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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금요일] 완주 이서면 주변 가볼만 한 곳

전주·익산·김제·완주에는 각 종교의 숨결과 자연의 아름다움, 역사문화유적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순례길' 9개 코스, 240㎞가 있다.이중 배 주산지인 완주군 이서면을 통과하는 길은 제6코스 초남이성지~금산사간 24.0㎞이다.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는'느바기(느리고 바르고 기쁘게)'가 돼서 6코스를 두발로 걸어보자.이서면의 초남이 성지는 전라도 최초로 천주교 공동체가 형성된 곳이자 이순이 루갈다의 영성적 깊이가 한국천주교회 안에서 가장 빛나는 보석으로 평가받는 곳이다.콩쥐팥쥐마을은 시대도, 세대도, 국경도 없는 세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에 얽힌 삶의 애환과 희망의 아름다운 순례길 마을이다.김제 금구는 근대의 한 길목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 자연스러운 옛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동체 느림보 마을이다.깊은 고요 속에 지혜의 빛을 발하는 예스러운 산사 귀신사, 뽕나무가 사이좋게 지내 오디향기 그윽하며 보랏빛 열매를 한껏 머금는 백운동마을을 지나면 종교간 만남을 반기듯 손을 함께 마주잡은, 서로 다른 나무 가지가 이어져 한 몸이 된 연리지(連理枝) 나무가 있다.금산사는 불교미륵신앙의 대가람으로 자신이 꿰어둔 개구리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발심하여 민중의 해탈을 위해 정진한 진표율사와 근현대사 안에 족적을 남긴 경허·만공스님의 발심과 깊이 관련된 사찰이다.

