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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무장투쟁 전개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독립유공자 될까?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농민 중심의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국가 독립유공자로 예우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 60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담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번 개정법률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충남 천안 병)이 대표발의했다. 그간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는 독립유공자 서훈에서 배제돼 왔다. 이에 대해 국권을 수호하고자 일본군에 대한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훈에서 배제된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역사바로세우기와 과거청산운동이 사회적 화두로 전개됐다. 현행법은 독립유공자 적용시기를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로 정의하고 있다. 또 1962년 당시 친일역사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공적심사 내규에 일제의 국권침탈 시기를 1895년 을미사변부터라고 정해놓고 현재까지 을미의병에 가담한 양반서생들만 서훈하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는 서훈에서 배제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역사바로세우기와 과거청산운동이 국회를 비롯해 사회적 화두로 전개되면서 30여건의 관련법들이 제정 및 개정됐고, 2004년 3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한 지 110년만에 제정됐다. 특별법 제2조(정의)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란 1894년 3월에 봉건체제를 개혁하기 위하여 1차로 봉기하고, 같은 해 9월에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2차로 봉기하여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농민 중심의 혁명 참여자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1894년 6월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여 왕과 왕비를 포로로 잡고 조선군의 무장해제와 친일내각을 만들고 곧바로 청일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 국권을 수호하고자 2차로 봉기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다 일본군에게 처형당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근거하여 일제의 국권침탈 시기를 명확히 하여 서훈제도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것이다. 이번 개정법률안에 참여한 전북지역 국회의원은 김성주, 김윤덕, 신영대, 윤준병, 이용호, 이원택 의원 등 6명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정문 의원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은 국권침탈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내고자 일제의 총칼에 맞서 투쟁하신 독립유공자”라며 “동학농민명예회복법이 제정된 지 18년이 지난 지금도 서훈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일운동을 전개하신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을 인정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04.12 17:05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위대한 괴물 - 피카소 2

그는 자신이 천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나 잘 알았다’는데 있었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불태워 주위를 밝히는 겸손한 천재가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천재성을 돋보이기 위한 소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방약무도한 생각을 했다. 여기에 미인이 한 명 있다 하자. 그 미인이 자신이 미인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집착했다면 그 미인은 권모술수에 의한 흥정의 대상은 될지언정 순수하게 사랑받을 권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는 천재라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천재임을 자각하고 천재를 이용하는 이면의 추악성으로 인하여 존경스럽게 혹은 친근하게 보여지기보다는 괴물로 보이는 것이리라. 예술가는 어쩌면 정상적인 사고를 기피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더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서 어느 정도는 기형적인 사고를 요구받게 되고, 그래야 비로소 그쯤에서 적당한 찬사를 보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직접 살아보기 힘든, 가보기 힘든 적선지대를 예술가라는 일단의 사람들을 보내 약간의 특권의식으로 넘나드는 모습을 바라보며 대리 만족하며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켈란제로의 편협된 외고집이나 고갱의 방랑성, 고호의 정신적 황폐, 루오의 환희를 위한 우울, 피카소의 극단적 이기성에 의한 이중인격의 생활등을 노출시켜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리라. 이제 피카소의 여인들을 이야기하자. 페르낭도 올리비에, 에바, 올가, 마리 테레즈, 도라 마르, 프랑스와즈 질로, 쟈크린 록크----. 여인이 바뀌어서 그림이 바뀌었는지 그림이 바뀌어서 여인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스쳐간 여인들 중에 그래도 중요한 배역을 담당했던 여인들은 그의 그림의 변화와 연관 관계가 있다. 그의 나이 23살에 만난 페르낭도 올리비에는 그에게 있어서 청색시대로 대표되며, 32살에 인연을 맺게 된 4살 연하의 에바는 입체주의, 36살에 만난 10살 연하의 러시아 귀족 올가 코홀로바는 고전주의, 46살에 만난 18살의 마리 테레즈는 초현실주의, 56살에 만나게 되는 도라 마르는 게르니카, 63살에 만난 38살 연하의 프랑스와즈 질로는 평화스러운 목가시대, 80살에 만난 쟈클린 로크는 만년시대로 구분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4.11 16:52

