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날마다 그리운 사람들 만나러 전주 향해 상념의 나래 폅니다

송희철(시인)

남운형.

 

내가 전주를 떠나던 아침 때 아닌 겨울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인형이 우산을 쓰고 내려와 “귀거래사” 병풍 글씨 한벌을 보자기에 싸 건네며 희철이 성 잘 가, 라고 한 그날의 부드럽고 깊숙한 이별사, 그 말 한마디가 여기 일산으로 이사 와서 3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그리움으로 박혀 있습니다.

 

새로운 도시 일산이야 문화시설이나 공원들이 잘 가꾸어져 있어 꽃과 호수의 도시로 이름 나 있지만 아직도 여기 인정과 풍물이 낯설어 나를 낳아서 길러준 고향만 이야 하겠습니까.

 

나이 들면 최초로 찾아오는 병이 고독이고 그리움이라 더니 나는 날마다 그리운 사람들 만나러 그 쪽으로 달려 가곤 한답니다.

 

남운형! 보고 싶습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가 비록 전화 한통 건네지 못하여 서로 소식 없을지라도 인형이 나를 알고 내가 인형을 잘 알고 있으므로 내가 날마다 또박또박 백지위에 쓴 마음의 편지는 받아 보았을 것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송희철(시인)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군산시, 체납차량 야간 영치 단속 실시···고질·상습 체납 17대 적발

군산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 ‘새창이다리’ 존폐기로

전시·공연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부안김양원 부안발전포럼 대표, 22일 「통쾌한 반란,함께 만드는 내일」 출판기념회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