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열린마당] 물은 소중한 생명의 원천 - 박성순

박성순(수자원공사 부안댐 수도관리단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산과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일상을 떠나 깊은 계곡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음식과 정을 나누며 휴식을 갖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기랴. 우리 조상들도 여름이면 천렵이라 해서 냇가나 계곡에서의 풍류를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움 뒤에 남는 흔적이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의 대부분은 장마철에 하천을 따라 식수원인 댐으로 유입되거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우거진 수풀에 몰래 버린 양심이 어김없이 드러나는 꼴이다. 버려진 쓰레기는 장기간 방치되어 부패하거나 저수지 바닥에 가라앉아 수질이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다목적댐으로 들어온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매년 30억 내지 4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풍 ‘위에니아’로 인하여 댐에 엄청난 쓰레기가 유입되어 평상시의 2배가 넘는 처리비용이 필요하여 추가예산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은바 있다.

 

이러한 쓰레기나 오염문제는 자연의 순환체계를 모르는 무지와 단순한 이기심에서 생긴다. 지구상의 물은 수증기나, 물, 얼음과 같이 그 모습을 달리 하면서 끊임없이 하늘과 지표면 및 지하, 그리고 바다 속을 순환한다. 따라서 땅위에 사는 사람이나 생물들은 하늘과 땅속의 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자연계의 순환과정에서 잠시 물을 이용하며 생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은 시간적으로는 태초에서부터 미래세대로, 공간적으로는 하늘에서 산골짜기 개울을 통하여 바다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처럼 물은 몸속의 혈관처럼 서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어느 한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심코 싱크대에 버린 식용유나 독성물질은 하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에게는 직접적인 손상을 가져다주고 미래의 우리 후손들까지도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자연은 스스로 정화 기능이 있어 어느 정도 치유가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분별한 개발과 산업화에 따른 오염이 자정작용의 범위를 넘어섰다. 그 징후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으며 재앙은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의 재앙으로 물부족과 기근, 홍수피해 급증, 해수면상승,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까지 물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물과 관련된 재앙은 순환계로 연결된 지구촌 모두가 합심하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 그리고 물을 소중하게 다루고 아끼는 노력은 개개인의 철학이나 삶의 원칙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하루의 생활에서 사람들은 물을 사용하고 다루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냉수 한 그릇에서부터 세수하고,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 내내 물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렇게 물을 이용하는 매순간 마다 물이 소중한 생명의 원천이며 젖줄인 동시에 끊임없이 순환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태초에서부터 먼 미래까지 끊임없이 흘러야 하는 물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며 잠시 이용하는 입장에서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물로 인하여 삶을 유지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해야 하며, 이러한 자각이 물에 대한 모두의 태도가 되어야 한다.

 

순간의 안락함을 누리고자 후손들에게 자연의 잔혹한 재앙을 물려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과 같이 깨끗하게 다룬 물은 생명수로 돌아오고 함부로 다룬 물은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지금 우리는 숲속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흙탕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박성순(수자원공사 부안댐 수도관리단장)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