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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소통부재는 해결돼야 한다

일본의 조직과 인재 관리 전문 컨설팅기업인 HR 인스티튜드의 노구치 요시아키 대표는 소통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자로 유명하다.그는 한마디로 '소통능력은 회사의 생존력'이라고 강조하면서 "회사의 영업력과 기획력은 물론 이의 추진도 모두 소통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회사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능력"이라고 말했다.그는 직원들이 서로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지 않고 전부 컴퓨터에 머리를 집중하고 있다면 소통이 안되는 기업이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즉 소통이 안되면 회사는 생존력을 잃는다는 이야기다.소통 (疏通)이란 무엇인가.이는 막히지 아니하고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소통을 잘 하면 상호간의 이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 어느 사안에 대해 동력을 얻고 시너지효과를 받아 발전할 수 있으나 소통을 하지 못하면 가정과 회사,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에 갈등과 반목으로 균열현상이 발생, 생존력이 저하된다.소통하지 못하고 서로 헐뜯고 자기만 옳다고 우긴다면 아무 것도 아닌데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그 골이 깊어지면 가까운 사이도 원수가 되고 친인척은 남만도 못해지기 때문이다.그만큼 소통은 인간이 얽히고 설켜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에서 '더 나은 생존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경제적 생존력을 강화하고 있는 군산사회에서 그만큼 소통이 중요하고 이의 중요성은 지역사회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기관장들 사이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그러나 최근 전북대병원 군산분원의 설치문제와 관련, 군산시와 군산대 사이에 소통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군산시는 전북대병원측과 분원설치 문제를 상의, 이의 설치를 추진하려 했고 반면 원자력병원 유치 등을 한때 추진했던 군산대는 이같은 움직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군산시가 전북대병원 분원설치에 나서자 군산대 교수평의회는 '군산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양해각서 체결' 등의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군산시는 군산대 교수평의회의 부정적인 입장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고 군산대 교수평의회측은 한마디 의견소통도 없었던 군산시에 눈총을 보냈다.중요한 것은 지역발전과 관련, 양 기관의 소통 자체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고 결국은 내적으로 균열과 갈등이라는 결과만 초래했다.결국 전북대병원 분원설치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의 대상에서 누락됐지만 군산시와 군산대 모두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선출직 기관장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 능력이다.그러나 일부 선출직 기관장에는 '자신의 판단이 어느 누구의 판단보다 앞선다'는 독선적인 사고가 많아 소통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소통은 회사의 생존능력'이라는 노구치 요시아키의 말을 되씹어보면 소통하지 않으면 군산은 생존력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소통의 부재, 이는 군산의 생존력 강화를 위해 기관장들이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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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30 23:02

[데스크窓] 배려심으로 선진도시 지향하자

한 한국인이 일본 여행중 혼잡한 전동차안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사건이 일어났다.그는 전동차에서 내리려다 실수로 일본 사람의 발등을 밟았으나, 그 일본 사람이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할 그는 일본인이 사과를 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는 '내가 잘못했는데 왜 일본인이 사과를 했을까' 의아해 했고 훗날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 보았다. 그 친구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전동차안에서의 발등 밟힘에 대해 당황한 나머지 혹시나 자신의 실수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에서 습관적으로 나온 사과였을 것" 이라고 답변했다.즉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금기시하는 일본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길들여진 결과라는 것이었다.일본은 초등학교 입학후 첫 수업에서 배우는 것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라고 한다. 이 같은 교육이 최근 지진과 지진해일 및 방사능 공포로 뒤덮여 국가적 재난에 직면해 있는 일본인들이 대처하는 모습에 잘 반영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지진으로 삶터가 파괴된데다 지진해일로 수천명의 죽음이 확인된 가운데 원전시설의 폭발과 파손에 따른 방사능 유출 우려로 형언할 수 없는 재앙과 싸우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은 그야말로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다.대피소에서 우동 10그릇을 놓고 50명이 '서로 먼저 드시죠, 아뇨 난 아직 괜찮습니다'라고 양보하는 모습, 쓰나미가 휩쓸고 간 처참한 현장에서 남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 모습, 극도의 혼란속에서도 한건의 약탈사건이 없는 상황, '내가 울면 더 큰 피해자에게 폐된다'며 남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 지하철과 택시를 타기 위해, 그리고 슈퍼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새치기 없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등.우리는 '지진보다 강한 일본', '일본의 저력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놀라면서 이같은 일본인들의 행동에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있다.일본인들의 이같은 모습은 '과연 군산시민들은 얼마나 남을 배려하고 있는가' 되돌아 보게 하는데 충분하다.대다수 시민들은 남을 배려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남을 헐뜯고 모함하면서 군산을 정서적으로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남이 어떤 공사라도 수주하면 온갖 험담과 모함 등을 일삼으면서 '내가 공사를 수주 못할 바에야 고춧가루라도 뿌려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는 사람도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어떤 큰 일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 뒷전에서 비난이나 하고 있다가 일이 성사되면 숟가락 들고 발을 담그려는 비양심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일본인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보면서 '역시 선진국이다'하는 생각이 든다.남을 배려치 않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풍토가 만연한다면 군산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울지 몰라도 의식적인 면에서는 결코 선진도시가 될 수 없다.군산, 선진도시로의 비상! 이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고 생활화하도록 함으로써 이같은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넘칠 때 가능하지 않을까./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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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23 23:02

[데스크窓] 28년만의 완성

"아버님, 박사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그래 고맙다, 아들아. 꼭 28년이 걸렸구나."28년.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지나간 28년의 세월이 머릿속으로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뭐가요, 아버지?"나의 28년의 의미를 나는 아직 한 번도 아들에게 얘기해 준 적이 없었다.나는 이 곳, 나의 박사학위 수여식장에서 축하객으로 참석한 아들에게 그 의미에 대한 봉인을 풀었다."응, 아빠가 실명한 후 세 가지 소원을 성취하는 데 걸린 세월 말이다."나는 1982년 군 복무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실명한 후, 숱한 좌절과 절망 속에서 이를 악물고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다잡으며 세 가지 소원을 꼭 이루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다.하지만 나의 철체절명의 소원이란 사실 남에겐 일상적인 소소한 것들이었다. 못다 이룬 대학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것.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컴퓨터를 익히고 싶다는 것.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 세 가지였다.나에게 있어서 이 세 가지 소원은 기실 불가능에 가까웠다.아니,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말해 주었다. 그것은 불가능한 소원이라고.하지만 나는 천사같이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결혼에 성공하여 두 아들을 낳아 모두 장교로 임관시켰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인터넷 음성도서관을 개발하여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통령상을 받았다.마지막으로 2011년 2월 17일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음으로써 비로소 세 가지 소원을 성취하게 되었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28년이란 긴 세월을 나에게 요구했던 것이다.지난 28년 동안 나는 그 소원을 달성하기 위해 피와 땀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가. 때로는 포기와 절망 속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인생은 가능성에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굳은 신념 하나로 이를 앙다물고 달려왔다. 포기하지 않는 삶, 그 자체만으로도 소원을 성취하는데 큰 힘과 격려가 되었다."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배운 것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주저앉지 마라.""예, 아버님.""틀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과 의욕만 있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예, 아버님.""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가고자 하는 그 길을 가라! 너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수칙이 필요하다.""예, 아버님 그것이 무엇인지요.""첫째, 가고자 하는 방향부터 먼저 정하라. 둘째, '배낭'을 잘 준비하고 떠나라. 셋째, 길이 안 보이면 기다려라.""예, 명심하겠습니다. 아버님.""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늘 안전한 길은 없다는 것이란다!""예, 아버님의 정신을 이어받겠습니다. 이 아들을 지켜봐주세요. 아버님이 28년 걸린 세월을 이 아들은 더 빨리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그래, 고맙다."/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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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3 23:02

