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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전북문화 2025] ➅이별과 전환의 한 해, 종교와 여성의 자리

2025년 전북의 종교·여성 분야는 ‘이별’과 ‘전환’이 교차한 한 해였다. 오랜 시간 신앙과 수행의 길을 이끌어온 종교계 큰 어른들의 부재는 공동체에 깊은 울림을 남겼고, 여성 정책 현장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계기로 변화의 방향을 다시 모색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교황과 대종사, 한 시대의 마침표 전북 종교계는 세계와 지역을 잇는 두 개의 이별을 마주했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21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뒤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연대와 겸손의 메시지로 상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은 종교를 넘어 사회 전반에 성찰의 계기를 남겼다. 전주 치명자산성지에는 분향소가 마련됐고, 전주교구 주교좌성당에서는 추모 미사가 거행되며 지역 신자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불교계도 큰 별을 떠나보냈다.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금산사 조실인 금산당 도영 대종사는 11월 20일 원적에 들었다. 법랍 65년, 세수 85세. 도영 스님은 금산사를 중심으로 수행과 포교에 헌신하며 전북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중앙종회의원과 포교원장을 역임하며 종단 포교 기반을 다졌고, 백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영결식과 다비식에는 사부대중 수천 명이 참석해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도영 스님의 49재의 막재는 내년 1월 7일 금산사에서 봉행될 예정이다. △성평등 정책, 다음 단계를 묻다 여성 분야에서는 성평등 가치 확산과 정책 전환의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났다. 도내 유일의 성평등 축제인 ‘젠더문화축제’가 올해도 열려 젠더 감수성과 평등의 의미를 도민과 공유했다. ‘평등ON, 모두가 빛나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축제는 차별 없는 지역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담았다. 또 전북여성가족재단은 새 원장 선출을 둘러싼 절차를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공개 공모와 인사청문회를 거쳐 허명숙 원장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가 채택됐으며,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여성·가족·성평등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현장 운영 경험 보완 등은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저출생과 돌봄, 성평등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북여성가족재단이 통합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어떤 역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끝> 전현아 기자

  • 종교
  • 전현아
  • 2025.12.23 18:46

다름으로 이어온 36년의 동행 ‘삼인전’

각자의 개성과 안목으로 자연과 일상의 풍경을 담아낸 김두해‧이흥재‧선기현 작가가 뜻 깊은 3인 전시회를 마련했다. 세 작가는 독특한 인연으로 맺어진 사이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이흥재 작가에게 김두해‧선기현 작가가 전시회를 제안했고, 얼결에 시작된 전시회가 어느덧 36회째 이어지게 됐다. 1988년 첫발을 뗀 ‘삼인전’은 두 차례 휴지기를 거쳤지만, 현재까지 매년 같은 이름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꾸준함 자체가 하나의 이력이 된 셈이다. 미술관 솔에서 열리는 ‘제36회 삼인 김두해‧이흥재‧선기현전'에서는 중견의 입지에 올라선 3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 27점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재료와 작업 방식, 개념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또렷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관객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김두해 작가는 유화를 두텁게 발라 심화된 마티에르와 평면적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 11점을 내놓았다. 화면 대부분을 비워둔 채색으로 채우거나 화면 상단 한쪽만 살짝 보여주는 작품 등 추상과 반구상을 넘나드는 작품들을 주로 배치했다. 특히 그의 신작 ‘별밤’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표현한 작품으로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투영돼 눈길을 끈다. 선기현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캔버스를 채웠다. 봄‧여름‧가을‧겨을 등 사계절을 표현한 작가는 수채화 같은 느낌을 강조했다. 평소 두툼한 질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작가는 붓이 화면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해 붓결이 살아 있는 담백한 화을 완성했다. 이흥재 작가의 사진은 점묘법으로 그린 회화 그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폭설과 몽우(이슬비)가 내리는 자연을 앵글에 담아낸 작가는 관객에 감정의 전이라는 신세계를 제공한다. 찰나를 포착한 작품 8점은 작가 스스로 자연과 교감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두근거리다’, ‘설레이다’, ‘The Blue’ 등의 명제는 작가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마주한 감정이다. 23일 미술관 솔에서 만난 이흥재 작가는 “세 명의 작품을 보면 너무나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성격이나 작품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가치관이 비슷하고 작업에 대한 철학이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명이 만난 것은 ‘그냥’ 만나게 된 것”이라며 “평생의 반려자처럼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매년 연말 삼인전을 열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이들은 올해 전시를 마무리한 뒤 거제도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40년의 세월을 이어온 ‘삼인전’의 역사 등을 기록해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전시는 29일까지.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5.12.23 18:46

