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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좋은시 쓰라고 예쁜 노트 보내준 고마움 못잊어

경희야.

 

집안에서 유일하게 산을 볼 수 있는 북을 향한 세 쪽의 창이 꿈꾸는 내 의식의 통로인 주방, 씽크대에 기대어 뜨거운 보리차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시간이 구름처럼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잘 있지?

 

뜬금없는 편지에 ‘왠 일이니?’하면서 놀라지는 마라. 우리 학창시절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주고받던 엽서 생각나니? 너 결혼해서 포항 살때 내가 삽화 그리고 센티멘털한 글 적어 보냈던 그 많은 엽서들 큰액자에 넣어 벽에 건 사진ㅂ고 내가 얼마나 감격 했었는지...

 

하루 내내 변덕을 부리던 하늘에서 지금 눈이 내린다. 고향 생각이 나네. 너와 함께 걷던 성황산이랑 변산의 그 바닷가에도 눈이 내리겠구나. 보고 싶다 너도, 고향도. 이 겨울 가기 전에 우리 부안 가자.

 

공유하는 추억이 너무 많아서, 서먹하게 대화 끊기는 일 절대 없는 오랜 친구 너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좋은 時 쓰라고 십 여 년 예쁜 노트만 보면 사서 보내준 고마움 다 갚을 수는 없지만, 그 바닷가 그 노을아래 타임머신 타고 유년과 성년과 장년을 종횡무진 하는 여행티켓 내가 쏜다.

 

올 거지?

 

/김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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