공예품전시관, 봄맞이 새 단장..."최대한 편안하게"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전주공예품전시관이 봄맞이 새 단장을 마치고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을 맞이한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시설 방문객의 편의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실내조명 교체, 포토존 설치, 오목대 전통정원 정비 등 내ㆍ외부 정비를 마쳤다. 체험 프로그램 운영상 체류 시간이 긴 체험관은 방문객이 머무르는 동안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눈의 피로감을 낮추기 위해 기존 할로겐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또 외벽 및 내부 실내장식 공사도 진행돼 실내 적정온도 유지와 내부 미화를 위한 작업이 마무리됐다. 외부 마당에 마련된 포토존은 임인년 ‘흑호’의 해인 점을 감안해 한복 입은 호랑이 캐릭터를 상징화해 디자인했다. 오목대 전통정원은 조경작업과 영지 연못 점검, 다목적관 내부 대청소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방문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로 조성했다. 판매관은 기존 입점 공예품 중 일부를 현재의 트렌드에 맞는 상품으로 교체해 매장 분위기 전환도 꾀했다. 기존 공예품에 공예가의 신상품을 포함했다. 이번 봄맞이를 통해 입점된 공예품 711종 중 91종을 새롭게 교체했다. 김선태 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이젠 일상 회복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그간 코로나19로 피로감을 가졌던 시민과 관광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공예품전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안식처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 한옥마을 중심 거리인 태조로에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또는 공예문화산업팀 전화(063-281-1610)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11 16:52

'전통놀이의 진수' 놀이집 내년 3월까지 시범 운영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이하 전당)이 지난 2020년 10월부터 우리 놀이의 생활화, 대중화, 보급화를 위해 전주 한옥마을 내 ‘우리 놀이터 마루달’을 열었다. 상설 프로그램 외에도 세시풍속을 연계한 행사 등을 진행하며 누적 방문객 4만여 명을 달성하는 등 큰 성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당은 더 많은 공간에서 우리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전당 내 1층에 우리 놀이 전용 체험공간 ‘놀이집’을 마련했다. 전당이 오는 11일부터 전통놀이를 즐기는 우리 놀이 전용 체험공간 ‘놀이집’ 시범 개관에 나선다. ‘놀이집’은 내년 3월까지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놀이집’은 ‘즐길 거리가 모인 공간’,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집’ 등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화가투, 고누, 쌍륙, 칠교 등 실내 우리 놀이, △안경놀이, 8자 놀이, 이랑 타기, 달팽이 놀이 등 실외 우리 놀이가 준비돼 있다. 또 전통의 우리 놀이를 현대의 보드게임과 접목한 열두 띠 윷놀이, 가로세로 투호놀이, 돌아 돌아 대한민국 등의 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당은 ‘놀이집’ 공간 외에도 쉼터 옆에 투호, 비석 치기, 제기 등 다양한 놀이도 배치했다. 이어 전당의 야외 마당을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도 우리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전통놀이 꾸러미를 빌려 주는 ‘놀이 꾸러미’도 운영한다. 이는 ‘놀이집’에서 운영하는 20여 종의 놀이 콘텐츠 중 선택해 돗자리와 함께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 중 하나다. 김선태 원장은 “실내외 우리 놀이 전용 체험공간인 ‘놀이집’에서 놀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일단 시범운영을 통해 더 수정∙보완할 내용은 없는지 검토 후 본격적 개관에서는 더욱 뛰어난 놀이 콘텐츠로 시민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놀이집’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화(063-281-1546)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10 16:24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

“전국 초등학생 여러분! 개성 넘치는 손글씨로 글쓰기에 도전하세요!”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 전북일보사가 대한민국 최고의 초등학생 손글씨 주인공을 찾는다.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를 열고 있다.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 작품 접수가 오는 9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로 열여섯 번째를 맞은 이 공모전은 지난해 전국 219개 학교(전북 51개교)에서 1251명의 학생이 응모했다. 15년 동안 4만 50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되는 등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고의 글쓰기 공모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은 자신의 손글씨로 정성스럽게 쓴 편지와 일기를 대상으로 한다. 자신의 손글씨를 뽐내고 싶은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오는 9월 13일까지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전라북도 교육감상과 20만 원 상당의 삼풍을 주는 등 총 113명의 학생에게 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수상한 작품은 손글씨 블로그(https://blog.naver.com/jjhonbul)와 최명희문학관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게재되며, 10월 18일부터 3개월 동안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전시된다. 최명희문학관의 전선미 학예사는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초등학생들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글씨를 쓰면서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자신의 글씨에 새겨진 마음을 살피고, 평생 만년필 쓰기를 고집했던 소설가 최명희의 삶과 문학 열정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10 16:24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국가무형문화재 '남원농악'

