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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영차"… 땀으로 일궈낸 '휠체어 산행'

군산시산악연맹, 남원 봉화산서 장애인과 함께 '값진 도전'…장애인·봉사자들 "편견없는 세상 만들자" 아름다운 동행

▲ 휠체어 장애인 및 자원봉사자, 산악인 등이 남원 봉화산 정상을 향해 한발한발 내딛고 있는 모습.

 

/남원=홍성오 기자

지난 29일 오전 남원 봉화산(해발 919.8m)에서는 '영차영차, 힘내라 힘!' 소리가 계속해 울려퍼졌다. 휠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아름다운 동행을 펼치는 목소리다. (관련기사 16면)

 

휠체어를 타고 있던 사람도, 휠체어를 밀고 당기고 들던 사람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상을 향해 한발한발 내딛었다. 이제 막 고개를 내밀려는 연분홍 철쭉꽃길 사이의 오르막은 점점 가팔라졌다. 정상 부근의 좁은 길목에서는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난다. "많이 힘드시죠"라는 미안함 섞인 물음과, "괜찮습니다, 힘내세요"라는 웃음의 답변이 서로를 격려한다. 2시간 가량 이어진 장애인과 함께하는 산행은 이들의 땀과 열정으로 일궈낸 값진 도전이었다.

 

군산시산악연맹(회장 김성수)은 남원 봉화산에서 장애인 70여명과 자원봉사자, 산악회원 등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 장애인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산행'을 진행했다.

 

이날 휠체어를 탄 장애인 팀에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산악인들이 배치됐다. 산행 코스가 만만치않아, 체력소모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대로 휠체어를 당기고 밀었고, 휠체어가 나아갈 수 없는 길에서는 번쩍 들어 올렸다.

 

휠체어 장애인들도 온몸에 힘을 주며 함께 호흡하는 등 모두가 이를 악물고 안간힘을 썼다.

 

정상에 도착한 류기석(58·지체장애 2급)씨는 "1986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인해 26년 동안 휠체어에 의지해 살다보니 산에 오를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산을 찾을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면서 "휠체어가 오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내내 미안함이 들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군산시산악연맹은 편견없는 세상과 장애인에 희망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김성수 회장은 "더불어 사는 편견없는 세상을 만들고 희망을 전달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7년부터 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산행을 실시해왔다"면서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봉화산 철쭉군락지에서 펼쳐진 이번 산행이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고, 앞으로 아름다운 산행을 더 아름답게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산악연맹은 산행을 마친 후 장애인 자녀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화합 한마당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홍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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