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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재강과 지게미

음료는 때로, 먹는 음식보다 중요하다. 간단하게 식사할 때에도 물이 필요하고 이런 물의 대용품이 음료이다. 음료 중에서도 술은 손님을 접대하거나 제사를 지낼 때 아주 중요한 음료이다. 술을 너무 마시면 정신을 잃거나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되지만, 적당히 마시면 식욕을 증진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며 각종 예식에서도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속담에 '하루 걱정거리는 아침에 먹은 술(묘주:卯酒)이요, 한 해의 걱정거리는 협착한 구두요, 한 평생의 걱정거리는 성깔 나쁜 마누라'라는 뜻으로, 정말이지 인정세태를 잘 요약한 것이 있고, 중국 송나라의 시인 도연명은 술이 근심을 잊게 만든다며 '망우물(忘憂物)'이라고 읊기도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술에 관련된 <재강> 과 <지게미> 에 대해서 알아 보자.

 

 

소설이나 다른 글들에서 '재강'과 '지게미'를 혼동하여 사용한 흔적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재강과 지게미를 같은 뜻으로 알고 지나친 때문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따지면 조금 차이가 있다.

 

 

'지게미'는 용수를 박아 술을 거르고 난 찌꺼기를 말하고, '재강'은 걸러낸 술 가운데 위의 맑은 부분을 다 떠낸 다음에 남게 된 찌꺼기를 말한다. 지게미는 사료로 쓰이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 일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먹거리로 이용되기도 했다. 그리고 재강은 술을 거를 때 미처 걸러지지 않은 지게미가 가라앉아 걸쭉하게 된 것인데 이 찌꺼기에서 다시 떠낸 술이 '밑술'또는 '모주(母酒)'인 것이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빠지지만 해장국이 유명한 우리 전주에서 반주로 나오는 '모주'는 위에서 말한 '밑술=모주'와는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겠다. 우리 전주의 자랑인 모주는 앞에서 말한 '묘주'의 발음이 와전된 것이라니, 해가 뜨는 묘시(아침5~7시)에 간밤에 과음으로 인한 불편한 속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해장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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