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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가야, 본래 이름 찾았다

가야사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만든 신조어가 전북가야다. 전북 동부에서만 발견된 가야 봉화망에 그 근거를 두었다. 전북 남원시와 완주군·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순창군, 충남 금산군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시 또 전북가야의 용어에는 국정과제에 국민들을 초대하기 위한 대중적이고 홍보적인 의미만 담겼음을 밝힌다. 우리나라 전통지리학의 지침서가 ‘산경표’이다. 순창군 순창읍 남산대에서 탄생한 신경준이 편찬했다. 이 책에 실린 백두대간은 전북가야의 보금자리였다. 한반도의 척추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전북가야의 품속이자 터전이었다. 백두대간 양쪽 운봉고원과 진안고원에 기반을 둔 가야세력이 가야 소국으로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가야사 국정과제가 시작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운봉가야와 장수가야라는 임시 용어로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솔직히 전북가야의 가명(假名)들이다. 왜냐하면 워낙 발굴조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라북도의 예산 지원으로 그 실체가 명쾌하게 검증됐고, 가야 봉화 및 산성, 제철유적의 분포양상도 파악됐다. 모두 다 전북가야의 아이콘(icon)들이다.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은 신선의 땅으로 회자된다. 그 의미에 걸맞게 가야 이야기도 차고 넘친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를 아우르는 당대 최고급 위세품을 거의 다 모았다. 가야 고총에서 나온 금동신발, 철제초두는 모든 가야 영역에서 한 점씩만 출토됐다. 중국 양나라에서 바다를 건너온 계수호와 청동거울도 역시 운봉가야 고총에서만 나왔다. 금강 최상류에 지역적인 기반을 둔 장수가야는 봉화 왕국이다. 주지하다시피 가야 봉화는 국가의 존재와 국가의 영역과 국가의 국력을 대변한다. 현재까지 복원된 가야 봉화로의 최종 종착지가 장수군 장계분지이다. 240여 기의 가야 고총이 장수군 일원에서 발견되어 고고학 자료로 장수가야의 존재를 확증했다. 엄밀히 말하면 장수가야는 ICT왕국이다. 예나 지금이나 국력의 원천은 철이다. 철광석을 녹여 철을 생산하던 제철유적은 포항제철과 그 의미가 똑같다. 전북 동부에 가야 봉화망을 구축하려면 반드시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북가야의 영역에서 250여 개소의 제철유적이 발견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은 전북가야와의 연관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철유적의 밀집도가 가장 높다. 가야 소국의 위치 비정은 역사고고학의 범주에 속한다. 문헌의 내용이 유적과 유물로 입증되면 학계의 논의가 시작되고, 이를 근거로 결론 도출도 가능하다. 전북 동부에서 축적된 고고학 자료를 문헌에 접목시켜 운봉가야를 기문국으로 장수가야를 반파국으로 비정했다. 당시 문헌에서 요구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고고학 자료로 충족시켰다.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은 가야로 본격 진출할 때 기문국의 복속을 선언했다. 반파국은 기문국을 지키기 위해 백제와 3년 전쟁을 불사했고, 신라와는 적대관계를 야기한 봉화 왕국이다. 중국, 일본 문헌에 한 묶음으로 기문국과 반파국이 등장한다. 전북가야를 탄생시킨 가야 소국들로 역동성과 다양성, 국제성으로 상징된다. 언제나 늘 국민들은 가야를 철의 왕국으로 복원해 달라고 열망한다. 모든 가야의 영역에서 가장 많은 제철유적이 전북 동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증이 요망된다. 올해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등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도 염원한다. 전북 동부에 350여 기의 가야 고총과 120여 개소의 가야 봉화를 남긴 전북가야가 백두대간을 무대로 대도약하길 소망한다.

