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1983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전북 대표 여류 시인으로 손꼽혀 온 조미애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밥이 무섭냐>(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산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감각적인 이미지와 다채로운 비유가 돋보이는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의 풍경을 섬세하면서도 담담한 언어로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질문한다. 컴컴한 세상 속 시인의 외침은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그윽한 아름다움과 중후한 활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어머니는 밥이 무서웠다/삼시세끼 행여 새끼들 굶길까/숙이고 또 숙이시며 닦고 또 닦았다/(…중략…)/꽃이 피는 줄도, 꽃구경은 사치스러운 여인들의 것이라고/바닷가 해수욕도 가을 단풍 구경도 모두가 남들 이야기라고/밥을 무서워하던 젊은 어머니는 어느새 팔순 노인이 되시어/늙어가는 자식들 먹을거리 투정을 보면서 말씀하신다/그렇게 밥이 무섭냐?”(‘밥이 무섭냐’ 부분) 시집 <꽃씨를 거두며> 이후 약 8년 만에 펴내는 시집답게 조 시인은 시를 한 편 한편 공들여 빚어냈다. 공들임의 언어로 정성스레 써 내려간 마음이 엿보이는 108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또한 감도 높은 생태적 상상력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며 공감과 연대의 세계를 보여준다. 40년의 시력을 쌓아오는 동안 한결같은 시심을 유지하면서도 시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넓혀온 조미애 시인은 여산문화상, 월간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지역 시단을 대표하는 문인으로 입지를 더욱 굳게 다졌다. 저서로는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바람 불어 좋은 날> <꽃씨를 거두며> 등이 있다. 현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목정문화재단 운영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표현문학회장으로서 계간 문예지 <표현>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한 시 에세이 <몽돌이라 했다>로 무르익은 통찰과 시적 갱신을 보여준 이소애 시인이 1년 만에 신작 시집 <동동구리무>(리토피아)를 펴냈다.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단한 사유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시인은 신작에서 인간과 삶의 내력 그리고 존엄을 지향해 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곡진한 사연, 사랑하는 시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하고 살뜰한 문장으로 담아내 우리 생의 아름다움을 파고든다. 이 시집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인물과 장소를 호출하며 현재의 삶을 구체적인 이야기의 주체로 되살려낸다. 고통의 시간을 반추하며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시편마다 시인이 힘겹게 세상을 건너온 고투의 흔적들로 역력하다. "반백 년 동안 처음 들어본/"미안해"/깜짝, 목구멍에 걸린 대답은/"괜찮아"//고장 난 줄 알았던 그 사람"( '미안해' 전문) 그리고 고통의 끝에서 시를 써 내려간 시인은 이윽고 벼랑 끝 같은 현실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희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시가 되었고, 다름과 틀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감정의 색을 엮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그는 이번 시집에 이르러 아득한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 잠겨 들어 지나온 삶의 곡절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농익은 언어 감각과 완숙한 은유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서정세계는 개인의 회한을 넘어 보편적 고독에까지 시선을 옮겨 놓는다. 정읍 출생인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2000년 <지구문학>으로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쉬엄쉬엄> 등이 있다.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한국미래문화상, 전북여류문학상, 허난설헌문화예술상, 매월당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한국예총공로상, 바다문학상, 전북문학상, 전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부안 출신 강민숙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소년공 재명이가 부르는 노래>(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를 출간했다. 1990년대 첫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독자의 심금을 울렸던 베스트셀러 작가 강민숙 시인은 남편의 사망신고와 둘째 아들의 출생신고를 같이 해야 했던 기구한 운명을 시작(詩作) 활동으로 극복한 사연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강 시인은 두 아들을 홀로 키우느라 생활고에 쫓기면서도 같은 처지의 여성들 모임인 ‘참솔회’ 를 이끌었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등 많은 시집을 출간하며 문학인의 길을 걸어왔다. 시작 활동뿐만 아니라 40세에 대학 공부를 시작해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맹렬 여성의 대명사로 회자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은 강 시인이 “뼈저리게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심정으로 '소년공 재명이의 삶'을 70편의 시로 묶어낸 것이다. “내 어릴 적 하늘은/가난에 매 맞아/시퍼렇게 멍든 하늘이었다./내 마음 같아/차마/올려다볼 수 없는/그런 하늘이었다./아픔을 참다가/마침내 쏟아내는 눈물/소나기/나도 시원하다/가난의 눈물 쏟고 나니.”( ‘내 하늘’ 전문) 가난에 지친 소년공 재명이가 올려다본 하늘이 매 맞아 ‘시퍼런 하늘’이었던 것은 강 시인이 서른살에 남편을 떠내보내고 보았던 그 시퍼런 하늘이었다. 소년공에게, 강 시인에게 ‘쏟아지는 소나기는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선물’ 이었던 셈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에는 춥고 가난한 삶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소년공 재명이의 고단한 삶과 이를 극복해내는 용기와 응원이 있다.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는 추천사에서 “어떤 ‘사람’에게 온전히 바쳐지는 시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이 이 시인을 그리로 이끌었을까? 어느 날 어느 곳에서, 그는 나였고 곧 우리라는 강렬한 일체감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며 “우리가 외면하고 덮으려 했던 자화상이자, 우리 자신에게 바치는 고통과 희망의 헌사가 부디 ‘시퍼렇게 멍든 하늘’까지 닿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강 시인은 “30년을 넘게 앓아온 아픔이 한 사람을 만나 붓을 들게 했다”며 “아무나 걸을 수 없는 길을 걸어온 소년공의 삶을 시로 써내며 세상의 낮은 자들을 보듬고자 했다”고 말했다.
