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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 특별전 ‘진격하는 B급들’이 공개된 가운데 예상치 못한 B급 감성에 관람객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지난 1일부터 본관 1~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진격하는 B급들’은 한마디로 신선하다. 동시대 미술에서 B급으로 분류되는 시각언어와 현실 속 2등 시민으로 간주되는 존재들의 접점을 포착해 시각화했기 때문이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삶의 초상에 시각예술 형식을 입힌 독특한 작품 72점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소외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대상을 ‘미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의 모순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슬로건이자 동명의 작품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Foreigners everywhere)’로 화제를 모은 영국-이탈리아 출신 아티스트 그룹 클레어 퐁텐(Claire Fontaine)이 참여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이 2007년 주최한 ‘올해의 작가’에 선정된 정연두와 2012년부터 SBS 문화재단의 후원이 더해져 개편된 올해의 작가상의 역대 선정 작가인 방정아, 이강승 작가, 수상작가인 정은영의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소보람과 엄수현 등 전북 청년 예술가들도 합류해 인간 중심에서 벗어난 ‘B급’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다양한 국적과 매체로 이뤄진 특별전 ‘진격하는 B급들’은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미술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매일 오전 10시 30분과 11시 30분, 오후 2시와 3시에 각각 전시 해설이 진행돼 풍성한 관람 가이드가 제공된다.
김정원·김정미 자매전이 14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언니 김정원 작가가 큰 아픔을 겪으면서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며 그동안 작업한 작품들로 지난 2023년 첫 개인전을 열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동생 김정미 작가도 여덟 번째 개인전을 가졌고 자연스럽게 자매전을 기획하게 됐다. 김정원 작가는 학창시철부터 서예를 시작해 활동했고 문인화에 매료되어 수묵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왔다. 자연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도 하고 사물을 느끼는 대로 그리면서 먹의 깊이와 여백의 울림을 작품으로 승화해 선보이고 있다. 김정미 작가는 2009년 ‘still’이라는 주제로 염색한 거즈를 형형색색 겹쳐 쌓으며 바느질로 자연의 모습을 다듬고 캔버스에 올리는 작업을 해왔다. 한 색상의 천이 마르길 기다렸다가 다시 붙이고 한땀 한땀 수를 놓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진행해 색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렇게 창조한 색을 조합하고, 내면의 생각과 철학을 투영해 ‘김정미’의 작품으로 드러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먹과 색, 동양화(한국화)와 서양화의 다른 듯 같은 느낌을 풍기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선과 여백으로 화면을 채우고, 자유로운 붓질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김정원 작가는 개인전 2회, 단체전 15회 등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북미술협회와 전북서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미 작가는 원광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9차례 개인전을 열며 김정미의 작품세계를 선보였으며 올해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린 제4회 Art Moak 작은그림전 등에 참여했다. 현재 노령회, 여류구상작가회, 전북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젊은 소리꾼들이 펼치는 정통 판소리 무대가 펼쳐진다. 축제의 대표 청년 프로그램 ‘청춘예찬 젊은판소리’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해마다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젊은 소리꾼들이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을 각기 다른 유파와 해석으로 완창하며 관객과 만난다. 입장료는 전석 1만 원이며,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올해 역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5인의 차세대 소리꾼들이 무대에 오른다. 선발된 5명의 소리꾼은 강산제, 정광수제, 김세종제, 강도근제, 박봉술제 등 다양한 바디의 소리를 통해 전통의 깊이와 청춘의 개성을 동시에 선보인다. 젊은 소리꾼들에게는 도전의 무대이자, 관객에게는 오늘의 판소리와 내일의 명창을 만날 수 있는 이틀간의 뜨거운 여정을 들여다 본다. 첫날 무대의 문은 황지영의 ‘강산제 심청가’로 열린다. 서편제의 시조 박유전에서 비롯돼 정응민, 성우향 명창 등으로 이어지는 강산제는 단정하고 절제된 소리, 형식미가 뛰어난 짜임새로 정평이 난다. 황지영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와 발탈 이수자이자 ‘놀애 박스’ 동인으로 활동하며 실력과 개성을 고루 갖춘 소리꾼으로 꼽힌다. 13일 오후 1시 30분, 고수 조봉국. 이어지는 무대는 류창선의 ‘강도근제 흥보가’다. 동편제 특유의 강렬하고 시김새 많은 구성과 재담, 해학성이 어우러진 강도근제 흥보가는 관객에게 쉽고도 풍성한 감상의 재미를 준다. 류창선은 국립민속국악원과 동리완창전 등에서 강도근제 완창 무대를 선보인 바 있으며, 최근에는 창작 음반 ‘그냥노래’도 발표하며 소리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3일 오후 3시 30분, 고수 김광윤. 이날 마지막 무대는 김미성의 ‘김세종제 춘향가’로 마무리 된다. 김세종-정응민-정권진-조상현으로 이어지는 보성 유파의 소리로, 절제된 표현과 기품 있는 멋이 특징이다. 김미성은 중앙대와 동국대에서 수학했으며, 가야금 산조 이수자로서 폭넓은 음악적 기반을 지닌 소리꾼이다. 13일 오후 5시 30분, 고수 최재영. 둘째 날 첫 무대는 김기진의 ‘정광수제 수궁가’다. 동편제의 힘 있는 통성과 서편제의 정교한 계면성음을 아우르는 바디로, 격식 있는 사설과 유려한 표현이 특징이다. 김기진은 동아콩쿠르 판소리 부문 금상, 임방울국악제 최우수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로, 현재 동국대 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14일 오후 1시 30분, 고수 송대의. 이어지는 마지막 무대는 이서희의 ‘박봉술제 적벽가’다. 송만갑에서 이어진 이 바디는 간결하고 담백한 창법,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가 강점이다. 우조 위주의 당당하고 장쾌한 소리를 구사하는 이서희는 각종 국악대회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 광주시립창극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14일 오후 3시 30분. 고수 도경한.