[결산! 전북문화 2025]⑤영화는 전성기, 연극은 숨고르기

전북이 영화‧영상도시임을 증명했다. 올 한해 도내에서 촬영된 영화‧영상물은 총 86편. 드라마 ‘폭싹 속 았수다’, ‘폭군의 셰프’를 비롯해 영화 ‘승부’ 등이 도내 곳곳에서 촬영되면서 영화‧영상 촬영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산업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도 실험정신을 잃지 않고, 독립과 대안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줬다. ‘세대교체’에 힘쓰며 변화를 꾀한 연극계는 이렇다 할 결실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익산 구도심에 솜리소극장이 개관하며 지역 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안정화 찾은 전주국제영화제 ‘볼 영화도 틀 영화도 없다’는 한국영화 위기 속에서도 2025전주국제영화제는 소재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선을 넘으며 영화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작품을 선보였다. 비상계엄이라는 엄혹한 시대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되묻는 도전적인 영화부터 대중성‧시의성을 강화한 프로그램까지 구성해 영화제의 색깔을 드러냈다. 전주프로젝트와 전주포럼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국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모색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창작자의 과감한 목소리와 여성연대의 삶을 다룬 작품,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상영해 시네필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지역 영화 생태계 회복 ‘절반의 성공’ 윤석열 정부 시절 홀대와 지원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놓였던 지역 영화 산업이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생태계 조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문화강국 실현을 목표로 내세웠기 때문. 영화기금 확보와 예술‧독립영화 지원 확대, 관객 확보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예산도 2.5%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내년 영화 분야 정부 예산은 올해보다 80% 늘어난 1498억 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지역영화 예산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지역영화산업을 따로 부흥시키겠다는 개념도 사라져 실제 회복까지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대교체’ 이룬 연극계‧솜리소극장 개관 도내 연극계에서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었다. 체감온도만 낮은 게 아니었다. 지역 극단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작극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화제작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반면 젊은 연극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출전한 극단 까치동의 작품 ‘물 흐르듯 구름 가듯’에서 심녀 역할을 맡아 열연한 조민지 배우가 연기상(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을 수상하며 침체돼 있던 전북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익산 구도심에 7년 만에 ‘솜리소극장’이 개관하면서 문화예술계의 부흥을 예고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5.12.22 18:35

제13대 전북작가회의 회장에 정동철 시인 추대

제13대 전북작가회의 회장으로 정동철 시인이 추대됐다. 전북작가회의는 지난 19일 열린 정기총회에 60여명의 회원이 참석, 정동철 시인을 제13대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동철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2006년 광주일보와 전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출간한 시집으로는 <나타났다> <모롱지 설화>가 있다. 미얀마 민주화 연대 시집 <붉은 꽃을 내 무덤에 놓지 마세요>를 영문 번역했다. 제16회 ‘불꽃문학상’과 제3회 ‘작가의 눈 작품상’을 수상했다. 정동철 신임 회장은 사무처장으로 전은희 아동문학가를, 이사로 김헌수 시인, 김근혜 작가, 오복이 작가 등을 지명했다. 2026년 주요 사업으로 도민과 함께하는 문학산책, 초중고 백일장, 작가의 눈 발간, 전북작가회의 아카이브 구축 등을 제안했다. 문인들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전북작가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계획 등도 제시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12대 유강희 회장의 이임식과 함께 제18회 불꽃문학상, 제16회 작가의 눈작품상 시상식도 열렸다. 제18회 불꽃문학상은 <신유년에 핀 꽃>을 쓴 황보윤 소설가가, 제16회 작가의 눈작품상은 <비린내의 집>을 발표한 박복영 시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불꽃문학상과 작가의 눈작품상 수상자에게는 각 300만원과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졌다. 한편, 전북작가회의 역대 회장으로는 정양 시인, 최동현 시인, 김용택 시인, 임명진 평론가, 이병천 소설가, 안도현 시인, 복효근 시인, 김병용 소설가, 김종필 아동문학가, 이병초 시인, 김자연 아동문학가, 유강희 시인 등이 활동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22 15:13

이은희 소프라노 정년퇴임 기념 독창회 ‘여정’ 성황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의 깊은 발자취를 되새기는 뜻깊은 무대가 지역에서 펼쳐졌다. 지난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이은희 소프라노의 정년퇴임 기념 독창회 ‘여정’이 그것이다. 이번 독창회는 ‘꿈과 사랑’, ‘황혼의 여정’ 두 개의 장으로 구성돼 이은희 교수가 걸어온 삶과 음악 인생을 한 편의 서사처럼 풀어냈다. 1부에서는 사르티의 ‘그리운 님을 멀리 떠나’를 시작으로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가 이어지며 유년의 꿈과 사랑의 기억을 노래했다. 윤극영, 이영조, 김성태, 김동진 등의 작품이 따뜻한 정서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고,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서는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성악가의 깊은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2부 ‘황혼의 여정’에서는 모차르트와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비롯해 김효근, 나운영의 곡들이 이어지며 성숙한 예술가로서의 깊이를 보여줬다. 손경민의 ‘여정’은 정년을 맞는 그의 고백처럼 울림 있게 다가왔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에서는 신앙과 음악이 하나로 어우러진 진정성이 돋보였다. 전북대 음악과 합창단과 함께한 ‘Pie Jesu’와 ‘The Holy City’는 사제의 인연과 공동체의 의미를 무대 위에 담아내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무대에는 제자들로 구성된 성악 앙상블 iPini(이피니)가 우정 출연해 스승의 마지막 공식 독창회를 함께 장식했다. 35년간 전북대에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이은희 교수는 “대학 캠퍼스는 나의 꿈을 실현한 무대였고, 제자들은 가장 귀한 결실”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현아 기자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2.21 19:33

