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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회장 이소애, 이하 전주문인협회)가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와 제11회 전주문인대회 및 제7회 전주문학상 소식을 협회지 <문맥>의 53호에 실었다. 이소애 전주문인협회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연2회 발간하는 <문맥> 회지 발간은 마치 사막을 걸어가라는 명령처럼 암담했지만, 회원과 후원업체의 기부금으로 무난하게 발간할 수 있었다며 시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시 낭송 축제를 등 서로의 문학성을 교류할 기회가 많았다. 만남, 이상, 기쁨이 샘솟는 글밭을 가꾸기 위해 함께 힘써주신 분들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호에는 지난 9월 전주덕진공원 시민갤러리에서 열린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 당선작품 전시회 및 시상식 소식을 돌아보게 했다. 10월 전주예술제가 열린 덕진공원에서 회원들의 시 작품을 전시하고 전주시 독서대전을 통해 회원들의 작품집을 선보인 소식도 사진에 담았다. 지난달 23일 열린 제11회 전주문인대회 및 제7회 전주문학상 시상식 현장 풍경도 전한다. 전주문학상 본상문맥상 특집으로 발간한 만큼 이번 책에서는 전주문학상 수상자들의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다. 본상 수상자인 박성숙 씨의 붉은 잎은 떠나고 외 4편과 문맥상 수상자인 황점숙 씨의 마음 한 상 외 4편이다. 회원들이 써낸 시동시수필 작품도 넉넉히 실었다. 표지화는 한재원 한국사진작가협회 전주지부장의 작품인 한벽루의 겨울이다. 양병호 씨는 평론을 통해 추억의 회상과 자아 성찰로 빚어내는 사랑의 노래라는 주제로 이소애 시인의 시 세계를 분석했다.
꽃밭정이수필문학회(회장 문광섭)가 지난 23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꽃밭정이 수필> 제9호 출판기념회와 제3회 꽃밭정이수필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일환 꽃밭정이수필문학회 지도교수, 이소애 전주문인협회장, 윤철 전북수필문학회장, 나인구 대한문학회장, 최화경 행촌수필문학회장, 이용미 수필과비평문학회장, 권요안 꽃밭정이노인복지관장등 60여명의 문학인들이 참석했다. 문광섭 꽃밭정이수필문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수필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체험을 글로 의미를 만드는 문학이기에 노인복지관 회원들의 성숙한 작품이 우리들의 삶의 지표가 된다며 아홉번째 <꽃밭정이 수필>에는 어르신들이 전하는 젊은 날의 경험과 교훈적인 삶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제3회 꽃밭정이수필문학상 수상작인 해오라기의 아침을 쓴 백금종 씨는 고창 출신으로 국보문학을 통해 등단한 작가다. 이희근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으로 백금종 작가는 해오라기의 느림의 미학을 발견했다며 움직임 속에 고요가 있고, 고요 속에 생동감이 넘친다. 자연법칙의 한 단면을 잘 그려냈다고 밝혔다. 이날 제3회 꽃밭정이수필문학상 시상식은 심사평과 수상자의 소감 발표에 이어 수상작품 낭독으로 이어졌다. 이어 참석자들은 제9호 <꽃받정이 수필> 출판을 기념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 해와 작별을 준비하는 12월, 글쓰기를 사랑하는 전북도민들의 이야기가 모였다. 수필로 삶의 등불을 밝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전북문예창작회(회장 송일섭)가 수필동인토방의 아홉 번째 글모음 그리고 부채질을 해 주었다를 발행했다. 양미숙, 이경수, 조순배, 김명규, 김형진, 박준수, 김정미, 박춘민 씨의 글이 실렸다. 결실의 계절에 한 땀 한 땀 써 내렸던 각자의 작품을 모아 엮었으니 그야말로 소중한 수확이다. 수필을 쓰시는 분들을 더 많이 토방으로 초대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며 삶의 진지한 얘기들을 나누고 싶은 분들을 기다려 본다. 우리는 생이 저무는 순간까지 글쓰기를 잊지 않을 것이다. 초대수필로는 정진권 수필가의 글 짚신 고(考)를 소개했다. 유년시절부터 함께 해온 짚신에 얽힌 추억과 그리운 사람에 대한 감상을 적었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순수필동인회(회장 이명화)는 순수필동인지 제3집을 펴냈다. 가을을 먹다라는 제목의 책에는 제1회 순수필문학상 수상작 소식도 함께 담았다. 이명화 순수필동인회장은 이 책의 머리말을 통해 생명력 없는 글은 공허한 메아리라고 말했다. 온갖 소리와 몸짓으로 세상이 혼란스러웠지만, 순수필 동인 제3집을 선보이며 작은 위안을 얻었다는 것. 회원 수 11명으로 운영되는 순수필동인은 소규모의 문학단체이지만 한 달에 한 번 합평회를 여는 등 수필의 문학성을 높이고 수필문학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힘쓰고 있다. 제1회 순수필문학상 수상작은 라옥순 씨의 우화다. 감정을 절제하면ㅅ허도 서정적인 요소와 서사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망자의 혼이 나비가 되어 날아가기를 바라는 마지막 단락에는 긴 여운이 감돈다. 더불어 신영규, 이경옥, 이명화, 이순종, 전성권, 황점복, 황점숙, 박갑순, 고명환, 박영삼 등 회원들의 글이 모여 이번 책을 완성했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 시리도록 눈이 부신 태양,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까지 인간에게 생명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생명 유지와 상관없는 과거에 대해 끊임없는 접촉을 시도한다. 과거에 대한 의문과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인간의 삶 일부로 들어온 것은 오래된 일이다. 과거를 놓치지 않으려는 인간의 심리는 자신의 근본을 향한 몸부림이라고 단정 짓는다면 지나침일까? 어찌 됐든, 과거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기록물이지 않을까 싶다. 몇백 년, 몇천 년 전의 과거를 만나기 위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과거의 기록물을 접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역사를 넘나들고, 기록을 통해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록물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얼마 전, 동화작가 장은영은 조선왕조실록을 소재로 한 동화를 선보였다.