“앞으로 우리나라 서예는 한글이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옛 것을 뿌리로 삼는 법고(法古)를 위하여 한자와 한문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모국어인 한글이 주를 이루는 서예를 통해 우리 서예의 고유성, 대중성, 한국성, 보편성으로 서예의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청 뒤 서전빌딩 4층에 위치한 전북역사문화교육원(원장 김경민)에서 열린 인문학 시리즈 강좌에서 송하진 서예가(73· 전 전북도지사)는 한글서예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이날 ‘서예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서예의 정의부터 시작해 카타르시스 기능, 예술로서의 서예의 경계 등을 특유의 입담과 유머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2022년 6월, 정계에서 은퇴한지 3년 2개월 만의 첫 강연이다. 이날 송 서예가는 한글 서예의 중요성과 함께 서예는 우리 한글의 어순에 맞게 글쓰기 순서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 나가는 ‘오른쪽 서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적 느낌과 분위기의 우리 서예, 즉 서예의 한국성이 추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서예전을 가보면 90% 이상이 한문으로 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혁신하기 위해 그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국미술관과 전주 현대미술관에서 ‘거침없이 쓴다’는 한글서예 중심의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어찌보면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로운 서예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송 서예가는 어려서부터 글을 쓰는 문학과 글씨를 쓰는 서예에 소질을 보여 장차 훌륭한 시인과 서예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몸을 담았고 전주시장 2회와 전북도지사 2회 등 거의 평생을 행정과 정치에 바쳤지만 한시도 이 같은 꿈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은퇴하자마자 서예에 온 정열을 쏟고 있다. 이것은 집안 내력이기도 하다. 할아버지 유재 송기면과 아버지 강암 송성용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송 서예가는 이날 지금까지 서예에 대한 정의가 없어 자신이 많은 독서와 경험을 통해 정립한 서예에 대한 정의를 설명했다. 서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자예술 △추상적 형상의 문자예술 △시간적 흐름 속에 계승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문자예술 △인문적 가치와 의미를 표출하는 문자예술이라는 것이다. 이날 강연에는 전직 교장과 전현직 교수, 직장인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앞으로 두 차례 더 한글서예에 대해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송 서예가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곧 ‘모란속을 걷다’라는 제3시집을 출간한다. 한편 송 서예가는 9월 5일부터 11월 7일까지 전북역사문화교육원에서 8차례 실시하는 후백제시민대학 학장을 맡아 수고하기로 했다.