  • 문화일반
  • 백기곤
  • 2011.09.02 23:02

[행복한 금요일] 완주 이서면 배 수확농가

추석이 오는 12일로 예년 보다 10여일 이상 빨라져 열흘을 남겨두고 있다.이미 명절 대목은 시작돼 시장엔 제수용품이 넘치고, 유통가도 매출 극대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하지만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농민들은 올해엔 추석 특수를 제대로 누리기 힘든 상황이다.농산물의 수확 적기 보다 추석이 일찍 다가오는 바람에 시장에 충분한 물량의 제품을 출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의 부족도 제수용품, 특히 과일의 숙성을 늦추고 있다.이래저래 어려움이 있어도 추석은 추석. 제수용품중 대표적인 과일인 배의 수확 현장을 찾았다."농사는 꼭 부모의 마음과 같애. 애써 키운 농산물이 잘 자라면, 인성 바르게 커서 성공한 자식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야. 농사 안지으면 그마음 모르지."배 농사만 30년이 넘는 완주과수배영농조합법인 이정원 조합장(56)은 올해 수확량에 고민이 많다.완주군 이서면 상개리 6000여평에서 500여그루의 배나무를 키우고 있는 그는 추석이 예년 보다 10여일 이상 당겨져 수확량이 예년 추석 전 보다 30%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여름에 비가 내린 날이 많아 발육을 못해 배의 크기도'잘다'.15㎏ 한 상자 기준으로 15~20개가 '큰 것', 21~25개가 '중간', 26~30개가 '작은 것'인데 올해 '큰 것'은 구경하기 어려울 전망이다.그래도 다행히 작황이 좋고 꾸준히 햇빛을 받아 당도는 괜찮은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배나무에 열리는 배를 따서 시장에 출하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이는 배농사는 실제로 그렇게 만만치 않다.2~3월 봄이 오기전에 계분과 친환경 '유박비료'등 밑거름을 줘야 한다. 유박비료는 콩·깻묵·과채류의 찌꺼기를 재료로 만들어 친환경적이며, 단가가 화학비료 보다 3~4배 비싸다. 이 때는 전지작업도 해야 한다.5월부터는 수확 전까지 수시로 화학성분이 적은 복합비료로 취비를 하고, 착색·맛·당도를 좋게 하기 위해 영양제를'옆면 살포'한다. 올해는 유난히 잦은 비로 취비가 쓸려 내려가 취비 횟수가 많았고 옆면 살포 또한 더 자주 이뤄졌다. 당연히 인건비가 더 들었다.6월에는 종이 착색 봉지를 씌운다. 착색 봉지는 한 개 씌우는 데 30~35원을 준다. 하루에 새벽 5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쉬지 않고 작업하면 하루 4000개를 씌운다.완주군 농업기술센터 이용 과수특작담당은 "배는 올해 완주지역 95농가가 90ha에서 신고·원황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배 작황은 봄철 저온으로 개화시기가 늦었지만 기상 호조로 착과율과 생육이 좋아져 평년과 비슷한 수준인 10a당 2700kg 가량 생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해마다 수확 직전에 태풍이 한두번씩 지나가죠. 올해도 태풍이 온다고 하고…. 아직 병충해나 낙과 피해가 적은데 이번 태풍에도 낙과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이 조합장은 이서 지역의 90여 조합원과 함께 태풍피해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1994년 5월 설립된 '완주과수배영농조합법인'은 지금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과학적 영농경영으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다시 찾는 우수한 품질의 배를 생산하고 있다. 색상과 당도가 좋아 이서지역은 국내 유명 배 특산지중 하나가 됐고 수출 물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이서 배의 명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조합의 기술력으로 태풍이 배의 생육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배농사는 농사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작황이 좋아 풍년이면 가격이 떨어지고 병충해·기상이변 등으로 흉년이면 가격이 올라간다.올해는 작황이 나쁘지 않지만 추석 전에 많은 양을 출하하지 못해 대목을 못봤다. 추석 대목 물량은 적고 내달초까지 분주하게 수확해야 한다. 저온저장된 배가 나오는 내년 설 명절 보다 올 추석 배의 가격이 더 높을 듯 하지만 숙성된 제품이 적어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하지만 미성숙 과실의 조기 수확은 품질이 떨어지므로 완주배 이미지 하락과 소비 부진을 막기 위해서라도 품질을 높여 적기에 출하하자고 조합원들은 다짐하고 있다. '적기 출하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농가 소득을 스스로 향상시키자'는 것이다.간호사가 된 딸(29)과 대기업에 입사한 아들(27)을 둔 이 조합장 부부는 "3~4년에 한번씩 잊지않고 빚어지는 가격폭락 사태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했다.이 조합장의 부인 최공님씨(54)는 "배농사 일이 힘들지만 내 땅이라도 있어서 아이들 교육도 시키고 밥먹고 살았다"면서 "정부에서 배 과수원 폐원 등의 정책을 통해 배 값이 원가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문화일반
  • 백기곤
  • 2011.09.02 23:02