제42회 전북연극상 · 2025년도 엘림연극상 · 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 선정

도내 연극 발전에 기여한 연극인들을 격려하는 제42회 전북연극상과 2025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제42회 전북연극상 대상은 군산연극협회 지부장이자 극단 동인무대 대표인 한유경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연극상은 매년 향토연극 발전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연극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한유경 대상 수상자는 한국연극협회 군산지부 지부장으로 활동하며, 극단 동인무대 대표로서 매해 군산의 인물을 주제로 한 창작극을 무대에 올려왔다. 전북 각지에서 연극 실연과 연출, 극작, 연극 교육 등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며 30여 년간 연극인으로서의 자긍심과 헌신으로 후배 연극인들에게 귀감이 돼 왔다. 특히 새로운 창작극을 통해 지역 연극인 발굴에 힘써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밖에 특별상은 최봉래, 공연예술상(스텝상)은 최나솔, 전북연기상은 김수연(창작극회)과 김신애(극단 까치동)가 각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엘림연극상 수상자인 엄미리가 시상금을 후원하면서, 올해는 전북연기상·특별상·공연예술상 수상자에게도 각각 상금 20만 원이 함께 수여된다. 2018년 엘림건설엔지니어링 후원으로 제정된 엘림연극상은 당해 연도 공적 사항만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엘림연극상은 전주시립극단 소속 정경선이 받는다. 정경선 수상자는 ‘물 흐르듯 구름 가듯’, ‘호랑바위’ 등 지역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쓰고 연출해 호응을 얻었으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백범 김구’ 각색·연출과 ‘청년 이상재입니다’ 작·연출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또 핀란드 초청 공연을 통해 전북 문화의 위상을 알리는 데 기여한 점이 평가됐다.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우진청년연극상은 2023년부터 우진문화재단 후원으로 제정됐으며, 만 45세 이하 청년 연극인 가운데 당해 연도 공적이 뛰어난 인물을 선정한다. 올해 수상자는 극단 까치동의 이우송이다. 이우송 수상자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까치동을 중심으로 30여 편이 넘는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배우와 음향디자인(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전주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연극 활동과 열정으로 전북 연극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연극인으로 기대를 모은 점이 높이 평가됐다.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제42회 전북연극상과 2025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가 주최·주관하고, 유한회사 엘림건설엔지니어링과 재단법인 우진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21 17:23

[결산! 전북문화 2025] ④창작오페라의 유럽 진출부터 국제 재즈까지, 전북 서양 음악의 확장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는 ‘지역’이라는 경계를 넘어 세계와 직접 만난 한 해였다.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가 이탈리아 무대에 오르며 전북의 역사와 서사가 유럽 관객과 호흡했고, 40년을 이어온 민간 오페라단은 정통 레퍼토리로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증명했다. 여기에 재즈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연까지 더해지며 전북은 클래식과 현대음악, 세계 민속음악이 교차하는 국제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확장됐다. 전북 서양음악계의 현재와 의미를 짚는다. △‘녹두’의 해외 진출과 ‘운명의 힘’… 전북 오페라의 현재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창작오페라의 해외 진출이다. (사)호남오페라단은 창단 4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에서 열린 제18회 페데리코 체시 페스티벌에 초청돼 ‘K-OPERA & ART SONG CONCERT’를 선보였다. 정읍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 ‘녹두’의 갈라 콘서트와 한국 가곡·민요로 구성된 이번 무대는 전북의 역사적 서사를 서양 오페라 언어로 풀어낸 사례다. 지역 창작 콘텐츠가 일회성 교류를 넘어 정기적 국제 협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무대에서도 성과는 이어졌다. 호남오페라단은 베르디의 대작 ‘운명의 힘’을 무대에 올리며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을 치렀다. 지난 3년간 이어온 ‘베르디 3대 오페라 시리즈’의 완결작으로, 민간 예술단체가 정통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저력을 보여줬다. △축제로 증명한 가능성, 전북 재즈의 성장 재즈는 2025년 전북 서양음악계의 또 다른 확장 축이었다. 전주미니재즈페스티벌은 국내외 연주자들을 초청해 스윙과 비밥, 하드밥, 모던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관객과 만났다. 매주 이어지는 정기 공연 형식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 관객이 재즈를 일상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더바인홀을 중심으로 열린 국제 재즈 페스타는 세계 정상급 뮤지션을 무대에 올리며 지역 공연장의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내한 무대는 전주가 국제 재즈 투어의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기획 중심의 지속형 축제 구조는 전북 재즈 생태계의 자생력과 국제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재즈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전북 서양음악의 외연을 넓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초청한 그리스 민중음악 ‘레베티코’ 공연은 전북 서양음악계의 지평을 세계 민속음악으로까지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감옥과 항구 도시의 선술집에서 태동해 공동체의 삶과 연대, 저항의 정서를 노래해온 레베티코는 2017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스 현지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레베티코 특유의 서정성과 음악적 깊이를 전했다. 영화 음악과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부터 전통 레퍼토리까지 아우른 구성은 관객들에게 낯선 음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공연과 함께 열린 강연과 교류 프로그램은 레베티코가 걸어온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짚으며, 단순한 감상을 넘어 음악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공유하는 장으로 기능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지속적인 해외 인류무형유산 초청 공연은 전북이 세계 무형유산 네트워크와 만나는 접점으로 작동하고 있다. 서양음악과 세계 민속음악을 함께 조망하는 이러한 시도는 전북 문화 지형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21 16:46