(재)전주문화재단이 오는 8일과 9일, 전주한벽문화관에서 발로댄스컴퍼니의 창작무용 공연 '경계: 모든 경계는 넘어서다'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사업’에 선정된 우수작품으로, 팝핑과 현대무용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의 융합을 통해 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품이다. 특히 단순한 무대 퍼포먼스를 넘어, 관객과 함께 ‘경계를 넘는 행위’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도록 기획된 점이 주목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춤의 여정을 통해 삶 속 경계와 도전, 만남의 용기를 이야기한다. 공연에 앞서 발로댄스컴퍼니는 오는 5일과 6일 오후 6시,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사전 거리공연 'fuxx vacation'을 펼친다. 도심 속에서 마주하는 짧지만 강렬한 무용의 에너지를 통해, 지친 일상에 휴식을 건네는 콘셉트로 기획된 야외 퍼포먼스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공연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술성이 높은 작품으로, 시민들께 무용의 진정한 매력을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예술로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은 전석 2000원이며, 예매는 나루컬쳐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한벽문화관 누리집 또는 한벽문화관운영팀(063-280-7082)으로 문의하면 된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송하진)에서 제4회 학생서예공모전 수상작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미래 한국 서단을 이끌어갈 서예꿈나무 육성을 위해 전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총 1121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지역별로는 △영남권 51%(568점) △수도권 26%(287점) △호남권 12%(136점) △충청권 10%(115점) △강원권 1%(15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남권이 전체 접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고, 주최지인 전북이 포함된 호남권 역시 세 번째로 많은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 결과 대상 1점, 금상 3점, 은상 10점, 동상 30점, 특선 317점, 입선 482점이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으로는 고등부에 출품한 정성은(서울 영등포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한글서예 작품이 선정됐다. 궁서 흘림체로 정갈하면서도 단아한 필치가 돋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 호평을 받았다. 중등부 금상에는 김해찬솔(김제 지평선중학교 3학년)학생의 해서 작품이 차지했다. 초등부 금상에는 장권희(경기 고양 흥도초 5학년)의 예서 작품과 남지유(서울 영본초 5학년)의 한글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 원, 금상 수상자 3명에게는 각 50만 원, 은상 수상자 10명에게는 각 20만원, 동상 수상자 30명에게는 각 10만 원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수상 결과는 조직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수상 작품은 제15회 202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간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송하진 조직위원장은“전국 학생들의 수준 높은 작품과 열정적인 참여를 통해 한국 서예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 다”며“앞으로도 청소년들이 한글서예와 전통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전북 일원에서 개최되며, 공모전 수상작 전시를 비롯한 국내외 서예 작품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한 대목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흘러나오는 “얼씨구”, “좋다!” 추임새 속에 깊은 숨을 고른다. 북소리가 다시 울리고, 명창의 목소리는 천천히 다음 장단으로 접어든다. 그렇게 소리의 시간은 흐르고, 무대 위엔 200년을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살아난다. 판소리 다섯바탕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무대가 전주에서 열린다.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지는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대표 브랜딩 공연 ‘판소리 다섯바탕’이 그 주인공이다.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심청가. 조선 후기부터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온 다섯 마당의 판소리를 매일 한바탕씩, 다섯 명의 명창이 각각 선보인다. 지역색이 뚜렷한 명창들이 소리의 고장 전주에 모여 다채롭고 깊이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이번 무대는 정통 판소리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첫날인 13일에는 남상일 명창이 무대에 오른다. 전주 출신인 그는 안숙선 명창으로부터 ‘정광수제 수궁가’를 사사받은 소리꾼이다. 남 명창은 KBS 국악대상과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인상 등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명창으로 평가받는다. 시원한 통성과 능청스러운 입담, 관객과의 유쾌한 호흡으로 ‘수궁가’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입체감 있게 살려낼 예정이다. 정준호 고수가 북을 맡는다. 이난초 명창/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14일에는 동편제의 정통을 잇는 이난초 명창이 흥보가를 들려준다. 강도근 전 보유자에게 입문해 ‘동편제 흥보가’를 이수한 그는 현재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지정돼 있다. 이 명창은 파리 초청 완창공연, 다수의 음반 발매 등 폭넓은 활동을 통해 동편제 소리의 맥을 꾸준히 이어왔다. 거침없이 지르는 상청과 진중한 우조 성음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임현빈 고수가 함께한다. 15일의 ‘적벽가’는 윤진철 명창이 맡는다. 그는 ‘보성소리’ 또는 ‘강산제’로 불리는 유파의 대표주자다. 윤진철은 박유전의 서편제 계열을 바탕으로 정응민, 정권진 등으로 전해진 보성소리를 오롯이 계승해 왔다. 윤 명창은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장원, KBS 국악대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대한 적벽대전 장면을 극적으로 풀어내는데 강점을 가진 소리꾼이다. 명고 박시양과 국립창극단의 조용수 고수가 장단을 더한다. 16일에는 강산제 춘향가를 대표하는 염경애 명창이 무대에 선다. 