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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보는 한국의 사계'

전북도립국악원이 아름다운 한국의 사계를 민요로 형상화한 '소리로 보는 한국의 사계'를 31일 목요국악예술무대에 올린다.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자연스럽게 구전되어 온 생활 노래로,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이번 무대 역시 한 그룹이 먼저 메기고 다른 그룹이 받는 형식으로 부른다.한국의 계절적 풍경이나 생활을 담은 곡들을 테마별로 묶었으며, 전라도 지역의 남도민요 외에도 제주민요 등 다른 지역의 특색 있는 민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봄의 테마 이음곡은 봄의 풍경을 노래한'새타령'과 봄바람에 수줍은 소녀의 마음을 담은'큰애기 순정'으로 흥을 돋우고 다시 파트를 나누어'꽃피는 새동산'으로 화창한 봄이 펼쳐진다. 여름을 연상시키는 곡들로 단오날의 정경을 담은'휘어능청'과'추천단오놀이', 제주민요로'이여도산아'와'오돌또기'가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특유의 애수 어린 정서를 느끼게 해줄 것 같다.'들국화'와'팔월가''풍년가'의 가을 민요와, '동백꽃 타령' '금강산타령'의 겨울 테마에 이어 전 단원이 남도민요의 최고봉인'육자배기'를 열창한다. △도립국악원 목요예술무대= 31일 저녁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31 23:02

호남 우도농악의 뿌리 탐구

전국 풍물굿 연구자들이 지난해 임실군 필봉마을에 모여 한국풍물굿학회(회장 김익두·사진)를 창립했다. 필봉은 좌도농악의 중심지. 풍물굿학회는 농악학회가 아니라 학제적 연구를 지향하는 학회다. 문제는 국내 풍물굿에 대한 관심이 중국에서 더 높다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2009년 길림성의 조선족 풍물굿을 '중국조선족농악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화유산이 중국의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한국풍물굿학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지역 풍물굿을 조명하는 '2012 풍물굿학회 학술대회'를 열게 된 이유다. 이번 학술대회는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첫째는 지난해 전북을 대표하는 정읍농악에 이어 경북을 대표하는 김천빗내농악의 위상·전승 과제를 짚는다는 점이고, 둘째는 '채상소고춤'의 명인 백남윤씨가 남긴 자료를 통해 호남우도농악의 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상모에 긴 종이 띠를 달아 돌리면서 작은 북을 치는 '채상소고춤'은 백남윤씨에 의해 정읍농악에서 처음 시도됐다. 김익두 교수는 "장수 출신 백남윤씨가 호남 우도농악의 동작을 직접 설명하고 그린 자료가 최근에서야 발견됐다"면서 "비록 복사본이긴 하나, 호남 우도농악의 뿌리를 탐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6월 1일 오후 1시 전북대 인문대학 2층 교수회의실에서 마련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석대권 대전보건대 교수, 박혜영 안동대 연구원, 손태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병학 빗내농악사무국장 등이 참석해 빗내농악의 전승과 변화·과제 등을 발제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31 23:02

"전주 동문거리 시민예술촌 시민운영지원단 구성 필요"

전주 동문예술거리가 시민예술촌으로 안착하려면 시민운영지원단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재)전주문화재단 동문예술거리조성사업추진단(단장 유대수)이 30일 전주 완판본문화관에서 연 제2차 동문포럼에서 이춘아 대전한밭문화마당 대표는 "시민예술촌이 시민들의 창작놀이터로 거듭나려면, 시민운영지원단을 꾸리고 시설·인력·프로그램 융합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민간어린이도서관으로 개관한 광주 아이숲어린이도서관은 '작은 도서관 문화예술학교'를 만들고 협력기관을 네트워크를 결성한 뒤 책뿐만 아니라 연극·음악 등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제시해 마을도서관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고 제시했다. 5인 이상 구성된 시민 누구나 평생학습을 신청하면 무료로 지원하는 대전의 '배달강좌제' 역시 성공 사례로 꼽혔다. 우지연 한국문화의집협회 사무처장도 시민예술촌의 성패는 창조적 주체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공간 운영을 비롯해 각종 프로그램에 시민들을 참여토록 해 지역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재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 우 사무처장은 "독일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아카데미 하우스의 경우 연습실·도서관·식당·침실까지 갖춘 공간"이라면서 "이곳을 통해 시민들이 1년 내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승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대표도 비슷한 논지로 아이들을 위한 좋은 연극을 보여주기 위한 60년 역사를 지닌 모임'어린이극장'(고도모게끼조)을 언급했다. 극장이 지원하는 공연은 전국을 돌며 어린이들이 감상하면서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된 작품으로 나오는 방식. 이는 공동 육아를 고민하던 아빠들의 모임과 연극캠프로 확장되면서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맨 처음 독일에서 시작 돼 전 세계 700여 곳에 생겨난 마더센터 'EKIZ' 역시 육아 고민을 해결하고 이웃 공동체를 살리는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결국 주민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사업이 결정되고, 어떤 형태이건 보상이 분명하게 주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결국 시민예술촌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누구에게 얼마를 지원할 것인가 하는 행정 편의적 접근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독려하는 방향의 조례 제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31 23:02