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파란자전거)라는 이 책은 조선 500여 년을 담은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내는 지난한 과정을 담았다. 임진왜란이라는 7년의 전쟁 동안 조선에서 사라진 것들이 많았다. 국가의 위태로움과 함께 백성들의 목숨과 조선 땅의 역사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전쟁이었다. 그 중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 중에서 세 곳은 모두 불에 타고, 마지막으로 남은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동화에 담았다. 조선 사회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살아갔던 광대들 100여 명과 안의, 손홍록이 그 주역들이다. 동화에서는 하루아침에 역적의 아들이 된 석개와 석개와 형제처럼 지내던 궁수였던 팔모, 줄광대 홍두가 실존 인물인 안의와 손홍록과 함께 실록을 지키기 위한 위험한 대장정을 하게 된다. 백성의 고혈을 짜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실록을 일본에 넘기려는 탐관오리와 이방의 온갖 모략과 협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목숨을 건 조선실록 지키기는, 조선 사회의 가장 천대받은 광대들과 함께 이루어낸다. 지금 전쟁 때문에 목숨이 위태롭고, 당장 입에 풀칠할 것도 없는데 그깟 책이 뭐 중요해요? 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옷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라며 처음에 거부했던 아이들도 역사를 바로 알면 밥이 나오고, 옷이 나오는 법이다.라는 말을 듣고 혼신의 힘을 다해 조선실록을 지켜낸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말처럼 역사는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만나면서 재탄생 되는 것이다. 재탄생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기록물이다. 과거와 만날 수 있게 하는 기록물에 대한 가치를 드러내 준 장은영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덕분에 이 책으로 전북작가회의에서 마련한 불꽃 문학상의 영예까지 얻었으니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되었으리라 여겨진다. *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을 출품해 당선됐다. 학생 독서지도를 하면서 글을 쓰고 있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된 <달려라, 달구!>가 있다.
올해 전북의 춤판에는 지역의 특색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창작 무대가 눈에 띄었다. 지역을 연고로 오랜 세월 무용에 전념해온 원로와 중견 무용가의 업적을 돌아볼 기획 전시와 공연도 마련됐다. 신진 무용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오디션 무대는 지역 무용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전북 문화브랜드공연 기대감 높인 장수가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은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독특한 소재와 정체성을 살리면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전북 문화브랜드공연을 기획해 선보였다. 지난 11월 전주와 장수에서 올린 이미지무용극 장수가야는 숨겨진 철의 왕국이라는 주제로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장수가야인들의 기상을 그려냈다. 장수와 진안고원 일대에서 대가야의 유적이 발견되고 그 흔적을 문화예술로 승화시켜보자는 장수군의 제의가 전북도립국악원으로 들어온 것이 장수가야의 시발점이 됐다. 숨겨진 가야의 역사적 배경을 밝히는 과정에서는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 곽장근 교수를 만나 도움을 얻기도 했다. 임기 초반 전북을 대표할 브랜드 작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놨던 여미도 무용단장은 이번 작품으로 잊혀져가는 한국 무용극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인명무의 관록 돌아볼 아카이브 기획 풍성 여든을 훌쩍 넘긴 최선 명무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보유자로서 70여년 춤 인생을 담은 무대를 선보였다. 9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2019 최선춤-꽃길이 그것. 춤 인생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그가 원로무용가가 되기까지 갈고 닦아온 예술혼을 담았다. 2019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JBPAF)의 일환으로 호남살풀이춤보존회 회원이 함께 출연했다. 전주문화재단은 12월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의 일환으로 현대무용의 대모인 육완순의 춤과 인생을 재조명했다. 육완순의 삶과 예술성취를 선보이는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강명선현대무용단과 CDP무용단의 헌정공연도 열렸다. 7월에는 멋의 예인, 우리 시대 마지막 낭만주의 춤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발하게 무대에 섰던 원로 한국무용가, 최현 선생을 기리는 17주기 추모 공연이 전주에서 열렸다. △전북 무용인 선의의 경쟁, 열정으로 채워져 신진 무용가를 위한 텃밭으로는 우진문화재단 우리 춤 작가전-신인춤판과 뮤지컬수컴퍼니가 주최한 문화예술 경연대회 제1회 BATTLE YOUR TALENT가 대표적이었다. 지역의 젊은 무용가들의 창작물을 선보이기 위한 우리춤작가전 젊은 춤판은 선의의 경쟁으로 춤판에 흥을 더했다. 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는 2019 젊은 안무자 창작 춤판에서 황채은 안무가의 프리즘속으로에 대상을 수여했다. 전북 무용인의 큰잔치인 전북무용제는 6월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중공연장에서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 등 5개 팀의 경연으로 치러졌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이 대회의 대상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그 아픔을 다룬 고명구 춤 익재의 한국무용 그날에 돌아갔다. △공연장 상주단체 등 민간 무용단 활동 기지개 강명선현대무용단은 10월 전주 치명자산을 주제로 무용극을 선보여 지역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치명자산 성지에 담긴 순교자들의 사랑과 믿음의 정신을 현대무용으로 풀어낸 것. 