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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앞둔 축산농가 시름만 가득

익산 낭산면 오동정마을 심순택씨, 지난달 31일 토종닭 5만8800마리 살처분

"20년 동안 천직으로 여겨온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은행권의 높은 문턱 등 이런저런 어려움에 가로막혀 앞날이 막막할 뿐입니다. 특례법 재정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애지중지 키웠던 토종닭 5만8800마리 모두를 지난해 12월 31일 살처분한 이후 기약없는 앞날에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익산시 낭산면 삼담리 오동정마을 심순택씨(57).

 

명절이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심씨의 얼굴엔 근심만이 가득한 듯하다.

 

생기로 가득했던 농장은 적막감만이 돌 뿐이다.

 

양계장에는 닭 대신 계분과 생석회만이 나뒹굴어 살처분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엿볼수 있게 했다.

 

양계장 한 켠에서는 또다시 발생될지 모르는 AI 발병을 차단하기 위한 관리자의 손길이 바쁘다.

 

이 같은 방역소독작업은 매일같이 이뤄지고 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닭 모두를 땅에 묻고난 심씨의 가정형편 또한 날이 갈수록 말이다.

 

지난 2008년 AI 발병으로 애지중지 키웠던 토종닭 10만8000마리를 살처분한 이후 2년만에 또다시 찾아온 고통은 심씨에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닭을 출하시키며 근근이 목에 풀칠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보상만을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심씨는 "지난 20여년 동안 닭 키우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지만, 이젠 이 일을 더 이상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면서"살처분에 앞서 이 같은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연구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생 해온 일을 하루 아침에 그만둘 수도 없는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마땅히 다른 일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했다.

 

그는 20여년 동안 닭 키우는 재미로 살았는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AI발병을 생각하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냐며 고개를 떨궜다.

 

심씨는 어려움에 처한 자신의 처지보다 구제역 등으로 깊은 시름에 잠긴 다른 축산농가들을 먼저 걱정했다.

 

아울러 심씨는 "AI 의심축 신고 이후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진 자신의 양계장에 대한 살처분 작업 당시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 익산시 공무원들의 땀과 봉사를 생각하면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다"며 공무원들의 노고를 다시한번 표했다.

 

매립지 주변에 대한 소독작업과 침출수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심씨의 하루 일과도 바쁘기만 하다.

 

이동제한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라 양계장안의 계분 조차 치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입식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태다. 재입식을 하려 해도 병아리 구입 자금조차 없기 때문이다.

 

심씨는 "각종 가축질병 발생에 따른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특례법 재정 등의 범 정부적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살처분 이후 재기할수 있는 자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빙그레 웃음짓는 심씨지만 설빔 만들기에 들뜬 이웃과는 사뭇 다른 심정인듯 했다.심씨 농장에 또 다시 닭들이 뛰노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장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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