염 명창은 염계달의 방계 후손으로, 남원의 예인 집안 출신이다. 전주대사습놀이 최연소 장원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는 폭넓은 음역대와 강한 통성, 섬세한 감성 표현으로 강산제 특유의 힘과 기품을 고루 갖춘 무대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명고 이태백과 이상호가 호흡을 맞춘다. 대미를 장식하는 17일 무대는 김주리 명창의 ‘강산제 심청가’다. 김 명창은 10세에 판소리 연창 최장시간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소녀 명창’ 출신으로, 현재는 다수의 완창 무대를 거치며 소리꾼으로 성숙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김주리는 특유의 청아하고 절제된 소리로 단아한 강산제의 매력을 잘 살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이우성 고수가 북을 잡는다. 공연은 매일 오후 3시, 연지홀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3만 원이며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모든 공연은 각 분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진행돼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게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소리축제는 무더운 여름, 전통의 깊은 숨결과 오늘의 감각이 만나는 무대를 통해 관객과 다시 만난다. 본지는 축제 개막에 앞서 주요 프로그램과 출연진, 주목할 기획들을 7회에 걸쳐 소개한다. 낯익지만 새로운, 오래됐지만 생생한 소리의 현장을 미리 들여다보며,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에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주> "전통을 현대 관객과 소통시키는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할 소명입니다. 예술성과 축제성의 균형 속에서 국내외 관객과 소통하며, 예술가와 관객 모두가 행복한 축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전부터 무대 관리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 중입니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있다. 올해 축제는 ‘본향의 메아리’를 주제로, 오는 13일부터 5일 동안 음악의 디아스포라적 속성을 조명하며 예술성과 축제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라는 커다란 배의 키를 잡은 김희선 집행위원장(56)과 3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축제의 비전과 준비 상황을 들었다. 올해로 집행위원장 3년 차를 맞은 김 위원장의 감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처음 맡았을 때 느꼈던 책임감이 여전히 크다”며 운을 뗐다. “20년이 넘게 지역에서 아름답게 가꾸어진 소리축제를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현재 당면한 과제 안에서 이를 풀어나가는 일은 어렵지만, 관객들과 미래를 꿈꾸는 예술가를 만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축제 뒤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스태프들과 늘 함께 고민하며, 예술성과 축제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대표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 축제의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 개막공연 '심청'의 연출자 요나 킴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상임연출가인 그는 디아스포라 한국인으로서, 전통에 대한 깊은 애착을 지닌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전북에서 태동한 판소리와 농악 등도 본향을 떠나 세계로 퍼져나갔다”며, 음악의 이동성과 재창조성에 주목했다. “올해 축제는 미래를 견인할 다양한 시도들이 가득합니다. 국제-국내 공동제작 개막공연 '심청'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선정한 거점화 사업 ‘소리 넥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라는 키워드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과 그 결실이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는 주제 공연 중 하나인 ‘양금로드’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페르시아에서 한국까지 이어지는 양금의 여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무대로, 같은 악기가 서로 다른 문화와 만나 어떻게 각기 다른 음악으로 피어났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미국에 거주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소현 씨와 그의 스승 김일구 선생이 서양 악기로 아쟁 산조를 연주하는 무대도 준비하고 있어, 축제의 키워드를 풀어낸 여러 공연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무대로는 단연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무대가 꼽힌다. 70대 원로부터 30대 젊은 명창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소리꾼들이 약 3시간에 걸쳐 판소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범패(동희 스님), 여창가곡(조순자), 경기민요(이춘희), 향토민요(순창 금과들소리) 등 전통 성악 장르를 집중 조명하는 ‘성악열전’도 준비돼 있다. 이와 더불어 축제의 해외 공연도 강화됐다. 스페인 국립극장 떼아뜨로 레알의 플라멩코, 일본 쇼의 거장 미야타 마유미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명인들의 무대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가장 중점을 두었던 소리축제의 변화는 ‘공연예술제’로서의 정체성 강화다. “지난해 ‘잡색X’, ‘조상현 신영희의 빅쇼’에 이어, 올해 개막작 ‘심청’은 국악계를 넘어 공연예술계 전반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여름축제로의 전환, ‘소리캠프’와 ‘소리학술포럼’ 신설, 전국 단위 홍보 확대도 이 같은 변화의 일환입니다. 국악이 박물관 유물처럼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세대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역시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지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소리축제를 아끼고 가꿔주신 도민 여러분의 애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낮에는 실내 공연장에서 시원하게, 밤에는 야외 ‘섬머 나잇’ 무대에서 다양한 무대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객분이 공연장을 찾아주시고, 함께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앞으로도 예술가와 관객, 지역이 함께 만드는 축제로 나아가겠습니다.”