“농부는/ 땅에다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가슴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김매고 거름 주며 씨앗도 뿌려보았건만,/ 진땀도 싱겁게 흘려보았건만/ 겨울가슴께가 휑하다,/ 가을걷이 지나도록/ 흙이 싹을 틔워 길러 주시듯/ 빗줄기 흠씬 맞아, 다랑이마다/ 숨구멍 칸칸마다 물길 넘쳐나기만 한다면…”(시 ‘천수답(天水沓)’ 전문) ‘무자서(無字書)를 읽는 시인’ 이동희의 열한 번째 시집 <지금 시>(시(詩)로 여는 세상)이 출간됐다. 이동희 시인은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건과 이야기,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길어 올리고 시로 길어내 왔다. 그의 깊은 사유는 세상 이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드러내고,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가치들을 새롭게 밝혀낸다. 시인은 이번 시집의 ‘책머리’에서 “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시선은 언제나 ‘지금+여기’여야 한다”며 “‘지금-여기’를 마련하는 것이 곧 과거를 오늘로 끌어올리고, 미래를 오늘의 의식으로 현실화하는 길임을 어렴풋하지만 흔들림 없이 실감한다. 이 시집은 그런 ‘지금-여기’에서 얻은 앎과 삶의 변주곡이며, 그 모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3년 동안 시인이 직접 체험한 세상살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사람세상 곳곳마다 이를 수 없어/ 어머니를 대신 보내주셨다/ 신께서는-/ 바람 따라 강물 건너가셨듯이/ 바람 타고 강물 건너오시듯이/ 들숨날숨 사이사이/ 몸을 덥혀주시는/ 어머니 손길-/ 내 몸은 신의 은신처이시다”(시 ‘신의 은신처’ 전문) “사랑이/ 밖에서 오는 줄 알았다,/ 미움마저 춥지 않던 시절엔,/ 그런데/ 아픔이 식은 땀 흘리는/ 계절에 이르고 보니/ 침묵 속에 맺힌/ 꽃망울이더라,/ 흐린 후회 뒤에 오는/ 맑은 늦사랑이더라”(시 ‘또 다른 봄’ 전문) 이처럼 이동희 시인의 시는 평이한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깊고 묵직하다. 그의 시어는 일상에 지친 독자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며, 삶의 지혜를 통해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시집의 평설에서 “이동희의 시는 전통적인 시인관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단순히 자연 속의 유유자적이나 도학적 안빈낙도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그의 시는 현실에 밀착해 있다. 삶의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고, 지금-여기의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그것을 노래하는 기쁨이 있다”고 평했다. 전주 출신인 시인은 1985년 시전문지 <심상(心象)>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주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다수의 저서를 펴내며 꾸준한 시 창작과 학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서정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시세계로 시단의 주목을 받은 엄참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내일을 위한 한 걸음>(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시인은 순정한 마음과 깨끗한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참되게 사는 인간의 품격을 시적 언어로 노래한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담백하면서도 진중한 시적 성찰과 상상력이 빛나는 형이상학적 사유의 세계를 활짝 펼쳐 보인다. “내일은 인생의 길이다/가고자 하는 방향으로/손짓이다/오늘은 저물지만/여명을 묻어둔/마음의 행로이다//(…중략…)//미명을 밝혀 이른 새벽/꽃은 또 한 세상 풀어놓지 않던가/길은 길에 닿아 노란 민들레가 피던 것/감사하고 감사하면/우리 스스로 밝은 길이 된다”(‘내일을 위한 한 걸음’ 부분) 삶의 길 위에서 얻은 사색과 통찰로 가득한 70편의 시를 5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정갈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 속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문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생의 육화(六花)를 시로 표상한다. 독자들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시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고뇌한 흔적들이 담긴 시편들은 곱씹어 읽을 만하다. 소재호 시인은 시인의 시에 대해 "참되게 사는 인간 품격을 그림 그리는 인간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성 성취에 필요한 요소들로서 자연의 현묘함이나 유·불·선의 융합적 사유가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엄 시인은 임실에서 출생하여 2018년 <표현> 신인상에 당선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따뜻한 한마디> <어린사과> 등이 있으며 좋은글 모음집 <우리들 동행길 1·2>을 출간했다.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아홉 살 사전’ 시리즈가 환경을 주제로 한 신간 <아홉 살 환경 사전>(창비)을 펴냈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아홉 살 느낌 사전> 등으로 누적 80만 부 이상 판매된 ‘아홉 살 사전’ 시리즈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되고, 다양한 연령의 독자와 교사들에게 폭넓게 활용돼 왔다. 이번 신간은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중요한 화두인 ‘환경’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쉽고 친근하게 풀어낸 책이다. 책은 ‘가꾸다’부터 ‘회복하다’까지 총 80개의 환경 관련 어휘를 가나다순으로 소개하며,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평소 자주 쓰는 말을 생태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점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기다리다’는 사과나무가 자라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멈추다’는 도토리를 다시 자연에 돌려주는 이야기로 설명된다. 이러한 구성은 환경 문제를 단순한 지식이 아닌 감정과 경험의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표제어마다 실천 과제를 제시하는 ‘한번 해 보자!’ 코너도 마련돼 있다. ‘우리 집 에너지 탐정’, ‘다양한 생물 찾기왕’처럼 일상 속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는 환경 감수성을 키우게 된다. 책의 글은 박성우 시인이 맡아 아이들의 감성과 언어 수준에 꼭 맞춘 문장을 구성했고, 김효은 화가는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의 상상력과 몰입을 도왔다. 네 컷 만화, 주요 개념을 한눈에 보여주는 펼침 그림 등 다양한 형식의 연출은 독서의 즐거움과 이해도를 높인다. 또 책은 에너지 절약 습관, 올바른 분리배출, 새활용 등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환경 상식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는 물론, 다양한 환경 표현과 어휘력을 키울 기회를 전한다.