"학력·학벌 차별이 가장 심각하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여러 차별 유형 중에 학력이나 학벌 차별을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태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연구원이 불광동 원내에서 개최한 '국격제고를 위한 차별없는 사회기반 구축' 세미나에서 지난 6월 10~15일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만 20세 이상 남녀 9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차별'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29.6%가 '학력이나 학벌' 차별이라고 답했으며 동성애자(16.0%), 외모(11.7%), 장애인(10.7%), 출신국가(6.8%), 미혼모(6.2%), 인종 및 피부색(6.0%), 고령자(4.0%), 출신지역(3.4%), 여성(2.6%)이 뒤를 이었다. 학력ㆍ학벌을 꼽은 비율은 2004년 진행한 설문조사(2천명 대상 개별면접조사)결과에 비해 19%포인트 증가했으며 동성애자와 외모, 장애인, 출신국가 역시 2004년 조사보다 각각 8.1%포인트, 3.8%포인트, 2.8%포인트, 1.8%포인트 늘었다. '인종 및 피부색' 역시 2004년 조사에서는 거의 응답자가 없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차별에 대한 인식은 남녀가 조금 달랐다. 여성은 학력ㆍ학벌에 이어 외모, 동성애자, 장애인 순으로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남성은 학력ㆍ학벌에 이어 동성애자, 장애인, 외모, 인종 및 피부색을 꼽았다. 학력ㆍ학벌의 경우 여성의 48.2%가 '매우 심각하다', 40.1%가 '약간 심각하다'고 봤고 남성은 39.1%가 '매우 심각하다', 46.7%가 '약간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외모에 대한 차별은 여성의 44.8%가 '매우 심각하다', 45.7%가 '약간 심각하다고 답한 데 비해 남성은 31.0%가 '매우 심각하다', 48.0%가 '약간 심각하다'고 답해 여성이 더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성의 12.1%가 '매우 심각하다', 57.5%가 '약간 심각하다'고 본 반면, 남성은 1.3%가 '매우 심각하다', 27.2%가 '약간 심각하다'고 답해 남녀간 큰 차이를 보였다. 학력ㆍ학벌에 이어 심각한 차별로 꼽힌 동성애 차별에 대해 응답자들은 연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성애 차별은 상당히 소수이나, 우리 사회의 관습이나 문화에서 해결하기 극히 힘든 차별이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말했다고 김태홍 연구위원은 전했다. 그러나 연구진이 실제로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전체 2천674건의 차별 관련 진정을 분석한 결과, 장애(1천642건)가 가장 많았고 성희롱(212건), 나이(194건), 사회적신분(82건), 성별(80건), 병력(41건) 순으로 조사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안상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국내 거주 외국인 이주자 차별 현황과 향후 정책 과제'를,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현행차별구제제도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발제했고 강성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 김용화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김현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1.09.01 23:02

"전국 최고 창극단 만드는 데 힘 쏟겠다"