이정란의 그림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게 된다. 평면 캔버스에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입체감을 최대한 살려냈기 때문이다. 번져나가는 듯한 드로잉에 자수가 결합되자 마치 우주 은하수를 보는 듯 화려하다.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보면 형체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낸 붓 터치 흔적이 엿보인다. 이정란 작가의 개인전이 1일부터 31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오프닝 8월 2일 오후 4시 30분. 이번 전시 주제는 ‘나의 정원으로’. 교육자로서 지켜낸 30년의 시간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시작과 용기가 필요했던 작가는 ‘정원’이라는 공간을 물리적인 경계를 넘어 재해석한다. 그는 정원을 감정, 기억이 얽힌 장소로 보고 그 안에서 변화하는 삶의 기쁨과 슬픔, 아픔과 상처 등을 짚어낸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나의 작업은 오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혹은 내 내면에 스며들어온 소중한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자르고 깁고 채색하고 꿰매고 오려 붙인 회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조각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닐까?”라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업 과정 속에서 객체로서 자신 내면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 행복하고 기쁜 감정에 들게 된다”고 밝혔다.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이정란 작가는 그동안 영‧호남 미술교류전, 전북 미술단체 연립전, 시선-Harmony전 등 단체전과 초대전에 참여했고,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히 작품활동을 펼쳤다. 현재 양현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미술협회, 전북중등미술교육연구회, 전북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세대가 건강한 소통과 공감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토크콘서트: 관계의 기술’이 오는 3일 오후 3시 전북특별자치도청 3층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좋은교육시민연대와 온을문화팩토리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친구, 가족, 그리고 넓은 세상–우리, 왜 이렇게 힘들까?’를 주제로, 청소년과 학부모, 일반 시민 등 전 세대가 관계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강연자로는 방송인 홍석천 씨가 나서며, 좋은교육시민연대 유성동 대표가 사회를 맡는다. 특히 이번 토크콘서트는 일방적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객석의 반응을 반영한 질의응답 등 쌍방향 소통 중심으로 진행된다. 관계자는 “교육과 심리, 문화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시도한 프로그램으로,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 및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4848-3825)로 문의하면 된다.
전통 판소리의 깊은 울림을 해설과 함께 만나는 무대가 마련된다. 다음 달 3일 오후 2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의 세 번째 공연에서는 여성 명창 박애리가 ‘강산제 심청가’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해설자 김정배 교수의 해설과 함께 판소리의 유파별 특색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로, 전통 판소리의 서사적 감성과 미학을 보다 풍성하게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강산제는 여백의 미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잘 알려진 소리 계열로, 박 명창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깊이 있는 소리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박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춘향가) 이수자로, 국립창극단 주역배우를 거쳐 현재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판소리 완창 무대를 이어오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국제화를 이끌어왔다.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관장은 “소리꾼과 해설자, 고수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내는 무대는 단순한 판소리 공연을 넘어 유파 판소리의 정수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픈 관객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1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와 전화(063-272-7223)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는 전통 판소리 다섯바탕(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을 유파별로 나누어, 명창의 완창과 해설이 결합된 형태로 연중 진행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10월까지 전당 연지홀에서 ‘2025 월간 드림 콘서트(월드콘)’을 개최한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모습으로 도민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월드콘은 매달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역 예술단체에게는 단독 무대에 설 기회와 도민들에게는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이다. 올해 월드콘의 첫 번째 주인공은 그룹 ‘앙상블 아하’다. 앙상블 아하는 지난 2019년 결성돼, 클래식을 중심으로 성악, 뮤지컬,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앙상블 연주를 시도하며 각 멤버의 전문성을 살린 새로운 음악적 색채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는 그룹이다. 이들은 전주를 비롯해 군산, 익산, 완주, 부안 등 도내 여러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곡들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2025 월간 드림 콘서트’는 이달 앙상블 아하의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더늠 공작소’, 9월 ‘하냥’, 10월 ‘웨이브 캔버스’ 까지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단체들이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8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 밖의 자세한 문의는 전화(063-270-8000)로 가능하다.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묵향의 향연 ‘202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올해로 15번째를 맞이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한 달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전북 14개 시‧군 전시관에서 펼쳐진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서예문화 보존과 진흥을 위해 마련된 국내 최초의 서예특화 전람회 형식으로 1997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전통 서예를 K-컬처 장르로 승화시켜 서예의 계승 발전과 새로운 예술 담론을 펼치는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29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202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최우선 목표로 “서예의 본령을 잃지 않고 한글 서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라고 밝혔다. 윤 집행위원장은 “2030년을 목표로 한글서예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서예비엔날레에서는 한자서예보다 우리 고유의 한글서예를 중심으로 전시를 추진 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에는 유럽과 미주, 중동 등 50개국에서 3400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전시와 국제 학술대회, 디지털영상서예전, 체험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고요 속의 울림(靜中動)’이다. 동양의 핵심 사상이자 서예의 정신문화를 강조하고, 서양의 물질‧형식 위주로 발전하는 현재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서예의 근본적인 정신을 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예의 흐름을 탐색해 서예 본령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1000명의 서예인과 5대 종단 종교인이 함께한 ‘서예로 만나는 경전(千人千經)’이다. 세계 경전의 구절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종교적 경건함과 서예의 정숙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9월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국내 청년작가 20여명이 한글서예를 활용한 장르 융‧복합 전시 ‘청년 시대소리 정음(正音)전’이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비 1억 원을 지원받아 열리는 전시로 K-서예를 선도할 역량 있는 청년 작가들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23년도에 처음 시작한 이래 한글서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던 주한외국대사들이 직접 쓴 40여점의 작품을 비롯해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작품도 전시된다.