“천길 바닥으로 몸 던지는 저 생명들/ 두 손 맞잡고 한 몸으로 동행하자던 언약/ 수직의 물보라로 지상에 이른다/ 의지와 상관없는 동행의 맹세는 물거품/ 자 갈길 가야 하는 멈출 수 없는 가속으로/ 헤어져야 다시 만나는 숙명이다/ 악어의 목구멍에서 울려퍼지는 천둥 소리에/ 갈래갈래 흩어져 낙하하는 물보라는/ 다시 하나 되어 새로운 길 만들어/ 영원으로 향하고 있다”(시 ‘헤어져서 다시 만나는 길’ 전문) 단단한 필력과 흔들림 없는 문학적 신념을 지닌 백봉기 시인이 두 번째 시집 <헤어져서 다시 만나는 길>(이랑과 이삭)을 출간했다. 2013년 첫 시집 <신의 눈물> 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독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시집은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제1부 산길을 걷다’, ‘제2부 황혼’, ‘제3부 리오데자네이루’, ‘제4부 길 위의 고독’, ‘제5부 홀로 핀 자목련’, ‘제6부 적막’ 등 각 부마다 다양한 주제를 품은 110여 편의 시를 담아냈다. 백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첫 시집을 낸 지 11년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었지만 용케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렀다”며 “거센 파도에 밀려 외딴섬에 표류된 기분이었으나, 의식을 가다듬고 지난 시간의 소소한 감정들을 정리해봤다”고 시집을 엮은 계기를 밝혔다. 시 ‘사랑이란’에서는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적인 고백이 돋보인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당연한 걸로 알고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가족들은/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 인생이 끝나는 날 그때 비로소/ 이야기하려 한다/ 살아오는 동안 열심히 살아왔노라/ 라고 말하고 싶다/(중략) 나의 가족이 되어준 너희와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시 ‘사랑이란’) 또한 ‘빗소리’에서는 자연과 존재에 대한 묵상과 함께 고요한 풍경이 시어 속에 섬세하게 스며든다. “취향정 마루에서/ 담 넘어 무심의 목탁소리 들린다/ 비에 젖은 연꽃의 긴 목덜미/ 미륵의 자비 한 방울 굴러내리면/ 향기 번지는 호수 위/ 유유히 떠 있는 물오리떼/ 빗소리 듣고 있다”(시 ‘빗소리’) 시집의 해설을 맡은 이재숙 시인은 “백봉기 시인의 시를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시인이 묵묵히 걸어온 삶과 사유의 길에 독자로서 동행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희망과 깊은 성찰을 건네는 안내자”라고 평했다. 부안 출생인 백봉기 시인은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농협중앙회 지부장을 역임했다. 2009년 한국문학예술 신인상, 2019년 제25회 열린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의 저서로는 산문집 <억새꽃 저 바람속에>, <억새풀을 헤치며>와 여행집 <기억보다 아름다운 그곳>, <낯선 바람의 땅>, <낯선 바람의 길을 따라> 등이 있다.