전주 경기전 관람료 받는다

국내 유일의 태조어진(보물 제931호) 등 조선왕실 유적이 보존된 전주 경기전이 6월부터 관람료를 받는다.전주시는 30일 경기전의 위상 재정립을 통한 가치 제고와 효율적인 관리운영을 통한 세계적인 관광 명소화를 위해 조례에 따라 6월 1일부터 유료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경기전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과 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이며 전주시민은 관람료의 50%가 감면된다. 6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다자녀가정 우대증 소지자 등은 모두 무료다.관람시간은 오는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하절기인 68월에는 1시간을 연장해 오후 8시까지 개방한다.이를 위해 시는 매표소와 각종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자동발매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특히 시는 유료화와 함께 조선왕조실록 편찬과 제작과정, 복본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경내 전주사고의 관람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유료 관광객의 이해도모를 위해 경기전 문화해설 프로그램을 기존 3회에서 5회로 확대 운영하며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궁중음악 상설 공연도 펼친다.앞서 시는 지난 4월부터 유료화에 맞춰 수문장 배치와 왕실제례 및 의상 체험, 왕실 투호놀이 등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시는 경기전 주요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와 영어, 일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를 하반기 중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성중
  • 2012.05.31 23:02

JIFF '소리 프론티어' 본선진출 8개팀 선정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 한)가 새로운 우리 소리 발굴을 위한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의 릴레이 경연'소리 프론티어' 본선 진출팀을 확정·발표했다.소리축제 조직위는 지난 4월 공모 결과 20개 단체가 신청한 가운데 거문고 팩토리, 고래야, 바이날로그, 스톤재즈, 안은경 Purity,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등 8개 단체가 선정됐다.평균 연령 27세인 거문고 팩토리는 2006년 결성, 거문고의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기타처럼 어깨에 둘러메고 연주하는 담현금, 하나의 현에서 두 가지 소리를 낸 실로폰 거문고, 첼로 켜듯 술대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첼로 거문고, 거문고의 작은 소리를 증폭시키는 전자 담현금까지 거문고의 한계를 상상력으로 뛰어넘은 단체. 고래야는 젊은 국악 연주자들과 홍대 인디밴드 출신 작곡자, 브라질 퍼커션 주자가 모여 2010년 결성한 단체로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2010)에 입상을 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2003년부터 즉흥적인 타악기 연주, 퓨전 재즈, 애시드 재즈, 펑크,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바이날로그는 국악계 카멜레온 같다.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대중에게 어필해 온 스톤재즈는 2004년 결성 돼 한국 가요사의 명곡을 재즈의 어법으로 소개하는 등 참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난 7년 간 한국전통악기부터 스마트폰 앱, 전자가야금, 전자해금, 전자장구 등 새롭게 개발한 악기를 접목시켜온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우리 음악을 기반으로 한 어쿠스틱·라이브 뮤직을 선보이는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피리연주자 안은경을 주축으로 기타·전통 장단 등이 결합된 안은경의 Purity 등도 주목을 모은다.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9월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한옥마을)가 열리는 기간에 본선에 오른 팀들은 9월14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 오른다. 특히 올해는 팀별 공연시간을 늘려 그들의 음악세계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30 23:02