전주 한벽루 주변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공간을 한 곳에 모아냈다. 예술감독 김화숙이 이끄는 현대무용단 사포는 3월 새 임원진으로 김남선 대표와 조다수지 부대표를 선출했다. 이후 5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펼친 야외 춤판 사포, 말을 걸다 11번째 공연을 비롯해 9월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조다수지 씨의 개인무대로 소극장시리즈를 선보였다. 산조전통무용단은 1월 문정근김정학배상복 3인의 협심으로 완성한 춤 동행 남무 60으로 전주관객들과 만났다. 태평무로 전통무용의 정수를 보여주며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우리 춤이 가진 속 깊은 멋을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9월에는 전주춤의 뿌리를 찾기 위한 무대를 열고 전주 검무를 비롯한 지역의 전통무용의 멋을 보여줬다.
전라북도의 내륙 중에서도 가장 내륙이라 할 수 있는 진안 도통리 초기 청자가마터가 20132017년에 걸쳐 총 5차례 조사 되었다. 진안 도통리 청자가마터에서는 이른 시기의 선해무리굽 및 중국식해무리굽 청자완들과 함께 한국식해무리굽 청자완이 수습되었으며, 진흙가마와 벽돌가마가 각 1기씩이 완벽한 상태로 확인되었다. 2017년에 완벽하게 전모를 들어낸 벽돌가마는 2016년 확인된 고창 용계리 초기 청자가마 보다도 길이가 5m 정도가 더긴 43m로 확인되어 호남지역에서는 최대 규모로 가마로 확인되었다. 20162017년에 걸쳐 확인된 벽돌가마는 초기의 벽돌가마에서 점진적으로 진흙가마로 변화되는 과정을 한 곳에서 보여주는 최초의 가마로, 한국 초기청자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2호 가마의 운영시기는 10세기 초 중반에 처음 축조되었다가 퇴화형해무리굽이 생산되는 11세기 초반에 폐요 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시굴 및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제1호 가마인 진흙가마는 확인된 길이가 13.4m로 이 가마에서는 한국식 및 퇴화형해무리굽의 청자들이 수습되어 가마의 운영시기는 대체적으로 11세기 중엽으로 판단된다. 진안 도통리 청자가마의 조업시기는 현재까지의 5차례 조사결과로 추정하여 보면 초기의 벽돌가마와 그 이후의 진흙가마 모두가 확인되고 있어, 그 운영시기는 현재 10세기 초중반인 930 50년경에서 약 11세기 중반경까지 운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동고산성에서는 중국식해무리굽 청자가 수습되었는데, 발굴된 해무리굽 청자들은 그 일부가 진안 도통리에서 수습된 해무리굽 청자완들과 친연성을 가지고 있다. 무문이며, 유색이 매끄럽지 못한 점, 초기 청자의 대표적인 유색인 올리브색 유약이 사용된 점 등이 유사하여 일부에서는 진안 도통리에서 제작된 청자의 수요처로서 전주 동고산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동고산성 외에 익산 미륵사지, 남원 실상사, 정읍 고사부리성 등에서도 초기 청자완이 출토되었는데, 이들 중 백제시대에 축성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읍 고사부리성 출토 청자완들은 진안 도통리 출토품과 유사성이 인정된다. 진안 도통리 청자 가마터는 청자의 제작과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고창 용계리나 부안 유천리 가마보다는 불리한 요소가 많이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륙의 오지에 가마터를 조성한 것은 고창과 부안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후백제 견훤시대에 지역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진안 도통리에 가마를 조성한 것이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도통리 청자들은 완주와 진안의 경계선에 있는 마티고개를 넘어 전주로 공급되거나 전주의 내륙수로망을 이용하여 다른 지역으로 공급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또한 전주를 떠나 만경강과 금강 수계를 따라 공급되었을 진안 도통리 청자들은 지금의 군산시 임피면에서 충청과 호남의 다른 지방으로 운송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상기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갤러리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대표 한리안)가 25일 정진용 작가의 개인전 3인의 영웅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다. 특별히, 전시 첫 날인 25일에는 관람객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파티를 준비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성기문과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피아니스트 윤복희가 오프닝 공연을 선보이며 예술이 흐르는 교류 시간을 만들 예정. 정진용 작가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지역예술육성사업에 선정돼 혈통을 주제로 한 영상과 사진회화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고향인 전주에 돌아온 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개인전인 만큼 창작작업의 영역이 회화와 설치에서 영상까지 확장됐음을 알리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 더불어 영상으로서 가능한 예술작업의 의미와 무게를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는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닮고, 나는 아버지를 닮았다는 이유로 나는 할아버지와 가장 닮은 손자가 됐다는 이야기. 그 이유에선지 할아버지는 8남매가 낳은 손주들 중 나를 가장 예뻐했다는 아스라한 추억 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나의 영웅은 완전히 다르다. 할아버지, 아버지, 나로 이어지는 삼대의 얼굴에 그들이 각자 영웅이라고 여겼던 이들의 얼굴이 겹쳐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것은 누군가의 얼굴이라기보다는 나와 우리들의 머리이며, 이 불분명한 머리들의 형상은 삼대 두세기에 걸친 반목과 질곡의 통사이자, 지금 동시대 세대갈등에 얽혀진 끈끈한 혈통의 매듭 속에 묶여져 있는 것이다. 