지난 3월 25일 대한민국의 국악계 큰 어른이시며 남원농악을 이끈 상쇠 류명철 명인이 81세의 춘추로 안타깝게 별세하셨다. 명인이 몸담았던 남원농악은 전북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 일원에서 전승되는 농악으로 호남 좌도농악의 성격과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마을 단위 대동굿을 통해 오랫동안 전승되어온 전라북도의 농악이다. 특히 들당산굿, 마당밟이, 판굿으로 구성된 마을굿으로 판굿 중 뒷굿(도둑잽이, 재능기) 구성이 특이하며 호남 좌도농악에서만 사용하는 부들상모를 전승자들이 현재까지도 직접 제작하여 연행하는 등 차별화된 연희를 구현하고 있다. 남원농악의 특징은 가락이 다채로우며 놀이 동선과 동작이 세련되고 섬세하다. 그것은 각 장단의 가락과 연희 동선의 예술성이 높다는 이야기로 그러한 농악의 품격은 남다르다. 남원농악을 이끌었던 고故 류명철 명인은 약관인 16세에 마을 농악단에 들어가 기능을 익혔고 18세에 상쇠로 입문하여 남원농악을 이끄셨다. 이후 지역 농악인들을 규합해 1970년대 초 남원농악단을 창단하셨고 오랜 시간 활발한 활동을 하시면서 남원농악의 진가를 대내외에 알렸다. 1997년 8월 남원농악 판굿 발표회를 주도적으로 실연하였고 이듬해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심사를 거쳐 남원농악의 예능 보유자가 되셨다. 류명철 명인과 함께 남원농악의 전승과 진흥을 담당하던 남원농악보존회는 기록 및 채록 작업을 통해 많은 자료를 더불어 남겼다. 남원농악의 가락과 고사소리를 CD와 동영상 자료로 제작하였고 농악에 들어가는 모든 장단을 정간보와 서양 악보로 기록하여 단행본을 내는 등 남원농악을 위한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러한 결과로 전라북도의 무형문화재였던 남원농악은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승격을 이루어냈고 그 위풍을 당당히 전국의 전통예술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농악에는 전국 8곳의 농악이 있다. 각각 지역 특화된 연희와 가락을 전승하고 있는데 그 분포를 살펴보면 경기도 1곳(평택농악), 강원도 1곳(강릉농악), 경북 1곳(김천금릉빗내농악), 경남 1곳(진주삼천포농악), 전남 1곳(구례잔수농악) 그리고 전북 3곳(이리농악, 임실필봉농악, 남원농악)으로 각각 차별화된 예술성과 더불어 실연능력과 전승활동, 전승의지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중 남원농악은 걸립(乞粒)농악의 전통을 모두 갖고 있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의미는 농악 연희자들이 지역사회 운영의 주축이 되어 마을을 돌며 마을 공공자금을 마련하고자(걸립)하는 공동체의 유기적 관계 즉 운명공동체의 생활 방식을 잘 표현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남원농악은 마당극 형식의 재담과 상여소리, 호남좌도 특유의 부들상모놀음 등 많은 지역 문화 전통예술의 특징을 담고 있다. 8개의 “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중 3곳을 보유하고 있는 전라북도. 호남평야의 드넓은 대지 위에 선조들의 역동적이며 진취적인 삶을 대변하는 우리 농악은 그렇게 역사 위에 견디어 왔고 우리 민중 속으로 전승되고 있다. 고故 류명철 명인의 명복을 다시금 빌며 호남 운명공동체의 대표적 문화유산 “남원농악”의 보존과 전승이 굳건히 이어지기를 소원한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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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7 16:4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작가 - 안도현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