  • 문화재·학술
  • 기고
  • 2022.01.28 14:00

항재 김순묵 선생의 '항재유고 병부록'

무릇 일이란 준비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으나 준비가 없으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언행은 일치하도록 한다. 선비는 모름지기 복을 만들어야 하지 복을 추구하여서는 안 된다.(항재유고 가훈 전문) 항재 김순묵 선생의 문집 <항재유고 병부록>(도서출판 조은) 한글판이 출간됐다. 이를 출간한 연정 김경식 박사는 대대로 유학을 가업으로 하고 있는 선비 집안이다. 그는 선대의 가통을 이어받아 종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초손이다.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서기 1987년에 항재 선생 차남인 도강 김재규가 간행한 한문판을 한글 완역본으로 출간했다. 연정 김경식 박사는 항재 김순묵 선생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적부터 조고에게 들어온 선생에 관한 일화가 아직도 마음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크게 항재유고, 항재유고 부록 등으로 구분돼 있다. 큰 주제 안에는 가훈, 친필 문장 번역, 항재유고 서언, 20여 편의 시, 17편의 서, 발문, 제문, 잡저, 금강산록과 창랑대기, 창랑대의 원시의 운을 삼가 따르며, 항재기, 가장, 행장, 묘갈명 병서, 제문, 만장 등 수많은 글과 항재 김순묵 선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편 이 책은 한문으로 된 원본은 서기 1987년에 항재 김순묵 선생의 차남인 도강 재규 재종증조고가 당질인 보정 선생이 보전해 오던 자료 일부를 인계받았던 것과 보관해 온 것을 정리해 필사본 형식으로 간행했다. 35년 만인 오늘에 이르러 도강의 유일한 생존 삼남 길건과 여러 차례 상의해 나온 한글 번역판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외교관 출신 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생애

올해 7월 4일은 조선민족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서거 100주년이다. 동농 김가진은 대한제국 대신 가운데 독립운동을 위해 망명까지 결행한 유일한 인물이다. 일제 무단통치에 저항하기 위한 비밀 지하조직 조선민족대동단 총재가 돼 죽는 순간까지 대동단을 이끌었다. 장명국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외교관 출신 대동단 총재 동농 김가진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한 대동단 총재 김가진(석탑출판)을 펴냈다. 장명국 대표가 이 책을 펴낸 것은 조선민족대동단기념사업회 전임 회장 임재경 전 한겨레 신문 편집인의 부탁에서 시작됐다. 장 대표에 따르면 동농 김가진이 서훈을 받지 못했는데, 이는 부당하다며 장 대표에게 대동단 회장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완곡하게 거절도 했지만, 독립운동을 한 대동단 총재가 서훈을 못 받는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어 승낙했다. 이후 그는 책을 쓰면서 대동단, 특히 동농 김가진의 생애에 복벽주의와 친일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어 25년 동안 7번이나 서훈이 거부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그는 동농 김가진이 어떤 사람이고, 그가 살았던 시대는 어떤 상황이었고,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 공부했다. 그에 따르면 동농 김가진의 일생은 친일파가 될 수 없다. 동농 김가진은 친일이 아니라 친고종, 외교관 출신의 고위 관료라는 말이다. 동농 김가진은 친고종 개화파 외교관에서 독립운동가가 된 동농 김가진은 대동단의 총재가 되어 1922년 서거할 때까지 대동단을 진두지휘했다. 장 대표는 이 책을 통해 동농 김가진을 따라 같이 망명한 아들, 뒤이어 상하이에 온 며느리도 모두 서훈을 받았고, 대동단원인 전협, 최익환 등 주요 80여 명이 모두 서훈을 받았는데 동농 김가진만 서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동농 김가진이 독립 운동가인가, 아닌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고 전했다. 장명국 대표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석간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지난 1993년에 주간 내일신문을 발행하여 언론에 뛰어든 후 2000년에 일간지로 전환해 무차입 흑자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YTN 사장과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영남대학교 이사를 역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타고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의 ‘황무지에서’

