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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전북 일등도민] 기고: 사회적 자본과 전북발전

 

우리사회는 공적으로 제도화된 법·규칙의 정당성에 대한 존중의식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 전통적인 농촌사회적 유산으로서, 오히려 사적 신뢰에 기반한 가족중심주의·연고주의가 성행해온 것이다. 법치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해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면서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적인 제도나 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연·학연·혈연과 같은 사적인 관계에 의존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법이나 절차의 문제가 아니고 오래된 역사·관습·문화의 문제로서, 이의 원인과 해결책을 논하는 이론적 도구로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의 정치학 교수인 퍼트남에 의하면 사회적 자본이란 "사회 구성원들간에 협력적 행위를 부추겨 사회적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라고 정의된다

 

사회적자본이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된 것은 1970년대 브르디외, 1980년대 콜만을 거쳐 1990년대 퍼트남에 이른다. 퍼트남은 1993년 라는 저서에서 한 사회의 실패와 성공은 사회적자본의 유무에 의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북부는 질서가 지켜지고 경제가 번영한 반면 남부에서는 무질서하고 빈곤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한 결과 북부는 공동체 문화와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반면 남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공동체 문화와 사회적 신뢰 같은 무형의 의식수준이 민주주의의 성공적 작동과 경제적 부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요체라고 인식하면서, 이를 기존의 재정적 자본이나 사회간접자본과 다른 형태의 자본 즉 '사회적 자본'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자본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사람은 후쿠야마이다. 후쿠야마는 신뢰론 에서 세계 29개국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사회적자본의 축적이 더 많이 이루어진 국가들이 더 높은 경제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그렇다면 사회적자본이 어떻게 한 사회를 발전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첫째는 거래비용의 감소이다. 사회적자본이 풍부한 고신뢰 사회에서는 어떤 갈등이나 경쟁사안에 있어서 서면계약으로 포괄하기 어려운 사항들을 상세하게 구체화할 필요가 없는 만큼 소송관련 접대비, 뇌물, 사적보안 비용과 같은 거래비용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

 

둘째, 개인들간의 관계에 있어서 도덕과 규범의 강화는 공공재의 기능을 한다. 예컨대 쓰레기 투기를 비난하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면 투기자들에게는 '눈총'이라는 비공식적 제재가 가해지므로 쓰레기 투기자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자본이 하나의 자산이며 한 사회가 진정한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체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우리 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회적자본을 형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져 있다. 지킴, 나눔, 돋움이라는 3대 덕목은 곧 우리 지역 구성원들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질서를 지키고,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가진 것을 나누어주며, '너'도 잘되어야 '우리'가 잘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를 격려해주는 것으로서, 이는 다름 아니라 우리 전라북도에 사회적 자본을 축적시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종자돈(seed money)'인 것이다.

 

/이인재 전라북도 기획관, 미국 USC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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