론가) 등이 함께 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4.26 23:02

군 지역에도 영화관 세운다

내년까지 도내 모든 시군에 영화관이 생긴다.전북도는 24일 도청 의전실에서 김제완주진안무주임실순창고창부안 등 8개 시군 및 전북은행과 작은영화관 조성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전북도는 도민의 삶의 향상을 위해 오는 2013년까지 영화전용시설이 없는 8개 시군에 기존 공공시설이나 건축물을 활용해 50석 내외의 2개관(2D, 3D스크린)을 갖춘 영화 전용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이날 협약에서 작은영화관의 조기 조성을 위해 1개소당 1억 원 상당의 영상장비 또는 영화관 관련 물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전북도는 연말까지 우선적으로 2개 지역에 작은영화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을 신청한 김제완주진안임실을 대상으로 다음달에 우선 지원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지난 2010년 11월 전국 최초의 군 단위 자치단체 영화관으로 문을 연 장수 한누리시네마의 경우 친구가족 단위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개관 90석(1관 36석, 2관 54석) 규모의 영화관에서 최신 개봉작을 5000원(2D), 8000원(3D)의 저렴한 관람료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북도는 농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 익산과 정읍남원김제완주장수임실순창고창 등 9개 시군에 '1000원 목욕탕'을 건립하기로 했다. 도는 올부터 2014년까지 목욕탕이 없는 농어촌 읍면 지역에 모두 53개의 '1000원 목욕탕'을 건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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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12.04.25 23:02

20. 이재난고 - 사료 빈약한 전북 국악문화 실상 보여주는 보고

이재난고는 호남의 실학자였던 고창출신 이재 황윤석(1729-1791)의 방대한 서적 중 한권이다. 이 고문헌은 18세기에 활동한 황윤석이 10세 때부터 63세에 타계하기까지 54년 동안 자신의 학습내용, 시문, 기행문 등 당대의 세상살이에 대하여 보고 들은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자세하게 기록해 놓은 유고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111호로 지정된 이 책은 총 50책으로 고창군 성내면 조동리에 소장돼 있다.그동안 학계에서 이재난고의 가치를 음악학적 측면에서 조명한 바 있다. 임미선씨는 이재난고의 가치를 "왕실의 음악에서 선비들의 풍류, 가객 및 기녀의 공연 내용, 악기, 악보 등 매우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황윤석은 봉조관(칙서를 받들던 관원)으로 수차례 종묘제향에 참배하기도 했으며, 한 때 장악원 주부를 제수 받았을 정도로 궁중음악에 실질적 경험이 있었고, 당대 최고의 음악학자로 분류되는 서명응 이련 김용겸 등과 교유하며 악론을 토론할 정도로 악학에도 조예가 깊었다.따라서 이재난고는 지은이의 음악관과 동시대에 다양한 갈래에서 전개됐던 예술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18세기 궁중 음악의 한 측면과 더불어 조선 후기 공연양상에 대한 새로운 면모, 기녀·가객·고취악대 등의 음악연행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생생한 자료이다.특히 중앙에 비해 사료가 빈약한 전북의 국악문화를 상론하고 있어 주목된다. 예컨대 호남지역 선비들의 풍류 생활상과 선비들 사이에서 유통한 양금신보의 가치, 그리고 거문고 음악의 전파 양상 및 외국 사신의 영접 연향(宴享)이 기술됐다. 또 18세기 후반 전라도 기녀들이 검무, 헌선도, 처용무, 선유락, 포구락, 무고 등의 정재(옛 궁중 무용)를 연행한 사실까지 알려주는 등 전북 국악의 실상을 알려주는 보고와 같은 책이다.이 책의 중요성에 대해 임미선씨는 "백제의 노래였던 산유화는 비록 본래의 가사가 전하지 않았으나 이 책을 통해 선율 자체는 전승되었던 사실도 새롭게 부각된 것"이라며 음악사의 전면을 다루고 있다고 보았다.동시대에 필사본으로 각종 국악서적을 필사하며 독학했던 이재의 음악사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책은 목판본으로 간행되어 후학들에게 지금까지 길라잡이가 되어준다.평생 독서와 견문을 통해 국어학에서 역사학, 성리학, 지리학, 천문학, 국악 등 폭넓은 학문관을 보여주었던 황윤석은 이재난고를 통해 음악학자로 면모를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당대 실학자들은 학문의 깊이와 넓이에 구애받지 않고 탄탄한 내공을 통해 학문을 수련의 과정으로 생각했던 모습까지 반추시킨다.이처럼 방대한 연구를 통해 지역음악사의 한켠을 조선후기에 보여주었던 황윤석의 이재난고는 오늘날 국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학문의 가치도 일깨워준다./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4.25 23:02