타고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가 서른네 번째 장편소설 <황무지에서>(문예바다)를 펴냈다. 백시종 작가는 김동리의 인간 구원과 김유정의 해학, 채만식의 서사성을 겸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백시종 작가만의 독특한 관점이 담긴 우리 역사를 형상화한 장편소설이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치른 이 반도의 민둥산에 생애를 바쳐 산림녹화사업을 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문들이 엮어내는 시대의 아픔과 애환, 사랑 이야기가 바삐 전개된다. 때로는 돌바람 동반한 폭풍같이, 때로는 아슴푸레한 판타지로, 때로는 가슴이 메는 안쓰러움과 연민의 정이 펼쳐진다.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는 백시종 작가만의 나직하고도 굵은 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백시종 작가가 <황무지에서>를 집필한 것은 우리는 역사의 잘못을 얼마나 반성했고, 그것을 청산하는 데 얼마나 열과 성을 다했는지, 혹여 흐지부지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되레 사사로운 권력욕으로 진실을 찬탈하지는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판단해서다. 백 작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일부에서는 결코 들추고 싶어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내용도 치켜 들었다. 백 작가는 바로 숲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잔혹하고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세계에 유례없는 황폐한 황무지로 변한 양평땅, 아니 한반도 남쪽 지역 전체가 어떻게 그처럼 빠른 시일에 참으로 건강한 자연 숲을 있었는가, 전설 같은 성공담을 과감하게 치켜 들었다"며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만 1년간 황무지에서에 매달렸던 하루하루가 들뜸의 연속이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집필 그 자체가 마치 좋아하는 리듬에 몸을 맡긴 것처럼 나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백시종 작가는 지난 1967년 동아일보,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했다. 그는 한국소설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채만식문학상, 류주현문학상, 김동리문학상, 2021년 세종문화상 예술부문 대통령 표창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주홍빛 갈매기>, <물>, <그 여름의 풍향계>, <서랍 속의 반란>, <풀밭 위의 식사>, <수목원 가는 길>, <여수의 눈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박상재 동화작가의 ‘꽃탑’…“보물석탑과 돌무더기탑 대비해 동화의 향기 담아”

장수 출신의 박상재 동화작가가 김충경 화백과 손잡고 새로운 그림동화책 <꽃탑>(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이 동화는 고즈넉한 천년 암자를 배경으로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석탑과 주지스님이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올린 돌탑을 대비했다. 석탑과 돌탑은 각각 높고 낮은 신분을 상징한다. 석탑은 가진 자, 권력, 거만함이라면 돌탑은 소외 계층이고, 마이너, 쓸쓸함이다. 석탑에게 늘 업신여김을 받고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던 돌탑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신분 상승한다. 비둘기가 심은 오색 나팔꽃으로 뒤덮여 돌탑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꽃탑이 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판타지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동화의 특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산들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풍경소리가 해맑게 들려왔습니다. (중략) 비둘기가 굴참나무 가지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보물 석탑도 부럽게 쳐다보았습니다. 꽃탑이 된 아름다운 돌탑의 모습을. 이제 석탑보다 돌탑 앞에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다 갔습니다. 3층 석탑은 외로움을 끙끙 앓아야 했습니다.(<꽃탑> 일부) 돌탑은 화려한 꽃에 둘러 싸여 겉치레만 화려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쌓아온 내공으로 보다 더 속이 깊고 품이 넓은 탑이 됐다. 그럼에도 발길에 차이는 하찮은 돌로 이루어진 돌탑은 보물로 지정된 신분이 높은 석탑을 부러워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상재 동화작가는 콧대 높은 석탑이 오히려 꽃탑이 된 돌탑을 부러워하는 반전도 그렸다. 음지가 양지가 되고, 가장 낮은 자가 높은 자가 되고, 돌무더기 석탑이 화려한 꽃탑으로 변신하는 것이 이 동화의 매력이다. 박상재 동화작가는 지난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과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40년이라는 시간동안 동화를 써오며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개미가 된 아이>, <아름다운 철도원과 고양이 역장>,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잃어버린 도깨비> 등 동화집 120여 권을 냈다.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과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김성수 외 '제주도 나비와 문화'