25. 이재 거문고 - 호남 천재 실학자 황윤석 가문 대대로 내려온 명금

거문고는 무릎 위에 길게 뉘어 놓고 연주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악기로, 궁중음악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의 대표주자다. 그리고 전문 연주가의 독주악기로 전승되었다. 오른손에는 술대를 쥐고 현을 쳐서 소리를 내고, 왼손은 공명통 위에 고정된 괘를 짚어 음정을 얻는데, 그 소리는 웅숭깊고 진지하기만 하다. 이렇게 묵직한 거문고의 소리는 문인화가 그린 것처럼 지적인 남성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선비들의 생활공간에서 머물렀던 그 인연의 흔적이 소리의 형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거문고 소리가 선비들의 서실에서 퍼지는 은은한 묵향이나, 한 여름날 소나무 숲을 지나 온 서늘한 송풍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거문고에 축적된 문화의 상징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현재 국립전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거문고는 전라북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연륜이 있고 내력이 기록된 명금이다. 호남의 천재 실학자였던 이재 황윤석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온 이 거문고는 뒷 판의 명문을 통해 그 내력을 알 수 있다. 이 거문고는 지리산의 석상에서 폭포와 번개와 불 등 삼절이 만나서 탄생된 것이다.원래 두 조각이었지만 하나는 중국으로 들어가 명금이 되었고, 다른 한 조각은 남원의 월곡 정씨댁에 소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남원 정씨댁은 이재 황윤석의 처갓집이었다. 이곳에 보관되어온 재료를 이재 가문에서 요구해 거문고 원판으로 사용했고, 후판은 한라산에서 구해 와 완성했다.특히 황오익은 유학자이면서 거문고 연주자로 이 거문고 재료를 전주의 김명칠에게 거문고를 제작케 하였다. 제작자 김명칠은 제금 등 당대 최고의 악기제작자로 유명세를 떨친 인물로 최고의 재료와 최고의 악기장이 만나서 빚어낸 명품이 바로 이 거문고가 되는 셈이다.더욱이 명문에는 "물건은 사람에 의해 그릇이 되고 사람 또한 물건으로 내세에 이름이 오르게 되니 사람과 물건은 서로 얻는 것이라 하겠다. 나 역시 후손에 참여해 있는 사람으로서 선자에 대하여 기술하기를 바라니 이것이 어찌 황당한 일이라 하겠는가! 옛 성현의 가르침에 '예가 지나치면 어긋나고 악이 지나치면 방탕해진다'는 말이 있으니 너희들은 이것을 경계하고 경계하여 혹시라도 넘치거나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적혀있다. 또한 말기에는 "계묘년 단양월에 5대손 종윤(1858-1911)이 적고 못난 후손 욱(旭)이 삼가 쓰다"고 기록돼 있다.시대를 초월해 빼어난 재질의 거문고 재료를 명장의 손으로 탄생시킨 이 거문고는 비록 시공을 초월해 박물관 전시장에서 일반인을 만나고 있지만 전북 지역의 선비들이 덕목으로 거문고를 연주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백악지장' 거문고의 음악성을 다시 한번 듣는 듯 하다./전북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2.05.30 23:02

전주·청주시립국악단이 다시 만난다

전주시립국악단(상임지휘자 신용문)과 청주시립국악단(상임지휘자 한 진)이 두 번째 교류 음악회'동행'으로 조우한다.도시의 문화가 비슷한 전주시와 청주시는 지난해 6월 청주에서 공연을 연 이래 재결합해 각각의 특색이 담겨진 무대를 준비하기로 했다.청주시립국악단은 전통 선율이 깃든 관현악곡과 성악이 어우러진 무대을 준비하는 한편 전주시립국악단은 판소리합창과 비보이가 한데 섞여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관현악곡을 내놓는다.1부는 청주시립국악단이 연다.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를 맡은 한진씨가 작사한 '천년이 지나도'(작곡 이수정)는 작게는 한국 정서, 크게는 아시아 정서를 응축시킨 곡으로 정지연(소프라노) 이대희(테너) 김대권(바리톤)과 함께 한다. 대륙을 누비며 세상을 호령한 고구려인의 웅혼한 기상을 드러낸 '초원의 바람'(작곡 문종인편곡 이수정)은 관현악곡으로 편곡됐다.두번째 무대는 전주시립국악단의 몫. 판소리 다섯 바탕의 '적벽가' 중 '활 쏘는 대목'을 재해석한 '공명탈출'(작곡 황호준)은 시립국악단의 관현악 반주에 아버지 김일구 명창의 적벽가 계보를 이어받는 김경호 명창의 선 굵은 소리와 비보이'이스트기네스'가 극대화시킨다. 600년 전 경기전 태조 어진과의 만남을 녹여낸 '그림을 그리다'(작곡 이경섭)는 방수미 명창이 이끄는 전주판소리합창단이 살린다. 이화정기자hereandnow81@△ 전주시립국악단 제178회 정기연주회'동행' = 6월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281-2766.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30 23:02