[데스크窓] 버스파업, 그 불편한 진실2

벌써 85일째다. 버스파업을 놓고 그동안 노사 대화를 비롯해 행정과 정치권, 시민단체의 압박과 중재가 있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사태가 이처럼 장기화된 배경에는 '버스파업 무대'에서 보여주는 노와 사, 그리고 정치권과 행정의 속 보이는 쇼가 한몫한다.#장면 1. 지난 달 23일 전주시의회가 주최한 버스파업 사회적 합의를 위한 시민 토론회장. 이 자리에서 한 변호사가 '중재안'을 내놓았다. 회사측 토론자는 사전에 그 같은 제안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뒤 중재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이 토론자는 의사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보면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니 회사대표들과 논의한 후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어야 옳았다.진실은 이렇다. 이 토론자는 이미 회사측과 사전 논의를 끝냈다. 토론회 직전에 불참 의사를 밝혔던 게 그 증거다. 이미 중재안 내용을 파악하고 아예 자리를 피하려 했던 것이다. 사측의 거짓이 들통난 순간이다.#장면 2. 토론회 다음 날인 24일 민노총은 기자회견을 자청,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법원에서 자신들을 교섭당사자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기자가 물었다. '법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불법행위를 왜 하느냐'고. 그러자 민노총 관계자는 "지도부는 불법행위를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고 이를 어기는 조합원을 징계하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징계자가 있었느냐'고 재차 묻자 "아직까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불법행위가 없었다는 뜻이다.경찰은 지난주까지 각종 불법행위를 벌인 민노총 조합원 2명을 구속하고 190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17명을 수사 중이다. 말문이 막힐 노릇이다.#장면 3. 같은 날 '사회적 중재안'에 대해 민주당 전북도당이 모처럼 입을 열었다. 민주당은 사측의 중재안 거부를 비난하며 '사회적 합의안'을 받으라고 촉구했다. 용어부터 잘못됐다. '중재안'이지 '합의안'이 아니다. '중재안'은 조율과 타협의 여지가 있지만 '합의안'은 예스 아니면 노다. 민주당이 얼마나 파업에 무관심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놓고 '추운 겨울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참아준 시민들의 고통스런 현재 상황을 매듭지어주기 바란다'고 시민을 들먹인다. 한심하기 그지없다.#장면 4. 김완주 지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버스회사가 개학 전까지 시내버스 운행률을 80%까지 못 올리면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버스회사 움직임이 시원찮았다. 이어 '도지사가 버스회사 편'이라는 '억울한 질타'가 이어졌다. 여론도 악화됐다. 그러자 김 지사는 28일 회사대표 7명을 지사실로 불렀다. 취재진이 몰렸다. 김 지사는 '무조건 운행률 80%를 맞추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여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행정부지사는 회사대표들에게 '김 지사가 파업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럼 지사가 스트레스 풀려고 회사대표를 불렀단 말인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사실 얽히고설킨 버스운행 정상화 방법은 단 한 가지다. 바로 노사가 합의해 파업을 푸는 일이다. 그러면 운행률은 100%다. 하지만 노와 사, 정당과 행정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버스파업 무대'에서 변죽만 울리는 쇼를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신학기가 시작됐다. 파업 해법 찾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김성중(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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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3.02 23:02

[데스크窓] 문시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미국 40대 대통령인 레이건의 어린시절 이야기다.레이건은 부모님이 구두를 사주겠다고 해서 함께 신발 가게에 갔다. 신발 가게 아저씨가 "앞이 둥근 것과 각진 것 중 어떤 구두가 마음에 드냐?"라고 물어 보았으나 어린 레이건은 계속 구두를 살펴보기만 할 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그는 그 날 구두를 맞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며칠후 다시 부모님과 함께 신발 가게를 찾았지만 여전히 결정을 못하자 신발 가게 아저씨는 "알았다. 너의 마음을 알았으니 내가 지어 주는 대로 구두를 신으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그렇게 해서 구두를 사기 위해 세번째 신발 가게를 찾았을 때 아저씨가 레이건에게 내민 구두는 한쪽 코는 둥글고 다른 한쪽은 네모진 짝짝이 구두였다.레이건은 구두가 짝짝이가 된 이유를 묻자 아저씨는 "결정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는 이 신발을 신겨야 한단다"라고 대답했다. 레이건은 너무나 창피했지만 그 때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의 신발은 짝짝이라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겼다.그래서 그는 이 때부터 어떤 결정을 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이를 실천에 옮겨 대통령까지 됐다고 한다.현재 군산시는 사우디 S&C사의 비응도 새만금 초고층 호텔 건립문제와 관련, 문동신 시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지난 2007년 12월부터 숙박업소 부족으로 갈증을 느꼈던 군산시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 호텔건립 문제는 오늘날까지 부동산 매매를 위한 본 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채 진전이 없다.시는 이 호텔의 건립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면서 비응도에 있는 군부대의 이전과 부지매입을 추진했고 비응도의 녹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했는가 하면, 부지매매를 위해 감정평가까지 완료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를 모두 끝냈다.반면 사우디 S&C사측이 한 것은 3억원의 계약체결 보증금을 납부했을 뿐 호텔건립을 위한, 그리고 해당 부지매매의 본계약 체결과 호텔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SPC(Special Purpose Company, 특수목적회사)조차 설립하지 않았다.관련 행정절차 완료로 늦어도 지난해 9월까지는 부동산 매매 본계약이 체결돼야 했지만 그렇지도 못해 사우디 S&C사측은 부동산과 관련된 약정을 위반했고, 시는 해지에 따른 최후통첩을 보내 놓고도 현재까지도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다.레이건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 짝짝이 구두를 받아야 했던 것처럼 문 시장이 결단을 주저한다면 군산에 호텔을 건립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들이 투자를 외면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사우디 S&C사측의 호텔건립을 위해 그동안 많은 예산도 투입해 왔고 행정력도 집중해 온 점에 대해 문 시장은 시민들에게 경위설명과 사과를 하고, 더 이상 사우디 S&C사측의 호텔건립에 연연치 않겠으며 다른 대안을 찾겠다는 점을 밝혀야 한다.문동신 시장의 조속한 입장천명을 촉구한다. 행정수장의 공적인 결단은 대내외적으로 시의 발전과 관련,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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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24 23:02