정진용 작가는 혈통이 동반하는 숙명적 순종에의 강요, 이른바 내가 말하는 대로 듣고 내가 원하는 답을 하라는 식의 독재적 강요가 할아버지와 나의 피에 흐른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세대에서 소위 틀딱들과 핏덩어리들 사이에 있는 거대한 유리벽은 젠더와 인종의보다 더 높고 두껍다며 전시주제에 담긴 생각을 전했다. 간절히 닮고자 하지만 닮지 않았고, 닮지 않으려 애쓰지만 닮아 있는 그것이 혈통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리는 누구나 그 굴레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1972년생인 정진용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8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30회의 개인전과 150여회의 단체전을 선보였다. 팔복예술공장 강연, 노송동 한옥마을 공예품전시장 사다리트리 설치, 선미촌 기억골목프로젝트 총감독 등 전주에서도 다양한 창작 및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란한 미디어장치가 아닌 작품으로서 사회 공동체적 네러티브가 있는 영상예술을 전주시민들이 접하고 영상표현에 대해 보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담론들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꺼먼 연기를 내뿜으며 오목대 아래 철로를 달리는 증기기관차, 한벽당 아래 전주천에 한지통을 놓고 종이를 뜨는 모습, 전주천에서 헤엄치는 아이들, 한옥마을 골목길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풍남문과 남문시장 풍경. 전주 한옥마을의 옛 풍경, 전주 시민의 옛 삶을 보여주는 귀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전주 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이 24일부터 2020년 3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옛 사진으로 본 전주한옥마을 사진전. 어진박물관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조선말부터 1970년대까지 한옥마을 풍경을 담은 사진 5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부 한옥마을의 문화유산, 2부 한옥마을의 삶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경기전, 오목대와 이목대, 전주향교, 풍남문, 전동성당 등의 사진이 전시되며, 2부에서는 한옥마을 전경과 골목길 풍경, 전주천 어린이 생활상, 한벽굴과 철로, 남문시장 등을 담은 사진이 전시된다. 어진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주 한옥마을의 역사와 시민의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했다. 관람 문의는 학예연구실 063-231-0190.
한국화가 한은주 작가가 이발소 밖의 풍경을 주제로 열여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24부터 29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한 작가가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연구한 전주한지의 특수성을 살리고 색과 캐스팅 기법을 다양하게 활용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주제소재기법 등 기존의 작품 스타일을 바꾸는 데 공을 들였다. 장석원 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은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판각 때문에 도드라진 종이의 질량감을 그대로 살려서 작품화한 것과 색채 대신 먹물을 엷게 입혀 은은하게 식물의 윤곽을 드러낸 것도 있다. 꽃과 나뭇가지를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대비시켜 민화적으로 그린 것도 있다. 자칭 이발소 그림이라고 평하는 그 작품은 대중적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며 일종의 한은주식 팝 아트라고 할 만하다고 평했다. 한 작가는 원광대 미술대학에서 한국화를 배웠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전북미술대전, 춘향미술대전 초대작가, 원묵회, 봄바람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구상전, 한국화 동질성전 등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가족이 해체된 현시대, 변하지 않을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이 전주에 온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25일과 26일 양일간 성탄절 기획공연으로 원로 연극인들의 하프라이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캐나다의 수학 박사이자 철학자인 존 미튼의 희곡으로 노인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통해 나이 듦, 망각, 가족, 신, 죽음이 가지는 의미에 물음표를 던진다. 대한민국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을 기리는 연극 축제 늘푸른 연극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5~22일 서울 대학로에서 펼쳐진 제4회 늘푸른 연극제는 이 작품을 비롯해 모두 6편의 연극을 선보였다. 또한 하프라이프는 문화예술기획의 거장인 대한민국 대표적 연출가인 표재순 씨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연극과 뮤지컬은 물론 88올림픽, 2002 월드컵 등 국가의 주요 대형 행사까지 맡았던 표재순 연출가는 하프라이프를 통해 가족이 해체된 현시대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로 남을 부모와 자식의 관계, 늙음과 사랑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원래 가치의 반만 남은 상태를 뜻하는 제목 하프라이프는 핵 물리학에서 원자가 소멸 전 얼마나 견디는지를 묘사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소멸 직전 맹렬하게 타오르는 생명성, 혹은 반만 남은 채 죽어가는 생명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저울질하며 관객들이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도록 했다. 한편, 이번 전주공연은 25일 오후 3시, 26일 오후 7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좌석 가격은 전석 3만원. 문의는 063-270-8000.
