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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7. 달이야, 안녕?

△글제목: 달이야, 안녕? △글쓴이: 고은유(제주 아라초 2년) 달이야, 안녕? 나를 기억하니? 미용실에서 만났던 은유 언니야. 나는 사실 조금 겁이 많아서 개와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고 귀여워하지만, 실제로 만져본 적은 없어.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만져보고 안아본 반려동물은 네가 처음이야. 달아, 너의 아빠가 내 무릎에 올려주셨을 때 나는 네가 무섭기도 하고, 포근하기도 하고, 살짝 아프기도 했어. 생각보다 너의 발뼈가 딱딱했거든. 그래도 나는 무척 설레고 감격했어. 삼촌이 너를 안을 때는 가슴 쪽을 들고, 엉덩이를 받쳐서 그대로 들라고 하셔서 해보려 했는데, 너의 몸이 길어서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당황했어. 그리고, 내가 무릎을 치면서 “이리 와!”라고 하니까 올라왔을 때는 ‘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어. 삼촌은 나에게 너를 부탁하고 편안하게 머리를 자르셨지. 나는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네가 자꾸 부들부들 떨어서 떨어질까 봐 불안했는데, 내 팔에 네가 턱을 기댔을 때 ‘이제 좀 편안해졌나?’ 싶어서 행복했어. 네가 다음에 왔을 때 나를 기억하지 못할까 봐 엄마께 오늘과 똑같은 모습으로 오겠다고 했는데, 달이네 아빠와 엄마는 웃으시면서 “달이는 냄새로 너를 기억해.” 하고 말씀해 주셨어. 달이야, 나는 계속 네가 보고 싶어! 꼭 나를 기억해줘. 다음에는 너를 더 편안하게 안아줄게. 2023년 8월 19일 너를 그리워하는 은유가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12.15 13:30

전북문화관광재단, 5개 시·군 2023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막 내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2023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이하 한옥자원)을 마무리했다. 재단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간 진행해온 이번 사업을 통해 △전주시(런파이브) △익산시(세종전통예술진흥회 전북지부) △임실군(필봉온악보존회) △고창군(고창농악보존회), △부안군(포스댄스컴퍼니) 등 5개 시·군에서 90여 회 공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옥자원은 도내 한옥경관을 활용한 지역특화 공연콘텐츠를 개발하고, 야간상설 공연을 운영해 체류형, 숙박형 관광 등 지역문화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댄스뮤지컬, 국악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실제 전주에서는 남문시장을 배경으로 한 댄스뮤지컬 ‘조선 셰프 한상궁’을 공연하고, 익산에서는 익산에 유배 온 허균의 이야기로 전한 ‘사람, 꽃피우다’를 올리는 등 고즈넉한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재단은 올해 공연 안전을 위한 사전점검 강화 및 운영매뉴얼 등을 마련해 사업을 운영했다. 이와 더불어 사전 간담회를 통한 시․군(예술단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종합평가 방식(전문가평가 70%, 관객평가(만족도) 20%, 목표달성도 10%)을 구성했으며, 평가 결과 안정적 공연 운영과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의 공로를 인정받아 고창군(고창농악보존회)이 최우수로 선정됐다. 또 각 지역에서 18회 이상 상설 운영해 총 92회 공연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1만 2091명으로 전년 대비 1.6배(7275명) 상승했으며 모두 332명의 예술인이 참여해 예술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여기에 2023년(2022년 실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체 평가에서 98.2점을 받아 예술 분과 23개 중 3위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한옥자원 사업을 향후 전북관광브랜드 상설공연과 통합해 지역 문화 경쟁력 강화, 지역 소멸 대응, 지역 관광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전통예술지역 브랜드 상설공연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며 “내년에도 시·군과 협력해 지역 특색을 담은 공연콘텐츠를 발굴하여 지역문화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2.14 18:50