[데스크窓] 민원현장 뛰어 들어라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정맥이 늘어지고 옷꼬리가 구겨지는 장교는 필요없다. 손과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라. 나는 사무실에서 뱃살만 키우고 있는 참모들을 밑에 두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당장 전쟁터로 나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라."2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의 야전 사령관으로 열정의 지휘관이었던 조지 스미스 패튼(George Smith Patton, 1885년~ 1945년)이 한 말이다.제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1945년, 북아프리카시실리프랑스독일에서의 전투를 지휘한 미국의 육군 장군으로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큰 활약을 했던 그는 현장 중심의 리더로 유명하다.그는 병사들과 함께 공급물자를 운반하고 진창에 빠진 트럭을 병사들과 함께 밀어 올리고 탱크밑으로 기어 들어가 기름때를 묻혀가며 고장난 곳을 수리하는 솔선수범형 상관으로 참모들을 현장으로 몰고 자신도 직접 현장에서 뛰어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군산은 가장 현안으로 부상돼 있는 산업단지의 전력공급 문제와 관련, 조지패튼과 같은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새만금 송전선로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지중화'를 요구하는 해당 주민들과 '철탑을 통한 가공선로 방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한전과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이같은 충돌속에 적기에 제대로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지방산단은 물론 국가산단 및 새만금산단 내에 기업들이 공장을 건설한다고 해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 지역경제 활성화에 타격을 받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그동안 전북도 및 군산시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돼 재산권 침해 등을 우려, 지중화를 요구하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행정적인 처리가 늦어졌다.새만금산단의 첫 입주업체로 예정됐던 OCI는 지난해말까지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10조원 투자계획 선회 입장을 밝혔고 이 문제는 군산 및 전북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신속히 풀어나가야 할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부랴부랴 국무총리실까지 나섰고 지경부 등 중앙부처도 전력을 쏟아 행정적인 절차는 모두 완료된 상태지만 지역주민의 민원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 사업추진에 난관이 예상된다.새만금 송전선로사업의 핵심은 주민민원 해결이다. 이는 현장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그동안 김완주 도지사와 문동신 시장은 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미 입주계약이 완료된 기업들까지도 모아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유치 실적 홍보에 열정을 쏟아왔다.전력공급이 안되면 기업유치를 하면 무엇하나. 산단에서의 전력공급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런만큼 전력공급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조지 패튼과 같은 현장중심의 리더십으로 도지사와 시장을 비롯, 모든 관계 공무원들이 민원현장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조지 패튼의 말처럼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왈가왈부하는 공무원들을 도민들은 바라지 않는다./ -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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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10 23:02

[데스크窓] 버스파업, 그 불편한 진실

해를 넘긴 버스파업이 40일을 지나고 있다. 노사 양측이 마련한 대화창구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운행 정상화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한다. 역설적이지만 불편한 진실에 파업 해법이 숨어 있다.#장면 1. 버스파업 원인을 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에서 찾는 것은 난센스다. 발단은 이렇다. 도내 버스 업계는 그동안 한국노총이 주류였다. 지난 해 6월 임금단체협상에서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졌지만 100만원 수령에 합의했다. 한노총 노조원들의 불만이 컸다. 개인별 통상임금 소송도 있었다.민노총은 이 대목을 놓치지 않았다. 소송으로 1천~3천만원을 받아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노조원들이 한노총에서 민노총으로 대거 말을 갈아탔다. '버스 파업'의 서곡이 울린 것이다.#장면 2. 다수의 노조원을 확보한 민노총은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이미 한노총과 임단협을 끝낸 사측은 복수노조를 인정 못한다며 거부했고 민노총은 파업 수순을 밟았다. 12월 8일, 기습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염두에 둔 듯 민노총은 '버스 기사가 하루 17시간 일하고 월 150만원을 받는다'고 여론전을 폈다. 발이 묶인 시민들도 이에 공분했다.그러나 이 전략은 '9년차 월 평균 임금 240만원, 기본 근무 일수 1달에 12일'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메랑이 된다. 민심이 돌아서고 교통약자들의 아우성이 민노총을 질타했다. 이 와중에 '민노총도 교섭권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파업 전선은 다시 뜨거워진다.#장면 3. 올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복수노조 시대는 교섭 주도권이 조합의 명운을 가른다. 그러려면 민노총은 경쟁 노조인 한노총 세력을 압도해야 한다. 조합원의 수적 우세는 당장 중요한 게 아니다. 노조로 인정받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다.때문에 민노총은 사측에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자'고 배수진을 친다. 합의서는 복수노조 시행에서 민노총이 '교섭 대표'로 인정받는 법적 보증수표다. 합의서를 얻지 못하면 민노총은 향후 노사교섭에서 배제돼 파업은 사실상 실패하고 존재감을 잃는다.최근 노사 회동에서 노측 관계자가 "임금 몇 푼 더 받자고 파업하는 게 아니다"고 한 말은 이번 파업의 진짜 목표가 민노총의 주도권 확보임을 웅변한다.#장면 4. 지친 시민들은 노사가 양보해 교섭하길 원한다. 시민단체와 전주시의회도 이를 촉구했다. 법률 자문과 법원 판결이 근거다. 법리상, 논리상 맞다. 그러나 회사측은 펄쩍 뛴다. 합의서만 아니면 웬만한 요구는 들어줄 태세다. 합의서 의미는 그만큼 중요하다. 합의서에 도장찍는 순간 회사는 민노총과 교섭을 해야 한다. 회사는 강성 노조를 파트너로 삼느니 망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손해 나고 욕을 먹어도 버티는 이유다.#장면 5. 장기 파업에 따른 시민불편 해소책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버스운행을 늘리면 불편은 크게 준다. 전세버스 증차와 차고지에 묶인 버스 217대를 푸는 방법이 있다. 그렇지만 둘 다 문제가 있다. 전세버스 운행도 법적 근거가 약하고 차고지 버스를 빼내는 일도 노동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다.어느 쪽의 선택도 노측에게는 치명적이다. 때문에 전주시와 전북도, 공권력의 상징인 전북경찰도 뾰족수를 내지 못한다. 행정과 단체장을 질타하는 일도 그래서 부질없다.하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전세버스가 손님을 실어나르듯 차고지 버스도 빼내 운행해야 한다는 '공익(시민 편익) 최우선의 논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파업은 노사에 맡기고 버스를 증차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김성중(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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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9 23:02

[데스크窓] 박대성과 폴포츠

習靜求神悟.고요한 가운데 자기연마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귀신같은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신묘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첫 신년기획전에 경북 청도출신 박대성 화가를 초대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은 채 한 길을 걸어온 작가의 당당한 예술세계를 보는 듯하다. 고 최명희 선생님의 혼불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소산의 60평생 걸작으로 먹 작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현율' '천년배산' 그리고 '현송'등을 보면서 대가의 풍모가 느껴졌다. 여기서 내가 소산 박대성을 주목한 것은 그의 특이한 이력. 소산의 학력란에는 1988년 중국 화문기행, 1998년 북한 화문기행, 단 두줄의 경력이 전부다. 어찌보면 초라한 이력을 가진 소산이 '절벽에 선 마음' 으로 간절하게 그림에 몰입했기에 수묵화의 대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칼 끝에 선 마음으로 작품에 몰입하는데 어떤 잡념이 파고들 수 있겠는가.소산이 여행한 곳은 희말라야 골짜기나 타클라마칸 사막과 같은 오지였다.만년설에 덮인 고산지대나 오아시스의 고마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막을 무작정 헤매 보는일, 고행처럼 창작의 깊이와 넓이를 실감나게 하는 교실도 많지 않으리라.자발적 유배를 선택해 경주에 칩거하며 작품에 몰두 했고 경주박물관을 제집 드나들듯 했다. 외롭고 절실한 상황속에서 찬란한 예술적 성과를 낳았다.그는 글씨와 공예에도 능하다. 오체중에서도 초서와 예서에 능하고 공예도 30년 내공을 자랑한다. 여행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에 눈뜨고 그림이나 글씨도 독학으로 깨우쳤다.폴 포츠는 15일 소리문화전당 공연에 앞서 14일 전주소년원을 방문했다.휴대전화 외판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떠오른 폴의 인생역정은 남다르다.어눌한 말투, 교통사고, 악성종양, 친구들의 따돌림에도 묵묵히 노래에 몰두했다.폴 포츠가 닫힌 공간에서 생활하는 소년원생들에게 친숙한 팝과 오페라를 들려주며 희망과 꿈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이렇듯 한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특징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거다.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고, 자신의 팔 한쪽까지 잃었으나 그럼에도 그는 외로운 고행 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소산이나 "음악은 나에게 편안하고 행복을 주는 것이며 노래를 부를때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는 폴 포츠 같은 사람이 도내문화예술계에도 나와야 한다.문화의 중심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춰 급속히 변모해 가는데 아직도 '전통문화도시' '맛과 멋의 도시' 니 하는 허무한 레토릭으로 자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불안하다. 지금 우리문화예술계에 필요한 것은 고도의 예술적 긴장과 열정으로 작품세계를 변모시키는 작가들의 도전 정신이다.소동파의 유후론으로 결론을 맺자.天下有大勇者 卒然臨之而不驚 無故加之而不怒 此基所挾持者甚大 而基志甚遠也.큰 용기를 가진 자는 급박한 일에 처하여도 놀라지 않고 이유없이 욕을 당해도 놀라지 않는다. 그가 가슴에 품은 뜻이 크고 원대하기 때문이다./ 황주연(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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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17 23:02