전북도립국악원 신임 창극단장에 임명돼 1일 취임하는 송재영 명창(50)은 "자부심을 갖는 창극단을 만들겠다"고 했다.무려 23년간 도립국악원에 몸 담아온 그는 창극단의 가능성과 한계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어찌보면 저는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창극단장이라는) 이같은 큰 자리를 짊어지려면, 더 많은 희생이 요구될 겁니다. 무엇보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전국 최고의 창극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는 것만큼은 약속하겠습니다."그가 내건 첫번째 약속은 스타 명창 양성. 비록 남성 명창이 적긴 해도 국립창극단과 비견해 기량이 뛰어나지만 스타 명창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무용, 기악까지 두루 익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구체적인 목표다. 그는 이어 공연을 적절하게 기획하고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공연기획에 전문 인력이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가 일생에 꼭 한 번 올렸으면 하는 공연은 '적벽가'와 '어머니'를 소재로 한 창작극. 그는 "무대는 실수가 전혀 용납되지 않는 전쟁터와 같다"며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임실 출생인 그는 이일주 명창을 사사, 도립국악원 창극단 지도위원·수석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2003)을 차지한 바 있다. 임기는 2년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9.01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⑧익산의 스토리텔링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가. 첫째, 역사는 예측불가능한 인간사의 판례집이기 때문이다. 둘째, 재밌는 이야기여서다. 셋째, 자신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백제사가 음(陰)이라고 한다면, 익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양(陽)이다. 음과 양이 거울처럼 서로를 비춰야만 과거와 현재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든 스토리텔링의 젖줄은 결국 역사로 귀결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익산역사유적지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믿거나 말거나,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사택적덕 딸, 몸져 누운 무왕과 백제 부흥 위해 미륵사 창건했다?'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왕권을 강화한 국왕으로 평가되는 무왕은 권력 투쟁 끝에 몸져 누워 익산에 있었다. 그를 물리치려는 세력들의 말들이 무성했다. 좌평(佐平·백제 관등의 하나)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왕후가 명운이 사그라드는 무왕을 염려, 백제사의 갈림길에서 결단을 내린다. 불심(미륵)에 맡겨 백제 부흥을 염원하는 것. 왕후는 기해년(己亥年·639년)에 미륵사를 창건하고 여기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다.종교는 유한한 인생에 대한 뼈저린 자각에서 시작된다. 익산 미륵사지에서 나온 유물들도 '불멸'과 '영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종교적 염원, 불멸 의식을 담은 상징물은 바로 탑이다. 탑의 가장 심층부에 보관했던 것은 사리. 불교에서 사리는 정화된 정신의 결정체이다. 미륵사지 석탑을 동양 최대의 석탑으로 만든 것을 보면, 무왕이 '불멸'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강했는가를 엿볼 수 있다. 무왕과 왕후는 자신들이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주체이자, 고구려·백제·신라로 나뉜 삼국 통일의 주체임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 익산 미륵사 창건, 황등제도 이유였다?무왕과 선화공주의 미륵사지 창건 설화는 황등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일제시대에 없어진 이 황등제는 미륵산 일대로부터 내려오는 물길을 막아서 형성된 호수로 주변의 둘레가 80리나 됐다. 백제 무왕이 세웠던 엄청난 규모의 미륵사를 당시 수도(부여)와 한참 떨어진 익산 미륵산에 세웠던 배경에는 황등제가 있다. 노령산맥 이남의 곡창지대를 부여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륵사와 바로 옆의 왕궁에서 직접 관할하고자 했던 것. 미륵사 앞에 있는 황등제를 통하면 부여에서 배를 타고 금강으로 내려와 웅포나 성당포를 통해 황등제로 들어올 수 있었다. 무왕은 배를 타고 미륵사까지 곧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결국 황등제는 식량과 물류를 확보해 주는 요충지였던 셈이다.▲ 미륵사지 일대 널려 있는 돌이 다 문화재라고?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 근처에 가보면 성인 남성 여럿이 간신히 들 수 있을 만한 돌덩이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석탑을 쌓기 위해 가져다 놓았던 돌 등으로 전한다. 하지만 이 보잘것 없는 돌들이 문화재라고 하면 과연 누가 믿을까.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미륵사지 석탑 해체·복원에 쓰여질 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이 돌들을 가져다 부뚜막도 만들고, 토방도 짓고, 구들도 마련했다고 한다. 먹고 살기 바쁜 시절, 문화재가 뭐 그리 대수였겠는가. 이 돌들은 이제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석탑 건너편에 원래 모습 그대로 되살려 만든 미륵사지 동탑이 있다. 2009년 미륵사지 서탑 심주석에서 "국보 중의 국보","무령왕릉 이후 백제 최고의 발굴"이라는 평가를 받은 사리호와 사리봉안기가 나왔다. 그렇다면 동탑 심주석에서도 또다른 사리봉안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김복현 익산문화원 원장은 "탑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둔 곳이기 때문에 여기에 절을 하면 불심이 생긴다고 믿었다"며 "동탑 심주석에 '제2의 사리봉안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만, 지극한 불심이 담겼던 탑이라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왕길'에 있는 고도리 석불입상, 미륵사 문지기였나백제 무왕을 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익산시는 무왕이 익산으로 천도하면서 남겼다고 전해지는 왕궁리부터 미륵사지까지를 추적해 '무왕길'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길을 걷다 보면 왕궁리 인근(금마면 동고도리)에서 2개의 석불이 동서로 마주보고 있는 고도리 석불입상(보물 제46호)을 발견하게 된다. 이 석불입상이 미륵사 '문지기'였는지 마을 장승이었는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남·녀 여부도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동쪽의 석불이 여성, 서쪽의 석불은 남성일 것이라고 추정만 할 따름이다.이 불상에 얽힌 전설에 의하면, 1년 내내 하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2개의 석불은 섣달 그믐날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리면 꽁꽁 언 하천 위에서 아무도 모르게 밤에 몰래 만났다가 동이 터서 얼음이 녹기 전에 다시 헤어졌다고 한다. 그 날이 1년에 한 번 만나는 유일한 날이라나. 현재 이곳에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나무다리가 놓여졌다. 백제 시대의 '견우와 직녀'는 이제서야 해후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9.01 23:02