“힘들었지만 즐거웠다”…1948편 접수된 전북일보 신춘문예 본심

“올해 응모작들은 소재와 개성이 다양해 선자들이 몇 번이고 반복해 읽으며 논의의 대상을 좁혀가는 시간이 괴로우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지난 17일 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열린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본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올해 응모작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올해 3개 부문에 접수된 작품은 총 1948편으로 지난해(1419편)보다 529편이 더 늘었다. 부문별 응모 편수는 시 414명‧1640편, 단편소설 138명‧146편, 동화 154명 162편이었다. 본심에는 시 59편(16명), 소설 18편(18명), 동화 13편(13명)이 올랐다. 올해 본심 심사위원은 △시 안도현‧박성우 시인 △소설 신경숙‧백가흠 소설가 △동화 김종필 작가가 맡았다. △ 소설, 개인의 삶 다룬 이야기 다수 소설 응모작은 거대한 사회적 서사보다는 개인의 삶을 다룬 작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가흠 소설가는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혼란의 시간을 통과하며 소설은 오히려 개인의 일상과 감정, 소소한 상징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개인사를 중심에 두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역사성에 대한 탐구, 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 시, 새로운 감각과 언어의 등장 시 부문은 전반적으로 실험정신과 도전정신, 상상력이 강한 시들이 눈에 띄었다. 최근 4~5년 사이에 응모 경향이 크게 달라지면서 새로운 감각과 언어를 지닌 시들이 꾸준히 등장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박성우 시인은 “상상력이 강한 시들이 눈에 띄는 한편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들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본심에 올라온 16명의 작품은 몇몇을 제외하고 저마다의 개성과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며 “시적 대상을 심각한 눈으로 보지 않고 대상의 핵심을 맑은 눈으로 짚어내는 솜씨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 동화, 소재의 다양성 눈길 동화 부문에선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표현 방식이 한층 세련돼졌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종필 작가는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풍요로운 해”였다며“소재는 한층 다채로워졌고 AI와 같은 동시대적 코드가 동화 영역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점도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당선자에게는 오는 24일 개별 통보하며, 당선작은 전북일보 내년 1월 2일자 지면에 실린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외(1)
  • 2025.12.21 08:51

