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도지사 "전북의 자산 활용해 동학농민혁명 정신 확산 시킬 터"
동학농민혁명 그리고 3.1만세운동, 5.18민주화운동. 계급타파 평등주의, 일제 항거, 민주주의 출범, 촛불혁명 시대정신으로 이어진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역사적 기획 콘텐츠가 국가 주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전북이 주최가 된 동학농민혁명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사실상 대한민국 민주주의 출범의 효시로 꼽힌다. 이런 동학농민혁명이 125년 만에 국가 법정기념일 제정됐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며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을 표출한 동학농민혁명은 전북인들이 주체였고 배경지 역시 전북이 주 무대였던 만큼 동학농민혁명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가치 확산을 위한 선양사업이 지속돼야 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만나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의 의의와 과제, 향후 선양사업 추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125년 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의 의미는.
이제라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게 돼 대단히 뜻깊고 기쁩니다.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적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 정신의 뿌리입니다. 안으로는 전근대적인 봉건제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당당한 주권국가를 목표로 하는 아래로부터의 최초의 개혁운동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또 동학농민혁명으로 배출된 농민군과 종교 지도자들이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항일무장투쟁 등 독립과 자주국가 건립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시원(始原)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보면 바로 동학농민혁명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건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임에도 그간 실패한 농민반란 또는 종교 반란 정도로 치부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31운동과 419 혁명, 518민주화운동, 610광주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제대로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황토현 전승일인 5월11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유는.
무장에서 봉기한 동학농민군과 전라감영의 관군이 황토현 일대에서 최초로 전투를 벌인 날로, 농민군이 관군을 무찌르고 대승을 거두었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또 이 날을 계기로 동학혁명의 열기가 더욱 타올랐고,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데에 핵심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동학농민혁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선정 과정을 위해 우리 도 4개 시군이 추천한 전주 화약일, 고창 무장기포일, 정읍 황토현 전승일, 부안 백산대회일 등 4개의 지역 기념일을 대상으로 선정위에서 논의와 공청회를 거쳤습니다. 역사성과 상징성, 지역참여도, 계승 노력 등을 감안할 때 황토현 전승일이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동학농민혁명에서 전북, 그리고 전북인의 역할은.
동학은 경상도 출신인 최제우에 의해 사상이 정립됐으나 그 이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이를 거대한 역사적 흐름으로 증폭시킨 곳은 전라북도입니다. 가장 많은 신도를 이끌고 혁명에 참여한 무장포(包)의 손화중, 전라우도를 끝까지 이끌고 있었던 전봉준, 전라좌도 및 남원까지 아울렀던 김개남 등 혁명을 지도한 대표적인 장군들이 모두 전북 출신이었으며, 그들과 끝까지 함께 한 이들도 전북인들이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초인 고부농민봉기, 혁명이 확산된 계기였던 무장기포, 동학농민혁명군의 조직을 체계화했던 백산대회, 민관 공동 통치기구인 집강소 설치를 이끌어 낸 전주화약 등이 모두 전라북도에서 이뤄진 일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을 헌법전문에 포함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기도 했습니다.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면 그 근본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봉건, 반외세를 기치로 내건 동학농민혁명이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민족주의의 근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동학농민혁명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일은 우리 뿌리의 근원을 밝히고 그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는 일이라고 봤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헌법 개정 논의가 활발할 때 여러 경로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헌법전문 포함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도민들도 힘을 많이 모아주셨습니다. 헌법 개정 논의가 재개되는 대로 동학농민혁명의 헌법 전문 포함을 강력히 주도해나갈 생각입니다. -기념일 제정까지 논란과 이견이 많았는데 화합을 위한 방안은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광화문에서 열렸습니다. 지역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지만 촛불혁명이 일어났던 그 자리에서 첫 기념식이 열렸다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동학농민혁명이 촛불혁명의 뿌리임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념식은 서울에서 열렸지만 주인공은 전북 사람들이었습니다. 정읍과 고창, 부안, 전주 등 동학농민혁명의 무대였던 지역들이 공동으로 공연을 펼치고 그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지역적으로도 화합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국가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기념선양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시군 및 동학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우리 도의 동학자산을 아우를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해나가겠습니다. 이미 정부 중장기 용역으로 전북을 비롯한 전국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탐방벨트(안) 사업이 준비 중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방안은.
그간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선양사업은 지역주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 등 소규모 사업을 시군별로 운영해왔습니다.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앞으로 동학농민혁명은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하고 계승해나가야 하는 만큼 헌법 전문 포함을 비롯해 동학농민혁명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과 함께 기념하기 위한 사업들을 전개하겠습니다. 문체부, 동학재단과 협의해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국민과 후손들이 함께 계승하는 보편적 정신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사업들을 발굴하는 일부터 챙기겠습니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세계기록 유산 등재, 동학농민혁명 정신 브랜드화 사업, 전북을 중심으로 한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조성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학관련 유적지와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내년에는 정부와 시도연구원 공동으로 대규모 학술대회가 추진될 수 있도록 건의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