"음식 맛에 대한 반응 재미있게 표현"

쿵쿵쿵.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음악이 깔린다. "지진이야!"하는 고함과 함께 한 남학생이 다급히 교실에 뛰어든다. '학교 침몰'이라는 자막이 뜬다. 'UCC계의 아이돌' 이신혁군(17·우석고 2학년)이 만든 46초짜리 '2011 한국음식관광축제'의 홍보 티저(teaser) 영상. 지난해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영상팀 'Project SH'를 조직할 만큼 뉴미디어에 '중독'됐다. 방송국 PD를 꿈꾸던 그가 제작한 몇 편의 동영상은 유튜브(www.youtube.com)에서 10만 여 건 조회를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몰고 다녔다.입시 지옥에 지친 학생들의 일탈을 경쾌한 음악으로 풀어낸 '하이스쿨 잼(High School Jam)'은 드라마 '드림하이'를 연상케 한다. 볼펜이 메트로놈으로, 빗자루가 전자기타로, 노트에 그려낸 건반은 피아노로, 소화기는 색소폰으로 변신시키는 기발한 상상력에 깜짝 놀란다. '차세대 드라마'역시 고등학생이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만큼 한 수위. "드라마 찍자"는 이 허무맹랑한 개그에 인기 드라마 주요 장면을 패러디해 녹여낸 재치 만점 재주꾼이다. 그렇다면 그가 제작하게 될 '2011 한국음식관광축제(10월20~2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한옥마을)'의 동영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을 맛봤을 때 반응을 재밌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의 맛을 깨워줄 기대작은 'Coming Soon'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31 23:02

[김병기의 서예·한문 이야기] (27)春風大雅, 秋水文章(춘풍대아, 추수문장)대련

오늘은 추사의 작품과 함께 청나라 사람 등석여가 쓴 것도 게재하였다. 오늘은 필자가 지난 호의 말미에서 예고한 대로 어떤 이유로 추사의 이 작품을 확실한 진품으로 보기를 잠시 유보하고 '전(傳)' 즉 '추사의 작품으로 전해오고 있는 작품'으로 보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이 작품의 對句 문장은 어떤 진리나 사실을 천명한 성격의 글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大雅'를 시(詩)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이 글은 '시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포용력이 있어야 하고, 문장은 가을 문장처럼 깔끔해야 한다.'는 뜻이 되는데, 이 말이 비록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그래야하는 진리이거나 사실은 아니다. 가을 물처럼 시리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한 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봄바람처럼 훈훈한 문장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청치는 봄바람 같고 문장은 가을 물 같다'고 해석한다면 '大雅'를 정치로 본 자체가 비약일 뿐 아니라, 앞 구의 '정치'라는 단어와 뒷 구의 '文章'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지도 않으며 이 글을 어떤 진리나 사실을 천명한 성격의 글로 보는 것은 더욱 어색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필자는 이 대구는 진리나 사실을 천명한 말이 아니라 누군가를 칭송하는 글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고서 지난 호에서 "봄바람처럼 온화한 인품(아량)은 만물을 다 용납할 수 있고, 가을 물처럼 냉철한 문장은 먼지(세속)에 물들지 않을 것일레라."라는 해석을 제시한 것이다. 원작자인 등석여가 '춘당대형아감(春塘大兄雅鑑)'이라는 쌍낙관을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추사가 이 대구에 담긴 그런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추사도 이 작품을 누군가에게 주기 위해서 썼을 테고, 주기 위해서 썼다면 받을 사람을 밝히는 쌍낙관을 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추사는 이 작품에 쌍낙관을 하기는커녕 이름이나 호도 쓰지 않고 달랑 도장만 두 개 찍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찍은 도장도 문제가 있다.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의 낙관 도장이 찍힌 자리 아래쪽에 원래 도장을 찍었다가 지운 자국이 불그레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점선 원 부분) 처음부터 추사가 쓴 작품이라면 도장을 찍었다가 지우고 그보다 위쪽에 다시 찍어야 할 이유가 없다. 설령 도장을 찍은 위치가 맘에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찍은 도장을 애써 지우고 다시 찍기까지 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중국이나 한국 서예사를 돌아보면 시대에 따른 작품의 형식 변화도 다양하다. 對句의 문장을 쓰고 쌍낙관을 하는 형식의 대련 작품은 중국에서도 청나라 때에 이르러서야 보편화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추사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창작하기 시작했다. 당시 청나라에서 유행한 새로운 형식의 대련작품을 추사가 조선 서단에 받아들여 선구적으로 선보인 것이다. 따라서 추사의 진품으로 확정할 수 있는 대련 작품에는 어김없이 쌍낙관이 있거나 협서(脅書)가 있다. 그런데 이작품은 글의 내용으로 보아서는 반드시 쌍낙관이 있어야 할 글임에도 쌍낙관이 없는 데다가 도장을 찍었다가 지운 흔적이 너무 역력하기 때문에 필자는 추사의 작품이라고 확정하기를 보류하고 '전(傳)추사'작품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1.08.31 23:02