[데스크窓] 올해는 모두 행복해지자!

새해가 밝았고 올해 화두(話頭)는 단연 행복이다.1인당 GDP가 2만달러, 경제규모 세계 11위를 달리고 있지만 우리의 행복지수는 물질적으로 뒤처져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보다 낮은 최하위다.오직 경쟁속에서 물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재물에 대한 집착'과 '남과의 비교적인 삶'속에서 '인생이 재미없다'고 자살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행복지수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황금 만능주의 속에서 '돈은 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나왔고, 돈을 위해서는 가족까지 살해하는 세상이 됐다.편리함을 주는 물질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이 미국인의 3배, 일본인의 2배에 달한다고 한다.오직 남과의 경쟁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살아 남고,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되다보니 개인주의를 넘어 남을 헐뜯고 비방하고 중상모략하는 이기주의 현상이 판을 치고 있다. 물질적 성장속에 정신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한 탓이다.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는 물질적으로 풍요하든 않든 자아만족(self satisfaction)에서 온다. 결국 어떤 상황이든 자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물질은 과연 행복을 가져다 주는가. 물질은 편리함을 주지만 결코 행복과 동행하지 않는다.물질적인 부(富)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기 쉽다. 부는 홀로 오는 법이 없다고 한다. 로또복권에 당첨돼 횡재(橫財)를 만나면 횡액(橫厄)을 당하듯 물질은 항상 어두운 그림자를 동반한다.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인간이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태어난데서 온다.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런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고, 그 대가가 바로 고통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래 세상은 고통의 바다인 고해(苦海)라고 하지 않던가.독일 출생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저자로 잘 알려진 철학자 괴테는 83세를 살았지만 "진정 행복했던 날들을 꼽아보면 생애중 겨우 15일을 넘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불행은 어디서 오는가. 인간의 헛된 욕망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욕망은 5분후의 일도 알지 못할 정도로 한치 앞도 모르고 100년도 살지 못하면서 마치 수천년 살 것같은 착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욕망은 항상 채워지지 않아 인간에게 불행을 안겨준다.그렇다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법정 스님은 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첫째, 남과 비교하지 말고 둘째, 적은 것에 감사하고 셋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사람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비교하고 적은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항상 불행하다는 것이다.모든 것은 불확실해도 죽는다는 사실 하나 만큼은 확실한 고해의 인생에서 우리는 스스로 만족해 가면서 사는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남과 비교치 않고 적은 것에 감사하며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행복은 찾아 온다고 한다./ 안봉호 (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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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05 23:02

[데스크窓] 익산시 인사 청탁자 명단 공개

공직사회의 인사 청탁 비리는 사실 뽑고 뽑아도 자라나는 독초(毒草)와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오죽했으면 "인사 청탁을 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을 시키겠다"고 말했겠는가. 그만큼 우리 공직사회에 인사 청탁이 만연하고 끈덕지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우리 공직사회는 아직도 끼리끼리의 자리 나눠먹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런 독초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것은 그릇된'네트워크 문화' 때문이다. 바로 지연(地緣)과 학연(學緣)을 기반으로 한 연줄 문화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기댄 청탁은 기본적으로 능력과 성과를 무시한 채 음험한 뒷거래를 암시하며 공정한 순서를 '새치기'하게 만든다. 결국 이는 공직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부도덕한 범죄다. 그럼에도 짐짓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정서가 배어 나오면서 우리의 공직사회 인사청탁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익산시가 지난 31일 외부를 통해 인사를 청탁한 직원 4명의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본보 3일자 1면 보도) 인사 청탁을 하는 공무원에 대해 명단 공개와 함께 불이익을 주겠다고 그동안 수차례 경고했지만 '소 귀에 경 읽기'에 그치자 결국 청탁자 명단 공개란 극약 처방 카드를 꺼내 들고 말았다.설마 설마하며 명단 공개에 대해 그간 내심 회의적 시각을 보냈던 익산시 공직사회는 이날 인사 청탁자 명단이 실제로 전격 공개되자 나름대로 크게 놀라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인사 청탁자 명단이 공개되자 일부에서는 인사 불이익에 더해 공개 망신까지 준 것은 다소 지나쳤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인사 청탁 문화를 돌아볼 때 과감하고도 필요한 조치였다고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사실상 이번 인사 청탁자 명단 공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지난 22일 유기상 익산부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2011년 상반기 정기인사에 대한 계획과 방침을 설명하면서 인사청탁자에 대한 불이익과 명단 공개 의지를 그 어느때 보다도 강하게 천명 했었다.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이 '인사 때마다 나오는 상투적 발언' 정도로 인식했다가 이번에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거절하기 어려운 청탁이 얼마나 집요하고 많이 왔기에 이런 초강수 카드를 택했을까 나름대로 짐작해 보면서 그 고충 또한 헤아리고도 남음이 있다.지금까지 익산시는 인사철만 되면 청탁자를 공개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해 왔다. 하지만 실제 공개된 적은 없다. 인사 청탁자가 없을리 만무한데도 말이다. 아울러 이번 인사 청탁자 공개와 관련, 일부에서는 빙산의 일각이란 지적도 있다.익산시 개청 이래 처음으로 인사 청탁자 명단이 전격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지적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 것은 이날 현재까지도 인사를 청탁하는 공직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고 있는것 아닌가로 해석되고 있다.따라서 이번 인사 청탁자 명단 공개를 계기로 이제는 일하지 않으면서 청탁에만 혈안인 자가 승진하거나 좋은 보직을 맡는 어처구니 없는 인사가 더 이상 단행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익산시 공직자들도 이번 명단 공개가 청탁 관행의 고리를 끊으려는 인사권자의 강한 의지 표현으로 여겨, 공직사회에 일대 경종을 울려주는 충격요법으로 삼아주길 당부한다.더구나 익산시는 이번 인사 청탁자 명단 공개가 한 차례의 '홍보성 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청탁을 도려내는 서슬 퍼런 공직 기강의 칼날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인사를 청탁하는 외부 인사(?) 명단까지 전격 공개해 보면 어떨까./ 엄철호 (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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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1.04 23:02