봄소식이 멀지 않았다. 벌써부터 부안에는 복수초와 노루귀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 삭막했던 세상은 봄꽃과 파릇파릇한 새순으로 뒤덮일 것이고, 한겨울 월동을 끝낸 나비들도 제 세상인 양 날아다니리라. 연일 코로나 급증 소식으로 우울하지만 그때쯤이면 겨우내 몸을 잔뜩 움츠렸던 이들의 어깨도 조금은 펴지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제주지역에서 사는 나비를 다룬 『제주도 나비와 문화』라는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비매품이라 구하기도 힘든 책을 제주까지 연락해서 어렵사리 받았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오랜 시간과 공력을 기울여 제주도 나비 생태와 문화를 다룬 책자라서 더 반가웠다. 책 구성은 제주 나비 생태, 제주 나비 표본, 제주도 나비 연구의 발자취로 이루어져 있다. 380페이지에 달할 만큼 방대한 분량에 현장 사진을 포함한 내용 구성도 알차다. 이 책의 부제는 산굴뚝나비는 한라산을 떠나지 않는다.이다. 우리나라에는 대략 220여 종의 나비가 산다. 그중 산굴뚝나비는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458호로 지정된 나비이다. 다른 나비들이야 골고루 분포하는 편이지만 유독 산굴뚝나비만큼은 제주도 한라산, 그것도 1300m 이상에서만 산다. 운이 좋다면 한여름 한라산에서 이 나비를 만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표지도 산굴뚝나비가 차지하고 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방학숙제로 나비 채집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나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통 민화에도 나비는 쉽게 보인다. 그런데 요즘은 나비가 예전처럼 흔히 보이지 않는다. 상제나비처럼 한국에서 사라져 전설로만 남은 나비도 있다. 나비는 환경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예측하거나 환경오염을 추적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서식지 파괴와 생태 환경이 파괴되면서 나비 개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금은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국가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시대이다. 그러나 지역의 생태계와 지역 문화를 바로 아는 일이야말로 더 시급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지역 생태와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몫이자 의무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조만간 이런 멋진 책자가 나오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장창영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기를 여행잡지 <뚜르드 몽드>에 연재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1.26 19:34

