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남(서부지방산림청장)
우리나라는 일제침탈기와 해방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극심한 산림황폐화로 매년 되풀이 되는 산사태ㆍ홍수피해와 더불어 가뭄피해를 겪어야만 했다. 최근 필리핀의 대규모 산사태가 무분별한 벌목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삼 나무를 심고 산을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극심한 산림황폐기를 겪으면서 “모든 국민이 애국가를 부르면서 산으로 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산으로 갔고 나무를 심는 것은 곧 “애국”이라는 신념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전념해 왔다.
치산녹화(治山綠化)의 절박함으로 해방과 함께 식목일을 지정해 모든 국민이 나무심기에 동참해 왔으며 이렇게 생겨난 식목일이 벌써 61회 우리나라 사람 나이로 회갑을 맞이했다.
이렇게 시작한 나무심기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최단기간 내에 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독일, 영국, 뉴질랜드와 함께 인공조림 성공 4대 모범국가로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는 녹화를 갈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조림 및 육림에 대한 실력도 향상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흔히 녹화된 숲을 보고 숲은 울창해졌으나 용재가치가 없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그러나 산림황폐화로 매년 가뭄과 홍수에 시달리던 시기에는 먼저 치산녹화가 시급한 과제였기에 민둥산을 녹화하기 위하여 리기다, 현사시 등 속성수 위주로 조림했으므로 그 시절의 과오를 탓할 일도 아니다. 이제 녹화는 되었으니 경제수 위주의 조림에 치중해야 한다. 요즘 조림되는 수종은 황칠나무, 후박나무, 고로쇠나무, 백합나무, 참나무류 등 용재가치뿐만 아니라 특수용도의 자원으로 가치가 뛰어난 수종들을 심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산림을 꾸준히 계획적으로 심고 가꾸어 나간다면 우리나라의 헥타당 임목 축적은 2010년에 약 90㎥를 상회할 것이고 2040년에는 현재의 일본수준 118㎥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수한 용도의 유용자원으로 조성되어 우리에게 훨씬 많은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울창한 산림은 우리에게 더 없는 안식처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최근에는 국제협약에 의한 탄소세까지 거론하고 있으니 울창한 산림을 가지고만 있어도 부자가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심어진 나무를 가꾸고 또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나무 위주로 미래를 보고 계속 더 많이 심어야 한다. 우리 임업은 산림면적률이 높아 지속적으로 조림 및 육림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가 바라는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산림부국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알프스 고산지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나무심는 사나이”는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영화다. 환경오염에서 비롯된 질병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잃은 양치기 노인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나무를 심기로 결심을 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나무를 심기 시작한다. 나무를 심는 동안 세계 제1차대전이 발생, 온갖 생명을 앗아갔지만 노인의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몇 년이 지나자 그가 심은 나무들은 우거진 숲으로 변하고 메말랐던 마을의 계곡에는 물이 흐르며 자연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울창해진 나무로 사람들은 여유로움이 생기게 되고 마을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으며 싸움과 질투로 꿈틀거리던 거리는 환희에 찬 발걸음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난 일을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로 단편영화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는 우리 모두 한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우리나라의 울창한 산림과 미래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승남(서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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