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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불신·갈등의 벽 높은 익산 공직사회

엄철호(익산본부장)

익산시 공직사회는 직원간 불신과 갈등의 벽이 매우 높은 것 같다.

 

자신과 별 상관없는 일에 덤벼들어 흠집을 내거나 경쟁자적 입장에 있는 동료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라면 근거없는 음해성 고발·투서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익산시 공직사회의 현 주소인 것 같다.

 

익산시는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로부터 종합감사를 받았다.

 

무려 20여명에 달하는 감사관이 투입돼 그 어느 때보다 고강도 감사를 받은 익산시는 이번 감사에서 크나큰 지적은 받지 않았으나 공직사회 정서가 얼마나 살벌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이미지 먹칠 감사였다는 게 공무원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흘러나오는 감사 후일담이다.

 

"감사 시작일부터 쏟아진 제보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여타 시·군은 고발 제보가 별로 없어 감사관들이 직접 들춰내야하는 어려움을 겪는데 익산시는 제보가 잇따라 내심 소기의 성과를 기대했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시간과 인력만 허비한 헛심빼기 일쑤였습니다."

 

비록 익명이지만 제보 내용이 워낙 그럴싸해 그냥 무시하기에는 무언가 찝찝해 혹시나 하는 생각에서 상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사실과 너무 달라 허탈해 했던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감사관 A씨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익산시 공직사회 정서가 과연 어느 정도 심각한 불신과 투서공화국이란 불치병에 걸려 있는지를 새삼 들여다본 것 같아 같은 공직자의 한사람으로서 무척 씁쓸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감사관 B씨도 이번 감사를 통해 너무 살벌하고 피폐한 익산시 정서를 접하고 역시 혀를 찼다고 거들었다.

 

행정의 잘못된 사례부터 심지어 개인 신변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은 제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쏟아져 감사관들마다 폭주하는 고발에 크게 놀라워했다는 그는 상당수의 제보들이 업무 성격을 누구보다 잘아는 조직내 구성원에 의해 고발되고 있음을 손쉽게 유추할 수 있어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는 익산시 공직사회 정서에 결국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고 귀뜸했다.

 

잘못된 행정 운영이나 공익을 해치는 부적격한 공직자들의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그래서 우리는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고발·제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지만 시중에 떠도는 소문만 믿고 특별 경쟁 관계에 있다는 이유 하나에서 상대를 끌어내고 음해하고자 근거도 없이 '이것 저것 잘못한 것이 더있다'고 일러대는 저급한 행태는 분명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다고 본다.

 

물론 내부 고발이 부정부패를 근절시킬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감만 키워 조직 와해로 인해 스스로를 고사시킬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감시 받으며 늘상 칼날위에 서 있는 익산시 공직사회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람과 기대를 던져본다. 하위직이 상급자를 견제하고 상급자는 부하 직원을 믿지 못하는 불신과 흠집내기를 이제는 제발 끝내주기를.

 

습관성 내부 고발은 고발하는 개인이나 전체 공직사회, 더 나아가 시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기에 서로 신뢰하는 믿음의 조직 만들기에 적극 나서주길 재차 주문한다.

 

아울러 이번 감사에서 이처럼 많은 내부 고발과 제보가 쏟아지게 된 것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때맞춰 봇물을 터뜨린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어 조직원간에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그 문제점을 시정하여 하루빨리 갈등과 반목이 해소될수 있도록 시정 최고 책임자는 앞으로 보다 더 세심하고 각별한 신경을 써 주길 당부한다.

 

남의 발목 잡기 보다는 격려를, 남을 탓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내 탓을 하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익산시 공직사회 조성을 통해 향후 감사에서는 감사관들을 한번 깜짝 놀라게 해주자.

 

/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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