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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의식수준 높아야 일등도민 - 정성수

정성수(시인)

5·31지방선거 벽보를 철거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선진국 이상이라고 생각되었다. 전에는 선거일이 되기도 전에 벽보를 찢거나 심지어는 담뱃불로 여기저기 지져대는 등 볼썽사나운 일들을 수월찮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번 선거 기간 중에는 벽보의 보존 상태가 대단히 양호했다. 참으로 대견스럽다. 한 때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선거벽보를 훼손하지 말라고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켰다. 신문?방송에서도 선거벽보훼손방지를 위한 홍보도 했었다. 그러나 이 번 선거기간 중에는 교육 및 홍보가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끝나는 날 까지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은 그 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진일보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차역과 고속버스휴계소를 비롯하여 관광지, 관공서, 학교 등의 공중변소 청결상태를 봐도 알 수 있다. 몇 년 전, 어떤 분이 외국을 다녀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화장실의 청결상태를 말하면서 얼마나 깨끗한지 밥알이 떨어졌대도 주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극찬한 일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나라 화장실도 그에 못지않다. 그것은 청결상태는 물론이고 꽃병과 명화가 걸려있고 곳에 따라서는 향수가 뿌려지기도 하고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쓰레기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전에는 하천이나 공원 등에 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져 있었다.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전염병의 발생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가정은 물론 직장 등 곳곳에서 분류수거가 잘 되고 있다. 그 외에도 회사나 아파트의 계단 심지어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보도 불럭 위에 내뱉은 껌을 인부들을 동원해서 떼어내는 풍경도 볼 수가 없다. 얼마 전에는 극장표나 차표를 사는데도 새치기가 만연했다. 그러다보니 서류한 장 떼는데도 급행료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디를 가나 차례 지키기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알뜰시장이 개설되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이제 우리들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은 자신들이 내걸은 공약이 공약이 되지 않도록 양심에 따라 지켜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장려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여야 한다. 국산품 애용이라는 말도 되찾아야 한다. 국가경제가 튼튼해지고 GNP가 늘어나는 일들은 5?31지방선거에서 선택된 당선자들과 우리들이 합심할 때만 가능하다. 진정한 일등국민은 GNP가 높은 국민들이 아니라 의식수준이 높은 국민들이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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