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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슈 돋보기] 무장기포기념제 역사왜곡 논란

무장관아 입성 유혈인가 무혈인가

고창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 진격로 걷기 체험행사. (desk@jjan.kr)

고창군과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강수 고창군수)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 됐던 무장기포를 기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고창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와 무장읍성 축제'와 성역화 사업이 역사적 고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진행돼 역사왜곡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60년대부터 50년 가까이 고창의 동학농민혁명을 연구해온 향토사학자 이기화 전 고창문화원장은 10일 "지난달 25~26일 열린 무장기포기념제에서 재현한 무장관아 무혈입성은 명백한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원장에 따르면 동학농민군 9,000여명은 무장 칠거리에서 토반을 중심으로 한 무장유림과 아전들과 맞서 3시간 동안 치열한 시가전투를 벌였다. 시가전에서 승리한 농민군은 당당하게 무장관아로 입성한 만큼 무혈입성이 아닌, 유혈입성으로 기록되는 것은 물론 기념제에서의 재현행사 또한 역사에 맞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이 전 원장의 주장이다.

 

"고창군이 무혈입성으로 주장하는 근거로 무장관아가 불타지 않았던 점을 꼽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농민군이 관아가 불타면 혈세가 낭비된다는 무장농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관아를 고스란히 보존한 것입니다."

 

이 전 원장은 무장입성에 앞선 흥덕·고창 관아 점령이야말로 관아를 무너뜨리고 불태웠지만 전투가 전혀 없었던 점으로 미뤄 무혈입성으로 기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시뫼 등 동학농민군의 주요 활동 거점을 개발하려는 고창군의 역사인식도 재점검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전 원장은 "테마파크로 조성하려는 여시뫼는 훈련장이나 숙영지가 아닌데도 고창군은 여시뫼를 농민군의 훈련장과 숙영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오판"이라고 비난했다.

 

여시뫼는 동학농민군이 군산에 상륙한 홍계영의 경군 800명을 상대하기 위해 이틀동안 구축한 진지이며 훈련장은 공음면 구곡고랑이라는 게 이 전 원장의 설명이다.

 

이 전 원장은 "고창읍 당촌마을의 전봉준장군 생가 또한 2칸 집을 5칸 집으로 짓고 위치 또한 틀어진 것도 관제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군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장읍성에 입성할 때는 전투가 없었기 때문에 무혈입성으로 판단한 것이고 여시뫼는 진지도 맞지만 농민군이 며칠간 숙영한 것도 역시 맞는 사실"이라며 "전봉준장군의 생가는 잘못 복원된 만큼 이를 바로 잡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창군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고창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와 무장읍성 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으며 동학농민혁명 스토리텔링 개발, 동학농민혁명 대상제, 학술회의 정례화, 동학농민혁명기념행사의 전국화,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성지화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임용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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