신비로운 풍경이다. 풍성한 풀과 나무, 덩굴로 감싸진 안락한 동산이다. 군데군데 노란 꽃들이 피어있다.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는 푸른 하늘이 등장한다. 익산 출신의 수채화가 소채남 작가의 열한 번째 개인전 ‘물빛에 스민 시간들’ 이 교동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즈넉한 자연과 현대적 수채화 기법이 조화된 독특한 작품 세계 30점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인간의 안식처로 자연을 그린다. 자연은 작가에게 늘 기다려주는 곳이자 인간 존재의 근원을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시 작품들은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홍매화가 만발한 봄 풍경과 황금잉어가 유영하는 연못, 백로가 있는 물가, 눈 덮인 겨울 산야 등을 통해 전통적 자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일상과 자연, 그리고 삶의 고요한 흔들림을 묵직하게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특히 수채화 특유의 투명성과 번짐 효과를 이용한 물의 표현이 뛰어나다. 소 작가는 “수채화는 물로 그리는 그림”이라며 “우연한 번짐으로 예상치 못한 효과와 표현이 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관람객에게도 잔잔한 울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미협전, 전북수채화협회전, 전미협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전북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전북지회, 전주지부)와 전북수채화협회, 전미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3일까지.
전주 문화공간이룸의 대표 몰입형 감성 공연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 시즌3’는 다음 달 5일부터 9월 1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전주 문화공간이룸에서 총 7회에 걸쳐 열린다. 이번 시즌은 ‘예술이 품은 감정’을 주제로 구성된다. 밀레와 모네, 샤갈과 피카소, 바스키아와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삶과 작품 속 감정을 클래식 음악과 해설로 풀어내며, 고독과 열정, 회복과 연대의 감정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고흐의 밤하늘을 실베스트로프의 바가텔로, 카유보트의 빗속 풍경을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으로 감상하는 방식처럼, 회차별로 완전히 다른 명화와 감정, 음악이 이어진다. 해설에는 전시 기획자이자 미술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정우철 도슨트가 특별 초청돼 시즌3만의 깊이와 차별성을 더한다. 그가 해설을 맡는 회차에는 피아니스트 박상욱, 첼리스트 박건우가 함께하며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최지영 도슨트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이윤정, 이영신, 오은하, 박찬근, 김도연, 바이올리니스트 임영주, 첼리스트 김나래, 김성민, 클라리넷 유지연, 보컬 김찬미, 바리톤 석상근, 베이스 이대혁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해 감정의 흐름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엄 빈백석이 처음 도입돼, 공연의 감정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무대 가까이에서 안락한 좌석에 앉아 음료와 다과를 함께 즐기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좌석으로, 총 10석 한정 운영된다. 해당 좌석은 지역 문화예술 후원자인 영창철강 이현충 대표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이윤정 문화공간이룸 대표는 “예술이 감상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감정을 나누고 치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획”이라며 “그림을 보며 떠오른 기억과 감정을 음악 속에서 위로받는 ‘감정의 클래식 산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은 예술작품을 매개로 감정을 나누는 새로운 공연 형식으로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문화공간이룸의 ‘경험 중심 예술 공간’이라는 기획 의도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재)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5 소공연장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진행된다. 예매는 네이버에서 ‘명화따라 클래식 산책 시즌3’을 검색해 가능하며, 회차별 프로그램과 연주자 소개는 문화공간이룸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3-223-5323(문화공간이룸).