[2022년 설 특집] 전북 곳곳 다채로운 행사 '가득', 코로나19로 아쉬움도 '가득'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도민들에게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문화 향유 기회를 선물하기 위해 전북 곳곳에서 문화예술행사를 진행한다. 일부 기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럽게 취소하기도 하고, 예약제로만 운영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시로 변하는 행사 개최 여부에 방문 전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올해 연휴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을 찾아 도란도란 시간 보내고, 예향 전북의 멋을 느껴보면 어떨까. 국립전주박물관은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제26회 설, 대보름맞이 작은문화축제를 연다. 2월 1일(설날 당일)은 휴관. 방문객에게 세시 풍속과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했다. 박물관 옥외뜨락에서는 투호 놀이, 활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민속놀이 마당과 맷돌, 절구 등 직접 만지고 더 나아가 이용해 볼 수 있는 옛 생활도구 체험, 전통놀이 오감에서는 전래놀이 체험 부스를 설치해 조선시대 양반들이 당시 즐겨했던 쌍륙놀이와 장치기, 자치기 등을 준비했다. 이어 북, 꽹과리, 장구, 징 등 평소 아이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전통 악기를 경험할 수 있는 사물놀이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한다. 전주역사박물관은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박물관 로비에서 설맞이 세시풍속 한마당 키트를 제공한다. 여러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하하 호호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윷놀이를 준비했다. 윷놀이 중간중간에 설날 풍습이 담긴 일명 복 카드의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 카드 속에는 연 만들기 등 다양한 미션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박물관에서는 윷놀이 키트만 제공하며, 내부에서의 체험은 불가하다. 윷놀이 키트 예약은 전주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예약 후 남은 수량만 현장 예약도 받을 예정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1월 29, 30일 양일간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전통문화 체험 행사를 통해 전주시민, 귀향객과 마주한다. 특히 임인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호랑이도 반한 곶감 떡이라는 주제로 떡 하나 주면 복 나눠 주지 곶감 설기 케이크 조리 체험을 운영한다고 전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더 나아가 조리 체험에서는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기반으로 설화로 알아보는 음식 이야기, 전주의 설 음식문화 이야기 등을 널리 알리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예약은 한국전통문화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국립익산박물관은 1월 29일부터 2월 6일까지 국립익산박물관 일원에서 설계기 문화 행사인 설날 놀이 한마당을 개최한다. 화, 목요일은 휴무다. 전통 민속놀이 체험으로는 제기차기, 투호 놀이, 팽이치기, 연날리기, 굴렁쇠 굴리기 등을 진행한다. 연날리기 프로그램은 30, 31, 2월 2일 총 3일간 펼쳐지며 하루 어린이 50명으로 제한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국립익산박물관 일원에서 프로그램을 즐기되 유적 근처의 놀이는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어촌 체험형 테마 공원 상하농원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 5일간 새해맞이 상하 대잔치, 까치까치 설날을 주제로 설맞이 체험을 운영한다. 크게 가족과 함께하는 다양한 전통놀이, 신비한 과거로 돌아가는 전통체험으로 구분해 진행할 예정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다양한 전통놀이에서는 제기차기, 윷놀이, 팽이치기, 굴렁쇠, 투호 놀이, 사방치기, 널뛰기 등 우리의 민속놀이를, 신비한 과거로 돌아가는 전통체험에서는 물지게, 어린이 지게, 곤장 치기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 밖에도 상하농원의 마스코트인 포근한 겨울을 보내는 귀여운 양들과 사진 찍는 '양을 찍어보아양' 이벤트, 설날 특별 이벤트인 2022 임인년, 어흥! 운세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라북도 어린이창의체험관이 도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임시 휴관을 결정했다. 수도권 등 타시도 이용 비율이 2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당초 설 명절 오프라인 행사는 취소하고, 온라인 전통 놀이터로 대체 운영한다고 전했다. 실이나 노끈의 양 끝을 서로 연결해 두 손에 걸고 여러 모양 만들며 노는 실뜨기, 일곱 개 교모 한 판으로 온갖 재주와 지혜를 발휘하는 칠교, 고무줄을 다리 사이에 두고 노래에 맞춰 이쪽저쪽으로 뛰어 넘나드는 형식의 놀이 고무줄 놀이 등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1.26 17:02

교동미술관, 중국 대학 미술교사 출신 ‘임의·왕옥 2인전’ 전시회

교동미술관이 본관 2전시실에서 오는 2월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임의왕옥 2인전 전시회를 연다. 두 예술가는 모두 중국 대학의 미술 교사 출신으로 현재 전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 한국에 유학하면서 삶에 대한 깨달음, 보고 들은 것, 그리고 한국의 수려한 풍경과 인문자연에 대한 감흥은 두명의 예술가에게 창작적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격물치지, 마음이 향하고 신을 갈망하는 것은 예술 창작이 추구하는 최고의 경지다. 자연계의 아름다운 풍경이 수묵, 유채와 만나면 영감이 샘솟듯이 솟아오른다. 자연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감정이 휘호와 함께 먹물을 뿌리는 순간에 종이 위로 뛰어오른다. 결국 오늘의 형상으로 관람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번 2인전에서 두 예술가는 모두 자연계를 창작의 배경으로 하여 동서양의 서로 다른 창작 형식에 저마다 내적 심상을 담아 자연에 대한 서로 다른 깨달음을 묘사했다. 변화를 추구하는 언어 속에서 형체를 만들고, 필법은 회화적 의도와 함께 중국 산수, 서양 풍경의 융합과 교대 속에서 심미적 형상을 드러낸다. 임의(RENYI)는 85년생 예술가로 2015년 중국 중앙미술대학 중국화대학 산수화필묵언어전공 석사를 졸업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하북 창주사범대학 미술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현재 전주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왕옥(WANGYU)은 중국 톈진미술대학에서 유화전공 석사를 졸업했다. 중국 허베이 창주사범대학은 교사로 현재 전주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01.25 20:26