(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2020년 1월 3일까지 2020년 전주시네마펀드(Jeonju Cinema Fund, JCF) 공모를 진행한다. 전주시네마펀드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기획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며, 총 6000만 원 규모로 운영된다. 극영화는 초고 이상의 시나리오를 보유한 순 제작비 4억 규모의 저예산 장편영화, 원작이 있는 경우 판권이 확보된 작품에 한한다. 다큐멘터리는 제작 진행 상황 70% 이하의 장편 기획물을 대상으로 한다. 두 부문 모두 공동제작 및 외부 투자, 2년 내 완성이 가능한 작품이어야 한다. 전주국제영화제 내년 1월 중 프로젝트를 선정해 1차 기획 개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작은 개발과정을 거친 후 전주프로젝트마켓 기간 동안 열리는 프로모션 행사에서 영화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되며, 이후 최종 심사를 바탕으로 2차 기획 개발비를 지원한다. 또한 선정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우수 프로젝트 1편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작투자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로 선정된다. 신인과 기성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전주국제영화제 출품 사이트(entry.jeonjufest.kr)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문의는 전주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팀 02-2285-0562.
지난해 전북 연극계를 뒤흔든 미투(#MeToo나도 당했다)는 올해도 피해자들의 눈물 속에 여진이 계속됐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이하 전북연극협회) 제25대 지회장으로 추대된 조민철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나 전북연극협회 제명과 협업 배제 조치가 내려진 미투 가해자들이 연극무대 복귀를 시도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전북 연극계는 전북연극제영호남연극제전북소극장연극제의 맥을 이으며 2020년 연극의 해를 준비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 새 지회장 선출, 협회 안정화 팔 걷어 전북연극협회 제25대 지회장 선출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정두영 지회장이 단독으로 출마했지만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재선에 실패했고, 2차 후보 접수를 진행했지만 지원자마저 없었다. 전북연극협회 정상화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월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 2019년도 임시총회와 제25대 임원개선에서 조민철 지회장이 추대돼, 2022년 1월까지 3년간 전북연극협회를 이끌게 됐다. 제23대 전북연극협회장을 맡아 활동했던 조민철 지회장은 폭넓고 즉각적인 회원 소통을 통한 협회 안정을 추구했다.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미투 피해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고민하는 한편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회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미투 가해자, 복귀 시도 피해자들 2차 피해 우려 연극 생태계를 바꾸기 위한 전북연극협회의 노력이 있었지만 미투 관련 진통은 계속됐다. 가해자로 지목돼 전북연극협회에서 제명된 A씨는 협회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고, 전 극단대표 B씨는 지난 6월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2개월 감형을 받았다. 또한 B씨가 대표로 있던 극단은 지난해 해산됐지만, 핵심 멤버들이 모여서 새로운 극단을 만들고 해산된 극단이 운영하던 소극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명됐던 C씨는 최근 연출과 각색을 맡아 연극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고, 미투 가해자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북 지역 한 사립대학의 D교수는 아직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업 금지를 어기고 가해자와 함께 작품을 만든 전북연극협회 회원 징계 필요성과 미투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연극협회는 제명된 가해자들의 연극 활동을 막을 수 있는 뚜렷한 제재방안이 없다보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회원과 예비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성인식 개선에 집중했다. △2020년 연극의 해 아픈 만큼 치열했던 창작열 전북 연극인들의 창작 열기는 창단 60주년을 눈앞에 둔 극단 창작극회, 개관 30주년을 맞는 전주 창작 소극장을 중심으로 피어올랐다. 지난 4월 열린 제35회 전북연극제에는 극단 까치동마진가자루창작극회둥지 등 5개 극단이 참가했으며, 모두 창작초연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창작극회 아 부 조부 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전북 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해 은상을 받았다. 미투 후폭풍으로 존폐의 기로에 섰던 영호남연극제는 제20회 성년을 맞아, 경북광주전북경남에서 4개 극단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였다. 제27회 전북소극장 연극제에서는 극단 자루창작극회마진가와 대전 공연창작집단 사고뭉치가 참여해 전주 공연예술소극장 용과 창작 소극장에서 열흘씩 작품을 올렸다. 이달 29일까지 극단 마진가가 창작초연작 금자네 반찬집을 선보인다. 전북연극협회 조민철 지회장은 2019년 전북연극계에 대해 아픔을 드러내고 닥쳐올 염려와 걱정들을 넘어서 살을 도려내는 아픈 과정이 있었다. 올해는 그동안 애써서 준비해왔던 여러 가지 것들을 세상에 내놨던 시기였다며 내년 연극의 해에 맞춰, 적어도 외적으로는 정상 행보를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미투 관련해서는 올해 겉으로는 사그라드는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문제가) 잔존하고 있고, 과정을 밟아가면서 차분히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시대 전주의 선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꼬마선비가 된 어린이들이 놀고 체험하며 스스로 배워나가는 열린 학습터가 문을 열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지난 9월부터 진행한 어린이박물관의 시설과 프로그램 개편을 마치고 지난 21일 공식 재개관을 알렸다. 