붉은 딸기들이 떠내려갑니다. 불어난 물에 소식도 다 쓸려 갔습니다. 그래도 상상이 한 척 남아 있군요. 잠들기 전에 건너편으로 갑니다. 그런 밤이 셀 수 있을 만큼 흘러갑니다, 어느 날 자작나무 껍질에 연서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안도현 시인의 산문집 〈내게 왔던 그 모든 당신〉을 읽습니다. 여기와 저기가 한곳에 있는 눈을 봅니다. “놀면서 건설하고, 허물어뜨리면서 달아나고, 정착하다가 부유하는 길이 문학”이라고 합니다. 맞은편으로 넘어간 당신을 모두 건네 드릴 수는 없습니다. 높이 올라갔다 쿵 떨어진 마음 몇만 실어 보냅니다. 요즘 상실이 커도 바구지꽃은 들려 보내겠습니다. 김기현 선생은 “매화를 ‘형’이라 부르며 좋아했던 퇴계 이황 속에 가장 새롭고 맑은 것이 깃든다고” 믿으며 걷고 또 걷습니다. 나는 볼펜에 들어있는 용수철을 꺼냅니다. 나선형 역사관을 만져보고 싶어서입니다. 손가락 끝에 묻어나는 역사를 바라봅니다. 튀어 오르는 힘도 느껴봅니다. “다산 정약용이 지인들과 시사詩社를 결성하고 사철 꽃이 필 때마다 한 번씩 모여 시를 이야기하던 분위기와 자세”가 좋습니다. 그 낭만을 차마 뿌리칠 수 없습니다. “꿩을 잡을 때 콩을 미끼로 달아 낚시로 잡는다는” 박기영 시인을 생각합니다. 낚시는 물에서 한다는 생각에 꿰어있던 내가 아픕니다. 사물에는 늘 뒷면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축구 심판의 동전은 언제나 양면입니다. 절반만 맞출 수 있어 치명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말입니다. 딱따구리 박사 김성호는 말합니다. “온몸으로 비를 맞고 있는 큰오색딱따구리의 느낌을 몸으로 온전히 느껴보고” 싶으면 함께 비를 맞으면 된다고. “버섯의 벗이 되려면 버섯보다 많이 큰 내가 먼저 버섯의 높이로 땅에 엎드리면” 된다고. pupil에는 눈동자와 제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가르칠 때 눈높이에 맞춰 마음을 구부리세요. 서로의 눈에 서로가 어립니다. 이쯤 되면 누가 가르치고 누가 배우는지 구름나무처럼 경계가 흐릿해집니다. 호기심이 인류를 저기에서 여기로 데리고 왔다고 믿습니다. 책에는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날아가며 똥을 싸는 새의 기분이 궁금해 감나무에 올라간 소년 박성우, “만 리에서 날아온 바람이 왜 폭낭(팽나무)에게 와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지” 궁금한 강요배 화백, “가장 참혹한 현실이 어떻게 가장 회화적인 기법으로 재현”되는지 궁금한 화가 황재형,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감자꽃’ 전문)에서 보듯 왜 아이는 보이지 않는 끈을 볼 줄 아는지 궁금한 권태응 선생…… 잠들기 전에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으나 이루어지기를 갈구하는 그 마음이 바로 시적인 것의 출발”이라는 시인을 떠올립니다. 내가 꿈꾸던 것을 상상해요. 그것이 실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뇌는 경험한 것과 바라본 것을 동일시한다고 합니다. 머지않아 상상했던 일이 내 어깨를 저쪽으로 이끌 것입니다.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지난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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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6 17:17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위대한 괴물 - 피카소1

피카소, 그를 몇 마디로 압축하기에는 매우 힘들다. 아니, 불가능할 것이다. 그는 우선 오래 살았고 수많은 여인들이 있었으며, ‘위대한 화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니, ‘20세기 최고의 천재화가’라 불려도 할 말이 없다. 그 많은 천재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가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라면 분명 그는 금세기의 천재이다. 세잔의 수욕도를 커닝하여 ‘아비뇽의 처녀들’을 제작하고, 이집트 미술을 커닝해 입체주의 운동을 전개 하는 등의 모방의 천재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위대성을 이야기하자면 몇 밤을 새워도 다 하지 못할 것인즉 다음에 미술사에서 그를 다루고 여기서는 그의 사생활로 나타난 인간적인 추악성에만 주목해 보자. 누구의 말처럼 서울 변두리의 복덕방 영감이 다방에 앉아 여 종업원(레지)의 손을 잡고 조몰락거리는 것은 음흉하게 보이고 피카소라는 늙은이의 그 많은 여성 편력에는 정열의 화신이라는 등 미화된다고 하였다. 그의 위대함은 물론 그의 괴물성을 상쇄하고도 남아서 가리고도 남지만 여기서는 인간 피카소만을 복덕방 영감을 보는 시선으로만 바라볼 것이다. 미술교사인 아버지로부터 그림을 배우고 이미 13살의 나이에, 하늘이 아들에게 내려 준 무한한 재능에 두려움을 느낀 아버지가 자신의 화구를 물려주고 그림 그리기를 포기했다는 전설적인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의 성씨인 피카소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디프테리아에 걸려 걸려 죽어가는 여동생 콘치타를 바라보다가 신에게 기도를 한다. “만약 당신이 내 동생 콘치타를 살려만 주신다면 당신이 내게 준 선물(그림 그리는 재능)을 다시 가져가셔도 좋다.”는 기도를 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손해를 보는 딜(거래)을 한 것 같아 후회를 하며 다시 기도한다. 동생이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이 주신 선물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다시 딜(거래)을 하던 소년이 바로 피카소다. 더구나 자신이 선과 악에 양발을 걸치고 있다는 자각을 한 뒤에는 그 두 가지 의미를 상쇄시키듯 ‘악마에게 은총을 내리는 그리스도’라는 그림을 그린다. 이미 자신이 악마의 마음을 가졌음을 인지하고 스스로 죄를 사한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4.04 17:21

