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생태관광, 미래를 열다 ④ 국내사례-순천만
순천시는 올해 순천만을 찾은 겨울 진객 흑두루미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31일 조사에서 1018마리가 관찰돼 지난해 최대 기록인 1005마리를 이미 넘어섰다는 것. 날씨가 추워지면 개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로 몽골 등에서 살다가 겨울철에 남하해 월동하는 조류이다.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흑두루미 월동지이며, 순천시의 시조(市鳥)도 흑두루미이다.△과거 쓰레기악취로 몸살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순천만은 버려진 땅이었다. 각종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졌고, 오리농장 등으로 악취와 오수배출도 심했다. 주민들은 함부로 갈대밭을 태우기도 했고, 어선들과 음식점과 창고 등으로 환경훼손이 적지 않았다.전환점은 1997년 순천만 골재채취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운동으로 시작됐다.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계속되자 순천시는 순천만갈대제를 열고 곧이어 민관거버넌스를 구성해 발전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남해안관광벨트 순천만자연생태관을 건립하고 2003년에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2005년에는 철새보호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를 도입했다. 2006년에는 람사르협약에 등록하고 2008년부터 고엽갈대 제거 등 주민과 함께하는 순천만 가꾸기에 나섰다.△복원가꾸기 시작돼2009년 순천만을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한 뒤 민간이 운영해오던 유람선을 환경을 고려한 체험선으로 바꾸고 핵심보전지구내 음식점 7곳을 이전 및 철거해 쉼터를 조성했다. 또 130억원을 들여 동천 하구 양안과 절강 등의 양식장과 폐염전 등 35.2㏊를 내륙습지로 복원하고 순천만 천문대를 건립해 낮에는 갈대를 관광하고 밤에는 별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2009년부터는 전신주 282개소를 철거했고, 볏짚 존치 및 경관농업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 58㏊인 흑두루미 월동 서식지를 120㏊로 늘릴 계획이다.순천시는 현재 습지보전 조례를 제정해 순천만 정원 및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수입의 10%를 순천만 보전기금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매 5년마다 순천만 습지관리 계획을 세워 생태조사 및 시민 모니터링, 국내외 학술대회와 국제교류 협력사업, 생태마을 가꾸기, 마을주변 정화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철새들의 낙원이 되다이러한 노력으로 1996년에 불과 80여 마리에 불과했던 흑두루미가 2010년에 500마리를 넘긴 뒤 2014년에 처음으로 1000마리를 넘어서 순천시가 천학의 도시가 됐다. 22,6㎢의 갯벌과 5.4㎢의 갈대밭 등 28㎢에 달하는 순천만에는 현재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 등 237종 10만 마리의 조류, 그리고 갈대와 칠면초, 퉁퉁마디 등 336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또 짱뚱어, 붉은발말똥게, 대추귀고 등 63종의 저서생물과 135종의 동식물성 플랑크톤 등 모두 771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되고 있다. 순천시는 현재 순천만의 세계자연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관광객 늘다순천만 탐방객은 지난 2011년 199만명에서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235만명과 236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2014년에는 세월호 사고의 여파 등으로 155만명에 그쳤으며, 올해는 9월말 현재까지 모두 119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을 155만명을 기준으로 내국인 관광객이 97.8%인 152만290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수도 3만358명으로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숫자이다.탐방 행태는 평일에는 수학여행 등 단체관람객이 많고 주말 등 휴일에는 가족 및 친구 단위의 관광객이 많은 실정이다.△순천만 정원 자산가치 1조97억순천시는 현재 순천만의 경제효과가 1000억원, 고용효과가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그러나 순천만의 경제적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순천시는 2008년말께부터 구상하고 준비해온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를 2013년에 개최하게 된다. 순천만과는 약 4.5㎞ 거리의 1.1㎢에 세계정원과 테마정원, 참여정원 등 57개의 정원을 꾸리고 국제습지센터와 꿈의 다리, 수목원 등을 조성했다. 순천만이 있었기에 가능한 행사였다. 박람회 행사기간 동안 440만명이 다녀갔으며, 지난해 4월 재개장한 뒤 12월까지 350만명이 다녀갔다. 올 9월에는 정부가 나서서 국가정원 1호로 지정했으며, 10월 한달에만 100만명이 찾는 등 현재까지의 관람객이 450만명을 넘어섰다.순천시는 2014년 4월 기준으로 기본자산가치 2350억원, 브랜드가치 488억원, 환경적가치 9억7000만원, 직접 경제적 가치 130억원, 간접경제적 가치 7119억원 등 순천만 정원의 총 자산가치가 약 1조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주민과 함께 다양한 사업 추진주민과 함께 순천만을 보전해온 순천시는 앞으로 주민이 참여하고 가꿔나가는 생태관광을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순천시는 이를 위해 대대마을 등 4개 마을을 선정했으며,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생태관광 프로그램에 대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 동안 2억8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대대마을은 마을길 둘러보기, 천문대 별 관측, 생태체험선, 용산전망대 일몰투어, 철새 모니터링 등 2박3일 코스를 운영할 예정이며, 농주마을은 남도삼백리길, 용산전망대, 갈대길 새벽투어, 칠면초 군락지 등 1박2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장산마을은 갯벌체험, 별보며 시골길 걷기, 해안길 새벽투어 등으로 구성된 1박2일 코스를 운영하고 거차마을은 해안길 걷기, 화포해변 일몰감상, 갯벌체험장 뻘배 체험 등 1박2일 코스를 운영한다. 생태관광협회에서는 갈대 자원을 이용한 상품개발과 마을소식지 및 자료집 발간 등을 맡고 있다.순천시는 또 주민참여 프로그램 공모사업,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원형 갈대군락지 유지관리 사업, 시민 생태모니터링단 운영 등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