예술과 삶의 경계는 사라지고…

지난 26일 전주 한옥마을 한 모퉁이 나지막한 고택에 자리 잡은 카페, 문화 공간 '봄'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지붕 너머로 꽃가루 날리는 하늘 한 귀퉁이가 내려와 있는 고즈넉한 카페. 김화숙 원광대 교수가 이끄는 김화숙 & 현대무용단 '사포'가 그곳에서 매우 실험적인 무대로 우리를 초대한 것이다. 정해진 자리에 몇 개의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풍경의 일부처럼 앉아 사색에 빠져있거나 친지와 담소를 나누는 평범한 카페 공간. 나름 정취가 있긴 하나 결코 별도의 무대공간이 갖춰지지 않은 그 소박한 카페에서 과연 어떻게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누구나 의아하게 여겼을 것이다. 그런데 관객이 하나둘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우고 문득 음악이 흐르자 무용수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관객 사이에서, 혹은 카페 이곳저곳에서 마치 숨바꼭질하듯 의외의 장소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아티스트들. 그들 동선에 따라 카페의 평범한 통로 사이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순간순간 새로운 무대공간이 펼쳐져갔다. 일상생활 공간이었던 카페 전체가 무대가 된 것이다. 관객들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놀랐고, 이어 아티스트들의 참신한 표현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번에 사포의 선택은 잘 꾸며진 무대에서의 높은 예술성 대신, '사포, 말을 걸다' 라는 주제가 말해주듯,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말 걸기였다. 아티스트들은 카페 이곳저곳에서 관객들 사이로 길을 내며 쉼 없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와주셔서 고마워요. 함께 즐기세요.' 소박하고 단순하고 정겨운 눈빛과 몸짓으로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아티스트들. 관객도 그에 화답했다. 행복한 미소와 눈빛과, 흥겨운 어깨춤과 손뼉 장단 맞추기로.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아티스트들은 카페의 모든 것에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작은 뜰 담장 높이에 맞춰 구부정 몸을 낮추어 선 앙상한 나무에게도 말을 걸었고, 사람들의 발치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풀꽃들에게도, 스쳐가는 한 점 바람에게도 말을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그림자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자신의 벽과 마주하며 고뇌하는 이의 몸짓으로 세상에게 말을 걸고자 절규하는 듯한 아티스트. 그 표정, 그 몸짓 하나하나에 관객은 몰입했다. 무대로 시선을 집중하게 하는 조명하나 없는 곳에서 아티스트에 홀린 듯 그 움직임에 집중하는 관객들. 그 몰입과 동화의 느낌은 아티스트가 바로 관객 곁에서 춤추며 흘리는 땀방울과 숨소리때문만이었을까? 공연이 끝나자 김화숙 교수는 이러한 공연 시도가 전주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 신선한 시도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며 나는 나름대로 창작자의 의도를 가늠해보고자 했다. 그동안 '사포'가 보여준 작품들은 언제나 세련되고 감동적인 무대,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무대였다. 그에 비해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말 걸기를 선택한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힘은 아마도 그 현장성에 있는 것 같다. 김교수는 이번에 아마도 일상의 공간이 무대가 되고 일상의 몸짓이 예술적 언어가 되는 그런 무대를 구상한 게 아니었을까. 관객과 아티스트가 하나가 되면서 비로소 완성이 되는 그런 작품을 구상한 게 아니었을까. 아티스트들의 즉흥성조차 엿보인 무대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이번 '사포'의 공연은 예술과 삶의 경계 허물기 시도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기발한 무대였다. 그러기에 9월까지 예정된 '사포'의 또 다른 공연들이 더 기대된다. △ 정옥상 원광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는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소설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30 23:02