다음국악관현악단, 판타지뮤지컬 ‘멋진 신세계’ 무대

저물어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환상적인 뮤지컬 무대를 감상한다. 다음국악관현악단(단장 설영원)은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원작 <멋진 신세계>를 각색해 만든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21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 유항검홀에서 진행될 이번 공연은 올해 전라북도 무대공연작품 지원사업으로 다음국악관현악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국악 뮤지컬이다. 전석 초대. 지난 2016년 창단한 다음국악관현악단은 전주지역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민간단체이기도 하다. 국악창작음악을 사랑하고 국악관현악의 밝은 미래를 위해 참여한 연주자들의 열정은 이 단체가 생명력을 이어가는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가올 무대에서는 20여 년 가까이 국악작곡에 임해온 강한준 예술감독의 실험적이고도 도전적인 국악 뮤지컬 음악들이 초연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배우 이정원, 진은영, 김도희, 이은선, 김승태, 박재훈 등 6명의 주인공들은 뮤지컬로 재탄생 된 무대에서 열연을 펼치게 된다. 다음국악관현악단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뮤지컬 ‘멋진 신세계’의 줄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꿈은 무엇인지 그려내고자 했다. 작품 속에서는 핵전쟁 이후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고 살아남은 이들은 황폐해지고 척박한 곳에서 방사선에 피폭된 채 고통의 연속인 삶을 이어간다. 그중 살아남은 유능한 과학자들과 관리자들은 다양한 인간의 욕망과 욕구로 인해 불안정한 사회에 안전장치를 만들어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하며 그들만의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만들게 된다. 사회 시스템에 의해 인구는 20억여 명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은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지며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지능에 따라 어떠한 삶을 살게 될지 결정됨으로써 인간은 사회 부품에 지나지 않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과학의 발달이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미래 사회를 나타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보다 현명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기획됐다. 다음국악관현악단 관계자는 “민간단체로서 규모가 있는 국악관현악단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데는 어려운 여건이 많다”며 “저명한 원작의 명성이 재탄생 된 새로운 멋진 신세계를 먼 곳이 아닌 우리 지역의 공연장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지역민들이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2.14 18:49

제40회 전북연극상·2023 엘림연극상·우진청년연극상 수상자 선정

제40회 전북연극상 대상에 전주시립극단 서형화 씨,2023년도 엘림연극상에 극단 무대지기 백호영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전북연극상은 매년 향토 연극 발전에 이바지한 연극인을 위해, 엘림연극상은 지난 2018년 엘림건설 엔지니어링 후원으로 제정됐다.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을 수여한다. 전북연극상을 받은 서형화 씨는 올해까지 100여 편이 넘는 작품활동을 해오면서 연극예술의 선도적인 연극인으로 전북연극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로상은 안현수 씨, 공연예술상은 이신실 씨, 전북연기상은 조민지 씨(전주시립극단), 신인연기상은 성륜지(극단 랑)·이광재(극단 자루), 김서영(창작극회) 씨에게 돌아갔다. 엘림연극상을 받은 백호영 씨는 25년 넘게 무대지기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매 작품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을 누구보다 빛나게 수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올해 신설돼 만45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수여되는 ‘우진청년연극상’은 오지윤 씨(극단 자루 대표)가 받았으며, 상패와 상금 100만 원이 전달된다. 한편 제40회 전북연극상, 2023년도 엘림연극상, 우진청년연극상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2.14 18:48

전북작가회의, 12월 송년 ‘문학 산책’ 연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는 15일 오후 6시 30분 벽계가든에서 문학 산책과 송년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송년을 맞아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문학 산책은 문신 평론가(시인)의 신작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와 안성덕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깜깜>을 소개한다. 문 평론가는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평론집 <서로의 표정이라서>는 시인 문신에게 있어 시를 창작하는 일 이전에 시에 대한 절실한 사랑이 있었음을 고백하는 평론집이다. 안 시인은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깜깜>은 작고 따뜻한 생명력에 담긴 생과 사의 비밀을 찬찬한 걸음으로 톺아보며 가까운 곳에 있으나 쉽게 지나치는 것들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2부 모임에서는 250여 명의 회원이 60여 권의 작품집과 4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한 올해를 되돌아본다. 김자연 회장은 “작가들의 1년 창작 농사를 마무리 짓는 2023년 마지막 문학 산책”이라며 “두 작가의 품 안에서 뛰쳐나온 문장들과 두 손 맞잡고 어울리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4 18:48

김완순 에세이집 ‘결혼도 큰 스트레스다’