[일과 사람] 새 국새 손잡이 제작한 익산 출신 한상대 씨

그는 소위 '지방대(원광대 금속공예과) 출신'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대한민국 제5대 국새 공모에서 올해 2월 인뉴(국새의 손잡이) 제작자 선정 통보를 받았을 때 그는 시련과 고난이 축복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인'의 반열에 올라선 전통금속공예가 한상대 씨(51)는 지난 23년간 웃은 날보다 가슴 치며 서러워해야 하는 날이 많았다.익산(모현동)이 고향인 그는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상경했다. 금속 공예 전반을 익히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한 생활은 시련의 일상이었다. 남대문 시장의 금속공예업체에서 간신히 자리를 얻었으나, 잘 곳이 없어 상자를 깔고 밤을 지샌 일도 있었다. 취업한 곳에서는 박대가 계속됐다. 기술 노출을 꺼린 이들은 그가 어깨 너머로 익히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한 분야만 해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신념으로 그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대공, 세공, 정밀주조, 보석가공, 디자인 등을 두루 익혔다. 인기 드라마 '주몽', '선덕여왕', '동이', '이산' 등에서 나온 왕관, 비녀, 귀걸이, 검 등을 도맡아 제작하게 된 것도 금속공예 전반을 섭렵한 덕분이다.그가 제안한 국새는 쌍봉에 무궁화, 태극 문양을 넣어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화합을 담은 것. 기존에 알려진 봉황 문양을 참고했으나 변화와 강조를 적절히 조화시켜 봉황의 자세와 꼬리, 깃털 부분을 역동감 있게 표현해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쌍봉의 등위로 표현된 만개된 무궁화는 기존의 국새에서 다뤄졌던 상징적 표현에서 벗어나 활짝 핀 구체적인 형태로 국운의 기상을 상징하는 모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4월부터 제작을 시작해 몇 번의 디자인 수정 과정을 거쳐 조화로운 형태를 찾기에 골몰한 결과 9월 국새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 행정안전부가 지난 4대 국새 파문으로 주물, 국새 손잡이, 국새 인장에 새기는 글씨 제작자를 각각 따로 뽑아 작업이 일원화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었으나,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국새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또한 그는 국새 파문을 계기로 국새 장인의 처우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도 했다."국새 만드는 사람에게 500만원 줬습니다. 이건 나라 망신이에요. 내가 돈을 더 받겠다고 그러는 게 아니라, 국새 장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그것밖에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국새 파문이 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교수가 아니고서야 국새 장인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데 누가 남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어느 정도 하면 끝날 줄 알았더니 모르는 게 자꾸 나와요.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게 별 것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뛰어난 후계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런 제자를 키우지 못하면 중도에 끊길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래서 밥벌이를 위한 작품보다 나만의 작품에 집중하고 싶은 거죠.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30 23:02