전통과 동시대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 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다음달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원에서 닷새간 펼쳐진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는 올해 축제를 통해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공연을 선보이며, 창작과 실험을 통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예술가들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놀이마당에서는 ‘동시대 우리 음악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15일 오후 7시 30분에는 전통 관악기의 멋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피리밴드 저클이 향피리, 태평소 등으로 관객의 흥을 돋우고, 이어 오후 9시 30분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날치가 대표곡 ‘범 내려온다’ 등을 중심으로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16일 오후 9시 30분에는 퓨전 국악의 신예 서도밴드가 조선팝이라는 독창적 장르로 젊고 독특한 감성을 전한다. 17일 오후 8시 30분에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싱어송라이터 송소희가 본인만의 음악 세계를 담은 무대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전주의 아침’ 마티네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완주 아원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14일 오전 10시 30분에는 훈·퉁소·생황 산조 무대가 열린다. 각각 송경근, 김동근, 김효영이 연주를 맡는다. 15일부터 17일까지 인재고택 학인당에서는 오전 10시 30분마다 정통과 현대를 잇는 예술가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김일구류 바이올린 산조 8월 15일 1030 학인당/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 15일에는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바이올린으로 재해석한 박소현의 산조 무대가, 16일에는 연주자들의 개성을 살린 자연소 프로젝트가 한국형 클래식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준다. 17일에는 저음과 고음이 공존하는 전통 악기 철현금을 중심으로 류경화의 철현금 무대가 꾸며진다. 클래식과 재즈 공연도 눈길을 끈다. 16일 오후 4시 모악당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고잉홈프로젝트가 함께하는 무대가 예정돼 있다. 손열음은 7년 만에 전주 무대에 오르며,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과 함께 감동적인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에는 놀이마당에서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과 프랑스 피아니스트 벵자멩 무쎄가 듀오 공연으로 여름밤의 낭만을 더한다. 올해 소리축제는 전통의 깊이와 창작의 실험을 통해 ‘우리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일정과 공연 정보는 소리축제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 갖는 의미와 역할을 많지만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기록’이 된다는 것이다. 필름 위에 실재를 얹은 사진은 그 자체가 역사로 남겨진다. 사진가 허성철은 이 같은 기록매체로서 사진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10여 년 동안 전북일보 사진 기자로 전북 전역을 훑었고 신문사를 그만둔 이후에도 새만금과 전주 개발 현장을 발로 뛰며 순간을 포착해왔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한 겹씩 실재를 쌓아 올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손주를 프레임에 담았다. 오는 8월 3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가족~은채 My Family~Eun Chae’는 그의 열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두 번째 가족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손녀 ‘허은채’의 세 돌을 맞아 성장 과정을 기록한 사진 62점으로 채워진다. 태어난 순간부터 시간을 따라가며 한 사람의 탄생과 성장을 가족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은채의 사진과 같은 시기의 엄마와 아빠의 유년 시절을 함께 병치해 세대를 관통하는 유사성과 닮음의 흐름을 한 화면 안에 담아냈다. 여기에 작가 본인의 사진도 덧대지면서 ‘가족’이라는 삶의 공동체가 어떻게 시간을 통과하고 관계를 잇는지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허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기록한 손녀의 기록사진이면서 먼 훗날 손녀가 자신의 아이를 키울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한 시절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공한 작가는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타이틀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전주가 개발되어 변해가는 모습을 기록해 전시와 함께 3권의 책자를 발간했다. 지난해 전주시 예술상을 받았다. 전북대와 예원대, 건양대 등에 출강했으며 현재는 사진과 페인팅, 포토샵을 이용한 포토페인팅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미술 전시가 전주에서 열린다 박서보, 김창열, 하종현, 오세열 등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획전 ‘상처 그 너머(Beyond the Wound)’가 9월 18일까지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 개최된다. 작품성과 대중성, 시장성을 고루 갖춘 한국 대표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의 주요 테마는 ‘치유와 성찰’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각언어를 사용하며 전쟁과 시대의 격동, 실존적 결핍 너머의 치유와 성찰을 향한 회화적 수행을 이어왔다. 노동집약적이고 엄청난 내공으로 완성된 작가들의 작품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신선함과 깊이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1931-2023)의 대표 연작 시리즈‘묘법’은 화백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선긋기는 목적 없는 반복 행위로 동양적 세계관에 기반한 내적 수양과 수신(修身)을 품고 있다.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지 섬유를 캐스팅해 실리콘 젤몰드로 주조한 후, 에어브러시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시킨 작품은 화백의 독창적인 기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대 후반 제작한 ‘묘법 Ecriture No. 070524 (2007년)’ 등 3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창열(1929~2021) 화백의 초기 물방울 작품 ‘water drops(1973년)’ 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물방울을 조형 언어로 구축한 화백은 물방울의 물리적 형상을 회화적으로 풀어내왔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삶의 고통을 투명하게 봉인한 시각적 명상으로 4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마대에 물감을 밀어내며 회화의 물성 탐구를 성실히 이어온 하종현(1935~) 화백의 ‘접합’ 연작은 배압법이라는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기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작가는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두터운 물감을 바르고 천의 앞면으로 밀어 넣는 배압법으로 걸쭉한 물감 알갱이를 자유롭게 변주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포 고유의 색이 보이지 않을 만큼 검게 칠한 작품 ‘Conjunction 14-145’(2014) 등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소외된 것들을 끌어안는 오세열(1945~)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화 물감의 화려한 기름기를 덜어내고 날카로운 도구로 캔버스를 긁어낸 작품은 일명 ‘낙서미술’로 불린다. 