현대인들은 예전보다 많은 부분에서 풍요로움을 느끼지만 관계 맺는 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매끄럽지 않은 가족 간의 문제로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관계 개선의 노력보다는 덩달아 외로움을 느끼는 고민들도 늘어나는 세태다. 김완순 가족상담 전문가의 에세이집 <결혼도 큰 스트레스다>(생각나눔)는 결혼과 가족 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안내서다. “차분히 상담을 하다보면 행복한 결혼생활과 건강한 가족을 이루려는 갈증과 목마름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어요.” 저자는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결혼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자신과 배우자 사이에 필요한 노력에 비례했을 때 감당하기 어려운 큰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로 인해 배우자와 가족의 마음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할 때 스스로가 존중받을 수 있으며 타인 역시 존중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에서는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관계 개선의 노력도 현대인들이 지녀야 할 자기계발의 하나라고 제시한다. 저자는 배우자와 자녀가 당연히 무엇인가 해주기를 기대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하고 존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대상임을 일러준다. 배우자와의 갈등은 곧 자녀에게로 향해 가족 문제로 불거진다. 부모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녀 또한 자신처럼 살아갈까 봐 불안한 마음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것으로 인해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봐주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다 보니 갈등도 생기고 마찰이 일어나면서 힘들어진다. “옛날 속담에 ‘자신이 먹을 것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어요. 자녀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그 아이가 분명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으로 잘하든 못하든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 소장은 결혼 생활과 가족 문제 등으로 얻게 되는 스트레스를 잘 감당하면 어떤 관계보다도 더 많은 행복을 부부와 가족 안에서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계 맺기와 관련해 가장 훌륭한 학습장소는 바로 가정입니다. 사이좋은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행복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김 소장은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전북지부 사무국장과 군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상담팀장을 역임했으며 한일장신대 외래교수,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상담위원 및 자녀 양육위원, HD 행복연구소 감정코칭 수석강사, 군산부부가족상담연구소장을 맡아서 부부 및 가족상담 전문가이기도 하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7

강제규 요리이야기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쌀쌀해진 날씨에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요리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군산 출신인 강제규(25) 작가의 에세이집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책나물)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상에 눈길을 돌린 술회를 적은 책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족을 위해 저녁밥을 만들었을 만큼 요리를 사랑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기뻐하던 그가 이번엔 주방 대신 책상에 앉아 글을 썼다. 소방관들은 누가 해준 밥을 먹고 지낼까. 갑자기 울리는 출동 벨, 1초가 아까운 구조 환경 탓에 컵라면을 자주 먹을지도 모른다. 소방 복무요원으로서 119안전센터에 근무하게 된 작가는 밥 때도 놓치며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119안전센터의 요리사를 자처하며 따뜻한 밥을 차려냈다. 식당 이모가 휴가를 낸 어느 날 한번 요리해보겠다며 수줍음 많은 성격에 용기를 낸 것이다. “요리사 자격증도 있고 레스토랑에서 일했으니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니겠지.” 이후로도 식당 이모의 휴가 때가 되면 그는 특식 요원으로 변신해 식비 예산 단돈 5만 원 안에서 소방관들을 위한 끼니를 정성껏 준비했다.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마음이 춤추며 하는 요리 앞에 모두가 즐겁다.” 작가는 소방관들의 밥을 지은 이야기를 담백하고 유쾌하게 풀어썼다. 돼지 앞다리 살 수육, 필살기인 마파두부, 매콤한 맛이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김치찌개와 쫄면, 특식 중의 특식인 삼계탕까지 모두 소방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가 만든 특식을 두 그릇씩 맛나게 비우는 센터장의 생활 조언도 인상적이다. 틈날 때마다 턱걸이를 열 개씩만 하면 삶이 달라진다고. 사람들은 한 사람으로 그 조직을 평가하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특히 깔끔해야 한다고.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배우라고. 그렇게 사람 냄새 가득한 119안전센터에서 뭐라도 배우려 애쓰는 청년작가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까지 펴내게 됐다. 출동 다녀오느라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단 한 명분의 음식이라도 데워서 식지 않게 내놓은 작가의 마음 씀씀이에 읽는 이의 마음도 따스해진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7