어떤 책은 가볍게 세상에 나오고 어떤 책은 긴 시간 숙성되어 독자들과 만난다. 『어쩌다 환경인』,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그만큼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환경교육’이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등장한 이후 지자체나 교육기관 등에서 환경의 중요성과 대응 전략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최근 들어 기후 위기, 지구 온난화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실제로 이른 더위가 일상화되며 5월임에도 한여름 같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환경이 있음은 물론이다. 환경교육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삶과 미래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직면하고 있는 실체이다. 환경을 언급하면서 올해는 얼마나 더우려나, 또 추우려나와 같은 단편적인 감상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환경교육과 관련하여 다양한 형태의 연수도 이루어지고 있고 양질의 자료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교사나 일반인에게 환경교육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당연히 학생들의 진로교육 등에서 다루는 환경 관련 비중도 미미하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현장에서 환경문제 전문적으로 다룰 만한 교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 교육청에도 환경을 전공한 교사가 손에 꼽는다고 할 정도이니 다른 시군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책은 환경에 대한 현장의 현실적인 수요와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 끝에 만들어졌다. 일선 현장에서 환경을 담당하는 시민과학자, 도예가, 환경교사 등 13명의 저자는 자신들이 왜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일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거창한 소명의식이나 사명감보다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우리가 처한 환경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들을 환경인의 길에 들어서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제목이 ‘어쩌다 환경인’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학생들과 함께 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 안에서 새롭게 배우고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읽다 보면 우리 지역의 현실은 어떤가 의문이 저절로 생긴다. 말로만 듣던 공정여행이 어떤 식으로 현지인들과 공생의 방식을 찾아가는가를 알아보는 일도 즐겁다. 유약의 중금속이 환경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안을 마련해가는 도예가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13명의 목소리이자 우리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이라도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나 그렇듯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때로는 가장 빠른 법이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일상에서 길어 올린 경험과 지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수필집이 발간됐다. <붕실이와 장다리>(수필과비평사)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의 저자는 이용미 수필가. 결혼생활 40년을 목전에 앞둔 그가 우여곡절 끝에 발견한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넌지시 전한다. 특히 이번 수필집에서는 부부생활과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 일상의 통점을 매끄러운 문장으로 풀어낸다. 세상에는 행복하게 사는 사람, 그럭저럭 사는 사람, 마지못해 사는 사람, 심지어는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부부로 살면서 행복을 찾은 부부도 있지만 이렇게 살려고 결혼했나 싶은 부부들도 있다. 때로는 부부라는 인연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 이러한 아픔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바람직한 극복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를 저자 특유의 유머와 해학으로 승화시켜 어떠한 생각과 자세가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김영 시인은 평론을 통해 “이용미 수필가는 살면서 겪은 경험의 폭과 깊이를 고스란히 작품으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보여줄 줄 안다”며 “전술했던 대로 삶의 통점을 어루만지고 다스릴 줄도 안다. 작가 자신을 ‘당신’이라는 호칭으로 객관화시켜 놓고 자신을 들여다 본다”고 설명했다. 이용미 수필가는 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그 사람> <창밖의 여자> <물 위에 쓴 편지> 등이 있다. 행촌수필, 전북수필, 진안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정연정 시인의 '미역귀'가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공동 주최한 제19회 바다문학상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본상은 김미정 수필가의 '바다, 그 삶의 문양'이 수상하였고,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21일 바다문학상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바다문학상은 지난 4월 한 달 간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 부문 435명(1308편), 수필 부문 134명(271편) 등 총 569명 작가 1579편의 작품을 접수하여 역대 최다 편수를 기록했다. 영예의 대상작 '미역귀'는 세심한 시적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바다와 아버지 어머니와 나 자신의 속내를 정확한 시어로 표현하여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심사위원들은 "멋을 부렸는데 단단하고 과장법이 심하지만, 진심으로 들려오는 시어들이 돋보인다"며 "어디선가 본 듯한데 신선하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듯 하다"고 평했다. 정 시인은 전남 담양에서 출생하여 2012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말줄임표로 왔던 그날> <가까스로 내리는 꽃비> 등을 냈다. 2023년 한국꽃문학상, 2020년 전북시인상을 받았다. 본상을 수상한 김미정 수필가의 ‘바다, 그 삶의 문양’은 순수한 우리말로 문장의 맛을 살린 작품이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아름다운 문양으로 비유하여 본인의 삶을 관조한다. 