지난해부터 조선 선비문화를 중심으로 박물관 특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전주박물관은 이와 연계해 어린이박물관에 최신 전시기법을 반영하고,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3개월 여의 시간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연 어린이박물관에 들어서면 꼬마선비 오성한음이 반갑게 손짓하며 관람객을 맞는다. 솔방울 집과 토끼, 오리 모양의 의자가 박물관 앞 마당을 장식하고 있어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물관 로비 또한 앙증맞은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꼬마선비 납신다라는 주제로 조선시대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각종 체험기구와 놀이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역사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날로그 기기와 디지털 체험물을 적극 활용했다. 생생한 선비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주제별 전시로 과거 여행을 떠난 듯 이야기 길을 따라가도록 했다. 로비를 기준으로 양 옆을 바라보면 선비의 살이와 선비의 놀이로 주제를 나눠 2개 실이 운영되고 있다. 각각 초등학교 저학년과 7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제1실에 들어서면 서당 훈장님의 가르침부터 집안에서 하던 밥상머리 교육, 과거시험 보러 가는 길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참된 선비의 삶에 대해 어린이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펼쳐진다. 어린이가 직접 꼬마선비가 되어 선비의 일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 곳곳에 지혜로운 이야기를 담아 놨다. 공을 던져 목표를 맞추거나 말을 타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체활동도 해볼 수 있다. 활동일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 제1전시실에 입장하기 전 로비에서 받을 수 있으며 어린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 그림과 스티커를 함께 구성했다. 지도를 보며 구석구석을 탐험하듯 선비의 살이를 둘러보는 데 도움이 된다. 체험 끝에는 인의예지신을 두루 갖춘 선비들의 모습에서 나의 선비상을 찾는 검사도 해볼 수 있다. 제2실은 미취학아동이 전주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다양한 체험시설을 즐기며 선비의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놀이터다. 오목대와 용머리고개, 한벽당, 다가언덕 등 전주의 문화유산을 놀이시설과 결합시킴으로써 영유아가 자유롭게 놀며 전주의 역사를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동화책을 읽어주듯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벽면 곳곳에 담아놓은 역사 이야기도 볼거리다. 7인 이상 단체 관람객을 위한 예약제를 비롯해 편의시설 확충에도 신경을 썼다. 어린이 보호자를 위한 수유실, 기저귀 교환대 등 영유아 휴게실을 확장해 놀이공간 중앙에 설치했다. 이번 어린이박물관 개편에 참여한 서유리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어린이들이 체험과 놀이를 통해 선비의 정신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고민했다며 이 공간에서 놀며 체험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선비가 되어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 교훈을 익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운영과 관련한 문의는 학예연구실(063-220-1025)로 하면 된다.
한민족 근원 정서인 한(恨)을 평생의 문학적 화두로 삼고, 문학비평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 발전시킨 전북문단의 어른 고 천이두 선생(19292017). 그의 문학적 삶을 재조명하는 작고문학인 세미나가 지난 20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렸다. 전주시와 하남천이두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최동현)가 마련한 이날 세미나는 최동현 위원장의 기조발제 한을 다스려온 문학 일생, 천이두로 문을 열었다. 최동현 위원장은 천이두 선생의 한론은 처음에는 한을 부정적인 것,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으나, 차츰 긍정적인 것들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문학적, 미학적 개념으로부터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개념, 혹은 윤리적 개념으로 거듭거듭 그 외연을 넓혀 왔다며 한을 탐구하는 대상도 소설에서 시로, 그리고 다시 판소리로 확산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에 관한 그의 연구는 한 사람의 학자로서, 문학 평론가로서 한 가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평생을 사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를 잘 보여주는 예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로는 임명진 전북대 명예교수의 천이두 비평의 흐름, 김성식 전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시김새와 그늘로 풀어낸 판소리 미학, 전정구 전북대 명예교수의 한의 역설과 삭임의 미학이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이경재 숭실대 교수, 곽병창 우석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각각 참여했다. 또한 김영 김제예총 회장의 창가를 서성이던 단정학(丹頂鶴), 정영길 원광대 교수의 가까이서 느낀 천이두 문학비평의 향훈를 통해 천이두 선생을 회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천상묵 유족 대표와 이보영 문학평론가, 홍석영 소설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민화를 그리는 스승과 제자가 따로 또 같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오정 이현숙 선생과 그를 사사한 5명의 궁중민화 작가들 이은경박현미장창영이해영박은향 씨가 그 주인공. 오정 선생은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차오름 1전시실에서 제5회 개인전을, 그의 제자들은 차오름 2전시실에서 제5회 회원전을 각각 진행한다. 