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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공생명 염생위(公生明 廉生威)

황주연(문화부장)

중국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하면 나는 운동화와 잠바가 떠오른다.

 

원 총리가 중국 허난(河南) 성의 한 농촌을 시찰할 때 일이다. 수행하던 허난 성의 한 직원은 원 총리의 비서가 수선해 달라며 건네주는 운동화 한 켤레를 보고 깜짝 놀랐다. 2년 전 원 총리가 허난 성을 방문했을 때 밑창이 떨어져 수선해 준 적이 있는 바로 그 신발 이었기 때문이다.

 

10년도 더 지난 잠바를 입고 있는 모습도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원 총리의 이러한 검소한 행동에 대해 쇼맨십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인들은 소박하고 검소한 총리의 생활태도에 감동한다. 우리에게 이런 총리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인들에게 '인민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와 같은 반열에 오를 정도다. 중국인들이 원자바오를 칭송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사로운 인연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함이다.

 

원자바오가 젊었을 때 일하던 지우취엔(酒泉) 제당공장이 법규위반으로 문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다. 고향 사람들의 간청에도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제당공장을 도산시켰다. 사사로운 인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는 일은 없었다.(溫家寶-마링, 리밍 공저)

 

서민총리가 검소함과 공정함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데 어찌 인민들이 따라오지 않겠는가.

 

또 하나 원 총리의 뛰어난 점은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거다.

 

2008년 5월 쓰촨대지진이 발생했을때 그는 아비규환의 현장을 누비며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이재민을 보살폈다.

 

"지진은 산을 무너뜨렸지만 재난을 이겨내려는 중국 국민들의 강한 의지는 무너뜨리지 못했다"고 용기를 북돋웠다.(총리의 5일-장원리저)

 

권력은 카리스마다는 말이 있다. 평소 겸손했던 사람도 권력을 잡은 뒤에는 권위적으로 바뀌어간다는게 정설이다. 카리스마의 경우 리더십 측면에서 필요악이기도 하다.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끌기 위해선 지도자에게 카리스마가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 총리의 경우에서 보듯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로 겸손과 검소함 공정성만한게 있을까.

 

중국이 78년 덩사오핑의 개혁 개방이후 30년동안 연평균 9.6%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원 총리같은 청렴하고 강직한 지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도내지역은 스파힐스 골프장 사건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다.학교부지를 골프장 용지로 용도변경해준 전 교육감은 50여일 넘게 검찰과 숨바꼭질하고 있고 골프장 인허가권을 대가로 로비받은 자치단체장은 구속됐다.

 

또한 민선 5기가 출범한지 불과 5개월도 안돼 각종 비리의혹 등으로 자치단체장이 수사선상에 오르는등 지방자치시대 개막이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자치단체장 교육계 수장등 사회 지도층의 온갖 편법 부정을 목격하면서 우리사회에 권위있는 것들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더욱 깊어질까 우려된다.

 

대통령이 외치는 공정한 사회를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사회에서 힘있고 권력있는 자들의 이권 개입과 뇌물수수는 계속되고 있다. 이래가지고선 어찌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겠는가.

 

공정함에서 밝음이 생겨나고 청렴에서 위엄이 생기는 법이다(公生明 廉生威).

 

/ 황주연(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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