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근(전주한들초등학교 교장)
오월이다. 오월은 천지에 생명의 기쁨이 넘치는 계절이다. 생명의 속성은 변화하는 데 있다.
변화는 물리적인 것과 내면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나고, 탈바꿈을 하고 허물을 벗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일은 물리적인 변화요, 지식을 쌓고, 기능을 높이고, 정서를 함양하는 일은 내면적인 변화이다.
유기체인 생물만 변화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도 변화한다. 조직의 성원도 변하고(물리적 변화), 이념도 변한다(내면적 변화). 조직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유기체이니 변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작금의 화두는 혁신(革新)이다. 그 사전적 의미를 떠나 우리가 느끼는 혁신의 의미는 ‘변화(change)’와 ‘혁명(innovation)’의 중간쯤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터뜨리지는 말고, 획기적으로 변화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교육 현장에서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변화하여야 할까?
첫째는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인간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완성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그들이 바라는 바람직한 환경에서 자라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은 이제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갖추어졌다. 건물, 시설을 비롯하여 컴퓨터를 포함한 교수 매체의 확보 비율은 만족할 만하다.
이러한 외적인 환경에 앞서 갖추어져야 할 것은 인간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인 환경에 치중한 나머지 인간관계 형성과 인성 교육의 소홀로 우리 사회는 교육 받은 우범 지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만나서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기를 학교에서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둘째는 교육 방법을 변화시켜야 한다. 나날이 늘어가는 지식과 정보를 수용하기 힘든 세상이다.
교사가 모든 것을 쥐어 주는 시대는 갔다. 이제 우리 교사는 지식과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장소와 방법을 안내해야 한다. 또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습득하는 길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 그들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일을 돕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꿈이 없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 줄 수 없고, 노력하지 않는 교사는 학생들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솔선수범하는 교사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다시 스승의 날을 맞는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 걸쳐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교육 분야만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은 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스승의 날을 맞으면서 우리 교사는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을 직시(直視)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올곧은 성장과 충실한 발전을 위한 환경으로서의 교사,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 방법을 실천하는 교사, 변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땀을 흘리는 교사들이 늘어갈 때 우리 교육이 혁신되고 우리 아이들이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오태근(전주한들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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