심사위원들은 “흔치 않은 어휘와 문체가 시선을 끌어당긴다"며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와 함께 생활한 사람이 아니면 직조할 수 없는 언어들로 작품의 수준과 깊이에서 작가의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1969년생인 김 작가는 한국문인협회와 한국미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해양수산청 등대문학상 수필부문 우수상과 2024년 서울시 환경문화대상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바다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바다와 관련해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룬 문인에게 수여된다. 심사위원들은 "김영 시인이 바다의 언어를 인문학적으로 독해하고 심오한 바다의 이미지를 큰 아우라로 재생시켜 바다가 삶의 본질이며 인류의 꿈을 실현할 본원적 근거임을 문학적으로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1958년생인 김 시인은 전북문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석정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전북문인협회장에 재임하는 동안 문학적 소통과 활발한 교류 활동을 전개하며 전북문단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9회 바다문학상 심사는 신달자·소재호·장욱·구연배 시인과 백봉기·김재희·박귀덕 수필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시상식은 오는 7월 2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며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전북문인협회(회장 백봉기)가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지원사업으로 ‘작가와 함께-청소년을 위한 문학 산책’을 24일 운영한다. 이번 문학 산책은 초등학교 고학년(4학년~6학년)과 중학생, 작가가 동행하여 도내 유명 작가의 고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작가의 삶과 문학정신이 담겨있는 문학관을 방문하고, 문학 강연과 애송시 낭송, 글짓기 체험 등 현장 중심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번 청소년 문학 산책에서는 김제 학성서원과 벽골제, 아리랑 문학마을 등을 방문한다. 행사에는 협회 소속 작가 15명과 학생 35명이 함께 하며 이들은 충효예지에 대한 강연 청취를 비롯해 글짓기 행사 등에 참여하게 된다. 행사 후에는 학생과 작가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문집을 만들어 학교와 교육청, 문학관, 도서관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유학 고전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고, ‘내 삶에 철학이 필요할 때’ 꺼내 읽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침서들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경찰서장 출신 양태규 작가로, 동양 고전을 체계적으로 풀어 쓴 7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천하 경영의 지혜 대학>, <인간의 길 중용>, <천년의 진리 시중 1·2>, <세상이 묻고 공자가 답하다 1·2·3>이다. 양태규 작가는 2012년 전주덕진경찰서장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동양 사상에 깊이 빠져 유학을 두루 익혔다. 그의 저서는 난해하고 추상적인 한문 원전을 피하지 않되, 이를 현실적인 언어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학술서와 대중서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번 신간 7권에서는 '대학'을 통해 리더십과 공동체 경영의 원리를, '중용'을 통해 인간 내면의 균형과 성숙을 위한 길을, '논어'를 통해 인간관계와 지혜의 핵심을, '맹자'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도덕적 결단을 다룬다. 양 작가는 이들 고전 속에 담긴 삶의 지향점을 "자신을 바로 세우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특히 양 작가는 “유학은 죽은 사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격 수양의 기술”이라고 말하며, 단순한 교양서가 아닌 독자에게 자기 성찰과 실천을 유도하는 구조도 이 시리즈의 강점으로 꼽힌다. 각 책의 말미에는 숙고를 돕는 질문과 생활 적용법이 실려 있어 독자가 실제 삶에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 도서의 추천사를 맡은 최영찬 전북대 철학과 교수는 “이번 책들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원문을 현대적으로 쉽게 번역하고, 그에 대한 친절하고 풍부한 해설이 특징”이라며 “방대한 유학을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태규 작가는 “유학은 인간의 일상에 꼭 필요한 학문”이라며, “내세가 아닌 현실 중심의 인간사를 다루고, 자신을 갈고닦아 마침내 천하를 다스리는 동적인 발전 개념을 제시하며, 그 바탕에는 온 세상이 바르고 균등한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자서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여러 지식을 익히는 과정에서 큰 기쁨을 느꼈다”며 “이 책이 다양한 유학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눈물 파는 아이, 곡비>의 곡비 ‘아이’는 이름이 없어 ‘아이’로 불린다. 청조 아씨의 꽃신을 훔쳐갔다는 도둑 누명을 쓸 때도 울지 않던 아이는 양반이 죽으면 대신 곡을 해 주는 곡비의 딸로 태어났기에 울어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그 일에 소질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생각해 보니 어릴 적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며칠 동안 간헐적 곡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엄마를 비롯해 집안 여자들이 내는 곡소리는 판에 박힌 듯 똑같았다. 하나 같이 ‘아이고, 아이고!’를 박자에 맞춰기계적으로 뱉어 내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듣다 못 한 할아버지가 관을 박차고 일어나서 이렇게 외칠 것만 같았다. “이놈들. 나 죽어붕게 시원혀냐? 허벌나게 울어도 모자라분디 고따구로 운다냐!” 하며 꽃상여가 부서지라 되살아나는 상상에까지 이르렀다. 그날 이후 내게 죽음이란, 다만 죽은 자만의 슬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자에게 죽은 이를 애도하는 것은 형식이요 과정일 뿐이라고. 그러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오래오래 살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빌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울고 싶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 곡비인 ‘아이’와 반대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아이 오생이 있다. 오생은 팽형(죄인을 솥에 삶는 벌로 삶는 척만 하는 형벌)으로 인해 13년째 살았어도 죽은 거나 진배없는 아버지를 둔 죄로 호족에 오르지 못하고 과거도 못 보는 형벌에 묶여 살아가야 한다. 벼슬길에 오르고 싶은 오생의 꿈은 잘못된 법으로 인해 시작부터 사장 당하고 만 것이다. 