韓·日 영화사를 빛낸 우치다 도무·이장호 감독의 재발견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일본 리얼리즘의 대가인 우치다 도무와 앞선 세대와 단절을 선언하고 영화적 혁신을 추구한 젊은 동인 운동을 이끈 이장호 감독을 재발견했다. 일본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시도한 우치다 도무의 무성영화 2편이 국내 처음 소개되며, 사회적 리얼리즘과 영화적 형식미 탐구에서 족적을 남긴 이장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글은 전북일보가 발행하는 '2012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 중 '우치다 도무 회고전'과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미지의 거장日 성찰하는 거울- 우치다 도무 회고전1970년 우치다 도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영국의 유명 영화잡지'사이트 앤 사운드'는 '서구에는 아직 덜 알려진 일본의 베테랑 감독이 사망했다'라는 짤막한 부고 기사를 내보냈다. 그만큼 세계의 영화계가 우치다 도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 후 4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아마도 전주국제영화제가 아니라면 그의 영화를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치다 도무는 1898년에 태어나 일본영화의 창세기에 활동을 개시했고, 1920년대 무성영화를 거쳐 1930년대에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였다. 이번에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하는 빈농의 삶을 그린 〈흙〉(1938)은 이 시기 최고의 사실주의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초기작들 대부분은 일본에서도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무성영화 2편(〈땀〉(1929), 〈경찰관〉(1933))은 여전히 미지의 작가인 우치다 도무의 영화경력을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치다 도무의 상대적인 무명성과 경력의 부침은 그의 격렬한 삶과 무관하지 않다. 첫 번째 시기는 1920~30년대 청춘의 유랑시절이다. 그는 1920년에 영화사에 입사해 영화경력을 시작했지만, 회사의 파산으로 배우들과 지방 유랑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어 니카츠 영화사에 입사해 영화를 만들었지만 회사의 방침과 맞지 않아 새로운 회사의 설립을 시도하다 파산해 어려움을 겪었다. 부유한 사내가 지루한 일상을 탈출해 하층민의 고된 생활을 체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무성영화 〈땀〉(1929), 경찰관과 친구의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그린 〈경찰관〉(1933), 소작농의 빈곤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봉건제와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한 〈흙〉(1939)이 주요작이다. 두 번째 시기는, 전쟁의 발발로 영화작업이 중단되었던 시기로, 우치다 도무는 패전 후에도 8년간 중국에 머물러 있었다. 작가로서는 공백기라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전쟁의 비참과 방황의 시간이 이후 작품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1953년 우치다 도무는 10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의 세 번째 시기이자 새로운 전성기가 이때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시대극과 장르성 영화들을 주로 만들었는데, 전후 복귀 제일작인 〈후지산의 혈창〉(1955)은 전편에 감도는 살기와 역동성이 뛰어난 사무라이극이다. 그의 사무라이 영화는 활극의 장쾌함과 격렬함이 있지만 주로 약자에게 시선을 향하고 지배계급빈부의 차이에 분노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활극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후 일본사회에 대한 우치다 도무의 생각은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패전 후 미군 점령기의 일본사회를 그린 〈내면의 굴레〉(1955)와 일본 하층계급의 원한의 감정을 소설로 썼던 미즈카미 쓰도무의 원작을 영화화한 〈기아해협〉(1964)이다. 특히 〈기아해협〉은 우치다 도무의 절정의 작품으로, 전후 혼란기에 극단적인 빈곤 속에서 작은 범죄로 전과자가 된 한 남자가 방화, 절도, 살인이라는 범죄에 무심코 우연히 가담하게 되면서 점점 더 큰 범죄자가 된 한 남자와 그를 추적하는 노형사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묘사한다. 