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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선 4기 당선자들 전북발전 힘써야 - 이한교

이한교(한국폴리텍V김제대학 교수)

민선 4기의 출발은 힘차다. 희망이 보인다. 무엇인가 새롭게 변하여 어둠이 가시고 새로운 빛이 떠오르는 듯하다. 불가능도 없고 갈등도 없을 것 같은 설렘으로 4년 뒤를 생각해 본다. 분명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다. 설마 지금 같기야 하겠는가. 숱하게 듣고 보고 깨달았을 터인데, 막무가내로 우격다짐하듯 아무것이나 내용도 없이 포장하겠는가. 뻔히 들통 날 것을 알면서 알맹이도 없는 공약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행정을 펼치겠는가.

 

특히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경제에서 시작하여 경제로 끝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오직 경제만을 생각하겠다는 일념으로 지구 반대편까지라도 날아가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제2의 대덕단지 조성을 통해 환 황해권 첨단 부품 소재산업의 중심으로, 식품산업의 메카로, 열린 도정으로 마른자리만 찾지 않겠다했고, 도민에게 듣고 배우고 도민에게 평가를 받겠다고 하니 정말 전북 도민은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취임사 구구절절 살아 숨 쉬듯 희망이 깃들어 있긴 하지만 염려가 된다. 이 모두가 허풍이면, 아니 의례적인 상투어라면, 전에도 그러했듯이 또 실망으로 상처만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끝에서, 왜 자꾸 용두사미라는 고사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지난달 지방 어느 일간 신문사가 주관한 민선 4기 당선자를 위한 세미나가 ○○○호텔에서 있었다. 주제는 글로벌 시대 전북의 나갈 방향과, 새만금을 활용한 전북발전동력 방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당선자들의 모습에 실망이 컸다. 물론 당선자로서 바쁜 일정도 있었겠지만, 전북 발전의 효율적 추진에 관한 비전을 제시하는 토론마당 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장 앞자리에서 경청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몇몇 당선자들을 보며, 그 지역 유권자들의 탁월한 선택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떻든 민선 4기는 시작되었다. 모두가 화려한 조명과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섰다. 누가 뭐라 해도 4년 임기 동안 주관을 가지고 살림을 꾸려 나갈 것이다.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어느 교회의 천정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높은 천정에 달라붙듯이 가까이서, 점 하나하나까지도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아래서 바라보고 있던 친구가,

 

“야 이 사람아 뭐 하고 있나, 여기서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적당히 하고 내려오게나.”하고 빈둥대자 미켈란젤로가 소리쳤다.

 

“여보게 지금 평가하지 말고, 그림을 다 그린 후에 보아 주겠나?”라고 했다 한다. 당선자 역시 4년 후에나 공과를 놓고 얘기하자 할 것이다. 물론이다. 부탁은, 당선자인 여러분 모두가 영원히 기억되는 미켈란젤로이길 바란다. 당신들이야말로 호남의 틀 속에서 광주와 전남의 자투리땅으로 전락한 전북을 다시 일으켜 세워줄 것이라고, 낙후성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면 몸을 던져 앞장서 줄 것이라고 믿는다. 16개시도 중에서 기초 투자 환경 16위, 지방 정부 정책 환경 15위, 정보화 기술 환경 13위라는 전북을 반드시 살려낼 것이라고 말이다. 현 정부처럼 전북의 인맥이 화려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홀대받고 있는 전북, 호남에서 조차 변두리 취급받고 있는 전북, 광주 전남의 더부살이로 만들어버린 무심한 전북의 정치인들, 다시 선거철이 되면 서울에 있던 그들은 모두 내려와 자신들의 공을 내세울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감언이설에 쉽게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머지않아 허풍떨어 얻은 권력자는 모두 퇴출당할 것이다. 권력만을 탐하여 종횡무진 잔머리 굴리는 세력은 도태될 것이다. 말만 화려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지 못한 이들 또한 몰락할 것이다. 무계획으로 혈세를 축내는 무능한 당선자가 있다면 무거운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부탁한다. 호남의 중심인 전북의 생명력이 되살아나길, 일자리가 넘쳐나고 교육걱정이 없길, 삶의 질이 향상되길,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이 서민의 곁으로 다가서길, 도심에서 훔쳐간 녹지공간을 되찾아주길……. 선거기간 동안 손잡고 나눴던 약속을 잊지 않길, 전북도민은 두 손 모아 비는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V김제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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