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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선거는 생방송, 매니페스토 운동을 - 오송수

오송수(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보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얼마 전 생방송 현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스튜디오 안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생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단 한번!” 바로, 그 결과를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이다. 녹화방송은 몇 번이고 실수해도 다시 녹화하거나 편집할 수 있지만 생방송의 경우에는 단 한번으로 그 동안의 준비한 성과를 성공적으로 내보여야 한다. 때문에 제작진을 비롯한 여러 스탭진은 좋은 방송을 위해 많은 준비와 반복되는 점검을 거치고도 좌불안석의 상태로 방송을 진행한다고 한다. 어디 준비할 것이 방송뿐이겠는가?

 

앞으로 다가올 5·31 지방선거에 있어서도 돌이킬 수 없는 그 날의 좋은 결과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후보자는 민심을 얻기 위한 준비를, 선관위는 공명선거 실현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는 유권자들의 준비가 아닌가 한다.

 

 

성공적인 5·31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현명하게 이끌 것인가? 그에 대한 답은 지난 3월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치러진 「메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협약」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5개 정당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선거사상 최초로 치러진 「메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협약」은 이번 5·31 지방선거가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메니페스토 운동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 우선순위, 기간, 공정, 예산 등의 사항을 수치 등으로 명기해 검증 및 평가를 쉽게 하자는 운동으로 영국에서 블레어 총리가 처음으로 발표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 후 일본에서도 발전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책선거의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공감대를 이루며 확산되고 있다.

 

제17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하여 돈선거는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루며 선거문화에 있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지역주의와 연고주의에 의한 선거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연고주의에 의한 선거가 지방선거에서 더욱 만연하는 까닭에 이번 5·31지방선거를 통해 필히 새로운 변화를 거쳐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혈연·지연·학연을 중심으로 후보자를 선택하기보다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지역상황에 적합하며, 실천가능한 공약인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후보자들의 공약(公約)이 말뿐인 공약(空約)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것은 후보자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지만 유권자의 신중한 평가 없이도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그 동안의 관행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유권자의 태만이 지방선거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소가 되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각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얼마나 구체적으로 수립되었으며 실현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각 후보자별로 냉정하게 비교하여 후보자의 정책적 의지와 소신에 표를 던져야 할 때인 것 같다.

 

선거는 생방송이다. 결과를 돌이킬 수 없으며 단 한번의 선택에 지역의 미래가 달려있다. 한번 선택하면 4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유권자는 현명한 선택을 위해 그에 맞는 철저한 준비와 신중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자신의 한 표가 지닌 의미를 되새기고 한사람 한사람이 냉철한 분석가가 되어 과연 어떤 후보가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인물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단순한 방청객의 역할이 아니라 정책선거와 공약검증으로 지방선거의 혁신을 이루는 중요한 생방송의 제작진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좋은 방송이 제작진의 부단한 노력에서 생산되듯 좋은 선거 또한 유권자의 노력으로 이루어 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5·31 지방선거를 좋은 선거로 만드는 힘. 나아가 좋은 지방정치를 낳게 하는 힘. 그 힘이 바로 유권자에게 있다.

 

/오송수(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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