"전주에 다목적 특수촬영 스튜디오 건립을"

전주가 '영화·영상 중심도시'로 도약하려면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는 경찰서, 법원, 병원 등과 같이 영화·드라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소를 특화시켜 만든 촬영 세트. 이들 기관이 공공기관이다 보니 섭외가 어렵고, 기상 이변으로 촬영이 자주 취소 돼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가 요구되고 있다.올해 전주영상위원회(위원장 정병각)가 운영하는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유치된 영화·영상물은 37편. 지난해 17편에 그쳤던 장편 영화는 올해 '최종병기 활','마이웨이','고지전' 등 23편까지 늘었다.29일 현재 총 239일 가동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하반기 촬영 예정인 영화'권법'까지 합하면 매일 가동될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하지만 대전이 엑스포과학공원에 첨단 세트를 갖춘 'HD 드라마타운'을 추진하고 있어 전주의 영화·영상물 촬영 유치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는 전국에 아직 없는 시설인 데다 상황에 따라 변형 가능한 소규모 세트로 지으면,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정병각 위원장은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를 마련하면 제작사는 또다른 비용이 투입되는 세트를 만들지 않아 절약되고, 전주시는 영화·영상물 촬영 빈도가 더 많아질 수 있어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영화인은 "촬영 세트는 이제 영화나 드라마 속 또다른 흥행 주역으로 자리잡을 만큼 짓고 부수는 소모적인 형태가 아니라 유기적인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세트로 진화중에 있다"며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를 통해 더 많은 영화·드라마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영화·영상의 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전주시는 이같은 필요성에 인식해 18억을 들여 전주영화종합촬영소 내 부지 1157㎡에 '다목적 특수 촬영 스튜디오' 건립을 검토중에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30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높은 유적 분류작업 선행돼야"

익산과 공주·부여를 통합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규모는 실로 방대하다. 세계유산 등재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서 유적의 가치를 증명하고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유적을 분류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상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은 "국내·외 비교 유산을 검토해 백제사의 역사적 단계로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백제 왕도로서 공주는 대표적으로 무령왕릉과 공산성이 있고, 부여에는 도심 사찰로 정림사지를 꼽을 수가 있죠. 익산은 아무래도 사리봉안기가 나온 미륵사지와 왕궁리 일대가 대표적일 겁니다."이 위원장은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 요건 중 하나인 비교 유산을 놓고 볼 때 일본 1300년 왕도인 나라현은 백제 문화의 독자성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 6세기 중엽 나라현의 아스카에서 한반도로부터 전래된 불교를 기반으로 평성궁(헤이조쿄)이 탄생됐으나 백제의 흔적을 없애려는 움직임도 있어 역사적으로 예민한 데다 국내 백제문화와도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에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이 위원장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해당 유산을 지속가능한 유산으로 보전하게 된다"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익산을 포함해 공주·부여의 백제사를 재조명해 지역의 자부심을 표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9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⑦세계유산 등재 위한 가치규명-비교 유산