전라북도립국악원, 국악원 증개축 공사 발돋움…37년 역사의 전환점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박현규, 이하 국악원)이 국악원 37년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2022년 국악원 증개축 공사 첫 삽을 뜨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국악원은 지난 1985년 12월에 건립돼 현재까지 37년간 국악을 계승∙보존하는 교육의 산실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시설 노후화와 연수공간 협소, 주차공간 및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시설 개선이 시급했다. 이에 국악원은 노후화된 청사를 철거하고 현 부지에 증개축하기로 결정했다. 증개축 공사는 202억 원을 투입해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2023년까지 신축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다. 올해 4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오는 6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새롭게 건립되는 국악원은 현재적이면서도 전통미를 더해 국악원의 상징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가장 큰 문제였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지하 주차장 포함 주차 면수를 현재보다 1.5배 확대하고 기악과 성악, 무용 등 강의실별 소음 차단, 유사한 교육과정 동일 배치 등에 중점을 뒀다. 국악원은 15일 오전 현 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2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도 주요 업무계획 주요 내용으로는 △노후한 국악원 증개축으로 쾌적한 교육 환경 조성, △판소리 다섯 바탕과 지역적 소재를 활용한 공연 제작 및 상설 공연 강화, △비대면 시대 도민 맞춤형 국악 연수 추진, △국악 자료 발굴∙보존 등이 있다. 판소리 다섯 바탕과 지역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연을 제작해 믿고 즐기는 전통국악공연으로 K-문화 확산을 주도해 나가고자 한다. 창극단(단장 조영자)은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극 심청전을, 무용단(단장 이혜경)은 전북 농악을 원초적 몸짓과 장단의 조화로움으로 극대화한 창작물 진경을,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은 전북의 정체성을 담아낸 연작 시리즈 本 Ⅳ 거장(virtuoso)을 기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악원의 대표 상설 공연인 기존의 목요 상설공연을 목요국악예술무대-토닥토닥으로 변경했다. 코로나19로 관람객 수가 줄고, 프로그램 반복, 무대 준비 미흡 등을 문제로 새출발하기로 했다. 기존 공연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습으로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14회 공연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도민 맞춤형 국악 연수를 추진해 도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 지난 2020년부터 지도교수별 초∙중급반 동영상 450강좌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고급반 동영상 150강좌를 추가해 총 600강좌의 국악 연수 동영상 강좌를 운영한다. 특히 올해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국악원 증개축 공사 문제로 도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기존 6개 시군에서 14개 시군으로 찾아가는 국악 교육을 확대해 시행한다. 기존에는 수강생 90%가 전주 거주자였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타지역에도 기회를 제공하고 국악교육 격차 해소를 통해 국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히는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그뿐만 아니라 1차년인 올해는 공연 제작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역사 문화자원을 조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2차년에는 정리된 공연 소재를 활용해 대본을 제작하고, 3차년부터 5차년까지는 10여 개의 테마로 구성해 테마별 공연을 추진한다. 3천여 벌이 넘는 공연의상을 관리하기 위해 의상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의상 별 분류, 재고, 상태 등을 전산으로 관리해 관리 이력을 데이터화하고, 향후 의상활용 및 경제적으로 어려운 단체 등에 대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단원들의 부상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주1회 운동처방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박현규 원장은 2022년 새해에도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코로나19 종식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국악원 전 단원이 합심하여 양질의 국악공연과 수준 높은 국악교육으로 도민의 일상회복, 문화 향유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37년간 국악원의 변화 모습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국악원의 역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국악원 증개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도민과 함께하는 국악원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1.25 20:26

고물자골목에서 날아온 초대장…“안녕! I’m 진수입니다”