순창 자수·전주 한지·남원 백동연죽·완주 다듬이 소리 등 향토 전통기술 25개 현대적으로 재탄생

순창의 장인기술로 내려온 자수를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에서 보석함, 명함집, 손거울로 만날 수 있게 됐다.행정안전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6월 25개 향토 핵심자원을 선정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동으로 지난 6개월간 디자인상품 개발을 추진했다.25개 향토 핵심자원은 순창의 자수를 비롯해 전주의 한지, 남원 백동연죽(白銅煙竹), 완주의 다듬이 소리 등 전국의 장인기술, 공예자원, 전통기술 등이다.이번 상품개발은 전통기술의 원형과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과 대중성을 가미해 현대인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용품선물 위주 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또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사업별 특징분석 및 개발방향을 설정했다.그 결과 순창의 자수는 현대적인 오방색 패턴을 이용해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했으며, 전주의 한지는 친환경기능성 벽지로 개발됐다. 또 남원 백동연죽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호랑이와 담배라는 설화를 인용하고 완주의 다듬이 소리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 외에도 향토 핵심자원을 이용해 문화상품(8개), 포장디자인(11개), 무늬디자인(2개), 브랜드(2개), 캐릭터디자인(2개) 등 다양한 형태의 경쟁력을 지닌 현대적인 문화상품이 완성됐다.이중 전통기술자의 손을 거쳐 상품으로 완성된 10개 업체 20개 품목이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의 입점 심사를 통과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게 된다. 이에 따라 순창 자수를 이용한 제품은 다음 달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에 입점하게 된다.

  • 문화일반
  • 김준호
  • 2012.05.30 23:02

국악, 국경을 넘어선 소통

5월, 가정의 달의 끝자락. 하지만 고국을 떠나온 이주여성들에겐 되려 외롭고 쓸쓸한 달이 될 법 하다. 피부색은 달라도 인류가 지구촌으로 뭉뚱그려지듯, 국악으로 국경을 넘나든 새로운 소통을 시도한 연주회가 마련됐다. 2004년 젊은 국악 연주자들로 구성된 국악관현악단을 꾸린 온소리예술단(예술감독 김원선)의 제13회 정기연주회'아시아 소리판'이다. 상임 지휘를 맡은 예술감독 김원선(전북대 교수)는 "'가족'에 관한 국악적 재해석"이라면서 "다문화사회가 됐으나, 아직까지도 소외당하는 이주여성과 아이들을 보듬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연주회는 8곡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몽골의 대표적인 찰현 악기 '마두금'과 양금이 조화를 이룬 협주곡' 바람의 노래'(작곡 홍정의)와 베트남의 현악기'단보우'의 협주곡'Against the Wind Ⅰ - 통(通)'(작곡 황호준)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곡. 몽골국립예술대에서 마두금을 전공한 멘데, 베트남 휴 음악대에서 단보우를 전공한 뒤 한양대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레 화이 프엉이 '소통'을 위한 색다른 울림을 전한다.어머니의 크고 높은 사랑을 노래한 '사모곡'(작곡 조원행), 바다의 다양한 표정처럼 가정의 희로애락을 드러낸 '청해'(작곡 홍민웅) 등이 이어지는 무대는 '국악 신동' 유태평양과 안혜란 명창이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담은 '쑥대머리'(편곡 조원행),'사랑가'(작곡 홍정의) 등은 장애물 많은 다문화가정의 극적인 사랑을 빗댔다.특별 출연하는 이창선(대금) 허 진(피리) 오정무(해금) 황승주(아쟁) 최 만(타악)의 깊이 있는 연주는 무대의 완성도를 더한다.△ 온소리예술단, 30일 제13회 정기연주회'아시아 소리판' = 3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문의 063)270-3716, 010-7324-2527.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9 23:02