그런 오생에게 ‘아이’는 운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숨어 있지 말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가라 한다. 오생의 아버지 또한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오생의 물음에 “밥맛이 밥 먹을 때 나듯이 사는 맛도 살아 있으면 알게 되겠지.”라며 자신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은 아들에게 끝까지 살아서 삶의 이유를 증명하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오생이 처음으로 아버지의 존재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지 싶다. 동화에서 죽음을 다루는 일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동화라고 그런 책임에서 비켜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곡비라는 신분과 팽형으로 존재를 부정당한 아이를 내세워 죽음이 남아 있는 자들에게 고통이 아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함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오늘 누군가는 조용히 죽었고, 누군가는 울면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저렇게 웃으며 살고 있다. 어머니가 말한 인생이란 게 이런 거구나.’(p.89)에서 말하듯 탄생과 죽음은 삶의 과정일 뿐이다. 누구 하나 예외가 없는 생사의 길 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소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을 지키고 가꾸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죽음을 뜻 깊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눈물이 동그란 이유는 멀리 굴러가라는 뜻이란다. 뭐가? 슬픔이나 미움이. 오늘 비가 동그랗게 내린다. 어디선가 이 빗소리에 기대 동그란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부디 그의 슬픔과 미움이 빗물과 함께 멀리 떠나가길. 더불어 오생처럼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곡비가 되어주는 건 어떨까?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살기 좋은 도시는 결국 시민의 손에 달렸다는 것. 도시 혁신가이자 행정가인 전 전주시장 김승수가 25년간 공공정책과 도시에 천착하며 찾아낸 <도시의 마음>(다산북스)은 어떤걸까. 그러자면 전주시 곳곳에 담긴 저자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저자는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따지는 시대에 도시가 시민들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전주를 더 전주답게 만들자"였다. 전주의 정체성을 다지기 위해 그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 가꾸기에 정성을 쏟았다. 공공도서관을 세우고 시민들이 독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을 구성했다. 지역 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전주 책쿵’ 제도를 신설해 시민들의 일상에 책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저자가 마음을 담은 곳은 도서관뿐만이 아니다. 어른을 위한 자본 공간 틈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아이들에게 책 놀이터, 생태 놀이터, 예술 놀이터 등을 만들어 아이들 역시 시민임을 상냥하게 가르쳐준다. 책은 교통과 주거 등 도시 문제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를 쫓기보다는 ‘도시가 바뀌면 시민의 삶도 바뀐다’는 마음으로 변화된 전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의 마음’은 도시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는 도로나 건물 등 물리적 구조에만 관심을 가질 뿐, 마음에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중략) ‘도시의 마음’이 도시를 의미 있게 움직이는 하나의 실체라는 걸 인식할 때 진정한 변화도 찾아옵니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나 장소라도 마음이 담기면 밀도가 달라집니다.” (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막연히 살기 좋은 도시를 꿈꾸는 이들에게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것이다. 도시는 우리 삶의 공간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승수가 전하는 인문학적 시선은 우리가 ‘어디서 살 것인가’ 나아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도 성찰하도록 돕는다. 저자 김승수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전주시장으로 재임한 정치인이자 도시 혁신가다.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전주 곳곳에 도서관과 책 놀이터를 조성하고 작가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전주를 문화 도시로 발돋움시켰다. 이밖에도 전주시의 오랜 고민이었던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을 점진적 재생을 통해 탈바꿈시켰고, 쇠락한 산업단지를 ‘팔복예술공장’이라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었다.
이규진 시인이 암 투병이라는 극한의 경험 속에서 깨달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차곡차곡 모아 시집 <꽃밭에 비상착륙>(일상출판)으로 펴냈다. 시집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을 주제로 한 70여 편의 시가 수록되었으며,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기쁨을 시로 승화했다. 갑작스레 암에 걸려 드라마틱한 날들을 보내야 했던 시인은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삼아 인간적인 서정을 풀어내며, 절망 속에서도 꽃피는 희망을 노래한다. “얼마나 소중한가는/잃어봐야 안다//그러나 무엇도 돌이킬 수는 없다/과거의 같은 사람과 비교하게 될 것이니까//남들이 반지를 살 때/손가락을 가꾸는 삶을 살고 싶었다//깎은 머리에 거뭇거뭇 머리털이 나는 지금/주섬주섬 모아둔 모자들을 버린다//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옷을 사기로 한다/그냥 내가 보석이 되자”(‘회복’ 전문)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는 암과 싸워 얻은 전과이다. 시커먼 암 덩어리가 시의 이미지이고, 소재이며, 주제가 된다. 그리고 비로소 암 덩어리와의 싸움에서 해방된 시인은 자신의 몸이 온 우주고 꽃밭임을 발견하고, 무궁무진한 시의 꽃밭으로 승화시킨다. 그 과정에는 삶에 대한 기쁨과 환희가 충만해 읽는 이들에게도 긍정의 마음을 선물한다. 최정주 소설가는 시 해설에서 “이규진 시인은 철저히 사람이 주인공인 시를 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를 쓴다. 사람살이의 이야기가 담긴 서정시를 쓴다”고 설명했다. 1971년 남원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이 시인은 2020년 ‘문학 시대’ 여름호 신인상 수상으로 시 분야에 등단했다. 