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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운명보다 꾸준히 노력해야 - 김재춘

김재춘(완주동양초등학교장)

명심보감 성심편에 ‘큰 부자는 하늘에 달려 있고(大富由天), 작은 부자는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小富由勤)’는 말이 있다. 큰 부자는 좋은 운명을 타고 나야만 가능하다고 결정짓고 있는 것이다.

 

운명의 사전적 풀이는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이며 그 힘으로 인해 생기는 길흉화복 또는 타고난 운수나 수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중국 사전에는 미신을 믿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빈부수명(貧富壽命)이라고 되어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하늘의 의지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결정지어져 인간의 능력이나 노력으로는 변경 불가능한 것’이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날 운명을 미신 사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 나름의 장점도 없지 않다. 높은 벽에 부딪쳤을 때라든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원인을 ‘운명’에 밀어부침으로써 마음의 고통을 덜고 정신의 균형을 회복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진정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면 이 진정제는 너무 자주 쓰게 되면 만성 중독을 일으켜 소극적인 인생관을 낳기도 한다. 중독증상의 후유증 때문에 지금은 미신 사상으로 인식되어 경계하기에 이른 것이다.

 

험악한 운명을 끈질긴 노력으로 행운을 맞이한 일화를 소개하겠다. 중국 당나라 때 몹시 가난하고 아주 못생긴 ‘도비’라는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당시 가장 유명한 관상쟁이를 만나 자기의 관상을 봐달라고 조르자 관상쟁이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거지가 되어 빌어먹을 상입니다.’하는 것이었다.

 

거지꼴의 도비는 자기가 ‘빌어먹을 상’이라는 말을 듣고 한 동안 실망했으나 ‘빌어먹을 거지’는 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학문에 더욱 열중하였으며 이웃에 선행을 베풀며 인생을 알차게 가꾸어 갔다. 어느덧 몇십년의 세월이 흘러 아직 거지가 되지 않은 채 쉰살이 넘게 된 어느 날, 옛날의 관상쟁이를 만나게 되었다. 관상쟁이는 ‘도비’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며 ‘당신의 관상이 몰라보게 달라졌군요. 이젠 이 나라의 정승이 될 관상입니다.’라고 칭찬하며 큰 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도비는 관상쟁이의 말대로 더욱 학문에 열중하면서 선행을 쌓아 그 이름을 나라 안에 크게 떨쳐 마침내 정승자리에 올라 백성을 다스리는 큰 인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힘써 노력하는데 있다고 재해석 되어야 한다.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야말로 사람들에게 갈 길을 올바르게 제시한 것이라 하겠다.

 

수험생 여러분들은 운명에 맡기려는 의타심을 냉철히 밀쳐내고 꿈과 희망을 갖고 각고의 노력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다면 행운은 서서히 자기 앞에 다가온다는 순리를 굳게 믿기 바란다.

 

/김재춘(완주동양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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