1950년대 구호물자 보급품이 거래된 일명 ‘구호물자의 거리’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 ‘구호물자’, ‘구호물자’ 반복해 ‘고물자골목’이 됐다. 이후 이곳은 청바지 쇼핑 메카의 거리, 교복 유행을 선도하던 거리로 변신했다. 고물자골목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청바지 캐릭터 진수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고물자골목, 둥근숲 곳곳에서 시민과 만난다고 알려져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바지 캐릭터 ‘진수’를 만든 주인공은 진수회다. 진수회는 ‘진수’를 활용해 다양한 로컬 콘텐츠를 기획하는 팀이다. 총 3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2021년 4월부터 11월까지 둥근숲에서 7개월 동안 둥근숲 사회적협동조합의 기획과 전북대 링크 플러스 사업단의 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27일부터 29일까지 ‘WHERE AM I?: 진수의 골목탐험’을 주제로 한 고물자골목 미션 투어와 ‘HERE I AM!’을 주제로 한 팝업 전시, 스토어 등을 진행한다. ‘WHERE AM I?: 진수의 골목탐험’은 참여자가 ‘진수’가 되어 고물자골목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형 투어 콘텐츠다. ‘HERE I AM!’은 고물자골목 내 위치한 가게들의 이야기와 동네 주민들의 삶을 볼 수 있는 팝업 전시와 진수가 담긴 다양한 로컬 굿즈를 만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로 구성돼 있다. 고물자골목 내 가게들의 이야기와 사진을 특별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물자골목에 위치한 ‘보배제과’의 쌀강정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상점만의 이야기를 담았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키링, 엽서, 컵, 컵 코스터, 스티커, 그립톡 등 다양한 로컬 굿즈를 판매한다. 진수회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짧게는 다섯 시간, 길게는 하루도 넘게 걸리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저희는 무언가를 하려면 대충 안 한다. 힘들어도 열심히 하려고 하고, 열정 있게 하는 성격이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스갯소리인데, 이곳을 청바지골목 혹은 청바지동네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진수가 고물자골목 내 상점과 협업해서 하나의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배제과에서 진수 세트 패키지를 판다거나, 오래된 미용실에 진수펌을 만든다거나 이를 통해 진수테마거리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상상해 봤다”고 말했다. 고물자골목과 둥근숲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참여자, 관람객에 한해 웰컴 드링크를 제공한다. 주변에 있는 과자점에서 만든 진수 쿠키도 선물할 예정이다. 전시 끝에는 방명록존, 포토존도 기획돼 있다. ‘WHERE AM I?: 진수의 골목탐험’은 구글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약 4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프로그램으로, 한 타임 당 최대 5명 수용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팝업 전시와 스토어 이용은 가능하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1.25 20:26

솔방울에 담긴 일상과 추억…이가윤 개인전

일명 솔방울 작가, 이가윤 작가가 오는 2월 6일까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2층 장미 갤러리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의 주제는 with 동그라미로, 그는 시계가 동그라미를 그리며 흘러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자신만의 동그라미를 그리며 살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전시의 주제가 '동그라미'지만, 전시 작품이 동그라미 형상인 것은 아니다. 일상과 추억을 솔방울에 빗대어 표현하는 이가윤 작가는 솔방울로 만든 구름, 왕관을 쓴 솔방울, 아이 곁에 머무는 솔방울 등 솔방울을 다양한 위치에 배치하고 조합하는 등 다양한 도전을 했다. 이 작가는 집을 나서면 보이는 솔방울이 막상 찾으려고 하면 잘 안 보이는 것이 솔방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솔방울에서 우리의 일상을 발견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사라진 지금, 그 일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전시를 계획할 때는 이맘때쯤이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팬데믹 속에서 전시를 열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 속 이 전시가 잠시의 즐거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가윤 작가는 군산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현재 초등학교 미술 외부 강사, 미술 관련 프리랜서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단체전 3회, 개인전 2회 등에 참여했으며, 제15회 온고을미술대전 입선, 제16회 온고을미술대전 특선, AAF 알파 페스티벌 입선하기도 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1.25 20:2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호서 지역의 마한