같은 해 첫 시집 <시인이란 날개를 달고>를 발간했다. 전북시인협회, 전북문인협회, 남원문인협회 회원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문학정신을 전승‧보존하는 뜻깊은 행사가 지난 1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2025 석정문학제 전주행사 '서로 손을 잡고 걸으십시오' 일환으로 열린 제1차 문학 강연에는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소재호 시인, 박일천 시인, 이소애 시인 등 7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박일천 시인의 석정시 낭송과 백봉기 회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소재호 시인이 문학 강연을 펼쳤다. ‘우리 은사님, 석정 시인님에 대한 회억’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소재호 시인은 석정 선생과의 인연과 선생의 문학정신을 유쾌하게 풀어내 청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시인은 “인류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장르가 석정 문학”이라고 명명하며 석정 선생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교원문학회가 최근 제9회 교원문학상 수상자로 백금종 수필가와 신남춘 시인을 선정했다. 교원문학상은 전·현직 교원문인들이 2016년 창립한 문학단체 ‘교원문학회’가 제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다. 선정 대상은 최근 3년간 저서를 출간하는 등 창작 활동이 활발한 회원 2인으로, 수상자에게는 인물사진이 새겨진 상패와 함께 각 2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백금종 수필가는 2010년 전주서원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했다. 2015년 <국보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한 그는, 최근 3년간 수필집 <내게 머물렀던 시간들>, <내일은 꿈꾸는 나목(裸木)>을 출간했으며, 그 외에도 <대숲에 흐른 세월>, 4인 공저 <따로&함께> 등 총 4권의 수필집을 상재했다. 교원문학회 창립 멤버로, 현재는 전주교육대학교 계절대학 국어사랑회 대표를 맡고 있다. 신남춘 시인은 2011년 순창동계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으며, 같은 해 <한비문학>, 2016년 <시See>로 등단했다. 최근 3년간 시집 <내 생의 어느 날도 똑같은 날은 없었다>, <내 인생에도 신호등이 있다>를 펴냈으며, 저서로는 <풀꽃향기>, <비 오는 날의 초상> 등이 있다. 2019년 교원문학회에 입회한 그는 현재 서울시인협회 시인문학 회원이자 부안문인협회 부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세진 교원문학 발행인은 “1회부터 7회까지 3~5권 저서의 왕성한 창작활동을 한 교원문인 회원에게 상이 돌아간 것과 다른 모습이라 다소 실망스럽다”며 “각각 2권의 저서로 두명이 같은 해 교원문학상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 역사상 처음 수상이 이뤄진 교원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두 회원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제9회 교원문학상 시상식은 <교원문학> 제10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오는 24일 오후 5시, 전주역 앞 초원갈비 2층 연회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동학농민혁명과 보천교의 민족운동을 구술로 정리한 책이 처음 발간됐다. 지난 30년간 보천교 연구에 힘써 온 안후상 박사(중원대학교 종교문화재학과 교수)는 최근 보천교 독립운동 구술사 <원군교를 감시한 어느 한국인 순사의 증언>(도서출판 기역)을 발간했다. 저자는 기존 보천교 관련 문헌이 갖는 한계를 절감하고, 구술사에 주목했다. 기록의 편견이나 주관성을 덜어내고 객관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서였다. 보천교는 전라도에서 동학운동을 주도하던 차경석이 1907년에 강증산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일제강점기에 24방주 또는 60방주라는 민중 조직을 통하여 새로운 정부나 국가를 수립하려는 ‘후천선경 신정부 건설운동’을 전개했다. 일제는 이러한 보천교의 활동을 ‘국체를 부정하는 불온한 사상’ ‘독립운동’으로 규정했다. 보천교 교세가 급격히 확장되던 1918년 가을, 제주도 중문에서 보천교와 강증산 계통의 종교인으로 보이는 김연일이 항일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이후 1920년대 보천교는 물산장려운동과 민립대학설립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형평운동과 민족 독립운동에도 깊이 관여했다. 사회주의자들이나 의열단, 대한민국 임시정부, 만주의 정의부와 신민부, 김좌진 등에게 보천교는 인적·물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사가 펴낸 책에는 동학농민전쟁과 보천교 주교 차경석(차지구 장자)과 강증산 탄생지 관련 구술 10건을 비롯해 보천교의 후천선경 신정부 건설운동 구술, 보천교 독립운동 자금 지원 구술 등 33편의 구술이 채록되어 있다. 저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시절부터 사이비 친일 종교라는 누명까지 쓴 보천교 연구에 열정을 바쳐왔다. 30년 간 축적된 연구 성과의 결정체이기도 한 이번 구술사에는 사건의 단순한 나열이나 기록이 아닌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인물들의 고뇌와 투쟁까지 읽어낼 수 있다. 안후상 박사는 “보천교 민족운동은 불과 100여 년 전의 일이다. 관련 연구가 본격시되던 당시까지만 해도 적지 않은 관련 교인이 생존해 있었지만 그들이 타계하면서 구술을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며 “그때부터 조금씩 보천교 교인을 찾아 나섰다. 정읍부터 완주와 전주 서울과 경기도, 경상북도 청송과 경상남도 함양까지 찾아다녔다”고 채록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헌의 한계를 절감한 요즘, 오래 전에 생성 축정된 구술이 떠올랐다. 이제는 이러한 구술이 적어도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읽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정읍시의 지원으로 추가 구술이 더해져서 ‘보천교 독립운동 구술사’라는 책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저자는 전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근대사와 한국근대종교운동사를 연구했고, 동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목아불교박물관 학예연구원, 대한불교조계종 보조사상연구원의 연구원 겸 ‘월간 불일(佛日)’ 편집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사단법인 노령역사문화연구원 원장, 전남대학교 사학과 강사, 중원대학교 종교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님 뜻에 따라 살아간다/ 인도하시니 걸어간다/ 십자가의 고통 고난의 걸음이어도/ 주님 부르시면 달려간다/ 손안에 있는 부와 자유 버리라 하시면/ 내려놓는다/ 주님 영광 기쁨이시면/ 내 삶 주님께 모두 드린다/ 거짓 없는 삶 내 영혼의 빛깔은/ 순백의 눈물로 씻어/ 은쟁반의 옥구슬의 믿음 굴리며/ 하늘길 간다/ 언제나 믿음을 녹여 사랑으로”(시 ‘내 영혼의 빛깔은 믿음을 녹여 새긴 사랑으로’ 전문) 일상의 생활 속에서 삶과 신앙을 노래하는 시인. 