영화평론가인 사토 다다오는 전편에 패전 후의 일본의 황량한 세상과 인심이 강한 리얼리즘으로 재현되고, 그러기 때문에 따뜻한 구원을 바라는 처참한 염원이 작품 전체에 아름다운 비애감으로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욱(영화평론가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파격적 영상미와 리얼리즘- 영상시대와 이장호 특별전친구인 소설가 최인호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별들의 고향〉으로 당대 최고의 한국영화흥행기록을 세운 1974년에 이장호는 아직 20대의 나이였다. 그는 신상옥의 조감독 출신이었으나 실은 감독으로서 현장을 어떻게 지휘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일종의 아마추어리즘, 기성 제도에서 전혀 훈련받지 않은 이장호의 새로운 감성은 한국영화계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별들의 고향〉의 영화문법과 리듬은 동시대의 다른 한국영화들과는 달랐다. 〈별들의 고향〉의 음악을 맡은 가수 이장희는 러쉬필름을 보면서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들었고, 주제가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데도 화면에 계속 흘렀다. 기성 영화인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밀어붙인 이장호의 뚝심과 새로운 감성은 이장호와 비슷한 나이대 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힘이 됐다. 이장호는 '영상시대'라는 또래의 젊은 감독들과 일종의 동인제 시스템으로 몇몇 영화를 공동기획하고 연출했으며, 오랫동안 숙련된 장인 제작 시스템으로 굴러가던 한국영화계의 고인 물 같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듯 했던 이장호의 경력은 대마초 파동으로 자격정지를 당하면서 일시 중단된다. 수입된 서구 청년문화의 유행을 경계하던 유신정권 아래서 짧지 않은 동면의 세월을 보낸 이장호는 야인으로 지내면서 사회의식에 눈을 뜨게 됐다. 복권된 후 그가 재기작으로 연출한 〈바람 불어 좋은 날〉은 한국영화사에서 〈별들의 고향〉 이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였다. 재개발 열풍에 쌓인 강남을 무대로 서울이라는 도시에 흘러든 세 시골청년의 삶을 에피소드 구성으로 차곡차곡 포갠 이 영화는 한 두 명의 주인공을 축으로 스토리가 펼쳐지는 기성관습을 완전히 혁신한 리얼리즘 영화였다. 작가적 명성은 계속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되지 않는 것 때문에 충무로의 기피 인물이 되다시피 했던 이장호는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같은 에로티시즘 영화나 〈이장호의 외인구단〉처럼 만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대박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장호의 예술적 권력은 하늘을 찔렀고 극장개봉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직감과 본능에 기초해 찍은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이 시기 최고의 걸작이 되었다. 작가의 무의식과 시대의 공기가 기적적으로 만나 말로 요약되기 힘든 풍경을 펼쳐놓는 이 영화적 진경의 경지는 이장호라는 예술적으로 민감한 안테나를 지닌 감독이 자신을 해방시켰을 때 어느 경지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이장호의 전성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아쉽게도 〈명자 아끼꼬 소냐〉 이후에 〈천재선언〉을 끝으로 1990년대의 이장호의 영화경력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억압적인 정치현실을 견뎠던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장호의 그런 예술적 담대함은 누구도 넘보지 못한 그만의 성취를 이루게 해주었다. 그 전성기가 좀 더 길게 이어졌더라면 한국영화의 질적 유산은 그만큼 풍부해졌을 것이다. 이장호 영화의 진짜 예술적 매력은 실패로 끝난 작품일지라도 흥미로웠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김영진(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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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4.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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