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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덕성여자대학교 이사장 이종훈 - 학문과 또 다른 세상

중앙대학교 총장 취임

1997년 총장 취임사를 읽고 있는 필자. (desk@jjan.kr)

유리한 조건의 하버드대학 연구생활도 아들의 대학입시문제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낼 수밖에 없었다. 귀국하자마자 바쁜 연구생활의 와중에 산업대학의 학장직을 맡아 대학행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아울러 교무처장직을 맡으면서부터는 대학전체의 교육과 연구활동을 총괄하는 분주한 생활을 하였다.

 

 

눈코뜰새없는 대학생활 중에서도 역사적인 88서울올림픽을 맞이하여 정부로부터 올림픽의 경제적효과에 대한 연구프로젝트를 맡아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올림픽을 개최하고도 적자를 보았기 때문에 88서울올림픽의 흑자를 위해 프로스포츠단체를 만들어 엄청난 올림픽시설을 활용하자는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곀족光汐?등이 활성화된 것 같다.

 

5년간의 대학행정직을 마치고 다시 연구생활을 하기 위하여 일본 동경대학의 객원교수로 가서 한국경제론을 강의하게 되었다. 20여년 전의 유학생활을 회상하면서 한겴構?경제발전단계의 비교론을 연구하는데 몰두하였다.

 

대학에서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대기업체들이 일본경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외부강연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한국경제학회의 회장후보로 선출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학회인 한국경제학회는 차기회장 선출을 위해 이사회에서 후보 2명을 사전에 선출하고 이 두 후보에 대해 전체회원이 투표하여 결정하게 되어 있다.

 

입후보하지도 않았는데 영광스럽게도 후보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하고 전국 각 지역회원들의 지지로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한국경제학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였으며, 경제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인 세계학술대회도 개최하여 큰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다.

 

한국경제학회의 활동을 활발히 하는 와중에 부총장직을 맡게 되어 다시 학교행정에 매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90년대의 민주화 바람과 학생운동이 대학내외 문제로 격화됨으로써 대학당국과 학생들 모두가 어렵고 복잡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대학교수를 명예직으로 여기며, 더더욱 대학교총장은 대표적인 명예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사립대학의 경우 총장직은 대학운영자가 겸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처지이며, 나 역시 연구와 교육만을 천직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민주화 바람으로 대학총장도 교수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세상이 되었으며, 부총장직을 맡았던 나는 주위로부터 생각지도 않았던 총장 출마를 권유받게 되었다.

 

 

대학의 ‘신 르네상스운동’을 공약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학문과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대학의 본래 모습을 되찾자는 ‘신 르네상스’운동의 철학으로 총장에 당선되어 4년간 대학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였다. 수천명에 달하는 교직원과 2만5천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뒹굴면서 고뇌와 보람속에서 학문과 교육을 논할 수 있었던 것을 나는 영광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보잘 것 없는 대학신입생으로 출발하여 45년 만에 대가없이 총장으로 정년퇴임을 맞게 된 중앙대학교는 나의 학문인생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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