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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역대 최다 관객…운영은 아직도 미숙

'표현의 해방구' 정신 잘 드러나…작품 수준 호평 / 해마다 지적받은 스크린 비율 문제 등 개선 안돼 / 일반 시민도 즐길 수 있는 상영작 구성·홍보 필요

▲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마지막 날인 6일 전주 옥토주차장에 설치된 전주 돔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영화제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있다. 박형민 기자

올해 18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6일 폐막작 ‘서바이벌 패밀리’(감독 야구치 시노부)를 상영하며 막을 내렸다. 역대 최다 매진과 최다 관객을 기록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대한민국 양대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화려한 성과 속에서도 행사 운영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숙한 점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출품작과 관객 수 등에서 호평을 받았음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상영작, 정체성·수준 만족

 

올해는 전체 543회 상영 중 279회가 매진됐다. 약 7만9000명이 다녀가며 역대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다. 프로그램의 규모도 성장했고, 질적 수준도 호평을 받았다. ‘독립·대안’· ‘표현의 해방구’ 정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양한 논쟁작들을 초청했는데, 영화제의 정체성도 잘 드러냈고 작품 수준도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었다는 것. 특히 ‘노무현입니다’· ‘파란나비효과’· ‘미스 프레지던트’·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등 국내 정치·사회적 이슈를 과감히 드러낸 작품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 ‘메이드 인 전주’ 활성화 돋보여

 

전주에서 영화를 제작, 투자, 활성화하는 ‘메이드 인 전주’ 노력도 돋보였다. 영화제가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전주 시네마프로젝트’와 좋은 시나리오를 발굴하는 ‘전주 프로젝트마켓’을 연계해 올해 마켓에서 상을 받은 ‘국도극장’(감독 전지희)을 내년 영화제에 선보이기로 했다.

 

또 국내 감독·배우가 모인 ‘미들어스 랩’ 운영을 시작해 기대를 모았다. 직접 40억 원 이하의 국내 영화 시나리오를 만드는 영화제의 연구소로, 침체된 중급 규모의 한국 영화시장을 전주에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안정적인 ‘전주돔’…탄력적 활용 필요

 

영화제의 개·폐막식, 대규모 상영 등을 맡았던 야외상영장 ‘전주 돔’은 대체로 지난해 야외무대보다 안정적이었다는 의견이다. 가건물 형태로 조성해 날씨 변화에도 대응했고, 외부와 차단해 영화·공연에 대한 몰입감을 높였다. 하지만 매년 1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열흘간 쓰고 허물어버리는 것은 낭비 요인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 돔’은 대안일뿐 하루빨리 영화제 행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내년에도 ‘전주돔’을 조성한다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낮에 빛을 차단할 수 없어 밤에만 영화를 틀 수 있었던 지난해와 상황이 변했는데도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것은 ‘운영의 변화’를 고민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위상에 걸맞지 않은 운영…조직 변해야

 

벌써 18회째를 맞았는데도 매년 제기됐던 ‘운영 미숙’이 올해도 도마에 올랐다. 43억 원 규모의 대형 국제행사를 이끄는 조직인 만큼 각 팀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관객의 질문에 담당 팀에 대한 연계 없이 모른다는 답변뿐이거나, 각 팀 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관객들이 행사를 관람·참여하는데 혼선을 겪었다. 스크린 비율이 맞지 않는다거나 화면이 기울어지는 등의 기본적인 상영 환경에 대한 문제도 수년째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단기 인력에 대한 교육 부실이 아니라 사무처의 운영 미숙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운영에 관여했던 A씨는 “1회 때부터 봐왔지만 행사 기획·진행, 홍보, 조직 운영 등의 실무가 콘트롤 타워 없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프로그램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며 “성년이 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직·운영도 규모·위상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변 확대 위한 단계적 구성·홍보 필요

 

영화제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이는 영화제 초창기에 제기됐던 ‘일반 시민도 즐길 수 있는 대중적·상업적인 영화 요구’와는 맥락이 다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햇수를 거듭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호평을 받는 만큼 영화제의 취지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일반 시민들이 흥미를 느껴 마니아가 될 수 있도록 상영작 구성과 홍보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인들은 “기존 시네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관람을 유도해 영화인구 저변을 넓히는 것도 영화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 ‘전주 돔’,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는 관객이 좀 더 편안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는데, 영화제에서 논쟁작만 강조하면서 이 부분들이 가려졌다”고 말했다. 이 역시 운영·홍보의 개선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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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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