전주에 지역 관광 기업지원센터 구축...국비 10억 원 지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 이하 관광공사)가 올해 지역 관광 기업지원센터(이하 지역센터) 구축 사업 대상지로 전라북도(전주), 광주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북도(경주)를 선정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지역 관광사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1차 서류평가, 2차 발표심사, 3차 현장심사 등 총 3단계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새롭게 선정된 지역센터 4개소에 각각 국비 10억 원(지방비 1:1 대응)을 지원한다. 신규 지역센터는 앞으로 관광벤처기업에 입주 사무공간과 교류 공간을 제공하고, 관광 창업초기기업 성장 지원, 전통적 관광기업 도약 지원, 일자리 창출,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의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신규 지역센터는 4월 중 관광공사와 지자체 간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이후 기반시설 구축 과정 등을 거쳐 올해 7월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라북도(전주)는 국내 대표 관광자원 중 하나인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지역센터가 들어온다. 관광벤처기업들의 현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위치 선정이다. 이곳에서 도내 기업과 디지털 기술 보유기업을 연결하고, 지역 혁신 여행상품 공모전 등 다채로운 지역 특화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광주광역시는 시청 인근 중심상권인 상무지구에, 울산광역시는 고속철도(KTX) 울산역 반경 1km 내에 있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 경상북도(경주)는 대릉원 인근 경주 시내 중심상가에 지역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에 선정된 지역센터 4개소가 완료되면 전국 17개 광역시ㆍ도 중 서울을 포함한 9개 지역이 관광 기업지원센터를 보유하게 된다”며 “지역센터가 관광업계 재도약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자 창업ㆍ성장 중심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현재까지 부산, 인천, 대전ㆍ세종, 경남 등에 지역센터 4개소를 마련했다. 지역센터에서는 그동안 지역 기반 관광 창업초기기업을 발굴하고 지역 관광기업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 상담, 교육 사업 등을 지원했다. 또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 창구 운영, 공유 사무공간 입주지원 사업 등을 통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04 17:21

‘129돌 맞이’ 차별 없는 세상 함께 여는 대동세상 ‘성료’

