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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과 남원성 싸움' 현장 가보니 - 초라한 흔적…만인 애국혼 무색

오늘 세미나…조선시대 요새 상징 부각없이 성곽 앞엔 경작금지 안내판만

▲ 남원시 동충동에 위치한 사적 제298호 남원성 주변에 세워진 경작금지 협조 요청 안내판이 문화재임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조선, 중국(명나라), 일본 등 3국의 존망이 걸렸었다는 남원성 싸움. 정유재란(1597년)으로부터 410여년이 지난 현재, 성터의 상당부분은 허물어지고 '경작금지'를 알리는 씁쓸한 문구가 역사의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19일 남원문화원(원장 이병채) 주최로 열릴 '정유재란과 남원성 싸움 학술세미나'에 앞서 남원성 현장을 찾았다. 세미나에서 발표될 강정만 서남대 교수의 '남원성 싸움에 대한 전략적 의미'라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남원에서 벌어진 조·명 연합군과 일본 침략자들의 싸움은 3국의 정치판도를 뒤바꾼 역사적 전투였다. 전라도의 대문인 남원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남원성 싸움이 후세에 남긴 역사적 교훈은 매우 크다. 먼저 병권을 지키지 못하고 외세에 의존해 적을 막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게 됐다. 또 비록 아군의 패전으로 끝났지만, 1만여 민관군들이 보여준 충절과 희생정신은 청사(靑史)에 길이 빛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동아시아 3국의 군사들이 남원성을 놓고 공방을 벌인 근본적인 이유는 '반드시 취해야 할 요새'였기 때문"이라며 "동아시아 관계사에서 이 때만큼 남원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다던 남원성, 현재 사적 제298호인 성의 모습은 초라한 흔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 2.5㎞ 가량의 둘레에 4m 높이에 이르렀다는 남원성의 대부분은 사라진 채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성곽 바로 앞에 '문화재보호구역 정비를 위해 경작금지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남원시의 안내판이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병채 원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정유재란과 남원성 싸움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열리는 것"이라며 "만인의총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남원성과 북문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학술세미나는 19일 오후 2시부터 남원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열린다.

 

세미나에서는 강정만 교수 외에 이희환 전북대 교수가 '정유재란시 남원성 전투', 양윤식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이 '남원성 복원과 관광자원화'라는 내용으로 각각 주제발표를 실시한다.

홍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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