완주문화재단 10년, 일상에 스며드는 완주문화예술 일궜다

완주문화재단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전북지역 군단위 최초로 설립된 완주문화재단은 완주 문화예술 10년 역사를 새로 썼다. 재단이 10년 펼친 사업들은 지역 문화예술이 꽃피도록 양분 역할을 했다. 완주문화재단의 10년 성과를 정리했다. ◇지역 문화정책의 새로운 모델 정착 완주문화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생활 속 문화 확산’을 핵심 가치로 삼아 주민참여형 생활문화 정책에 중점을 뒀다. `보여주기식 문화`가 아닌,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로 튼튼히 뿌리내리게 했다.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대표적인 게 ‘문화이장’이다. 완주군 13개 읍·면 주민이 마을 문화예술 활동을 제안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군민이 지역문화의 핵심 주체로 성장시켰다. ‘누구나 갤러리’는 격식을 갖춘 특정 갤러리에서만 작품 감상과 구매가 이뤄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특색사업. 완주군청 구내식당 등 곳곳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게 9호점까지 개설, 주민들이 가까이서 문화 향유뿐 아니라 작품 유통 창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은 전문예술창작지원사업과 청년예술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시각·공연·문학·다원 등 여러 분야에서 지역예술인을 선정해 창작 기반을 강화했다. 전문예술인은 단계별 창작 지원으로 작품 완성도를 높였으며, 청년예술인은 실험적 창작을 통해 지역예술 생태계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다. 재단은 지역 예술 생태계의 뼈대를 세우는 공공컬렉션으로 완주 예술인 작품을 모았다. 25명 완주 예술가의 작품 38점을 구입, 1억2,500만원 규모의 공공소장 기반을 구축했다. 재단은 이렇게 수집한 작품을 바탕으로 `누구나갤러리-소장품 순회전`과 학교‧지역거점 연계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문화장애의 벽을 걷다 재단은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복지 정책에 힘을 줬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 개선과 장애인의 문화예술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한 재단의 노력이 돋보였다. 2023년 완주장애인합창단 ‘꽃’을 창단, 음악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즐거움을 나누도록 했다. 합창단은 2024년에는 전북장애인합창제 1위, 전국장애인합창대회 본선 화합상을 수상했으며,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중심 예술과 기업 동반성장 지원사업’에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재단은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를 통해 장애인들이 단순 향유자를 넘어 창작자로 활동하도록 멍석을 깔았다. 장애예술인들이 기획과 운영에 직접 참여했고,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며 지역 안에서 문화적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넓혔다.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으로 ‘사이예술학교’ 를 열어 전문 매개자 양성과 워크숍·멘토링·현장실습을 통해 지속가능한 장애예술교육 모델을 만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확대 운영도 재단의 성과로 꼽힌다. 전북지역 유일의 어린이취타대 결성과 아동이음합창단, 꿈의무용단, 꿈의극단 운영이 대표적이다. 완주향토예술회관을 본거지로 지난해 창단된 취타대는 완주군 초등학생 30여명이 참여해 올 한해 32회의 교육과 및 세종한글축제 등 8회의 초청공연 활동을 했다. 취타대는 어린이들에게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음악 속에서 협력·배려·소통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지역 특색 담은 관광콘텐츠 개발 재단은 문화를 지역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는데 적극 나섰다. 그 선두에 완주DMO가 있다.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은 지역주민과 관광업체, 행정 등이 협업해 관광기획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주도적으로 관광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조직체계다. 완주DMO는 완주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2023년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2024년 문광부 평가에서 우수DMO로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을 수상헸다. 올 한해 완주DMO는 지역 관광 거버넌스 104회 운영, 셀럽로드 프로그램 6회 추진, 관광 거점 3곳 발굴, ‘완주관광 100인 백색’ 운영을 통해 완주 특화 관광 콘텐츠를 체계화하며 신규 관광 수요를 창출했다. 재단은 완주군 삼례의 문화·예술·역사를 연결한 체류형 관광 사업으로 ‘삼례너머로 배케이션(배움+휴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25년 총 6회차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삼례 고유의 문화관광 모델을 정립했다. 완주 관광 캐릭터 및 굿즈 개발, 미식 관광 프로그램, `별빛주막-소양점` 등도 지역을 홍보하면서 관광산업을 일으키려는 재단의 새로운 시도들이다. ◇ 문화 공간의 진화 완주문화재단은 여러 지역 문화예술 공간을 공간 특성에 맞게 상시 공연·전시·교육·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용진읍 복합문화지구 누에, 삼례읍 향토예술문화회관, 봉동읍 작은영화관 휴시네마를 중심 거점으로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을 이끌었다. 특히 재단 주도로 올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문화선도산단은 기존의 문화공간을 넘어 산업단지로 확대하는 새로운 전기를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부터 5년간 885억원이 투입되는 문화선도산단 사업은 완주 일반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청년과 근로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누에아트홀은 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올 한해 기획전시 16건에 95명의 작가가 참여, 4만여명의 방문객을 맞았다. 누에에 있는 ‘실마리카페’ 는 커뮤니티 활동, 강연, 체험, 소모임이 가능한 열린 문화·휴식공간으로, 올 한해 60건의 크고작은 행사에 1만3천여 명이 이용했다. 완주군내 유일의 영화관인 완주휴시네마는 지역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작은영화관이다. 기존 민간위탁에서 재단 직영체제로 전환된 완주휴시네마는 두 개의 상영관과 카페, 주민커뮤니티실, 야외테라스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196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완주향토예술회관은 완주지역 공연예술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 완주문화재단이 위탁을 받아 국가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프르그램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10년의 문화동행, 15만의 미래로 `10‧10‧15` 완주문화재단의 지난 10년, 현재의 10만 군민, 그리고 앞으로의 15만 미래인구까지 이어지는 완주의 시간과 미래전략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비전코드다. 재단은 지난달 29일 비전발표를 통해 ‘문화를 넘어 관광으로, 일상이 예술이고 도시가 축제인 완주’를 모토로, 문화의 영역을 관광자원과 일상 속 예술환경으로 확장해 완주 전역을 일상 속에서 예술과 축제가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어겠다는 각오다, 유희태 재단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지역과 함께 문화를 쌓아온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완주형 문화정책을 통해 문화가 지역발전의 핵심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문화정책의 공공성과 확장성을 입증해온 완주문화재단이 앞으로 주민 체감도를 더 높이고 지속가능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문화정책을 어떻게 풀어놓을지 기대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완주문화재단 주요 연혁 △2015년 재단법인 완주문화재단 설립 △2017년 복합문화지구 누에,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수탁운영 △2019년 완주군 법정 문화도시(예비) 지정 △2020년 완주예술사발굴 기록화사업 △2023년 지역관광추진조직(DMO) 공모사업 선정, 완주장애인합창단 ‘꽃’ 창단 △2024년 삼례맥주축제 ‘치맥하삼:례’, 완주무장애예술축제 ‘서로’개최, 완주아동이음합창단 창단 △2025년 완주 문화선도산단 공모 사업 선정, 완주군 경영평가 7년 연속 ‘가’등급 완주=김원용 기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25.12.18 15:3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하기정 ‘건너가는 마음’

