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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자네는 그 교회 나가지 마소 - 김승연

김승연(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지난달 29일은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지 489주년이 되는 기념주일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독일의 루터교회가 그 어느 교회보다 더 쇠퇴하고 몰락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종교개혁 이후 교회 개혁이 계속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합니다. 마귀와 인간의 속성은 교회가 세속화되고 부패되기를 원하며, 계속해서 개혁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찰스 H. 스펄젼 목사님을 찾아갔습니다. 당시 스펄젼 목사님은 영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천부적인 설교자요, 성공적인 목회자로서 영국 런던 데임즈 강 남쪽 메트로폴리탄 터버네클교회를 목회하고 계셨습니다. 그 청년이 스펄젼 목사님을 찾아간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런던에서 가장 완전한 교회가 어느 교회인지를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동안 청년은 예수를 믿어 교회를 다니기로 작정하고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녀 보았으나 그 어떤 교회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청년의 판단 기준에는 완전한 교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가는 교회마다 문제가 많았고 성경적이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주일이면 이 교회, 저 교회를 찾아다니는 순례자 아닌 순례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청년은 더 이상 그런 교회를 찾을 수 없어서 스펄젼 목사님 정도는 익히 알고 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기에 스펄젼 목사님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스펄젼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예,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예, 제가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똑바로 해보려고 런던에 있는 교회 중에 완전한 교회를 찾았는데 아직까지 그런 교회를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스펄젼 목사님은 완전한 교회를 아실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러면 다음 주일부터 그 교회로 출석하겠습니다."

 

나 같으면, "이 사람 보게나. 아니 자네, 아직도 이 스펄젼이 목회하는 메트로폴리탄 터버네클교회 소문 못 들었나? 바로 우리 교회가 런던 사회에서 가장 소문이 잘나고 완전한 교회일세. 당장 다음 주일부터 우리 교회에 출석하게나!" 라고 했을 텐데, 스펄젼 목사님은 그 청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아직 그런 완전한 교회를 찾지 못했네. 젊은이!"

 

목사님의 말씀을 들은 청년은 실망의 눈빛을 하고서, "예, 그러십니까? 저는 목사님 정도면 아실 줄 알았는데요."라고 대꾸했습니다. 목사님은 그런 젊은이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했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나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네. 자네는 이미 완전한 교회를 찾으러 나선 몸이니 계속 찾아 보게나."

 

청년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사님의 부탁까지 받았으니 이제부터는 사명감을 가지고 계속해서 완전한 교회를 찾으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서 사무실 문을 마~악 나서려는 순간 목사님은 그 청년을 불러 세웠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나 또 하나 부탁이 있네. 만약 자네가 그 완전한 교회를 찾거들랑 자네는 그 교회 나가지 마소!"

 

청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목사님께 되묻자, 청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자네가 그 교회를 나가는 그 순간부터 그 교회는 불완전해질 테니까…."

 

지상교회가 불완전한 이유는 하나님이, 성경이, 구원이 불완전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들이 모인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도는 자신이 불완전하고 지상교회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개혁을 시도해야 하며 이 땅에 주님의 나라와 그 의를 건설하고 복음의 증인으로서 빛과 소금이 되어 그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착한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다를 통하여 도움을 입음으로 연락하고 상합하여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에베소서 4:13,15,16)

 

/김승연(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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