사단법인 김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최규섭)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김제 원평장터에서 전국 총 30여 개의 단체와 함께 ‘차별 없는 세상 함께 여는 대동세상’을 주제로 ‘129돌 대동세상 원평취회’ 열두 번째 이야기를 썼다. 올해 원평취회는 일체 보조금 없이 기획하고 참여자들의 재능기부와 십시일반 후원으로 개최됐다. 원평취회는 동학농민혁명 고부봉기가 일어나기 전 1893년 음력 3월부터 4월 초까지 원평장터에서 매우 급진적 진보세력인 김덕명 장군과 전봉준 장군의 지휘로 척양척왜ㆍ보국안민을 위해 전라도 사람 1만여 명이 모였던 집회다. 1일에는 생명순례를 주제로 정읍시 옹동면 토사채취 허가지와 임실군 옥정호 수면 개발 현장에서 서승아의 지신무, 김평부의 시소리, 송지용의 명상춤으로 천지자연을 위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일에는 ‘온 생명 모시는 님들의 대동마당’을 주제로 구미란 동학농민군 무덤 참배, 여는마당, 취회일성, 장마당 등이 진행됐다. 여는 마당에서는 모악예술단의 풍물과 북소리로 대문을 열었다. 또 대동사상을 외쳤던 정여립이 동학농민혁명 후예를 맞이하기 위해 소환되기도 했다. 정여립의 검무를 전통무예공연예술 지무단 김윤정 대표가 유쾌하게 펼쳤으며, 이후 굿만경농부합창단의 연주도 이어졌다. 취회일성에서는 참가자들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여과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마당으로 꾸며졌다. 이어 농민, 노동자, 환경과 인권을 서로 존중하는 30여 개 단체의 활동가들이 입을 모아 취회일성에 이어서 병든 생태계와 인간성을 회복하고 생태행복, 민중행복을 지켜가기 위해 연대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3일에는 참여자들이 소회를 나누고 인근 금산사를 방문하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무대 옆의 10m 화폭의 대형 그림 <동학 대동세상>은 한국화가 심성희 작가의 노고로 완성됐다. 또 나눔, 판매, 교환, 교류의 장마당에는 순천 여순항쟁 해설사들이 무료찻집을, 작은 책 출판사와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의 도서가, 보기 드문 옹탱이를 만드는 금산면 오영태 옹의 시연도 펼쳐졌다. 사단법인 김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최고원 상임이사는 “역병의 시국에도 곳곳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한 번쯤은 모여서 온 생명의 안녕을 묻고,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동지로 연대하고 싶었다. 그런 대동마당이 우리 시대의 원평취회이며 지금 우리가 함께 이루고 싶은 동록개의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봄에 원평장터와 원평집강소에서 각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온 생명의 안부를 묻고, 동학농민혁명 정신으로 연대하는 대동세상 원평취회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04 17:19

‘식목일 기념’ 탄소배출 제로 위한 친환경 프로그램 ‘한마당’

전주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이 식목일을 기념해 오는 5일부터 17일까지 전주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 전시실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친환경 공예전’을 개최한다. 전주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은 ‘공예’와 ‘환경’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했다. 전주의 수공예 작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환경과 공예에 대한 각자 생각들을 모았다.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공예라는 하나의 매체를 통해 상품과 체험, 작품 전시로 저마다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전시뿐만 아니라 전시와 함께하는 각종 친환경 공예 체험, 수공예작가 토론회 등을 진행한다. 전시에는 김광숙, 김경철, 김미진, 박금숙, 송이석, 신수경, 양인숙, 양경란, 오유진, 이진화, 전수진, 정세라, 조양선, 조주연, 최현경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친환경 공예 체험은 6일부터 전시실에서 전시와 함께 진행된다. 6일에는 전수진 작가의 ‘자투리 나무를 활용한 우드버닝 티코스터 만들기 체험’, 8일에는 박금숙 작가의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드는 한지-한지 고무신 체험’, 9일에는 이영란 작가의 ‘커피 한 잔 99.8% 버려지는 원두를 이용한 업사이클링’과 최현경 작가의 ‘공기정화식물로 우리집 미니정원 만들기’ 강좌가 열린다. 또 10일에는 이진화 작가의 ‘폐지를 활용한 화분 만들기-다육이 화분으로’, 정세라 작가의 ‘폐 전선과 케이블을 활용한 팔찌 만들기’, 조주연 작가의 ‘선풍기, 종이타월 대신 손부채-개인 손수건으로 친환경 생활 실천’, 15일에는 김미진 작가의 ‘한지사 손수건 캐릭터 꿰매기’, 16일에는 조양선 작가의 ‘비닐과 자투리 가죽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펜슬 홀더 만들기’, 17일에는 양인숙 작가의 ‘원석을 이용한 전통매듭-팔찌 만들기 체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체험은 무료다. 체험 당일 전시 관람객 중 선착순으로 모집할 예정이며 체험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면 된다. 전시, 공예 체험에 이어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공예생활’ 수공예 작가 토론회도 진행된다. 토론회는 변화하는 탄소배출 제로 시대를 위한 공예활동 방향 모색을 주제로 11일에 개최된다. 전주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친환경 공예 활동을 실천하고 친환경 공예상품 개발과 공예 교육, 체험 개발을 통해 변화되는 사회 환경에 발맞춰 범국민적인 실천을 위해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 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협력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전주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이 앞장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4.03 16:5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