[데스크窓] 멋진 건배사로 한해 마무리를

회사원 김 모씨(43익산시 영등동)는 요즘 틈만 나면 인터넷 검색 삼매경에 빠져들고 있다.연말 송년 회식때 멋진 건배사 한 토막을 읊어보고 싶은 심사에서 김 씨는 오늘도 맛깔스럽고 멋스러운 건배사 찾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건배의 역사는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대 로마인들이 포도주를 즐겨 마셨는데 대치하던 카르타고군이 이같은 기호를 역이용했다. 마취제를 넣은 포도주를 로마 병사들에게 마시도록 해 전세를 뒤집은 것이다. 이후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술을 똑같이 따라 동시에 마시는 습속이 생겨났는데, 오늘날 건배문화로 이어졌다고 한다.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믿을 수 없는 역사적 유래에서 시작된 서양 문화의 산물 건배가 요즘에는 서로를 기원하는 의미의 뜻으로 변질돼 각종 모임에서 빠질수 없는 식순에 들어가 있다.국가 정상들 간의 만찬에서부터 초등학교 동기들의 모임과 마을 계모임 등에 이르기까지 지금 우리사회는 자리를 불문하고 꼭 건배를 행하고 있다.이런 건배문화속에서 건배사는 백미중에 백미다. 자리의 성격에 부합하면서도 재치있고 멋들어진 건배사는 연회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건배사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건배사를 보면 온갖 구호가 난무하는 시류에 편승해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성희롱 성 저질도 상당수에 이르면서 우리를 종종 혼란스럽고 난처하게 만든다.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반면 입을 잘못 놀려 화를 당한다고 해서 나온 '설화(舌禍)'란 말도 있다.말이란 게 그런 거다. 득이 될 때도 있고, 독이 될 때도 있는데 요즘 '건배사'가 꼭 그런 모양이다.청중을 확 휘어잡는 멋진 건배사가 있는가 하면 자칫 상황 판단을 잘못해 그만 '선'을 넘으면서 독을 바른 화살이 돼 돌아오는 건배사들도 참 많다.최근 한 유명인사가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의미의 '오바마' 건배사를 했다가 곤욕을 치른 사실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건이다.만일 그 건배사를 한 주인공이 오바마의 건배사 의미로 '오는 새해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라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면 설화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멋진 건배사를 했다고 칭찬받았을지도 모르겠다.바야흐로 송년회가 붐을 이루고 있다. 회사, 동창, 동호회 등 각양각색의 모임이 연말 스케줄에 빼곡하다. 모임의 하이라이트이자 피할 수 없는 건배사 차례가 돌아왔다면 비록 짧은 한 두마디라도 정말 멋들어지고 맛깔스런 건배사 한번 던져보는게 어떨까.고사리(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해합니다), 껄껄껄(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즐길 껄, 좀 더 배울 껄),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 만납시다),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중한 만남을 위하여), 사이다(사랑해요, 이생명 다바쳐, 다시 태어나도), 오징어(오래오래 징그럽게 어울리자), 119(1차만, 1가지 술로, 9시까지 끝내자), 원더걸스(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 통통통(만사형통, 의사소통, 운수대통), 개나리(계급장 떼고, 나이도 잊고, 릴렉스하게), 진달래(진실로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만 아프고 3일째 죽는다), 마당발(마주보는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참이슬(참사랑은 넓게 이상은 높게 술잔은 평등하게).멋진 건배사는 술을 잘 마시자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을 잘 알아달라는 진심을 전하는 것이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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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27 23:02

[데스크窓] 지방자치, 주민 스스로 지켜야

임실지역이'오적(五賊)'논란으로 적잖게 시끄럽다.소수의 특정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세력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등 지역 내 질서를 크게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인원이 5명이어서 오적으로 불리고 있다.이들은 선거 때만 되면 특정 후보를 지원해주고, 그 대가로 각종 군 발주 사업에서의 특혜와 공무원 인사 청탁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자신들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단체장까지도 압박한다는 말도 들린다.그에 대한 폐해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급기야 임실군의회와 농업인 단체 등 지역 내 20여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성명을 냈다. '임실군의 발전과 화합을 저해하는 음해세력을 척결해 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었다.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으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의회와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는 것을 보니 최소한 지역 내에서는 지역발전과 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세력은 있는 것 같다.이 같은 행태는 임실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몇 년전 도내 A지역에서는 폭력배 출신 업자가 지방행정을 마음대로 주물렀던 사건이 있었다. 당사자는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의 위세를 이용해 공무원과 결탁해서 각종 공사를 불법으로 수주했다. 또한 특정사업으로 인사 조치된 공무원의 복직을 시장에게 강력 요구하고 나서는 등 단체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까지 도전할 정도로 지역 내에서는 위세가 막강했다. 이로 인해 언론에서는'형님이 접수한 자치단체'라는 보도까지 나오기도 했다.또한 B지역에서도 지역을 좌지우지하는'5적 및 12적'이 있었다.'오적'논란의 원조 격이랄 수 있다. 이들은 한때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가 하면 맘에 들지 않은 단체장을 흔드는 등 위세를 부리기도 했다. 현재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물러났지만, 과거의 향수를 잊지 못한 일부 세력이 구악을 답습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지방행정이 소수의 몇몇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웃지 못 할 사건들이지만, 실제 사례들이다.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이기도 하다.이들은 과거의 표현대로라면 토착세력들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이들은 척결대상 1호로 꼽혔지만, 사정의 칼날을 피해 여전히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문제는 이들의 존재에 대해 해당 지역민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임실지역에서는 최근 오적(五賊) 논란이 불거지면서'선거에서 이들과 손을 잡지 않은 후보는 당선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웬만한 군민들은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있지만 이들의 지역 내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나왔다. 더불어 과거에 행세를 했던 구(舊) 오적과 최근의 신(新) 오적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이들의 존재는 지역민들에게 오래전부터 인지되어 왔다.그렇지만 그동안 지역주민들은 이 같은 행태를 방관해 왔다. 이는 토착세력들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주민 스스로가 토양을 조성해 줬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해당 지역민들은 이번 오적 논란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지방자치는 누가 지켜주거나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주민 스스로가 지키고 가꾸는 것이다. 이번 오적 논란이 주민들이 지방자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준호 (제 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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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2.07 23:02