두 전시회에는 일반 시민이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민화를 지향해온 이현숙 선생과 제자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 이현숙 선생은 궁중민화의 대가 예범 박수학 선생에게 사사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개인전 주제는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그림. 전통기법을 충실하게 살려 의욕적으로 준비한 열 폭짜리 금강전도와 봉황도, 미인도, 화접도, 백접도 등 화려하면서도 유려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현숙 선생은 우리 조상들은 민화를 곁에 두고 한해를 마감하면서 새해 소원을 빌기도 했다며 민화를 통해 한국의 멋과 정취를 맛보시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이은경박현미장창영이해영박은향 작가의 제5회 소담궁중민화 회원전도 넉넉하다. 다섯 작가는 각종 공모전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한황실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한 군학도, 화접도, 쌍룡도, 연화도를 등 멋스러운 민화 세계를 펼쳐놨다. 이은경 작가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작품이 어느덧 생의 커다란 즐거움이 됐다며 한해의 끝자락 민화의 무한한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전북의 음악판에는 전통의 새 바람이 불었다. 전북도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 등 주요 기관에서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와 창극 작품을 선보였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동서양의 전통 관악기를 통해 문화와 시대를 아우르는 인류의 바람을 담아냈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담아낸 바람, 소리 개막공연 바람, 소리를 시작으로 닷새간의 여정을 펼친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세계의 관악기와 동서양의 종교음악을 집중 조명했다. 소리축제의 대표적 브랜드인 광대의 노래이 주제가 관악기인 만큼 한국 전통 관악기와 해외의 다양한 관악기를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특히, 개막공연 바람, 소리와 폐막공연 락&시나위는 국경과 장르는 물론 문화와 시대적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으로 완성됐다. 올해 주요 기획인 관악기 프로그램과 종교음악시리즈는 세계의 다양한 관악기가 쌓아올린 예술적 성취를 소개하고 인류의 기원과 바람을 들여다봤다는 의의를 남겼다. 지난해에도 야외무대로 사용했던 음악의 집을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전환하면서 마당극과 연희 형태의 공연을 선보여 가족단위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축제 개막과 함께 찾아온 태풍 미탁으로 일부 야외공연이 취소되면서 방문객 수에도 영향을 줬다. 5일간 모두 132회 공연을 펼쳤는데, 13만6987명이 축제를 찾았다. 하루 평균 2만7397명이 다녀간 셈이다. 좌석점유율은 86.9%로 전년도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창극의 향연눈과 귀로 즐긴 전통 음악 창극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던 국립민속국악원은 8월 창극 지리산에 이어 10월 한 달간 2019 대한민국 판놀음을 펼쳤다. 판놀음 폐막 공연에서는 창극의 별이라 불리는 명인과 명창 21인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풍경도 만들어내 식지 않는 국악의 혼을 입증했다. 전북도립국악원의 3.1운동 100주년 기획인 만세배 더늠전을 비롯해 남원시립국악단 창극 오늘이 오늘이소서, 전주한옥마을 마당놀이 별주부가 떴다, 전주마당창극 진짜진짜 옹고집, 정읍시립국악단 창극 정읍 사는 착한 여인 등 전북지역 곳곳에서 국악을 향한 열정이 용솟음쳤다. 조통달 명창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으로서 만드는 마지막 무대에서 놀부로 분했다. 단막창극 화초장 대목을 통해 특유의 힘 있는 통성은 물론 해학이 가득한 소리를 보여준 것. 창극단원들도 민요, 판소리, 입체창 등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눈과 귀로 즐기는 전통음악의 진수를 선보였다. 부안에서는 평생을 국악 발전에 헌신한 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추담 홍정택 선생을 기리는 석상이 세워졌다. △판소리의 본향 전주대사습놀이 역할 커 올해로 45회를 맞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국악분야의 최고 등용문이라는 위상을 높이고자 참가자격을 강화했다. 대회 최고 영예인 판소리명창부에 참가하려면 판소리 다섯바탕 중 한바탕 이상 완창 가능한 자에서 한바탕 이상 완창한 자로 조정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올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장원에 오른 최영인 명창은 11월 익산에서 동초제 흥보가 완창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10월에는 판소리의 본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국 최초로 판소리 다섯바탕 유파별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주소리문화관에서 3일간 열린 이 공연에는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를 비롯한 19명의 명창과 9명의 명고수가 참여해 대중과 소통하는 판소리의 참 멋을 보여줬다. 지난 2004년 대사습 사상 최연소로 명창부 장원에 등극한 장문희 명창은 올 11월 동초제 심청가 완창 음반을 만들어 냈다. 30여 년간 공부해 온 전통 판소리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이준동 신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새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20년간 쌓아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과를 이어받아 영화제의 노하우와 정체성을 지키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19일 기자들과 만난 이 집행위원장은규모와 예산 부분으로는 부산 등 다른 영화제와 비교하면 열악하다고 볼 수 있지만 대안영화와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내용을 채워가고 있는 전주의 발전 가능성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또 최근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색적인 전시를 선보였던 팔복예술공장을 찾아 전시공간 등을 둘러봤다며 지역의 영상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도 털어놨다. 