한 문장, 하나의 어휘에서조차 발걸음이 쉽게 옮겨지지 않는 책이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사전을 통해 낯선 단어를 확인하고 작가의 생각을 탐색하느라 온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책을 덮는 것이 아쉬워 일부러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작가의 섬세함과 진지함이 고스란히 담긴 책은, 저자의 마음이 나에게 건너오고 다시 누군가에게 이어 달려가려는 충분조건을 지닌 것이다. 하기정 시인의 산문집 『건너가는 마음』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은 단번에 읽기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며 읽게 된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멈추게 되고, 그 멈춤 속에서 독자는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이 산문집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은 이 계절에 더욱 잘 어울린다. 『건너가는 마음』의 문장들은 일상의 작은 틈에서 태어난다. 귀가 예민해지는 시간에 걷는 산책에서 얻은 삶의 단상들, 빗소리를 들으며 떠오르는 사유, 어이없는 죽음 앞에서 망자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 시간을 눈으로 보게 만드는 낯선 감각들이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사소해 보이는 순간들이 저자의 시선을 거치면서 삶의 본질로 확장되고,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의 결들이 사실은 삶을 지탱하는 중심임을 이 산문집은 잔잔하게 일깨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의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다. 현실과 실현, 이별과 별리, 삼삼한 삶,반절과 절반처럼 닮은 말들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살피게 하고, ‘불현듯’을 ‘불 켠 듯’으로 감각하는 방식은 의미 이전에 느낌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숙성과 성숙의 차이를 조심스레 구분해 내는 문장들에서, 언어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얼마나 섬세하고 정직한지 알 수 있다. 독자는 그 세심함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작가의 철학을 공유하게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건너감’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이 다른 마음을 향해 가닿는 과정이며, 상처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일이고, 오래 붙잡고 있던 감정을 내려놓는 연습이다. 작가는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을 과장 없이 담아냈다. 소란스럽지 않으면서 깊이가 있으며, 삶을 정직하게 바라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의 밀도를 지녔다. 작가는 주변 사물과 자연을 향한 애정이 각별하다. 집 앞 소나무에 집을 짓는 까치 부부를 응원하면서 상량문을 지어주고, 물난리를 피해 나무 둥지로 열을 지어 오르는 개미군단을 보면서 그들의 안전을 기원한다. 이처럼 이 글에는 이해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마음,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마음, 조용히 곁을 지키는 마음이 문장 사이에 스며 있다. 그래서 이 산문집을 읽고 나면 잠시 멈춰 서게 된다. 글 속에서 만난 온기가 독자의 마음으로 옮겨 오기 때문이다. 『건너가는 마음』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책이다. 그 다리를 건너며 독자는 내면과 마주하고, 삶의 방향을 조용히 점검하게 된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따뜻함을 지닌 이 책은, 마음에 그늘이 내려앉을 때 다시 펼치고 싶은 산문집이다. 책을 덮은 지금도 이렇게 속삭이는 듯하다. “괜찮아, 천천히 건너가도 돼.”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 14년간 진행.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오디오북 출간.

  • 문학·출판
  • 기고
  • 2025.12.17 18:51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빚어낸 박만식 동시집 ‘코끼리 잠수함’

발랄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박만식 동시집 <코끼리 잠수함>(고래책빵)이 출간됐다. 동시집에는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사물의 속성이나 세상의 풍경을 포착하고, 울림 있는 문장으로 써내려간 66편의 동시가 수록되어 있다. “힘센 시간은/ 자기들끼리 어울리고/ 우리에겐 쌀쌀맞게 군다//도저히 통하는 게 없는/ 거만한 시간은//닭처럼 졸다가/ 튀밥가게에선/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뻥도친다// 예쁜 손목시계도/ 시간에 꼼짝 못하고//시간은/ 게임에 빠진 우리와/ 여름방학 꽁무니만/ 엄마 마음처럼 따라다닌다”(‘시간은 뻥도 친다’ 전문) 저자는 사물을 의인화해 자연스러운 풍자와 해학을 그려낸다. 리드미컬한 운율과 신선한 감수성, 탁월한 감각과 어린이를 향한 무한한 애정이 동시 곳곳에 스며들어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다. “우주 원두막에 모인/떠돌이 별들/수박씨 훅 뱉어/누가 더 멀리 보내나/내기하나봐요/밤이면/떨어지는 별 씨앗이/지구에서는/옛날이야기로 자란대요”(‘이야기의 씨앗’ 전문) 동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아이들의 일상과 심리를 다채롭게 그려낸다는 점이다. 뭉클하고, 새침하다가도 돌연 사랑스러운 서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재치와 익살로 웃음을 자아낸다. 저자는 머리말에서“자연과 사물, 둥근 세상과 모난 마음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답을 대신 정리하여 옮긴 글로 채웠다”며 “어린이들이 빵실에 웃으며 동시에 재미를 붙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38년간 교직 생활을 해 온 저자 박만식은 <시사문단>에서 동시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푸른 간격> <물집> 등이 있으며 고등국어 교과서에 시 ‘된소리가 좋아’가 실렸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인연대, 한국동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17 17:20