[데스크窓] 도교육청의 오만방자한 예산설명

"학교현장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았습니다. 예산과가 중심이 되고 FT팀이 다시 점검했습니다. 민관 거버넌스적인 개선안에 대해 현장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부합니다. 학교현장에서 이견없이 만족하고 있습니다."9일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편성안에 대한 설명회 자리에서 김지성 대변인이 한 말이다.그러나 이는 지나친 자화자찬이다.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주민참여 예산편성제에 따라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 것은 맞지만, 충분히 담아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작해야 전주 정읍 임실 3개 지역에서 설명회를 가졌고, 도교육청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한 설문조사를 한 정도이다. 일반 학부모들은 설명회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학교현장에서 이견없이 만족하고 있다는 말은 소가 웃을 일이다. 아직 예산서가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누가 이를 알고 만족하며, 이견이 없다는 것을 어찌 안단 말인가. 이견없이 만족할 것이라는 '예상'이라고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도의회의 예산심의권은 핫바지란 말인가.예산과가 이번 예산편성의 중심이 됐는지는 더욱 논란의 여지가 많다. '큰 틀은 예산과에서 만들었다'는 설명이지만, 예산의 '큰 틀'은 원래부터 정해져서 해마다 변함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며, 이를 누가 주도했느냐가 문제이다. 모든 것을 일일이 간섭하고 주도한 것은 TF팀이다. 민간경상경비의 경우 TF팀이 구체적인 액수까지 작업했고, 예산과는 '1원도 손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도대체 민간인인 TF팀이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무슨 자격으로 실무자가 해야 할 예산작업을 하고, 도의회의가 행사해야 할 예산심의권까지 행사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2011년도 예산의 주요 달라진 점'에 대한 설명부분은 더욱 가관이다. 지난해보다 증가한 부분만 있고, 감소한 사업은 없다. 예산은 제로섬 게임이어서 한 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이 감소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감소한 사업예산의 공개를 거부하면서 '궁금하면 도의회에 가서 알아보라'는 식이다. 안하무인이다. 그렇다면 증가한 사업은 왜 자랑하고 나서는가. 김승환 교육감이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원칙도 아니고 투명한 행정도 아니다.이 중심에는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행복한교육공동체추진단이 있다. 공조직이 무너질대로 무너졌다는 한탄의 소리는 더이상 쉬쉬할 비밀이 아니다. 그 옛날 몽고가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복한 지역의 주민을 자신의 국민과 똑같이 대우하고, 항복한 적군을 자신의 군대에 편입시켜 똑같이 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완벽하고 너는 결점덩어리'라는 식으로 마치 점령군처럼 무시하고 의심하고 깔아뭉갰다면 그 조그마한 나라 몽고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김승환호의 교육정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급적 이해하고 따라주려고 하는 것도 개혁 기치에 대한 공감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개혁과 개선이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으로 자의적이고 편의적이고 자기도취적으로 흘러간다면 주민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성원(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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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10 23:02

[데스크窓] 공생명 염생위(公生明 廉生威)

중국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하면 나는 운동화와 잠바가 떠오른다.원 총리가 중국 허난(河南) 성의 한 농촌을 시찰할 때 일이다. 수행하던 허난 성의 한 직원은 원 총리의 비서가 수선해 달라며 건네주는 운동화 한 켤레를 보고 깜짝 놀랐다. 2년 전 원 총리가 허난 성을 방문했을 때 밑창이 떨어져 수선해 준 적이 있는 바로 그 신발 이었기 때문이다.10년도 더 지난 잠바를 입고 있는 모습도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원 총리의 이러한 검소한 행동에 대해 쇼맨십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인들은 소박하고 검소한 총리의 생활태도에 감동한다. 우리에게 이런 총리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한다.중국인들에게 '인민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와 같은 반열에 오를 정도다. 중국인들이 원자바오를 칭송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사로운 인연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함이다.원자바오가 젊었을 때 일하던 지우취엔(酒泉) 제당공장이 법규위반으로 문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다. 고향 사람들의 간청에도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제당공장을 도산시켰다. 사사로운 인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는 일은 없었다.(溫家寶-마링, 리밍 공저)서민총리가 검소함과 공정함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어찌 인민들이 따라오지 않겠는가.또 하나 원 총리의 뛰어난 점은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거다.2008년 5월 쓰촨대지진이 발생했을때 그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누비며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이재민을 보살폈다."지진은 산을 무너뜨렸지만 재난을 이겨내려는 중국 국민들의 강한 의지는 무너뜨리지 못했다"고 용기를 북돋웠다.(총리의 5일-장원리저)권력은 카리스마다는 말이 있다. 평소 겸손했던 사람도 권력을 잡은 뒤에는 권위적으로 바뀌어간다는게 정설이다. 카리스마의 경우 리더십 측면에서 필요악이기도 하다.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끌기 위해선 지도자에게 카리스마가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그러나 원 총리의 경우에서 보듯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로 겸손과 검소함 공정성만한게 있을까.중국이 78년 덩사오핑의 개혁 개방이후 30년동안 연평균 9.6%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원 총리같은 청렴하고 강직한 지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도내지역은 스파힐스 골프장 사건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다.학교부지를 골프장 용지로 용도변경해준 전 교육감은 50여일 넘게 검찰과 숨바꼭질하고 있고 골프장 인허가권을 대가로 로비받은 자치단체장은 구속됐다.또한 민선 5기가 출범한지 불과 5개월도 안돼 각종 비리의혹 등으로 자치단체장이 수사선상에 오르는등 지방자치시대 개막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자치단체장 교육계 수장등 사회 지도층의 온갖 편법 부정을 목격하면서 우리사회에 권위있는 것들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더욱 깊어질까 우려된다.대통령이 외치는 공정한 사회를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사회에서 힘있고 권력있는 자들의 이권 개입과 뇌물수수는 계속되고 있다. 이래가지고선 어찌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겠는가.공정함에서 밝음이 생겨나고 청렴에서 위엄이 생기는 법이다(公生明 廉生威)./ 황주연(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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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9 23:02

[데스크窓] 진정한 지도자는 있는가

때는 1965년. 대대장인 할 무어 중령은 죽음의 계곡인 베트남 전투에 투입될 395명의 신참병사들을 연병장에 모아 놓고 연설한다."우리는 곧 적진에 들어간다. 귀관들을 무사히 데려오겠다는 약속은 해 줄 수가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맹세하겠다.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제일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며, 그 곳을 떠날 때는 맨 마지막이 될 것이다. 여러분들 중 단 한 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 우리는 죽어서든 살아서든 함께 고향에 돌아온다."할 무어 중령은 병사들과 함께 베트남 계곡에 투입돼 적 정규군 2000여명과 험준한 정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전투에서 항상 앞장섰고 많은 부하들을 잃으면서 가까스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할 무어 중령은 그의 약속대로 죽었든 살았든 한 명의 부하도 뒤에 남기지 않고 마지막으로 헬기에 오른다.이 이야기는 할 무어 중령과 죠 갤러웨리라는 종군기자가 미국 전쟁사에서 잊혀진 72시간을 논픽션으로 집필했고, 1993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영화화한 'We were soldiers (우리는 군인이었다)'에서 나오는 내용이다.할 무어 중령은 자신의 안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온갖 위험속에도 앞장서고 끝까지 자신의 약속을 지킨 '진정한 의미'의 지도자상을 보여주고 있다.민선시대에 접어들어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그같은 지도자를 찾기가 힘들다.장(長)이라는 완장을 차기 위해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약속을 밥먹듯이 어기고 '옳고 그름'의 판단없이 표가 많은 곳만 찾아 다니면서 마치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같이 포장하는 지도자들만 수두룩하다.'국내 기업 및 외국기업과의 투자유치 협약식, 지역민 위안잔치, 건물준공식' 등 생색내는 각종 행사에는 빠짐없이 뻔질나게 활짝 웃는 얼굴을 내밀고 사진을 찍어 홍보하기에 바쁘다.그러나 찬반이 나눠져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는 민감한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지역 지도자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많은 지식과 경륜을 갖춘 이들이 나서 지역발전을 위해 올바른 길을 안내해야 함에도 찬성과 반대든 어느 한편에 손을 들어 주면 표가 떨어져 완장에 흠집이 갈 것이 두려워서인지 '얼굴을 내밀지 않고 뒤에서 숨어 있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특히 자신의 지시나 명령에 따르지 않는 기업이나 인물이 있으면 궁지로 몰아 넣기 위해 제 3의 단체를 조종해 대리전을 치르게 하는 비겁한 장(長)도 있다.이들 지도자들은 지역발전과 자신이 속한 기관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당선 후 출사표를 던질 때와는 달리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만의 잇속을 위해 뛰고 있는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자들이다.그래서 최근에는 각 자치단체마다 '어른(長)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세상을 움직이는 건 '진심'이고 '진정성'이다.진정한 지도자는 '좌'나 '우'가 아닌 그때 그때의 '정치적 올바름'으로 행동해야 한다.할 무어 중령같은 지도자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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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4 23:02