낙서미술을 최초로 선보인 오 화백은 소외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의미 없는 것에서 특별함을 찾아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해왔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에서는 유년의 순수와 상처의 흔적을 중첩시켜 낙서로 표현한 ‘무제’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한리안 관장은 “이 전시는 네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개인과 시대, 기억과 상처, 침묵과 구원의 지층을 보여준다”며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과 우리 시대가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개인과 시대의 흔적이 어떻게 형식과 물성 정신의 회화로 승화되었는지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3~17일 열리는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전통의 원형을 만날 공연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는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를 주제로 축제 기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일대에서 닷새간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음악, 월드뮤직, 클래식, 대중음악, 어린이 프로그램 등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이 가운데 전통음악의 원형과 깊이를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무대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무대는 ‘판소리 다섯바탕’이다. 소리축제의 대표 브랜딩 공연으로, 개막일부터 마지막날까지 매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개막일인 13일에는 남상일 명창이 ‘수궁가’를, 14일에는 이난초 명창의 ‘흥보가’, 15일 윤진철 명창의 ‘적벽가’, 16일 염경애 명창의 ‘춘향가’, 17일 김주리 명창의 ‘심청가’가 무대에 오른다. 각 명창의 유파와 소리의 깊이를 비교하며 판소리의 정수를 음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즉흥과 질서가 공존하는 산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산조의 밤’도 준비됐다. 다음 달 15일 오후 4시 30분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가야금 명인 이지영이 전통 산조의 질서를 유지하며 이지영류 특유의 변화무쌍한 가락과 장단의 묘미를 보여주고, 피리 명인 이용구는 전추산류 단조 산조를 통해 악기의 한계를 극복한 깊이 있는 농음의 세계를 들려준다. 두 명인의 깊고 치밀한 연주가 산조의 미학을 다시금 깨닫게 할 예정이다. 전통 성악의 진면목을 집중 조명하는 ‘성악열전’ 시리즈도 놓칠 수 없다. 다음 달 15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오후 1시 30분 명인홀에서 열린다. 또 15일에는 70년 넘게 불교의식 음악인 범패를 재장에 올려온 동희스님의 ‘범패’ 무대가 펼쳐진다. 구도자로서, 예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녹아든 범패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성악열전 조순자의 여창가곡/사진=소리축제 16일에는 절제와 느림의 미학이 담긴 여창가곡의 정수를 조순자 명인이 들려준다. 17일에는 선유가, 아리랑, 금강산타령 등 경기민요의 대표적인 악곡을 이춘희 명인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16일 오후 5시 놀이마당에서는 전북 순창 금과면 대장마을의 농요를 복원한 ‘들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지역의 땅에서 일했던 선조들의 노동의 노래가 현대에 다시 울려 퍼진다. 차세대 소리꾼들의 열정적인 무대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도 주목할 만하다. 13일과 14일 오후 1시 30분 명인홀에서 열린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젊은 소리꾼 5인이 무대에 오른다. 13일에는 황지영(심청가), 류창선(흥보가), 김미성(춘향가)이, 14일에는 김기진(수궁가), 이서희(적벽가)가 무대에 올라 저마다의 색깔로 전통의 소리를 새롭게 해석한다. 젊은 소리꾼들의 개성과 패기가 돋보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도 마련됐다. 다음 달 15일 오후 6시 30분 놀이마당에서는 ‘[강릉단오제×전주세계소리축제] 푸너리’ 공연이 열린다. 푸너리는 강릉단오제 무격 전승자 9인이 결성한 연희 단체로, 전통 연희를 바탕으로 한 창작작업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강릉단오굿의 주요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대표작 ‘구룡이 나르샤’를 선보인다. 관객들에게 소망과 축원의 의미를 전하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유휴열 화백의 작품은 간결하고 현대적이며 방대하다. 어떤 재료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동양 정신의 본성과 서양의 물성을 융합시켜 유휴열화 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화백이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주제인 ‘生(생)-놀이’ 는 인간의 삶을 놀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해 역동적인 예술관과 우주관을 예술로서 승화해 철학적 메시지를 던져왔다. 삶과 죽음, 동양과 서양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의 실타래를 기법이나 장르 제한 없이 풀어낸 유휴열 화백이 '生, 놀이-相生'를 주제로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오사카 AMANO GALLERY(아마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1987년부터 일 년에 한번씩 아마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온 화백은 도쿄와 오사카의 미술제에서는 아마노 갤러리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아마노 갤러리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갤러리 측에서 화백을 초대해 개인전을 열게 됐다. 늘 그렇듯이 한번 전시했던 작품은 다시 걸지 않는 유 화백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겨울부터 새로운 재료와 방법으로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예전 작품들보다 훨씬 간결해지고 단순화된 평면 작품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휴열미술관 유가림 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유휴열 화백의 작품세계에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적 미의식의 원형과 삶의 굴곡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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