서정적 태도로 전하는 시 정신⋯함기석 시인, '모든 꽃은 예언이다’발간

“친구 아내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냇가를 혼자 오래 걸었다/ 어쩌면 저 색색 예쁜 꽃망울들은 모두/ 꽃의 종양일지 몰라/ 걸을수록 길이 아프다/ 나도 혹시 아내 인생의 물혹이 아닐까 싶어서/ 살구나무아래 휠체어 하나/ 난소를 떼어낸 여자, 오래 냇물만 바라보고”(시 ‘오래’) 함기석 시인이 시집 <모든 꽃은 예언이다>(걷는사람)을 펴냈다. 함 시인의 8번째 시집인 이번 책은 ‘1부 숯의 영혼’, ‘2부 서쪽에 쓰는 편지’, ‘3부 발목만 남은 눈사람’, ‘4부 나는 영원히 시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70여 편의 신작이 담겨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회 구조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자본주의 흐름 안에서 빠르게 대체되는 공석을 재조명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남승원 문학평론가는 “이번 8번째 시집에서는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세세하게 그리는데 주목하고 있어 과거 작품과 비교해 생소한 감정이 묻어난다”며 “이번 책을 통해 보여 주는 서정적 태도로 단순한 시문학의 하위 개념이 아닌 함 시인만의 시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함 시인은 현 시대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현대 시의 특징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함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2년 <작가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로는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하>, <아무래도 수상해>, <수능 예언 문제집> 등이 있다. 또 그는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이상시문학상, 신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2.13 17:47

최명희문학관 ‘작고 문학인 세미나’ 열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은 지난 10일 최명희문학관에서 ‘김순영·최명희 작가’ 작고 문학인 세미나를 열었다.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추모일(12월 11일) 하루 전에 진행된 세미나의 좌장은 문학평론가인 문신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맡았다. 올해의 경우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생활하며 글을 쓴 김순영(1937∼2019) 수필가의 작품을 통해 문학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동화 ‘샛별 질 무렵’)와 삼남일보 신춘문예(수필 ‘외투’),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수필 ‘묵은 책’) 등으로 문단 활동을 했다. 저서로 수필집 <꼭 하고 싶은 이야기>(1991), <어느 하루도 같은 아침은 없다>(1992),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1994), <그때 거기서 지금 여기서>(2002), <다시 가을에>(2003) 등과 전북문학상(1991), 전라북도문화상(1992), 신곡문학상(1996), 전북여류문학상(1999), 한국수필문학상(2001), 전북수필문학상(2003), 전북예총하림예술상(2012) 등을 받았다. 최기우 극작가는 “신석정, 김해강, 신근 작가 등과 1960~70년대 폭넓은 문단 활동을 통해 전북문인협회와 전북여류문학회 창립에 이바지하는 등 전북 문학사의 지평을 넓혔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김용옥 시인이 ‘내가 사랑한 수필가 김순영’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줬으며 김근혜, 김영주, 이경옥 동화작가, 이진숙 수필가, 최아현, 황지호 소설가는 작가의 수필집을 읽고 서평을 발표했다. 이어서 김미영 문학박사와 최기우 극작가는 수필을 통해 고향의 훈훈했던 인정과 풍경, 일상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한 최명희 소설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2.13 17: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페터 춤토르 '분위기'