[데스크窓] 불신·갈등의 벽 높은 익산 공직사회

익산시 공직사회는 직원간 불신과 갈등의 벽이 매우 높은 것 같다.자신과 별 상관없는 일에 덤벼들어 흠집을 내거나 경쟁자적 입장에 있는 동료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라면 근거없는 음해성 고발투서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익산시 공직사회의 현 주소인 것 같다.익산시는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로부터 종합감사를 받았다.무려 20여명에 달하는 감사관이 투입돼 그 어느 때보다 고강도 감사를 받은 익산시는 이번 감사에서 크나큰 지적은 받지 않았으나 공직사회 정서가 얼마나 살벌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이미지 먹칠 감사였다는 게 공무원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흘러나오는 감사 후일담이다."감사 시작일부터 쏟아진 제보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여타 시군은 고발 제보가 별로 없어 감사관들이 직접 들춰내야하는 어려움을 겪는데 익산시는 제보가 잇따라 내심 소기의 성과를 기대했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시간과 인력만 허비한 헛심빼기 일쑤였습니다."비록 익명이지만 제보 내용이 워낙 그럴싸해 그냥 무시하기에는 무언가 찝찝해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상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사실과 너무 달라 허탈해 했던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감사관 A씨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익산시 공직사회 정서가 과연 어느 정도 심각한 불신과 투서공화국이란 불치병에 걸려 있는지를 새삼 들여다본 것 같아 같은 공직자의 한사람으로서 무척 씁쓸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또다른 감사관 B씨도 이번 감사를 통해 너무 살벌하고 피폐한 익산시 정서를 접하고 역시 혀를 찼다고 거들었다.행정의 잘못된 사례부터 심지어 개인 신변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은 제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쏟아져 감사관들마다 폭주하는 고발에 크게 놀라워했다는 그는 상당수의 제보들이 업무 성격을 누구보다 잘아는 조직내 구성원에 의해 고발되고 있음을 손쉽게 유추할 수 있어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는 익산시 공직사회 정서에 결국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고 귀뜸했다.잘못된 행정 운영이나 공익을 해치는 부적격한 공직자들의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마땅하다.그래서 우리는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고발제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하지만 시중에 떠도는 소문만 믿고 특별 경쟁 관계에 있다는 이유 하나에서 상대를 끌어내고 음해하고자 근거도 없이 '이것 저것 잘못한 것이 더있다'고 일러대는 저급한 행태는 분명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다고 본다.물론 내부 고발이 부정부패를 근절시킬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감만 키워 조직 와해로 인해 스스로를 고사시킬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아무쪼록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감시 받으며 늘상 칼날위에 서 있는 익산시 공직사회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람과 기대를 던져본다. 하위직이 상급자를 견제하고 상급자는 부하 직원을 믿지 못하는 불신과 흠집내기를 이제는 제발 끝내주기를.습관성 내부 고발은 고발하는 개인이나 전체 공직사회, 더 나아가 시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기에 서로 신뢰하는 믿음의 조직 만들기에 적극 나서주길 재차 주문한다.아울러 이번 감사에서 이처럼 많은 내부 고발과 제보가 쏟아지게 된 것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때맞춰 봇물을 터뜨린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어 조직원간에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그 문제점을 시정하여 하루빨리 갈등과 반목이 해소될수 있도록 시정 최고 책임자는 앞으로 보다 더 세심하고 각별한 신경을 써 주길 당부한다.남의 발목 잡기 보다는 격려를, 남을 탓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내 탓을 하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익산시 공직사회 조성을 통해 향후 감사에서는 감사관들을 한번 깜짝 놀라게 해주자./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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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2 23:02

[데스크窓] 대통령의 한마디

올 가을 배추값이 급등, '삼겹살에 배추를 싸 먹어야 하겠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등장했다.우리네 식단에서 한시도 사라져서는 안될 김치의 주원료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배추김치의 대용음식이 소개되기도 했고, 학교 등 대단위 급식에서는 아예 김치가 사라지기도 했다.김치 제조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음식점에서 김치를 추가 주문할 경우 2000원을 추가해 받는 사례도 나왔다. 무와 마늘 등도 덩달아 올라 식단짜기가 버겁다는 아우성이 일었다.심지어 4대강 사업이 배추값 폭등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시장에서는 농협을 통한 저가 공급, 일부 생산자들의 가격 인하 직거래 등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포기당 1만원이 훌쩍 넘어갔을 즈음, 신선한 지리산 배추를 1500원에 공급하겠다는 우리 농가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급기야 정부에서 단기폭등을 막을 대책으로 중국산 배추 수입안이 나왔고, 연말까지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정책이 채택됐다.그리고 얼마후 배추값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제 2000원 안팎의 가격으로 정상화되기에 이르렀다.군산항 등을 통해 중국산 배추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소비심리를 안정시킨 배추값은 이제 김장채소 수확을 앞두고 농가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지난해 풍작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 엎어야만 했던 배추 생산농가들은 중국산 배추의 범람으로 또다시 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까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그렇다고 올 가을 급등한 배추값으로 농가들이 어떤 덕을 본 것도 아닌 상황에서 말이다.농산물 유통과 관련, 생산자나 소비자나 서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런 점에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가 어떤 작용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대통령 가라사대, "농산물 유통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사실 농산물 가격의 진폭이 심할 때마다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유통구조 문제다.5-6단계를 거치는 동안 포기당 1000원에도 못미치는 생산지 가격이 2만원 가까이 올라간 사태를 지켜 보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그러나 상당수 농가들이나 농업 전문가들은 다단계 유통구조가 '필요악'이라고 진단한다.물량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유통업자가 가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생산자들도 안정적인 판로와 가공운반 등에서의 불편을 덜기 위해 일정부분 유통업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토로하고 있다.다만 유통과정에서의 지나친 단계별 밀착 등으로 중간마진이 소비자에 전가되는 현상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정부대책에도 커다란 불만을 표하고 있다.우선 급한 불부터 끄자는 명목으로 연말까지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등 오히려 또다른 파동을 우려케 하는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김장배추의 산지 작황이 나쁘지 않고,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웃도는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적절하고 시급한 정부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농업정책은 생산부터 가공, 소비, 유통을 통해 소비자 식탁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농림수산식품부'라고 명칭까지 바꾼 이 정부다운 특단의 대책이 절실히 기다려진다./ 정대섭(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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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6 23:02

