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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우 칼럼] 시각공해를 부추기는 선거판

박대우(한일장신대학교 영어영문학 교수)

대기오염, 토양오염 그리고 수질오염 이외의 심각한 공해문제를 들라면 누구든지 소음공해와 더불어 시각공해라고 입을 모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방영되고 신문에 게재되는 광고류가 사람에게 주는 시각적 또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서는 그 방면의 전문가가 연구할 일이고,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어 길거리 또는 공공건물 앞에서 뿌려지는 선전물은 그리 신경쓰이지 않는다. 그 행위가 일회적일 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의 손에 나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을 열고 밖에 나서기만 하면 시야를 온통 점령하는 각종 벽보와 프랑카드는 물론 각양각색의 업소를 홍보하는 크고 작은 스티커의 문제는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밀가루풀로 광고지를 붙였던 시절만 해도 그 시효가 지나면 떼어내기가 수월했을뿐더러 비가 오면 저절로 씻겨내리기라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급화된 종이질에 초강력 접착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번 붙였다 하면 제거한다 해도 그 흔적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아 옛것과 새것이 조잡하게 뒤엉킨 모양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곳인들 어떠하며 저곳인들 누가 시비랴” 식으로 무절제하게 붙여진 광고물이야 장삿속으로 치부하자. 문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될 사람들이 시각공해 조성에 선두를 앞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어벙한 선관위에서 입후보자 현수막 크기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는 시각공해의 주범

 

5·31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입후보자들은 너나 없이 사면팔방에 각자 나름대로 홍보물을 횡대 또는 종대로 겹겹이 도배질하고 있다. 누구든 아무곳이나 먼저 점령하면 그만이다. 특히 대형 프랑카드는 건물주에게 돈만 내면 내걸 수 있으며,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래서 종이파동을 걱정하면서도 인쇄업자는 실실 웃고, 목좋은 곳의 빌딩주인들도 덩달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선거철만 같아라”라며 좋아하고 있다는 풍문이다.

 

“확 바꾼다”, “허리를 펴게 한다”, “상머슴으로 일하겠다”, “비켜라”, “전통중심에 내가 있다”, “뛰고 듣겠다” 등등의 당찬 구호와 더불어 신명나는 고장으로 만들겠다는 지자체 입후보자들의 집채만한 홍보용 현수막을 보며 유권자들이 속으로 뭐라 하겠는가?

 

“평소에 인덕과 미덕을 베풀 일이지…” “저 사람들 정치에 넋빠진 사람들이여…”

 

거미줄위에서 널뛰기

 

정치에 대한 전문지식은 커녕 행정마인드나 기본상식도 없이 입신양명을 꿈꾸고 정치에 입문했다가 패가망신은 물론 ‘인생곤두박질’친 사람들을 수없이 보면서, 불나방처럼 정치판에 뛰어드는 정치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정치는 거미줄 위에서 널 뛰기 때문에 추락을 반드시 염두에 두라”고 말이다.

 

/박대우(한일장신대학교 영어영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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