[결산! 전북문화 2025] ➂ 응집력 보여준 전북문학

올해 전북문학은 응집된 문학인들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전주시가 덕진공원 중심부에 자리한 전북 대표 시인 신석정‧이철균‧백양촌의 시비를 철거하자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시비 원상복구를 이끌어냈다. 근현대 최고 국학자 이병기 선생의 업적을 정리한 가람 이병기 전집이 만 10년 만에 완간됐고, 소박한 언어로 시대를 노래한 한국시단의 어른 정양시인의 별세로 전북문단은 큰 슬픔에 잠겼다. △ 동의 없는 시비 철거에 ‘부글부글’ 전주시가 덕진공원 중심부에 자리한 전북 대표 시인 신석정‧이철균‧백양촌의 시비를 멋대로 철거하며 이광재 작가가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시비 철거가 뜨거운 이슈가 됐다. 전주문인협회는 지난 10월 ‘덕진공원 시비 이전 전면 반대’ 의견을 담은 공문을 전주시에 발송하고 “문인들은 시비가 덕진공원에 있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전주시는 문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비를 제자리로 원상복구 시켰다. △ 가람 이병기 전집 완간 근현대 최고 국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업적을 정리한 <가람 이병기 전집> 30권이 출간되면서 문학계의 또 하나의 숙원이 풀리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로써 2014년부터 진행된 가람 전집 발간 사업이 만 10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전집 출간을 계기로 가람 선생에 관한 연구가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 근현대 문학사 체계를 제대로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 전국 문인들 전북서 축제 전국의 문인들이 8월 전북을 찾아 전북문학의 위상을 전국에 알렸다. 부안군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문학인 어울림 한마당’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비롯해 각 시도 문인협회장과 시군 지부 회장 등 300여명의 전국 각지 문인들이 참석, 화합의 장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김 이사장은 “지역문학 확산이야말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발전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한국문학이라는 울타리에서 지역문학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국문인협회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시대의 등불 정양, 별이 지다 올해 한국시단의 거목인 정양 시인이 타계해 많은 문인들이 애도를 표했다. 고 정양 선생은 엄혹한 현실에서도 인간을 향한 애정을 잃지 않는 시 세계로 독자를 위로한 시인이다. 2016년 시인 안도현, 김용택 등 여러 문인과 의기투합해 지역 출판사 ‘모악’을 차려 문학의 다양성과 출판의 지속성을 위해 노력했다. 시인이면서 교육자였던 그는 1960년대 중‧고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1980년부터 우석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맡아 후학을 양성했다. 생전 그를 따르던 문인들과 제자들이 49재에 맞춰 추모의 밤 행사를 열어 오래도록 기억할 것을 약속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17 17:20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조선 선비들이 남긴 슬픔의 언어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절제를 미덕으로 삼았던 조선 시대 선비들이 남긴 사랑과 상실의 기록을 담은 ‘슬픔의 인문학’ 서적이 출간됐다. 문학사학자이자 이 땅 구석구석을 걷는 도보여행가인 신정일 작가의 신간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에이콘)다. 이 책은 조선 선비들이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 남긴 애도문 44편을 통해, 절제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 또한 상실 앞에서는 얼마나 인간적으로 흔들렸는지를 보여준다. 정약용과 김정희, 박지원, 이덕무 등 당대를 대표하는 선비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 역시 눈물과 글로 마음을 붙들며 슬픔을 견뎠다는 사실을 전한다. 기록들은 단순한 고전 문헌을 넘어, 시대를 건너 오늘의 독자에게 조용한 위로로 다가온다. 책에는 한문 원문과 현대어 번역을 함께 실어 고전의 깊이를 살리면서도 읽기 쉽도록 구성했다. 제문과 묘지명, 애도문 속에는 상실과 애도, 기억의 본질이 고스란히 담겨 체면과 예법 뒤에 가려졌던 ‘선비들의 인간적인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수록된 44편의 글에는 다양한 형태의 애도가 담겼다. 어린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의 절절한 심정, 배우자를 잃은 남편과 아내의 깊은 그리움, 형제자매를 잃은 슬픔, 벗과 스승을 떠나보낸 고독까지 각 기록은 저마다의 울림과 여운을 전한다. 애도의 방식 또한 다양하다. 어떤 글은 눈물을 삼킨 듯 담담하고, 또 다른 글은 마음을 쏟아내듯 절규에 가깝다. 이러한 감정의 결은 독자를 끌어당기며 선비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생생히 드러낸다. 신 작가는 “조선의 선비라 하면 흔히 절제와 체면, 원칙을 떠올리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순간 그들 역시 한 인간으로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며 “자식의 죽음, 배우자의 부재, 형제와 벗을 잃은 슬픔 앞에서 평생 익힌 절제는 힘을 잃었고, 그 울음은 글이 돼 수백 년이 지난 오늘 우리에게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눈물은 삶의 끝이 아니라 기억과 사랑이 남는 자리”라며 “우리는 그 눈물과 글을 통해 다시 사랑을 배우고 상실을 이해하며 슬픔과 공존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독자들이 선비들의 소리 없는 통곡을 따라가며 자신의 슬픔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살아갈 힘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산림청 국가산림문화자산 심의위원을 역임하며 문화유산과 자연 자산 보존에 기여해왔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동학 연구와 문화유산 답사를 꾸준히 이어왔으며, 현재는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201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지금까지 100여 권의 저서를 펴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2.17 17:19

