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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당당한 의원이 강한 의회 만든다

김원용(정치부장)

제9대 전북도의회는 외형상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일단 구성 면에서 민주당 일색이 아니다. 전체 43명의 의원중 교육의원 5명에 민노당 2명, 한나라당 1명 등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역대 최연소 40대 의장에다 위원장 들 대부분도 40대의 젊은 의원들로 짜였다.

 

어떤 형태로든 과거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진용이다. 김호서 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한 의회'를 표방한 것도 이같은 바탕에서다. 과연 그 기대와 의욕만큼 의정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나. 출범 갓 100여일이 지난 현재, 뭉뚱그려 '예 아니오'로 답을 낼 수는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예전과 확 달라졌다고 답하기 어렵다면' 아니오'쪽일 수밖에 없다.

 

의회, 의원들은 그 자체가 권력이다. 의원 개개인이 독립된 기관이어서 도의회만 해도 43개 기관이 존재하는 셈이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기에 당당하게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고, 좋은 정책들을 도정에 반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의회는 그렇게 기본적으로 강한 존재다. 그럼에도 의장이'강한 의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데는 속뜻이 있을 것이다. 집행부를 향해 단지 목소리만 높인다고 강한 의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 강한 의회는 지역민들과의 소통에서 이루어진다. 김 의장이 강한 의회와 함께 내세운 기치도 그래서 '소통하는 의회'였다. 여기에 실력과 도덕성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의원 스스로 당당해야 한마디 한마디가 집행부나 주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그 점에서 도의원들의 동남아시아 연수는 문제가 있다. 의원들의 외국 연수를 탓하는 게 아니다. 의원들의 연찬은 강한 의회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우리보다 앞선 외국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성도 많다. 문제는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연수다.

 

실제 지난주 임시회가 끝나자마자 해외연수에 나선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연수 목적이 애매하다. 환경복지위원회가 일본을 선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상임위 모두 동남아시아로 연수를 떠났다. 문화관광건설위원회가 관광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태국과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교육위원회가 태국을, 산업경제위원회가 베트남·캄보디아를 선택한 것은 연수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다. 행정자치위원회도 결혼이주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취지라면 태국·캄보디아 보다는 결혼이주민이 많은 베트남이 포함됐으면 좋지 않았을까.

 

물론, 어느 국가든 의원들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줄 무언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왕이면 사전 철저한 준비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획이 아쉽다. 집행부에서 이런 식의 연수계획을 세웠더라도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 것인가. 그러면 직무유기일 것이다.

 

세워진 예산의 한도 내에서 차선의 선택이라고 해명할지 모르겠다. 그도 아니다. 예산이 세워졌다고 다 사용해야 하는 것도, 예산이 여의치 않다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게다.

 

동남아 연수를 놓고 너무 침소봉대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시각 차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첫 출발이 중요하다. 강한 의회는 의원과 의회부터 당당해야 가능하다. 동남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큰소리를 쳤으면 좋겠다.

 

/ 김원용(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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