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병원 유치 '보류' 보건의료원 설립 '검토'…군의회 "전주병원 진안분원 예산지원 근거 미흡"
갈피를 못잡던 진안 종합병원 건립사업이 급기야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내부적으로 추진돼 왔던 전주병원 진안분원 유치계획도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예견된 수순'이란 지적이 많다. 사실상 전주병원 측이 진안분원 설립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 대부분을 행정으로부터 대리융자 받으려했던 자체부터가 무리였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리융자 부분을 얼마만큼 (전주병원측이)마음을 비우느냐에 따라 얽힌 매듭은 풀리겠지만, 작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요한 대목은 민간병원 유치든, 의료원 설립이든 진정 군민들을 위한 최적의 의료서비스 환경이 어떤 것이냐다. 의료 수혜를 받을 당사자는 행정도 기관도 기업도 아닌 지역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군은 새로운 방향 설정에 앞서, 공론화 작업을 반드시 거쳐 진정 군민이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푯대를 다시 세운다는 복안이다.
▲병원지원근거 없어 재검토
진안 종합병원 건립계획이 고개를 든 때는 지난해 1월. 진안 유일의 종합병원인 동부병원이 누적된 경영난을 이유로 전격 휴업에 들어가면서 생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을 찾으면서다.
이 계획안은 입안된 지 4개월 여만인 2008년 5월경 120병상 규모의 가칭 '진안병원'을 건립하려는 방안이 진안군의회에 보고되면서 세상에 나왔다.
당시 진안군은 총 111억 여원을 들여 현 고추시장 부지(5054㎡) 위에 연면적 400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종합병원을 건립키로 하고, 유치를 희망해 온 전주병원 측과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그 결과, 3개월 뒤인 지난해 8월 군에서 부담키로 했던 초기 비용 20억원에 대해 전주병원 측이 자부담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해오면서 민간병원 유치계획은 빠른 물살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총 사업비의 80%가량에 해당하는 70여 억원에 대한 농특자금 융자알선 등 진안군이 지원해야 할 부분이 계획 입안당시부터 논란이 돼 왔다. 민자유치 병원에 대한 지원근거가 없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에 △예산지원 근거미흡 △추가지원요구 가능성 등을 들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온 군의회는 지난해 11월 건립사업의 토대가 됐던 공유재산 매각건을 보류시켰다. 협상이 부침만 거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료원 설립 여론 부상
서로 다른 현격한 입장차는 김대섭 도의원(진안 제1선거구)이 지난해 7월 진안군청 브리핑룸을 찾아 '보건의료원이 지역에 더 적합하다'라는 주장을 강력히 펴면서 공식 확인됐다.
당시 김 의원은 "진안의 미래를 위해선 이익이 우선시되는 개인병원보다는 정부보조로 매꿀 수 있는 보건의료원 건립이 현실적"이라며 '직접 예산을 챙기겠다'는 의지까지 표명했다.
일부 군의원들까지 나서 '파행운영에 따른 군민피해'를 들어 개인병원 유치를 탐탁치 않게 여기기에 이르렀다.'진안 종합병원 설립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지 않냐'라는 일각의 여론이 불거진 것도 바로 이 무렵.
그런 한편 행정에서 직접적인 손실을 떠 안는 의료원 보다는 시장경제논리에 입각한 민간병원이 더 현실적이라는 논리를 펴는 세력도 적지않다.
전주병원 진안분원 유치계획은 그 토대가 됐던 부지매입건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전주병원 측도 자부담 30억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비(70∼80억)에 대해 행정에서 대리융자해주는 조건이 아니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진안 입점 의지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에 따라 군보건소는 민간병원 유치계획은 우선 보류상태로 남겨둔 채 인근 보건의료원 현황파악에 나서는 등 대안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양쪽 다 여기치 않을 시엔 다른 병원과의 접촉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미 지난 달 무주·장수, 남원 등 도내 의료원을 다녀 온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전남 장성 의료원을 방문, 인력과 예산운용 상황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돌아오면서 의료원 설립 검토작업은 기정사실화 됐다.
군 보건소는 이를 근거로 한 자료를 토대로 조만간 의원간담회, 토론의 장 등을 거쳐 최적의 합의점을 도출한 뒤 민간병원이든, 보건의료원이든 4월까지는 양자택일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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