목조건축물 기와인 와당(瓦當)은 삼국과 동아시아 전반에 나타나는 미적 특징이다. 똑같은 연꽃무늬 수막새 와당이더라도 백제는 우아하고, 고구려는 굳세고, 신라는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일본 기와는 깔끔하고, 중국 기와는 듬직하다. 와당만으로도 각국의 비슷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 등재되려면, 타지역 혹은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과 차별성을 증명해 백제 왕도의 정체성을 규명해야 한다. 익산역사유적지구의 또다른 고민이 바로 '비교 유산'이다. 신라 1000년 왕도를 자랑하는 경주역사유적지구, 지난해 천도 1300주년을 기념한 일본 나라현의 궁궐 유적과의 비교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익산역사유적지구 내 왕궁리·미륵사지 권역에 무게익산역사유적지구는 미륵산 주변의 왕궁리·미륵사지 권역과 금강 하구의 입점리 권역으로 나뉜다. 특히 금강 유역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물 교류의 요충지였다. 때문에 익산역사유적지구는 꺼져가던 백제사의 맥박을 되살렸을 뿐만 아니라 고대 동아시아의 찬란한 문명 교류사까지 복원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왕궁리·미륵사지 권역에는 왕궁, 사찰, 능 등 백제 왕도를 입증할 만한 유적이 고루 분포한다. 특히 마한의 널무덤인 토광묘가 몰려 나오는 데다 청동·철제유물을 만나볼 수 있어 철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마한에 뿌리를 둔 백제 문화의 전통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입점리 권역에는 백제 중기의 다양한 고분이 존재한다. 땅을 직각으로 파고 들어가 돌로 무덤방을 축조한 수혈식 석곽분, 무덤방으로 향하는 길을 별도로 마련한 횡혈식 석실분, 무덤방 한쪽을 뚫어 입구를 마련한 횡구식 석곽분 등은 백제의 전형적인 고분 양식. 이는 백제 무왕 때야 비로소 전통성과 보수성이 강한 분묘 유적에 백제의 양식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는 "익산역사유적지구가 마한에 뿌리를 둔 백제 문화로서 차별성을 갖는 건 분명하지만, 백제 왕도로서 공주·부여역사유적지구와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입점리 권역은 제외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대 도성 구성요건 갖춘 경주역사유적지구 비교 가능해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는 신라 1000년의 역사가 집약돼 있다. 경주역사유적지구는 불교 미술의 보고인 남산지구, 천년 왕조의 궁궐터인 월성지구, 고분군 분포 지역인 대능원지구, 신라 불교의 정수인 황룡사지구, 왕궁 방어 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 등 5개 지구로 구분된다. 이는 궁궐, 왕릉, 사찰, 성곽 등 고대 왕도의 구성요건을 갖추고 있어 익산역사유적지구와 비교 연구가 가능하다. 신라의 초기 왕궁 위치는 정확하지 않지만, 계림과 첨성대 사이의 건물터와 성동동 전랑지 등이 확인되면서 궁궐의 규모·위치가 추정되고 있다. 신라 불교의 장엄함과 웅혼함을 드러내는 황룡사지구에는 38만여 ㎡에서 4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된 황룡사(사적 제6호), 신라 대표 승려인 원효와 자장이 머문 분황사가 대표적인 유적이다. 경주를 방어하기 위한 명활산성(동쪽), 선도산성(서쪽), 남산성(남쪽) 등을 통해 신라의 초기 성곽 축조 방식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익산역사유적지구가 참고할만한 사례이다.▲ 일본 나라현의 백제 불교 문화, 미륵신앙에 근거한 익산과 달라"백제 정신·문화 없이는 '일본도 없다'"2008년 충남도를 방문한 아라이 쇼고 일본 나라현 지사는 이같은 취지의 말을 남겼다. 일본이 자랑하는 고대 문화와 국보급의 유적·유물이 백제 문화 교류의 산물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710년 나라현에 세워진 일본 최초의 수도인 헤이조쿠(平城京)는 백제인들이 꽃피운 아스카 문화를 발판으로 세워졌다. 660년 백제가 멸망하자 2만여 명에 이르는 백제 유민이 일본으로 이주해 아스카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 이미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다이지, 고후쿠지, 야쿠시지 등 백제인들의 손길이 닿은 고찰들이다. 하지만 익산역사유적지구의 미륵사는 미륵불에 대한 신앙심에서 발원한 백제의 불교 유산으로 일본과는 차별성을 띈다. 2009년 발굴된 사리봉안기에서 미륵불에 대한 신앙 대신 석가모니 부처에 대한 신앙만 표출 돼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여전히 미륵불 신앙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하지만 백제의 불교 문화를 수용해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운 '아스카·후지와라 궁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익산역사유적지구를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일본 고대 문화의 원류이면서도 이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는 한 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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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1.08.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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