'국악의 수도, 전주' 자존심 지키는 판 열린다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20여 년 만에 전주 한옥마을로 나왔을 때 '출정식' 같은 열기로 가득했다. 축제성이 강조되자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과거의 영광이 재현되는듯 했으나, 정작 경연대회가 변방에 비껴났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미완의 과제를 남겼다.'2012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6월8~11일 전주 경기전 일대이하 전주 대사습)는 그간 축제를 주최주관해왔던 전주시(주)문화방송전주MBC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공동 추진위원회(가칭)를 마련해 연대를 모색,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제기한 방송사의 일방적인 축제라는 불만을 수용해 생산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신경 쓴 대목이다. '대한민국 국악의 수도, 전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주 대사습은 두 가지 변신이 눈에 띈다. 학생 대사습을 통합시키면서 창작국악경연을 신설해 경연대회를 축제의 꽃으로 부각시켰다. 지난해 호평을 받았던 '기획 초청 - 시절을 놀다'와 '거리 공연 - 변죽을 울리다' 등을 통해 젊은 국악의 변화된 지형도를 담아내겠다는 욕심도 냈다. 일단, 성인부(판소리 명창부 10일 공예품전시관)와 학생부(판소리 9일 공예품전시관)로 나뉘어지는 대사습 예선은 8~10일 한옥마을 곳곳에서 열띤 경연으로 펼쳐진다. 반면 무대 중심인 경기전 대숲무대는 대사습 축하 공연(9일 오후 7시)과 대사습 본선(10일 오후 4시11일 낮 12시),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10일 오전 10시30분 경기전 대숲무대)만 치러지도록 해 차별화했다.기획 초청 공연'시절을 놀다'는 창작국악경연, 밤샘 콘서트와 오색 춘향,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이 준비된다. 창작국악경연(8일 오후 6시30분 소리문화관)은 전통음악의 창조적 계승에 관심있는 참신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로 총 26팀이 출전해 본선에 10팀이 걸러졌다. 전자악기와 서양악기를 배제하되 순수 국악기(개량악기 포함) 연주곡들을 발굴, 국악의 대중화세계화를 위한 색다른 도전이다.밤샘 콘서트(9일 오후 8시 소리문화관)는 전주문화재단의 마당 창극'해 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와 명인들과 젊은 국악인들이 어우러지는 '국악! 밤을 날다'로 마련됐다. '해마달'에는 안숙선 김영자 왕기석 명창의 트리오로 품격을 더하며, 밤샘 놀이판'국악! 밤을 날다'에서는 백년가약으로 국악의 대중화를 시도하는 박애리(판소리) & 팝핀현준(비보이), 김무길(거문고)박양덕(판소리) 명인을 비롯해 다양한 퓨전국악그룹이 무대를 장식한다.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의 '오색 춘향'(10일 오후 2시 소리문화관)은 젊은 광대들이 색다르게 구성한 춘향전'이(異)판 사(思)판 춘향 이야기 - 사(思) 소년사(少年事)'. 익산(옛 이리)에서 전승되는 줄풍류인 이리향제줄풍류(중요무형문화재)와 서울에서 계승되는 경제줄풍류(국예풍류회)가 초청된 아침을 여는 풍류 한마당도 고요한 경기전 아침을 여는 무대로는 제격.거리 공연'변죽을 울리다'는 판소리공장'바닥소리', 히든 퍼포먼스, 막걸리 소리판 등으로 꾸려진다. MB 정권을 꼬집는 창작 판소리를 유명세를 치른 판소리공장'바닥소리'(9~10일 오후 1시30분 한방문화센터)와 지역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현대적으로 몸짓으로 풀어온 널마루무용단(대표 장인숙)의 '히든 퍼포먼스'(9~111일 오전 11시 한옥마을), 막걸리를 즐기면서 질펀한 소리를 들어보는 막걸리 소리판은 벌써부터 인기 상한가. 전주 대사습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도 마련됐다. '전주대사습놀이,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성격 규명'을 주제로 한 세미나(9일 오전 10시30분 한옥마을 공간 봄)는 함한희 전북대 교수, 원도연 원광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사진작가 노승환이 우리나라 판소리 계보를 잇는 9인의 명창 사진과 눈대목을 판화처럼 새긴 '9人 명창 사진'(8~11일 소리문화관)도 이색적인 볼거리.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다면, 활쏘기 체험(9일 오전 10시 경기전 주차장)과 국악 체험(9~11일 오전 10시~오후 6시 태조로 쉼터)도 잊지 말고 챙겨 보자.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5.29 23:02