영화산업을 구성하는 인재와 정보, 자본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인적물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화제를 통한 지역인력을 키워내고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지역문화자원을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이슈가 된 프로그래머 모집과 관련, 이 집행위원장은 영화판은 오래전부터 인력이 넉넉하지 않은 탓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중 가장 희소한 자원은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하고, 공모와 외부 추천을 통해 좋은 분을 모시는 게 제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공적 자원이라고 말하는 이 집행위원장은 국내만 해도 10여개의 크고 작은 영화제가 있다. 현재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정체성을 새롭게 바꾸려는 시도보다는 현재의 것을 제대로 가꾸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제작하고 있는 작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영화계 발전을 위한 일에도 에너지를 쏟아야 할 필요를 실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후기의 판소리가 성악의 백미라면, 시나위와 산조는 기악의 꽃이라고 말한다. 우리 소리의 미학을 사랑하는 세 연주자가 뭉쳐 백장미를 닮은 전통으로 미래를 그린다. 바로, 전통 기악 연주자인 백은선(가야금)장혜정(아쟁)서정미(대금) 씨의 만남. 각자 이름의 한 글자씩을 따 팀 이름을 백장미라 정한 이들은 20일 오후 7시 30분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에서 3인 연주회를 연다. 평소 서로를 지음(知音)이라 각별히 여겨온 백장미는 벗의 음악으로서 서로의 가락이 화음을 이루는 데 목표를 두고 활동했다. 백장미는 아쟁 명인인 이태백 교수가 붙여준 이름이다. 이 교수에게 진도씻김굿, 시나위, 산조합주를 배우며 이번 연주회를 준비했다. 전통음악의 깊이와 음악사의 흐름에 따라 나타난 음악문화의 변천을 찾으며 연주자로서 세 사람 모두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전통음악의 깊이와 음악사의 흐름에 따라 나타난 음악문화의 변천을 찾아 고민할 즈음 이태백 교수님을 만났어요. 교수님이 보여주신 가르침에 대한 열정은 저희가 학습의 소중함과 절실함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죠. 이번 연주회에서는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 △이태백류 아쟁산조 △원장현류 대금산조 △시나위 △진도씻김굿중 제석거리를 준비했다. 무속을 무(巫)를 중심으로 한 신앙문화로 정의하고 무의 문화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민속신앙과 전통음악의 깊이를 펼쳐낼 계획이다. 서정미 씨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대금 부수석이자 원장현류 대금산조 보존회 전북지회장, 전북대학교 한국음악과 겸임교수로 있다. 가야금 연주자 백은선 씨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상임단원이자 퓨전그룹 오감도 멤버와 바람의 악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아쟁 연주자 장혜정 씨는 전북도립국악원을 거쳐 현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단원으로 있다. 이들은 이번 공연 이후에도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한 창작과 연주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창단연주회를 열고 활동을 이어온 이음음악협회(총예술감독 이윤정)가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21일 오후 5시 전주 문화공간 이룸에서 진행하는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세이브칠드런과 함께하는 자선음악회- E:UM의 두 번째 겨울이야기. 이번 콘서트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음악과 캐럴 등 신나고 재미있게 구성했다. 이음음악협회는 피아노오카리나클라리넷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들이 뜻을 모은 단체이며, 대중음악재즈국악과의 퓨전 음악까지 폭넓은 장르 넘나들며 관객과 함께 소통해 오고 있다. 이음음악협회 총예술감독을 맡고있는 이윤정 문화공간 이룸 이사장은 시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티켓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자선음악회로 기획했다며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음악회, 따뜻한 공연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대도예, 중국의 현대회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전주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이 31일까지 진행하는 한중 문화예술교류 초대작품전. 이번 전시에는 한국현대도예가회 이사장과 군산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지낸 현대도예가 이명순 작가와 중국 계림관광대학교 학장 위검화 교수가 참여한다. 이명순 작가는 인간의 사랑, 희로애락 등 일상의 모습과 현대인의 다양한 양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20점의 도조 작품을 선보인다. 인체를 추상적, 기하학적 형태로 재해석해 동물과의 결합해체를 반복하며 새로운 형상을 만든 작품들이다. 물레, 코일링, 판상, 직조 성형 등의 다양한 성형기법이 사용된 결합도자기법이 돋보인다. 위검화 교수는 중국 광서성을 대표하는 현대 중국화가로서 대담한 필체와 과감한 구도로 중국의 산수, 인물, 소수민족 생활상 등을 표현한 작품 60여 점을 펼쳐놓는다. 이현옥 관장은 두 작가의 전시는 한중 양국 간 미술교류는 물론 문화예술 활동의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시인협회장 후보에 이두현·이광원 최종 등록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세대와 기록이 이어지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전주문인협회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간절한 ‘꿈’을 그리다…여균동 그림책 ‘그녀의 꿈은 밀라노에 가는 거였다’
현대 한국 여성 서예 중진작가전 ‘어머니의 노래’ 개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