김예성 시인이 <내 영혼의 빛깔은>(창조문예사)를 펴냈다. 지금껏 일상의 삶과 사물에 대한 고뇌와 사유를 자연 동화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 온 그였지만, 이번 시집에는 신앙의 삶을 주제로 자서전적 삶을 객관화시켜 형상화한 기독교 시들로 채워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신앙의 생활화로 육화된 삶의 정서를 시호 구성해 낸 이번 시집은 지극히 김 시인 개인의 신앙적인 삶에 대한 표현이지만, 모두의 삶으로 전환시켜 전개돼 갚은 감동을 준다. 책은 ‘1부_그러지 않기를 기도하라’를 비롯해 ‘2부_가벼운 걸음’, ‘3부_강가에서’, ‘4부_시벽기도’ 등 총 4부로 구성돼, 100여 편의 작품이 실렸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내 영혼의 빛ᄁᆞᆯ은, 내 믿음을 녹여 주님께 드린 무지개 빛이다”라며 “그동안 발표됐던 시들 중에서 믿음의 시를 뽑아 신작과 함께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나의 순수한 믿음의 고백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돌아보면 세상을 함부로 살지는 않았는지, 내 자신의 모습이 민망하다. 그렇지만 주님과 손잡고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며 “항상 믿음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신앙생활을 생활 신앙으로 정진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가 ‘책의 도시’ 비전을 선포한 지 4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는 도서관을 삶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힘 써왔다. 작은 도서관을 늘리고 지역출판사와 동네서점, 독립서점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온라인보다 20% 저렴하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책사랑포인트 ‘책쿵20’ 사업을 진행했다. 독서출판문화 축제인 ‘전주독서대전’과 ‘전주 독서마라톤 대회’를 연중 개최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이색도서관들의 등장이다. 금서를 비치한 도서관부터 숲속 한가운데 문을 연 자연친화 도서관까지⋯. 열람실 중심 도서관을 탈피한 이색 도서관을 소개한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 후 전주에 있는 이색 도서관도 둘러보면 어떨까. △동문헌책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만나볼 수 있는 헌책 도서관이다. 이름에 걸맞게 4000여 권에 달하는 헌책을 보관ᐧ전시하고 있다. 특히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이라는 주제의 큐레이션이 전시돼 있어 시대별 인기 도서와 과거 금서로 지정되었던 책들을 볼 수 있다. 또 지하 1층에서는 오래된 만화책을 열람하거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DVD로 감상할 수 있다. 동문헌책도서관은 헌책의 가치를 나누고 재조명하는 일을 운영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맞춰 지상 2층에서는 헌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동문헌책도서관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2층 열람 공간에 집에서 가져온 낡은 책을 기증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 △연화정도서관 여름이면 연꽃이 가득 피는 전주 대표관광지 ‘덕진공원’. 덕진공원의 거대한 연못을 가로지르는 연화교 위에는 놀랍게도 도서관이 있다. 지난 2022년 연화교의 완공과 함께 개관한 연화정도서관은 한옥으로 지어졌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도서관답게 내부에는 한국의 미와 전주의 정체성을 담은 도서들이 비치돼 있다. 연람 공간인 ‘연화당’에는 약 2400권에 달하는 도서가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분류돼 있다. 전주를 소개하는 ‘점’, 전통문화 이야기인 ‘선’, 신한류에 관한 ‘면’, 가족이 함께하는 내용이 담긴 ‘그리고’, 한국의 정서를 담은 아트북이 비치된 ’여백’이 그 주제다. 연화정도서관 옆에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각종 공연 및 강의가 진행되는 ‘연화루’가 있다. 옛 선조들이 절경을 바라보며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곳은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덕진호수 전경을 볼 수 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학산과 맏내호수 사이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목조 건물. 숲속에 자리한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지난 2021년 자연과 조화를 위해 주변 나무를 한 그루도 베지 않고 지은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은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등 한국 대표 시인들의 친필 사인 시집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국어 원서 시집 등 다양한 분야의 시집을 주로 취급한다. 도서관 1층에는 최근 국내외 시집을 모아놓은 ‘고르다’ 코너와 특정 주제별로 시집을 분류한 ‘반하다’ 등 다양한 시집 큐레이션이 마련돼 있다. 도서관에서 시집을 골라 건물 밖으로 나서면 학산의 푸른 녹음이 펼쳐진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자연 속에서 독서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자 도내 유일한 시집특화도서관으로 등산객을 비롯한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정원문화도서관 식물과 자연에 관심이 생겼다면 들려볼 가치가 있는 도서관이 있다. 식물과 자연, 정원과 관련된 책을 보관ᐧ전시하는 정원문화도서관 그 주인공이다. 정원문화도서관은 식물ᐧ동물ᐧ곤충ᐧ생태ᐧ환경에 대한 기본 지식이 담긴 이론서부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에세이까지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장서를 비치하고 있다. 이들을 6가지 주제로 분류한 큐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각각 식물ᐧ동물ᐧ 등 자연을 이야기하는 ‘배움’, 자연과 관련된 에세이 ‘채움’, 정원가꾸기ᐧ조경 등에 대한 ‘세움’, 자연고 관련된 예술 ‘키움’, 어린이 식물 도서 ‘다움’, 전문서적인 ‘도움’으로 분류된다.
"아름다운 사람들".…이가립 개인전 'Beautiful People'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문화재단, 토크콘서트 ‘한지와 문화인류학’연다
제6회 전주한옥마을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에 이명순 씨 선정
무형유산 공연 ‘장인의 발걸음’…관객 큰 호응
"시적 상상력 가득"…김태익 에세이집 '당신이 사라지는 속도'
제33회 목정문화상에 박동수·황호철·오정선 씨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김제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 개최
전북 문학계 '선거의 계절'…차기 회장 선거 시즌 돌입
제5회 뉴웨이브영화제 공식포스터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