나의 근무지는 팔복예술공장이다. 2019년의 첫 출근길에 나를 태운 택시 기사는 “여기는 뭘 만드는 공장이에요?”라고 물었고, 그 뒤로도 더러 그런 일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폐업하기 전까지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이곳은 이후 16년 동안 방치되다가 이제는 전시와 예술교육,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실행되는 현장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팔복예술공장에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기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공간이 고유의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는 말이겠다. 페터 춤토르의 『분위기』에 매료된 것은 그야말로 ‘분위기’ 때문이다. 그의 건축물이 간직한 분위기. 이 책은 2003년에 ‘독일 문학·음악축제’에서 <분위기. 건축적 환경. 주변의 사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춤토르의 강연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혀두고 있다. ‘분위기’는 춤토르가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생각해온 주제이며, 그에게 분위기는 미학적 범주에 속한다. 이 책의 첫 장에 인용한 영국의 화가 윌리엄 터너가 1844년에 비평가 존 러스킨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위기는 나의 스타일이다” 스위스의 건축가 춤토르는 2009년에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그의 수상은 당시만 해도 의외로운 결정이라고들 했다. 이전 수상자들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름을 세계에 알린 건축가들이었던 반면 춤토르는 스위스 알프스의 작은 마을에서 일하는 은둔형 건축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의 본질을 끈질기게 탐구한 구도자와 같은 그의 건축 철학을 인정한 건축계에서는 이미 ‘건축가들의 건축가’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분위기』는 춤토르가 건물을 설계하면서 깨달은 아홉 가지 사실에 대해 다룬다. 그는 건축물의 분위기는 시각적인 부분 외에도 소리나 몸이 감지하는 온도, 습도, 주변 사물과의 조화 등 여러 측면이 공간의 분위기를 인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한다. “건축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시간예술이다. 건물 내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나는 작업할 때 여러 지점들을 고려한다. 온천 프로젝트로 설명하겠다. 우리에게는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환경, 지시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유혹하는 분위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병원의 복도는 사람들에게 지시한다. 그와 달리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걷게 만드는, 부드럽게 유혹하는 기술은 건축가의 몫이다.” - 『분위기』 41쪽 그가 언급한 온천 프로젝트는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발스에 있는 온천이다. 그는 알프스산맥에서 나는 편마암 6만여 개와 콘크리트, 그리고 빛을 활용해 ‘테르메 발스(Therme Vals)’를 완성했다. 알프스의 자연경관, 천장과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 물의 온도와 소리 등을 섬세하게 계산해 설계했다. 스위스 작은 마을에 세운 나뭇잎 모양의 ‘성 베네딕트 교회(Saint Benedict Chapel)’와 독일 바렌도르프 들판에 있는 클라우스 형제 예배당(Bruder Klaus Field Chapel)도 감탄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클라우스 형제 예배당은 천장의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이 내려오는데 내부를 지지하던 나무 거푸집을 3주 동안 태워 만든 검은 벽과 대비되어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킨다. 그 어떤 화려한 장식 없이 놀랍도록 아름답다. “아무리 고심해도 아름답게 보이지 않으면 아예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라고 건축이 ‘아름다운 형태’를 간직해야 함을 춤토르는 강조한다. 그는 성상이나 정물에서 아름다운 형태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의 도구들, 하나의 문학작품, 한 곡의 음악에서도 아름다운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라고 이 책을 맺는다. 당신은 어떤 분위기를 사랑하는가? 그곳에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에 머무는 동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느끼게 되리라.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2.13 17:46

전주의 맛 '비빔밥', 구글 '올해의 검색어' 요리법 부문 1위

다사다난했던 2023년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가는 가운데, 올해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요리법은 전주의 맛 '비빔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검색 쿼리의 인기도를 분석하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올해의 검색어' 레시피 부문에서 '비빔밥(Bibimbap)'이 1위로 꼽혔다. 지난해 최다 검색 레시피는 인도 요리인 '빠니르 빠산다(Paneer Pasanda)'가 차지했었다. 올해 기준 '비빔밥' 구글 검색량은 지난 9월부터 급증했으며, 스페인의 에스페토(Espeto)와 인도네시아의 파페다(Papeda) 등을 제쳤다. 비빔밥을 가장 많이 검색한 국가는 인도이고, 싱가포르와 스웨덴이 그 뒤를 이었다. '비빔밥' 검색의 증가는 전주의 맛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국내 레시피 부문 인기 검색어는 '마늘 장아찌', '굴무침', '감자 샐러드', '무생채', '파김치', '수육', '스파게티', '샌드위치', '소갈비찜', '마녀 스프' 순으로 비빔밥은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비빔밥은 조선시대 3대 음식. 전주비빔밥은 주로 놋그릇이나 돌솥에 담기는데 놋그릇 비빔밥이 채소의 싱싱함이나 재료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돌솥 비빔밥은 뜨거운 돌솥에서 재료 고유의 맛이 스며들어 고소한 맛을 낸다. 특히, 전주비빔밥은 축제로 이어지며 국내외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전주비빔밥축제는 지난 2007년 11월 '제1회 전주 천년의 맛잔치'로 시작해 2010년부터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지난 2009년에는 신종플루 여파로,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또한, 지난달 전북도의회 정례회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문화인 비빔밥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잼버리'는 국내 '뜻' 검색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극한 폭염으로 홍역을 치른 '새만금 잼버리'. 세계 158개국 청소년들이 참여한데다 파행을 겪으며 '이슈 블랙홀'이 됐던 만큼 잼버리 뜻에 대한 궁금증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잼버리(Jamboree)는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다. 이밖에 '뜻' 부문 인기 검색어는 잼버리에 이어 'ETA', 'DITTO', '카르텔', '가결', '시치', 'Kitsch', '플러팅', '부결', '머그샷'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2023년 구글 검색어 각 부문 인기 순위는 구글 트렌드(https://trends.google.co.kr/trends/yis/2023/GLOBAL/)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3.12.12 18:13