마한의 공간적 범위는 대체로 경기충청전라지역에 해당되는데, 각 지역마다 시간적 흐름에 따라 문화적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백제의 정치적인 성장에 따라서 마한 영역의 축소를 의미하며, 결국 점진적으로 마한 정치체의 소멸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하겠다. 중국의 전국시대 이후 정치적 변혁기에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유이민들이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새로운 물질문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 시기 충청지역 즉 호서지역에서는 마한의 보편적인 분구묘와 계통이 다른 주구토광묘가 축조되고 있어 호남지역의 마한문화와 다른 문화적 양상을 띠고 있다. 호서지역의 보령 관창리에서 발견된 주구묘(분구묘)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주구묘 유적으로서 학사적인 의미가 있다. 발굴보고서에 의하면 이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의 종류들이 송국리형 토기, 원형점토대토기, 두형토기, 흑색마연토기 등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청동기시대의 송국리문화와 초기철기시대의 문화 간에 상호 관련성을 가지며, 그 시기를 기원전 3〜2세기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발견 당시 대부분 연구자들은 관창리유적의 주구에서 발견된 송국리 토기에 대해서 교란되었을 것이란 견해에서 그 시기를 3세기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최근 분구묘에서 점토대토기편들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어 그 시기를 청동기시대 송국리문화 단계까지 소급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이후 이러한 주구묘는 마한의 보편적 묘제로서 대형 분구묘로 발전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한편 천안의 청당동유적에서는 주구묘와 같이 주구가 굴착된 토광묘가 조사되었는데, 역시 마한의 분묘로 이해되어 왔다. 이후 주구토광묘는 공주시와 연기군, 청주일대에서 그 발견 예가 증가하고 있다. 주구의 형태는 대부분 눈썹 형태로 경사의 위쪽에서 매장부 시설인 토광을 감싸고 있지만, 청주 송절동이나 공주 하봉리에서는 토광을 거의 두르듯이 감싼 사례가 발견되기도 한다. 한편 주구토광묘의 매장부인 토광은 주구에 비해 매우 깊게 굴착되어 있는데, 이는 주구묘의 매장부가 토광일지라도 분구 중에 위치하고 있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구토광묘의 출토유물은 원저단경호와 심발형토기를 기본적인 셋트로 하지만, 장신구류인 청동제 곡봉형대구(曲棒形帶鉤)와 마형대구(馬形帶鉤), 그리고 유리제 구슬 등이 부장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천안 청당동에서 출토된 두 종류의 청동대구(帶鉤)에 대한 분석결과 중국 북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청동임이 밝혀져 대외교섭의 근거로 보았다. 곡봉형대구는 중국 전국시대부터 서진시기까지 폭넓게 발견되고 있고, 한반도에서는 낙랑의 분묘에서 발견된다. 또한 호형(虎形)이나 마형대구는 청원 오창, 영천 어은동, 경주 사라리, 김해 양동리와 대성리 등의 목곽묘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그 공간적 범위를 통해 중국 북부 ⤍ 낙랑 ⤍ 호서지역 ⤍ 영남지역으로 전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문화의 전파 루트나 유이민의 이동경로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삼국지」 위서 진한전의 기록을 보면 진한은 마한의 동쪽에 있으며, 진(秦)의 고역을 피해 한국(韓國)으로 왔는데, 마한이 동쪽의 땅을 할애해 주었다라는 내용과 더불어 언어 역시 마한인과 다르며 진인(秦人)과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사기」와 「후한서」에서도 위만의 망명기사와 더불어 한과 예가 강성하여 군현통제가 불가해지자 많은 유이민이 한으로 건너갔다라는 기사를 통해 진한대를 거치면서 중국에서 많은 유이민의 이입은 물론 물질적 교류가 활발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진국(秦國)에도 주구토광묘와 유사한 속성을 가지는 위구묘(圍溝墓)가 축조되고 있었다. 따라서 호서지방의 주구토광묘 축조집단의 뿌리는 진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유이민과 깊은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호서지방의 마한세력은 재지전통이 강한 주구묘 축조집단과 유이민집단이 어우러져 형성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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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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