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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수님, 내 글솜씨 좀 봐주세요!

한글공부방을 수강한 노인들이 보낸 편지. (desk@jjan.kr)

 

70살 먹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순창군에서 운영중인 한글공부방에서 그동안 열심히 배운 글 솜씨로 꼼꼼히 적어 강인형 군수에게 보내온 편지가 잇따르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버스 타는대서 어디로 가는 차도 모른대 이재는 차 버스도 탈수도 암이다. 여기서 쪼끔만 더 갈켜 주셔요. 군수님 참 고맙습니다”- 구림면 한글공부방 강순이 할머니 -

 

"구수님 귀함, 군순임 그도앙 아녀하셔이까. 그리고 구수임깨 고마워요. 내여내도 가러켜주셔요. 그러며 찬으로 고마워요”-양귀이 할머니 -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보낸 편지에는 그동안 글을 가르쳐줘 고맙고 내년에도 또 가르쳐 달라는 건의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맞춤법은 틀렸어도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있다.

 

세살박이 어린이가 쓴것처럼 서투른 글씨지만 너무도 감격스럽고 대단했다.

 

한편으론 나이먹어 어렵게 배운 글을 남에게 써먹어 본다는게 얼마나 마음 벅찬 기쁨이었을까?

 

지금까지 글을 몰라 까막눈 신세로 살아오면서 너무도 답답하고 힘들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 자라도 더 배우고 싶은 배움의 욕망, 그 목마름이 우리를 감동케 하고 있다.

 

올해 한글공부방에서 한글을 깨우친 서영모 할아버지는 "이제 서울에 있는 아들 손자들에게 편지도 쓰고 전화도 내 스스로 할 수 있어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르겠다”며 "손자놈하고는 친구가 되어 편지를 주고받고 하면서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순창군에서는 금년들어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한글 미해득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한글공부방을 운영해 오고 있다.

 

한글공부방은 11개 읍면 13개소에서 2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하루에 2시간씩 한글과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수리셈, 일반교양 과목 등을 경력있는 퇴직교사나 교회목사 등 능력있는 분들이 강의를 맡아 지도해 왔다.

 

한편 순창군은 한글 미해득자를 위해 내년에도 한글공부방 운영에 5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하여 더욱 활성화 되도록 할 예정이다.

 

남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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