‘아트전북페스타’ 먹잘 것 없는 잔칫상 전락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에서 리뉴얼된 올해 ‘아트전북페스타’가 먹잘 것 없는 잔칫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미술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아트 콜렉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기업 등에서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 조성이 요구된다는 과제가 남았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아트전북페스타는 전북미술협회와 JTV가 공동주최하고 아트전북페스타 집행위원회 주관, 전북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북도립미술관의 후원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 마련됐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아트전북페스타는 5일간 약 1000여명이 다녀갔는데 하루 평균 200명꼴로 방문했다. 메인 행사는 올해의 작가 42명이 참여한 부스터 부스전, 지역 청년작가 6명의 유망주 스프링 부스전, 사랑나눔 기부전, 둥실둥실 설치미술전, 조물조물 공예전, 뚝딱뚝딱 조각 소품전, 슥삭슥삭 드로잉전 등이 이뤄졌다. 또 전북도립미술관 대형 소장품을 1층 전시장에 선보인 ‘찾아가는 미술관’ 행사를 개최했고 미술인을 위한 교육과 2층 전시장에서 ‘복작복작 아트난장’을 새롭게 단장해 관람객 이벤트도 진행됐다. 문제는 구성 자체가 전시행사에 초점이 맞춰진 경향을 보이면서 방문객들이 주마간산 격으로 관람하면서 부스 참여 작가들의 사기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한 참여 작가는 “부스비용을 내고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작품 구입에 대한 문의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서울 등 대도시에 비해 침체된 미술시장에 지역 작가들의 생존전략으로 돌파구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과 판화 등 일반 관람객이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로 책정된 아트상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다른 미술인은 “일견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미술을 대중과 가깝게 하고 상업적인 타개책을 모색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화랑과 전문 큐레이터가 어우러져 진정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8000만원의 예산을 들인 만큼 컨벤션 효과 또한 크게 거뒀는지도 미지수로 꼽힌다. 지역 미술인들 사이에선 개막 첫날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행정의 무관심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승관 전북미술협회장은 “기존에 진행해 온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에서 아트페스타로 명칭을 바꾸며 아트페어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며 “지난 11일 기준 40여 점의 작품이 팔리는 등 광주·전남의 대형 아트페어의 수준에 미치진 못하나 이번 페스타가 지역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외(1)
  • 2023.12.12 17:56

김두해·이흥재·선기현 작가 '제34회 삼인전' 개최

1988년부터 30년이 넘는 우정을 바탕으로 해마다 작품세계를 펼쳐 보여 지역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김두해, 이흥재, 선기현 작가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예림미술관(김제 금구 소재)에서 ‘제34회 삼인전’을 진행 중이다. 우선 전시 안내 리플릿 전면 사진이 훈훈하다. 지난 1월 삼인전을 앞두고 전남 고흥 나로도 여행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삼총사의 한 장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에서는 세 명의 작가들이 밤낮으로 예술에 대한 고민과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 해온 시간 속에 장르도 분야도 다르지만 20여점의 작품으로 삼인삼색을 뽐내고 있다. 먼저 김두해 작가는 전시에서 ‘무인도’ 등 작가 특유의 농익은 표현기법이 돋보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원광대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개인전(15회)과 전북미술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고요하고 장엄한 풍경을 가감 없이 찍은 이흥재 작가의 경우 한지에 사진을 인화한 작품 ‘문득 피어나다’ 등을 선보였다.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사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다수의 개인전과 사진집을 발간했다. 마지막으로 선기현 작가는 원색의 화려한 색감과 드로잉이 조형미를 발산한 작품 ‘득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원광대 미술교육과와 동국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개인전(17회)뿐 아니라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풍남문화법인 이사장도 맡고 있다. 이 작가는 “우정 하나로 똘똘 뭉쳐 고독한 예술인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지역에서도 삼인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2.12 17:5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