[데스크窓] 당당한 의원이 강한 의회 만든다

제9대 전북도의회는 외형상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일단 구성 면에서 민주당 일색이 아니다. 전체 43명의 의원중 교육의원 5명에 민노당 2명, 한나라당 1명 등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역대 최연소 40대 의장에다 위원장 들 대부분도 40대의 젊은 의원들로 짜였다.어떤 형태로든 과거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진용이다. 김호서 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한 의회'를 표방한 것도 이같은 바탕에서다. 과연 그 기대와 의욕만큼 의정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나. 출범 갓 100여일이 지난 현재, 뭉뚱그려 '예 아니오'로 답을 낼 수는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예전과 확 달라졌다고 답하기 어렵다면' 아니오'쪽일 수밖에 없다.의회, 의원들은 그 자체가 권력이다. 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기관이어서 도의회만 해도 43개 기관이 존재하는 셈이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기에 당당하게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고, 좋은 정책들을 도정에 반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의회는 그렇게 기본적으로 강한 존재다. 그럼에도 의장이'강한 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데는 속뜻이 있을 것이다. 집행부를 향해 단지 목소리만 높인다고 강한 의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진정 강한 의회는 지역민들과의 소통에서 이루어진다. 김 의장이 강한 의회와 함께 내세운 기치도 그래서 '소통하는 의회'였다. 여기에 실력과 도덕성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의원 스스로 당당해야 한마디 한마디가 집행부나 주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그 점에서 도의원들의 동남아시아 연수는 문제가 있다. 의원들의 외국 연수를 탓하는 게 아니다. 의원들의 연찬은 강한 의회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우리보다 앞선 외국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성도 많다. 문제는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연수다.실제 지난주 임시회가 끝나자마자 해외연수에 나선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연수 목적이 애매하다. 환경복지위원회가 일본을 선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상임위 모두 동남아시아로 연수를 떠났다. 문화관광건설위원회가 관광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태국과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교육위원회가 태국을, 산업경제위원회가 베트남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은 연수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다. 행정자치위원회도 결혼이주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취지라면 태국캄보디아 보다는 결혼이주민이 많은 베트남이 포함됐으면 좋지 않았을까.물론, 어느 국가든 의원들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줄 무언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왕이면 사전 철저한 준비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획이 아쉽다. 집행부에서 이런 식의 연수계획을 세웠더라도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인가. 그러면 직무유기일 것이다.세워진 예산의 한도 내에서 차선의 선택이라고 해명할지 모르겠다. 그도 아니다. 예산이 세워졌다고 다 사용해야 하는 것도, 예산이 여의치 않다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게다.동남아 연수를 놓고 너무 침소봉대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시각 차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첫 출발이 중요하다. 강한 의회는 의원과 의회부터 당당해야 가능하다. 동남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큰소리를 쳤으면 좋겠다./ 김원용(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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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21 23:02

[데스크窓] 김승환 교육정책과 시차적 관점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하지만, 내 눈으로 본 것을 모두 믿을 수 있을까?다양성이 인정받는 시대에는 그러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가치와 기준이 서로 다른 각인각색이기 때문이다. 나의 왼쪽과 오른쪽 눈이 보는 것도 서로 다르다. 이를 시차적 오차라고도 표현한다. 시계의 바늘과 눈금 사이에 거리가 있을 경우, 시계의 오른쪽에서 볼 때와 왼쪽에서 볼 때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시차적 관점에 따른 시차적 오차이다.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교육계에서는 '눈을 맞추기 위해' 적지 않은 내부 진통과 변화를 겪고 있다. 너무나 당연시 됐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가당치 않게 보였던 것들이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있다. 교원평가제의 거부,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등은 이전의 교육감 시대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김승환 교육감이 공교육 활성화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일선 학교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가수요 조사결과 무려 90개의 학교가 신청했다. 정말 혁신학교의 바람이 부는 것일까? 아니면 시류를 좇아 다소 부풀려진 것인가?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행동경향과 일치하지 않는 신념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거북하고 불쾌하게 여겨 해소하려고 한다.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공감하지 않았던 많은 학교 관계자들이 인지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바꿔 김 교육감의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과정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를 희망하는 많은 학교들이 아직도 '긴가민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많은 것이 모호하고, 성패 가능성에 대한 관점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혁신학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어느 누구도 딱 부러지게 설명을 못한다. 전원학교도 아니고, 자율학교도 아니고, 학력향상 학교도 아니라고 한다. 기존의 관점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다. 제도나 시스템이 아닌 내용과 본질을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학교라는 것이다. 듣기는 좋지만 어찌보면 말장난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김 교육감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중 하나인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일단 믿느냐, 마느냐가 문제될 뿐이다. 종교와도 비슷하다.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혁신학교가 만능일 수는 없다. 또 김승환 교육감의 모든 정책이 옳을 수도 없다. 모든 변화가 진보와 개혁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인지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일방만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소통과 조화를 위해서라면 김승환 교육감도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바꿀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그러면서도 한 가지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매콤한 비빔밥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나선 교육감이라면 매콤한 비빔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주변에서도 이를 도와야 한다. 매콤한 비빔밥보다는 달콤한 비빔밥이나 시큼한 비빔밥이 더 좋겠다고 간섭하고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 서로의 시각과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건전한 토론과 비판속에서 김승환표 교육정책이 더욱 다듬어지고 빛을 발하길 기대해본다./ 이성원(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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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9 23:02

[데스크窓] 특채는 '특혜 채용'의 준말인가

달아오르는 국정감사장.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감은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고위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외교관과 고위 공무원 자녀사위친인척들이 '공정한'경쟁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무원으로, 그것도 고위 공무원으로 변신하는 대담한 재주를 부렸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채용 후에는 인기 근무처에 배치하는 사후서비스까지 온전히 제공되었다. 속된 말로 완전 풀서비스 시스템이다.한 발 더 나아가 전 장관이 아들의 외무고시 합격을 위해 시험과목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터졌고, 국감위원들과 증인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비리의 뿌리가 외교부에만 기생한 것이 아니라 국가 전반에 걸쳐 이미 전이되었다는 심각한 증거들이 확인되면서, 국가의 부패도가 어느 수준인지 확인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이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국회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앙부처 5급 특채에서 11건의 부적절한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외부가 아닌, 내부 통제 수단을 통해 적발된 숫자만 말이다.특혜 채용 비리도 유사한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선에서 묻힌 것이라는 기존의 학습효과마저 이번엔 적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워낙 덩치가 엄청나고, 뿌리 깊은 비리여서 실체적 진실을 온전히 감추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장관의 목까지 가볍게 날린 이 비리는 기세를 올리며 현 정권의 최고 권력자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인물 앞까지 성큼 다가섰다. 주요 언론은 모 장관의 조카가 맞춤형 채용 과정을 통해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을 전하기 시작했다.정부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공무원 특채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란 소식이고, 예비조사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별로 순차적 종합감사에 이미 들어갔다는 소식이다.공직 안팎의 전언과 사건의 추이를 따라가 보면 공정한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혜 채용은 때마침 현 정권이 '공정한 사회'를 국정의 기치로 내건 사이에 터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구성된 사회는 공정한 게임의 원칙에서 성립될 수 있고, 그래야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조건에서이다. 공정한 원칙을 거치지 않은 게임은 당연히 무효이고, 원상회복되어야 마땅하다. 공정한 과정을 무시하고 구린내 나는 뒷구멍을 통과한 무리는 당연히 공공의 적이다.특별 채용의 준말인 특채가 어느새'특혜 채용'을 줄인 말로 둔갑해 버린 씁쓰레한 현실. 국가 시스템을 다시 정비하지 않으면 본질은 몽땅 털리고, 껍데기뿐인 세상을 살아가는 군상들로 이 사회가 채워질 것이란 암울한 생각이 앞을 가린다. 특별한 계층이라고 착각하는 무리들이 은밀히 벌이는 특혜의 잔칫상을 뒤집지 않으면, 공정한 사회는 정권이 내건 깃발은 한낱 말잔치일 뿐이다.이번 점검 결과는 아마'공정한 사회'를 간판으로 내건 정부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일 뿐만 아니라, 정권 후반기 운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김경모(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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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0.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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