종이·천·양말로 빚는 예술⋯인형 창작 40년의 기록

손으로 만드는 기쁨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시간을 담은 책 <인형엄마의 인형만들기>(상상창작소 봄)가 출간됐다. 이 책은 인형을 단순한 장난감이나 취미의 대상이 아닌, 예술·놀이·치유로 확장된 세계로 이끄는 실전 안내서다. ‘우리 인형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종이를 붙이고 꿰매며 인형과 마주하는 조용한 시간, 완성된 인형을 만났을 때의 기쁨, 작품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는 경험을 잔잔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인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몰입과 발견, 치유가 일어나고, 나만의 인형이 삶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종이막대인형, 관절인형, 마스크인형, 큰인형을 비롯해 납작인형, 손인형, 모자인형, 인형극 그림 상자까지 총 8가지 제작법을 수록했다. 재료 소개부터 단계별 만들기 방법, 실습 팁, 공연과 활용 사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공연 현장 사진을 실어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인형극과 교육, 놀이, 퍼레이드, 전시 등 다양한 현장으로 이어지는 활용 가능성도 제시한다. 저자 엄정애는 춘천인형극제 포스터 인형 제작,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대형 인형 작업, 여성 독립운동가 프로젝트 등 국내외에서 활동해 온 인형 창작가다. 그는 인형을 ‘친구이자 거울 같은 존재’로 바라보며, “움직이는 인형이 감정을 건드리는 순간을 예술이자 삶의 기쁨”이라며 “이번 책이 새로운 취미를 찾는 사람, 아이·학생과 함께 만들기를 즐기는 부모·교육자, 공연·예술·문화 활동에 활용하고 싶은 독자, 그리고 손을 움직이며 마음의 치유와 몰입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일상의 재료가 예술이 되는 순간, 손끝에서 태어난 인형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험을 선물하고싶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2.17 17:18

등단 50년 만의 첫 시집⋯박윤기 시인 ‘음반 위의 소금쟁이’ 발간

“소금쟁이 한 마리/ 발톱 세워 호수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파문이 퍼지며/ 뱅글뱅글 도는/ 호수 위/ 발톱이 긁고 가는 이랑의 골마다/ 파르르 떠는 청아한 울림/ 푸른 음반에서/ 통통 튀며 깨어나/ 맑고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 음향의 유리알/ 한줄금 우레비로/ 등줄기 난타하며/ 후려치고 가는 짜릿한 전율”(시 ‘음반 위의 소금쟁이’ 전문) 반세기를 시와 함께 동행해 온 박윤기 시인이 첫 시집 <음반 위의 소금쟁이>(배문사)를 펴냈다. 등단 이후 한순간도 시를 놓지 않고, 시를 목숨처럼 여기며 써오고 다듬어 온 시인이 긴 세월 끝에 내놓은 첫 시집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번 시집은 시인에게 등단의 기쁨을 안겨준 작품 ‘인종의 겨울’에서 출발한다. 눈 내리는 날 물레를 감는 심정으로 ‘도천수관음가’의 배경처럼, 눈먼 아이의 눈을 뜨게 해달라 기도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평생 시를 쓰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암울한 시대의 중압감을 껴안고 견뎌낸 시간들은, 마침내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의 가벼움으로 삶의 재치와 활기를 드러내는 시편들로 이어진다. 그 긴 여정이 이번 시집에 고스란히 누적돼 있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삶의 고통 속에서 이뤄지는 구도의 과정, 2부는 본래성을 향해 나아가는 순리자연의 세계, 3부는 애환을 품고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의 현장, 4부는 순수한 감각을 통해 다가가는 순수미학의 세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시인은 “47년 전 문단에 등단했지만 오늘에야 비로소 시집을 낸다”며 “생각과 감성을 오롯이 담아낸 완벽한 시란 없기에 마지막까지 고치고 다듬어 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후배들의 작품집을 받고도 책빚을 갚지 못한 채 미적거리다, 미진한 시를 엮어 첫 시집을 내놓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전주 출생인 박 시인은 전주북중학교와 신흥고등학교를 거쳐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이일여고와 전주 상산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현재 시동인회 ‘포엠만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2.17 17:18

‘창단 11년차’ 온빛오케스트라 10번째 정기 연주회

올해로 창단 11주년을 맞은 온빛오케스트라는 오는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10회 정기 연주회를 연다고 밝혔다. 전석 무료다. 온빛오케스트라는 전주온빛초·중, 전주만성초·중 등 혁신도시와 만성지구 내 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돼 있으며, 음악 교사 최경락의 지도를 바탕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클래식 명곡부터 대중에게 친숙한 창작 국악곡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비제의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생상스의 ‘바카날레’,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에 이어 국악 앙상블과의 협연으로 한태수의 ‘Fly to the Sky’, 양반언의 ‘프론티어’ 등 국악 연주도 준비했다. 온빛오케스트라는 지난 10월 뉴질랜드·호주 해외 공공 외교 초청 공연을 통해 현지 교민과 자국민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 기세를 몰아 하나 된 소리로 추운 연말에 관객들에게 가슴 속 따뜻한 울림을 전달한다는 목표다. 황상규 전주온빛중 교장은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전국대회 3년 연속 수상, 해외공공외교 초청 연주 등 이 모든 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우리 단원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며 “전북을 대표하는 학생오케스트라로서 계속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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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5.12.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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