"지역문화진흥법, 19대 국회선 제정을"

18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 된 지역문화진흥법을 새로 구성될 19대 국회에서 꼭 제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회장 진창윤) 주최로 지난 26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린 정치지형의 변화에 따른 문화계 정책 의제 발굴을 위한 2012문화정책 전국 대토론회 자리에서다.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은 고사직전의 지역문화를 살려내기 위한 토양 마련을 위해 17대 국회에서 이광철 의원(전주) 등의 발의로 17대 국회에 제출된 데 이어 18대 국회에서도 지난해 5월 다시 발의됐으나 국회 문방위 계류중 자동 폐기된 후 현재 동력을 잃은 상태.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제를 통해 "2001년 지역문화의 해 지정을 계기로 전주를 포함 전국의 문화계가 지역별 토론회를 통해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법안 제정에 실패한 것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김 위원은 "10여년 동안 계속된 지방문화진흥을 위한 법제정 운동이 그간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고 변화된 문화지형과 현안들을 반영해 19대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새로운 차원으로 재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6개 주제를 갖고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화 전문인력의 수급 불균형 등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들과 예술인복지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28 23:02

임실 박사마을에 故 허세욱 박사 문학비 건립

중국문학가며 시인 겸 수필가로 활동했던 고 허세욱 박사를 기리는 문학비가 고인의 생가인 임실군 삼계면 세심리 박사마을 앞마당에 세워졌다. 우리문학기림회(회장 고임순)은 지난 26일 고인의 작고 2주기를 앞두고 박사마을 현지에서 문학인들과 제자, 마을주민, 유족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학비 제막식을 가졌다.제막식에는 고임순 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기림회 회원, 최승범·김남곤 시인 등 지역의 문학인, 전홍철 교수(우석대) 등 고려대와 외국어대에서 고인에게 배웠던 제자들, 고인이 회장으로 활동했던 우리문우회와 중국문학기행 회원 등이 참석했다.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허 박사는 중문학 뿐 아니라 시인, 수필가로서 우리문학을 빛낸 분으로 높은 평가와 존경을 받는 분이다"며, 문학비 건립을 계기로 고인의 문학적 향기가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했다.제막식에서는 또 고인의 제자를 대표해 전홍철 교수가 고인의 생전 동영상을 통해 고인을 기렸으며, 강완묵 임실군수와 이영구 외국어대 중국대 학장이 축사를 통해 문학비 제막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인의 미망인 이윤경씨와 두 딸, 동생 허진욱씨 등의 유족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2010년 7월1일 작고한 허 교수는 한국외국어대와 고려대에서 중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시집 7권, 수필집 10권 등 문학서적을 포함 총 3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대만국립사범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특히 중국어권에서 더 잘 알려졌다. 북경현대박물관에 허세욱 코너가 개설돼 있으며, 대만에서는 훈장까지 추서했다.박사마을은 문학비 건립과 별도로 고인이 생전에 마을에 기증한 고인의 저서(38권)와 1940년대 친필 원고의 논문, 그리고 소장책들을 앞으로 건립될 마을 다목적회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또 제자들은 스승을 추모하는 문집발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허 박사 문학비 건립을 주관한 우리문학기림회는 이영구 전 교수(중앙대)를 초대 회장으로 20년 전부터 문학의 향기를 꽃피운, 우리 문학을 빛낸 작가들의 문학비를 건립해왔다. '혼불'작가 최명희를 비롯, 22명의 문학비가 이 모임에 의해 세워졌다.현재 모임을 이끌고 있는 고 회장은 전주가 고향인 서예가 겸 수필가로, 허 박사의 비문도 담당했다. 그는 "최명희 문학관을 찾는 문학도와 관광객들이 많다고 들어 감명 깊었다"며, "허 박사의 문학비가 세워진 곳에 청소년 수양관이 들어서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문학적 감흥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5.2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